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양의소설입니다
[ 이번역은 금정, 금정 역입니다. ]
앉아서 졸고 있던 아저씨,
신문을 들여다보고 계시던 할아버지,
징징거리는 두 아이를 안고 계시던 아주머니,
MP3에 취해 고개를 까딱거리던 대학생,
노랗게 물든 머리에 껄렁거리던 두세명의 고등학생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 앞에 서있던 나.
이들은 모두, 금정역에서 내린다.
".........."
열두시 사십팔분.
시간에 맞춰서,
빨리 온 보람이 있었다.
" Conclusion..
Consideration.. "
오늘도,
두꺼운 책에 코를 박은채,
말없이 서있는 그.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왜 왔는지..
궁금한것이 수백가지다.
항상 신경써서 옷을 입고 오는 편이라,
역에서도 눈에 띄는 그 사람.
까맣고 굵은 뿔테안경이 세련되게 잘 어울리는 사람.
벌써 마주친지 한달 반이 다 되어 간다.
만났을땐 저 두꺼운 영단어 책을 막 시작했었는데,
이젠 거의 끝나간다.
보지 못하는 날에는,
항상 시간을 체크하고,
메모까지 해두며 전철을 탔다.
학원이 끝나자마자 도망치듯 뛰어야만,
그를 볼 수 있다.
[ 오이도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타는곳 안쪽으로 한걸음 물러서주시기 바랍니다 ]
희미하게 들리는 전철소리,
그리고 그는 책을 덮었다.
기억해내려고 하는지,
살짝 인상쓰고 있는 그.
[ 휘이이익- ]
전철이미끄러지듯 역에들어올때면,
그는 그제서야 한발자국 움직인다.
이제 눈에 띌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뒤척거렸던 나인데,
그는 날 모르는것 같다.
운이 좋아서,
그는 내 옆에 앉았다.
그의 가방이 내 팔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고,
다시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파라락-]
다시 꺼내는 영단어책.
빽빽히 노트도 잘 해놨다.
"후-"
힘든지,눈을비비적대다가,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리는 그.
그의 팔이, 나의 팔에 닿는 순간.
너무 행복한 순간이다.
"Most important thing in my life was .. "
긴 장문을 막히는 부분 하나 없이
여유있게 읽어내려간다.
허스키한 그의 목소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백배, 아니 만배는 더 좋다.
계속 이렇게 볼 수 있으면 좋은데..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속상하기만 하다.
"우리 서원이, 덥지? 할매가 있다가 맛있는거 사줄게 기다려"
양손에 짐을 가득 들고 계신 할머니께서,
꼬마와 함께 들어오셨고,
말없이 책만 내려다 보고 있던 그가,
고개를 천천히 든다.
"할머니,앉을자리가없어,"
입안에 과자를 잔뜩 문채,
꼬마녀석이 징징거렸고,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고,할머니 좀 앉자"
그가 미소 지으며 문 옆에 기댄채,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리고,
꼬마녀석이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앉으려고 했는데!! 할머니 일어서서 가면 돼잖아!!"
앙칼진 녀석의 목소리에,
사람들이 미간을 찌푸렸다.
"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
" 여기 앉아 "
꼬마의 어깨를 잡아 할머니 옆에 끌어다 주자,
할머니가 고맙다며 고개를 숙이셨다.
" 아니에요.. "
이런 내 모습에, 나도 웃음이 나온다.
평소엔 꼬마녀석을 괴씸하다고 생각하고,
신나게 욕했을 나였는데..
왠지 그가 날 쳐다봐줄것 같아,
꼬마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헤헤-"
기분좋은 듯,
자리에 앉아 싱글벙글 웃고 있는 녀석.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나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는 그.
다시 뛰어오는 심장.
멍해지는 귀.
멋대로 그가 서있는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는 바보같은 내 두 다리.
전철은 너무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나를 계속 응시할 뿐,
다시 책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 이번역은 수리산, 수리산 역 입니다 ]
전철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가 책을 덮었다.
" 우리, 마주친지 꽤 오래됐죠? "
" 네..? "
" 중앙역에서 내리시죠? "
뜻밖에도,
그는 나를 알고 있었다.
" 예.. 그..그런데요.. "
기다려왔었다.
이 순간을.
식은땀이 흐르는게 느껴지고,
더더욱 빠르게 방망이질 하는 심장.
"모자가..예뻤어요."
뿔테안경 안으로 비치는 그의 눈동자,
그리고 눈동자 안으로 비치는 나의 모습.
"아는척도 하고 지낼까요?
매번 마주치는 것도 힘든 일인데"
봄햇살 만큼이나,
따뜻했던 미소였다.
"네..그래요."
항상 그에게 주려고 가지고 다녔던
비싼 노트와 단어 암기장.
그에게 전해줄 날,
멀지 않은 것 같다.
언젠가 전해줄 수 있을 거야.
언젠간......
애플`
●안녕하세요♡
애플양이 소설들고 또 왔네요ㅠㅠ,
형편없는 소설이지만
항상 써보고 싶었던 내용이에요.
토요일마다 금정역에
서있는 오빠를 이미지로
써본 거랍니다♡ㅇ0ㅇ
이미지가 꼭..
오디션에 황보래용인가?
래용이 닮았더라구요♡ 꺅> 0<♡
리플달아주시면 뽀뽀백번 천번 해드리겠습니다!
ㅇ 3ㅇ♡
첫댓글 ㅎㅎ 전괜찮은거 같은데 ㅋ
사람♥)) 뽀뽀X100000000000000000000♡ 리플감사요♡ 앳플소설많이읽어주세용♡
재미있어요 , 건필하세요>_<♡
내용 좋네요^-^*!! 더 좋은 소설 많이 내세요 ㅎㅎ
천상♥)) 감사합니다ㅠㅠ! 건필할게요,
하루♥)) 네! 좋은소설 많이 낼게요♡ 앞으로도 많이 읽어주세요
빙그레 → APPLE、) 아아 , 굉장히 감동적인 글이였습니다 . 흐헉 제 소설이 빛을 잃는군요 ... 남자도 소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랬던 걸까요 - 아아 , 굉장히 멋있습니다 . 앞으로도 건필하세요 ♡
빙그레♥)) 빙그레님 소설도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제가 훨씬 더 부족한데 그런 칭찬을ㅠㅠ..
재밌네요 ㅇ_ㅇㅎ ~ 좋은 소설 더 많이 쓰세요 ♥포도는 연재에서 놀고있는중인데 ㅇ_ㅇ헤헤 ;
포도♥)) 감사합니다♡저는 연재에서 쓰다가 여기로 왔어요. 조회수가 0 이였답니다..ㅇ_ㅠ..
재밌어요^^^* ! 멋진이야기 네요 !
여자♥)) 정말 사랑합니다 (퍽)♡
뽀송♥)) 다음편..쓸까요? 헤헤헤헿♡ (퍽)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