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명가 명주(5)- 무안 황토와인

[최만욱]

무안 황토와인

'유기농 와인'으로 차별화 세계시장 '공략'

황토에서 자란 토종 머루 포도로 생산

12℃ 저온숙성·年 1천병 소량 주문판매

친환경제품 생산농가 지원·관심 아쉬워

채소나 과일 하나를 골라도 저농약 농산물이나 친환경 농산물 인증마크를 따지는 유기농 시대.

광주·전남지역에 전국에서는 드물게 사람이나 자연에 해로운 화학비료나 제초제, 살충제 등을 쓰지 않고 짐승의 배설물이나 와인을 만들 때 나오는 포도 찌꺼기 등의 퇴비를 이용해 만든 유기농 와인이 있다.

무안 현경의 황토와인(대표 홍갑표)이 바로 그것이다.

무안 황토와인은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한 황토에서 자라 그 향과 맛이 더욱 깊고 풍부하다. 무안 황토는 게르마늄 함량이 1.43㎖/kg으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 또 해안선이 많아서 해풍도 많다. 특히 무안은 높은 산이 없어 농사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어서 이곳에서 자란 양파 등 친환경 농산물은 맛과 영양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황토와인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토종 머루포도를 사용해 신맛이 없고 달콤한 맛을 내는 특징이 있다.

무안 황토와인은 지난 1990년대부터 생산돼 현재 20여년이 넘게 와인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소량 판매되고 있다.



▲3만㎡ 규모 생산 시작

처음 와인을 생산했을 당시에는 현경면 해운리 일대 3만3천58㎡(1만평) 규모로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었다.

당시 황토 와인은 유기농 와인이라는 점 때문에 백화점 등지에 납품 결정되기도 했지만 포도 송이가 굵지 않고 색깔도 선명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납품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유기농 포도는 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포도 송이의 모양과 색이 일반 시중 포도보다 좋지 못한 특징이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사람이나 흙에는 좋지만 판매용으로 제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유기농 와인은 병충해를 막기에도 사실 역부족이어서 포도 생산량을 맞추기가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래서 황토와인은 전국 최고 '유기농 와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도 포도와 와인 생산량을 줄어들고 수익의 효과도 별반 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유기농 와인 생산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

적은 규모라도 무안에서 생산된 토종 유기농 와인으로 프랑스 등 외국에서 생산된 와인과 차별화하고 고급화하지 않으면 세계 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루에도 수십번 생산 중단을 고민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국내산 유기농 와인이라는 평은 좋았지만 고객 대부분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판매를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던 겁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고 고급화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된다는 생각에 어렵지만 지금껏 버텨왔습니다."



▲5년 이상 숙성 맛·향 ↑

무안 황토와인은 매년 9월에 수확한 포도 낱알을 따서 탈봉기에 즙을 낸 뒤 와인 발효기나 오크통에 넣어 발효한다. 오크통에 저장된 와인 숙성 기간은 보통 5년 정도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와인이 보통 3개월~1년 정도의 숙성기간을 거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황토와인은 와인 숙성의 질적인 면에서 높은 차이를 보인다.

와인을 숙성시키는 발효기는 스텐과 황토, 벽돌을 겹겹이 쌓아 12℃로 숙성 온도를 맞췄다. 이렇게 생산된 황토 와인은 도수 12도의 달고 여성들이 즐겨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탄생된다.

매년 생산된 황토와인은 400ℓ 오크통 1개 분량, 와인 병으로는 1천병에 그치고 있다.

가격은 병당 10~15만원선. 유기농으로 생산된 포도를 수확해 5년 숙성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와인보다 가격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유기농으로 재배·생산된 것과 자체 제작한 와인병, 포장지 등 가격 등을 감안하면 10만원대의 판매가는 그리 높은 것이 아니다.



▲와인 생산 농가 활로 모색 시급

때문에 와인 등 생산 농가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현재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일정 부분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지만 생산운영 단가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 황토 와인과 같이 유기농의 질좋은 제품을 생산해 놓고도 홍보부족 등으로 판로 확보가 안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제품 홍보와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

적은 규모지만 무안 황토와인에 대한 애호가들이 늘고 있는 만큼 와인을 진열하고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지원방안도 함께 요구된다.

황 대표는 "토종 머루포도를 사용한 유기농 와인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저가 와인과 비교해 가격이 높다는 점 때문에 판매가 저조해 안타깝다"며 "지역에서 생산된 황토와인 등 지역 특산품에 대한 판매를 지원하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웰빙 시대를 맞아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 농산물과 제품에 대한 육성을 확대해야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품 구입 및 문의 061-453-6292, 010-7636-6229.

[어리버리]

머루와인이라고 해야겠네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