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정해진 장소 외에 술을 마시면 경찰서에 붙잡혀 갑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우리 같은 경우엔 날씨가 더울 때 친구끼리 강변에 앉아 맥주 한 두 잔 할 수도 있고, 길에 서서도 맥주 한두캔 정도 마실 수도 있고 그런 사람을 본다하여 이상하게 보지도 않지만, 몽골에서는 정해진 장소(술집, 식당)외에 길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비록 맥주 캔이라하더라도) 벌금을 내야 합니다.
저는 수년전에 몸으로 톡톡히 수업료를 내고 벌금까지 내고 나왔는데, 잡혀 갈 때까지만 해도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답니다. 그때 행사 중이었는데 그날따라 얼마나 더운지 손님이 백화점에 간 사이, 일층에 있는 마트에서 맥주 캔을 하나 사서 나왔지요. 별 생각 없이 시원한 그늘 밑에서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며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서는 저를 끌고 가더군요.(끌고 간다는 표현보다 더 심한 표현도 할 수 있지만..;; 아마도 경찰들은 저를 몽골사람으로 본 것 같아요. 여기 경찰은 말 안 듣는 사람같은 경우 잘 두들겨 팬답니다. 특히 술에 취해 정신 못 차리고 말귀 못 알아들으면 여지없이 두들겨 맞지요)
그때는 지금이나마 쓰는 몽골어도 모를 때니 있는 영어 없는 영어 다 꺼내서 왜 그러냐고 하니 들은 체도 않고 한 손으로 제 허리춤을 꽉 쥐더니 쓰~윽 끌고 가더군요. 그 중 백화점에 가지 않은 손님은 저와 함께 있었는데 손님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저를 보고 있고, 저는 손님 앞에서 망신이란 망신은 다 당하면서 지서로 끌려갔답니다. 그때 저와 함께 일하는 가이드가 와서야 그 연유를 알게 되었는데, 제가 길가에서 맥주를 마셨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벌금을 내야 된다며 두꺼운 법령집(?)을 꺼내더니 얼마나 시간을 질질 끌던지요. 백화점에서 손님들이 나올 시간이 되고 하니 저 혼자 안절부절.. 그럼 두말 할 것 없이 벌금이 얼마냐고 하니 한 번에 대답을 해주지도 않더군요. (훤히 보이는 속셈이지요. 외국인이니깐..) 가이드란 놈은 경찰들 앞이라서 그런지 숨도 못 쉬고 있고.. 참 많이 답답했습니다. 제가 오히려 가이드를 안심시켜야 되는 입장이 되고 말았지요. 있는 눈치 없는 눈치 다 내서 살펴보니 술과 관계된 벌금은 분명 3,000tg(한화 2,500tg) 이었는데, 자기들끼리 소곤거리고 난 뒤에는 10배나 올라간 30,000tg을 내라고 하더군요.
세상 무너져도 이런데서는 융통성이 없는지라 에~~라.. 여권 던져 주고 알아서 하라고 했지요.(확실한 장소나 상황이 아니라면 몽골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경찰에게 여권을 주면 안 됩니다. 공증 받은 여권 복사본을 보여 주세요. 여권을 주면 가져가서 참 애를 많이 먹입니다) 행사가 거의 끝나 갈 무렵이어서 손님들도 호텔만 들어가면 되니 가이드 보고 먼저 손님 모시고 호텔가라고 하고는 아예 눌러 앉아버렸답니다. 벌금 안 낸다고 설마 죽이기야 하겠습니까~^^
그 이후부터 느낀 것은 저는 경찰들이 부당하게 무언가를 요구하면 알아서 하세요 하고 그냥 버팁니다. 괜히 몽골에서 바쁜 표정 지었다가는 곱빼기로 벌금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결국 흥정(?)을 해서 5,000tg에 석방(!!)되고 나니 해는 저물어 있더군요. 그놈들은 2,000tg벌었을테고, 저는 25,000tg 번 셈이니 그리 손해 본 장사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몽골 도심 길에서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정보와 초원이나 산 같은 경우에는 그까지 경찰이 올 일도 없으니 술을 마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저처럼 길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낭패를 당하시면 안됩니다.
카페 > 몽골가이드 북 / 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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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마신경험 있는데 운이 좋은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