꽁 트
*** 땡초 바랑 속에는 ***
김 장 천
햇살이 유리알 같은 늦가을 오후
시내도 건너고
오솔길도 지나다
싸구려 사냥모 인듯한 벙거지 같은 걸 삐딱이 쓴 건달을 만났다
다분히 시비조의 목소리를 깐 작자가 수작을 걸어온다 .
“히! 땡초 로 구먼 생긴 꼬라지가...”
“히! 그래도 주먹질은 자네보담은 날걸세”
“그야 붙어보면 알 테지만...”
땡초는 정 구업 진언을 건성으로 씨부리며 건달을 쳐다 도 안보고 걸어간다
“거 땡중 바랑 속엔 뭐가 그리 묵직한가 ..혹시 돈이라도 ?”
“히! 꿈도 좋네 .허기사 저자거리 가면 보신탕 한 그릇. 각씨 살돈이사 있지”
말 떨어지기 무섭게 건달 놈 주먹이 날라 오는걸 땡초가 장난치듯
살작 잡아 급소인 손바닥 오금치 를 꾹 눌러주자 놈이 물먹은 걸레쪽처럼 털푸덕 주저 앉아버린다 .
“히! 자네 관상이 홀애비 상인디 그리 힘이 없어서야 ㅇ심인들 있겠나 어떤 년이 무슨 재미로 붙어 살겠나
. 쯧쯧 ”
땡초는 놈을 일으켜 세워 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터벌터벌 걸어가고 놈은 뒤를 따라 온다 .
“땡초 나 그 기술 좀 가르쳐 주소 내 싸부님 으로 모실께 ”
“히! 자식 비윗장 한번 가관 일세 너 같은 놈에겐 독이 돼 ...”
“............”
놈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데없는 소리를 쫑알 덴다
“헌디 그 바랑 속엔 뭐가 그리 가득 들었노? 철렁 한게 뭔가 솔찬이 든것 같은디...”
“히! 끝내 돈 욕심 나는 가 본디 내 빌어먹을 바랑 활랑 까서 뵈 주지 .”
땡초가 성질 난 듯 바랑을 풀어 대자 잡동산이 들이 쏟아져 나오는 속에 허름한 짐짝과는 좀 색다른 물건은 책 이였다
“ 히 . 그래도 책이랑 볼줄 아는가 보세 .
“요런 싸가지 가 ...임마 너나 못보지 나도 너같은 줄 아나 . 자식 한다는 소리 마다 ....”
땡초가 꽦 하고 쇠 소리고 “자 다 봐라 내 총재산이고 . 볼 건 이것뿐이다.
성질 고약한 땡초가 바랑을 활작 뒤집어 털털 털어버리자 오만 잡 동산 이가 쏟아져 나오는데 얼마나 들고 다니며 몸부림을 했는
지 책 귀퉁이마다 달아 뭉개지 고 책 가위 조차
무슨 놈의 책인 지 알아 볼길도 없는데 이것 저것 놈의 코앞에 들어대며 익살맞은 설명을 종알대다
책을 집어넣고는 발 고린내 진동하는 양말짝이며 를 끄집어 난장을 치는데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일인가 ? 성경 책을 꺼내는데 이건 또 무슨 조화 속인지 금방 책방에서 사온듯 말끔하다.
놈이 기절 초풍 할 듯이 물팍 거름으로 닥아 스면서 숨넘어 갈듯 물어 재낀다. .
“.... 허 소가 하품할 노릇 일세 땡중이 성경책이라 .이거 안되어도 한참 안 되었는디 ...?”
놈이 이것저것 땡중의 물건을 만지러 들자 일갈한다 .
“ 허어 늬 놈이 손 델건 못돼. 이래봬도 나 백운 선사가 쓰는 귀한 거라 늬 같은 속물이
손 댓다간 부정 탈라 .”
그리고는 무슨 놈의 대사 때 지은 절터에서 나온 건데 풍경이며 녹이 드럭
드럭 낀 쇠 붙이며를 주어 대며 한식경이나 떠들어 대거나 말거나 놈은 먼 산만 멀건히 처다 보며 딴전이다 돈푼이나 있었으면 집
어 들고 튈 심산 이였으나 오늘 사업은 죽 쑤어 개주었다
“ 자 다 봐라 늬 겐 개뿔도 .당찮은 것뿐이라서 겁나게 미안타 .다음 에 만날때는 돈다발을 갖고 올줄도 모르니 기대 하거라 ”
땡중이 주섬주섬 쓸어 모은 넝마 같은 물건을 주어 바랑 속에 넣고 읍네 시장 쪽 으로 가는길로 살아지드락 놈은 마냥 바라볼 뿐
인데 어느새 뒷산 그늘이 닥아 오는 걸로 보아
놈도 내려갈 준비를 하는데 땡초가 넝마를 흐트려 놨던 자리에 몆장의 돈이 딩굴고 있는것이다.
놈은 흑!하고 다급한 숨을 드려 마셨다 ,
만원짜리 로 너댓장 이 조히 되고 남을 돈 옆에 이런 글쪽지가 놈의 시야에 들어 온다
놈이 그 글자를 한참이나 해독 하는 데는 원치 난필 에다 밭힘 도 엉망이여서 놈은 낑낑거리며 읽어 가는데 고역이 아니 였다 .
“네 꼬라지 를 보건데 기집년도 없을상 싶고..... 변변한 밥 한끼 먹고 다닐 팔자도 아닐 상 싶어 돈
몇푼 놓고 가니 7000원 짜리 로 저녁먹고
3000원 으로 목욕하고3.0000 짜리 색시 쑡 타임으로 사서 재미라도 보아라 그러면 너오늘 천국의 맛을 알리니 ............
땡중 의 전신 끝 이상“
놈의 아가리가 귀밑까지 쩨지다 군침을 흘리며 돈을 주어 담고 소재지 쪽으로 내려가는 데 보신탕 판자 집 식당 앞을 지나는데
뭔가가 수선소리에 안을 기웃 거렸는데 막테이블 에 막판자로 엉성히 꾸민 의자에 앉은 땡중 옆 양쪽으로 얼굴색이 대추 색으로
검붉고 입술 두툼한
니나노 들이 목쉰 소리로 남진의 가슴 아프게 를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그 난장판 같은 술판을 피해 어데 다른 주막은 물탐 하고
있었다 .
2012 . 11 .4 .미당 문학관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