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애 훈화 1장 (레지오 마리애란?)
레지오 마리애 (Legio Mariae)는 천주교의 대표적인 신심 운동인 동시에 조직적인 활동 단체입니다. 레지오 마리애가 어떤 단체인지 그 정의를 교본은 이렇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에는 가톨릭 교회가 공인한 단체로서 모든 은총의 중재자이시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강력한 지휘 아래 세속과 그 악의 세력에 맞서는 교회의 싸움에 참가하기 위해 설립된 군대이다."
레지오 마리애 즉 성모님의 군대라는 표현을 두고 레지오 마리애가 전체주의 혹은 집합주의 이른바 군대문화에서 나온게 아닌가?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계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지오 마리애 교본에는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교본 20쪽에도 잘 나와있듯이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 창설자 프랭크 더프가 처음으로 레지오 마리애라는 평신도 신심단체를 조직하기에 앞서 먼저 1913년 빈첸시오 아 바울로 회에
가입하여 극빈지와 사회의 소외 계층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레지오 마리애는 빈첸시오 아 바울로 회의 정신이 밑바탕에 먼저 깔려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당시 프랭크 더프가 살았던 시대는 제1차 세계대전(1914년-1918) 그리고 약 20년뒤 제2차 세계대전(1939년-1945년)이 연이어 발발한 시기였습니다.
아무래도 전체주의, 민족주의, 군국주의 등의 시대사적 사상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았겠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실제로 레지오단체의 많은 군대용어나 조직구성은 약 100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에게는 약간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목헌장 13항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개인이든 단체이든 인간의 모든 삶은 그 자체가 선과 악, 빛과 어두움 사이에서 벌어지는 투쟁이며 그것도 매우 극심한 투쟁입니다.(교본 23쪽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힐 것은 '한처음'
창조주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원초적인 인간 모습은 원순수(original Innocence) 자체였다는 사실입니다. 어둠, 악,
투쟁과 같은 원죄로 말미암은 죄의 가능성(Sinfulness)은 인간 스스로 자초한 원죄 이후에 생겨난 원리일 뿐입니다.
따라서 저도 그렇고 우리 모두의 내면은 마치 종이 한 장의 차이와 같이 첨예한 선과 악의 경계선에 놓여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가슴 한 복판에 인장처럼 새겨진 그 '한처음'의 원순수함에 의해 온유하고 겸손함을 추구하는 친교의 가치대로 얼마든지 살 수있습니다. 문제는그 원순수를 향한 나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입니다.
아무리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에 새겨진 원순수를 철회하지 않으신다하여도 우리가 그것을 선택하고 투신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가? 사실 마음의 원순수에 의해 온전히 자신의 삶을 일치시키신 유일한 분은 그리스도 예수 한 분 뿐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참 인간이요 참 하느님이신 겁니다.
그런 예수님이야말로 삼위일체이신 참 하느님을 닮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우리를 이끄시는 참된 목자이십니다. 예수님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레지오 활동을 통해 내 안의 온갖 일어나는 조바심을 부정하고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좋은 하느님의 자비를 추구하고 싶어하는 참된 조바심을 키우게 하실 겁니다. 그리하여 점점 하느님의 자비로움에 흠뻑 젖어 타자에게 온유하고 친교를 이루는 삶을 이루게 될 겁니다. 그렇게 키워나간 이의 모범이 성모님인 겁니다. 그것이 바로 가톨릭 교회의 영성이요
레지오가 추구해야할 가장 핵심 가치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반드시 함께 모여 기도함으로써 하느님으로부터 영적인 위로도 받고 나아가 서로에게 격려 해 줌으로써 얻어지는 친교의 은총으로 힘겨운 각자의 삶에서 자비로이 살고자 하는 조바심(Inquietudine)을 키워내는 것이야말로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에게는 정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