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포메이션] 4-4-2 포메이션에 대해 알아보자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4-4-2 포메이션에 대해서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필자가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언론에서 하도 4-4-2 포메이션에 대해서 애기하길래 4-4-2 포메이션만 존재하는 줄 알았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4-4-2 포메이션내에서 선수들은 어떻게 배치될까? 네명의 수비수가 아군의 수비진영에 나란히 1자로 배치되고 그 위에 좌우윙어, 두명의 중앙미드필더 역시 1자로 배치된다. 그 위엔 두명의 공격수가 1자로 배치되며 볼록할 철 형태를 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4-4-2의 원조일까? 최초로 4-4-2 포메이션을 발명한사람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끊이질 않고 있다. 1960년대 중반 잉글랜드를 이끌던 알프레드 램지가 윙어를 없앤 다이아몬드 4-4-2를 최초로 발명했다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디나모 키예프의 빅토르 마슬로프가 압박전술을 실현하기 위해 4-2-4 포메이션에서 윙어를 없앤 것이 최초라고 주장한다. 누가 먼저 발명했든 4-4-2의 원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중원 플랫형이 아닌 중원 밀집형이다. 중원 밀집형 4-4-2 즉 4-3-1-2 포메이션에 대해선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고 지금은 우리가 알고 있는 플랫형 4-4-2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플랫형 4-4-2 포메이션. 여덟명의 선수가 일렬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랫형 4-4-2 포메이션을 발명한 사람은 ac밀란 감독을 역임했던 아리고 사키다. 아리고 사키가 ac밀란을 맡을 당시의 트렌드는 3-5-2와 4-3-3 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빌라르도 감독은 세르히오 바티스타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3-1-4-2 포메이션(우리가 알고 있는 3-5-2 포메이션이다. 빌라르도가 3-1-4-2 포메이션을 발명하기전 대부분의 감독들은 3-3-2-2 포메이션을 3-5-2 포메이션으로 여겼다) 을 발명하여 전세계에 3-5-2 포메이션 열풍을 일으켰다. 반면 이와 동시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을 주축으로 한 많은 클럽팀들은 이미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었다. 잉글랜드인들은 그 당시 줄곧 자신들은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들이 사용한 포메이션은 '플랫형' 4-4-2 포메이션이라고 볼 순 없다. 왼쪽 윙어가 오른쪽 윙어에 비해 한참 전진 배치 되어 있다든지, 미드필더진은 항상 비스듬한 형태였고 차라리 4-3-3 포메이션이라고 보는게 더 옳듯 싶다. 이렇듯 전세계에 3-5-2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 열풍이 불고 있을 즈음, 압박축구를 되살리려는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아리고 사키 감독이다.
축구 포메이션 이론에 대해 공부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3-5-2(3-1-4-2)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 모두 전방압박을 하는데 있어서 유용한 포메이션이다. 두 포메이션 모두 중원에 있는 세명의 선수가 역삼각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역삼각형의 꼭지점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쓰리백 혹은 포백 바로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아군의 수비에 안정감을 더해준다. 이러한 수비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역삼각형과 공격진들은 전진압박을 다른 포메이션에 비해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80년대 압박 전술이 아리고 사키에 의해 유행하기 전까지, 이런 마인드로 무장한 감독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팀은 수비 상황시에 공격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아래로 내려버리며 후퇴하는 전략을 펼쳤고, 압박을 신봉하는 후대의 사람들은 이러한 광경을 됭케르크 철수작전에 비유하며 비웃곤 했다.
리누스 미헬스의 전진압박 이론에 심취했던 아리고 사키 감독은 이러한 축구흐름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엘레니오 에레라 감독과 네레오 로코감독이 불러일으킨 카테나치오 수비전략이 전세계로 이식되는 현재, 축구가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1명의 리베로와 두명의 스토퍼, 그리고 윙백을 바탕으로한 카테나치오 수비전략은 이탈리아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물론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에 영향을 받은 많은 팀들이 곧이곧대로 카테나치오를 수용한것은 아니었다. 1974년 독일의 헬무트 쇤은 리베로였던 베켄바우어를 때에 따라 미드필더진에 가담시키기도 했으며, 1986년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빌라르도는 공격상황시에 윙어들을 적극적으로 가담시키는등 변형적인 카테나치오를 구사하곤 했다. 하지만 아리고사키의 눈엔 여전히 당시 축구 전술의 흐름은 검게 비춰졌다.
(아리고 사키의 ac밀란의 라인업. 안첼로티와 레이카르트는 볼을 다루는데 있어서도 스페셜한 선수들이었지만 엄청난 체력을 선보인 멀티플레이어들이기도 했다. 팀 전체가 압박을 할때 반바스텐과 코스타쿠르타의 간격은 거의 대부분 25m 이내로 유지되었다)
1987년 ac밀란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네덜란드의 압박축구를 되살리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는 네덜란드의 토탈풋볼(토탈사커) 전술을 그대로 ac밀란에 이식시키지는 않았다. 네덜란드의 전방압박을 그는 열렬히 사랑했지만 전술적으로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리고 사키는 네덜란드가 보여줬던 압박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상대가 공을 잡을때 두세명이 에워싸며 다시 공격주도권을 되찾던 네덜란드는 당시 사람들에겐 혁명적으로 느껴졌지만 아리고 사키의 눈엔 무질서하게 느껴졌다. 아리고 사키는 공격을 할땐 무질서해도 되지만 수비를 할땐 체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압박을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중 그는 빅토르 마슬로프가 발명한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손보기로 결심했다. 다이아몬드 4-4-2가 중원에서 압박하기엔 좋지만, 측면의 부재로 인해 전방압박이 수월하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중원을 다이아몬드로 구성하는게 아닌 플랫형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착안했다. 오늘날의 4-4-2 포메이션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4-4-2 포메이션은 수비, 공격상황에서 어떤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아리고 사키의 ac밀란이 보여줬던 수비를 예로 드는게 좋을 듯 하다. 4-4-2 포메이션의 선수들은 다른 포메이션에 비해 경기장 내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105x68 규격의 넓은 경기장을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아리고 사키는 모든 선수들이 경기장 내에 골고루 분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지만 '팀으로서의' 압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팀으로서의 압박은 어느 한공간이 비게 되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항상 드는 예지만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은 윙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방에서부터 압박하기에 수월하지 않다. 중원에서는 4명의 선수들이 에워싸서 상대를 질식시킬 수 있지만 상대진영에서 벌어지는 압박 플레이는 다르다. 만약에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가진팀이 이런 원리를 무시하고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실행한다고 가정하자.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할때는 항상 공격수와 수비수들간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 만약에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의 선수들이 과감하게 간격을 좁힌다면? 양쪽 중앙미드필더(카릴레로스)들은 죽어나갈 것이다. 그들은 중원과 측면을 넘나들며 고강도압박을 감행해야 한다. 중원에서의 압박의 강도는 보통 상대진영에서의 압박의 강도보다 약하기 때문에 좌우 중앙미드필더들이 나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진영에서부터 압박을 감행할때 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상대는 좌우 중앙미드필더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결국 라인이 벌어지는 그 틈을 노릴게 뻔하다.
플랫형 4-4-2 포메이션을 보라. 어떤 곳을 가든지 아군의 선수들이 존재한다. 중원엔 2명의 선수가 자리잡고 있고 양쪽 윙어들은 일렬로 나란히 측면을 통제한다. 이렇게 105x68 규격의 경기장 구석구석 분포되어 있을 때 압박 전술은 힘을 발휘한다. 아리고 사키의 ac밀란은 수비 상황시에 공격수와 수비수간의 간격을 25m이내로 과감히 줄여버렸다. 4-4-2 포메이션이 전후좌우 모든 곳을 선수들의 관할권 아래에 둘 수 있다는 점을 아리고 사키는 간파했기 때문에 이러한 과감한 행동을 감행할 수 있었다. 공격수와 수비수간의 간격을 25m 이내로 줄이게 되면 경기양상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상대팀은 공을 어디다 줘야 할지 헤맬 것이 뻔하다. 주변에 있는 동료에게 공을 주더라도 컴팩트하게 간격을 좁힌 밀란의 선수들이 항상 숫적우위를 가져가며 공을 탈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압박은 상대에게 숫적우위를 가져가며 공을 탈취하는 것이 목적임을 알아야 한다. 간격을 좁힌다는 것은 숫적우위를 쉽게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생각해보자. 만약에 공격진과 수비진간의 간격이 넓다면? 상대가 공을 잡았을때 전방에 멀리 떨어져있는 공격수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달려오지 않는 이상 항상 숫적우위를 점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수비진과 공격진의 간격이 좁으면 수비상황시 최전방 공격수는 수비하기 위해 먼거리를 달려올 필요도 없으며 아군은 손쉽게 상대에 대해 숫적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물론 이 모든것들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격진의 수비가담능력, 수비진과 공격진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능력등이 요구되며 이러한 능력들은 선수들의 멀티플레이 기질과 강철체력에 바탕을 둔다.
(4-4-2 포메이션과 4-2-3-1 포메이션 간의 맞대결.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게 되면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자유롭게 플레이를 할 공산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 두 라인 사이의 간격을 좁히든지 4-3-3 포메이션으로 변형하든지 전략을 취해야 한다)
이제 4-4-2 포메이션이 가진 수비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자. 4-4-2 포메이션은 선수들이 필드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간격을 좁히며 상대를 질식시키기에 용이하다고 앞서 말했다.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이 마주보며 일렬로 늘어서 있기 때문에 어떤 팀들과 맞붙어도 좌우측면과 중원에서 숫적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그가 30여라운드로 이루어진 현재, 과연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팀이 ac밀란과 같이 시종일관 간격을 좁히며 압박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선수들은 기계가 아니다. 아마 시즌 중반 들어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탈진할 것이다. 엄청난 체력을 보유한 팀이라도 대부분 시즌 중반 들어서 간격을 좁히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쉽사리 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분명 경기중에 지칠 공산이 크고, 때문에 라인은 크게 벌어질 수 밖에 없다. 4-4-2 포메이션의 수비적인 문제점은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이 벌어질때 발생한다. 4-4-2 포메이션은 간격을 좁힌다면 어떤 포메이션보다도 강력한 수비력을 선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만약에 선수들이 시즌 중반 부족한 체력으로 인해 간격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에 넓어진 공간을 상대방이 신나게 유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90년대 이후 전세계엔 스페인을 중심으로 4-4-2 포메이션에서 공격수를 한명 미드필더라인으로 내린 4-2-3-1 포메이션이 유행하고 있다. 아마 4-4-2의 이 넓어진 라인을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들이 농락하며 수비에서의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시킬 것이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오늘날 대부분의 4-4-2를 구사하는 팀들은 체력을 보전하기 위해 시즌중, 혹은 경기중에 시종일관 압박을 구사하지 않는다. 대신 때에 따라 수비라인을 자기진영 까지 내리는등 유동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오늘날 이러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팀은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유린당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간파한 많은 감독들은 고심끝에 여러가지 대처법을 고안했다. 바로 포메이션 변형이다. 수비라인을 내리는 것도 좋지만 아예 4-4-2 포메이션을 변형 시켜 상대의 공격에 대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그들의 중론이다. 그래서 오늘날 4-4-2를 구사하는 많은 팀들은 수비 상황시에 항상 4-4-2 전형만 구사하지 않는다. 포메이션 변형 전략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4-3-3 포메이션으로의 변화다. 윙어중 한명을 전방에 올림으로서 두명의 중앙미드필더중 한명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반대편에 있던 윙어는 자연스럽게 다른 남아있는 중앙미드필더와 함께 중원을 형성한다. 역삼각형 꼴로 변한 것이다. 앞서 칼럼에서 밝혔듯이 4-3-3 포메이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앞세운 팀들을 봉쇄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포백라인 앞에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가 포진되어 있고 바로 그 앞에 두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마 상대의 공격형 미드필더는 아군의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집중공략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4-2 포메이션의 포백라인 앞에는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를 책임져줄 수비형 미드필더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4-4-2의 팀들은 4-3-3의 팀들과 같은 전략을 구사하기 힘들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윙어중 한명을 전방으로 올림으로써 순간적으로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곤 한다. 역삼각형 포메이션은 공격을 하는데 있어서, 또 수비를 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유리한 전형이다.
(상대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했을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4-4-2 팀은 위와 같은 공격전술을 펼친다. 측면을 통한 플레이 혹은 중원에서 간결한 패스를 통해 최대한 빠른시간 내에 공격진에게 공을 보급하는 플레이가 주류를 이룬다)
공격상황시 4-4-2 포메이션은 일반적으로 어떤 흐름을 보일까? 사키의 ac밀란을 예로들어 수비메커니즘을 설명했지만 공격메커니즘은 굳이 그들의 예를 들필요는 없을 것 같다. 4-4-2 포메이션은 볼 포제션 축구를 하기에 쉽지 않은 포메이션이다. 볼 포제션 축구를 하기 위해선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삼각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중원이 플랫형으로 구성되어 있는 4-4-2의 팀에게 이러한 플레이를 기대할 순 없다. '일반적으로' 정통적인 4-4-2 포메이션을 바탕을 하는 팀은 빠른 템포로 경기를 진행하곤 한다. 지속적인 패스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중원 혹은 아군의 수비진영에서 볼을 탈취한다면 최대한 공격진에게 빠르게 공을 보급하려 애를 쓸 것이다. 좌우 윙을 활용하는 측면공격이 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까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대부분의 잉글랜드 클럽팀들이 소위 말하는 뻥축구를 구사한것도 이 때문이다. 정통적인 4-4-2를 구사했기 때문에 그들은 뻥축구를 구사했으며 그들의 뻥축구 전략은 4-4-2 포메이션의 기본적인 공격메커니즘에 입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공격 메커니즘은 무척이나 단조롭기 때문에 오늘날 시종일관 이러한 모습을 보이다간 시즌말미에 안좋은꼴을 당할 공산이 크다. 생각해보자. 오늘날 대부분의 팀들은 4-2-3-1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4-4-2 포메이션의 틀을 엄격하게 유지하는 팀은 아마도 다른 팀들을 맞아 중원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원싸움에서 밀리게 되면 결국 해답은 좌우 측면밖에 없다. 물론 수비상황에서 상대진영에서 부터 압박을 하여 볼을 탈취하는 전략을 4-4-2의 팀이 취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빌드업을 하는 거리가 매우 단축되기 때문에 중원싸움 자체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을 항상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팀들은 결국 뻥축구를 하게 된다. 전방압박도 제대로 안되고 중원에서도 밀리면 4-4-2 팀에게 남은 것은? 측면을 통한 뻥축구 뿐이다. 축면에서 주구장창 크로스만 올리게 되고, 그 때문에 대부분의 공격이 상대 수비진에 막힐 가능성이 높다.
(공격작업시 투톱중 한명이 내려오는 장면. 이 내려온 선수는 아군의 중원싸움에 큰 보탬이 된다)
이러한 공격에 있어서의 단조로움 피하기 위해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팀이 구사하는 전술은 결국 포메이션 변형 밖에 없다. 앞서 수비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팀들이 포메이션 변형 전략을 들고나온다는 것을 살펴봤다. 공격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감독들이 투톱중 한명을 중원지역 까지 내리며 순간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만들곤 한다. 이렇게 되면 중원싸움을 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수월해진다. 중원싸움에 가담하는 선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4-4-2 포메이션의 중원은 2명이지만 4-3-3과 4-2-3-1 포메이션의 중원은 3명이다. 심지어 4-3-1-2 포메이션의 중원은 4명이다. 만약에 공격수중 한명이 내려와 중원싸움에 가담해준다면 이들과 맞붙어도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 중원싸움은 공격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감독들은 공격수에게도 이러한 임무를 부여한다. 그렇게 되면 시종일관 측면만 노리는 지루한 킥앤러시 축구를 우리는 별로 안봐도 된다. 측면 뿐만 아니라 중원에서 선수들간의 유기적인 플레이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4-2-3-1 뿐만 아니라 4-3-3 포메이션으로 변형하는 전술을 구사하는 감독 역시 늘고 있다. 수비 상황시에 상대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봉쇄하기 위해 4-3-3 포메이션으로 변형시키는 감독이 많다고 앞서 말했다. 공격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투톱중 한명을 내리기 보다 아예 윙어를 전방으로 올려보내면 4-3-3 포메이션이 된다. 4-2-3-1 포메이션의 중원은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중원싸움을 하는데 있어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볼 포제션 축구를 하는데 있어서는 여전히 4-4-2 만큼이나 약점을 보인다. 반면 4-3-3 포메이션의 중원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필두로 두명의 중앙미드필더가 앞에 포진하는 역삼각형의 모습을 보인다.
(스페인의 제로톱 4-2-3-1 포메이션. 부스케츠가 알론소 뒤로 내려와 수시로 센터백과 삼각형을 만드는 모습이다)
역삼각형이 수비 할때 있어서 그리고 공격할 때 있어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많은분들이 이제 알아 챘을 것이다. 아까 말했듯이 역삼각형의 꼭지점인 수비형미드필더는 아군의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두 라인이 벌어지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공격 상황시엔 포백 앞에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뒤에 있는 포백, 윙어, 중앙미드필더들과 항상 삼각형을 이룰 수 있다. 4-2-3-1 포메이션과 4-4-2 포메이션을 보라. 포백 앞에 따로 '고정된' 수비형 미드필더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이상 4-3-3 포메이션 마냥 항상 삼각형을 이루기 힘들다. 때문에 요즘 4-2-3-1과 4-4-2의 중앙미드필더 중 한명이 밑으로 내려와 꼭지점 역할을 하는 전술이 유행하고 있다. 삼각형을 원할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대표적인 팀은 07~09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각설하고, 중원싸움과 볼포제션 전략 이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공격작업시에 순식간에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하는 팀 역시 존재하며 대표적인 팀은 2010년 스페인 대표팀이다. 4-4-2와 4-2-3-1을 번갈아가며 선보였던 스페인대표팀은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할때 종종 중앙미드필더였던 부스케츠를 포백 바로 앞에 포진시키고,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사비를 중원으로 내리는 전술을 펼쳤다. 그들은 부스케츠 앞에 알론소와 사비가 포진하여 08~11 바르셀로나가 보여줬던 삼각형의 위력을 보여줬다.
이처럼 4-4-2 포메이션은 오늘날 모든 포메이션의 근간을 이룬다. 수비와 공격에 있어서 많은 문제점을 보이기 때문에 정통적인 4-4-2를 구사하는 팀은 거의 사라졌다. 과거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4-4-2 포메이션을 구사하는 대표적인 팀이었지만 경기중 수시로 포메이션을 변화시키며 상대의 전략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4-4-2 포메이션이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다. 압박의 유행과 함께 전세계로 널리 보급된 4-4-2 포메이션은 오늘날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의해 다시 부활했다. 물론 그들 역시 전통적인 4-4-2 포메이션을 구사한다고 보긴 힘들다. 그들은 사키의 밀란이 보여줬던 압박을 행하면서도 공격상황에서 주기적으로 스위칭을 하며 포메이션을 파괴하곤 한다. 하지만 분명 그들의 축구는 4-4-2가 맞으며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는게 옳듯 싶다. 4-2-3-1과 4-3-3 포메이션이 축구계를 지배하는 현재, 비록 유행은 지났지만 여전히 4-4-2 포메이션은 모든팀의 기본전술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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