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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정리]
반유대주의(antisemitism) : 유대인에 대한 차별 및 증오
식민주의 : 식민지의 획득과 유지를 지향하는 대외 정책. 경제적ㆍ정치적인 세력을 국외의 영토로 확장하고, 정치적 종속 관계를 통해 그 지역을 자국의 영토로 삼는 제국주의적 침략 정책
*본고에서 사용된 용어 ‘유대인’, ‘무슬림’은 각각 유대교 신자, 이슬람 신자의 종교적 범주보다는, 통상적인 민족 혹은 인종 집단을 의미
[내용 요약]
프랑스령 알제리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유대인과 무슬림 사이에 공존이 이뤄졌지만, 1962년 알제리가 독립을 선언한 후 대다수의 유대인은 프랑스로 이주했다. 이민의 배경에는 1956년 이후 알제리에서 유대인에 대한 반유대주의적 흐름이 본격화되었다는 점이 있다. 이러한 흐름은 프랑스령 알제리의 식민주의적 환경에서 유래되었으며, 이후 21세기 프랑스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반유대주의’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반유대주의’는 전통적인 유럽의 반유대주의와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사회적 소수자로 여겨지는 무슬림 이민자들이 이스라엘과 아랍 세계의 갈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유대인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현상이다. 프랑스령 알제리에서는 무슬림이 법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차별을 겪으면서도 유대인은 1870년 크레미외 법령을 통해 일괄적으로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하고 프랑스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왔다.
무슬림과 유대인 사이의 차별은 종종 긴장을 유발했지만, 양측은 공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무슬림의 불만은 결국 독립을 향한 민족주의 투쟁으로 이어졌고, 유대인은 알제리 전쟁 초기에는 프랑스 시민의 지위와 무슬림과의 오랜 이웃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여러 차례의 위기와 회의를 거쳐 ‘새로운 반유대주의’의 위협을 경험하게 되었다. 결국 알제리의 유대인-무슬림 공존의 역사는 독립 이후 사실상 종식되었다.
[나의 생각]
프랑스와 프랑스령 알제리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반유대주의와 무슬림 간의 갈등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태초의 갈등은 유대인과 무슬림 사이의 차별에서 비롯된 갈등이었다면 그 갈등이 팔레스타인 문제 같이 다른 문제와 합쳐지고 점점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갈등은 단순히 종교나 지역간의 충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프랑스령 알제리 시절, 즉 식민지에서부터 이어져 온 차별과 불평등에서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알제리에서 유대인과 무슬림간의 지위 차별은 프랑스 식민정부의 통치 아래서 깊이 뿌리내렸다. 유대인은 프랑스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무슬림은 이러한 권리를 제한적으로 가졌고, 종교적, 사회적, 경제적인 차별을 겪었다. 이는 무슬림의 분노와 불만을 촉발시켰으며, 그 결과로 '새로운 반유대주의'가 생겨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땅에서 사는 사람들이 차별받는다면 어느 누가 반발하지 않을 수 있을까.
프랑스 식민통치의 나비효과인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현재의 프랑스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무슬림 이민자들이 프랑스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불균등은 이러한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이다. 특히 오늘날의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반유대주의가 혼재하여, 이러한 갈등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프랑스의 반유대주의 사건하면 ‘드레퓌스 사건’이 떠오른다. 19세기 이후 종교적 이유에서 인종, 민족주의적 성격으로 변화한 반유대주의가 유럽의 민족주의가 퍼져있던 시기에 극단적으로 발흥했다고 생각한다. 드레퓌스 사건이란 유대인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가 독일에 군사기밀을 넘겼다는 누명으로 유형당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드레퓌스가 무죄임을 증명하는 명확한 증거가 있었음에도 드레퓌스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증거들이 모두 무시되고 유죄가 선고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당시 유럽에서 심화되어가던 반유대주의 운동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일로 프랑스 사회가 분열되고 지식인 계층의 충격이 있었지만 유대인을 향한 혐오와 증오는 학살의 타깃이 되어가는 이 과정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현재 프랑스는 2022년 기준 EU 내 무슬림 비율이 가장 많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유럽의 전통적인 반유대주의에서 사회적 소수자로 여겨지는 무슬림 이민자들이 이스라엘과 아랍 세계의 갈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유대인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새로운 반유대주의가 확산된다면 분명 이로인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제 더이상 프랑스에서 무슬림은 소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무슬림들이 프랑스로 이주하고 있다. 반면 유대인들은 무슬림들의 극단적인 반유대주의로 이스라엘로 이주하는 등 프랑스를 떠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구에 따른 무슬림의 비율도 크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슬림에 의한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공공장소에서의 저주같은 이슈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을 보아 반유대주의가 확산된다면 제2의 드레퓌스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헌법에 따른 종교 금지 정책, 무슬림 신도 증가 억제를 위한 이주민 제한 정책, 더욱 엄격한 차별금지 정책 등의 시행으로 더 큰 사건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