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농업 마케팅은 무엇인가?
Part 2. 농업 마케팅의 목적과 목표
농업 마케팅 전략의 핵심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 만족을 통한 수익 극대화
개척정신(Pioneer Spirit)으로 만드는 명품 김치
목표(Objective) 설정과 프로젝트 선언
농업 마케팅 전략의 핵심
"농산물 마케팅 전략이 뭐야?"
"마케팅을 못하니 매출이 안 오르지."
"소비자 지향적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소비자중심 마케팅으로 미래를 여는 영농조합"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전 후끈 달아올라.."
위 글은 각계 각층의 농수산 생산자, 유통 담당자, 학계 전문가, 기자들이 내놓는 말이다.
농업 마케팅에 대한 의미가 정말 100인 100색이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전략적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일인가? 농산물 세일광고를 내는 일인가? 혹은, 농산물 브로셔나 팜플렛 만드는 부서가 하는 일인가? 참 헷갈린다. 농수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은 발로 뛰는 유통, 영업 활동을 영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찌됐건 위 글을 종합해 보면 한가지로 귀결되기는 한다.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많이 내서 돈 버는 일이라는 말이다.
위 내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Upgrade) 해서 세밀하게 표현해 보면 아래와 같이 보다 구체적이며 체계적인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는데 이를 이론적으로 정리해 나가는 것이 바로 농업 마케팅 통합 프로세스라 할 수 있으며 소비자 만족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높이는 일이 실천적인 농업 마케팅의 목적인 것이다.
"우리 작목반 사과에 칼슘 비료를 써서 차별화를 시키면 더 잘 팔릴까?"
“어떻게 하면 최고 품질의 고구마를 생산할 수 있을까?”
“요즘 핵 가족시대인데 온라인 직거래용 방울토마토는 몇 kg 포장을 해야 하나?
“올해부터 태양초에 브랜드를 붙여서 팔고 싶은데 뭐라고 지을까?”
"도시에 사는 주부들은 어디서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할까?"
"새로 생산한 블루베리를 누구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농업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소비자에게 '팔리는 구조' - 팔릴 수 밖에 없는 농산물 - 를 만드는데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이 잘 팔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보고 팔릴만한 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선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처럼 농업 마케팅은 농산물이나 가공 식품을 생산해 내기 훨씬 전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과정이며 판매나 유통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절대 안 된다. 농업 마케팅은 판매 자체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까지 정의할 수 있다.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 만족을 통한 수익 극대화
1985년 미국 마케팅협회(AMA :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에서는 마케팅의 기본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마케팅이란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만족시키는 교환을 창출해 내기 위해 아이디어, 재화, 서비스의 개념 설정, 가격 책정, 판매촉진, 유통에 이르기까지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 이다." (The process of planning and executing the conception, pricing, promotion, and distribution of ideas, goods, and services to create exchanges that satisfy individual and organizational objectives)
위 정의에 따르면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만족시키는 교환을 창출해 내기 위해' 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여기서 핵심 개념은 ‘만족시키는 교환을 창출’ 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 – 소비자나 개별 농가 – 과 조직 – 농업 경영체, 비영리 조직, 지자체 등 – 은 모두 마케팅의 주체로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이 목표를 모두 만족시키는 교환(exchange)의 창출이 마케팅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일방적인 '판매' 라는 단어 대신에 쌍방향적인 '교환'이라는 단어를 사용 했다. 이유는 마케팅의 기본은 생산자 입장에서의 판매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돈을 건네고 받은 농산물에 대한 만족도까지를 고려한 광범위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를 보자면 마케팅은 판매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기업 활동이라는 개념이 분명하게 들어난다.
이후 2004년 미국 마케팅협회에서는 아래와 같이 80년대 마케팅의 정의에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부분을 추가 수정하였는데 현재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쓰여지고 있다. “마케팅은 조직과 이해 관계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조직적인 기능이며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 소통, 전달하고 고객관계를 관리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Marketing is an organization function and a set of processes for creating, communicating and delivering value to customers and for managing customer relationship in ways that the organization and it's stakeholders.)
“고객 없이는 사업도 없다.”(No Business without a Customer)
세계적인 경영학의 대가 미국 피터 F.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위 문구처럼 비즈니스의 본질을 고객에서 찾는 고객 중심주의를 주창했으며 “우리가 팔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하지 말고 ‘고객이 구입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 하라.”는 문구로 고객 만족이야말로 모든 기업의 목적이자 사명이라는 주장을 폈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미래형 마케팅(Kotler on Marketing)'에서 “마케팅 기회란 기업이 소비자의 욕구(Needs)를 만족시킴으로써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구매자의 필요(Needs)와 관심(Interest)의 영역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We define a marketing opportunity as an area of buyer need and interest in which there is a high probability that a company can perform profitably by satisfying that need.)
이를 종합하면 마케팅의 최종 목적은 고객 만족을 통한 가치 창출로 귀결되며 여기서 얻어지는 결과물이 바로 마케팅 주체에게 지속적인 수익 극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 고객 만족과 수익 극대화는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으며 농업 마케터의 핵심 역량은 2가지 마케팅 목적이 상충하지 않도록 조화롭게 달성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내 실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개별 농가와 농업 경영체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와 일맥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개척정신(Pioneer Spirit)으로 만드는 명품 김치
그렇다면 농업 마케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여기서는 크게 2가지 전략, 시장 우위 전략과 시장 창출 전략으로 구분해 보기로 하자.
첫째는 시장 우위 전략으로 기존 시장에서 매출과 이익을 높이거나 점유율 상승을 목표로 설정하는 전략이다. 이미 기존 시장에는 수많은 경쟁자가 동일한 소비자 층을 가지고 경쟁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을 넘어 경쟁지향적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시장을 치열한 핏빛(red)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레드오션(Red Ocean) 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농업 분야에서는 대부분 여기에 속하는 작목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편인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집중과 선택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작목이나 아이디어를 접목한 미래형 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신 시장 블루오션(Blue Ocean) 개척을 목표로 하는 시장 창출 전략이다. 이 전략에서는 새로운 종자, 다른 방식의 재배 기술과 뛰어난 품질, 튀는 브랜드 전략과 농산물 컨셉트, 소비자 홍보 등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자기만의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필요하며 리스크(Risk)는 크지만 성공했을 때 아주 높은 이익을 창출해 낼 수 있다. 요즘 필자가 강의 시간에 미래형 농업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늘 강조하고 있는데 시장과 소비 환경의 변화에 따른 도입기 농산물의 과감한 선택을 통한 시장 창출 전략은 농가에게 아주 큰 마케팅 기회로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2005년 대한민국 10대 히트상품 중에 김위찬 교수와 르네 모보르뉴 교수가 공저한 ‘블루오션 전략’ 이라는 서적이 대한민국의 기업환경을 블루와 래드로 양분시킨 일이 있었다. ‘블루오션 전략’이란 기업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경쟁시장이 아니라 경쟁이 없는 시장, 즉 푸른 바다(Blue Ocean)와 같은 신시장을 개척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시점에서 기업들이 끊임없이 거듭해 온 경쟁의 원리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소비자가 모르던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 교수가 쓴 ‘미래형 마케팅(Kotler on Marketing)’ 중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홍콩의 한 신발회사가 남태평양 제도에 있는 외딴 섬 부락에 신발을 팔려고 조사에 나섰다. 맨 먼저 주문을 받는 부서 담당자를 보냈는데 섬 사람들은 신발을 신고 다니지 않아 시장이 없다고 보고했다. 미심쩍었던 회사는 이번에는 판매부서 직원을 보냈더니 섬 사람들이 신발을 신고 다니지 않아 엄청난 시장이 있다는 전혀 딴판의 보고를 해왔다. 이에 불안해진 회사 경영진에서는 마지막으로 마케팅부서 직원을 보냈다. 그는 부족의 추장과 원주민 몇 명을 면담한 후 다음과 같은 전문을 보내왔다. ‘이곳 사람들은 신발을 신지 않는다. 그러나 발병이 많아 추장에게 신발을 신으면 발병 없애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었더니 아주 고마워했다. 부족의 70% 정도가 켤레당 10달러 가격이면 신발을 살 것이라고 예측된다.’ 바로 이것이 전형적인 ‘블루오션 전략’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시장기회를 주의 깊게 조사하고 매출과 수익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전략.
과연 농업 분야에서도 블루오션 전략을 구사하는 농업인이 있을까?
2008년 여름 강원도 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강원Best농업아카데미 CMO과정’에 있는 강원도 대표 농업 CEO 25명과 함께 1박2일 현장 컨설팅 교육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중에 평창군에서 ‘박광희 김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예를 들어볼까 한다.
저녁식사 후 1대1 개별 경영 컨설팅 시간을 가지는 중에 필자는 시장세분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박광희 김치도 전라도식, 경상도식으로 세분화해서 만드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박사장은 정색을 하며 ‘내 방식으로 만든 김치를 찾는 소비자, 내 김치 맛과 가격을 인정하는 소비자에게 만 김치를 팔겠다.’고 고집스런 장인정신이 듬뿍 묻어나는 답변을 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필자는 아차 싶었다. 박사장의 김치는 명품 농산물로 가는 어려운 길을 택했던 것이다.
감히 생산자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르는 소비자만이 사먹을 수 있는 김치!
이정도 되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박광희 김치'의 맛이 무척 궁금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정말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례야말로 진정한 시장 창출의 모범답안이 아닐까 싶다.
마케팅 교육을 받아본 농업인이라면 심리적 욕구을 뜻하는 원트(Wants), 기능적 욕구 니즈(Needs)라는 이론적 단어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소비자 지향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마케팅학과 교수나 강사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명품 농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행하게도 이런 정도의 이론으로는 안 통한다. 소비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니즈(Needs)를 단순히 찾아내는 정도가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속에 씨앗(Seeds)를 뿌린다는 개념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는 개척 정신(Pioneer Spirit), 신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의 정신이 바로 시장 창출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인 것이다.
목표(Objective) 설정과 프로젝트 선언
그렇다면 마케팅 목표(Objective)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마케팅의 목적이 정성적이며 추상적이었다면 마케팅 목표는 보다 구체적이며 현실적으로 접근해서 설정해야 한다. 마케팅 목표 설정은 마케팅 주체와 그들이 추구하는 사업 목적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바람직한 마케팅 목표(SMART Goal)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구체적인 목표 설정은 본 책자 부록 ‘사업계획서 작성 실무’을 통하여 연습해 보기 바란다.
1. Specific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목표인가)
2. Measurable (측정 가능토록 수치화되어 있는가)
3. Attainable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인가)
4. Reasonable (합리적이며 책임질 수 있는 목표인가)
5. Timed (정해진 시간 내에 달성 가능한가)
강원도 농업기술원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마케팅경영자) 3기 교육생 중 2010년 처음 필자에게 마케팅 교육을 받은 ‘양구 용옥천태양초’ 용옥천님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녀는 양구군 남면에서 하우스 2,500평에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데 그 동안 여러 작목을 시도해 보았으나 별 소득이 없어 결국 태양초에 집중하기로 결정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마케팅 교육을 통한 선택과 집중에 대한 마케팅적인 마인드가 많이 작용했고 더불어 2010년 이상 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맞물려 양구 태양초의 매출이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선 2011년 마케팅 목표를 개별 포장과 디자인 개발 그리고 소비자 직거래를 통한 매출 8,000만원 달성이라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에 맞도록 고추 농사를 2배 정도 늘리기로 결심했다. 또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작정하고 고춧가루 가공은 화천에 있는 가공공장에서 OEM 방식 생산으로 결정했다. 이는 그녀가 합리적이며 책임질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인 동시에 1년이라는 정해진 시간 내에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였던 것이다. 추후 판매가 활성화 될 경우 양구군 농가들을 연합하여 양구군 주요 특산물로 태양초를 육성한다는 장기 목표까지 설정하고 주위 농가와 양구군 담당자를 설득해 나가는 중이다. 이를 위해서 그녀가 정한 2011년 마케팅 목표는 꼭 달성해야 한다는 결심을 다지고 있다. 위 용옥천님 사례는 비록 개별 농가이지만 위에 필자가 제시한 5가지 마케팅 목표 설정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아주 훌륭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글을 빌어 양구 용옥천님이 부디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해서 개별 농가의 훌륭한 마케팅 사례로 남기를 기원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마케팅 목표를 명확하게 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리더와 모든 이해 관계자의 의지를 통일한다는 의미가 있다.
대부분 개별 농가의 경우에는 마케팅 목표를 정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실제로 농산물 생산에 자본과 노동을 제공하는 본인과 배우자가 알고 있으면 그만인 문제이니까... 하지만 이 경우도 배우자에게 말도 없이 혼자서 작목이나 사업 아이템을 바꿀 수는 없다.
지난해 전북 진안군 블로그 마케팅 교육 과정에 있었던 실제 사례이다. 당시 과정에 참여했던 60대 중반쯤 되는 여성 농업인이 하시는 말씀이 몇 번에 걸쳐 온라인과 블로그 교육을 받고 집에 가서 열심히 실습을 좀 해보려고 하면 아저씨가 쓸데없는 거 배워서 괜히 시간만 뺏긴다고 툴툴거린다는 거였다. 필자는 속으로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농업인 교육도 부부가 함께 받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부부가 같이 교육을 받기는 힘들겠지만 어찌됐건 개별 농가에서 부부가 서로 마음이 안 맞는다면 아마도 농업 마케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을 것 같다. 결국은 구성원이 부부 2명뿐인 개별 농가이지만 이들도 함께 공감하는 목표를 가져야 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작목반이나 영농조합 법인 등 농업 경영체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공동으로 생산, 작업, 출하, 선별, 유통, 이익 분배 등을 해야 하므로 모든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가져야만 제대로 된 농산물이 나올 것이다. 이처럼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명확한 목표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침과 통제를 제공하는 뚜렷한 목적과 바람직한 마케팅 목표(SMART Goal)를 정하지 않은 채 생산을 포함한 마케팅 활동을 할 경우 시간이 갈수록 조직 내 개개인이 왜 우리는 이렇게 힘들게 친환경 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해야 되는지, 왜 영농이 까다로운 품종을 선정했는지 불평 불만이 나올 수 있다. 불명확한 목표는 여지없이 조직과 관계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낚시를 즐기는 꾼들이라면 낚싯대 손잡이 부분의 미묘한 흔들림과 손목의 움직임이 낚시 바늘의 큰 흔들림에서 비롯된 것 임을 알 수 있다. 이 느낌으로 월척인지 피라미인지를 금방 구분해 내기도 한다. 이처럼 리더의 목표와 방침에 흔들림이 있으면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말단 멤버는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리더의 흔들림을 파악하는데도 구성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이런 차이 자체가 어느 사이엔가 전체 조직을 크게 흔들리게 만든다. 이 사태를 계속 방치하면 애매함은 계속 확산될 것이며 조직 자체가 와해될 정도의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업 목적과 마케팅 목표를 반드시 문서로 정리해서 관계자 전원이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리더와 관계자가 함께 모여 '프로젝트 선언' 단합 행사를 가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하여 구성원 간에 친밀감과 공동체 의식을 제고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의기투합해서 작목반을 구성하였다 해도 생산하는 과정에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다. 이때 현명한 리더가 나서서 동일 목적과 목표를 함께 했던 선언문 행사를 상기시키면서 다시금 단결을 호소한다면 더욱 발전적인 계기가 될 것 이다. 요즘도 개업식에 돼지머리와 막걸리를 부어놓고 고사 지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를 미신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임직원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내고 외부적으로는 사업에 대한 목적과 목표를 분명히 하여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사업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한 프로젝트 선언문 행사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마케팅 목표를 정하는 과정 중에 농산물의 잠재시장 크기와 소비자의 변화를 조사하고 예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시장(수요 예측)을 어느 정도의 노력(활동 및 비용 예측)으로 어느 정도의 판매(매출 예측)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된다. 또한 매출, 이익 목표 등을 미리 예측하면서 예상 손익계산서를 작성해 봄으로써 구성원끼리 공감대와 성취감에 대한 구체적인 희망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Copyrights ⓒ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최죠셉. 본 글을 전재 시에는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게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농업 마케팅은무엇인가|작성자 웰빙농부
1장 농업 마케팅은 무엇인가?
Part 2. 농업 마케팅의 목적과 목표
농업 마케팅 전략의 핵심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 만족을 통한 수익 극대화
개척정신(Pioneer Spirit)으로 만드는 명품 김치
목표(Objective) 설정과 프로젝트 선언
농업 마케팅 전략의 핵심
"농산물 마케팅 전략이 뭐야?"
"마케팅을 못하니 매출이 안 오르지."
"소비자 지향적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소비자중심 마케팅으로 미래를 여는 영농조합"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전 후끈 달아올라.."
위 글은 각계 각층의 농수산 생산자, 유통 담당자, 학계 전문가, 기자들이 내놓는 말이다.
농업 마케팅에 대한 의미가 정말 100인 100색이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전략적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일인가? 농산물 세일광고를 내는 일인가? 혹은, 농산물 브로셔나 팜플렛 만드는 부서가 하는 일인가? 참 헷갈린다. 농수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은 발로 뛰는 유통, 영업 활동을 영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찌됐건 위 글을 종합해 보면 한가지로 귀결되기는 한다.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많이 내서 돈 버는 일이라는 말이다.
위 내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Upgrade) 해서 세밀하게 표현해 보면 아래와 같이 보다 구체적이며 체계적인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는데 이를 이론적으로 정리해 나가는 것이 바로 농업 마케팅 통합 프로세스라 할 수 있으며 소비자 만족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높이는 일이 실천적인 농업 마케팅의 목적인 것이다.
"우리 작목반 사과에 칼슘 비료를 써서 차별화를 시키면 더 잘 팔릴까?"
“어떻게 하면 최고 품질의 고구마를 생산할 수 있을까?”
“요즘 핵 가족시대인데 온라인 직거래용 방울토마토는 몇 kg 포장을 해야 하나?
“올해부터 태양초에 브랜드를 붙여서 팔고 싶은데 뭐라고 지을까?”
"도시에 사는 주부들은 어디서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할까?"
"새로 생산한 블루베리를 누구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농업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소비자에게 '팔리는 구조' - 팔릴 수 밖에 없는 농산물 - 를 만드는데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이 잘 팔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보고 팔릴만한 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선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처럼 농업 마케팅은 농산물이나 가공 식품을 생산해 내기 훨씬 전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과정이며 판매나 유통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절대 안 된다. 농업 마케팅은 판매 자체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까지 정의할 수 있다.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 만족을 통한 수익 극대화
1985년 미국 마케팅협회(AMA :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에서는 마케팅의 기본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마케팅이란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만족시키는 교환을 창출해 내기 위해 아이디어, 재화, 서비스의 개념 설정, 가격 책정, 판매촉진, 유통에 이르기까지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 이다." (The process of planning and executing the conception, pricing, promotion, and distribution of ideas, goods, and services to create exchanges that satisfy individual and organizational objectives)
위 정의에 따르면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만족시키는 교환을 창출해 내기 위해' 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여기서 핵심 개념은 ‘만족시키는 교환을 창출’ 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 – 소비자나 개별 농가 – 과 조직 – 농업 경영체, 비영리 조직, 지자체 등 – 은 모두 마케팅의 주체로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이 목표를 모두 만족시키는 교환(exchange)의 창출이 마케팅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일방적인 '판매' 라는 단어 대신에 쌍방향적인 '교환'이라는 단어를 사용 했다. 이유는 마케팅의 기본은 생산자 입장에서의 판매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돈을 건네고 받은 농산물에 대한 만족도까지를 고려한 광범위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를 보자면 마케팅은 판매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기업 활동이라는 개념이 분명하게 들어난다.
이후 2004년 미국 마케팅협회에서는 아래와 같이 80년대 마케팅의 정의에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부분을 추가 수정하였는데 현재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쓰여지고 있다. “마케팅은 조직과 이해 관계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조직적인 기능이며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 소통, 전달하고 고객관계를 관리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Marketing is an organization function and a set of processes for creating, communicating and delivering value to customers and for managing customer relationship in ways that the organization and it's stakeholders.)
“고객 없이는 사업도 없다.”(No Business without a Customer)
세계적인 경영학의 대가 미국 피터 F.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위 문구처럼 비즈니스의 본질을 고객에서 찾는 고객 중심주의를 주창했으며 “우리가 팔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하지 말고 ‘고객이 구입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 하라.”는 문구로 고객 만족이야말로 모든 기업의 목적이자 사명이라는 주장을 폈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미래형 마케팅(Kotler on Marketing)'에서 “마케팅 기회란 기업이 소비자의 욕구(Needs)를 만족시킴으로써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구매자의 필요(Needs)와 관심(Interest)의 영역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We define a marketing opportunity as an area of buyer need and interest in which there is a high probability that a company can perform profitably by satisfying that need.)
이를 종합하면 마케팅의 최종 목적은 고객 만족을 통한 가치 창출로 귀결되며 여기서 얻어지는 결과물이 바로 마케팅 주체에게 지속적인 수익 극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 고객 만족과 수익 극대화는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으며 농업 마케터의 핵심 역량은 2가지 마케팅 목적이 상충하지 않도록 조화롭게 달성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내 실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개별 농가와 농업 경영체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와 일맥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개척정신(Pioneer Spirit)으로 만드는 명품 김치
그렇다면 농업 마케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여기서는 크게 2가지 전략, 시장 우위 전략과 시장 창출 전략으로 구분해 보기로 하자.
첫째는 시장 우위 전략으로 기존 시장에서 매출과 이익을 높이거나 점유율 상승을 목표로 설정하는 전략이다. 이미 기존 시장에는 수많은 경쟁자가 동일한 소비자 층을 가지고 경쟁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을 넘어 경쟁지향적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시장을 치열한 핏빛(red)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레드오션(Red Ocean) 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농업 분야에서는 대부분 여기에 속하는 작목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편인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집중과 선택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작목이나 아이디어를 접목한 미래형 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신 시장 블루오션(Blue Ocean) 개척을 목표로 하는 시장 창출 전략이다. 이 전략에서는 새로운 종자, 다른 방식의 재배 기술과 뛰어난 품질, 튀는 브랜드 전략과 농산물 컨셉트, 소비자 홍보 등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자기만의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필요하며 리스크(Risk)는 크지만 성공했을 때 아주 높은 이익을 창출해 낼 수 있다. 요즘 필자가 강의 시간에 미래형 농업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늘 강조하고 있는데 시장과 소비 환경의 변화에 따른 도입기 농산물의 과감한 선택을 통한 시장 창출 전략은 농가에게 아주 큰 마케팅 기회로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2005년 대한민국 10대 히트상품 중에 김위찬 교수와 르네 모보르뉴 교수가 공저한 ‘블루오션 전략’ 이라는 서적이 대한민국의 기업환경을 블루와 래드로 양분시킨 일이 있었다. ‘블루오션 전략’이란 기업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경쟁시장이 아니라 경쟁이 없는 시장, 즉 푸른 바다(Blue Ocean)와 같은 신시장을 개척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시점에서 기업들이 끊임없이 거듭해 온 경쟁의 원리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소비자가 모르던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 교수가 쓴 ‘미래형 마케팅(Kotler on Marketing)’ 중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홍콩의 한 신발회사가 남태평양 제도에 있는 외딴 섬 부락에 신발을 팔려고 조사에 나섰다. 맨 먼저 주문을 받는 부서 담당자를 보냈는데 섬 사람들은 신발을 신고 다니지 않아 시장이 없다고 보고했다. 미심쩍었던 회사는 이번에는 판매부서 직원을 보냈더니 섬 사람들이 신발을 신고 다니지 않아 엄청난 시장이 있다는 전혀 딴판의 보고를 해왔다. 이에 불안해진 회사 경영진에서는 마지막으로 마케팅부서 직원을 보냈다. 그는 부족의 추장과 원주민 몇 명을 면담한 후 다음과 같은 전문을 보내왔다. ‘이곳 사람들은 신발을 신지 않는다. 그러나 발병이 많아 추장에게 신발을 신으면 발병 없애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었더니 아주 고마워했다. 부족의 70% 정도가 켤레당 10달러 가격이면 신발을 살 것이라고 예측된다.’ 바로 이것이 전형적인 ‘블루오션 전략’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시장기회를 주의 깊게 조사하고 매출과 수익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전략.
과연 농업 분야에서도 블루오션 전략을 구사하는 농업인이 있을까?
2008년 여름 강원도 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강원Best농업아카데미 CMO과정’에 있는 강원도 대표 농업 CEO 25명과 함께 1박2일 현장 컨설팅 교육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중에 평창군에서 ‘박광희 김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예를 들어볼까 한다.
저녁식사 후 1대1 개별 경영 컨설팅 시간을 가지는 중에 필자는 시장세분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박광희 김치도 전라도식, 경상도식으로 세분화해서 만드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박사장은 정색을 하며 ‘내 방식으로 만든 김치를 찾는 소비자, 내 김치 맛과 가격을 인정하는 소비자에게 만 김치를 팔겠다.’고 고집스런 장인정신이 듬뿍 묻어나는 답변을 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필자는 아차 싶었다. 박사장의 김치는 명품 농산물로 가는 어려운 길을 택했던 것이다.
감히 생산자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르는 소비자만이 사먹을 수 있는 김치!
이정도 되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박광희 김치'의 맛이 무척 궁금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정말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례야말로 진정한 시장 창출의 모범답안이 아닐까 싶다.
마케팅 교육을 받아본 농업인이라면 심리적 욕구을 뜻하는 원트(Wants), 기능적 욕구 니즈(Needs)라는 이론적 단어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소비자 지향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마케팅학과 교수나 강사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명품 농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행하게도 이런 정도의 이론으로는 안 통한다. 소비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니즈(Needs)를 단순히 찾아내는 정도가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속에 씨앗(Seeds)를 뿌린다는 개념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는 개척 정신(Pioneer Spirit), 신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의 정신이 바로 시장 창출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인 것이다.
목표(Objective) 설정과 프로젝트 선언
그렇다면 마케팅 목표(Objective)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마케팅의 목적이 정성적이며 추상적이었다면 마케팅 목표는 보다 구체적이며 현실적으로 접근해서 설정해야 한다. 마케팅 목표 설정은 마케팅 주체와 그들이 추구하는 사업 목적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바람직한 마케팅 목표(SMART Goal)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구체적인 목표 설정은 본 책자 부록 ‘사업계획서 작성 실무’을 통하여 연습해 보기 바란다.
1. Specific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목표인가)
2. Measurable (측정 가능토록 수치화되어 있는가)
3. Attainable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인가)
4. Reasonable (합리적이며 책임질 수 있는 목표인가)
5. Timed (정해진 시간 내에 달성 가능한가)
강원도 농업기술원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마케팅경영자) 3기 교육생 중 2010년 처음 필자에게 마케팅 교육을 받은 ‘양구 용옥천태양초’ 용옥천님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녀는 양구군 남면에서 하우스 2,500평에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데 그 동안 여러 작목을 시도해 보았으나 별 소득이 없어 결국 태양초에 집중하기로 결정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마케팅 교육을 통한 선택과 집중에 대한 마케팅적인 마인드가 많이 작용했고 더불어 2010년 이상 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맞물려 양구 태양초의 매출이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선 2011년 마케팅 목표를 개별 포장과 디자인 개발 그리고 소비자 직거래를 통한 매출 8,000만원 달성이라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에 맞도록 고추 농사를 2배 정도 늘리기로 결심했다. 또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작정하고 고춧가루 가공은 화천에 있는 가공공장에서 OEM 방식 생산으로 결정했다. 이는 그녀가 합리적이며 책임질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인 동시에 1년이라는 정해진 시간 내에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였던 것이다. 추후 판매가 활성화 될 경우 양구군 농가들을 연합하여 양구군 주요 특산물로 태양초를 육성한다는 장기 목표까지 설정하고 주위 농가와 양구군 담당자를 설득해 나가는 중이다. 이를 위해서 그녀가 정한 2011년 마케팅 목표는 꼭 달성해야 한다는 결심을 다지고 있다. 위 용옥천님 사례는 비록 개별 농가이지만 위에 필자가 제시한 5가지 마케팅 목표 설정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아주 훌륭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글을 빌어 양구 용옥천님이 부디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해서 개별 농가의 훌륭한 마케팅 사례로 남기를 기원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마케팅 목표를 명확하게 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리더와 모든 이해 관계자의 의지를 통일한다는 의미가 있다.
대부분 개별 농가의 경우에는 마케팅 목표를 정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실제로 농산물 생산에 자본과 노동을 제공하는 본인과 배우자가 알고 있으면 그만인 문제이니까... 하지만 이 경우도 배우자에게 말도 없이 혼자서 작목이나 사업 아이템을 바꿀 수는 없다.
지난해 전북 진안군 블로그 마케팅 교육 과정에 있었던 실제 사례이다. 당시 과정에 참여했던 60대 중반쯤 되는 여성 농업인이 하시는 말씀이 몇 번에 걸쳐 온라인과 블로그 교육을 받고 집에 가서 열심히 실습을 좀 해보려고 하면 아저씨가 쓸데없는 거 배워서 괜히 시간만 뺏긴다고 툴툴거린다는 거였다. 필자는 속으로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농업인 교육도 부부가 함께 받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부부가 같이 교육을 받기는 힘들겠지만 어찌됐건 개별 농가에서 부부가 서로 마음이 안 맞는다면 아마도 농업 마케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을 것 같다. 결국은 구성원이 부부 2명뿐인 개별 농가이지만 이들도 함께 공감하는 목표를 가져야 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작목반이나 영농조합 법인 등 농업 경영체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공동으로 생산, 작업, 출하, 선별, 유통, 이익 분배 등을 해야 하므로 모든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가져야만 제대로 된 농산물이 나올 것이다. 이처럼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명확한 목표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침과 통제를 제공하는 뚜렷한 목적과 바람직한 마케팅 목표(SMART Goal)를 정하지 않은 채 생산을 포함한 마케팅 활동을 할 경우 시간이 갈수록 조직 내 개개인이 왜 우리는 이렇게 힘들게 친환경 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해야 되는지, 왜 영농이 까다로운 품종을 선정했는지 불평 불만이 나올 수 있다. 불명확한 목표는 여지없이 조직과 관계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낚시를 즐기는 꾼들이라면 낚싯대 손잡이 부분의 미묘한 흔들림과 손목의 움직임이 낚시 바늘의 큰 흔들림에서 비롯된 것 임을 알 수 있다. 이 느낌으로 월척인지 피라미인지를 금방 구분해 내기도 한다. 이처럼 리더의 목표와 방침에 흔들림이 있으면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말단 멤버는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리더의 흔들림을 파악하는데도 구성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이런 차이 자체가 어느 사이엔가 전체 조직을 크게 흔들리게 만든다. 이 사태를 계속 방치하면 애매함은 계속 확산될 것이며 조직 자체가 와해될 정도의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업 목적과 마케팅 목표를 반드시 문서로 정리해서 관계자 전원이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리더와 관계자가 함께 모여 '프로젝트 선언' 단합 행사를 가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하여 구성원 간에 친밀감과 공동체 의식을 제고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의기투합해서 작목반을 구성하였다 해도 생산하는 과정에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다. 이때 현명한 리더가 나서서 동일 목적과 목표를 함께 했던 선언문 행사를 상기시키면서 다시금 단결을 호소한다면 더욱 발전적인 계기가 될 것 이다. 요즘도 개업식에 돼지머리와 막걸리를 부어놓고 고사 지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를 미신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임직원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내고 외부적으로는 사업에 대한 목적과 목표를 분명히 하여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사업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한 프로젝트 선언문 행사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마케팅 목표를 정하는 과정 중에 농산물의 잠재시장 크기와 소비자의 변화를 조사하고 예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시장(수요 예측)을 어느 정도의 노력(활동 및 비용 예측)으로 어느 정도의 판매(매출 예측)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된다. 또한 매출, 이익 목표 등을 미리 예측하면서 예상 손익계산서를 작성해 봄으로써 구성원끼리 공감대와 성취감에 대한 구체적인 희망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Copyrights ⓒ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최죠셉. 본 글을 전재 시에는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게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농업 마케팅은무엇인가|작성자 웰빙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