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확정진단을 받은지도 벌써 36일째로 접어들었다. 세 가지 관해를 파악하는 항목 중 혈액학적 검사나 세포 유전학적 검사보다 제일 유의성이 강한 분자 생물학적 검사결과는 Major BCR/ABL Rearrangement ; POSITIVE (b3 a2), Quantitative BCR-ABL/ ABL ratio = 2.096 으로 나왔다. Major 재배열 결과 양성이라 9번 염색체의 붕괴로 인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판명되었다. 만약 Minor 재배열이 양성이면 22번 염색체의 붕괴로 인한 급성 림파구성 백혈병이다. Quantitative PCR 검사결과 BCR-ABL/ ABL rario 가 2.096 으로 나왔는데, 0.000001 이하가 되어야만 분자 생물학적 관해판정을 받는 기준수치란다. 8월 20일 검사결과는 BCR-ABL/ ABL ratio = 0.9 로 나와서 하루가 다르게 호전되고 있다.
어언 19년전, 초겨울이었던 1989년 11월 26일에 서로 남남으로 만나 포말에 지나지 않은 행복하자는 꿈 같은 언약을 하면서 도란도란 잘 살아보자고 1990년 10월에 결혼했지만 실제로는 별반 해준 것도 없이 이제껏 살아왔는데, 자칫 한창 나이에 사별할지도 모른다는 이루 다 형언할 수 없는 허망함은 나 스스로를 근본부터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고야 말았다. 하릴없는 자책감과 회한으로 시작된 인간적인 아픔을 승화시킬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듯 나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겨우 요거 살다가 이럴바엔 서로가 평소에 밉상을 보이면서 헐뜯고 실컷 싸웠다면 그다지 가슴 아프지도 않았을 것 같았다. 지독하고 까탈스런 내 성미 잘 감싸주면서 사느라 속을 무던히도 끓였을텐데, 내 마음 편하게 해주려고 애만 썼는데 말이다. 어쩌면 굳이 20대에 결혼하지 말고 젊은 시절 마음껏 놀다가 나이 서른 다섯쯤 되어서 결혼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겠지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해본다. 부모한테 넉넉한 재산 물려받지 못한 평범한 젊은 남녀들이 20대에 결혼하게 되면 모아놓은 돈도 별로 없기 때문에 내 가족 남의 눈치 안보고 안락하게 살수 있는 집 한 채라도 장만하느라, 학자금 마련과 남들 다 한다는 노후준비 흉내 쫌 내느라 아둥바둥 정신없이 살다보면 그 좋은 시절 아깝게 다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의든 타의든 이제껏 고생시킨 아내가 겨우 40대에 이렇게 아프고 보니 쌩뚱맞긴 하지만 언뜻 이런 생각도 든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일이고 보면 내 인생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아 재충전해서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겠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거나 관심분야도 있었는데, 아내까지 지병이 생겼으니 우선순위가 확 바뀌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별다른 걱정거리 없이 사는 사람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를 한 가지 삶의 기술이 더 필요해졌다.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까지가 내가 아닌지, 나의 위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서로 복잡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의 파도에서 어떤 물살을 탈 것인지, 어느 지금과 어느 현재에 임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파도의 격랑에 휩쓸리지 않는 서핑의 테크닉이, 삶의 균형을 잡는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 8. 31 (일) 치료 66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오전 12시 - 남산 언덕 9 km ; 54분 39초 (매 1 km ; 5분 59초/ 6분 6초/ 6분 9초 = 전반 3 km/ 18분 14초, 6분 5초/ 6분 7초/ 6분 19초 = 후반 3 km/ 18분 31초, 오르막 1.5 km/ 10분 31초, 내리막 1.5 km/ 7분 22초)
어제 저녁에 작은 아이 호준이한테 화를 좀 내고 잠들어서 그런지 새벽 3시쯤 머리가 아파서 잠시 깼는데, 잠이 금방 들지 않아 뒤척이다가 새벽 5시쯤 되어서야 깊은 잠에 빠졌다. 오전 10시쯤 일어나니까 그런대로 개운하길래 남산으로 언덕 달리기를 하러 떠났다. 바람을 쐬어 주려고 아내와 함께 갔는데, 날씨가 제법 더워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준비해 갔던 냉수건을 머리에 얹어주니 조금 나아졌는지 벤치에 앉아 구경하면서 바람 쐬겟단다. 북측 순환로 끝까지 갔다가 출발점으로 돌아왔는데, 아내가 밝은 표정으로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아파서 벤치에 누워 있을 것 같았던 아내가 조금 괜찮아졌길래 안심하고 남측 순환로를 올라갔다. 오늘은 깔딱고개를 넘지 않고, 1.5 km 지점에 있는 간이 전망대까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다시 아내와 만나서 약수터에 들러 물을 먹은 다음 바로 옆에 있는 배드민턴장을 둘러 보았다. 배드민턴 네트가 세 개나 있으니 충분하겠고, 급수도 약수터가 있으니 그런대로 되었지 싶다. 다만 이사들이 모일 시간이 늦은 밤이라 시간이 촉박하기에 빠른 진행으로 경기를 마쳐야 된다. 내려오기 전에 배드민턴 경기장 주변사진을 찍었는데, 공지에 올리려면 필요할 것 같다. 차를 몰아 아내와 함께 처가에 도착하니 퇴원하신 장인어른과 장모님께서 집에 계셨다. 잠시 있으려니 처제가 들어와서 인사를 나누고 근처 장어구이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아내가 조금 나아졌다고 여기시는지 장모님의 표정은 밝았지만 내가 느끼기엔 아직 멀었다. 작별 인사를 드리고 집에 돌아오니 오후 4시 반쯤 되어서 아이들 피자를 시켜주었다. 씻은 다음 한 시간쯤 낮잠을 자고 저녁 7시쯤 일어났더니 한결 개운해졌다. 인터넷 바둑을 두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집안 청소를 한바탕 했다. 낮에 멍하다던 아내는 자고 일어나더니 조금 나아졌는지 그런대로 표정이 밝아졌다. 저녁을 먹은 다음 대왕세종을 보고 나니 또 졸립길래 모기장을 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창밖을 열어보니 흙먼지 냄새가 난다. 오늘 밤엔 비가 오려나부다.
* 8. 30 (토) 치료 65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후 1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여름이 가기 아쉬운 듯 막바지 더위가 몇일째 계속된다. 한낮의 최고기온이 31 ℃ 란다. 오늘이 주말인데 벌써 8월도 다 지나갔고, 명절인 추석도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오전엔 조금 바쁘게 지나가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오후 1시 반쯤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하고 나니 땀이 흘러 내린다. 점심을 먹은 다음 잠시 짬을 내서 큰 아이 한준이가 오후 2시 반부터 일산 서구청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되어 있길래 태워주고 돌아왔다. 봉사활동이래야 달랑 3시간 짜리니까 오후 5시 반이면 다 마치고 혼자 돌아온단다. 오후엔 대학교 후배인 이정녀 수의사가 남편과 함께 일산 시댁에 오는 길에 잠시 들렀다. 우리 소식을 듣고 아내 병문안을 왔는데, 일부러 멀리까지 와 줘서 무척 고마웠다. 후배의 남편은 초면이었지만 친근감이 있었고, 후배의 얼굴 본 것도 무척 오랜만이라 옛날 얘기를 하다보니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내일은 장인 어른 뵈러 아내와 함께 처가에 들르기로 했는데, 가기 전에 남산에 잠시 들러 언덕 달리기를 한 다음 약수터에 있는 배드민턴 네트도 확인해볼 예정이다. 퇴근해서 대왕세종을 본 다음 식구들과 이런저런 얘길 나누다가 문제가 생겼다.
* 8. 29 (금) 치료 64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저녁 6시 - 죠깅 3 km ; 백석동 7블럭
아침에 일어났는데 컨디션이 별로 좋지 못하다. 어제부터 열이 약간 난다. 나랑 마찬가지로 아내도 컨디션이 나쁜가부다. 변기와 욕실청소만 해놓고 출근했다. 입원하셨던 장인 어른께선 오늘 퇴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요일엔 아내와 함께 처가에 들러서 장인 어른을 뵈러 갈 계획이다. 오전 11시 반쯤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 평행봉을 마치고 들어왔다. 수달모 회장인 전학진 원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요즘들어 세미나도 끝나고 했으니 화요일에 하던 수달모 정.런을 다음 주 수요일에 열어 수달모 회원이 아닌 이사들을 초대해서 잠실 선착장에서 만나 간단하게 산책을 한 다음 회식을 하자는 의견이었다. 만날 시간이 비록 야간이라 시간은 한참 모자르겠지만 그렇다면 내 의견은 남산에서 모여 배드민턴 시합을 간단하게 한 다음 회식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제안을 해보았다. 일요일 낮에 모인다면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게임을 할 시간이 많겠지만 늦은 밤 10시쯤 모여서는 시간이 촉박해서 할 만한 게임이 별로 없다. 날씨도 덥고 답답하길래 저녁 6시쯤 동네 주위를 천천히 달리고 들어왔다. 내일이 벌써 주말이고 월말인데, 공과금이 빠져나가면 은행잔고도 바닥을 드러낼 것 같다. 오늘 저녁엔 일산 동구 분회가 있다는데, 아내의 컨디션이 나빠 그냥 놔두고 못가겠다. 저녁에 퇴근해서 아내를 챙겨준 다음 수건과 속옷을 삶아 헹구고 건조대에 널어놓았다.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모기가 아직도 있어서 모기장을 치고 자야했다.
* 8. 28 (목) 치료 63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왠지 모르게 몸이 무거워 아침에 일어나기가 만만치 않았다. 주방청소만 간단하게 해놓고 미숫가루를 마신 다음 아침은 먹지 않고 그냥 출근했다. 하늘이 무척이나 맑아 눈이 부실 지경이다. 늦여름이라 그런지 조금 덥다. 오전에 잠시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하고 들어왔다. 아침에 일어나니 왼쪽 목 근육이 뻐근해서 스트레칭을 많이 해주었다. 오후엔 최원석 원장님한테 전화가 왔길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침에 문 열고 나서 하루에 매상 십만원 올리기 전에는 서로 전화도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ㅋㅋ. 요즘 하도 치료하러 오는 강쥐가 없어 넋두리 한 건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요즘 같아선 웬만한 직장 다니는 게 훨씬 낫다. 투자된 고정자본의 효율성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목 좋은 곳에 자리 잡으려면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선뜻 나서기도 힘들다. 아내는 컨디션이 나쁜지 오늘은 하루종일 누워 있는 듯하다. 저녁에 퇴근해서 보리차를 끓여놓고 저녁을 먹은 다음 주방청소를 해놓았다. 멍하다는 아내를 보니 마음이 안좋아 맛사지를 해줬더니 조금 나아졌는지 일어나서 앉았다. 백혈병에 관한 자료가 있는 싸이트를 어제 처음 들어갔는데, 충격을 조금 받았단다. 내가 알고 있는 자료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말해줬더니 자기는 그런 걸 전혀 몰랐단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을 굳게 마음먹고 이겨내자고 서로 다짐을 했다.
* 8. 27 (수) 치료 62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낮 12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 오후 3시 - 죠깅 4.2 km ; 백석동 7블럭 X 3회전
아침에 일어나서 밀린 설겆이를 한 다음 아내와 함께 아침을 먹었다. 어제 머리가 멍하다던 아내는 조금 나아졌단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Glivec 부작용 인지는 몰라도 양쪽 손목 부위에 군데군데 미백현상이 나타났다. 낮 12시쯤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하고 들어왔다. 바람은 조금씩 불어서 시원한 것 같은데, 바깥에 나가서 뛰어보면 여전히 땀이 흐른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동네 세 바퀴만 뛰고 들어왔다. 오늘 생일을 맞이하는 철인 정영래 원장님한테 축하전화를 했다. 정 원장님이 요즘 도통 연락도 없고 재미가 영 없다. 오후엔 대학교 선배인 우유석 원장님한테 안부전화를 해서 백혈병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발병한지 7년이 지났다는데, 지금은 투약이나 검사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니 천만다행이다. 아내도 우유석 선배처럼 무난하게 완치의 길을 걸었으면 정말이지 좋겠다. 등록금 내는 철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주도 무척 한가하다. 혼자 컴퓨터 프로그램 사업을 하다가 부침을 겪은 막내 남동생은 이제사 마음을 정리하고, 내가 해줬던 조언대로 삼성과 LG 에 입사원서를 냈단다. 만약 대기업이 안되면 욕심부리지 말고 중소기업이라도 일단 들어가라고 했다. 결혼도 안했고 아직 만 32세이니까 앞길이 창창한데, 컴퓨터 프로그램 사업이나 돈도 좋지만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최우선의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오후엔 큰 아이 한준이가 동사무소에 들러 그동안 미뤘던 주민등록증을 만들고 왔다. 저녁엔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장인 어른 병문안을 가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하신다. 면역력이 약한 아내가 병원에 발걸음 하는 걸 꺼려하셔서 그러는 거라고 하신다. 어쩔 수 없이 나 혼자라도 병문안 드리고, 처가에 잠시 들렀다가 돌아왔다. 무려 20일째나 허리보호대를 착용하고 계신 장인어른의 표정이 무척 답답해보였다. 집에 들어오니 아내는 잠들어 있다. 모기장을 치려다가 모기가 없을 것 같아 그냥 잤다. 하지만, 자다가 모기에 물려 새벽에 두번이나 일어나서 그 놈들을 잡아야했다.
* 8. 26 (화) 치료 61일째 비, 흐림 * Glivec 400 mg * 낮 12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 오후 1시 반 - 죠깅 3 km ; 백석동 7블럭 * 저녁 9시 반 - 정.런 ; Bike 30 km - 잠실 선착장 ~ 남산 북측순환로 왕복 간밤에 천둥을 동반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강쥐들 와야 하니까 낮엔 비가 안왔으면 좋겠다. 아내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 맛사지도 해주고, 밥맛 잃을까봐 아침도 같이 먹었다. 이번 주는 유치원을 비롯한 대학교까지 온통 등록금 철이라 그런지 유난스레 더 한가하다. 오늘 날씨는 비가 왔다가 흐렸다가 맑아졌다가 다시 흐려지기를 반복하면서 무척 변덕스럽다. 몇일 전부터 동물병원에 있는 컴퓨터가 잔고장을 계속 일으키고 있다. 낮 12시 반쯤 근처에 있는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하고 들어왔다. 진료 한 마리를 하고 나서 죠깅복으로 갈아입고 동네주위를 조금만 달려보았다. 오늘 저녁엔 정.런이 있는데, 일단 잠실 선착장으로 가서 자전거를 타고 남산에 갈 예정이다. 지난 주 정.런때는 자전거로 잠실 선착장에서 출발하여 남산까지 도착해서 깔딱고개를 넘었었다. 그때는 고규선, 김병영 원장님과 셋이서 팔각정까지 애써 올라 갔었지만 오늘은 달리기 팀을 위해서 북측순환로 죠깅로 언덕을 같이 뛸 예정이다. 컨디션이 나쁜 아내를 놔둔 채 정.런을 가자니 미안하기도 하고 영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정해진 약속이라 잠실 선착장까지 가긴 갔는데, 9시 반쯤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화장실에 다녀오니까 김원영 원장님만 혼자 나와 있길래 얘길 나누다가 김원장님도 그냥 집에 가봐야 된다고 해서 나 혼자만 자전거를 타고 남산으로 떠났다. 성수대교쯤 가는 도중에 김병영 원장님과 통화를 하고 남산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미 최원석, 강영칠 원장님은 못 나온다고 했고, 나머지 회원들은 전혀 연락도 안되는 걸 보니 오늘은 몇 명 나올 것 같지도 않다는 느낌이 든다. 결국 홍형도, 유채이, 전학진 원장님도 패쓰하고 보니 김병영 원장님과 달랑 나만 남았다. 그래도 운동은 해야겠기에 잠시 쉬다가 자전거를 타고 북측 순환로를 왕복했다. 팔각정까지 오르는 남측순환로는 계속된 오르막이라 힘들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북측순환로는 자전거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산책하는 이들로부터 여긴 자전거 타는 길이 아니라고 야단을 맞긴 했지만 말이다. ㅋ 하산하는 길은 이태원 쪽으로 잡고 내려갔는데, 이태원의 일본식 식당에 한번 들러 보려다가 망설이면서 지나치다 보니 맨날 먹던 오삼 불고기집까지 오게 되어 거기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아내가 아프고 보니 기존에 지니고 있던 내 생각들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더랬다. 그런 문제들에 대한 얘기를 김병영 원장님과 나누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나는 잠실 선착장까지 가야 되고, 김병영 원장님은 거여동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귀가길. 한강 야경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페달을 밟아 잠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새벽 1시 20분쯤 되었다. 작별인사를 나눈 다음 자전거를 차에 싣고, 일산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조금 넘었다. 자전거를 내려놓고 집에 올라가서 간단하게 씻은 다음 잠자리에 든 시각은 새벽 2시 반쯤.
* 8. 25 (월) 치료 60일째 흐림, 비 * Glivec 400 mg * 오후 2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어제 봉사활동을 다녀왔던 작은 아이 호준이가 피곤한지 아침에 깨워도 제대로 못 일어난다. 아내는 치료제 Glivec 의 부작용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눈 주위를 비롯한 안면부종이 생겨 있다. 물을 끓인 다음 둥굴레차를 넣었다. 아내가 마실 물을 매일 끓여서 둥굴레차를 넣어둔다. 조금씩 나아지곤 있지만 어깨와 팔에는 좀체로 살이 붙지 않는 걸 보면 안타깝다. 치료가 시작된 이후로 생리불순이 계속되는 점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간간이 비가 흩날리면서도 하루종일 흐린 날씨였지만 은근히 덥기도 했다. 한가하길래 오후 2시쯤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하고 들어왔다. 오늘은 죠깅을 쉬면서 스트레칭을 많이 해보았다. 전임 서울시 수의사회장의 횡령 건은 처벌되지도 않고, 오히려 전임 회장 측과 현직 회장 측이 작당해서 11명을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를 해버린 상태다. 횡령 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간에 감정의 골이 너무 깊게 패여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이미 건넜다는 느낌이다. 전직 회장으로서 사내답게 혼자 싹싹하게 걸머지는 자세를 기대하긴 애당초 글렀다고 느껴왔다. 이미 재산을 비롯한 주변정리를 거의 마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직 회장도 과감하게 털고 가지 못하는 이유가 많은가본데, 어쩔 수 없겠다는 느낌이 든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주 토요일에 적어 두었던 글을 대수게시판에 게시했다. "바른 소리하는 바보를 가진 백성들은 흥하지만, 내가 손해볼까봐 침묵하는 백성들은 결국 남의 개, 돼지가 되고 만다." 는 말을 되새겨본다. 저녁엔 아내가 손수 만들어 온 만두를 먹으면서 맛있게 요기를 했다. 한동안 아파서 음식을 못 만들었는데, 손수 만들겠다고 나선 일은 참 오랜만이다. 그런 거 보면 그동안 내가 아내한테 대접 잘 받고 살아온 게 확실하다. 저녁엔 자전거를 좀 타려고 했는데, 대수게시판에 적어놓은 내 글을 보고 자기 나름대로 반박과 해명하는 전화가 계속 와서 받다 보니까 저녁 10시쯤 되어버려서 자전거는 못 탔다. 퇴근해서 저녁을 먹은 다음 컵을 닦다가 깨트려 먹었는데, 너무 쉽게 깨져버렸다. 모기 몇 마리가 날아다니길래 지체없이 확인사살하고, 자기 전에는 모기장을 쳤다.
* 8. 24 (일) 치료 59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오전 11시 반 - 백석동 7블럭 X 8회전 ; 런닝 11.2 km/ 1시간 5분 33초 (매 1.4 km ; 8분 45초/ 8분 13초/ 8분 3초/ 8분 5초/ 8분 8초/ 8분 10초/ 8분 13초/ 7분 56초 * 오후 5시 - 자전거 14 km ; 경의선 철길옆 죠깅로
아침 8시쯤 일어나보니 맑고 청명한 가을날씨다. 올림픽 마라톤 중계를 보려고 TV 를 틀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일정상 남산 언덕훈련을 하러 가기엔 어려울 것 같다. 마라톤이 끝나면 오전 11시쯤 되겠고, 시간 내서 머리도 깍아야 되고, 점심엔 외식도 해야 되고, 오후 2시까지는 화정 어린이 도서관으로 봉사활동을 가는 작은 아이 호준이를 태워주기로 했다. 올림픽 마라톤 중계를 보는데, 조금 더운 날씨라 스피드보다는 지구력 싸움이라는 예상을 깨고 초반 5 km 의 Lap time 이 14분 52초, 10 km 까지는 14분 33초로 선두권이 초스피드를 내는 바람에 이봉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선수는 물론 아시아권 선수 모두가 초반부터 선두권에서 이미 떨어져나갔다. 초스피드를 낸 선수는 다름아닌 1996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땄던 황영조 선수에 이어 아깝게 은메달에 머무른 일본의 모리시타 선수의 코치를 받는 케냐의 사뮤엘 완지루 선수였다. 이 선수는 국제대회 풀코스 참가경험은 단 두번이지만 2시간 5분 24초의 엄청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게다가 하프마라톤 세계기록인 58분 33초를 가지고 있는 22세의 폭주 기관차란다. 결국 마지막까지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2시간 6분 32초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마지막 구간인 35 ~ 40 km 의 Lap time 이 15분 17초로 초반 스피드를 그대로 유지한 셈이다. 사뮤엘 완지루 선수는 2005년 9월 로테르담 하프마라톤에서 59분 16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더니 2007년 3월에는 58분 33초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하프마라톤 세계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풀코스에선 첫 출전한 2007년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2시간 6분 39초의 기록을 내더니 두번째 출전한 런던 마라톤에선 2시간 5분 24초로 2위를 차지한 적이 있단다. 우리나라의 이명승 선수는 2시간 14분 16초로 24위를 차지했고, 39번째 완주에 도전했던 이봉주 선수는 2시간 17분 44초로 28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김이용 선수는 2시간 23분 57초의 기록으로 50위. 미숫가루에 다져놓은 쑥을 넣어 아내에게 건네주고 나도 한잔 마셨다. 아이들은 안 먹는단다. 마라톤 중계를 본 다음 죠깅복으로 갈아입고 미용실에 들러 이발을 했다. 이발을 마치고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 평행봉을 했다. 오늘은 남산 언덕훈련을 못하는 대신에 평지라도 천천히 1시간쯤 달려 보려고 했다. 오랜만에 동네 여덟 바퀴를 천천히 뛰었는데,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속도감이 전혀 없다. 열 바퀴를 채워 14 km 를 뛰어보려고 하다가 지루해서 여덟 바퀴만 뛰고 집으로 들어왔다. 곧장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메차쿠차에 들러 점심을 사주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화정 어린이 도서관으로 봉사활동을 가는 작은 아이 호준이를 태워주고 돌아왔다. 씻기 전에 큰 아이 한준이와 함께 집안 대청소를 해놓은 다음 더러워진 밍키도 깨끗하게 목욕시켰다. 어느 정도 청소는 마쳤지만 가스레인지 선반이 음식찌꺼기로 얼룩져 있길래 싹 청소했다. 샤워를 마친 다음 낮잠을 자려고 했지만 잠이 들지 않아 일기를 적었다. 요즘 서울시 수의사회 횡령 건을 둘러싼 고소, 고발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골치를 앓고 있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횡령을 한 쪽이 적반하장 격으로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한 상태다. 진작에 고소를 했으면 타협해줄 게 아니라 법적으로 마무리를 지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오후 5시쯤 되어서 다리도 풀어줄 겸 자전거를 몰고 경의선 철길로를 찾았다. 잠자리가 날아 다니기도 하고 완연한 가을바람이 불어대는 경의선 철길로 풍경을 스치듯 지나갔다. 그래도 페달을 쌩쌩 밟으니 땀이 약간은 난다. 평소에 스트레칭을 많이 해둬야겠다고 느꼈다. 봉사활동 갔던 작은 아이 호준이가 저녁 7시쯤 돌아왔길래 라면을 끓여서 식구대로 나눠먹었다. 대왕세종을 보고 나서 아내를 찾으니 없길래 어디 갔나 보았더니 벌써 안방에서 자고 있다. 병세는 조금씩 나아지곤 있지만 자는 모습을 쳐다보면 애잔한 마음이 자꾸만 들어 눈물이 나온다. 아직도 간간이 날아다니는 모기가 있어 잠든 옆으로 조용히 가서 모기장을 살짝 쳐 주었다.
* 8. 23 (토) 치료 58일째 처서 비, 흐림 * Glivec 400 mg * 오후 1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 오후 1시 반 - 죠깅 3 km ; 백석동 7블럭 간밤에 주룩주룩 비가 또 내린다. 오늘이 절기상 처서다. 앞으로 22일 후면 추석이다. 비가 내리는데다가 모기의 입마저 비뚤어진다는 처서라 그런지 서늘하게까지 느껴진다. 집에 있는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아 A/ S 를 불렀더니 온도감지 센서가 고장났단다. 오전엔 한가하게 있다가 오후 1시쯤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하고 들어왔다. 곧장 죠깅복으로 갈아입고 밖에 나가 조금 속도를 내서 동네주위를 달리고 들어왔다. 아내가 점심을 사달라길래 내려오라고 한 다음 미용실장과 함께 셋이서 시켜 먹었다. 오른 생일을 맞이한 후배 여광섭 원장한테 생일축하 문자메세지를 보내주었다.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kg 급에 출전한 차동민 선수가 우리나라 열 두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준결승에서 오심으로 노르웨이한테 분패했던 여자 핸드볼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난적 헝가리를 33 - 28 로 누르고 참으로 아쉽긴 하지만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우리나라를 이기고 결승전에 올라갔던 노르웨이는 러시아를 34 - 27 로 누르고 우승했다. 올림픽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미국이 일본에게 8 - 4 로 역전승해서 동메달을 따냈다. 우승을 노리던 일본은 우리나라와 쿠바, 미국를 비롯한 라이벌한테 전패를 당하고 물러갔다. 오늘 토요일이었지만 너무나도 한가한 하루를 보내다가 오랜만에 동물병원 청소를 했다. 저녁에 열린 쿠바와의 결승전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게임이 계속되었지만 3 - 2 로 신승. 타선에선 1회초에 터진 이승엽 선수의 선제 투런홈런으로 결정적 승기를 잡았으며 수비에선 비록 싱글홈런 두개를 맞긴 했지만 선발로 나선 약관의 류현진 투수가 강심장으로 버텨내 장타력이 엄청나게 좋은 쿠바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았기에 오늘의 승리가 가능했다. 선발투수로 나와 8회까지 호투한 선발 류현진 투수를 9회말 수비에서도 고집한 부분이 문제로 김경문 감독의 애로사항은 있었겠지만 마무리 정대현 투수나 오승환 투수로 바꿔줬어야 했다. 결국, 류현진 투수가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희생번트에 이은 연속 사구로 원 아웃 만루가 되어 자칫하다간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맞기에 이르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흥분되어 볼 판정에 항의하던 강민호 포수가 퇴장을 당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원 아웃 만루의 위기에서 나온 정대현 투수가 연속 스트라이크를 잡아 투 스트라이크를 만든 다음 회심의 제 3구를 아웃코스 낮은 슬라이더로 던져 그라운드 볼을 유도한 투구가 딱 맞아 떨어져서 행운의 더블 플레이를 성공시키고, 정말 상상치 못한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올림픽에서 예선 7승, 결선 2승 합해 9연승 하면서 무패의 전적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한, 야구에서 열 세번째 금메달을 따기 전에 태권도 남자 80 kg 급에 참가한 차동민 선수가 우리나라 열 두번째 금메달을 이미 따냈었다. 주방청소를 마친 다음 아내의 다리를 주물러 주고 달콤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일요일이지만 오전에 예약된 진료는 하나도 없다.
* 8. 22 (금) 치료 57일째 하루종일 비바람 * Glivec 400 mg * 운동 쉼.
간밤에 시작된 비가 계속 내린다. 주방과 욕실청소를 해놓고 혼자 아침을 먹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갔고, 아내는 밍키와 함께 쿨쿨 잠들어 있다. 하루종일 비가 내려 동물병원이 너무 한가해서 걱정이다. 올림픽 야구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보고 있는데, 사실 느낌은 좋지 못했다. 1회초 수비에선 긴장해서 사인이 맞지 않은 탓에 어설픈 실책이 두개나 나와 선취점을 빼았겼다. 3회초 수비에서도 폭투로 한점을 더 내줘서 0 - 2 로 계속 리드 당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타자들도 일본 선발투수 스기우치 도기야 선수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하고 끌려갔다. 특히 4번 타자인 이승엽 선수는 삼진 2개에 병살타까지 쳐서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계속 1 - 2 로 끌려가다가 7회말 터진 동점타로 기사회생하면서 2 - 2 동점을 극적으로 만들었다.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후지카와 규지를 쓰러뜨린 이진영 선수의 동점타가 멋졌다. 김광현 투수의 호투로 8회말 2 - 2 동점인 상황...1사 주자 1루에서 이승엽 선수가 타석에 나왔지만 또 다시 병살타를 치지만 않았으면 했는데, 볼카운트도 불리한 투스트라잌 원볼에서 이와세 히토키 투수의 인코스 낮은 직구를 퍼올려서 일본 응원단 한가운데 꽃히는 결승 투런홈런을 때려냈다. 내가 생각할때는 이승엽 선수의 오늘 컨디션이라면 아웃코스 낮은 포크볼을 던지면 삼진을 당한다고 보였는데, 아웃코스 빠지는 공을 두번이나 파울볼로 걷어내서 그런지 인코스를 던진 걸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이승엽 선수의 타격을 보면 작년 겨울에 엄지 손가락 부상을 입어 수술한 부위가 아직까지도 완쾌되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었는데. 꿈에라도 홈런을 치리라곤 기대하지 않았었다. 결국, 후속타가 계속 터져서 6 - 2 로 일본을 누르고 결승전에 진출해서 미국을 10 - 2 로 누른 쿠바와 내일 저녁에 우승을 다투게 되었다. 태권도에선 여자 67 kg 급에 출전한 곱상하게 생긴 황경선 선수가 심한 무릎부상을 당하고도 투혼을 발휘해서 우리나라 열 한번째 금메달을 힘겹게 따냈다. 리듬체조에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했다는 소식에 누군가 하고, 신수지 선수의 연기를 보았는데,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자력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정도의 실력이라 멋진 연기장면을 감상했다. 줄, 후프, 곤봉, 리번연기의 개인종합에서 12위를 차지해 10위까지 출전하는 결선에는 나가지 못했다. 줄, 후프, 곤봉, 리번연기의 개인종합에서 12위를 차지해 10위까지 출전하는 결선에는 나가진 못했다. 경신했다. 예선 1위를 차지한 러시아의 Evgeniya kanaeva (74.075), 2위 러시아의 Olga kapranova (72.950), 3위 우크라이나의 Ganna bezsonova (72.825) 선수와는 차이가 많지만 결선진출 커트라인 10위 점수인 66.625 에는 0.675 점밖에 차이가 안난다. 보일러 내부의 버너가 작동하지 않아 작동을 반복해봤지만 고장이 났는지 하나도 움직이질 않는다. 중학교 3년간 60시간을 채워야 되는 작은 아이 호준이의 봉사활동 시간이 모자란다는 말에 화가 났다. 미리미리 해야 할 일을 자꾸만 미루다가 막바지에 가서야 허겁지겁 일처리를 하는 행태에 이번에야말로 철퇴를 가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은 아이 호준이의 종아리를 10대 때렸다. 내친 김에 평소 요리조리 빠지려고 그러는 큰 아이 한준이도 종아리를 똑같이 때렸다. 여름방학 기간에 주민등록증 발급을 받으라고 누누히 얘기했건만 좀체로 말을 듣지 않아 언제 한번 날을 잡아 야단을 치려고 했는데, 급기야 오늘은 회초리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애들을 때리고 나니 마음이 불편했으나 때리는 매를 수긍하는 애들을 보니 언짢은 마음이 풀렸다. 건조대에 널어 놓았던 빨래를 아이들과 함께 개면서 서로 할 얘기들을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던 아내는 뭐가 그리 우스운지 연신 웃어댄다. 그럼, 너도 한대 맞아볼래 ~
* 8. 21 (목) 치료 56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운동 쉼. 청명한 하늘을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오후 2시쯤 국립 암센터에 들러 어제 신청해놓은 의무기록을 가지고 왔다. 어제 아내가 받은 특수 혈액검사결과는 이렇게 적혀 있다. Normocytic normochromic anemia with anisopoikilocytosis (+:elliptocytes, acanthocytes, teardrop cells) Noamal WBC count with one hypersegmented neutrophils. Normal platelet count with a few giant platelets. 다행히도 골수세포는 말초혈액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적혈구 371만개, 백혈구 7,280개, 헤모글로빈 11 g/dL, 혈소판 13만개, 절대호중구 ANC 4,514/ uL (absolute neutrophil count ; - normal 1,500 ~ 7,500/ ul 로 500/ ul 이하면 감염의 위험이 높단다) 아직 약간의 빈혈이 있지만 그런대로 비교적 좋아지고 있는 상태라 그나마 다행스럽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지냈다. 올림픽 태권도에선 남자 68 kg 급에 출전한 손태진 선수와 여자 57 kg 급에 출전한 임수정 선수가 아슬아슬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태권도에서 우리나라 아홉 번째와 열 번째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태권도를 보면 올림픽에 채택된 스포츠로서의 흥미는 전혀 느낄 수 없다. 무도라는 자존심과 스포츠로서의 재미라는 양면을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저녁엔 여자 핸드볼 팀이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에서 28 - 29 로 아깝게 분패했다. 문제가 된 마지막 장면을 정리해보면 우리나라가 골을 성공시켜 28 - 28 동점이 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노르웨이 공격의 시작은 중앙선에서부터 해야 되는데도 노르웨이 골기퍼가 골인된 공을 잡자마자 속공으로 연결시켜 골을 성공한 것도 룰에 어긋나지만..후반종료 1초를 남겨놓은 후반 29분 59초, 노르웨이 선수가 던진 슛이 우리나라 골라인을 통과하기 전에 경기종료 버저가 울렸는데도 골로 인정했다가 노카운트를 선언하더니 다시 골로 인정해버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결국 그 오심이 번복되질 않아 결승전에 올라가지 못하고, 노르웨이에게 분패하고 말았다. 저녁에 퇴근해서 아이들과 함께 집안청소를 한 다음 빨래를 개어서 정리해놓았다. 피곤해서 저녁 11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다.
* 8. 20 (수) 치료 55일째 흐림 * Glivec 400 mg * 오전 7시 반 - 아내 혈액검사 * 오전 9시 반 - 아내 진료 * 운동 쉼. 일찌감치 일어나서 아침 7시쯤 되어 아내와 함께 혈액검사를 받으러 국립 암센터로 향했다. 이른 시각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들락거리고 있었다. 아픈 이들이 이다지도 많구나. 검사결과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오전 10시 반쯤 겨우 진료를 받았는데, 엄현석 과장님께서 우리들 칭찬을 해주셨다. 치료 잘 받고 간호도 잘 해주고 있어 경과가 양호하다고 그러신다. 내일 나오는 의무기록을 봐야 자세한 수치는 알겠지만 일단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수치가 개선되어 빈혈이 많이 나아진데다가 Real time Quantitative PCR, 실시간 정량적 중합효소 연쇄반응법 검사결과 BCR-ABL/ ABL ratio 도 0.9 로 낮아졌단다. 처음에 검사했을 때는 2.096 이었으니 절반쯤 내려간 셈인데, 0.1 되어야 관해판정을 받는다. 평소 체중은 60 kg 이 넘지만 치료하기 전엔 50 kg 이었고, 오늘 체중은 54.7 kg 으로 나왔다. 55 kg 선에서 더 이상 늘지는 않고 있다. Glivec 부작용으로는 안면과 하지에 부종이 생긴다. 오늘은 나른해서 아무 운동도 하지 않고 자전거를 정비하는 걸로 때웠다. 올림픽 야구는 네덜란드와의 최종예선 7차전에서 10 - 0 으로 이겨 7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준결승전은 모레 낮에 열리는데, 조 4위로 올라온 일본과 숙명의 일전을 붙는다. 벌서 휴가철이 끝났는데도 동물병원은 한산하기 이를 데 없다. 여기서 한가하게 동물병원을 계속해야 될지, 번화가로 옮겨야 될지 고민스럽다. 큰 아이 한준이가 벌써 고2 라서 내년 말엔 대학 입학시험을 볼텐데, 요즘처럼 벌이가 시원찮아선 대학교 학비 대기가 벅차다. 게다가 아내의 치료비도 계속 부담해야 되니 첩첩산중이다. 오늘은 그냥 쉬려다가 저녁에 서울로 가서 모임을 갖고 새벽 1시쯤 집으로 돌아왔다.
* 8. 19 (화) 치료 54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 오후 1시 - 죠깅 3 km ; 백석동 7블럭 * 저녁 10시 - 정.런 ; Bike 30 km - 잠실선착장 ~ 남산 왕복 죠깅 ; 남산 언덕 3 km - 오르막 1.5 km, 내리막 1.5 km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다. 군데군데 구름이 조금씩 있긴 하지만 하늘은 파랗게 물들어 있다. 내일 오전엔 한달 만에 아내가 혈액검사를 받으러 가는 날이라서 결과가 궁금해진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지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금방 완쾌되는 질병도 아니라서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이 많이 된다. 오전 11시 반쯤 은행 다녀오는 길에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하고 들어왔다. 오후 1시쯤 동네주위를 빠른 속도로 달려 보았는데, 바람이 제법 시원해서 그런지 조금씩 흘러 내리던 땀도 이내 말라버린다. 올림픽 야구는 오늘 쿠바와 예선 6차전을 가졌는데, 예상을 깨고 7 - 4 로 이겨서 6연승했다. 내일 네덜란드와의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예선 1위를 확정하고 결승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번 달에 우리집에서 쓴 전기요금 고지서가 나왔는데, 에어컨이 없는데도 아이들이 방학인데다가 날씨가 무더워 그랬는지 7월 8일부터 한달동안 쓴 전력량이 397 kwh, 71,440 원이나 청구되었다. 올림픽 남자체조 평행봉에선 당초 기대했던 양태영 선수는 종합평점 15.650 으로 7위에 머무른 반면 유원철 선수가 16.250 을 받아 평점 16.450 을 얻은 중국의 리샤오펑 선수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알고보면 유원철 선수는 무명이 아니라 2006년 체조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봉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실력파인데도 매스컴의 스포트 라이트를 별로 받지 못했었다. 여자 핸드볼도 중국을 시종일관 리드한 끝에 31 - 23 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 노르웨이와 붙는다. 오늘은 그럭저럭 잘 지나간 하루였고, 아내의 혈액검사가 내일 아침에 있어서 약간은 긴장된다. 무엇보다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혈소판 수치가 정상이길 바란다. 자전거를 차에 싣고 저녁 8시 반쯤 정.런 1차 집결장소인 잠실 선착장으로 떠났는데, 차가 막힌다. 길이 하나도 안막히면 40분이 채 안걸리는데, 오늘은 거의 한 시간쯤 걸렸다. 김원영, 고규선, 김병영 원장님을 만나서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고 나서 남산으로 내달렸다. 가는 도중에 강영칠 원장님의 전화를 받느라고 일행을 놓쳤으나 쭉 따라가다 보니 한남대교 밑에서 고맙게도 기다리고 있었다. 한남대교를 다 넘었다고 생각한 순간 건널목에서 또 다시 일행을 놓쳐서 혼자 꾸역꾸역 올라가다 보니 한강진역 근처에서 또 기다려 주고 있었다. 겨우 달리기 팀과 합류해서 인사를 나눈 다음 김병영, 고규선 원장님과 함께 남산 업힐에 나섰다. 내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지만 중간지점부터 바이크 선수인 고규선 원장한테 싱겁게 추월 당하고 나서는 힘빠지게 더 이상 따라 가다가 자칫 내 페이스를 잃어버리면 중간에 포기할 것만 같아 어느 정도 따라가다 포기했다. 깔딱고개를 올라가는 도중에도 기어조작이 서툰 내가 기어조작을 하다가 체인이 빠져 버렸다. 갓길에 잔차를 세워두고 체인을 어찌어찌 고친 다음 다시 깔딱고개를 힘겹게 올라갔다. 먼저 기다리고 있던 고원장을 축하해주고 잠시 있으려니 김병영 원장님이 등정하셨슴. 편의점 문이 닫힌 바람에 먹거리를 포기하고 남측 순환로를 내려오는 도중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중간에 있는 간이 전망대를 지나자마자 고원장이 고글을 팔각정 벤치에 놔두고 그냥 왔다고 해서 자전거를 맡겨놓고 얼른 달려서 올라가면서 생각하기를 찾을 확율은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내려오는 사람들 중에 혹시나 고글을 챙긴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서 유심히 보았지만 없었다. 깔딱고개를 겨우 넘어 팔각정에 도착해서 벤치를 보니 다행히도 고글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올라왔던 길을 다시 달려 내려가서 고글을 전해주고, 일행과 합류해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뒷풀이를 마친 다음 잔차를 몰고 한남대교를 넘어 잠실로 가는 길에 한껏 내달렸다. 남산 업힐에선 고전했지만 한강에선 평속 30 km/ h 로 신나게 달려서 잠실 선착장에 도착했다. 잠실선착장에 도착한 일행과 작별인사를 마치고, 차를 몰아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집에 들어와 곤히 잠들어 있는 아내를 바라보니 불쌍해서 나도 모르는 눈물이 나온다. 동이 트면 아내가 검사를 받으러 갈 건데, 결과가 한결 나아졌다면 정말이지 좋겠다. 많이 늦었지만 새벽 3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 8. 18 (월) 치료 53일째 폭우, 흐림 * Glivec 400 mg * 오후 2시 - 죠깅 4.2 km ; 백석동 7블럭 X 3회전 어제 밤부터 강한 바람과 함께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큰 아이 한준이는 개학했다. 저기압 전선이 몇일째 머물러 있어 폭우가 쏟아져서 그런지 가을날씨처럼 무척 선선하다. 아침 밥을 해놓은 다음 주방청소를 하고 출근하려는데,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져 내린다. 월요일인데도 한가하게 보내다가 오후 2시쯤 보속을 빨리해서 동네 세바퀴만 달리고 들어왔다. 요즘들어 천천히 달리다보니 조금 빨리 달리기가 쉽지 않아서 오늘은 빠른 속도로 함 달려봤다. 올림픽 야구는 대만과 5차전을 가졌는데, 초반에 대량득점해서 8 - 0 으로 리드하다가 선발투수인 봉중근 선수와 중간계투로 나온 한기주 투수의 난조로 급기야는 8 - 8 동점을 허용해서 위태위태 하다가 강민호 선수의 결승타로 9 - 8 신승했다. 윤석민 투수의 호투로 겨우 마무리했다. 오후 4시쯤엔 일산 화정의 당숙모님 으로부터 김해 작은 할머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홍택이 아제의 어머님이신데 향년 88세의 연세로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받았다. (1921년생) 어릴적 시골에 살때 나를 무척이나 이뻐해주셨는데,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가 없나 부다. 충주에 계시는 부모님께 연락해달라고 해서 말씀드렸더니 아버님께서 내일 김해로 내려가신단다. 나도 내일 저녁에 내려가고 싶긴 한데, 모레 수요일 아침에 검사 받으러 가는 아내를 돌봐줘야 된다. 김해까지 가야 되기에 하룻밤 사이에 다녀오기엔 먼 거리다. 한달 만에 가는 병원이라 검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되기도 하고, 자못 궁금하다. 저녁이 되니까 폭우도 멎고 바람도 잔잔해졌다. 우리집 강쥐 밍키의 다리도 어제부터는 약간 나아졌는지 제법 움직인다.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 바닥청소를 싹 해놓은 다음 주방정리를 마쳤다.
* 8. 17 (일) 치료 52일째 흐림, 비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 Bike 18 km ; 반포지구 ~ 남산 업힐 * 오후 6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아침 8시쯤 일어나서 주방과 욕실청소를 해놓고, 남산에 가서 자전거를 탈 채비를 했다. 아내는 모기장 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길래 푹 자라고 굳이 깨우지 않았다. 가기 전에 신길동 처가에 들러 장모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열무김치와 깍두기를 실어야 된다. 자전거를 차에 싣고 떠나서 아침 9시 반쯤 처가에 들렀더니 장모님이 계시길래 인사를 드리고 나서 마침 집에 있던 처제와도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준비해주신 반찬을 차에 실었다. 제법 많은 비가 곧 내리려는지 하늘엔 먹구름이 뭉게뭉게 떠 다니는데다가 바람도 불어댄다. 차를 몰아 반포지구 한강남단에 도착하니 공사중인지 한강둔치 여기저기를 파헤쳐 놓았다. 자전거를 타고 반포지구를 출발해서 한남대교를 넘다 보니 간간이 바이크 매니아들이 보인다. 자전거를 몰아 한남 사거리를 지나 해오름 극장에 도착한 다음 물을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 숨고르기를 마친 다음 오랜만에 남산 업힐에 나섰는데, 자전거로 남산에 온 적이 몇 달 만인가.. 해오름 극장 입구에서부터 깔딱고개를 넘어 남산 팔각정까지의 연속된 오르막은 2.5 km 쯤 된다. 처음엔 기어비 2 - 5 를 놓고 가다가 2 - 4 로 바꾼 채 1.5 km 지점인 간이 전망대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갔는데, 그 이후 업힐에선 힘이 딸려서 기어비를 2 - 3 으로 조정해서 버스정류장까지 올라갔다. 지금 실력으론 1단 기어로 안바꾸고 2단으로 마지막 깔딱고개를 그냥 올라가기엔 무리다. 지난 번에 조금 욕심을 부려서 기어비 2 - 2 놓고 끝까지 올라가 보려다가 마지막 고개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뒤늦게 1단으로 바꿨지만 역부족으로 한번 쉬었다 올라갔었다. 그래서 오늘은 처음부터 기어비 1 - 2 로 놓고 계속 올라갔더니 무난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팔각정에 올라가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으려니 남산 업힐하러 나온 바이크 매니아들도 제법 있었고, 휴일을 맞아 남산에 놀러나온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다시 자전거를 몰아 깔딱고개를 내려와서 남산 도서관까지의 다운 힐을 무사히 마쳤다. 하얏트 호텔을 지나가는 한적한 소월길로 쌩쌩 내달리니 무척 시원했고, 다시 한강진역을 지나 한남 사거리를 통과해서 한남대교를 넘어 반포지구 한강남단에 도착했다. 준비해 갔던 음료수도 마시면서 스트레칭을 했다. 잠시 느긋하게 한강 풍경을 감상했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2시쯤 되었는데, 장모님께서 만들어주신 음식을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직 점심을 안 먹었다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메차쿠차에 들러 점심을 사주었다. 아내는 입맛이 도는지 메밀정식 1인분을 싹 비웠고, 아이들도 주어진 양껏 잘 먹었다. 집에 돌아와서 씻은 다음 입었던 운동복을 빨아놓고 졸립길래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잠도 깰 겸 밖에 잠시 나가서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만 하고 들어왔다. 우천으로 연기되었던 중국과의 야구중계를 마침 해주길래 보았는데, 답답한 플레이가 계속됨. 특히 9회말 공격때 무사 주자 1루에서 안타를 친 정근우 선수가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인 마냥 무리하게 2루까지 내달리다가 횡사하는 무뇌아 플레이를 연출한 장면은 질책받아야 마땅하다. 9회말 이니만큼 선행주자만 홈으로 들어오면 게임이 끝나는 마당에 후발주자가 냅다 달려서 아웃되고,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의욕이 넘쳐서 그렇다곤 하지만 명색이 국가대표 선수가 뭐 이래... 결국 이 찬스를 살리지 못해서 연장전까지 돌입하게 되었다. 결승점이 될 수 있었던 희생플라이가 곧바로 나왔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었다. 연장 승부치기 끝에 10회말에서 이승엽 선수의 결승타로 1 - 0 으로 이기긴 했지만 말이다. 또한, 이승엽 선수의 재치가 돋보였는데, 승부치기에 들어간 11회초 중국 공격 1사 2,3 루에서 외야에 희생플라이가 나와서 3루 주자가 테이크 업해서 홈에 들어왔다. 업이 빨랐다는 항의를 해서 다행히도 받아들여져서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 출전한 우리나라의 이용대, 이효정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 혼합복식 세계랭킹 1위인 인도네시아의 노바 위디얀토, 낫시르 릴리야나 복식조를 2 - 0 (21 - 11, 21 - 17) 으로 누르고, 뻬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여덟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밤이 깊자 강한 바람이 불어대면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냉장고에 있던 참외, 키위를 잘라서 식구대로 맛잇게 먹었다.
* 8. 16 (토) 치료 51일째 비, 흐림 * Glivec 400 mg * 오후 2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 오후 4시 반 - 죠깅 4.2 km : 백석동 7블럭 X 3회전 굵은 빗줄기가 아침이 되니 가늘어져서 다행이긴 한데, 먹구름은 쉽게 물러갈 태세가 아니다. 덕분에 날씨가 선선해져서 가을이 불쑥 찾아왔다는 느낌이 잠시나마 들었다. 한가하길래 오후 2시쯤 근처 철봉에 잠시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하고 들어왔다. 오후 4시 반쯤 되어서는 죠깅하러 밖엘 나갔는데, 천천히 달리다가 두번째 바퀴부터는 힘을 내서 조금 빠른 속도로 달려보았다. 내일부턴 피치를 조금 더 빠르게 해서 달려봐야겠다. 여자 역도 75 kg 이상에서 장미란 선수가 뻬이징 올림픽 우리나라 일곱 번째 금메달을 땄는데, 인상 140 kg, 용상 186 kg..합계가 무려 326 kg 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몇일 전에 남자역도 77 kg 급에서 사재혁 선수가 금메달을 딸 때 세운 기록인 인상 163 kg, 용상 203 kg...합계 366 kg 에 비해서 여자인데도 40 kg 밖에 뒤지지 않는 무시무시한 기록이다. 저녁엔 뻬이징 올림픽 3차전 일본과의 야구시합이 있었는데, 5 - 2 로 이기고 있던 9회말에서 미국과의 1차전때 9회초에 나와 불쑈를 벌였던 한기주 선수를 마무리 투수로 다시 등판시켰다. 공은 빠르지만 구질이 단순한데다가 로케이션이 높아 마무리 투수로의 기용은 패착이라 생각하던 순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나오자마자 3루타를 맞더니 연타를 맞고 1실점 한 채 무사 2, 3 루를 금새 만들어버렸다. 5 - 3 으로 앞서고는 있었지만 무사 2, 3 루라서 동점주자까지 나가 있는 상황이었다. 조계현 투수코치가 기아라서 한기주 투수를 계속 마무리로 기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또 망했다. 다음 투수로 등판한 권혁 선수도 제구력이 불안했지만 일본의 아베선수가 나쁜 공에 손을 대는 바람에 원 아웃을 잡고, 이어 나온 정대현 선수가 침착하게 사토선수를 삼진으로 잡고 투 아웃 시켰다. 마지막 타자인 모리노 선수를 3루 땅볼로 잡고 천신만고 끝에 숙적 일본을 5 - 3 으로 물리쳤다. 내일 오전에 비가 오지 않으면 자전거를 픽업해서 오랜만에 남산 업힐을 해볼 작정이다. 또한, 남산에 가기 전에는 신길동 처가에 잠시 들러 아내 먹으라고 장모님께서 만들어 놓으셨다는 깍두기와 열무김치를 싣고 올 예정이다.
* 8. 15 (금) 치료 50일째 광복절 흐림, 폭우 * Glivec 400 mg * 오후 3시 - 죠깅 3 km ; 백석동 7블럭 주 5일 근무하는 사람들은 오늘부터 3일 연휴에 들어가고, 은행도 당근 3일 연휴다. 건조대에 널어놓은 빨래를 개어서 정리한 다음 바닥청소를 하고 나서 출근했다. 먹구름이 잔뜩 끼여 있어 곧 비가 올듯 말듯한 날씨지만 낮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연휴 첫날이라 그런지 시외로 나가는 길목이 무척이나 막힌다는 교통정보를 보았다. 오늘도 아내가 점심을 사달라고 해서 미용실장이랑 셋이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공휴일이지만 한가한 편이라 올림픽 중계를 보다가 백혈병 싸이트에 접속해서 자료를 검색했다. 새로운 자료는 일단 블로그에 담아 놓았는데, 일목요연하게 싹 정리할 계획이다. 아내의 병세를 물어보는 친구들의 전화가 심심치 않게 와서 고마울 따름이다. 오후 3시쯤 죠깅복으로 갈아입고 밖에 나가서 동네주위를 천천히 달려보았다. 오후 4시쯤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상하게도 강쥐들이 몰려와서 갑자기 바빠졌다. 게다가 Alaska Malamute 튼실이가 온몸에 진드기가 잔뜩 달라 붙어서 기겁을 하고 왔는데, 현미경으로 살펴보니 Amblyomma, Dermacentor 가 섞여 있었다. 미용을 한 다음 약욕하는 걸 도와주면서 진드기를 포셒으로 죄다 떼어줬다. 광복절을 이렇게 보내고 있다가 저녁 7시에 시작된 올림픽 3차전 캐나다와의 야구경기를 보았는데, 물 먹은 타선이 빈타에 허덕이다가 류현진 투수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1 - 0 으로 겨우 이겼다. 정근우 선수의 솔로홈런이 아니었으면 고작 3안타로는 점수를 뽑기가 불가능한 게임이었다. 저녁 9시 반쯤 퇴근해서 수건과 속옷을 삶은 다음 다시 헹궈서 건조대에 널어놓았다. 다리가 아파서 한달 만에 다시 돌아온 밍키는 아직도 통증이 가시지 않은 듯 우울해 있다. 창밖엔 굵은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서 오랜만에 시원하긴 하다.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결승전을 보려는데, 우리나라 이효정. 이경원 선수가 아니었다면 남자복식 경기인 줄 알뻔 했다. 중국선수인 두징, 주앙이 영락없는 남자선수들 같아서리... 체육 수행평가 연습을 하는 작은 아이 호준이의 파트너가 되어 윗몸 일으키기와 팔굽혀 펴기, 하버드 스텝을 차례대로 했다. 키는 호준이가 나보다 훨씬 크지만 수행평가는 아직 내가 낫다.
* 8. 14 (목) 치료 49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후 4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오후 4시 반 - 죠깅 4.2 km ; 백석동 7블럭 X 3회전 * 저녁 10시 - 자전거 7 km ; 경의선 철길옆 죠깅로
오늘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음력으로 7월 14일이니까 무더위도 이젠 끝물이지 싶다. 처서가 다음 주 토요일이니까 열흘 정도만 지나가면 무더위도 물러가지 않을까.. 우리집에 에어컨이 없어서 더운지 낮 12시쯤 아내가 동물병원에 내려왔다가 졸립다면서 낮잠을 잔다. 수술실 안쪽에 긴 의자를 갖다 놓고 잠자리를 마련해줬더니만 무려 두시간이나 쿨쿨 자고 일어났다. 말라있는 아내의 잠든 모습을 보노라니 가여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하필 왜 아내한테 골치아픈 병이 찾아왔는지 원망스럽기도 하고, 심경이 복잡하다. 점심을 함께 먹으려는데 깨우지 못하고 무작정 기다리다 보니까 오후 3시 넘어서야 점심을 먹었다. 오늘도 운동을 쉬지 않으려고 오후 4시쯤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 평행봉을 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것 같아 죠깅복으로 갈아입고 바깥에 나갔지만 무덥기는 매한가지였다. 동네 세 바퀴만 천천히 뛰었는데도 땀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무더위지만 그래도 이번 달엔 조금씩이나마 죠깅을 하고 있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된다. 오늘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무더위에 지쳤는지 유난스레 졸전을 거듭한 하루였다. 야구도 약체인 중국과의 2차전에서 졸전을 벌이다가 스코어 0 - 0 에서 우천으로 6회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어 17일 일요일 오후 7시에 6회말부터 재개된다니 단 하루의 달콤한 휴식일을 까먹게 되어버렸다. 여자양궁도 방심을 했는지 몰라도 개인전에서 우리나라의 주현정, 윤옥희, 박성현 선수 세 명 모두가 중국의 장주앙주앙 선수한테 패해서 금메달을 넘겨주고 은메달과 동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박성현 선수와 8강전에서 만났던 하야카와 나미 선수는 한국이름이 엄혜랑으로 전북체고 2년 후배이고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일본으로 간 뒤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양궁을 하면서 우울증을 치료했단다. 일본 양궁의 국가대표가 된 뒤에 일본으로 귀화했다는 사연이다. 하지만, 그나마 저녁에 보았던 배드민턴 경기에서는 남자단식의 이현일 선수가 중국의 바오 춘라이 선수를 물리쳤는데, 시합장면을 지켜보노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몸놀림이 무척 가볍게 보였고, 푸드웤이 부드러운데다가 대각선 스매싱이 놀라울만큼 빠르고 정교했다. 혼합복식에선 이효정, 이용대 선수가 준결승에 올라갔는데, 이용대 선수의 나이는 만으로 20세란다. 정재성 선수와 짝을 이뤘던 남자복식에서는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탓인지 소극적인 경기를 벌이다가 졸전 끝에 탈락했는데, 그 경기로 교훈을 얻었는지 오늘은 적극적인 플레이로 시합을 주도한 끝에 세트 스코어 2 - 0 으로 멋지게 이겨서 준결승전에 합류했다. 저녁엔 자전거를 타고 남산에 가서 오랜만에 업다운힐 연습을 하려고 그랬는데, 머리가 띵하길래 퇴근해서 저녁을 먹은 다음 행선지를 바꿔 경의선 철길로에 나가서 백마 애니골까지만 다녀왔다. 어둠을 뚫고 페달을 밟으니 어느새 무더위는 싹 날아가버리고, 바람이 시원해서 기분이 좋았다. 자전거를 타면서 하늘을 보니 음력으로 7월 14일이라 그런지 선명한 보름달이 휘영청 떠 있었다. 근처 밭에는 인분을 뿌려 놓았는지 거름 냄새가 바람결에 스물거리며 밀려오기도 했다. 내일이 광복절이라 공휴일이니 주 5일 근무하는 사람들은 달콤한 3일 연휴에 들어가는가 부다. 지저분해진 집안청소를 안해놓을 수 없어 아이들과 함께 대충 치워놓고 간단하게 씻었다.
* 8. 13 (수) 치료 48일째 비, 흐림 * Glivec 400 mg * 낮 12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오후 1시 반 - 죠깅 7 km ; 백석동 7블럭 X 5회전 어젯 밤에 집 앞 도로변에서 일어났던 자동차 사고를 지켜보다가 늦게 잠들었더니 피곤하다. 새벽 2시부터인가 비가 내려서 날씨는 시원해졌지만 낮에는 뙤약볕이 다시 돌아올 것 같다. 아침을 차려서 아내랑 함께 먹었다. 아팠던 아내의 다리는 조금 나아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내가 사는 일산에는 요즘 백석역 근처에 새로 오픈한 애견미용학원이 말썽을 부리고 있다. 말 그대로 애견미용학원이면 사설교육기관인데, 일반인 소유의 애견을 미용해주고 미용비를 받는다는 자체도 불법이려니와 미용비를 파격할인한다는 광고 전단지를 일산 일대에 뿌려대고 있다. 파격할인한다는 미용비는 7,000원 이라는데, 동경 애견미용학원은 튼튼 동물병원과 지척에 있다. 고양시 수의사회 까페에 적어 놓은 튼튼 동물병원 이인기 원장의 글을 읽어보면 미용학원이랑 윈윈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순수한 생각인데, 내 예측으론 미용학원장과 윈윈하긴 글렀지 싶다. 왜냐하면 윈윈할 수 있을 정도의 상식적인 인사라면 애당초 그런 전단지를 돌리지 않았을 것이기에. 오늘 올림픽에서 일본축구가 네델란드에게 0 - 1 로 졌는데, 큰 아이 한준이가 나한테 말하기를 결승골을 넣은 네델란드 선수의 이름이 게랄트 시봉이라면서 이름이 뭐 이러냐고 물어온다. 남의 이름 갖고 놀리는 거 아니라고 그러긴 했지만 내심 속으로는 한참 우스웠다. ㅋㅋ 예전 미용실장한테 한달쯤 맡겨두었던 밍키가 고관절 아탈구 증세로 우리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미용실장이 키우는 강쥐들인 은비, 봄이와 약 한달쯤 함께 지내려니 무척이나 부지런해졌는지 앞, 뒷다리 근육하며 덩치가 부쩍 굵어졌다. 게다가 인상을 쓰고 다녔는지 얼굴까지 커졌다. 오후엔 작은 아이 호준이가 체육수행평가 연습을 하길래 나도 파트너가 되어 한번 해보았다. 먼저 팔굽혀펴기를 했는데, 만점은 40회 이상/ 1분으로 37개에서 땡으로 평가점수 9점을 받았다. 이어서 윗몸 일으키기를 했는데, 만점은 51회 이상/ 1분으로 48개를 했다. 식은 땀이 주르르... 마지막으로 하버드 스텝을 했는데, 만점은 60회 이상/ 1분으로 규정을 넘은 63개나 했다. 꾸준히 연습한다면 만점을 받기는 그리 어렵지 않음을 작은 아이 호준이와 함께 테스트한 셈이다. 저녁 9시쯤 퇴근해서 보니 큰 아이 한준이의 얼굴과 팔이 뻘겋게 탔길래 궁금해서 물어봤더니만 오전에 혼자 자전거를 타고 놀랍게도 수색, 신촌을 지나 광화문까지 다녀왔단다. 그래도 대견해서 일단 칭찬을 해준 다음 혼자 도로를 타는 건 위험하니까 앞으로는 가능하면 한강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라고 일러주었다. 자전거 타고 여기저기 다니는 게 부러웠나부다. 미국과의 야구경기에선 6 - 4 로 계속 리드하다가 9회초에 마무리 투수로 나온 한기주 선수의 난조로 졸지에 6 - 7 로 역전당해버렸다. 아깝게 졌다고 생각했는데, 곧 이은 9회말 공격에서 근성을 발휘하여 8 - 7 로 재역전시켜 예선 풀리그에서 감격의 첫 승을 거두었다. 남자 역도 77 kg 에서 사재혁 선수가 우리나라 여섯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인상 163 kg, 용상 203 kg... 합계가 무려 366 kg 이란다. 한달만에 우리집으로 돌아온 밍키는 분위기가 사뭇 어색한 듯 약간 우울한 표정을 짓는다. 이쁘다면서 살살 달래주고 간식을 줬는데도 기분은 조금 아니올씨다인 모양이다. 주방청소를 해놓고 나서 아내의 다리를 주물러주고 밤 12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 8. 12 (화) 치료 47일째 흐림, 비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오후 1시 - 죠깅 3 km ; 백석동 7블럭 어제 저녁부터 줄기차게 내리던 빗줄기는 가늘어졌지만 잔뜩 낀 먹구름은 물러갈 태세가 아니다. 늦잠을 자는 아내와 아이들을 그냥 곤히 자게 내버려두고, 혼자서 아침을 차려 먹었다. 다리가 부었던 아내는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침에 다리를 만져보니 약간 땡땡하다. 오전엔 철봉에 들렀는데, 비가 그치면서 후텁지근 해지더니 구름이 물러가면서 땡볕이 다가온다. 수영 200 m 프리스타일 결승전에 출전한 박태환 선수가 은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1분 44초 85 라는 좋은 기록으로 2위를 차지. 100 m 를 52.5 초 이내에 헤엄치는 셈. ㅜㅜ 박태환 선수의 100 m 기록은 49초 32 란다. 세계기록은 47초 초반이고. 금메달은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 선수가 땄는데, 이번 대회 3관왕에 이미 올랐고 8관왕을 노린단다. 점심 먹기 전에 동네주위를 천천히 뛰었다. 그쳤던 비가 오후 4시쯤 되자 다시 오락가락 한다. 오늘 저녁에 가지려던 정.런은 천둥과 벼락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다는 예보로 인해 취소되었다. 정.런이 취소되어 곧장 퇴근해서 아내의 다리를 주물러 준 다음 집안 청소를 싹 해놓았다. 사격 50 m 권총에서 진종오 선수가 우리나라 다섯 번째 금메달을 땄다. 낙상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장인어른께선 허리에 보조기구를 3개월동안이나 착용해야 된단다. 밤 12시쯤 잠자리에 누웠는데, 바로 앞 도로에서 와창창 하는 굉음이 들려 식구들 모두 깼다. 바깥을 보니 도로변에 불법주차 시켜놓은 탑차를 승용차가 냅다 박아버려 운전자가 많이 다쳤다. 야간에 도로변의 불법주차 단속을 전혀 안하니까 탑차를 비롯한 트럭들의 차고지가 된지 오래다. 이렇게 불법주차 해놓은 트럭들은 아침 6시쯤 되면 시동을 걸어놓는데, 소음이 이만저만 아니다. 오늘 밤에 사고를 냈던 운전자가 운전을 어케 하다가 사고를 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도로변에 불법주차 시켜놓은 큰 트럭들이 전방시야를 가린 것만은 확실하다. 도로변 불법주차에 대한 민원을 넣을까 말까 생각중이었는데, 큰 사고가 터지고야 말았다. 사고 수습차인 lacquer, 즉 래커차는 잽싸게 달려왔지만 경찰차는 한참 뒤에 도착했다. 결국 취소된 정.런을 할 시간인 저녁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는 전혀 비가 내리지 않았다. 무리하게 정.런을 열지 않는 게 여러모로 무난하겠지 싶다.
* 8. 11 (월) 치료 46일째 흐림, 소나기 * Glivec 400 mg * 오후 3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15회) 날씨가 흐려지더니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댄다. 비가 조금은 내리려나 부다. 아내는 더워서 기운이 없는지 아침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도 힘들어하길래 미숫가루를 타주었다. 다음 주 수요일 20일에 검사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수치가 나아졌으면 좋겠다. 또한,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도 무난했으면 하고, 골수세포도 말초혈액에서 안나왔으면 좋겠다. 백혈구 분포와 AST, ALT 를 비롯한 혈액화학치도 정상으로 나왔으면 정말이지 고맙겠다. 한꺼번에 병이 낫지는 않겠지만 조금식 나아져서 가까운 곳으로 산책이라도 함께 다녔으면 좋겠다. 어제 올림픽 수영 400 m 프리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땄던 박태환 선수가 오전에 열린 200 m 에서도 결선 진출자 8 명중 2 위의 성적으로 파이널 라운드인 결승전에 올라갔다. 결승전은 내일 열린다. 월요일인데도 한가해서 리듬을 잃은 채 지내다가 오후 3시쯤 근처 철봉에 들렀다. 흐렸다가 개이기를 반복하면서 비가 올듯 말듯한 날씨가 계속되는데, 후텁지근하기는 매한가지다.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를 바랬는데, 오후 4시쯤 소나기가 조금 내리다가 금방 그쳐 버리고 말았다. 헌데, 오후 6시 반쯤 되자 천둥과 벼락,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한바탕 퍼붓기 시작한다. 내일도 비가 계속 온다면 어제 올려놓은 수달모 정.런 공지를 취소시켜야 될지도 모르겠다. 어제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보기좋게 땄는데, 오늘 남자 양궁도 준결승에서 홈 팀 중국을 통쾌하게 격파한 다음 결승에서는 난적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또 따냈다. 남자 양궁이 이번 대회 네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여자 펜싱 플뢰레에 출전한 남현희 선수는 결승전에서 1분을 남겨놓고 5 - 4 로 역전을 시켰는데, 아깝게도 30초를 버티지 못하고 5 - 6 으로 재역전을 당해서 은메달에 머물고 말았다. 운동선수치곤 작은 154 cm 의 키로 땅콩 검객이라 불리는 남현희 선수의 손놀림은 번개 그 자체였다.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붓는 바람에 뜨거워진 지붕의 열기가 제법 사그라들긴 했지만 그래도 무덥다. 주방정리를 해놓은 다음 빨래통에 있던 수건과 속옷을 삶아 헹궈서 건조대에 널어놓았다. 아까 낮에 자전거를 타고 혼자 이마트로 장을 보고 왔던 아내는 조금 무리했는지 다리가 퉁퉁 부었다. 아직도 여러가지 증상들이 정상이라고 보기엔 그리 만만치 않다는 증거다. 장모님께 전화를 드려 낙상 사고로 입원해 계신 장인 어른의 병세를 여쭤보았다. 충주에 계신 부모님께도 안부전화를 드렸다.
* 8. 10 (일) 치료 45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9시 - 남산 언덕 9 km ; 55분 36초 (매 1 km ; 5분 59초/ 6분 10초/ 6분 23초 = 18분 32초/ 전반 3 km 6분 17초/ 6분 16초/ 6분 30초 = 19분 03초/ 후반 3 km 6분 57초/ 6분 01초/ 5분 03초 = 오르막 1.5 km, 내리막 1.5 km 어제 저녁에 내린 소나기로 약간 시원해진 듯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땡볕이 내리쬐고 있다. 아내가 치료를 시작한지 어언 한달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당시엔 참으로 아득했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병이 위중한 병이니만큼 그리 간단치만은 않기에 환자에겐 세심한 배려가 우선이다. 앞으로 별다른 합병증없이 관해판정을 받아가면서 일상생활을 잘 한다면 정말 소원이 없겠다. 뻬이징 올림픽 수영 프리스타일 400 m 결승전에 출전하는 박태환 선수의 경기가 오전 11시 20분쯤 열리므로 결승전을 보려면 아침 일찍 남산에 가서 언덕 달리기를 잽싸게 하고 돌아와야 된다. 자전거까지 타려면 결승전을 본 다음 오후에 떠나야 하기에 오늘은 그냥 달리기만 하고 오련다. 세계기록은 이언 소프가 세운 3분 40초 08 이라는데, 3분 41초대면 우승 가능성이 높단다. 쟁쟁한 선수들이 득실거리지만 연습기록은 이미 3분 41초대를 돌파했다니까 기대해봄직도 하다. 오전 8시 반쯤 남산으로 출발했는데, 이른 아침인데도 날씨가 장난 아니게 무진장 무덥다. 오전 9시쯤 남산에 도착해보니 날씨가 더워 산책나온 이들은 별로 없었지만 마라톤동호회에서 합동훈련을 하러 나온 매니아들이 짝지어 달리고 있어서 그리 심심치는 않았다. 달리는 도중에 언뜻 유니폼을 보니 한강, 강북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걸로 봐서는 동호회끼리 조인트해서 여름 언덕훈련을 하는 듯했다. 스타트를 끊고 천천히 달리고 있는데, 무더운 날씨로 인해 땀이 많이 나서 빨리 지쳤지만 내 나름대로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무리하지 않고 북측순환로 왕복 6.8 km 코스를 완주했다. 내친 김에 휴식없이 곧장 남산타워까지의 오르막을 힘 닿는데까지만 올라가보려고 마음 먹고 천천히 긴 오르막을 혼자 오르기 시작했다. 오늘같은 무더위에 남산타워 정상까지 가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1.4 km 중간지점인 간이 전망대까지만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남산 업힐 연습을 하러 나온 자전거 매니아들의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남산 언덕 달리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씻고 나서 오전 11시 반쯤 수영 중계방송을 보았는데, 워낙 쟁쟁한 세계적인 선수가 많아 어떨까 싶었는데,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간 수영강국인 호주의 그랜트 해킷 선수를 150 m 지점에서 따라잡은 이후로는 비교적 여유있게 결승선을 터치해서 3분 41초 86 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우리나라 올림픽 수영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뤄냈다. 수영중계를 보고 나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메차쿠차에 들러 메밀정식을 시켜 먹었다. 배가 고팠는지 다들 잘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별식으로 나온 춘권까지 맛있게 먹었다. 무더위를 잊으려고 낮잠을 자려는데, 너무 더워서 깊은 잠이 들지 않아 그냥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 오후엔 올림픽에서 6 회 연속 금메달을 따게 된 여자 양궁 단체전 중국과의 결승전 경기를 보았다. 결승전이었지만 별다른 긴장감도 없이 무려 9 점 차이로 여유있게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우리나라의 세번째 금메달이다. 프리스타일 200 m 예선에 출전한 박태환 선수가 예선 6위로 준결승전에 올라가는 경기도 보았다. 잠시 쉬다가 주방 하수구 청소를 깨끗이 해놓고 욕실 변기도 싹 닦아 놓았다. 수건과 속옷을 삶은 다음 다시 헹궈서 건조대에 널어 놓았다. 걱정스런 소식 하나를 접하게 되었는데, 장인 어르신께서 또 낙상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 어제 낮에 옥상으로 짐을 메고 올라가시다가 계단에서 거꾸로 굴러서 떨어지셨단다. 2년전에도 취중에 사다리에 올라가 페인트 칠을 하다가 뒤로 넘어져 뇌진탕을 당해서 고생했었고, 올해 5월엔 새벽에 자전거로 추월하다 어깨골절을 입어 수술했었는데, 역기를 든다는 얘길 듣고 불안하던 차에 어제 또 옥상 올라가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낙상사고를 ... 다칠 때마다 엄청 놀라시는 장모님 생각도 좀 하시면서 성질 죽이고 자중하셨으면 좋겠다. 나이에 상관없이 내 맘대로 다 하면서 살고 싶으면 제발 민폐 끼치지 말고, 하고픈 것 다 하면서 혼자 살아야 된다는 게 내 지론이다. 어쨋거나 나 혼자라도 병원에 가봐야겠다. 큰 부상이 아니라는 장모님과 처제의 말과는 달리 허리와 골반부위의 정밀검사를 해봐야 되겠다.
* 8. 9 (토) 치료 44일째 맑음, 소나기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 오후 4시 - 죠깅 4.2 km ; 백석동 7블럭 X 3회전 * 오후 4시 반 - 자전거 7 km ; 경의선 철길옆 죠깅로 열대야 때문에 새벽에 잠을 깼다가 샤워를 싹 한 다음 다시 잠들어야 했다. 아내도 무더운지 새벽에 일어나 그냥 앉아 있길래 복숭아를 갈아서 쥬스를 만들어주었다. 인제는 습관이 되었는지 이쯤이야 당연하다는 듯 고맙다는 말도 없이 단숨에 마신다. ㅋㅋ 출근해서 본 뙤약볕이 너무 강하니까 하늘을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로 눈부시다. 벌써 주말이 되었는데, 휴가철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한가롭다. 후배 최영민 원장한테서 안부전화가 왔길래 한참이나 통화하면서 이런저런 얘길 나누었다. 오늘은 힘을 내어 운동을 해보았다. 오전에 철봉을 했고, 오후에 죠깅과 자전거를 탔다. 간단하게나마 오랜만에 세 가지 운동을 조금씩이라도 하게 되어 기분좋다. 요즘엔 아내가 아파서 간호하느라 의욕도 나질 않아서 꾸준하게 운동을 못했었는데, 차츰 기운을 내서 틈나는대로 조금씩 자주 다양한 운동을 해야겠다. 오후 4시 반쯤 자전거를 타고 백마 애니골까지 다녀오는 길에 가랑비가 떨어진다. 먹구름은 떠 있었지만 바람이 별로 안불어 구름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뛰는 도중에 보니 건너편 가로수에 해충 방제작업을 하느라 살충제를 연신 뿌려댄다. 그 옆에는 별반 효과없어 보이는 방역차도 붕붕거리며 살충제를 뿌려대고 있다. 괜히 수질과 공기만 오염시킨다는 느낌도 들지만 지나가면서 달리기에만 열중했다. 내일 오전에는 남산에 갈 계획인데, 언덕 달리기만 할지, 자전거로 업힐까지 할지 생각 중. 내가 더위를 별로 안 타는데다가 에어컨 바람을 싫어해서 우리집엔 아직도 에어컨이 없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올 여름은 그냥 넘기고 내년엔 아내를 위해서 하나 장만해야겠다. 올 가을이나 겨울에 비수기를 틈타 LG 휘쎈 슬림형으로 구입할꺼다. 가랑비가 멎는 듯하더니 저녁 8시쯤 되니 시원스런 한 줄기 소나기가 쫘악 쏟아진다. 어제의 개막식에 이어 오늘 벌어진 2008 뻬이징 올림픽에서 유도 60 kg 급 남자 국가대표 최민호 선수가 통쾌한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 우리나라 첫 금메달이다. 몸이 엄청나게 날렵해서 날다람쥐처럼 상대방의 중심을 빼앗아 한판승을 일궈냈다. 상대방은 아차하는 순간 매트에 내동댕이쳐진 채 어안이 벙벙하여 아연실색한 표정들이다. 대단한 점은 예선부터 결승전까지의 다섯 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끝낸 것이다. 퇴근해서 대왕세종을 보고 있는데, 아내는 다리가 조금 불편한지 주물러 달라고 한다. 아내에게 아픈 데가 하나도 없기를 바라는 나의 작은 소망이 이뤄졌으면 정말이지 좋겠다.
* 8. 8 (금) 치료 43일째 말복 맑음 35.4 ℃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오후 4시 - 죠깅 4.2 km ; 백석동 7블럭 X 3회전 어제 입추에다가 칠월 칠석에 이은 오늘은 절기상 말복이란다. 푹 자고 일어났다. 아내의 다리를 주물러 준 다음 음식냄새의 주범인 주방 싱크대 하수구를 통째로 씻어냈다. 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내부정리를 마친 다음 아내와 함께 아침을 챙겨 먹었다. 아이들은 방학이라 늦잠을 자는 모양인데, 편히 자게끔 그냥 내버려두었다. 파보장염으로 월요일부터 치료하던 MP 코코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죽었다. 오전엔 은행에 다녀오는 길에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 평행봉을 했다. 날이 덥긴 더운지 겨우 요거 운동했는데도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너무 더워서 입맛이 없다는 아내가 점심을 사달라고 하길래 미용실장과 함께 먹었다. 작은 아이 호준이는 벌써 다섯 번째 수학과외 하는 날이다. 몇일 동안 백신에 첨가되는 방부제에 대한 자료를 검색해봤는데, 오늘 검색한 내용은 백신의 제조과정과 효능, 발달역사를 논리정연하게 적어놓은 자료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백신의 일부분만 보지 않고 양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유익한 자료였다. 쉽게 접촉할 수 없는 동물과 사람간 교차감염의 한 축이 우리가 지금까지도 철썩같이 믿고 있는 백신으로 야기되고 있다는 사실도 막연한 의혹이 아니라는 연구자료가 많았다. 덥긴 하지만 오후 4시쯤 땀을 빼려고 죠깅복으로 갈아입고 바깥에 나갔다. 겨우 동네 세 바퀴만 뛰고 들어왔지만 뛰고 나니 정말 개운하다. 뛰면서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불쾌지수가 급상승하여 다들 찡그린 얼굴이다. 무려 35.4 ℃ 까지 올라간데다가 습도마저 높으니 당연한 일이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니 큰 아이 한준이가 에어컨을 사고 싶다는 투로 가격을 물어본다. 에어컨을 사면 나도 좋겠는데, 올 여름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그냥 지내고 내년 여름은 에어컨 틀며 지낼 수 있게끔 해주겠다고 덜컹 약속해버렸다. 오늘 밤에도 열대야가 계속되기에 더위를 잘 이겨내야겠다. 오늘 개막하는 2008 뻬이징 올림픽의 웅장한 개막식은 지루해서 안 보고 그냥 잤다.
* 8. 7 (목) 치료 42일째 입추, 칠석 맑음 * Glivec 400 mg * 운동 쉼. 오늘이 절기상 입추다. 내일이 말복이고...하지만, 햇볕은 쨍쨍하다. 근데, 하나 또 있다. 견우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칠월 칠석날이 바로 오늘이란다. 지어낸 얘기인줄 뻔히 알면서도 흥미롭다고 느끼는 건 꿈과 상상력의 긍정적인 효과 아닐까 ?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의 얼굴이며 몸의 자그마한 이상이라도 있는지 살피는 일이 내 일과다. 자기는 운전을 못하니까 한때는 나더러 영원한 운전기사가 되어 달라더니 요즘 내가 나이를 먹고 힘 없어질만 하니까 이제는 남자 나이팅게일이 되어 달라고 하니 매몰차게 거절할 수도 없고... 세상사 내 뜻대로 살아지는 게 얼마되지 않다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이건 왠지 밑지는 장사같다. 한동안 몸살 나셨던 장모님은 조금 나아지셨다가 어제 또 체해서 병원에 다녀오신 모양이다. 약 7년전인 2001년 10월에 가입했던 ING 종신보험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놔두기로 했고, 2004년 6월에 가입한 종신표준형 의료비 보장보험은 미련없이 해지시키기로 결정했다. 하나를 해지하는 대신에 의료 실비가 실속있게 보장되는 보험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아침엔 그리 더운 줄 모르겠더니 오후 들어선 습도가 높아진 탓인지 비지땀이 줄줄 흐른다. 자칫 냉방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에어컨은 손님이 올때만 간간이 틀면서 더위를 버텨내고 있다. 파보장염에 걸린 MP 코코를 월요일부터 나흘째 치료하고 있는 것 외엔 비교적 한가하다. 오늘은 무덥기도 했지만 졸음이 쏟아져서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지냈다. 이번 달부터 새로 온 미용실장의 네째 형부가 자기 언니한테 이제껏 생활비 한푼 안 준단다. 말하자면 네째 형부가 언니의 속을 무던히도 썩이는 원흉이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근데, 어제는 나더러 자기 네째 형부랑 눈매가 닮아서 처음엔 좀 찝찝했다나 뭐라나. ㅜㅜ 그 녀석은 도대체 어케 생겼길래 나랑 눈매가 닮아서 찝찝했다는 겐지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자기 네째 형부 미워할려면 혼자나 미워하지 애꿎은 나는 왜 걸고 넘어지는 거야. c 게다가 오늘은 더 희한한 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요즘 파보장염으로 치료받고 있는 MP 코코 주인과 코코의 병세에 대해서 얘길 나누다가 대뜸 나더러 하는 말이... 어딘가 아파 보이고 약해보여서 어케 보호해주고픈 모성애를 유발시킨대나 뭐라나 ㅋㅋ.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기로 했지만 그래도 뻘쭘해서 내 일지엔 적어둬야게따. 저녁에 퇴근해서 이 얘길 아내에게 했더니만 자기도 그 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모성애가 막 유발되었다면서 내 볼따귀를 쥐고 흔들더니 배꼽을 잡고 웃어 제낀다. 그 소리를 옆에서 듣고 있던 아이들까지 낄낄대고 웃었다. 그래도 오늘이 칠월 칠석이라는데, 나로서는 이래저래 오늘이 수난의 하루였다. 틈나는대로 운동하고 이케 건강하게 버티면서 가족들 지키고 있는데, 고마운 줄도 모르고 ㅜㅜ. 오늘도 35 ℃ 를 오르내리는 참 무더운 날이었다.
* 8. 6 (수) 치료 41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오후 1시 - 죠깅 7 km ; 백석동 7블럭 X 5회전 아내와 함께 아침을 먹은 다음 집안청소를 해놓고, 주방정리를 하고 나서 음식물 쓰레기를 치움. 벌써 내일이 입추요, 모레가 말복이라니 세월 참 빠른데, 오늘 아침엔 약간 선선하게 느껴진다. 오전엔 은행에 다녀오는 길에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 평행봉을 했다. 날씨는 무척 더웠지만 점심 먹기 전에 조금이라도 뛰어 두려고 오후 1시쯤 바깥에 나갔다. 너무 더워서 3 km 정도만 뛰려고 했지만 컨디션이 좋길래 다섯 바퀴인 7 km 를 뛰고 들어왔다. 일요일 오전에 남산에 가서 언덕을 달리고 온 뒤로 근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요즘 파보장염 치료하고 있는 MP 코코의 병세가 질병의 극기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예방접종에 관한 자료를 훝어보다가 백신 방부제로 쓰이는 에칠수은인 치메로살 (Thimerosal)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수은중독 증세와 유사한 부작용이 학계의 보고로 밝혀졌지만 소송결과 패소했단다. 주요 포인트는 면역이 성숙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미량의 수은이라도 중독이 될 경우에는 자칫 뇌의 실질조직 변성이 유발되어 자폐증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자세하게 설명하면 MT (Metallo thionein ; 인체 내에 유입된 중금속이 효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방어기능) 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는 위험성이 있다는 경고다. 물론, 예방접종 방부제로 수은함량 49.6 % 가 들어있는 치메로살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수은중독의 메커니즘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니만큼 무릇 경계를 해야 된다고 본다. 사람의 경우 생후 6개월(한국 표준체중 8.5 kg) 까지 기본접종 10회, 수두처럼 선택접종까지 합하면 모두 17회의 예방접종을 하고, 4 ~ 6세까지 MMR (홍역, 볼거리, 풍진) 2회, 수두 1회, Hib 1회, 일본뇌염 2회, DTaP 2회, 소아마비 1회를 마치면 모두 26회의 예방접종을 하게 된다. 이로써 예방접종으로 인한 수은의 축적량은 187.5 mcg 으로 간단하게 산술적으로만 따져 보아도 미국 환경보호국 안전기준인 0.1 mcg/ kg 보다 무려 220 배를 초과하는 수은량이다. 게다가 백신을 제조할때 대장균, 녹농균, 황색 포도상구균, 곰팡이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방부제로 사용되는 물질에는 치메로살 같은 수은만 있는 게 아니라 포르말린, 페놀 등의 맹독성 물질을 비롯하여 알츠 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알루미늄과 네오마이신 등의 항생제도 있다. 인류가 전염병으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되기까지는 예방접종의 공로가 인정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종단백질로서의 백신과 더불어 첨가되는 방부제의 폐해를 간과할 수는 없다. 잦은 예방접종으로 인해 중금속이 축적된다면 어린이를 비롯한 접종을 맞는 사람들의 면역체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신경계와 면역계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는 자료였다. 내일 시간이 나면 백신으로 인한 동물과 사람간의 교차감염에 대한 자료를 읽어봐야겠다. 저녁에 퇴근해서 저녁을 먹은 다음 아이들과 함께 집안청소를 말끔하게 해놓았다. 아내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살은 쉽게 오르지 않고 있어 보기에도 애처롭다.
* 8. 5 (화) 치료 40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11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오랜만에 푹 잤더니 개운하다. 인제 청소하는 것도 요령이 생겨 금방 뚝딱뚝딱 해치웠다. 아내가 약 먹는 걸 챙겨 준 다음 복숭아를 씻어서 나눠 먹고 오늘도 출근했다. 출근하자마자 충주에 계시는 어머님께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이웃의 담배 밭에 일거리가 생겨서 일당 벌러 나가신단다. 어머님은 사교성이 좋으셔서 시골생활이 나름대로 즐거우신 모양이다. 아버님은 그다지 재미는 없으신 모양이지만 잘 추스르고 어머님과 그런대로 잘 지내고 계시다. 이번에 아내가 지병을 앓게 되고 보니 약 30년전 폐결핵에 걸리셨던 아버님께 보약 한 첩도 제대로 못해드리고 내가 너무 무심했다는 자책이 든다. 다정다감하지 못하고 씀씀이가 헤퍼서 가족들을 무척이나 힘들게 하셨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면 정상이 아닌 몸으로 직장에 오래도록 다니셨으니 무척 힘드셨을텐데 말이다.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미움이 더 컸기에 그리 되었지만 내 감정이 앞섰다는 느낌이 든다. 하여간에 지금은 어머님과 함께 시골에서 비교적 조용히 지내시는 것만도 고마울 따름이다. 오전엔 은행에 들렀다가 오는 길에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를 했다. 어제에 이어 파보장염에 걸린 MP 코코를 치료해주고 나니 저녁 6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오늘 작은 아이 호준이는 수학과외 네번째 시간을 가졌다. 오늘따라 아내는 왼쪽 다리가 아프다면서 조금 힘들어한다. 어제 자료실에서 보았던 글리벡의 부작용 중의 하나인 요로결석도 제법이나 신경 쓰이는데, 게다가 다리가 계속 아프다고 하니까 걱정이 앞선다. 지난 달에 여동생이 국립 암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을때 혈액검사결과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지만 요검사 결과 잠혈반응이 있어 신우신염이 의심된다길래 요검사를 다시 받았었다. 다행히도 잠혈반응이 약해져서 별다른 치료는 하지 않고, 한달 후에 요검사를 해보기로 했단다. 저녁엔 스트레스도 풀 겸 서울로 가서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다가 복분자 술을 곁들였다. 거의 일년만에 노래방에 들렀다가 집에 돌아오니 새벽 1시 반쯤 되었다. 모기장 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괜시리 불쌍해져서 눈물이 핑 돌았다. 어서 나아져서 앞으로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 8. 4 (월) 치료 39일째 맑음 * Glivec 400 mg * 오후 4시 - 죠깅 3 km ; 백석동 7블럭 아침에 일어나보니 안방 창문 사이로 아주 청명하고 눈부신 하늘이 펼쳐져 있다. 아내와 함께 아침을 챙겨먹은 다음 집안청소를 싹 해놓고 출근했다. 오전엔 과일가게에 들러 복숭아와 자두를 사서 아내에게 갖다 주었다.. 낮에 잠깐 백혈병 자료실에 들렀더니 치료제인 글리벡의 부작용으로는 처음 들어보는 사항인 요산의 축적에 따른 비뇨기계의 결석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어 움찔했다. 간호사가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나 본데, 한번 더 주지시켜야겠다. 백혈병 환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참 딱한데, 어느 정도 나아지다가도 갑자기 급성기로 돌변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니까 정말 무서운 병인 것만은 확실하다. 오늘은 Parvo 에 걸린 40일령 밖에 안된 Miniature Pinscher (Black - tan) 코코의 치료를 마치고 언뜻 시계를 보니 오후 4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말초 혈액순환장애로 빈혈과 저체온증까지 와서 심각한 상태지만 주인을 봐서라도 살려봐야겠다. 거의 똑같은 뙤약볕이지만 어제는 그래도 선선했었는데, 오늘은 뙤약볕이 뜨끈뜨끈하다. 오후 4시쯤 동네주위 3 km 만 뛰고 더워서 얼른 들어왔다. 뛰고 나니 기분은 상쾌해진다. 후배 여광섭 원장이 잠시 들렀길래 얘길 나누다가 파주쪽으로 가봐야 된다면서 돌아갔다. 여 원장으로부터 최근에 백두산으로 가족여행 다녀온 얘길 전해들었다. 오늘 작은 아이 호준이는 영어과외 세번째 시간을 가졌는데, 진도는 잘 나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저녁엔 놀랍게도 정말 오랜만에 아내에게 맛있는 해물파전을 얻어먹었다. 몸이 아파서 한동안 음식은 거의 못했었는데, 많이 나아졌는지 조금씩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별다른 합병증 없이 이대로 싹 나아졌으면 더할 나위없이 정말이지 좋겠다. 하지만, 다리가 아직도 묵직하고 가끔은 아프다고 한다. 가만히 살펴보니 어깨와 팔, 다리를 비롯한 주요 골격근에 살이 붙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나도 내일부터 힘을 내서 철봉운동과 죠깅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 저녁을 먹고 설겆이를 한 다음 오랜만에 한가한 시간을 가졌다. 식구대로 TV 앞에 모여 앉아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참을 웃어 제꼈다. 몸살 나서 앓아 누우셨던 장모님은 조금 나아지셨는지 목소리가 회복되셨다.
* 8. 3 (일) 치료 38일째 흐림, 맑음 * Glivec 400 mg * 오전 9시 반 - 철봉 스트레칭, 턱걸이 (각각 15회), 평행봉 * 오전 10시 - 남산 언덕 9 km ; 54분 40초 (매 1 km ; 6분 08초/ 6분 07초/ 6분 13초 = 전반 3 km/ 18분 28초 6분 15초/ 6분 03초/ 6분 31초 = 후반 3 km/ 18분 49초 6분 40초/ 5분 57초/ 4분 46초 = 오르막 1.5 km, 내리막 1.5 km 어제 하루종일 내리는 것도 모자라 밤새도록 내리던 비가 아침에 일어나보니 뚝 그쳤다. 아내의 얼굴이 약간 부어서 맛사지를 해준 다음 푸성귀를 곁들인 아침을 챙겨주었다. 아침 9시쯤 근처 철봉에 들러 스트레칭과 턱걸이, 평행봉까지 마치고 들어왔다. 예정대로 오전 10시쯤 남산으로 언덕달리기를 하러 떠났는데, 햇살은 뜨겁지만 습도는 낮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남산풍경이 무척 한산했지만 짝짓기에 여념없이 쩌렁쩌렁 울리는 매미의 울음소리를 친구삼아 천천히 달리다 보니 그리 심심치는 않았다. 근력이 떨어져서 무리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뛰면서 북측순환로 끝까지 달려 갔다가 다시 출발점까지 되돌아왔는데, 37분 17초나 걸려서 겨우 도착했다. 목표거리를 채웠지만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 남산타워까지 남측순환로의 계속된 오르막 중에서 벤취가 있는 1.5 km 지점까지만 올라갔다. 남산타워까지 단숨에 올라가기엔 오늘은 무리라 생각하고 국립극장까지 뛰어서 내려왔다. 달리는 도중에 마라톤 대회에서 자주 1등 하는 옛날 여자 국가대표 이정숙 선수를 보았다. 오며 가며 마주쳤는데, 안정된 자세로 빠른 스피드를 내며 달리는 모습을 보니 부러웠다. 40대쯤 되어 보이는 남자 페이스 메이커와 함께 달리고 있었는데, 나도 수인사를 나누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우리나라 여자 마스터즈 트로이카는 문기숙, 이정숙, 김정옥 선수란다. 이정숙 (42) 선수의 최고기록은 1987년 동경 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39분 45초란다. 마스터즈 기록은 선수때보다 10분 가량 늦은 2시간 49분 53초라니 타고 났나 부다.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와 함께 전자제품 매장에 들러 믹서기와 토스트기를 샀다. 아이들을 불러내서 근처 메차쿠차에 들러 메밀정식과 알밥을 시켜 식구대로 맛있게 먹었다. 이번 달 20일 검사를 받아봐야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겠지만 요즘들어 식욕이 돌아온 아내는 생기도 돌고 말수도 늘어서 나의 우울한 마음을 씻어줘서 그나마 다행이다. 한 시간 반 정도 낮잠을 자고 오후 5시 반쯤 일어났다. 몸살로 앓아 누우셨던 장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나아지셨는지 목소리가 밝아지셨다. 대왕세종을 본 다음 세형이네 자료실에 들러 새로 올라온 소식을 검색해보았다.
* 8. 2 (토) 치료 37일째 비바람 * Glivec 400 mg * 운동 못함. 몇일 전부터 아내는 기운이 좀 생겼는지 나하고 애들한테 장난도 치고 농담도 곧잘 한다. 바람이 불어대면서 비가 쏟아지는 날씨라 아이들과 함께 아침부터 집안청소를 했다. 바닥과 주방, 욕실청소를 한 다음 속옷과 수건도 삶아놓고 마른 빨래도 개어서 옷장에 정리해놓았다. 큰 아이 한준이도 어제 부로 보충수업이 끝나 21일 개학 할때까지는 달콤한 방학을 즐기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맡아놓았던 MT 제니퍼를 아침 일찍 찾아간다길래 출근해서 곧바로 목욕을 시켜주었다. 근데, 다른 동물병원에서 3차 접종까지 한 다음 4차 접종하러 우리 동물병원에 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졸지에 렙토스피라 백신 알러지가 생겨 얼굴이 온통 퉁퉁 부어서 황급히 데리고 왔다. 요즘 들어선 렙토스피라까지 접종해주면서도 굳이 알러지에 대해서 설명을 안해줬었다. 일단 응급조치를 해준 다음 예전에 렙토스피라 알러지가 생겨 찍어두었던 코카 스패니얼 사진을 강쥐주인한테 보여주었더니 자기 강쥐보다 훨씬 심하다고 놀래면서 한편으로 안도하는 듯하다. 바람도 쐴 겸 장보러 갔던 아내로부터 짐을 실어달라는 연락이 와서 가봤더니 짐이 한 트럭분이다. 요건 농담이고...하여간에 장을 잘 보고 와서 기분이 좋은지 계란범벅 샌드위치도 만들어주었다. 헌데, 아내가 나아질만 하니까 간병하시느라 애써 주셨던 장모님께서 결국엔 몸살이 나셨다. 흐리다가 갑작스런 소나기가 퍼붓는 날씨가 계속되는 와중에서도 짝짓기가 무척이나 다급해진 매미들의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밤낮으로 쨍쨍하게 울려댄다. 내일 오전에 비가 안오면 오랜만에 꼭 남산에 들러 언덕 달리기를 해야겠다. 아내가 백혈병에 걸려서 충격을 받았고, 간호하랴 의무기록과 백혈병 자료정리, 집안 일을 챙기랴 동물병원 진료하느라 한동안 운동을 제대로 못했더니 근력이며 컨디션이며 여엉 말이 아니다. 저녁이 되니 오히려 바람이 불면서 빗방울이 더욱 굵어져 시원하긴 한데, 손님이 뚝 끊겼다. 퇴근해서 대왕세종을 본 다음 설겆이와 냉장고 정리를 해놓았다. 내일은 예약된 진료도 없고 하니까 푹 자둬야겠다.
* 8. 1 (금) 치료 36일째 흐림, 바람 * Glivec 400 mg * 오후 3시 - 죠깅 3 km ; 백석동 7블럭
아침에 일어나서 설겆이를 하고 나니 아내가 부시시 일어나길래 바닥청소를 싹 해놓은 다음 어제 직접 농장에 들러서 사 온 채소와 푸성귀로 아침을 함께 먹었다. 어제 미용실에 들러 머리손질을 하고 오더니 기분이 훨씬 나아진 모양이다. 출근해서 잠시 쉬다가 가입해놓은 내 종신보험을 리모델링 해보려고 요모조모 검토해 보았다. 아내의 종신보험은 66,000 + 50,000 = 116,000 원 들어가는데, 이젠 꼼짝마라가 되었다. 내 종신보험은 141,400 + 94,000 = 235,400 원 들어가는데, 94,000 원 들어가는 의료비 표준형을 해지하기로 마음 먹었다. 14 만원 들어가는 종신형은 암특약도 있고 그런대로 쓸모가 있지만 95,000 원 들어가는 의료비 표준형은 보장금액이나 질병항목이 너무 부실하기 짝이 없다. 적립형이 아닌 소멸형이라도 좋으니 의료 실비보장이 풍부한 보험을 찾아봐야겠다. 비가 많이 내리려고 그러는지 바람이 제법 불어댄다. 오후 3시쯤 뛰러 나갔더니 불어대는 바람에 고글을 안쓰고 뛰었다간 눈으로 먼지가 들어가기 십상. 다시 들어와서 찾아보니 고글 대신 썬그라스가 있길래 일단 쓰고 뛰었더니 그런대로 괘안타. 요즘들어 죠깅과 철봉을 자주 안하다보니 귀찮아졌는데, 정신을 조금씩 가다듬어야겠다. 아내의 병세는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 한시름 놓았는데, 지난 5월 25일에 터진 자전거 사고로 어깨를 다치신 장인 어른의 수술에 뒤이어 곧바로 터진 아내의 백혈병으로 인해 충격받고 긴장하셨던 장모님께서 이내 몸살이 나셨는지 그저께부터 앓아 누우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퇴근해서 설겆이아 욕실청소를 하니 졸음이 쏟아져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1시쯤 깼다. 늦은 새벽까지 고성방가하는 족속들 때문에 선잠을 깨서 짜증이 났지만 창문을 열고 차분한 말투로 조용히 해달라고 했다. |
첫댓글 오늘도 퇴근전에 잠시 홈피에 들렀더니 공교롭게도 용수가 아내의 투병일기를 올려놨네. 어쨌든 무더운 여름에 여러가지로 고생이 많고 더불어 날로 건강해지는 제수씨에게 고맙다고 전해주고 계속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베이징 올림픽의 뜨거운 감동이 너희 집에도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