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
天地定位, 祀遍群神. 六宗旣禋❷, 三望咸秩❸, 甘雨和風, 是生黎稷, 兆民所仰, 美報興焉. 犧盛惟饗, 本於明德❹, 祝史陳信, 資乎文辭. 昔伊耆始蜡, 以祭八神❺. 其辭云 : 「土反其宅, 水歸其壑, 昆蟲毋作, 草木歸其澤」. 則上皇祝文, 爰在玆矣. 舜之祠田云 : 「荷此長耜, 耕彼南畝, 四海俱有」. 利民之志, 頗形於言矣. 至於商履, 聖敬日躋, 玄牡告天, 以萬方罪己, 卽郊禋之詞也 ; 素車禱旱❻, 以六事責躬, 則雩禜之文❼也.
천지정위, 사편군신. 육종기인❷, 삼망함질❸, 감우화풍, 시생려직, 조민소앙, 미보흥언. 희성유향, 본어명덕❹, 축사진신, 자호문사. 석이기시사, 이제팔신❺. 기사운 : 「토반기댁, 수귀기학, 곤충무작, 초목귀기택」. 즉상황축문, 원재자의. 순지사전운 : 「하차장사, 경피남무, 사해구유」. 이민지지, 파형어언의. 지어상리, 성경일제, 현모고천, 이만방죄기, 즉교인지사야 ; 소차도한❻, 이육사책궁, 즉우영지문❼야.
<解釋> 천지가 자리를 정하여 여러 神을 두루 祭祀를 모시게 되었다. 六宗을 제사로 모시게 되고 三望의 제사에 모두 질서가 잡히자, 단비가 내리고 和風이 불어 穀物이 생겨났다. 民衆이 숭앙하는 神으로부터 보답이 내린 것이다. 犧盛이 향기로울지라도 明德이 本이 되고, 神官이 진술한 誠意는 文辭의 힘에 의존한다. 옛날 伊耆는 蜡祭를 創始하여 八神을 祭祀지냈는데 그 祈禱文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堤防일랑 堅固하고 물일랑 넘치지 말라. 벌레는 끓지 말고 草木은 우거져라.」 上皇의 祝文이 여기에 나타난다. 또 舜이 田畓의 神에 올린 祝文은 「긴 쟁기를 메고 남쪽 밭을 갈고지고, 四海의 백성이 다 같이 갈고지고」라 하였다. 백성의 이익을 헤아린 뜻이 말 속에 잘 나타나 있다. 殷의 湯王은 聖德이 날로 높아 검정 수소를 바치고 하늘에 告하여, 萬民의 罪를 한 몸에 도맡게 해 달라고 한 것은 하늘에 제사 지낼 때의 祝詞인 것이다. 또 그가 흰 馬車를 타고 旱天에 빌면서 여섯 가지 疑惑으로 스스로를 叱責한 것은 비를 빌고 災厄을 제거하는 祈禱文이었다.
[註]
❶ 祝盟 : 「祝」은 福을 빌기 위해서 神에게 祈願을 바치는 것. 祝은 또 呪와 통하여 呪詛의 뜻이
다. 「盟」은 神앞에 犧牲을 바쳐 그 피로 約束을 맺는 것.
❷ 六宗旣禋 : 六宗은 여러 說이 있으나, <僞孔傳>에 四時ㆍ寒ㆍ暑ㆍ日ㆍ月ㆍ星ㆍ水旱. 禋은
제사.
❸ 三望咸秩 : 「望」은 望祭. 對象에 대해서는 여러 說이 있으나, ≪左傳≫에는 分野의 별[星],
그 나라의 山川이라 했고, ≪公羊傳≫에서는 泰山ㆍ黃河ㆍ바다라 하였다.
❹ 犧盛惟饗, 本於明德 : ≪尙書≫ 君陳에 나온 말. 「至治馨香, 感于神明, 黍稷非馨,明德爲馨(
至治의 馨香은 神明을 感動케 한다. 黍稷이 향기로운 것이 아니라, 明德이 향기롭다.)」 하였
다.
❺ 伊耆始蜡, 以祭八神 : 伊耆氏는 神農이라고도 하고, 堯라고도 전한다. 蜡는 祭名. 年末에 행
해지므로 十二月을 蜡月이라고도 한다. 八神은 先嗇ㆍ司嗇ㆍ農ㆍ郵表畷ㆍ貓虎ㆍ坊ㆍ水庸ㆍ
昆虫.
❻ 素車禱旱 : ≪藝文類聚≫ <尸子>에 殷湯이 가뭄을 救코자 素車白馬로 몸에는 白茅를 걸치고
스스로 희생이 되었다고 했다.
❼ 雩禜之文 : 「雩」는 祈雨祭, 「禜」은 風ㆍ雨ㆍ雪ㆍ霜ㆍ水害와 疫病의 害를 막는 祭.
10-02
及周之太祝, 掌六祝之辭. 是以 庶物咸生, 陣於天地之郊 ; 旁作穆穆, 唱於迎日之拜 ; 夙興夜處, 言於祔廟之祝 ; 多福無疆, 布於少牢之饋 ; 宜社類禡❶, 莫不有文 ; 所以寅虔於神祇, 嚴恭於宗廟也.
급주지태축, 장육축지사. 시이 서물함생, 진어천지지교 ; 방작목목, 창어영일지배 ; 숙흥야처, 언어부묘지축 ; 다복무강, 포어소뢰지궤 ; 의사류마❶, 막불유문 ; 소이인건어신기, 엄공어종묘야.
<解釋> 周의 大神官은 六種의 祭祀의 祝詞를 담당하여, 「萬物이 다 함께 蘇生하라 云云」한 文句는 天地의 제사 때 취해졌고, 「널리 威光에 싸여지라 云云」한 文句는 初日의 禮拜에 읊어졌고,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 자리에 든다. 云云」한 문구는 祖廟의 祝文이며, 「多福하고 無疆하라 云云」한 것은 饗宴 때 펼쳐진 것이다. 또, 遠征이나 出陣 때의 제사에도 祝詞를 수반치 않은 것은 없었다. 祝詞를 통해서 神들에 대해서는 敬虔을, 祖先에 대해서는 恭順을 나타냈다.
[註]
❶ 宜社類禡 : ≪禮記≫ 王制에 나오는 祭祀名으로 出征할 때 올린다.
10-03
自春秋已下, 黷祀諂祭, 祝幣史辭, 靡神不至. 至於張老成室, 致美於歌哭之禱❶; 蒯聵臨戰, 獲祐於筋骨之請❷: 雖造次顚沛, 必於祝矣. 若夫楚辭招魂, 可謂祝辭之組麗也.
자춘추이하, 독사첨제, 축폐사사, 미신부지. 지어장노성실, 치미어가곡지도❶; 괴외임전, 획우어근골지청❷: 수조차전패, 필어축의. 약부초사초혼, 가위축사지조려야.
<解釋> 春秋時代 이후가 되면 제사가 亂用되어 神官의 祈禱 가운데 모든 神을 제사케 되었다. 張老는 築室을 慶賀함에 「歌哭의 祈禱」로 솜씨를 날렸으며, 蒯聵는 臨戰에 이르러 「筋骨의 請」으로 祈願에 天佑를 얻었다. 비록 잠시 동안의 顚沛에도 반드시 祈禱를 반복한 것이다. ≪楚辭≫의 「招魂」 등은 祝詞에 있어서의 美의 典型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註]
❶ 張老成室, 致美於歌哭之禱 : ≪禮記≫ 檀弓에 보인다. 晉의 趙武의 新築을 축하해서 張老는
「美哉輪焉 美哉奐焉 歌於斯 哭於斯 聚國族於斯(아름답도다! 높고 큼이여, 아름답도다! 크고
많음이여! 여기에서 노래하고, 여기에서 곡하며, 여기에서 국빈과 종족을 모을 것이로다.)」
라 읊었다.
❷ 蒯聵臨戰, 獲祐於筋骨之請 : ≪左傳≫ 哀公 二年, 衛의 太子 蒯聵가 鄭의 군사와 싸울 때 祈
禱하였다. 그 내용은 「曾孫蒯聵敢昭告皇祖文王 烈祖康叔 文祖襄公 鄭勝亂從 晉午在難 不能
治亂 使鞅討之 蒯聵不敢自佚 備持矛焉 敢告無絶筋 無折骨 無面傷 以集大事.(중손 괴외는 감
히 황조 문왕과 열조 강숙과 문조 양공에게 밝히고 고하나이다. 지금 정나라 성공 승이 난리
를 일으켜, 진나라 정공 오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그래서 진나라 정공은 이 난리를 다스
리지 못하여, 조앙으로 하여금 이를 토벌하게 하므로. 저도 감히 스스로 안일하게 있을 수 없
어, 창을 잡고 우익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제위 신령님에게 빌며 고합니다. 제발 창에
맞아 힘줄이 끊어지는 일이 없게 하여 주시고, 병거에서 떨어져 골육을 다치는 일도 없게 하
여주시며, 이 전투에서 큰 일을 모두 성취하게 하여 주십시오.)」라 하였다.
10-04
漢之群祀, 肅其百禮, 旣總碩儒之義, 亦參方士之術. 所以秘祝移過❶, 異於成湯之心 ; 侲子驅疫❷, 同乎越巫之祝 : 禮失之漸也. 至如黃帝有祝邪之文❸, 東方朔有罵鬼之書❹, 於是後之譴呪, 務於善罵. 唯陳思誥咎❺, 栽以正義矣. 若乃禮之祭祝, 事止告饗 ; 而中代祭文, 兼讚言行, 祭而兼讚, 蓋引伸而作也.
한지군사, 숙기백례, 기총석유지의, 역삼방사지술. 소이비축이과❶, 이어성탕지심 ; 진자구역❷, 동호월무지축 : 례실지점야. 지여황제유축사지문❸, 동방삭유매귀지서❹, 어시후지견주, 무어선매. 유진사고구❺, 재이정의의. 약내례지제축, 사지고향 ; 이중대제문, 겸찬언행, 제이겸찬, 개인신이작야.
<解釋> 漢代의 여러 제사는 임금의 敎示와 禮法을 엄숙히 하여 碩儒들의 견해를 總合하고, 그 위에다 方士의 技法을 첨가하였다. 이런 까닭으로 祭祀의 官은 윗사람의 과실을 아랫사람에게로 돌려 버린 점은 湯王의 자비심과는 이질적이며, 追儺의 행사에 稚兒를 사용하여 惡疫을 退治한 점은 越의 무당들의 呪術과 같아서 禮의 본질을 점차 잃어 감을 나타낸 것이다. 黃帝의 ≪祝邪文≫, 東方朔의 ≪罵鬼書≫가 출현하자 그 이후의 譴責의 文章은 꾸짖어 욕하는 방법에만 힘을 썼다. 오직 曹植의 ≪誥咎文≫만이 정상적인 法則으로 一貫되었을 뿐이다. 禮의 규정에 의한 제사는 神에게 供物을 報告하는 것에 그쳤는데, 中世의 祭文은 인간의 言行을 讚美하는 것까지 겸하게 되었다. 祭祀를 위하면서 동시에 讚美의 역할을 겸한 것은 祝詞의 本義를 확대한 것이다.
[註]
❶ 秘祝移過 : ≪史記≫ 封禪書에 文帝의 詔라 하여, 「今秘祝移過於下, 朕甚不取. 自今除之.(오
늘날, 秘祝은 過失을 아랫사람으로 옮기나, 朕은 取하지 않겠다. 오늘부터 除去하라.)」 했다.
❷ 侲子驅疫 : ≪後漢書≫ 禮儀志 중에 「大儺, 謂之逐疫. 其儀, 選中黃門子弟年十歲以上, 十二
以下, 百二十人為侲子.(大儺를 逐疫이라 이르는 데, 그 儀式은 中黃門의 子弟로 一○歲 이상,
十二歲 이하의 一二○人을 選拔하여 侲子라 한다.」 하였다.
❸ 黃帝有祝邪之文 : <軒轅本紀>에 의하면, 黃帝는 巡狩 때, 海岸에서 白澤이라는 神獸를 만나
天地鬼神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祝邪의 文>을 지었다 하였다.
❹ 東方朔有罵鬼之書 : 王延壽의 <夢賦>의 序에 書名이 보인다.
❺ 陳思誥咎 : 曹植의 <誥咎文> 序에 「於時大風發屋拔木, 意有感焉. 聊假天帝之命, 以誥咎祈
福(때에 大風에 집이 날리고, 나무가 뽑히자 느낀 바가 있어, 天帝의 命을 빌어서, 誥咎하여
福을 빌었다.)」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