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수학을 가르친다?
‘맘스쿨’ 인기 강사 이주연의 특급 노하우
“사탕을 줄 때 ‘How many candies do you want?’라고 해보세요. 수학과 영어 공부가 자연스럽게 함께 돼요”
요즘 아이들은 영어면 영어, 수학이면 수학 못하는 게 없다. 그럴수록 엄마들의 고민은 크다. 도대체 언제부터 영어를 가르쳐야 하고, 언제부터 수학 공부를 시켜야 할까. 맘스쿨(www.momschool.co.kr)에서 ‘넘버크루 놀이수학’을 강의하는 인기 강사 이주연씨는 영어와 수학이 별개가 아니라고 한다. 영어와 수학을 함께 이용해 아이들과 놀아주면 된다는 것. 이주연씨에게 요령을 배워보자.
“제가 수학에 콤플렉스가 많았어요. 고등학교 때 이과에 가고 싶었는데 수학이 두려워서 문과를 택할 정도였죠. 아직도 그 콤플렉스를 완전히 극복한 건 아닌가 봐요. 가끔 수학시험 보는 꿈을 꾸거든요. 내일이 수학시험인데 정석 문제를 한 문제도 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그런 꿈 말이에요.”
이주연씨(33)는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닌 수학 콤플렉스를 내 아이만큼은 갖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어릴 때부터 수학교육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수학에 흥미를 갖도록 키우고 싶었던 것.
그는 언젠가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1등을 차지한 중국 학생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나서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한다. 그 중국 학생은 어릴 때 부둣가에서 살았는데 늘 어머니 손을 잡고 부두에 나가 배가 몇 척 남았는지, 그럼 원래 있던 배가 몇 척이었으니까 지금 나가 있는 배는 몇 척인지 세는 놀이를 하면서 자랐다고 했다.
이씨는 그 기사를 읽고 아이가 어릴 때부터 수학을 즐거운 놀이로 이해함으로써 잠재적인 재능을 발휘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정도면 자신도 쉽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욕만 앞서다 보니 시행착오를 거쳤던 것도 사실. 다른 집 아이들이 수학공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급한 마음에 30개월이 갓 넘은 아이에게 수학 학습지를 시켰고 그때마다 싫은 내색을 보이는 아이 때문에 속상했던 경험도 있다.
▽ 놀이를 통해 영어와 수학을 함께 지도
“끊임없이 연산만 계속하는 학습지를 하면서 아이는 수학을 즐거워하기보다 지겨워 했어요. 수학에 관심을 갖게 해주려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건 아닌가 싶더라고요. 영어도 마찬가지였어요. 제 의욕을 앞세워 영어책을 읽어주고 영어 테이프를 틀어주면 아이가 오히려 움츠려들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음은 급하지만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이씨가 발견한 프로그램이 EBS의 <요리조리 숫자놀이>. 시중에서 ‘넘버크루’라는 제목의 비디오테이프로 판매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수학 학습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줘 좋았다. 게다가 클레이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을 통해 아이의 정서함양에도 도움을 줘 유익했다고 한다.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마다 녹화해서 비디오테이프가 닳을 정도로 열심히 보던 아이는 혼자서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가면서 연극놀이를 하곤 했다.
이주연씨가 영어와 수학을 연결시키는 고리를 찾았던 것은 바로 이곳. 비디오에서 봤던 에피소드를 아이가 그대로 재현하면서 놀 때 이주연씨는 수학적인 개념을 키울 수 있는 기초를 슬쩍 흘리듯 말하면서 강조해주고, 놀이 도중 간간이 영어로 얘기해주는 식이었다. 아이는 엄마가 함께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해했다고 한다.
“숫자를 읽을 줄 아는 것과 셀 줄 아는 것은 달라요. 셀 줄 아는 것과 양을 아는 것은 또 다른 문제고요. 100까지 줄줄 세는 아이라도 ‘23과 47 중에 어느 게 더 크지’하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지 못하죠. 또 연산 공부를 많이 해서 6+7을 물으면 13이라는 답이 0.1초 만에 나오는 아이들도 ‘20 바로 앞의 수는’이라고 물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1부터 10까지 줄줄 입으로 외우는 것보다는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함께 세거나, 사탕을 직접 세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사탕을 줄 때 ‘How many candies do you want?’(사탕 몇 개 줄까?)라고 묻는다면 영어공부도 자연스럽게 되겠지요?”
좀더 적극적으로 영어와 수학을 함께 공부시키고 싶은 엄마라면 영어로 된 넘버크루 비디오테이프를 구입해도 좋고, 수학 전문 인터넷사이트나 교육용 CD롬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영어로 된 사이트를 이용하다보면 영어로 숫자를 세거나 ‘Choose the number!’(숫자를 고르시오) ‘How many apples do you have?’(사과는 몇 개 남았습니까?) 정도의 영어는 항상 나오는 말이어서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가 금방 알아듣는다고 한다.
▽ 레고를 활용한 막대그래프 개념 심어주기
레고 같은 블록을 이용하면 분류와 그래프에 대한 개념을 심어줄 수 있다. 대부분의 유아 수학교재는 남자 여자 따로 모으기, 동물과 식물 나누기 등 분류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일단 분류를 한 후, 그 양을 비교하기 위해 막대그래프를 만들 때는 레고 블록을 이용한다. 같은 색깔과 크기의 블록을 위로 쌓아 올려가면 쉽게 만들 수 있고, 아이에게 주는 시각적인 효과도 크다. 이주연씨는 유치원 친구들을 여자와 남자로 분류하여 그래프로 만들어보는 놀이를 했다고 한다.
How many children in your class?(너희 반 친구들은 모두 몇 명이니?)
Let’s sort out your friends girls and boys.
(네 친구들을 여자와 남자로 분류하자.)
How many boys in your class?(남자 친구들은 모두 몇 명이니?)
How many girls in your class?(여자 친구들은 모두 몇 명이니?)
Let’s make a bar graph with Lego.(레고로 막대그래프를 만들어보자.)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the number of girls and boys in your class?
(여자 친구들과 남자 친구들은 몇 명 차이가 나지?)
How many children altogether? (모두 합하면 몇 명이야?)
이렇게 영어로 대화하면서 수학놀이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아이의 영어와 수학 실력은 쑥 자라 있을 것이라고.
“때로는 아이가 수학놀이만 하려고 하면서 영어는 거부할 때도 있어요. 알면서도 일부러 우리 말로 대답한다든지, 못 들은 척하기도 하죠. 그래도 절대로 강요하면 안 돼요. 지금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 확인하려고 하지 말고 아이의 호기심을 따라서, 혹은 유치원 수업과정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놀이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좋아요.”
아이가 자라서 영어와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도록 미리 개념을 심어주고자 하는 노력이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라고 이주연씨는 충고한다.
이주연 강사가 추천하는 수학 사이트
<국외사이트>
abcteach.com/directory/basics/math/
도형, 색칠공부, 플래시카드 등 프린트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을 갖춘 abcteach 사이트의 수학 부문. 숫자는 기본이고, 사칙연산, 분수, 도형, 빠진 숫자 채워넣기, 시계 그리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워크시트지가 많이 있다.
www.edhelper.com
다양한 내용의 워크시트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곳. 단계별 수학 연산 워크시트부터 크로스퍼즐을 이용한 수학 문제풀이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수학을 즐기도록 해준다.
www.kidzone.ws/math/index.htm
Tacha네 가족이 운영하는 사이트. 동물, 지리, 플래시카드, 이집트 상형문자에 대한 정보 등 재미있고 알찬 정보가 가득하다. 수학 부분으로 들어가면 색칠공부를 하면서 숫자를 배우는 기초적인 단계부터 비교, 연산 등 단계별로 워크시트지를 프린트할 수 있다.
www.mathstories.com/
영어 문장으로 된 수학 문제풀이 사이트. 유료회원제 사이트이지만 맛보기로 열어놓은 문제들도 있다. 예를 들어, 아기돼지 3형제의 이야기를 기초로 ‘돼지 3마리가 각각 2, 4, 6세이면 짝수인가 홀수인가?’라고 묻는 등 엄마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수학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국내사이트>
수학사랑 www.mathlove.com/main_kor.htm
수학 학습 및 지도 방법의 개선을 목적으로 결성된 교사들의 연구 단체 수학사랑의 홈페이지. 수학 기초개념 설정부터 중고등학생을 위한 수업 방법까지 다양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
야후꾸러기 kr.kids.yahoo.com
야후코리아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운영하는 사이트. 수학으로 들어가면 학년별로 구분된 수많은 관련 사이트들이 링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