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육의 꿈을 꾸는 선생님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2014년 6월 20일(금)부터 21일(토)까지 별이 아름다운 충남교육연구소에서 충남혁신학교네트워크(준) 창립을 위한 결의마당이 열렸다. 충남에서도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새로운 학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요구를 담아내기 위한 교사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문화가 있는 사전마당
다소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문화공연으로 부드럽게 만들었다. 신금상, 김상수 선생님의 기타와 오카리나 연주로 행사장은 흥겨움이 넘쳐났다. 아름다운 오카리나 선율과 기타 반주는 피곤함을 싹 씻겨주는 듯 했다. 다음으로는 각 지역별 네트워크 소개시간이었다. 새로운 시작의 설렘, 실천의 중요성, 그리고 혁신학교 운동을 길고 내실있게 이끌어가야 한다는 등의 다짐을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각자의 소속 모임, 학교, 개인 등의 명찰을 충남 지도에 붙여냈다. 혁신학교 네트워크가 한눈에 들어왔다. 보이지 않는 끈들이 서로를 참 든든하게 했다.
충남에도 혁신학교의 움직임이!
충남에도 혁신학교는 아니지만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학교들이 있다. 먼저 홍동중학교 양도길 선생님의 사례발표가 진행됐다. 친환경 농업으로 이름난 홍성 홍동에 있는 홍동중학교는 농촌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어 있고 인근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의 교육적 영향도 크게 받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온 마을 학교’라는 목표로 1학년 진로와 직업, 2학년 생태와 인간, 3학년 삶과 인성이라는 주제로 특성화 교과를 배우고 농사체험 등 지역화 교육과정 운영, 통합교육활동, 학생자치활동 등이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이 결과 최근 5년간 학생수가 꾸준히 증가되고 있으며 진로 및 진학에 대한 관점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사회적 배려학생 증가, 공모사업문제, 교사업무과중화 등의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었다.
두 번째는 아산에 위치한 송남초등학교 사례를 김태곤 선생님이 발표했다. 먼저 모든 교육과정 준비는 2월에 마치고 3월에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공문을 없애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근무여건을 조성하고, 상시 수업을 공개하는 배움의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갔다. 매주 목요일은 학습모임을 통해 성장하는 교사문화도 가꾸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학부모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도서관 교육도 특색있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동아리 활동 및 학급자치회의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나아가 송남초 10대 역량을 설정해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추진하고 있다. 다음은 목천초등학교 사례를 김상회 선생님께서 발표하셨다. 거산초등학교에서부터 학교개혁에 몸담아오신 선생님은 경쟁중심철학에서 벗어나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창 선생님은 대기초등학교의 사례를 발표해주셨다. 바닷가의 좋은 환경을 활용한 바다학교, 생태교육, 학부모 다모임과 큰터회의,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 주말농장, 예술교육, 배움의 공동체 등 혁신학교의 시도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충남혁신학교네트워크(준)가 준비되기까지
저녁 10시가 훌쩍 넘긴 시간, 그리고 긴 발표가 이어졌지만 그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이어 거산초등학교의 교육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했다. 혁신학교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삶이 곧 교육, 그리고 지금 행복해야 나중에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음은 아산 배방중 김화자 선생님이 그동안 충남혁신학교네트워크(준) 결성을 위해 추진한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3월부터 총 8차례 회의가 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충남 지역내 혁신학교를 추진하고자 하는 학교, 모임 등을 파악하고 네트워크의 역할과 상에 대한 토의가 진행되었다. 구체적인 조직도, 분과 구성, 역할 및 상 등은 창립식 이후에 꾸준히 논의하는 것으로 하고 우선 창립식을 위한 준비위원을 선임했다. 위촉된 준비위원은 김화자(배방중), 김구현(신창초), 김진수(홍동중), 민병성(홍성중), 복준수(거산초), 임대봉(송남초), 신찬미(기지초), 원찬식(논산공고), 가덕현(태안초), 최용창(대기초), 이갑순(송남초), 양도길(홍동중), 김금자(천안여고), 엄태현(공주고), 김상회(목천초), 김명중(대홍초) 총 16명이다. 창립식 이전까지 세미나, 연수 등 다양한 형태를 통해 네트워크 상을 모아낼 계획이다. 그리고 충남혁신학교네트워크(준) 창립식은 8월 30일(토)에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혁신학교의 밑그림을 그리다
자정이 가까워졌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행사에 앞서 의견을 받았던 쪽지를 정리해 혁신학교의 시스템 구축문제와 교육주체들의 열정을 주제로 토의가 진행되었다. 토의결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우선 시스템 구축문제에서 혁신학교에서 해야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분석해 매뉴얼화해야 한다. 초중고 혁신학교 개념이 다르고 학교마다 모습이 다르다. 따라서, 혁신학교 틀과 내용에 대한 매뉴얼도 필요하지만 과정의 매뉴얼도 중요하다. 그리고 교육청은 혁신학교가 정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역별로 초중고가 완결된 독립적 모델도 필요하며 이런 곳은 혁신학교 특구 지정이 적합하다. 또한 혁신학교가 자칫 일반 연구학교처럼 흘러가서는 안된다. 성과를 내려고 해서도 안된다. 가치관을 바꾸고 작은 것부터 바꾸어야 한다. 아이들, 학부모, 지역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주체의 열정이 중요하다. 혁신학교를 함께 만들어가도록 초빙교사제 등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며 지역별로 혁신학교에 공감하는 학부모, 교사 모임등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혁신적 교육 철학이 자발성으로 이어지고 그 철학이 민주적 회의를 통해 공유되어야 하며 교사회의 법제화도 중요하다.
이제 시작이다!
혁신학교는 무언가 확 바뀌는 새로운 학교가 아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교육을 위해 교육과정이 정상화되는 학교다. 하루 아침에 학교문화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혁신학교가 50개, 100개가 세워진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행복한 학교를 꿈꾸는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가 하나 둘 고민하고 부딪치고 해나간다면 가능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