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국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지 곳곳에서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칠 전망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우량 사업지에 눈독을 들이는 대형건설사들이 많아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하반기 수주전에 나서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오랜 기간 물밑에서 영업활동을 벌여온 유망 사업지들이 조만간 시공사 모집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장 열기가 뜨거운 곳은 서울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다. 이곳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최대어로 꼽히는 사업지로, 한강조망권에 우수한 학군ㆍ편리한 생활인프라를 두루 갖춘 입지를 자랑한다. 여기에 신축가구수가 5388가구에 달하고 공사비가 2조원을 웃돌아 메이저건설사들이 수주를 벼르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정비사업 분야의 강자로 꼽히는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어 올해 최대 격전지가 될 예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워낙 큰 단지이기 때문에 상위권 건설사들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건설사들만 수주전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반포15차 재건축도 유력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사업지다. 한때 조합과 상가 입주민 간의 갈등으로 소송전이 벌어져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지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 속도를 높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사업이 다시 탄력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조만간 시공사 모집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이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대치쌍용2차 재건축도 대형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단지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메이저건설사들이 수주전에 참여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이 밖에도 한신4지구 재건축과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역시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시기를 주목하고 있는 단지다.
이미 전운이 감도는 사업지도 있다. 현장설명회를 마치고 입찰마감일이 다가오는 사업지에서는 링 위에 오를 건설사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공사금액이 7492억원에 달하는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은 오는 30일 입찰마감을 앞두고 있다. 지난 현설에는 16개사가 참여했지만, 사업 참여시 초기비용만 1500억원(입찰보증금 400억원, 시공사 선정 이후 45일 이내 1100억원 현금 납부)에 달해 현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강한 수주의지를 드러내는 데 반해 삼성물산의 사업참여가 미정이라 경쟁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기존 시공사였던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이 입찰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서초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의 양자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당초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유력 입찰사로 여겨졌지만, GS건설이 최근 이 사업지에서 발을 뺐고 삼성물산이 뜸한 사이 이들 건설사가 공세에 나섰다. 입찰마감일이 다음달 28일로, 이날 경쟁구도가 확정될 전망이다.
강북에서는 공덕1구역 재건축 사업이 달아오르고 있다. 다음달 7일 입찰마감이 예정된 이 사업지에서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맞대결이 점쳐지고 있다. 더불어 방배13구역, 신반포14차 등의 재건축 사업지에서도 각각 다음달 24일, 다음달 31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라 메이저 건설사들이 분주하게 입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에서는 부산 시민공원촉진3구역 재개발 사업이 핫하다. 대우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이 출사표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 덕소3구역 재개발, 경기 수원 영통2구역 재건축 역시 대형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사업지로 꼽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건설사들이 오랜 기간 공들여온 사업지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라 상반기 이상으로 시장이 뜨거워질 것”이라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형건설사들의 수주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