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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about him was old except his eyes and they were the same color as the sea and were cheerful and undefeated.
- the same color as the sea : 바다와 노인의 눈의 색이 동일하다. 바다와 일체가 된 노인을 암시.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데 노인의 모든 것은 old하지만 그 마음은 cheerful and undefeated하다는 것. 바다의 색은 dark blue(35:5). 이 눈 색깔로 이 노인이 쿠바 원주민이 아니고 카나리아 제도에 살던 민족인 관체족(Guanche)의 피를 받은 자이거나 스페인 출신으로 쿠바에 거류하고 있는 사람으로 본다. 바다 색의 눈은 단지 색깔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라는 역동적인 세계를 함축하고 있다.
- cheerful and undefeated : 노인의 배의 돛대는 the flag of permanent defeat(9:21)를 보여준다고 했다, 깃발(flag)은 본래 승리를 상징하는 것인데 승리가 아닌 패배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면 본래의 상징보다 훨씬 강렬한 의미를 가지게 되어 있다. 그것은 너무나도 명백하고 확실한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노인은 전혀 패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cheerful한 모습을 보여준다. 노인은 보편화된 관습과 상징의 세계를 넘어서 있음은 물론 상징 이상의 세계 그 너머에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Santiago," the boy said to him as they climbed the bank from where the skiff was hauled up.
산티아고(Santiago)는 스페인어로 야고보를 뜻한다. 야고보는 사도 요한의 형으로, 야고보와 요한은 둘 다 예수의 열두 제자였다. 야고보는 현재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위치한 이베리아 반도에 복음을 전파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야고보는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돌아왔다. 고된 사역 길 이후 다시 돌아온 고향이었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금의환향'이 아닌 죽음의 그림자였다.
유대왕인 헤롯 아그리파 1세의 무시무시한 칼날이 그의 목을 내리쳤기 때문이다. 아그리파는 예수가 태어날 때, 베들레헴의 신생 아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했던 그 헤롯왕의 손자였다. 대대로 헤롯왕가들은 유대 땅에 그리스도교가 기반을 잡는 것을 싫어했던 모양이다. 결국 야고보는 기원후 44년 7월 25일에 참수를 당하고 만다. 열두 제자 중 처음으로 순교자가 된 것이다.
이후 야고보의 시신은 그의 제자들에 의해 배에 실려 에스파냐 북서부 지역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한다. 에스파냐에서 복음을 전한 만큼 그곳에 뼈를 묻겠다는 유언이 있었고, 제자들이 이를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에서 그 먼, 당시는 로마 지배하에 있던 이베리아 반도까지 장거리 항해를 마다하지 않고 제자들은 돛을 올렸을 것이다.
당시 로마는 그리스도교를 공인하지 않았다. 공인은커녕 탄압에 앞장섰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야고보와 관련된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 갔다. 이후 야고보의 존재가 민중 속에서 '부활'한 것은 8세기경이었다. '별들의 들판'이라고 불리는 캄푸스 스텔라(Campus Stellae)에 있는 무덤 중 하나가 별의 계시를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민중 속에서 널리 퍼져 나갔던 것이다.
그 계시가 실현이 된 것인지, 서기 813년경 성인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당시 스페인 북서부를 지배하고 있던 아스투리아스 왕국의 알폰소 2세는 그 무덤이 발견된 곳에 성당을 짓게 한다. 그렇게 해서 건립된 것이 산티아고 대성당이다. 이후 대성당이 있는 곳에 도시가 들어서니, 그곳이 바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다. (산티아고에 '산티아고'가 없다고? - 오마이뉴스 (ohmynews.com))
- Santiago : 구약성경의 ‘야곱’에서 유래한 이름. 구약성경 창세기에서 야곱은 형 에서를 속이고 도망해서 재산을 불리고 부유한 사람이 되지만 자기 자식들에게 속임을 당하고 나이 130세에 이집트의 파라오를 만나서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세기 47장 9절)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후 야곱은 죽기 전까지 선지자와 같이 분별력이 있는 사람으로 살게 된다. Santiago라는 노인의 이름에는 험악한 세월을 보낸 야곱, 그 이후에 달관한 선지자와 같은 야곱의 풍모가 담겨 있다.
- 1) ‘야고보’를 왜 ‘제임스’(James)라고 쓰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도유럽 언어에서 생긴 음역상의 변화입니다. 중세 영어에서부터 제임스라고 쓰기 시작하였고, 이것은 고대 프랑스어 음역에서 음역된 것이고, 그 고대 프랑스어 음역은 후기 라틴어 음역 ‘Iacomus’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라틴어 음역 ‘Iacomus’는 ‘Iacobus’의 변형입니다. ‘Iacobus’에서 ‘Jacob’이 나오고, ‘Iacomus’에서 ‘James’가 나온 것으로 봅니다. 영어어원사전에서 ‘James’와 ‘Jacob’을 찾아보시면 궁금증이 조금은 풀릴 것입니다.
2) 이것과 관련하여 ‘야곱’이라는 이름과 ‘야고보’라는 이름이 같은 이름인지 다른 이름인지도 물을 수 있습니다.
(1) ‘야곱’과 ‘야고보’는 같은 이름의 다른 음역(音譯)입니다. 구약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은 이삭의 아들이고 아브라함의 손자이고, 이스라엘 12지파의 조상입니다(창 25:26). 히브리어 발음은 ‘야아콥’(ya'aqob)입니다. 그리스어로는 ‘야코브’(Iakob)라고 음역합니다(마 1:2). 이것을 영어 번역들은 ‘제이컵’(Jacob)이라고 음역합니다.
(2) 신약에 나오는 세베데의 아들 야고보,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등은 그리스어로 ‘야코보스’(Iakobos)라고 씁니다마는 이것 역시 ‘야코브’(Iakob)의 그리스어 문법 형태입니다.
(3) 그런데, 우리말 번역이 구약의 ‘야아콥’은 ‘야곱’이라 하고 신약의 ‘야코보스’는 ‘야고보’라고 하듯이, 영어 번역들은 구약의 ‘야아콥’은 ‘제이컵’(Jacob)이라고 하고, 신약의 ‘야고보’는 ‘제임스’(James)라고 합니다. (대한성서공회 홈페이지)
예수의 12사도 중 한명인 야고보의 스페인어식 발음이 티아고(Tiago), 성(聖)을 뜻하는 산(San)을 붙인게 San Tiago 즉 산티아고이다. 스페인어권 남자 이름으로 흔한 디에고[1] 역시 같은 야고보를 뜻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가 아 산디에고를 영어식으로 읽은 이름으로 원래 이 도시는 스페인 콘키스타도르 바스코 데 발보아와 페드로 코로나도가 만든 도시이다.
스페인어로는 성 야고보를 라틴어 표기인 Iacobus에서 유래한 '이아고(Iago)'라 하였는데 앞에 성인을 뜻하는 '산토(Santo)'이 붙으면서 '산토 이아고(Santo Iago)', 이것이 변하여 산트 이아고(Sant Iago), 산티아고가 되었다. 한마디로 성 야고보라는 뜻. 같은 말로 앞에 언급한 산디에고(San Diego)가 있다. 티아고(Tiago)나 디에고(Diego)라는 이름도 산티아고에서 유래한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야고보가 예수의 12제자 중에서 가장 존경받는데, 그 이유는 야고보가 초기 기독교 선교 시절 이베리아 반도에 와서 선교한 뒤 사후에 그의 시신이 스페인으로 다시 옮겨져 매장되었다는 전승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가 묻혔다는 지역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고 하여 가톨릭은 물론 여러 기독교 종파에서 성지로 칭송받고 있다. 스페인 북부 해안가를 따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르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산티아고 순례길도 유명하다. 가톨릭이 가장 유명하지만 타 교파들에서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우리말로 '별빛 들판의 성 야고보'라는 뜻으로, 야고보의 시신을 발견한 사람이 신의 계시를 받고 별빛이 비추는 들판을 따라 걸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Compostela라는 단어 자체가 라틴어 Campus Stellae의 변형이다.(위키피아)
"I could go with you again. We've made some money."
could go : 확실하게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갈 수도 있다’는 뜻.
소년이 탔던 배의 선주는 먼 바다로 나가 고기잡이하는 것을 즐겨 하지 않는다(14:11). 소년이 물고기를 잡아서 그렇게 돈을 많이 번 것도 아닌데 부모가 이제 노인의 배를 타도록 허락할 수도 있다는 것은 그 부모는 소년이 돈을 벌도록 고기잡이를 시킨다기보다는 고기잡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The old man had taught the boy to fish and the boy loved him.
소년에게 물고기 잡는 기술을 가르쳐 준 이는 산티아고이다. 산티아고와 소년은 스승과 제자 사이이고 그들은 ‘사랑’의 관계로 맺어져 있다. 소년이 그냥 노인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었으므로 사랑한다.
"No," the old man said. "You're with a lucky boat. Stay with them."
노인은 자신의 불운을 인정한다. 하지만 패배는 인정하지 않는다. 불운 가운데서 도박하는(gamble) 자세로 운명에 맞서기도 한다.
"But remember how you went eighty-seven days without fish and then we caught big ones every day for three weeks."
지금 현재 84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는 unlucky 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 87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한 때도 있었기 때문에.
소년은 87일동안 고기를 잡지 못할 때에도 노인과 함께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40일 고기를 못 잡자 그의 부모가 다른 배로 가라고 명령했다. 소년의 부모는 불운이 거듭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I remember," the old man said. "I know you did not leave me because you doubted."
노인과 소년 모두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분명히 가지고 있다.
"It was papa made me leave. I am a boy and I must obey him."
- 앞에서는 저자가 소년의 부모(the boy's parents)가 다른 배를 타게 했다고 했는데 여기에서는 소년의 입을 빌어 아버지가 그렇게 했다고 말해준다.
"I know," the old man said. "It is quite normal."
normal : 아버지의 명령에 아들이 순종하는 것이 관습이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는 뜻.
"He hasn't much faith."
faith : 소년의 아버지가 가지지 못한 믿음은 (1) 소년이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는 배를 선택할 것이라는 믿음 (2) 산티아고가 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하는 믿음 (3) 논리적이고 상식적인 추론을 넘어서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믿음.
"No," the old man said. "But we have. Haven't we?"
- quite normal한 아버지는 much faith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노인과 소년은 much faith를 가지고 있다. 노인과 소년은 normal한 사람들이다. quite normal한 사람은 보통의 믿음 밖에는 가질 수가 없다. 소년과 노인은 normal한 사람으로 much faith를 가지고 있다. 이 much faith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적인 추론 너머에 있는 것을 믿는 것이다. 그것은 운명을 넘어서는 것이다.
"Yes," the boy said. "Can I offer you a beer on the Terrace and then we'll take the stuff home."
- Terrace : 이 소설 전체에서 테라스는 소문자 terrace가 아니고 대문자 Terrace이다. 테라스를 고유명사로 볼 수도 있고, 이 테라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테라스는 건물의 내부와 외부 사이에 있는 것으로 노인은 이 테라스에서 특별히 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와 외부 사이에서 사는 경계인으로서의 노인이 존재하는 곳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Terrace는 쿠바 코지마(Cojimar)에 있는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La Terraza라는 레스토랑 겸 바의 이름이다.
"Why not?" the old man said. "Between fishermen."
Between fishermen : 노인은 소년을 자기의 동료로 대우하고 있다.
They sat on the Terrace and many of the fishermen made fun of the old man and he was not angry. Others, of the older fishermen, looked at him and were sad.
- 노인을 놀리는데도 대꾸하지 않은 모습은 험악한 세월을 보내고 원숙한 경지에 이른 노인 야곱의 풍모와 일치한다. 한편으로는 이 노인이 이곳 출신이 아니라 이주민이라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또한 이 노인이 먼 바다로 나가서 큰 물고기 잡는 데만 혈안이 되어서 물고기도 잡지 못하는 상태에 있음을 비웃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he was not angry : 직역은 ‘그는 화가 나지 않았다’. 어부들이 놀리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화가 나지도 않았다는 것. 늙은 어부들은 산티아고를 놀리지 않는다. 그러면 놀리는 어부들은 늙은 어부들이 아니고 그들보다 젊은이들이다. 산티아고의 시도가 젊은이들의 비웃음을 샀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산티아고는 젊은이들의 비웃음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보기에 산티아고가 나이에 걸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비웃는 것이다. 늙은 어부들은 슬프게 바라볼 뿐이다. 자기들은 산티아고처럼 젊은이들이 하는 대로 시도해 보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늙은 어부들은 산티아고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소년이 산티아고에게 가지고 있던 것과 같은 감정이다: sad(9:9).
But they did not show it and they spoke politely about the current and the depths they had drifted their lines at and the steady good weather and of what they had seen.
politely : 노인들은 예의 바르게 말한다. 젊은이들은 다소 무례하게 말한다. 산티아고는 노인들의 세계에 속한 사람이므로 예의 바르게 말한다. 젊은이들의 볼 때 산티아고는 자기들의 세계에 속한 사람이 아닌데 자기들의 세계를 넘보고 있으므로 무례하게 대한다. 산티아고가 먼저 기준이 되는 것을 넘었으므로 그에 상응하게 대하고 있다.
the current and the depths : 해류는 한결같지만 깊이는 다르기 때문에 depths라고 함.
it : 나이 든 어부들이 이 노인을 보고 슬픈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내색하지 않는다.
노인들의 이야기 주제는 어부라면 매우 일상적인 것들이다. 노인들은 일정한 한계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노인은 ‘Far out to come in when the wind shifts’(멀리 나가서 바람이 바뀌면 돌아오려고, 14:6) 한다. 소년이 요즈음 타고 있는 배의 주인은 멀리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노인만 유독 멀리까지 나가서 고기를 잡으려고 한다는 점에 다른 어부들과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노인이 모험을 즐겨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drift their lines at : ‘그들의 낚싯줄을 떠내려 보낸’
The successful fishermen of that day were already in and had butchered their marlin out and carried them laid full length across two planks, with two men staggering at the end of each plank, to the fish house where they waited for the ice truck to carry them to the market in Havana.
- the successful fishermen : lucky fishermen 과 어떻게 다른가?
butchered their marlin out : 청새치를 각을 뜨고 내장을 긁어냈다는 뜻.
butcher : ‘도살하다’라는 뜻을 가진 말을 굳이 사용하고 있을까? 잡은 고기를 무자비하게 다루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서? ‘소위 성공했다고 하는 어부들’은 잔인하게 물고기를 토막내고 시장에 팔아넘기는 그저 그렇고 그런 어부들이라는 뉘앙스. 노인이 물고기를 대하는 태도는 이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물고기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marlin : 청새치 : 황새칫과의 바닷물고기. 몸의 길이는 3미터 정도이며, 검푸르고 살은 복숭아 빛깔인데 식용한다. 주둥이가 좁고 창날처럼 길다. 한국, 일본, 대만, 미국의 하와이ㆍ캘리포니아 근해에 분포한다.
새치 : 돛새칫과와 황새칫과의 바닷물고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 다랑어와 비슷한데 몸의 길이는 2~3미터, 몸무게 130kg 정도이다. 등은 검푸르고 배는 엷은 빛이다. 위턱이 창처럼 길게 튀어나왔고 아래턱도 삐죽한데 등...
- laid full length across two planks : 두 개의 널빤지를 연결해서 한 마리의 청새치를 두 널빤지에 꽉 차도록 올려놓은 모습
- where they waited for the ice truck to carry them : they와 them은 모두 butchered 된 물고기들.
Those who had caught sharks had taken them to the shark factory on the other side of the cove where they were hoisted on a block and tackle, their livers removed, their fins cut off and their hides skinned out and their flesh cut into strips for salting.
block and tackle : 도르래 장치
When the wind was in the east a smell came across the harbour from the shark factory; but today there was only the faint edge of the odour because the wind had backed into the north and then dropped off and it was pleasant and sunny on the Terrace.
- the faint edge of the odour 기진맥진한 냄새의 끝자락. smell과 odour가 대비된다. 이 향기나 냄새가 테라스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것을 좌우하는 것은 바람(wind)이다. 이 바람은 일종의 氣기와 같은 것이 아닐까. edge라는 말은 end보다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냄새가 퍼지는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Santiago," the boy said.
"Yes," the old man said. He was holding his glass and thinking of many years ago.
"Can I go out to get sardines for you for tomorrow?"
- 소년이 노인의 이름을 부르고 노인은 대답하고, 상황을 그대로 적어준다. 노인은 과거를 생각하고 있었고(thinking of many years ago), 소년은 미래(tomorrow)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 부름과 응답으로 노인과 소년은 과거와 미래에서 현재로 소환되어 위치하게 된다.
get : 큰 물고기를 낚는데 미끼로 쓸 정어리를 낚아서 가져오겠다고 한다.
"No. Go and play baseball. I can still row and Rogelio will throw the net."
소년이 정어리를 낚아서 가져오겠다고 하자 노인이 노를 젓고 로헬리오(노인을 도와주고 있는 인물)가 그물을 던져서 정어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노인에게는 투망이 있었는데 팔아버리고 현재는 없는 상태이다(16:17). 없는 투망을 이야기하고 그 없는 투망으로 정어리를 잡는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은 노인과 소년이 하는 놀이의 일종으로 보인다. 로헬리오라는 인물도 이 놀이를 위해서 만들어진 가공의 인물일 것이다.
"I would like to go. If I cannot fish with you, I would like to serve in some way."
"You bought me a beer," the old man said. "You are already a man.“
- 소년(boy)을 성인 남자(man)이라고 한다. 이 소년은 다섯 살 때에 처음으로 노인의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했다고 한다. 이 소년은 아주 이른 나이에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했고 아주 이른 나이에 성인 남자(man)가 되었다. 처음 고기잡이를 할 때 잡은 고기를 too green(12:16)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소년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How old was I when you first took me in a boat?"
"Five and you nearly were killed when I brought the fish in too green and he nearly tore the boat to pieces. Can you remember?"
- you nearly were killed : 잡아 배에 올린 고기에 의해서 거지반 죽은 상태가 되었다는 것.
- too green : 深海심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색을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깊은 바다가 그대로 배 위에 올라온 것 같은…….
- 물고기를 it이라고 하지 않고 he라고 인격체로 대한다. 소년도 마찬가지.
- nearly ~ nearly : 소년도 거지반 죽었고 배도 거지반 부서진 상태. 실은 노인도 연령적으로 거지반 죽은 상태. 거의 죽음과 파멸에 이른 배와 소년과 노인과 선명하게 대조되는 것은 ‘the fish in too green’이다. 죽음과 파멸과 노년이 잿빛이거나 검은 색이라면 이런 색들을 압도하는[too라는 표현 속에 함축된 의미] 색이 green이다. ‘the fish in too green’은 소년과 배와 노인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또한 생명으로 이끌어가기도 한다.
"I can remember the tail slapping and banging and the thwart breaking and the noise of the clubbing. I can remember you throwing me into the bow where the wet coiled lines were and feeling the whole boat shiver and the noise of you clubbing him like chopping a tree down and the sweet blood smell all over me.“
- thwart : ‘가로누운’이라는 뜻. 보트의 노를 젓는 사람이 앉아있기 위한 가로 방향으로 설치된 보트의 의자. 배 가로장.
- the tail slapping and banging and the thwart breaking and the noise of the clubbing. : 현재분사의 사용이 두드러진다. slapping and banging의 주어는 고기의 꼬리(tail), breaking의 주어는 thwart(배의 의자), clubbing의 주어는 노인으로 각각 다르다. 고기의 꼬리가 세게 파닥거리면서 바닥을 쳐대고, 배에 설치된 의자가 부서지고, 노인이 물고기를 두드려대는 광경이 눈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다.
- wet coiled lines : 지금 배로 낚아 올린 그 낚싯줄이다. 소년이 이 낚싯줄이 젖어 있는 것을 안 것은 눈으로 보아서 안 것이 아니라 거기에 던져져서 손으로 만져보고 몸으로 느껴 안 것이다.
- the sweet blood : 소년과 배와 노인을 죽음으로 몰아가던 고기는 ‘the fish in too green’이었는데 그 고기가 죽음으로 몰아가는 힘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에는 ‘the sweet blood’가 된다. 초록색과 적색의 대조가 돋보인다. 죽음의 분위기에서는 초록이, 삶의 분위기에서는 적색이 나오는데, 실제로는 삶의 분위기에서 초록, 죽음의 분위기에서는 적색이 나오는 것이 맞다. 노인은 일반적인 원리를 거스르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sweet한 피는 따뜻한 피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마구 두드리고 물고기를 죽이고 있지만 물고기에게서는 sweet한 피가 나온다는 것은 인간과 물고기 사이가 살육만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 소년의 기억은 촉각, 청각, 후각에 의지하고 있다. 그리고 배의 흔들림을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소년의 기억이 믿을만한 것이라는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 단락에서 보이는 인간과 물고기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11:12-22에서 묘사된 인간과 물고기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과 대조된다. 여기에서는 생생하고 대등한 관계로 그려지고 있지만 거기에서는 인간이 물고기를 일방적으로 죽이고 분해해서 먹을 것으로 삼는 관계로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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