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에게 듣는 만점 공부법 노하우
올해 수능 만점자는 33명,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수능 만점 비결’이 아닐까 싶다. 고양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는 원유석(19) 군도 올해 수능 만점을 받은 33명 중 한 명이다. 물론 국제고 특성을 반영한 교육 효과도 있었겠지만 원 군은 사교육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학교와 기숙사 생활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을 실천해 나갔다.
이러한 공부 방식 덕에 원 군의 성적은 평소 학교 내신 및 모의고사 결과에서도 늘 최상위권에 속했다. 원 군은 고교 내내 1.4~1.6 등급을 줄곧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모의고사에서도 만점을 받는 등 내심 수능
만점에 기대를 갖게 했다. 사실 이미 수능 가채점 이후 원 군은 “만점을 받은 것을 알게 됐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는데 막상 성적표를 받고 보니 오히려 덤덤했다”고 당시 기분을 설명했다. 현재 미래의 외교관을 꿈꾸는 원 군은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정치외교학과에 지원했다.
원 군은 ‘수능 만점’이라는 타이틀이 다소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올해에 수능을 치르는 후배 수험생들을 위해 수능 만점 공부법에 대한 비결을 전격 공개했다.
국어 공부법
EBS연계교재 달달 외울 정도로 숙지
문학·비문학 문제 풀 때 유용한 스킬 공개!
원 군은 수능 만점을 얻기 위한 공부 비법으로 EBS연계교재에 나오는 문제를 완벽하게 익힐 것을 강조했다. “국어는 EBS연계교재를 엄청나게 읽은 것 같아요. 3학년 동안 국어의 경우 EBS연계교재를 본 것만 10회 쯤 되거든요. 특정 지문을 보면 해당 지문의 정확한 위치까지 기억날 정도로 거의 모든 내용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어요.”
물론 연계교재만 반복적으로 본다고 해서 만점을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원 군이 연계교재를 달달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공부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연계지문을 통으로 외우게 되면 문제 풀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그러면 비연계지문, 어려운 지문들을 차분히 정독해 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죠.” 실제 시험에서는 부담감 때문에 정독하기 힘들다는 점은 입시를 치른 수험생들이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부분일 터. 원 군의 얘기대로 연계교재를 완벽히 암기한 학생들은 문제만 보더라도 유형을 쉽게 파악하고 정답을 도출해 낼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원 군은 문제 푸는 데 유용한 스킬도 소개했다. “과학이나 철학 등 다소 어려운 주제의 지문이 나오면 내용 파악이 안 될 때가 있어요.” 이럴 경우 많은 학생들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밑줄도 치면서 지문을 읽어 나가는데 원 군의 경우에는 약간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풀었다. “국어 문장을 읽다보면 접속부사(그러나/그러므로/그리고/그런데 등)가 눈에 띄어요. 이러한 단어가 등장하면 특정표시(V)를 하고 접속부사 앞뒤로 나오는 말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접속부사 앞뒤 문장을 면밀히 보면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요.”
이어 원 군은 또 다른 스킬을 공개했다. “비문학에서 나오는 문장 가운데 첫 문단 말미에 물음표로 끝나는 의문형의 문장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요. 대개 ‘~왜 그럴까?’와 같은 문장으로 끝나는데 해당 지문 전체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고 보면 돼요. 따라서 각각의 단락과 문장을 읽어 나갈 때 ‘~왜 그럴까?’를 염두에 두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어요.”
이밖에도 문학에서 EBS와 연계는 하되 연계교재에 나오는 지문이 아닌 전혀 다른 지문이 나오는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해당 소설의 주제나 등장인물, 사건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문제가 쉽게 풀릴 때가 많아요. 물론 평소에 문학 작품 자체를 알아보려고 노력하는 학습법이 전제가 돼야 해요.”
수학 공부법
취약 단원·유형 풀고 또 풀어라
오답노트·시간 안배도 고득점의 열쇠
원 군의 수학 만점 공부법은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반복, 오답노트, 시간안배가 그것. 먼저 반복학습은 누구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실천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비슷한 유형의 수학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게 되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기억하게 된다. “제 경우엔 고2 때까지 확률 관련 문제를 보면 푸는 요령을 아예 몰랐어요. 그래서 같은 유형을 여러 번 반복해 풀다보니 어느 순간 저만의 요령을 터득하게 됐어요.” 물론 기계적으로 외우고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은 경계할 대목이다.
다음으로 오답노트 작성이다.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틀린 문제를 반복 풀이해 머릿속에 완벽히 기억하는 데 있다. “고3 때 수학 오답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기출 문제집을 풀고 틀린 문제 가운데 어려운 것을 가위로 잘라 붙여가면서 오답노트를 만들었죠.” 여기서 관건은 풀이과정을 적지 않는 것. 관련 공식이나 아이디어 정도만 적는 방식으로 오답노트를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문제풀이 과정을 상세히 적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풀이과정을 적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이를 보고 풀게 돼 오히려 학습효과가 떨어져요. 풀이과정을 보고 눈으로만 풀고 있는 학생들이 꽤 많아요. 자칫 자신으로 하여금 ‘이 정도 문제는 풀 수 있겠구나’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시간 안배다. 수학 만점의 차이는 한두 문제에서 결정된다. 즉 사소한 계산 실수로 오답을 고를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빨리 풀 수 있는 문제는 다시 한번 풀어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대신 어려운 문제에는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이다. “이번 수능에서도 30번 문항이 가장 어려웠는데 10분 정도 사용한 것 같아요. 지수(로그)함수 문제로 하나하나 나열해 봄으로써 수치적 경향성을 파악하면 충분히 풀 수 있었을 거예요. 단 어설프게 규칙만 찾으려고 접근한다면 해결하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영어 공부법
취상위권 변별력의 향방, ‘빈칸 추론’ 문제
텝스·원서·영자신문·영어 사이트 등 적극 활용
국제전문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국제고의 특성상 원 군은 영어 영역을 대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얘기한다. 오히려 국제고의 영어 시험 난이도가 수능 영어보다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이번 수능 영어 빈칸 추론 문제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을 가를 정도로 어려웠다는 게 원 군의 분석이다. “정확한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빈칸 추론 문제는 상위권 학생들도 매우 까다로워 하는 문제 유형이에요. 우리말로 전체적인 주제를 파악하고 선택지를 골라야지, 선택지를 먼저 보면 오답을 고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선택지부터 보게 되면 거기(선택지)에 있는 내용을 자신도 모르게 의식하게 되므로 정답을 끼워 맞출 수 있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빈칸추론 문제는 어떻게 공부하면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까? 원 군은 수능 영어 만점을 위해 텝스를 따로 공부하거나 원서, 영자신문, 영어 사이트 등을 이용해 공부할 것을 권한다. 원 군에 따르면 공인영어시험 중에서도 텝스 시험을 준비하면 빈칸 추론 같은 어려운 유형의 문제에 쉽게 대비할 수 있다. 특히 텝스 시험이 수능과 유사한 패턴으로 나온다는 점과 미리 어려운 수준의 단어나 어법을 접하게 되면 어려운 지문을 접해도 겁먹지 않고 문제를 풀 수 있다. 더구나 텝스 공부를 하면 공인점수도 딸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