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수행에 관한 말씀...정확히 말씀드리면...수행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작년 11월 말 속리산 법주사에 수련대회를 갔었습니다. 합숙을 했었죠. 그때 네분인가 다섯분 가량이 한 방에서 숙박을 했는데요...운이 좋게도 김보현 간사님하고 옆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뉘앙스가 이상하네?)
남자들이 모이면 원래 뻘쭘한데...그 가운데 군계일학으로 우리 간사님은 숙소에서 혼자서 백팔배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도 저래야지...
사실 저에게는 커다란 컴플렉스가 있었습니다. 키도 작은데...비만. 최악이죠. 변명 같지만..원래 미국에 살다 보면 몇달만 있어도 살이 쪄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별로 먹는 것은 없어도 몸에 관해 아무 생각 없이 살다 보니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매일매일 배를 보면서 한탄을 했지만 그런다고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획기적인 전기를 만들지 않으면 이렇게 살다가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심끝에 획기적인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4월 21일까지 108일동안 매일매일 절을 했습니다. 그 결과...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93A40555B125906)
원근법이나 포샵의 오해를 받지 않고 정확한 Before & After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신경 좀 썼습니다. 다른 각도의 사진을 보고자 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cafe.daum.net/baekpalbae/YWqr/117
이 사진 올리고 페이스북에선 제가 올린 게시물 가운데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포교사로서...왼쪽의 모습은 그리 바람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업장이 두터운 게 한눈에 보이니까...어찌 보면 포교사라기 보다는 교화 또는 구제 대상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주변에서도 다들 저의 체형에 대해서 한마디씩 했었고요...
어느 날 깊이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이 상황을 바꿔야겠다...이 모습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서 포교에 활용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 방법은 백팔배였고요...오래전부터의 숙원사업이었는데...우리 김보현 간사님의 절하는 모습을 보고 강력하게 "inspired" 되어 새해 새벽부터 실천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을 하면서..더도 덜도 말고 딱 백팔일동안의 수행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직접 체험을 통해서 깨우치고 전하겠다는 서원을 했습니다. 그래서...,before 사진도 찍어놓았고 각종 치수도 지록해 놓았습니다.
개인수행의 어려운 점은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다음카페를 하나 만들어놓고...그곳을 온라인 토굴로 삼아 매일매일 공개적으로 수행일기를 적으면서 했습니다. 또한 싫증이 나거나 지루할 때는 인터넷에 있는 백팔배 관련 자료를 읽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슬럼프를 탈출했습니다. 이렇게 제가 보았던 모든 자료들 역시 다음카페에 올려놓고 백팔배 자료 Library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바로 여기: http://cafe.daum.net/paekbalbae 또는 http://www.baekpalbae.com
백팔배라는 것이..그냥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알아야 할 것도 많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론적으로 또는 체계적으로 정립이 덜 된 분야가 백팔배 절수행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불교수행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역설적으로 백팔배에 대한 담론은 다른 수행에 비해서 발달이 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례로, 선사나 법사를 자처하는 스님은 많지만 절수행자를 자처하는 분은 거의 없지 않습니까? 저는 이런 부분이야말로 우리 국제포교사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대중적 수행으로서 또는 해외포교의 수단으로서 백팔배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참선이나 염불 수행 등에 비해 가장 실용적이고 가피가 즉각적인 수행이라는 점. 그리고 절수행 실참과 이론 면에서 그나마 한국불교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도전해볼만한 분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 다른 것 다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매우 좋은 수행법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포교사로서...역할에 대한 나름대로의 영역을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미묘한 얘기지만...그러한 개념을 갖고 적절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불교계에서 직업적으로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이참에 모두들 포교사로서...포교사는 스님들과 또는 신도들과 어떠한 입장과 관계에서 행동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분들은 포교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어떻게 생각하게끔 해야 하는지...그런 생각이나 입장정리 없이는 포교사로서 큰 발전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to make a long story short,
아무튼 제가 정초부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실천했던 백팔일 백팔배는 나름대로 많은 분들에게 시각적인 효과를 제공하면서 무사히 회향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애초에 계획했던 제 몸에 대한 개혁이 어느 정도 성취되었고...또한 불교의 포교사로서 불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메뉴를 하나 갖추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의 메뉴를 갖추게 되었다는 것은 스스로 백팔배의 아이콘이 되고자 하였던 점...그리고 백팔배 수행 뿐 아니라 이론과 담론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뜻합니다. 개인적으로 절수행을 하신 분들은 너무나 많지만 백팔배의 수행공덕을 대중들에게 회향하겠다는 분들은 별로 없습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국제포교사에게는 국제포교사의 길이 있습니다. 백팔배에도 국제포교사의 길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 하는 점을 저는 나름대로 모색했고..그런 과정에서 이런 글도 쓰게 된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백팔일 백팔배>라는 제목의 다음카페를 만들고 http://www.baekpalbae.com이라는 도메인을 구입하여 이 도메인을 클릭하면 <백팔일 백팔배> 카페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나름대로 다음카페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게 간단한 기술인데..유용하더라고요. 이 카페에는 그간 입수해놓은 다양한 자료가 있고 저의 백팔일간 수행일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수행하면서 인터넷으로 만나 알게 된 분들의 글도 있습니다.
하나의 목표를 갖고 정진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도반은..단순한 도반이 아니라 보살입니다. 참 좋고 환희심이 납니다. 108일간의 정진 과정을 통해 좋은 스승과 도반을 알게 되고..원만성취하여 나름대로 새로운 불자로 다시 태어났다고 자부하게 되었습니다. 포교사로서 그동안 방치했고 소홀히 했던 개인수행에 관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신심도 생기고 불교사업에 대한 용기와 자신감도 좀 더 생겼습니다. 진작에 이렇게 치고나가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solo retreat의 형식으로 백팔일간 진행한 후...저는 이것을 지금 하고 있는 일들과 어떻게 접목을 시킬까 고민하였습니다. 여기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란...온라인 미주불교신문을 뜻하는데...인터넷을 통해 이미 다양한 메뉴를 구축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그리고 나의 모든 독자들은 온라인에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백팔배 수행을 어떻게 보급할 수 있을까 고심했습니다.
그리고...새로운 방안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다음카페에서 혼자 하던 것을 미주불교신문사에서 독자들과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http://www.koreanbuddhism.us/zeroboard/zboard.php?id=gonggo&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7
그리고 미주불교신문 커뮤니티 카테고리 아래 <백팔일 백팔배> 게시판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 게시판을 거점으로 참가자들과 매일매일 소통하며 수행을 해나가는 방식입니다.
이것을 일년에 세차례 가량 기수별로 진행하면 하나의 전통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같았습니다.
지금은 5월 10일부터 제 1차 백팔일 백팔배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네분 정도가 매일매일 이 게시판에 출석체크를 하면서 수행을 하고 계십니다. 저 역시 항상 이분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저 역시 더욱 열심히 수행하고 매일매일 이분들에게 나눠드릴 절수행 관련 에세이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절수행에 관심이 있고 자신이 있으신 분께서 이 게시판을 맡아서 수행지도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온라인의 특성상 어디에 있더라도 부담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수행하고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것이므로 미주불자만을 대상으로 국한할 필요도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외국인들도 나름대로 저의 before & after 사진에 반응하는 것을 보니...한국사람으로 국한할 필요도 없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무궁한 가능성을 가진 프로그램이라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저희 사이트에 오셔서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이 사이트를 미국 뿐 아니라 세계의 불교로 가는 창구로 생각하셔서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길은 많은 분들이 다녀야 넓어지고 단단해 집니다.
감사합니다.
3기 이종권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