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03년 5월 2일 ~ 7일까지
작성일 : 5월24일 토요일
우리는 씨와이프 요트를 타고 아리랑 레이스(부산 - 후쿠오카)에 참가하고자 하루전날
함께 출전하는 일행과 함께 처음 만나 연습 세일링차 배를 끌고 나갔다.
엔진 시동을 걸고 기존멤버 복진영씨가 키를 잡았다. 이내 나에게 다시 양보하고 빽싸인을
받고 나는 후진을 했다. 그때 다시 정지 배에 들어오는 육상 전기선을 제거하지 않고 또 선수 계류줄이 묶겨 있었음을 알았다
메인과 집을 올리면서 함께가는 멤버들이 경력이 많지 않은 초보이고
처음 타보는 사람도 있음을 알았다.
태킹과 자이빙, 윈치 사용법등을 함께 연습하자 대체로 잘 따라 주었다.
나 역시도 한강에서 470크라스 요트는 열심히 탔지만 크루저 스키퍼로써는 부족함이 많았다. 내가 맡은 역할이 크루인줄 알았지만 실상 스키퍼할 사람이 없었다. 아리랑 레이스에 이번까지 4번 출전을 하게 된 나로서는 책임감도 느껴지면서 이번 시합에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5월 3일 12시 45분 레이스 시작
날씨는 비교적 좋았고 나는 중학교 3학년인 아들 녀석(고주현)을 데리고 레이스에 나섰다.
거칠고 험한 항해라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미래의 한국요트에 작은 씨앗이 되고
아이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멋진 항해 체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우리는 153도 컴퍼스를 보며 6-8노트로 달리고 풍속은 10-12 파고는 2-3m 정도로 바람에 맞추어 집세일은 130에서 90% 정도로 축소하였다.
노병조씨 와 오너가 함께 러더를 잡았다. 출항 2시간 후 마린VHF 무전기 가 고장 났으나 접점 불량상태를 고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점심을 먹은 후 시야에 배들이 보이지 않았고 안개가 조금씩 끼기 시작하였다
여유가 조금 생기자 돌아가면서 키를 잡았고 아들놈도 오너의 자상한 지도를 받으며 컴퍼스를 보고 열심히 키를 잡았다. 좋은 경험은 되었겠지만 배는 왔다 갔다 하면서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다 .
오후 7시 30분 대마도 도착하였으나 갑자기 바람이 없는 무풍지대 해류에 밀리면서 대마도
등대에서 우리는 6시간 이상이나 계속 그 주위를 맴돌았다. 밤바다에 오징어잡이 배들이 불을 밝히며 남쪽하늘에는 샛별이 빛을 발하고 새벽이 되어서야 잠시 남동풍이 불어와 우리는 조금씩 달릴 수 있었다.
2시간에 1번 정도 수동으로 빌지를 풀다가 빌지 Pump 레바를 윈치 핸들과 함께 꽂아 두었더니 태킹하면서 일행이 바다에 빠트렸다.
드라이버를 꽂아 임시 쓰다가 pump가 고장이나 쓰레기통으로 13통의 빌지를 오너와 함께 퍼서 버렸다. 우리는 빌지 붙은 시트를 바다에 던져 끌고 다니며 세탁하였다.
4일 아침 일본인 친구들과의 약속시간을 지킬 수 없었던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시합포기에 합의 3시간여를 엔진으로 달리다 뒷바람이 좋아 스피네이커를 폈다.
안개가 걷히면서 주위에 5대 가량의 요트가 보였으며 우리들은 대체로 손발이 잘 맞아 2회에 걸쳐 스피네이커를 치고 5시간동안 자이빙 연습을 하며 갱카이시마(섬)에 도착,오후 3시경 우리는 무전으로 시합포기를 알렸다. 그리고 다시 엔진으로 6시에 하버에 도착하였다.
항해시간은 총 30시간 걸렸다.
5월 6일 17시 후쿠오카 요트 하버를 출발
6일 17시에 연료 40L를 보충후 출항. 아들은 먼저 비행기로 떠나고 일본인 3명 등이 더 승선. 총 9명을 태우고 바람이 없어 엔진으로 달리다 7일 아침 8시경 멀리 대마도가 보이는
곳에서 연료가 떨어져 시동이 꺼지게 되었다.
우리는 330도 각으로 바람은 빔에서 빔리치로 대마도 상단에서 크로스홀드로 달리기 시작.
풍속 초속 13 미터 이상 파고4m내외, 10시경 오너에게 메일 세일 축범을 건의. 계속 항해하라는 지시에 나와 노병조씨와 둘만이 키를 잡고 있다가 노병조씨가 윈치핸들을 꽂은 채로 메인시트를 다루다가 윈치헨들 을 바다에 빠트림 .안에서 항로를 체크하던 오너에게 보고함 .계속해서 장비를 바다에 빠트려 먹는 우리에게 오너께서는 야단을 쳤다 분위기는 싸늘하였고 미안한 마음에 할말이 없었다
우리는 집세일을 130에서 70%로 축소 메인은 바람을 다 버리고 달리지만 러더에 많은 힘이 가해졌는데 선실에 7명이 자고 있었고 짐들도 많아 더 힐이 잡혀지지 않는 것 같았다.다시 현재풍속(초속13이상 강풍 그리고 돌풍발생)을 알리고 메인세일을 내리자고 제의했으나 그냥 계속 가라는 지시를 받음
(배에서는 위계질서가 존중 되어야 하기에 일단 지시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다.)바다에는 백파가 일고 배는 워더헬름이 발생. 계속 풍상으로 돌아가며 컨트롤이 잘안되고 사방은 몹시 흐리며 검고 칙칙한 바다. 우리 배는 추풍낙엽처럼 옆으로 누운채 높은 파도 위를 오르고 밖에 있는 우리 두 사람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러더를 더욱 힘껏 잡고 있었다.
잠시 후 배의 방향이 갑자기 틀어지면서 러더(방향키) 가 부러져 위로 올라왔다. 우리는 메인과 집시트 을 재빨리 다 풀었다. 오너는 침착하게 사람들을 안정시키고 메인을 내리라고 지시. 집은 감았으나 10분후 커닝햄시스탬에 감겨있는 시트매듭이 풀리면서 다시 펼쳐지고 우리는 핸드폰으로 부산에 김대중씨한테 구조요청을 하였다.
(북위35*06! 동경129*25!) 오후2시현재 기상악화로 1000t이하 해경선이 뜨지를 못한다고 회답이 옴 김대중씨 다시 해군에 비상연락 해군의 구축함이 출동준비 완료중 때마침 근해를 경계하던 해경한라산호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우리는 안심이 되였다.
구조선을 기다리며 짚세일이 찢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커닝햄 시스템을 고치기로 했다. 물속에 파묻혔다 올라오는 바우(선수)를 보며 다가서기를 머뭇거렸다.
나와 복진영씨가 파도의 물세례를 피해 바우쪽 라이프라인에 한해스를 고정 시키고 짚세일을 감아 보았으나 강풍에 날리고 있는 집은 꿈적도 하지 않고 요란하게 바람소리만 내며 정신없이 얼굴을 때렸다.
집에 연결된 스낵 샤클이 풀리면서 집시트마저 바다로 떨어졌다.
우리 배는 동쪽으로3시간 표류후(엥카를 내리지 않아 원래 조난지점에서 6마일 벗어남)그래서 40분이상 수색 작업을 하였음. 멀리 수평선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구조선이 우리를 향
하여 다가오고 주위에는 하늘과 바다뿐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2700t 경비 구조정 한라산호도착. 구조방법과 아무런 무선연계없이 무조건 우리배의의 풍하 위치로 진입. 히빙라인을 던지지만 맞바람 때문에 도달 못함 그러자 더욱 선수를 가까이 붙여 떨어질 것을 요구하였지만 어선 접안용 평면 팬더를 내리기 시도 하는 중 집세일이 해경선 라이프라이에 걸려 찢어지자 무전기를 들고 있는 해경이 급히 배를 빼라고 항교에 연락함. 해경선은 양현 앞으로 급전진 하고 옆바람을 받은 우리 배는 파도에 밀려 해경선 좌현에 떨어졌다 붙기를 반복하였다.
97m나 되는 길이의 해경선 옆면에 미끌리다 우리 배 마스트가 해경선 갑판에 걸리고 마스트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배를 빼려고 속도를 내는 해경선에 쉬라우드가 걸리면서 마스트 상단이 부러져 'ㄱ‘자로 붙어있고 풍상에 위치한 우리 배는 해경선과 거리가 떨어지지 않고 해경선 갑판위에 여기저기에 걸리면서 마스트가 쓰러져 배 위쪽 데크를 덮치기 시작하였다. 순간 조명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구명뗏목(liferaft)이 자동으로 펼쳐져 바람에 휩쓸려가 버렸다.
우리는 오너와 함께 부서져 쓰러져있는 마스트 보며 기가 막혀 해경선에 화가나서 욕설도 하고 소리쳐 보았지만 아직도 해경배 비행 갑판에 포스테이가 걸려서 끌려가고 있는 중 해경들이 위에서 카터로 자르고 당황스러워 하는 동안 비행갑판에 안전망이 함께 뜯기면서 걸려서 남아있는 마스트 잔재물들이 위에서 떨어지면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였다.
오너는 밖에 있는 사람들을 안으로 대피시키고 스키퍼와 오너 둘이서 직경 70mm되는 예인(호줄)을 우리 배 뒤쪽에서 앞쪽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너무 무겁고 장애물이 많아 혼자서 바우까지 힘들게 옮겨왔으나 너무 굵어서 걸때가 없어 시트2줄로 고정 예인시작 데크위에 마스트와 와이서 줄이 좌우로 흔들리며 엉키기 시작하였다.
위험함으로 전원 내부로 들어왔다. 해경무전으로 인원확인 및 수영만에서 무궁화호가 우리를 견인한다고 교신이 옴. 잠시 후 바다에 마스트가 빠지는 소리가 들림. 이제는 안전하다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차라리 잘 고정해 놓았으면 좋았을걸. 두토막난 마스트는 'L'자로 끌리면서 힘을 받아 견인시트 한 줄이 끊어지고 무선으로 해경선을 정선 시킴.
시트3줄과 호줄을 연결하여 더 안으로 끌어들여 윈치로 고정 가능케 홀드 시킴. 비는 계속 내리고 번개가 치는 가운데 견인 상태와 배의 안전을 위해 나는 밖에서 계속 견시를 서야만 했다. 갑자기 스키퍼 자리 위쪽에 있던 라이프라인이 빠졌다. (핀쪽에 테잎을 감을 필요성을 느꼈다) 최근에 사서 입은 오일스킨 옷 덕분에 방수와 추위를 이길 수 있었다.
5노트로 3시간 예인 후 수영만에 도착. 무궁화호 김현곤씨 부부가 다시 우리를 요트하버로 예인차 나오고 있었다. (우리배 옆면는 쓰러져 있는 마스트와 부서진 잔재물 와이어 등이 물속에 빠져있어 방파재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 이였다)
무궁화호에 한 줄로 연결 후 견인하였으나 금세 끊어지고 우리는 L자 마스트를 물의 저항을 안 받게 윈치에 얹어서 고정 시켰다. 바람에 많이 밀리며 위급 사항에는 무궁화호에서 대나무를 이용하여 밀쳐 내기로 하고 좁은 항내 입구를 통과하여 3번을 항내에서 턴하여서 접안을 안전하게 시킬 수 있었다.
(자신에 배도 안전을 위협 받을 수 있는 악천우 에 위험한 예인작업 을 해주신 무궁화호 의 선주 김현곤씨 부부와 그리고 김대중씨께 늦게나마 감사에인사를 드림니다)
해경의 구조에 고마움도 있지만은 요트 면허를 내어주는 해경이 요트에 특성 및 초보적인 바람에 대한 방향을 고려하지 않은 구조방법은 제 2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무지한 구조책 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커다란 재산피해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오너께 죄송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실수와 사고가 교훈이 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올립니다.
※ 참고사항
1. 차후에 안 일이지만 키가 문제 생겼을 때 sea앵카를 배의 좌우측에 될 수 있는 한 멀리 묶어 넣다 뺏다 반복하여 물의 저항을 이용해 항해함. 물에 띄움 또는 앵카나 바께스를 내려서 끌며 천천히 항해할 수 있다고 함.
2. 구조시 통신으로 구조방법을 논의를 하였다면...구조선에 항교가 높아서 밑에 있는 우리배가 보이지 않고 실무자가 무전기로 상황을 알릴 때는 이미 때가 늦었었다.
3. 배를 밀치는 대나무(훜크)가 필수임, 마이크 및 깃발사용법 숙지.
4. 요트끼리는 마스트 충돌 위험이 크므로 바다에서의(계류) 붙여서는 위험함.
5. 조류, 기상예보에 따라서 출항시간 조정이 필요함.
6. 악천후 시는 엔진의 연료 소모량이 더 크므로 30%이상의 예비연료 확보가 필수.
7. 통신기 정비 및 테스트를 자주하고 구명정이나 위급시 대처 주파수 및 사용법을 승선자에게 간단히 교육시키면 좋을 듯싶다.
서울 세미요트클럽 (부회장) 고 재 영
www.semiyacht.com
E_mail:navy18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