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미사를 갔습니다. 카돌릭 신자셨던 장모님의 상중에 성당에서 받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일년 간은 성당에 나가기로 마음 먹은 것을 실천하고자 함입니다. 목포의 대성동 성당입니다. 커다란 본당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이번 주는 군인주간이라고 합니다.
저녁 미사는 보좌신부님께서 집전하시더군요. 장모의 장례미사를 집전하셨던 키가 매우 큰, 젊은 신부님입니다.
자신의 군 시절 이야기를 강론 중에 하시는데....참 재미 있었습니다.
때는 2003년 8월이었다고 합니다. 신병으로 배치받은 그 부대의 부사관인 행정보급관(행보관)은 없는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이었답니다. 군대가면 그런 사람 꼭 있지요~
배치받은지 며칠되지 않았는데, 행보관께서 연병장 한쪽에 연못을 만들자고 제안했답니다. 잘 아시다시피 군대에서 윗사람의 제안은 명령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전 중대원 130여명이 삽을 들고 열심히 땅을 팠답니다. 8월의 삼복더위에......결국은 커다란 연못을 만들었답니다. 다행스럽게도 보좌신부님은 신병이기에 그 연못 파는 작업은 열외였답니다.
연못을 만들고 나자 행보관은 연못에 어울리는 물레방아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답니다. 다시 전 중대원이 달려들어 커다란 물레방아를 만들었답니다. 군대에서는 뭐든지 “하면 된다"이니까요.
행보관은 키 커다란 신병(보좌신부님)에게 전기인두를 주면서 완성된 물레방아에 전기인두로 용을 그리라고 명령했답니다.......ㅠㅠ....참고로 보좌신부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미술점수 만은 양과 가, 둘 중의 하나를 받은 사람이라더군요 그래도 더운 날, 뜨거운 전기인두를 가지고 열심히 지져서 용의 그림을 그렸답니다.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용의 그림을 그리고 나자, 행보관이 와서 보고는 한 마디 했답니다. "새끼~ 용을 그리랬더니 지렁이를 그려 놨네~" 그리고는 다시 말했답니다. "야~! 니~수통 가져와~!" 신병이었던 보좌신부는 내무반으로 오면서 생각했답니다. '행보관님이 왜 내 수통을 가져 오라고 하시지~?' 열심히 생각해 보니 답이 나오더랍니다. '아~! 목이 마르셔서 그런 것이겠구나~'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고참들도 상당히 목이 마르겠다 싶어, 옆에 있던 고참의 수통도 꺼내서 물을 가득 담아 양 손에 들고 행보관에게 달려 갔답니다. "여기 수통 가져왔습니다!" 하고 신병교육대에서 교육받은대로 크게 외쳤답니다. 행보관은 신병을 바라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답니다. "얌마~! 어떤게 니~수통이야?" 보좌신부는 오른쪽에 들었던 수통을 앞으로 내밀며 소리 쳤답니다. “예! 이게 제 수통입니다!" 그러자 행보관이 화를 내며 말했답니다. “이 새끼가 정신이 돌았나~?" 보좌신부는 정신이 번쩍들어 오른손을 거두고 왼손의 수통을 내밀며 대답했답니다. “그러면, 이게 제..수통입니다!" 행보관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답니다. “모가 니~수통이냐구, 이 새끼야~!" 당황한 신병은 다시 정직하게 소리쳤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둘 중의 하나는 제 수통이 분명합니다~!" 행보관은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 도저히 어쩌지 못하겠던지 옆의 고참을 불렀답니다. “야~! 김 일병, 너는 임마 신병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말귀도 못알아 듣냐~? 너 빨리 가서 니~수통 가져와~!" 그리고는 신병인 보좌신부에게는 “대가리 박어~!"를 시켰답니다. 영문도 모른채 원산폭격울 하게 된 보좌신부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수통을 가지러 간 고참은 영~ 오지를 않더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 고참의 수통을 가져 왔으니까요.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고통스러울 때 고참이 오더니 당황스런 어투로 말하더랍니다. “저....제 수통이...아무리 찾아봐도.....없어졌습니다~!"
행보관은 다시 노발대발 화를 내면서 고참에게도 '머리박어'를 시키더랍니다. 고참이 신병인 보좌신부의 옆에서 머리를 박으며 비장한 어투로 말하더랍니다. “이 새끼, 니가 내 수통 가져갔지~? 넌 이따가 죽었어~!"
결국 분대장이 나중에 니~스 통을 가져와서 해프닝은 끝나게 되었다며.......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하며, 절대로 남의 군장에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노라고 회상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일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군인들을 위해 기도하자'며 묵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주, 다 함께 군 생활을 하고 있는 형제 자매들의 건강과 안전을, 같이 기원하는 시간 가졌으면 합니다. 13388458 예비역 병장 김흥수. |
첫댓글 니~스통!!! ㅋㅋㅋㅋㅋㅋㅋㅋ 재있습니다.
군대던 사회건 자기는 바담 풍하면서 바람 풍 하길 기대하는 얼띤 녀석들이 꽤 있죠...제 이야기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