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사부작 형님이 자전거 라이딩 번개를 공지했다.
함께하는 첫 자전거 라이딩이다.
MTB를 타고 한강변을 달려 모임 장소로 이동을 한다.
일찍 출발 한다고 서둘렀는데 얼음, 물, 간식 등등 소소한 것들을 챙긴다고 출발이 늦어졌다.
출발 시간은 9시 10분, 약속 시간은 10시, 원효대교까지 거리는 14km 다. 예상 도착 시간은 58분. 늦게 생겼군. ^^
내가 가 본 한강변 길의 끝은 상암 하늘 공원까지 였다.
내가 오늘 달려야 할 거리는 총 64km가 넘는다.
그래서 오늘 행주대교를 갔다 오는 코스는 힘들거라는 느낌이 들어 긴장을 하고 출발을 했다.
한강변에는 달리는 자전거가 많았다.
더욱이 오늘은 서울시에서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를 하고 있어서 길 중간 중간 천천히 달리라는 피켓을 든 사람들이 보였다.
따릉이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유독 많던 이유였다.
잠수교를 지나서 원효대교에 도착 10시 10분 쯤 됐는데 아직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헬멧을 벗는데 쌤 형님이 도착했다.
쌤 형님은 타고 온 자전거 프레임에 긴 막대 하나를 감고 오셨는데, 나를 보자마자 풀어서 설명을 해주신다.
알리에서 구입한 슬라이드 폴대였다. 선물로 주는 거라면서 요즘 알리에서 이런 제품을 찾아 구입하는 재미에 대한 이야기했다.
그러는 사이 사부 형님 도착, 인라인 복장에 헬멧을 쓰고 첼로 로드를 끌고 나오셨는데 뱃살이 전보다 빠져 보였다.
수영장을 다니는 효과였다.
본격적인 라이딩의 시작.
먼저 출발을 하면서 뒤 따라 오는 샘형과 사부형의 로드 자전거라 의식이 됐다.
살살 밟아도 쌩쌩 나갈텐데, MTB가 선두로 가는 것은 아니지라는 생각을 하며 속도를 내려고 패달링을 파워모드로 놓고 달렸다.
파워모드가 힘만들고 속도도 안난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한참 걸렸다.
이 후 돌아오는 길에는 회전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전환하고 허벅지와 무릎이 덜 힘들고 속도도 빨라졌다.
하지만 안장통은 시간에 비례해서 심해졌다. ^^ 안장통 해결은 두 세번 더 타야 적응이 될 것 같다.
앞서 달리는 자전거를 타는 사부 형의 뒷 모습은 오늘따라 슬림해보인다.
쌤 형은 면 바지를 입고 오셔서 라이딩 내내 불편한 것 같았다.
패팅 바지를 입었으면 한결 나았을 덴데...
가양대교 아래서 1차 쉼.
슬슬 느껴오는 안장통이 라이딩의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
사부형은 옆에 있는 국궁장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방화대교 아래서 2차 쉼.
다리 밑으로 바람이 이렇게 시원하게 불어주니 쉬었다 가기에 좋았다.
행주대교를 건너가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회기하기에 딱 맞아 보였다.
사부형은 우리를 행주대교에 국수 맛집으로 안내 했다.
처음 들렸던 국수집은 1시간 넘게 기다려야해서 행주대교 원조국수집으로 이동했다.
콩국수(곱배기)
찾아온 손님이 많아서 줄서 기다림은 기본인 것 같다. 더욱이 오늘이 주말이라 식당 앞 도로가에도 차들로 줄지어 있었다.
여기 곱배기는 진짜 곱배기었다. 모르고 시켰다가 너무 배불러서 조금 남겼다.
가격은 보통과 같아서 대식가는 양껏 먹을 수 있다.
사부형이 안내한 다음 코스는 자전거 용품점이다.
라이딩 하기에 복장 불량이라고 생각을 하셨던 같다. ^^
자전거를 오래 타긴 했지만 딱 달라 붙는 옷 스타일에 적응을 못해서 갖추지 않았는데 가판대에 싸게 파는 것들이 있으니 하나 구입해 입으라는 기회였다.
가판대에는 옷 가지 수는 많았지만 고르기 힘들었다.
내게 맞는 사이즈의 옷은 어떤 것이고 색상은 어떤게 어울릴지 감이 오지 않았고,
패드 바지만 하나 골라 입었는데 이후 상의도 입어보라는 점원의 권유에 추천하는 걸로 입었지만 자전거 복 특유의 딱 붙는 핏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숨겨 있던 뱃살과 찌찌가 들어남에 당황했고, 패드 바지의 민망함에 얼굴이 어찌나 따갑던지...
그런 나를 보고 점원은 "아무도 안봐요"라는 한 마디를 건냈다. ^^
용기내서 뻔뻔함에 도전해 보라는 의미로 들렸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직 부족한 내공 때문에 헐렁하고 큰 것으로 추천을 받아 구입은 했지만 이것도 색상과 디자인이 마음에들지 않아서 이틀 후 다시 와서 다른 옷으로 바꾸고야 말았다.
결국 뱃살을 빼야된다는 반성을 하며 집에 두고온 로드 자전거를 가지고 올라오게 되는 동기부여가 됐다.
쌤형도 긴 패드 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구입하고 갈아입으니 한결 편한 복장이 됐다.
그런데 헬멧을 안 쓰신게 조금 아쉬웠다.
나는 두 차례의 낙차 사고로 세번의 수술까지 했던 경험 때문에 지인들에게 헬멧의 필요와 중요성에 강한 주장을 한다.
두 번의 사고 모두 피할 수 없는 갑작스런 상황 때문에 발생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안전 장비 착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복장도 갖추었으니 이제 또 달려 볼까...
다음 도착한 곳은 고양한강공원이다.
자유로를 달리며 보이던 철조망 너머가 이젠 푸른 잔디로 덮인 멋진 공원이 됐다.
그늘막 텐트를 치고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보였고, 그 풍경이 좋아 보였다.
사방에 감시 카메라가 있어서 치안과 방범에 활용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곳에서 비박은 불가능해보인다.
한 낮 쉬어가는 곳으로 적당하다.
야생 토끼인지, 두마리 봄
방화대교에서 쉬는 동안 자전거를 타고 행주산성 수변길을 달려가는 사람들을 보고, 길이 생겼구나 싶어서 행주산성 방향으로 이동 했다.
그런데 강변길은 끊어져 있고 행주산성 숲길을 우회해서 가야했다.
한 고개만 넘으면 내려가는 길이 있겠지 싶었는데 오르락 내리락 하는 계단 길은 한참을 가야했다.
그것도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가야했다.
내 MTB에 무게는 15키로가 넘을 텐데... 그래도 신발은 목없는 등산화여서 다행이었다.
사부형은 딱딱한 클릿슈즈를 신고 있어서 많이 힘들었을 거다.
쌤형은 워낙 산행을 잘 하시니 가볍게 휙휙 먼저 앞서 간다.
그래서 오늘, 해본적 없는 자전거 메고 행주산성 넘기도 경험해봤다. ^^
사부형은 첫 라이딩부터 우리를 빡세게 훈련 시켰다. ^^
이 후 우리는 방화대교 아래서, 가양대교 아래서 쉼을 갖었고, 난지 한강공원에서 크라잉넛의 라이브 공연중인 "말달리자"를 들으며
사부형이 매점에서 사온 캔 맥주와 음료로 가벼운 뒤풀이를 했다.
쉬면서 충전된 힘으로 MTB에 회전수를 높게해서 속도감을 느끼며 달렸다.
땀도 제대로 났고 속도의 희열도 느끼는 마지막 구간이었다.
원효대교에 도착해서 사부 형과 헤어지고 샘형과 함께 중랑천 용비교까지 달렸다.
샘형은 중랑천으로 이어지는 청계천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로 집까지 갈 생각이었다.
많이 돌아가는 경로지만 도심의 인도로 가기보다 자전거길로 가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쌤형은 한강과 멀리 떨어진 서울 안쪽에서 자전거로 출발하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라이딩시 우리 보다 더 많은 거리를 타야될 입장인걸 알았다.
중랑천 용비교 아래서 잠깐 쉬면서 남은 길 조심해서 가시라는 인사를 하고 형은 왼쪽 길로 나는 오른쪽 길로 달려서 집으로 왔다.
6시 17분 집 도착
빨리 달리려고 하지 않아도 구간 구간 속도가 나게되는 곳에선 충분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한강변 자전거 길은 최고가 아닐 수 없다.
쌤형님 점심 국수 잘 먹었습니다. 슬라이드 폴대 잘 쓸께요. 아마도 선나 모임 때 만 사용할 것 같네요.
사부형님 뒤풀이 음료 잘 마셨습니다. ^^
끝.
다음 라이딩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