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행을 생각한 것은
홍줄나비와 오색나비 종류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벼르던 차에 월요일 날씨가 괜찮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실행에 옮기기로 한 것이다.
나의 오대산행 소식에 기꺼이 동참한 변정섭님과 함께
이른 아침 오대산으로 떠났다.
오대산 월정사 계곡으로 들어서니
지난 주간에 내린 비로 계곡물이 시원스레 흘러내리고 있었다.
피서객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유혹스런 모습이었지만
나비를 찾아가는 나에게 그것은 관심 밖의 일이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싱그런 노랫소리와도 같은
물소리를 귓전으로 흘려들으며 눈은 나비를 찾기에 바빴다.
그런 중에 초롱꽃이 환한 등불을 켠 채 나타나고
나는 그 초롱불이 오늘의 탐사가 성공적일 것이라는 예시라도 된 듯 반가웠다.
[초롱꽃]
이어서 드문드문 나타나는 물양지꽃도 반갑기만 하고
[물양지꽃]
산 아랫쪽에서는 벌써 철이 지난 큰뱀무에게도 눈맞춤을 했다.
[큰뱀무]
그러는 중에 화려한 나비 한 마리가 날아내렸다.
나는 오색나비의 한 종류일 것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하지만, 돌아와 살펴보니 아쉽게도 은판나비였다.
설악산에서 이미 만난 바 있는 녀석이었는데
다행인 것은 그 때 담지 못했던 날개의 아랫면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은판나비]
계곡의 길가에서는 톱풀도 꽃을 피웠고
노루오줌은 사열이라도 하는 듯했다.
[톱풀]
노루오줌의 사열을 받으며 진행 하던 중
처음 보는 나비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아무리 봐도 이름을 떠 올릴 수 없던 녀석의 이름은
조흰뱀눈나비였다.
꽤 어려운 이름이다.
뱀눈나비에 '흰'이라는 말이 붙은 것은 이해되는데
접두사 '조'는 또 뭘까?
'조흰'이라는 말이 모두 접두사일까?
여러 의문을 던져주는 이 녀석의 이름에 대해서는 차차 연구해 볼 일이다.
[조흰뱀눈나비]
계속해서 계곡을 오르니 참좁쌀풀도 무리를 지어 나타났다.
나비를 만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면
나는 참좁쌀풀과 꽤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다.
[참좁쌀풀]
잠시 참좁쌀풀과 인사를 나누고 있으니 네발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그런데 평소에 보던 네발나비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하필 앉은 곳이 도로 옆 철제 난간이었지만
산네발나비일 것이라 판단하고 조심스레 담아왔더니 과연 그러했다.
보통의 네발나비보다는 검은 빛의 무늬가 짙다.
[산네발나비]
이윽고 상원사에 도착해 차를 주차하고 가볍게 점심을 먹고 나니
제비나비 한 마리가 길에 내려 앉았다.
잠시라도 앉기를 싫어하는 녀석이기에 이게 웬 횡재인가 싶어
조심스레 다가가 셔터를 눌러댔다.
아마도 심하게 목이 말았던지 길에 고인 빗물을 연신 빨아먹었다.
[제비나비]
참 멋진 모습으로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서도
앉는 모습을 보지 못해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던 녀석이다.
그나마 담을 수 있었던 것은 날개를 상한 늙은 녀석이나
상처 입은 녀석들 뿐이었는데
갓 우화하기라도 한 것 같은 싱싱한 녀석을
이렇게 가까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역시 탐사를 시작하자마자 만난 초롱꽃이 준 행운이 아닐까 하는
조금 억지스런 생각을 떠 올리며 다양한 포즈를 담아봤다.
그러나 아무리 목마른 제비나비일망정
사람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는 것은 아니었고
차량이 제법 왕래하는 곳이어서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많은 모습을 담을 수 있었으니 아쉬움은 없었다.
그리고 우리의 탐사는 다시 이어졌다.
-솔빛에서 곽요한
첫댓글 시간이 9시가 넘었는데 출석부 올리신 분이 없군요. 그래서 제가 올립니다. 그리고 릴레이 이어가는데 내일은 어제 빼 먹은 빗방울님께서 바톤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라며 어제 옥수수번개 사진은 오후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아이쿠,,, ㅎㅎ 일찍 출석하려면 자정 기다렸다가 올려야겠어요... 출근하면 9시가 되니 해는 중천에 떠 있는 시간이 되고...충~성! ㅋㅋ
카메라를 소니 알파350 사셨군요 전 알파300인디멋진 사진 잘 부탁드립니당
맞습니다. 아직 렌즈를 장만하지 못했지만요. ㅎㅎ
아구 렌즈값도 만만찮어요
나비의 춤사위에.....샘님 기분도 덩실덩실~~...좋은 여행 하셨네요 ^^*
네. 더위 잘 견디고 계시지요? 저는 며칠 강행군을 했더니 몸이 찌뿌둥 하군요. 그래서 오늘은 방콕입니다. ㅎㅎ
아하~ 방장님과 변정섭님이 함께한 오대산 산행이셨군요..어제, 이리저리 게시판 구경하다가 충방에서 오대산사진이 있어 반가움에 꼬리글을 달았는데요.. ^^*/ ---> ""아.. 작년 8월초 엄마(74세)랑 오빠네 가족과 2박3일로 오대산 월정사 근처에 민박잡고 진고개쉼터-노인봉-소금강분소로 내려왔는데 9시간 30분 걸렸네여. 서울온유는 산행초보로 3-4개월만에 소금강산행은 큰일을 치룬것인데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이고, 좋은 기억입니다../ ( 작년 오대산 산행후 사진방에 사진 올렸엇지요.)
네. 그랬지요. 소금강 계곡 옆으로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ㅎㅎ
요즘 정신없어 출석부 도장도 못찍었습니다,늦게나마 도장찍고 갑니다.
많이 바쁘시군요.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십시오.
사진한장한장 설명과 이름을 상세히...야생화와 나비를견학잘하고 갑니다...
실제로 보시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시지요? 꽤 잘 나온 사진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만나뵈어서 반가웠습니다. 자주 들려주세요.
나비들 너무 이뽀요..ㅎㅎ 요하님도..물론..ㅋ
나비는 예쁘지만 저는...ㅎㅎㅎ
요한님~ 시방 보라님한티 반항하는 겁니깡??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