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가 팍팍 氣가 산다 氣찬 여행
이병철·구인회 생가 들러 財運 내려받고…불로장생 투어로 長壽비법 끌어안고
故 구인회 회장 생가
나른하다. 졸린다. 아, 봄이다. 이럴 때 간절한 게 '기(氣)'다. 팍팍, 뭔가 힘 나는 투어 없을까. 그러다 전화가 왔다. 이래호 경남개발공사 본부장 목소리가 다급하다. "힘없지? 신 기자. 여기와. 기 받는 투어 코스, 기가 막혀. 부자되는 기 코스, 소원명당 운 코스, 덜컥 시험 붙는 등용문 코스까지 입맛대로야". 뭐, 부자가 된다고? 뒷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바로 창원으로 내리 달렸다.
◆ 대한민국 재벌, 운을 받아라
'공희발재(恭喜發財)' 투어? 이름부터 희한했다. 이 독특한 여행을 총괄 기획한 이 본부장의 귀띔. "중국인, 잡아야지." 아, 그제야 고개가 그떡여진다.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중국식 투어 이름이다. 게다가 코스, 기가 막힌다. 기쁨, 재물 운을 동시에 받는다니. 설명이 이어진다. 그러니깐, 이런 식. 묘하게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부자들의 생가가 모여 있다. 의령에는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생가가 있고, 진주 지수면에는 LG, GS 그룹 창업주의 고택이 둥지를 틀고 있다. 함안에는 효성그룹 생가가 있다. 이곳을 찍으며 두루 생가를 둘러보고 부자의 기를 받는다.
급했다. 일단 한 방에 가장 센 기운부터 받아야 한다는 간절한 욕심. 바로 호암 생가로 이 본부장의 손을 잡아끌었다. 군북나들목을 나서니 바로 의령군이다. 의령군청을 눈에 넣으며 강(남강)을 건너면 강물 속에 특이한 모양의 바위가 보인다. 솥뚜껑을 엎어 놓았다는 '솥바위(鼎巖·정암)'.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솥바위 얘기는 알고 가야 한다. 조선 말 한 도인에 얽힌 일화다. 이 도인이 "바위의 다리가 뻗은 세 방향 20리(8㎞) 내에 3명의 부자가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 그 3인의 면면이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구인회 LG그룹 회장, 조홍제 효성그룹 회장이다.
솥바위를 중심으로 예언의 거리, 8㎞ 내(의령군 정곡면 이병철 회장, 진주시 지수면 구인회 회장, 함안군 군북면 조홍제 회장)에서 이들이 태어난 것도 놀랍다. 이 본부장이 슬쩍 덧붙인다. "풍수지리상 솥바위를 별자리로 보거든. 우연인지 삼성(三星)과 럭키금성(金星·현재의 LG와 GS)·효성(曉星) 모두 '별 성(星)' 자가 들어가."
故 이병철 회장 생가
◆ 삼성·LG 창업주 생가 투어
이쯤되면 볼 것 없다. 서둘러 기를 받아야 한다. 지척이 호암의 생가. 유년시절과 함께 결혼 후 분가하기 전까지 시절을 보낸 곳도 바로 여기다. 지맥과 건물 방위를 맞추기 위해 건물은 전체적으로 남서향으로 배치돼 있다. 일반인에게 생가가 개방된 건 2007년. 인근에는 대규모 주차장까지 있다. 작년 공사가 마무리되고, 지금은 누구나 사전 신청만 하면 들어갈 수 있다.
이 본부장의 풍수지리 설명이 귀에 팍팍 꽂힌다. "주변 산의 기(氣)가 산자락 끝에 위치한 생가 터에 혈(穴)이 되어 맺히는 형상이지. 멀리 흐르는 남강(南江)의 물이 빨리 흘러가지 않고 생가를 돌아보며 천천히 흐르는 역수(逆水)를 이루고 있거든. 명당(明堂) 중 명당이지." 아닌 게 아니라 주변에서도 뭔가 저릿한 게 느껴진다.
남강을 거슬러 진주시로 직행. 지수면 승산리 LG그룹 창업자 구인회 회장의 생가로 향했다. 지수면사무소를 찾으면 사무소 앞에 커다란 안내지도판이 나온다. LG와 GS그룹 전신인 럭키금성그룹을 세운 구씨와 허씨로부터 파생된 주요 기업들의 인맥을 볼 수 있는 인맥 지도다. 그 지도를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맨 안쪽이 구인회 회장의 생가. 잔디가 깔린 너른 마당 너머로 기와집 두 채가 보인다. 하나는 연암 조부인 만회공을 추모하는 방산정(芳山亭), 다른 하나는 부친 춘강공을 추모하기 위한 모춘당(慕春堂)이다. 멀리 보이는 구슬봉. 평안하게 고택을 감싸안는 형상이다. 역시나 명당 인정.
만우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 생가는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다. 솥바위에서 동남쪽 직선거리로 8㎞ 떨어져 있다. 사세가 삼성, LG에 밀리니 짧게 보고 빠졌다.
산청 동의보감촌
◆ 대통령 생가 찾는 등용문 코스
아, 부자의 기운을 듬뿍 받고 나니 나머지 코스가 약간 시시해지는 느낌. 하지만 완주를 해야 한다. 등용문 코스도 사실 색다르다. 합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거제 김영삼 전 대통령, 김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대통령만 3명이 났으니 기 기운이야 두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이 본부장은 이곳을 찍는 등용문 코스를 새롭게 스토리텔링 여행지로 만들어낸 거다.
기자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 코스는 불로장생. 그래. 부자 기 제대로 받고, 오래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바로 1박2일 코스에 도전. 경남개발공사가 있는 창원 주변의 장수 기를 받는 포인트만 골라 도는 여행이다. 이름하여 '장수 핫스폿 투어'.
기간은 1박2일, 혹은 2박3일로 보통 잡는다. 가장 먼저 가는 곳은 남해 보리암과 하동 청학봉. 대한민국 4대 기도의 도량으로 통하는 남해 보리암을 찍고 하동 청학봉에서 장수의 기를 제대로 받고 돌아온다. 또 빼놓지 않고 가야 하는 곳은 산청 동의보감촌. 석경(돌로 만든 거울), 귀감석(귀감이 되는 글자를 새긴 바위), 복석정(복을 담아내는 그릇)을 돌며 두루 바위를 끌어안고 기를 받는다. 만사형통과 장수의 염원을 담아 동의전에서 명상으로 마무리.
마지막 코스도 끝내준다. 경남 고성군의 장수 약수가 있는 약수암. 고성군 대가면 연지리 방화골이다. 무량로 281 일대 길의 끝자락. 주민들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마신다니, 어디, 한모금. 맛이 어떠냐고? 미안하지만 독자들에게는 비밀. 가보고, 기 듬뿍 받으신 뒤, 직접 드셔보시라.
가조 온천
▶▶ 이래호 본부장의 창원 氣테마 투어 Tip
1. 공희발재 투어는〓대체로 당일치기 코스다. 식사는 의령 한우나 의령 소바, 창원 숯불갈비가 마련된다. 역대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는 등용문 코스도 있다.
2. 기 받기 코스는〓대부분 주간에 '기 받기 코스' 여행을 하고 야간에 진해 장복산 정상 일대에서 야경 투어를 한다. 이어지는 코스는 부곡 온천 피로 풀기. 창원 북면온천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반드시 장복산 정상 일대에서 일출을 보며 다시 기를 받는다. 불로장생 투어는 당일 코스도 있다.
3. 여행 관련 문의는〓경남개발공사(www.gndc.co.kr) 관광사업본부 관광마케팅부. (055)269-8351
출처 매일경제 & mk.co.kr [창원 =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첫댓글 소중한 정보 감사 합니다.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