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은 제가 알고 있는분인데 장비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게 없을 정도로 잘 알고 있는분입니다..
스키에 대한 애착도 무척 많기 때문에 글 올리신걸 도움이 되시라고 올립니다..^^
지난 02-03 시즌은 장비에 관한한 매우 출혈이 극심하였다. 스키판을 두번 바꾸었으며 부츠도 2번 다른 것으로 교환하였다. 알루미늄 폴을 카본 폴로 교체한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경제적 능력을 넘어 이렇게 바꾼 것은 아무래도 욕심 때문이다. 장비를 바꾸면 좀 더 잘 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 말이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일단 만족스럽다.
본인은 지난 씨즌 모 인터넷 싸이트 준강사 대비반을 등록하였다. 준강사 대비반이라고 해서 다 준강사에 준 하는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다만 좀 더 심각하게(serious)하게 탈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었음은 분명하다. 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그리고 지도 강사 등등 여러 고수들로부터 들은 의견은 시즌 전보다 분명 약간 (^^:)의 실력 향상은 있었다는 소릴 들었다. 물론 스키 장비 교체와의 인과 관계는 분명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키 장비에 관한 글을 올리는 이유는 여기 대구 스키 동우회분들 만큼은 본인과 같은 시행 착오를 반복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 시행 착오란 단지 스키 장비의 잦은 교체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내게 맞는 장비를 찾는 과정 자체가 실은 상당히 번거롭기 때문이다.
일단 먼저 부츠 편이다.
지난 시즌이 오기전에 본인의 장비는 아토믹 7.18스키판과 살로몬 performa 5.0 이었다. 01-02 시즌에 신제품으로 사서 상당히 잘 가지고 놀았다. 그런데 왜 팔았을까? 한마디로 가오가 안 서서이다.
말을 바꾼다면 쪽 팔려서였다. 위의 장비 구성은 전형적인 초중급자 세팅이다. 기능은 편안함을 위주로 하고 그래픽도 절대 비까번쩍하지 않다. 당시 본인은 초급자는 넘어섰다고 믿었기에 슬슬 장비가 부끄럽기 시작했다.
그래서 구입 가격의 절반이하로 장터에 내 놓았는데 금방 팔렸다. 싸긴 샀던 듯 싶다. 아무튼 그리고 장만한 장비는 중상급자 세팅이었다.
그중 부츠는 테크니카의 entryx7이었다.테크니카의 경우 alu3000k가 플렉스가 100인데 이건 80이다. duo씨리즈보다는 좀 딱딱한데 rival씨리즈랑은 같다. 이걸로 스키장을 한 7~8번 다녔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였다.
내 발 모양을 종이에 본을 떠서 재어본 결과 정확히 259mm가 나와서 260짜리 부츠를 구입한 것인데 처음엔 정확히 잘 맞던 것이 이너 부츠 숨이 죽으면서 서서히 발 뒷꿈치가 뜨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보니 내 스키를 정확히 컨트롤하기 어려워졌고 특히나 중상급 정도의 슬로프인 무주의 야마가 정도에만 가도 심리적인 압박이 상당하였다.
게다가 테크니카는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발볼과 발등의 높이가시판되는 것들 중엔 제일 넓은 편이다. 그래서 나의 칼발에는 맞지 않다는다는 것을 판단하고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면 무엇으로 바꿀까란 고민이 시작되었다. 물론 행복한 고민이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부츠란 부츠는 모두 신어 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대구나 내가 살고 있는 곳 주위는 다양한 부츠를 갖추고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level은 상급 부츠를 겨냥하였다. 기존의 부츠와 동일한 급을 구입하면 업글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주된 고려 대상은 다음과 같다.
1. salomon : CROSSMAX 10.0
2. Rossignol: race 1. pro
3. Nordica : beast
4. Lange:L10, Comp120
5. Tecnica : alu 3000k
6. Head : world cup
그런데 당시는 이미 시즌이 중반을 넘어버린 1월 중순이었기 때문에 대구 인근의 샵에는 내가 원하는 255짜리들이 많이 빠져 버린 상태였다. 그래서 선택은 또 한번 제한 받게 되었다.
제일 신고 싶은 부츠는 3번의 노르디카 였다. 기능성은 차치 하고서라도 빨간게 아주 이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부츠는 없었다. 부산의 민캠프란데서 그 물건을 취급한대서 전화를 해 보았지만 오직 쥬니어 모델밖엔 없었다. 헤드 월드컵 부츠도 이미 전량이 매진되었다고 대구 아시아나 스포츠에서 들었다.
남은 제품은 살로몬, 로시뇰,랭,그리고 테크니카였다.
테크니카는 이전에 신던게 테크니카였던데다가 전체적으로 발볼이 넓어서 내게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다. 게다가 씨즌이 중반인데도 전혀 가격이 디씨되지 않았다. 49만원 그대로 받았다.그래서 일단 통과.
랭은 사실 맘에 들었다. comp120 모델의 경우 평도 상당히 좋았고 모양도 파르스름하니 아주 세련된 것이었다. 그러나 샵이 지금은 재고가 없고 A&A에 문의해서 가져다 준다고 하니 어디 기다릴 수 있겠는가. 그래서 또 통과.
최종적으로 살로몬 크로스맥스와 로시뇰이 남았다.
두개 두고 엄청 고민한다. 크로스맥스는 참 이쁘긴 하다. 로시뇰은 좀 투박하긴 한데 내 발에 엄청 잘 맞는 듯 싶다. 신었을 때 아주 가볍게 느껴진다. 두 개두고 한 동안 고민하다가 이쁜 마누라보단 성격 좋은 마누라가 낫다는 심정으로 로시뇰을 할인받아 30만원대 중반의 가격으로 디씨 받아 구입한다.
물론, 로시뇰 pro1이 crossmax보단 발볼이 좁다는 걸 알고 구입한 것이다.
그걸 사고 며칠 후,스키장에 가서 울뻔 했다. 진짜 그런 고통은 처음이었다. 발이 눌려서 서있기조차 힘들었다. 궁여지책으로 깔창을 빼고 타 보았다. 조금 낫긴 하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스킹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기름값 버리고 그날 스키 걍 접었다.
결국 그 이후 한동안 밤마다 스키 부츠와 씨름을 시작한다. 밤에 퇴근해서는 1시간 이상 부츠를 신고 티비보고 부츠신고 책 보고 그랬다. 집에서 와이프는 아랫층에서 쫓아온다고 그만 신고 다니라고 말렸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아플때까지 신고있다고 벗고 좀 나아지면 다시 신고 대충 1주일을 그랬다.드디어 이너 부츠 숨이 죽었는지 버클을 이빠이 채워도 발이 편안해 지기 시작했다.
스키장에 가서 신어보니 아무래도 집에서보단 추우니깐 부츠가 줄어서 다소는 아팠다. 그렇지만 이전에 비해선 훨씬 나아진 것은 물론 내가 당초에 기대한 '발 꽉 잡아주기'작용도 실현되었다. 피보팅을 하는데 덜렁덜렁하는 것이 없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이상에서 내가 얻은 결론을 정리할 때가 된 듯 싶다.
1.부츠는 함부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돈 버리고 시간버리고 고통마저 수반한다. 그러나 발에 맞는 것으로 바꾼다면 틀림없는 실력 향상이 있다.
2 구입 시기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이 맞다. 다만 가격이 디씨되지 않아 좀 비싸다. 시즌 중 후반이면 가격은 디씨되지만 입맛에 맞는 물건 찾기가 어렵다. 이를테면 살로몬 크로스맥스의 경우 시즌전이나 초반에는 샵에서 45만원(심한 경우 50만원까지)을 불렀다고 한다.시즌 중후반이면 대략 10만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3.부츠를 삿으면 집에서 신어서 늘려 놓아야 한다. 물론 자기 발보다 큰 것을 사서 원래 헐렁하면 그럴 필요 없다. 대충 스키장에서 놀려면 자기 싸이즈보다 큰 거 사도 괜찮다. 다만 실력 발전에 지장이 있음은 당연하다.
4.자기 발 치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운동화나 구두 싸이즈가 자기 싸이즈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종이에 자기 발 모양 그려서 자로 재서 알고 있어야 한다.
5. 어떤 레벨을 살 것인가. 본인은 최상급 부츠를 살 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초급은 어느 정도 넘어서서 진지하게 스키 탈 것을 원하는 경우에 그렇다. 걍 초급자라면 초급자 부츠 사야한다.
보겐이나 슈템하면서 최상급 부츠 신을 수야 없지 않은가?
중급자 이상이면 (여기서의 중급자란 기초 패래럴 되고 용평 레드 정도에서 안 쫄아야한다.) 상급 부츠가 돈을 아끼는 길이다.
요즘 카빙 스키가 보급되면서 전후방의 플랙스는 상당히 부드러워져서 어느 정도의 체중과 스키 실력이면 부츠가 꾸덕꾸덕 안 눌러져서 스키 망치는 일은 없다. 물론 상급 부츠인 만큼 발은 첨에 좀 아플 수 있다.
6. 어떤 부츠가 내 발에 맞을까. 부츠는 신어봐야 안다. 그래서 섯불리 어떤 부츠가 너한테 맞다, 라고 권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
테크니카, 헤드, 노르티카, 살로몬, 로시뇰,랭 순으로 발볼이 좁아진다고 한다. 그러니깐 발이 두툼한 분들은 테크니카나, 헤드, 좁은 분들은 로시뇰, 랭..이 맞을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는 할 수 있다.
7, 위에 적은 것 말곤? 물론 있다. 크나이슬도 부츠 있고, 일본 렉잠(rexxam),아토믹도 있다. 특히 렉잠은 일본 스키 데몬 사토 하사야란 사람이 신어 그의 스키 비데오와 함께 꽤 유명해진 것인데, 서울 bhs란 곳에서 70만원 대로 팔리고 있다고 한다. (알아서 하시길.. ^^)
아토믹도 좋다고 한다. 아토믹은 또 상급자 부츠가 여러 종류인것도 유명하다.대회전용 GS 소회전용 SL,그리고 스키크로스용 SX용으로 나눠 출시된다고 한다. 그러나 대구 인근 샵에선 구하시기 힘들 것이다.
이상이다. 작년 씨즌 시작되기 전에도 여러번 리뷰를 올린 기억이 나는데 올해도 올릴 생각이다. 올리지 마시라면 안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