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친구 돌잔치 갔다가 밤 9시경에 그냥 돌아오기가 섭섭해서 무작정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미사리로 향했다. 사실상 일산에서 일부러 미사리 가기란 거리상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해서 기회는 이때다 하고 출발.... 미사리 카페가 나타나기 좀 전부터 우선 플랙카드에 여러 가수 이름과 카페이름들이 먼저 나와 홍보를 한다. 카페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더구만. 밤 10시경에 도착해서 인지 카페들마다 조명들이 무척 화려하다. 자가용도 얼마나 많은지... 어느 카페로 들어갈까 ... 어떤 가수가 나오는 곳이 좋을까... 처음 왔으니까 우선 모든 카페를 다 둘러보기로 하고 쭉 들어갔더니, 맨 마지막 '벤허' 였던가? 내가 고등학교 때 한창 인기가 많았던 변진섭이 노래를 부르고 있지 않은가... 주차하고 들어가려 했더니 자리가 없다네. 다시 되돌아 오면서 골라보기로 했다. 이곳 저곳 손님이 많아서 자리가 없다는 카페가 제법 있었다. 그러다 10시 20분이 넘어서 '로마'라는 카페... 그것도 2층에만 자리가 있네. 우선 가운데 1.5층 높이에 무대가 있고, 조명이 있고, 반주, 그리고 우리가 텔레비젼에서 보았던 가수가 직접 노래를 한다는것... 미니 라이브 공연 보러온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부활의 리더 보컬이 노래를 하고 있었다. 이름은 가물가물.... 그곳은 내가 울산 등에서 몇 번 가본 조용한 라이브 카페와는 차원이 달랐다. 근데 자리값이 왜 그리 비싼지... 차 한잔이 대체로 12,000원 이상이고, 식사류는 2~3만원대... 그냥 차 마시기엔 너무 아까워 그나마 좀 저렴한 스파게티를 시켰더니, 욱! 이렇게 달고 맛없는 스파게티는 처음이라 거의 남겨버렸다. 밤 11시가 되니 신인이 나와 여러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분위기 있는 노래를 30분 동안 열창을 한다. 와! 우! 부른 노래가 본인 노래가 아닌 다른 가수의 노래인데, 어쩜 각 가수들의 특성을 잘 살려서 노래를 부르는지 혹 립싱크가 아닌가 의문이 들정도.. 예를 들면 조관우 ' 꽃밭에서' , 뱅크 '가질수 없는 너' , 김돈규 '나만의슬픔' 등등... 그러다 11시 30분부터 30분간은 자유시간이라 남편과 대화하고 민아랑 장난도 쳐주고 주위를 둘러보니 연인들, 가족들, 아줌마 아저씨 모임 등 다양한 사람들로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밤 12시에 가수 비쥬가 나와서 다시 노래를 부르고... 아마도 라이브 카페에선 밤 10시 타임이 클라이 막스 즉 메인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듯 했다. 우리가 간 이 카페엔 조관우와 김범수가 전속출연을 하는가 보더라구. 두 가수 모두 넘 좋아하는데, 오늘은 시간을 잘못 맞춰서 그냥 돌아가야 하다니... 이곳을 또 다시 와 보기엔 거리적인 면이나 경제적인 면을 고려해 볼 때 좀 무리이지 싶다. 이 카페에서 12시 40분경 나와 이번엔 동대문 시장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새벽 2시경. 동대문 시장은 낮보다도 밤, 즉 새벽에 가볼만 하다더니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밀레오레", '두타' 같은 쇼핑몰에 불이 훤하게 켜져 있고, 먹거리 음식점에도 북적대는 사람들로 꽉꽉 차 있었다. 쇼핑하는 걸 싫어하는 강욱씨도 오늘은 내 기분을 생각해서인지 싫은 내색 한번 안 하고 잘 따라 와주고 분위기도 잘 맞춰준다. 마침 민아도 유모차에서 잠들어 있고... 그러나 지하도 계단을 오르내릴 땐 둘이서 유모차 앞 뒤를 들고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힘도 좀 썼다. 이 건물 저 건물 다니며 대충 아이쇼핑만 하다 사랑스런 딸 민아옷 한벌만 사가지고 나왔다. 딸기 그림이 아주 예쁘게 그려진 티셔츠와 팡팡치마.... 몇 시간 동안 열심히 돌아다녔더니. 배가 좀 출출해서 시장 앞 포장마차에 가서 순대볶음이랑 오뎅국물을 먹는데, 음~ 맛이 별로... 우선 곱창에서 냄새가 넘 나는것이... 역시 순대곱창 볶음은 신림동 순대타운이 원조인 것 같다. 이제 피곤도 몰려오고 새벽 5시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 자가용을 몰고서 집으로.... 야! 서울시내에서 이렇게 차가 별로 없이 달려본 적이 있던가! 한번도 막히지 않고 단번에 달려왔더니, 세상에 동대문서 고양시 화정동 집까지 30분도 안걸리다니... 서울도로가 이렇게 넓구나 처음 느껴봤다. 도착하니 새벽 5시 30분, 대충씻고 거의 쓰러지다시피 애기 아빠랑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