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저녁 안성 집 부근의 호프집에서 집주인과 오후 7시에 만나 12시까지
생맥주를 마시며 웃고 떠들고 했으니... 나중에는 안주인과 제 아내까지 합석해서
화기애애했죠.
다음날 아침 집주인과 안성시청 건축과에 들어가서 이건 국립산림과학원 임산공학부
연구원으로부터 받은 미국 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농무부)
자료이고, 요건 산림청 관련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목재의 열전도율 표입니다. 각기
표시된 Douglas Fir의 ‘열전도율’을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공개한 ‘열관류율’계산
프로그램에 대입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요 하고 설명 드리고 나서 ‘그럼 된다’는
답을 받고 10여분 만에 시청을 나왔습니다. 무책임한 건축사무소 탓도 있고 전날 밤
몇 시간 동안 전의를 불태우던 생각을 떠올리니 영 허탈한 기분이 들었으나 여하튼
해결했다는 안도감이 들어 다행이네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겠지요? 요즘 혹은 앞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순 자연소재만으로
내 집을 짓고 살겠다는 생각은 실현불가능하다는 겁니다. MB정부 때 국토교통부에서
제정한‘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 따르면 개인주택을 포함한 모든 건축물에,
전 세계에서(현재 핀란드보다 훨씬 높아) 가장 높은 단열기준을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한편, 목재보다 형편없는 열전도율을 가진 유리만으로 외벽을 대신하는 빌딩을
지을 수는 있어도, 흙이나 나무처럼 자연재 만으로는 집도 지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 안팎에 조립식패널이나 스티로폼 같은 공업화 단열재를 넣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먼 개떡같은 소리인지 이해가 잘 안 가시죠? ㅎㅎ 일단 그렇습니다.
그동안 풀나치통나무집을 많이 지어왔으니 이제 포스트&빔 통나무집에 전념하라는
하늘의 뜻 인가요? 뭐 탁상행정 불합리 이런 단어가 딱 들어맞는 상황인데, 개인의
힘으로 법을 이기기는 어렵지요. 어쩌면... 안성통나무집이 중부지방에 짓는 마지막
통나무집(Log Home)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남부지역에는 앞으로 3년 동안만 가능하고
2017년부터는 대한민국에서는 풀나치통나무집을 지을 수 없게 된답니다. 포스트&빔
통나무집은 벽체단열을 글라스 울로 하니 가능하고요. 앞으로 통나무집(Log Home)을
짓고 싶은 분들은 법과 먼저 싸워주실 각오를 해야 하고, 그걸 해결해 주셔야 제게
통나무집을 의뢰하실 수 있습니다. 이뤈 된장...
이 골때리는 사정은 나중에 더 설명해 드리기로 하고 9월 초순 작업장소식 전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CC2375253C2FF02)
영월 운학현장에서 철수하던 날 본격적으로 크레인을 사용하기 전에 필요한 점검을
마치고 작업장에 짐을 풀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68C375253C2FA12)
다음날 아침 주문해두었던 원목을 받아 오랜만에 Peeling을 합니다. 레전드와 로드는
서로 오랜만에 골조작업장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상황일 듯. 철이는 집에 다녀온다고
포항에 갔고 아놀드가 아마도... 필링을 처음 해보는 게 아닐까?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A92375253C2FB3B)
날씨는 아주 좋습니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하고... 다행이도 껍질이 그리 많지
않아 모두들 덜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제 마음도 가볍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BB5375253C2FC0E)
그때까지만 해도 안성통나무집 허가 건이 한 달이 넘도록 결판이 안 난 상황.
기억하시겠습니다만 지난 토요일은 너무도 날씨가 화창했습니다. 숙소로 쓰고 있는
펜션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보니 이구동성으로 이처럼 좋은 날에 꼭 일을 해야
하겠나, 그것도 작업장제초작업 정리정돈 하는 일인데... 하는 거예요. 급할 것도
없어 그러자 점심밥 먹고는 소풍이나 가자했지요. 대신 내일은 작업장을 반짝 반짝
알지? 다짐을 받았네요. 겨울에 얼음우는 소리를 들었던 ‘그곳’으로 갔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5AA13F5253E4EC3F)
아마도 이날의 저녁노을이었던가?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0E3375253C2FD2E)
대대적인 제초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초기 2대, 뒤따르는 갈쿠리와 리어커부대.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7F9375253C3002F)
하루 종일 작업한 결과 보시다시피 작업장 입구까지 말끔하게 정리되었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34CD3415255348829)
안성시청에 다녀온 날 안성통나무집 골조를 올리기 위한 원목 가기초를 놓았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62B415255348904)
그리고...안성통나무집의 밑단이 될 Half Log와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0B0415255348A30)
Sill Log 부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0월 16일부터 닷새간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21일부터 기초공사에 돌입, 11월 말까지
골조작업에 집중 ,12월 초에 해체와 그라인딩, 가스켓 및 단열재 작업 후 현장이동,
이어서 지붕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김목경이 노래합니다. 부르지마!!
첫댓글 국민 신문고 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에 글을 올리세요. 법익(법 제정의 목적, 이익)이 단열이면, 왜 유리 건물은 되냐.. 이렇게 논리적으로.. 답변은 하게 되어 있어요. 우선 뭐라고 하는지 한 번 들어보세요.
생각은 해 보겠지만,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집주인들의 권리와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법이 생겨서 log home 을 앞으로 지을수 없다는것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탁상행정의 실체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7년부터는 풀너치 통나무집을 지을수 없다는것이 사실이라면 조금은 서둘러서 집지을 준비를 해야 되겠네요 ....... ㅠㅠ
현 기준만으로도 중부지방에서는 거의 불가능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