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시집들에서 받는 느낌은 시적인 것과 시는 다르다는 것과, 예술은 발작이나 경련 또는 놀래킴이라고 했는데, 시도 예술인데, 내가 못하는 깜짝스런 새로움을 기대했기 때문이었을까? 이점에서 김다호 시인의 작품은 평이함 안전함에서 신인의 경계를 넘어 버리지 않았나 생각하다가, “장마당이란 본디 바닥을 친 이들이 모여드는 곳” “세상에서 돌아온 주인의 머리를 공손히 안고 깊은 휴식으로 가고 있는 베개” “쇠고기라면에서 투우의 이미지를 발견하고 길들여진 젓가락을 칼”이라고 한 부분 부분들에서, 사물과 사건에 대한 대단한 직관력을 발견하게 되어 즐거웠다. 안개는 종착역을 지우지 못한다는 권태나, 상처도 나이를 먹는지 등의 흔적, 꽃이라는 이름을 빌려 발목을 잡는다는 돌에 피는 석화, 단풍나무 분재가 시들어가고, 생사를 넘나드는 뜨거운 시절이 펄펄 끓고 있다는 바이러스 등에서는 놀라움이란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좀 더 깊었으면 좀 더 새로웠으면 하는 바람도 김 시인의 앞날이 아직 멀다는 긴 미래에 얼마든지 우뚝할 역량을 보여주리라 믿어진다. 시집 상재를 축하드린다.
_ 유안진(시인, 서울대 교수)
김다호 시에 있어서 주 모티브를 이루는 통증은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인과적인 것이다. 육체가 부과된 생명체이기에 육체 안에 깃든 죽음에 대한 해석은 통증을 유발하였고, 종속될 수밖에 없고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은 모든 사물이 내는 울음을 듣게 하는 동인動因이 되었다. 하지만 그 울음은 비극적인 울음으로 끝나지 않는 데에 김다호 시의 매력이 있다. 김다호는 아픔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타자들을 돌아본다. 그는 고통이라는 극적인 형식을 통해 삶의 본질을 해석하고, 이를 시로 옮긴다. 통증을 천작함으로써 세계에 대해 말하려 하는 것보다 세계와의 소통을 이야기 하려 한다. 우리는 이번 시집으로 통증의 정맥과 실핏줄마저 고스란히 그려내는 아름다운 시인 하나를 얻게 되었다. 그의 정밀한 통증 세밀화가 독자들에게 결코 지워질 수 없는 화인으로 남게 되기를 바란다.
김명원(시인, 대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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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기님의 시집을 보고나면 음~손이닿지않는 부분까지도 말끔히 씻어주는듯한 개운함을 맛볼수있어
좋았답니다 마음과정신이 어지러울때 진정제 역할을 한다고나할까요? 휼륭한 작품 잘보았습니다.
좋은시 잘읽었습니다.독도 시처럼 민족만을생각하시는 분인줄 알았는데 섬세하시구 감동이었습니다.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