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한국과 비슷한 느낌이다. 여러 감상을 느꼈지만, 잠깐 본 것으로 뭐라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이점은 확실한 것 같다.
아시아 최대의 서점과 24시간 운영하는 서점 이렇게 2곳을 찾아갔는데 피트니스 관련 서적이 매우 가난하다. 엄청 과열돼있는 한국과 다르다. 피트니스운동서적 (근육운동 서적)이 간고등어 코치의 책2권과 이훈의 책1권이 번역된 게 전부다. 그렇다고 요가나 무술 관련 책들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한국보다 더 빈곤하다. 심지어 태극권조차 정말 한권도 없다고 해도 될 수준이다.
여성들을 겨냥한 스트레칭 책들은 좀더 있지만, 실제 그 운동을 해보지도 않은 모델 같았다. 이소라의 다이어트 비디오 시절이 훨씬 나아 보인다. 그래서인지 일본에게 인기를 끈 정다연 씨의 책은 스포츠 분야 베스트셀러 7위였다
미얀마.
군사정부가 수도를 하룻밤 사이 옮기긴 했지만, 여전히 양곤 (랭군)은 미얀마 최대 도시(600만 명)로서 교육, 상업, 교통의 중심이다. 신국제공항과 양곤 항구가 있다.
공항에서부터 남자들이 치마처럼 천 하나를 두르고 쪼리를 신고 있다. 공항을 나가니 거의 모두가 쪼리를 신고 있다.
미얀마 남자들은 대부분 머리가 작고 어깨가 귀에서 멀리 툭 떨어져있고 옷 위로도 그들의 견갑골이 감지될 정도다. 곧게 뻗은 팔다리 역시 길다.
여자들도 머리가 작고 팔다리가 곧게 긴 사람들이 많다. 내가 보기에는 얼굴도 미남 미녀들이 꽤 많다.
70%가 버마족이라고 하나 실제로는 100개가 넘는 부족들이 있다. 그래서 국가 이름이 미얀마 연합이다.
거기다가 인도, 중국, 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바로 첫날. 고민이 생겼다. '태극권은 결국 남방 아시아인들의 몸을 흉내내는 것 아닌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포함 15억 인구.) 나 미얀마, 예멘, 페르시아인들의 몸은 옛날 백인들+마사이족같은 아프리카 흑인들 몸에 맨발생활자+좌식생활자의 몸이다. (모두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적어도 평균으로 비교가 가능할 만큼)
그에 비해 정작 중국인들(모두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적어도 평균으로 비교가 가능할 만큼)은 거북목이 많고 옛부터 입식생활자 + 신발도 정말 나쁜 신발 생활자였다.
타이뻬이의 역사 박물관에서 찍은 중국 목각상들. 남녀 목각상 모두 거북목이었다. 대만의 역사 박물관이면 원주민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을까 하는 순진무구한 생각으로 들어간 박물관에서 백년 넘은 유물은 이런 것밖에 없고 거의 다 60년도 안 된 것들이 전시돼 있다.
양곤 최대 시장에서 상점 주인들은 거의 다 중국계였다. 금은방이 많은데 100% 중국계였다. 중국계의 미얀마 이민은 17세기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미얀마 인구는 우리나라보다 좀 많다. 아시아 국가치고 한국은 정말 인구가 적은 나라다. 아시아 인구는 유럽이나 아메리카, 아프리카 다 합친 인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과거에는 아시아에서 중국-한국-일본이 주류가 아니었다. 현재 가진 국력(군사력, 경제력)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문명의 태동/발전/전래 경로를 살펴 보면 거의 모든 게 페르시아와 인도쪽에서 태동/발전/ 동북아시아로 전래됐다.
현재 중국 정부는 티벳 고승들을 모두 베이징으로 이주시키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면서 (누굴 만나고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책을 보는지 기록하면서) 불교의 역사도 뒤바꾸고 있다 한다. 티벳 불교를 중국 선종의 아류로 철저히 왜곡하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국가를 지배하는 자들의 구호 중 하나는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나는 지금 현재 국력이나 경제력이 약한 나라라고 우리가 꼭 배울만한 소중한 문화적 유산이 없겠는가?
를 제기하고 있다.
som에서 상담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은 비정상적인, 사실상 장애를 지닌 자신의 발이 뭐 문제있냐고 남들도 다 그런 거 신고 다니고 아픔없이 날씬하게 강하게 잘만 사는데... 이런 심정으로 오히려 우리를 이상하게 바라볼 때가 있다. 여전히.
그러나 "그런 당신"은 아시아에서 결코 정상도 다수도 아니다.
아시아(중국,한국,일본 3국 중심으로만 보는 내맘대로 아시아가 아니라 실제 아시아)에서 키높이 쿠션과 굽 신발을 신고 다니는 사람들이 과연 주류인가? 다수인가?
그렇지 않다.
아시아 지역에서 맨발생활자나 준맨발생활자들에 비해 생선대가리 신발과 키높이 신발 생활자들은 별로 많지 않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한국 인구의 6배가 넘는다. 2억 5천여 만 명.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조리를 신고 수시로 맨발로 바꾸며 생활한다. 여기도 사원에서는 맨발이어야 한다.
베트남 인구는 한국 인구의 2배가 넘는다. 면적은 3.5배가 넘는다. 그들도 주로 조리를 신거나 수시로 맨발로 바꾼다.
인도 인구는 한국 인구의 25배가 넘는다. 면적은 37배가 넘는다. 그들 중 다수가 맨발 또는 준맨발 생활자다.
파키스탄 인구는 한국 인구의 4배가 넘고 면적은 9배가 넘는다. 대부분이 슬리퍼 또는 맨발이다.
그리고 많은 중동 국가들이 일터에서도 학교에서도 슬리퍼 또는 맨발로 생활한다. 이슬람 사원에서는 반드시 맨발이어야 한다. 심지어 공식석상에서도 슬리퍼로 생활한다.
생선대가리 신발과 키높이 신발이 어떤 근거로 정상적인가?
태국보다 작은 한국에서 병적으로 대유행 중이면 그것이 정상인가?
키높이 신발이 미얀마보다 인구가 적고 국토는 미얀마 1/7만한 한국에서는 대유행일지 몰라도 (그것은 병적 현상이다.) 아시아에서는 결코 대유행도 아니고 결코 다수도 아니다.
채널 미얀마 tv에서는 패션 모델들조차 조리를 신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다녀온 미얀마는 맨발의 땅이라 부를 만하다.
위빠사나 명상을 비롯해 초기불교가 가장 잘 계승 보존된 곳이 미얀마라고 한다.
미얀마의 남성이라면 일생의 한 번쯤은 승려가 되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한다. 7일짜리부터 몇 년에 걸친 단기출가가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승려들이 탁발을 나갈 때는 맨발로 나가야 한다.
소년 승려들이 그 길을 휘리릭 맨발로 걸어갔다.
미얀마 최고의 사원. 미얀마 사람들이 일생에 한번은 들르고자 하는 일종의 성지가 쉐다곤 파고다(사원)다. 1453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황금탑은 탑 외벽에 붙여진 황금 판의 황금만 54톤에 이른다. 탑의 맨 위에는 다이아몬드 4351개가 있고 제일 가운데 큰 다이아몬드는 76캐럿이다. 그 주변은 수많은 보석들이 장식돼 있다. 쉐다곤 파고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부처님 생존 당시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물론 전설로 여겨진다.)
미얀마에서 사원은 반드시 맨발로 들어가야 한다. 영국인들이 신발을 신고 사원을 들어가는 바람에 (그것도 2번이나) 그 때마다 독립운동이 촉발됐을 정도다. 가장 심한 모욕이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사원이 너무나 엄숙하다는 뜻이 아니다. 맨발만 지키고 나면 별다른 금기사항도 없다.
사진도 찍고 음식도 마음대로 먹는다. 이른바 '대웅전'에서 불상 앞에서 사람들은 누워서 쉬고 자고, 먹고 마신다. 내가 불교신자는 아니라 장담은 못해도 우리나라 절에서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다. 태국도 이렇지 않다고 한다.
이곳의 계단에 앉아 우리는 한참 동안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바라 보았다.
엄지는 크고 쭉 뻗어있으며 발의 진행방향을 당당히 리드하고 있다. 전적으로 엄지가 리드한다.
한국에서 흔하디 흔한 변형된 발들은 엄지가 아니라 검지나 중지가 발을 리드한다.
이 맨발 또는 준맨발 생활자들은 아킬레스 건이 잘 발달해 있다. 그래서 발목이 가늘거나 발뒤꿈치가 도드라져 보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반대로 흔하디 흔한 키높이 신발 생활자들과 변형된 발 생활자들 중에는 발목이 뭉퉁하게 아킬레스건이 발목살에 파묻혔거나 아예 짧아져서 신발에서 내려와 지상에 발을 디디면 척추의 곡선을 과장시키거나 없애야지만 서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흔하디 흔하다. 소위 S 라인은 척추변형 인증 라인이다.
이런 건 결코 인종적 차이가 아니다. 인종적 차이일 뿐이라고 위안을 삼아선 안 된다. 전세계 어디서나 맨발 생활 인류의 특징이다. 맨발로 사뿐히 걷는 것조차 타고난 것인가? 날 때부터 뒷굽을 높여 아킬레스건을 스스로 짧게 만드는 인종적 특징이란 게 있을까?
인디언클럽스윙(2) 칼럼에서 에드워드 토마스 박사가 말한 "마인드풀 무브먼트(mindful movement)".
mindfulness는 "마음챙김"이 아니라 "알아차림"이 더 좋은 번역어임을 알았다. 토마스 박사가 1988년 미얀마에서 9개월 수련했고 위빠사나 명상의 명가인 미얀마에서 강조하는 것이 알아차림(awareness, mindfulness)이다.
"알아차림하는 움직임"이라는 것은 정말이지 인디언클럽스윙에 대한 기가막힌 자랑의 표현이다.
그걸 알고서는 마하시 선원에서 매일 당당히 한시간씩 돌려줬다. 걷기 명상과 다를 바가 없다.
1943년 생겨난 마하시 선원은 가장 유명한 선원이지만, 한국의 수행자들 사이에서는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곳이라고 한다. 수행환경은 쾌적한 편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정글 속 명상센터로 곧장 가는 사람들도 꽤 있고 마하시 선원의 사야도(큰 스님)나 옆방의 불교의식전공자도 한국에서 온 수행자들은 "너무 열심히 해서 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야도 즉 큰스님이 직접 (아주 능숙한 한국어 통역자와 함께) 일주일에 2번 인터뷰(토론같은 거다.)를 해준다.
나는 너무 열심히 안 했다. 좌선, 행선 모두 4시간쯤만 하고 요가&인디언클럽&맨몸운동을 4시간 정도 했다.
둘 다 합쳐봐야 8시간이고 잠은 7~8시간 정도 잤으니,, 나머지 8~9시간은 뭘 했는지.... 아마 휴식, 빨래, 청소? 인터넷도 전화도 없고 아침은 5시30분에 먹고 점심은 아침10시에 먹고 오후는 불식이다. 나는 가져간 미싯가루나 누룽지를 물에 타서 마셨다. (음식은 참 정성이 넘치는데 돼지고기 기름을 많이 써서 얼마 못 먹는다. 과일과 차는 아주 맛있다.) 말을 안 하고 자신에게 집중하며 명상하고 운동하니 정말 좋았다. 그러니, 체중이 줄지 않고 좀 늘었다.
우기라서 외국인 수행자들은 많지 않았다. 한국남자 나포함 3명, 일본인 1명이 외국인의 전부였다. 정말 하루종일 비가 왔다. 다행히 선풍기가 있어서 빨래도 땀도 말릴 수 있었다. 다만 침대가 좀 짧다. 자다 보면 다리를 구부리고 자고 있다.
모기는 아침밥 기다릴 때마다 5방 이상 물렸고, 아침이나 정전이 될 때면 크고 밝은 바퀴벌레가 몇 마리 기어 나왔고(크기가 한국꺼 5배쯤 된다. 그래서 모기장을 치고 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옆방사람처럼 콧구멍으로 바퀴벌레가 들어가려고 할 수 있다.) 도마뱀이 많고 새벽에는 박쥐도 있고 밖에는 까마귀들이 정말 정말 많다.
원래 좌선 7시간 걷기명상 7시간이 번갈아 짜여진 것이 공식 수행시간표인데 스님들도 다 그렇게는 못한다고 한다. 첫날은 한시간씩 번갈아 가며 열심히 했는데... 다음 날부터는 호흡에 집중이 잘 되면 좌선 3~5분만에 잠이 든다. (조는 게 아니라 잔다.) 잡념이 간간히 일어나면 15분쯤 지나 졸기 시작하고 아예 생각에 빠져들면 졸음은 오지 않는다.
반대로 걷기명상은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도 없이 온통 발에 집중이 됐다.
Make a mental note of "Lifting, swinging, coming down, touching floor, pressing" and so on.......
You will find yourself immersed in a fluid, unbroken awareness of motion. the feet will become your whole universe. <Mindfulness>
(당신은 부드럽게 흐르며 끊이지 않는 동작을 자각하는데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발은 곧 당신의 우주가 된다 )
그러다 보니 간간히 잡념이 들어도 알아차리기가 쉬웠다.
걷기명상은 앉은명상과 함께 곧 스쿨오브무브먼트의 수업으로 정착될 것이다.
여기서 자료 뒤지고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보다 거기서 하루 2시간씩 오롯이 걷기 명상했을 때 걷는다는 것 그리고 명상에 대해서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일단 여기까지.
첫댓글 http://durl.me/fz4yf 터키 여행객이 본, 눈오는 날에도 맨발로 들어가기 위해 정갈히 발을 씻는 터키 무슬림 모습이야기. http://durl.me/fz4yg 결코 가난하지 않은 말레이시아의 무슬림맨발이야기. http://durl.me/fz4yi 파키스탄 여행자의 이야기. 힌두교, 무슬림, 불교 모두 원래는 맨발을 경건하게 보고 손발을 씻기위한 용도로 반드시 사원 입구에 물나오는 곳을 두고(우리는 약숫물로 변질),
회당은 모두가 대기실겸 휴식처로 사용. 불교, 힌두교, 무슬림 모두 동일. 문화인류학에서 맨발이 더럽고 낮다고 생각한건 비누를 16세기가 다되서야 받아들인 서북 유럽인들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난 말이야....가끔...건이랑 하란이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울 때가 있어....ㅎㅎㅎ
저도 채린이처럼 예쁜 애기들 보면 부러울 때가 있어요... ㅎㅎㅎ
채린인 울 딸 친구고....채은이;;;;;;;
ㅎㅎ
아아아악... 제가 이렇다니까요. 사람 이름 외우는 것 완전히 꽝... 채은이요. ㅎㅎ
대웅전 불상 앞에서 저러고 있으면 스님한테 죽비로 깨알같이 맞아요 -_ㅜ
그렇군요.... 미얀마에 가면 종교의식이라기 보다는 그냥 삶이란 느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