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Twenty First Celebrations
1990년을 맞으며 퀸 멤버들은 미국에서의 상대적인 부진을 만회할 방법에 대해 의논했고 그 대책으로 나온 것이
음반 유통사를 바꾸자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퀸은 현재 북미 지역 퀸 음반 유통사인 Capitol 레코드에게 자신들의 음반 판권을 되팔 것을 제안했고
그렇잖아도 퀸으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캐피틀은 선선히 적당한 값에 승낙했다.
이 소문이 퍼지자 다른 음반사들은 그 판권을 누가 사갈 것인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웠는데 아무리 퀸이 미국에서
부진했다고 해도 퀸은 퀸이었고 게다가 미국에서는 퀸 음반이 시디로 나온게 별로 없어 시디 재발매가 이루어진다면
제법 돈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많은 레코드사들이 거래를 제안했는데 그중에는 70년대 퀸의 음반 유통사였던 Elektra 레코드도 있었다.
하지만 판권은 결국 월트 디즈니 소속의 신생 Hollywood 레코드에 넘어갔다.
소문난 갑부 월트 디즈니가 음반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헐리웃 레코드는 퀸에게 판권료로 천만 파운드 이상의
거액을 제안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판권료 외에도 퀸이 미국에서의 영광을 되찾는데 필요한 홍보력과 마케팅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멤버들의 판단이 있었기에 판권을 따낼 수 있었다.
정식 계약은 1990년 11월에 체결되었고 헐리웃 레코드는 퀸 앨범들을 리매스터링하여 시디로 발매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EMI에서는 퀸 앨범들을 시디로 발매했었지만 헐리웃에서는 그보다 더 나은 음질과 에러없이 만들 자신이 있었다.
(역주 : 하지만 헐리웃 레코드의 초판 시디들 역시 몇몇 곳에서 에러가 발견되었습니다. 재발매반에서는 그런 에러들을 수정했지만요.)
1991년 1월 인뉴엔도 앨범의 첫 싱글 'Innuendo'가 발매되었는데 헐리웃 레코드는 미국에서는 6분이 넘는 그런 긴 곡을
틀어줄 방송국이 없을거라며 대신 'Headlong'을 첫 싱글로 내겠다고 했다.
퀸은 이를 승낙했고 이틀의 시간을 투자해 헤드롱 뮤직 비디오도 만들어주었다.
인뉴엔도 앨범 커버는 로저가 찾아낸 18세기 프랑스 화가 Grandville의 화보집에서 따왔다.
로져는 그중 'Juggler Of Universes'라는 제목의 그림을 나머지 멤버들에게 보여주었고 모두 마음에 들어했다.
퀸 앨범 커버 담당인 Richard Gray를 불러 그림을 앨범 커버에 맞게 수정하라고 지시했고 리차드는 원래 흑백 스케치인
그림에 손수 색칠하고 몇군데 고쳐서 작품을 만들어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3F5D094997C6B2D6)
그랑빌의 작품은 다양했기 때문에 'Innuendo' 앨범 커버외에 'I'm Going Slightly Mad', 'The Show Must Go On',
'Innuendo'의 싱글 커버나 인뉴엔도 뮤직 비디오의 찰흙 인형에도 그의 그림이 응용되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49490E4997C6DBAE)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9490E4997C6DBAF)
인뉴엔도 싱글 출시 직전, 걸프 전쟁이 발발했고 영국도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는데 이 때문에 원래 인뉴엔도 뮤비에
삽입되었던 2차 대전 장면 대부분이 삭제되고 (반전사상을 이유로) 대신 중립적인 포크 댄스 장면으로 대체되었다.
인뉴엔도 싱글은 첫주만에 10만 장 이상이 팔려 1981년 언더 프레셔 이후 10년 만에 퀸에게 영국 싱글 차트 1위의 영광을
돌려줄 것을 예감케했다.
헐리웃 레코드에서 발매한 헤드롱 역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선전했다.
앨범 'Innuendo'는 2월 4일 발매되었는데 첫주만에 20만 장 이상이 팔려 역시 앨범 차트 1위 등극이 확실시되었다.
인뉴엔도는 앨범과 싱글 모두 전세계적으로 히트했는데 싱글은 다소 완만하게 올라가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Top 10 에 들었고 앨범은 No.1 이 되었다.
몹시도 추웠던 2월의 어느 사흘동안 퀸은 'I'm Going Slightly Mad' 뮤직 비디오를 촬영했는데 멤버들은 노래 제목과
가사에 맞게 저마다 정신나간 (!!!) 행동을 보여주었다.
브라이언은 펭귄처럼 차려입고 은으로 만든 가짜 손톱을 달고 나왔으며 로저는 끓고 있는 주전자를 모자처럼 쓰기도 하고
세발 자전거를 탔다.
존은 울상을 지으며 어릿광대 모자를 쓰고 나왔고 프레디는 괴짜 천재 시인 바이런처럼 분장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09D4174997C729CE)
보름달을 향해 울부짖는 늑대인간 프레디~~
![](https://t1.daumcdn.net/cfile/cafe/15526F0F4997C77C67)
펭귄 아빠 브라이언~~^^
![](https://t1.daumcdn.net/cfile/cafe/11526F0F4997C77C68)
노래가사에도 있지만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건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26F0F4997C77C69)
어릿광대 존~~~
그외에도 머리없는 고릴라 (인형)와 실제 펭귄 3마리도 등장했는데 이중 Cleo 라는 펭귄은 퀸 멤버들이 앉아있는
소파에서 실례를 하기도 했다. (역주 : 이 때 프레디는 가만있는 로저에게 'Roger~~ What did you do ?' (로저~~ 너 무슨
짓을 한거야?) 라며 놀리기도 합니다. 물론 농담으로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90B134997C82C79)
문제의 그 장면... 소파 위의 흰 것이 펭귄 배설물~~
1991년 2월, 걸프 전쟁은 한달 만에 다국적군의 승리로 끝이 났는데 전쟁중에는 'Another One Bites The Dust'가
군인 방송에서 가장 인기였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We Are The Champions'가 가장 많이 방송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헐리웃 레코드는 자체적으로 부시 대통령 (지금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부시) 의 승리연설과
'We Are The Champions'가 담긴 싱글 시디를 한정 발매하기도 했다.
Record Collector 잡지 4월호에서는 다시 한번 수집 가치 있는 아티스트 순위를 매겼는데 이번에는 퀸이 U2를 제치고
비틀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5월 13일에는 영국에서 'Headlong'이 싱글 발매되었는데 B 사이드로 'Mad The Swine'이 실렸다.
이곡은 원래 프레디가 72년에 작곡했고 퀸 1집에 수록될 계획이었지만 퀸 멤버들과 프로듀서 사이에 사운드 믹싱에 관해
의견 차이가 있었고 그러다 앨범에 실리지 못한 채 버려졌던 것을 CD 재발매 작업을 위해 옛날 매스터 테입을 뒤지는
과정에서 근 20년만에 찾아냈던 것이다.
퀸은 이 노래를 약간 손질해서 싱글 B 사이드에 실었고 팬들은 이런 과거로의 회귀 움직임을 적극 환영했다.
5월 초 브라이언은 퀸과 자신의 솔로 앨범 홍보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는 라디오 투어를 하러
미국으로 건너갔다.
82년 이후 퀸은 북미 투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10년 만의 투어인 셈인데 이곳에서 브라이언은 열성적인 골수팬과
어린 신흥팬들을 만나 미국에서 퀸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브라이언이 아직 라디오 투어 중인 5월 30일 나머지 멤버들은 런던의 한 스튜디오에서 프레디가 출연한 마지막 뮤직비디오
'These Are The Days Of Our Lives'를 촬영했다.
이때 같이 하지 못한 브라이언은 따로 촬영을 해 합성했다.
그해 9월 시카고에서 열린 'America Films And Video' 페스티벌에서 인뉴엔도 뮤직 비디오는 'Creative Excellence'
부문에서 1위를, 'I'm Going Slightly Mad'는 'Culture And Performing'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10월 14일 영국에서는 프레디 생전의 마지막이자 퀸의 40번째 싱글인 'The Show Must Go On'이 발매되어 싱글 차트
16위에 올랐다.
이때 이미 프레디는 건강 상태가 많이 악화되어 도저히 뮤직 비디오 촬영을 할 수 없었기에 이전 퀸 영상 중 가사와 맞는
부분들을 모아 멋진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냈다.
10월 28일에는 'Greatest Hits II' 앨범, 'Greatest Flix II' 비디오, 'Greatest Pix II' 사진집을 동시에 발매했고 아울러
플릭스 1과 2를 합본하고 거기에 보너스 뮤비 몇 개를 추가한 'Box Of Flix' 비디오도 발매되었다.
발매 후 1주일 정도 지나 히츠 2는 앨범 차트 1위에, 플릭스 2 비디오와 박스 오브 플릭스는 비디오 차트 1,2위에
각각 올랐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65DD0B4997C880B7)
플릭스 2 비디오 픽스 2 사진집 박스 오브 플릭스
1991년 초, 브라이언은 포드 자동차 광고 CM송을 의뢰받았고 자기가 작곡하고 부른 'Driven By You'를 쓰도록 했다.
7월에 광고가 나갔는데 이를 본 팬들은 전곡을 다 듣기 위해 싱글로 낼 것을 요청했고 브라이언은 그해 11월 25일
발매 예정으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첫댓글 앨범, 비디오, 그레이티스트 히츠... 숨가쁘게 자료들을 발매하고, 그리고 나서는?
올 것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멤버들 각각의 마음은 어땠을지...ㅠㅠ
1991년.....,마음이 아프네요.
마지막으로 치달았던 그 안타까운 순간들에 함께 할 동료와 가족, 그리고 팬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그 분은 알고 계셨겠지요... 삼십년이 되어 가는 이 스토리들은 언제 읽어도 아프고, 그리고 감동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