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입, 수능 반영비율 높인다198개大 입학전형…
주요대학 수시 논술비중 확대
현재 고3 학생이 치르는 올해(2009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수능의 반영률이 높아졌다. 금년 수능에서 등급제가 폐지되고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가 공개되는 것에 맞춰 대학들이 정시모집을 수능 위주의 전형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또 대학들이 논술(면접)과 내신 등을 이용해 학생들을 선발하는 수시모집 인원이 전체 모집정원의 56.7%로 작년(53.1%)에 비해 늘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회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전국 198개 대학의 입학전형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대입부터는 입시 관리를 정부가 아닌 4년제 대학 협의체인 대교협에서 맡는다. 대교협에 따르면, 2009학년도 4년제 대입 전체 모집정원(37만8268명) 중 수시모집 인원은 21만4481명으로 전체의 56.7%를 차지한다. 수시모집 인원 비율은 2006학년도 48.3%, 2007학년도 51.5%, 2008학년도 53.1%로 해마다 늘고 있다.
수시에서는 내신성적을 100% 반영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 늘었고, '논술우수자 전형' '영어우수자 전형'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학생을 선발한다.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작년 45곳에서 올해 13곳으로 줄었다(인문계 기준).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요대학의 수시 논술비중은 작년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올해 입시에서는 대입 자율화 방침에 따라 입학 사정관을 활용한 대학의 독자적 기준에 따른 특별전형이 확대됐다. 80개 대학은 저소득층 학생들의 대학진학 기회를 넓혀주기 위한 '기회균형 선발제'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은 수능의 중요성을 감안해 수능중심으로 준비를 하되, 수도권 주요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논술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대, 정시에서 논술 치러… 연·고대 인문계도
● 어떻게 준비하나?정시에서 논술 안보는 대학은 많아져수시때 수도권지역 대학은 논술 중요80개 대학서 '기회균형선발제' 실시
대입 수험생이 올해(2009학년도) 입시에서 원하는 대학에 붙기 위해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할 요소는 내신(학생생활기록부)·수능·논술(또는 면접) 가운데 어떤 것일까. 거의 모든 입시 전문가가 수능을 꼽고 있다. 작년 한 해만 실시됐던 수능 등급제(성적이 1~9등급으로만 산출)가 폐지되면서 올해 수능 성적에는 등급과 함께 점수와 백분위도 나온다. 이에 맞춰 대학들은 수능의 반영 비중을 높인 입시안을 마련한 것이다. 많은 대학들은 논술을 수시에서만 보고 정시에서는 보지 않기로 했다. 논술이 차지하던 반영비율은 수능이 가져갔다. 따라서 올해 입시에서 정시모집에서는 수능만 잘 보면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체 정원의 57%를 뽑는 수시모집에서조차 수능의 영향력은 크다. 전체 대학의 절반에 가까운 93개 대학은 수시모집에서 수능을 최저 학력기준으로 활용한다. 즉 수시에서 내신이나 논술로 학생을 뽑더라도 수능은 일정 등급이 넘어야 합격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체 흐름이 그렇다는 것이며,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학년 초인 3월부터 수능에만 '올인'하는 것은 올바른 입시전략이 아니다. 수시모집에서는 논술과 내신만 잘해도 합격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많으며, 심지어 한 가지 요소만 아주 특별히 잘해도 붙을 가능성이 있다.
수시모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전형에서, 대학들은 내신과 논술을 이용해 학생을 뽑는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반영되는 강조점은 다르다. 수도권 대학들은 내신보다는 논술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내신이 비슷한 학생들이 일정 대학에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논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1단계는 내신만으로 정원의 몇 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는 1단계를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을 치러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도 있다. 그러나 비수도권 지역의 대학들 중에서는 논술을 그다지 강조하지 않고 내신만으로 뽑는 대학들이 많다. 결국 수시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논술을 준비하면서 내신도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8학년도 입시와 올해의 가장 큰 차이는 사실 정시모집에 있다. 작년의 경우 대학들은 수능이 등급으로만 나오는 상황에서도 정시의 내신 반영비율을 30%까지 맞추라는 정부의 강요에 따라 논술을 필연적으로 봐야 했다. 학생들의 실력을 가늠할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능 등급제가 폐지된 뒤 많은 대학들이 정시에서 논술을 없앴다. 수능 점수만으로 학생을 뽑겠다는 것이다. 단, 서울대를 노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정시에서도 논술과 내신을 잘 준비해야 한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인문계에서도 논술은 남아 있다. 그러나 다른 수험생과 달리 특기가 있거나 일부 과목에만 강한 학생은 이 같은 일반적인 준비 전략에 앞서 각 대학의 수시모집에서 이뤄지는 특별전형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수능과 논술에는 자신이 없지만 내신만 자신 있는 학생은 학생생활기록부만으로 뽑는 전형을 노려 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상위권 대학에서도 아주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이런 전형을 다 갖추고 있다. 거꾸로 논술 100% 전형도 있다. 다른 요소는 아무것도 보지 않아 논술만 잘 치르면 붙을 수 있다. 학생의 성적뿐 아니라 성격, 잠재력 등을 평가해 뽑는 입학사정관 제도를 도입한 대학도 12개로 늘었다. 특히 올해부터는 대학이 주어진 정원 외에 자율적으로 더 뽑을 수 있는 정원 외 전형에서는 기회균형선발제가 80개 대학에 새로 만들어졌다. 저소득층의 자녀들이 입학하면 정부가 학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
● 주요 대학 전형
서울대 정시모집, 1단계에서 2배수 선발
연세대 교과 우수자 전형, 학생부만 반영
고려대 수시에서 학생부 우수자 전형 신설
'대입 자율화 첫해'로 요약되는 2009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주요 대학들은 전형요소 반영비율을 다양하게 조정해 발표했다. 카톨릭대=정시모집 '가'는 모집인원의 반을 수능으로 선발하고, 나머지는 수능과 학생부 비율을 7 대 3으로 반영한다. 정시모집 '다'는 수능으로만 뽑는다. 건국대=정시 모집단위 '나'는 수능으로만 선발하고, '다'는 논술 없이 수능 81%와 학생부 19%를 반영한다.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제로 리더십전형과 자기추천 전형을 신설했다.경희대=정시모집 '가'에서 수능만으로 모집정원의 50%를 선발, 나머지는 수능 81%와 학생부 19%로 뽑는다. 입학사정관제로 '네오르네상스 전형'을 신설했다. 고려대=수시 2-1에서 학생부우수자 전형을 신설, 학생부와 서류(자기평가서 등)로 뽑는다. 정시모집 정원의 반을 수능으로 우선 선발하고, 자연계 논술은 폐지된다.
국민대=수시·정시 모두에서 인문·자연계 논술을 폐지하고, 정시 모집단위 '가'는 수능 67%와 학생부 33%를, 모집단위 '다'는 수능성적만을 반영해 선발한다.단국대=정시 모집단위 '나'와 '다'에서 각각 정원의 20%를 수능성적으로만 뽑고 나머지는 수능 51%, 학생부 49%를 반영한다.동국대=정시 모집단위 '가'는 수능성적만으로 뽑고, 모집단위 '나'는 수능 82%와 학생부 18%로 선발한다. 서강대=수시 2-2 일반전형에서 논술비중이 70%로 높아졌고, 학교생활 우수자 전형은 학생부성적만 반영한다. 정시 정원의 반을 수능으로만 뽑고, 나머지는 수능 77%와 학생부 23%로 선발한다.서울대=정시모집에서 인문·자연계 모두 1단계에서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 50%, 논술 30%, 면접 2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서울시립대=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수시 33%, 정시 22%이다. 정시 모집단위 '가', '나'는 모집인원의 반을, '다'는 전원을 수능으로만 선발한다. 서울여대=정시 모집단위가 '나'와 '다'로 나뉜다. '나'는 논술을 폐지하고 학생부와 수능성적을 반영하며, '다'는 100% 수능성적으로 뽑는다.성균관대=수시 2-1에서 모집정원 절반 정도는 '학업우수자전형'으로 학생부만으로 선발한다. 정시 논술은 폐지되며 학생부가 20% 반영된다. 성신여대=정시 논술이 폐지된다. 수시 2-1 '대안학교출신자 전형'을 신설, 면접 100%로 선발한다. 정시 모집단위 '가'는 수능 75%, 학생부 25%로 선발한다. 숙명여대=입학사정관제를 통한 'S리더십 자기추천자 전형', 학생부와 논술로 선발하는 논술 우수자 전형이 신설됐다. 정시 논술은 폐지된다.아주대=정시는 모집단위 '가'와 '다'로 나뉘며, '가'는 수능 70%와 학생부 30%를 반영하고 '다'는 수능으로만 선발한다.연세대=수시 2-1 교과우수자 전형에서 면접이 없어지고 학생부만 반영된다. 수시 2-1과 2-2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정시 모집인원의 반을 수능으로만 선발하고, 자연계 논술은 폐지된다. 이화여대=정시 모집인원의 반을 수능으로만 선발한다. 나머지는 인문계의 경우 수능 83%, 학생부 17%를, 자연계는 수능 79%, 학생부 21%를 반영한다. 인하대=수시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안학교 및 홈스쿨링 전형'으로 20명을 뽑는다. 정시 모집단위 '가'는 수능 100%로 뽑고, '다'는 논술을 반영한다.중앙대=수시 2-1에서 글로벌리더 전형을 신설했다. 정시 모집인원의 반을 수능만으로 선발하고, 나머지는 수능 75%, 학생부 25%로 뽑는다. 포항공대=수시 2학기에서 1단계 서류전형으로 모집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 후, 수학·과학 면접구술고사 62%, 학생부 20%, 서류평가 18%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정시는 수능 64%, 서류평가 36%를 반영한다.한국외대=정시 모집단위 '다'는 수능만으로 선발하고, 모집단위 '나'는 수능성적과 학생부를 반영한다. 정시 국제학부는 수능과 면접으로 선발한다.한양대=수시 2-1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수시 2-2에서 '한양 글로벌 금융인 전형'을 신설했다. 정시논술이 폐지되며, 수능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50%가 우선 선발된다.홍익대=수시 2-2에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만족하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학생부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정시 논술이 없어지며, 학생부는 정시모집 '가'에만 20% 반영한다. ▣
상위권 학생들 상경·사회계열에 몰릴 듯
로스쿨 인가 대학, 법대 신입생 선발 못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설립, 의학전문대학원 확대, 약대 전공 과정 변경이 올해(2009학년도) 대학입시의 학과별 경쟁률과 커트라인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전국 25개 대학 법대가 로스쿨로 전환되고, 일부 대학의 의대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바뀐다. 또 올해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약학과에 지원할 수 없다. 대신 약학과가 아닌 다른 학부에 진학해 2년간 기초 지식을 익힌 후, 시험을 쳐서 약대 전공을 결정하도록 입시 요강이 바뀐다. 이에 따라 상위권 수험생들의 학과 지원 경향은 과거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 설립 인가를 받은 25개 대학은 올해부터 법대 신입생을 선발할 수 없다. 작년까지 법대의 커트라인은 그 대학 인문계에서는 최상위권이었다. 따라서 작년이라면 이 대학들의 법대에 지원했을 학생들이 사회 계열·인문 계열로 퍼져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전통적으로 법대와 커트라인이 비슷한 상경계열이나 사회계열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커트라인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를 마친 뒤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논술 시험을 봐야 하고 언어 추리능력을 측정하는 법학적성시험(LEET)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법조인이 되려는 학생들은 이런 준비를 잘 할 수 있는 인문대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로스쿨 인가를 받지 못한 대학 경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입시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자연 계열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입시에서는 전국 27개 의과대학이 수시·정시모집으로 총 1400명을 선발했지만, 올해는 이 중 가톨릭대학을 포함한 일부 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서 의대 신입생 정원이 줄어들 예정이다. 약대는 '2+4체제(약대 수업을 6년으로 연장해 2년간 다른 학부에서 기초·교양 교육을 이수한 후, 일정 선발 절차를 거쳐 4년간 약학 전공 교육을 받는 제도)'로 바뀌게 된다. 이로 인해 과거라면 의대나 약대를 지원하던 학생 상당수가 순수 자연과학 학과로 지원할 것이라고 입시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각 대학마다 선발 방식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거나 약학을 전공하려면 화학·생물 등 기초 과목을 많이 배우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과학 학과의 커트라인이 올라갈 가능성도 높다. ▣
수시 합격땐 정시·추가모집 지원 못해
● 주의해야 할 점들
수험생들이 2009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억울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지원할 때 몇 가지 사항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우선 수시 1학기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은 그 대학에 돈을 내고 등록을 하든지 안 하든지에 상관없이 수시 2학기 모집이나 정시 모집,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수시 2학기 모집에 합격한 학생도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 모집이나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정시에서는 '가', '나', '다'의 모집시기별 집단 중 같은 집단에 속해 있는 두 개 이상의 대학에 지원할 수 없다. 같은 대학 내에서 모집 집단이 다른 두 과를 지원할 수는 있지만, 모집 집단이 같으면 지원할 수 없다. 정시 모집에 합격하고 등록한 학생(처음 진행되는 등록기간에 등록하거나 미등록 지원자 충원 과정에서 선발돼 등록한 사람)은 추가 모집에서 지원할 수 없다. 다만, 추가 모집 기간 전에 정시 모집 등록을 포기한 경우는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이중 등록은 철저하게 금지된다. 입학 학기가 같은 2개 이상의 대학에 이중으로 등록해선 안 되고,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도 합격한 대학 중 1개만 골라 등록해야 한다. 대학들은 등록 절차가 끝난 뒤 신입생 지원·합격·등록 상황을 서로 검색한다. 이 결과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난 수험생의 합격은 무효 처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