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費無極, 荊令尹之近者也. 郄宛新事令尹, 令尹甚愛之, 無極因謂令尹曰:「君愛宛甚, 何不一爲酒其家?」
비무극, 형령윤지근자야. 극완신사령윤, 영윤심애지, 무극인위령윤왈:「군애완심, 하불일위주기가?」
[解釋] 費無極은 楚나라 令尹이 친근히 대하는 사람이다. 郄宛이 새로 令尹을 섬기게 되니, 영윤이 그를 몹시 총애하였다. 費無極이 그 때문에 영윤에게 말하기를, 「主君께서 극완을 몹시 총애하시면서, 어찌 그의 집에서 한번 술을 마시지 않으십니까?」라고 하였다.
令尹曰:「善.」 因令之爲具於郄宛之家. 無極敎宛曰:「令尹甚傲而好兵, 子必謹敬, 先亟陳兵堂下及門庭.」 宛因爲之. 令尹往而大驚曰:「此何也?」 無極曰:「君殆去之, 事未可知也.」 令尹大怒, 擧兵而誅郄宛, 遂殺之.
영윤왈:「선.」 인령지위구어극완지가. 무극교완왈:「영윤심오이호병, 자필근경, 선극진병당하급문정.」 완인위지. 영윤왕이대경왈:「차하야?」 무극왈:「군태거지, 사미가지야.」 영윤대노, 거병이주극완, 수살지.
[解釋] 그러자 영윤이 말하기를, 「좋다.」라 하고는, 곧 비무극을 극완의 집에 보내어 술자리를 준비하게 하였다. 비무극이 극완에게 가르쳐주기를, 「영윤은 매우 오만하고 무기를 좋아하니, 그대는 반드시 삼가고 공경하되, 먼저 서둘러 무기를 대청 아래에서부터 대문 앞의 뜰에까지 진열해놓으시오.」라고 하였다. 극완은 곧장 가르쳐준 대로 하였다. 영윤이 극완의 집에 가보고는 크게 놀라면서 말하기를, 「이것이 어찌된 일이냐?」라고 하였다. 비무극이 말하기를, 「주군께서 반드시 이곳을 떠나십시오.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令尹은 크게 노하여 군대를 출동시켜 郄宛을 토벌하여 마침내 그를 죽였다.
30.
犀首與張壽爲怨, 陳需新入, 不善犀首. 因使人微殺張壽, 魏王以爲犀首也, 乃誅之.
서수여장수위원, 진수신입, 불선서수. 인사인미살장수, 위왕이위서수야, 내주지.
[解釋] 犀首와 張壽는 서로 원한이 있었는데, 陳需가 새로 들어와서 犀首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陳需가 사람을 보내 은밀히 張壽를 죽이니, 魏王은 犀首가 시켜서 한 짓이라고 여겨, 곧 서수를 꾸짖었다.
31.
中山有賤公子, 馬甚瘦, 車甚弊, 左右有私不善者, 乃爲之請王曰:「公子甚貧, 馬甚瘦, 王何不益之馬食?」 王不許, 左右因微令夜燒芻廐. 王以爲賤公子也, 乃誅之.
중산유천공자, 마심수, 거심폐, 좌우유사불선자, 내위지청왕왈:「공자심빈, 마심수, 왕하불익지마식?」 왕불허, 좌우인미령야소추구. 왕이위천공자야, 내주지.
[解釋] 中山國에 微賤한 公子가 있어서, 그가 타는 말은 아주 마르고, 수레는 매우 낡았다. 왕의 측근 중에 개인적으로 그와 사이가 좋지 못한 사람이 있어서, 곧 그를 위하는 척 왕에게 요청하기를, 「公子가 매우 가난하여, 타는 말이 아주 말랐는데, 大王께서는 어찌 말을 먹일 여물을 더 주시지 않습니까?」라고 하였다. 왕이 허락하지 않으니, 왕의 측근은 사람을 보내 밤중에 몰래 여물 창고에 불을 지르게 하였다. 왕은 미천한 공자가 한 행위라고 여겨 바로 그를 처벌하였다.
32.
魏有老儒而不善濟陽君. 客有與老儒私怨者, 因攻老儒殺之以德於濟陽君曰:「臣爲其不善君也, 故爲君殺之.」 濟陽君因不察而賞之.
위유로유이불선제양군. 객유여로유사원자, 인공로유살지이덕어제양군왈:「신위기불선군야, 고위군살지.」 제양군인불찰이상지.
[解釋] 魏나라에 늙은 선비가 있었는데 濟陽君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濟陽君의 門客 중에 늙은 선비와 개인적인 원한을 맺은 자가 있어서, 기회를 이용하여 늙은 선비를 공격해 죽여 제양군에게 은덕을 입힌 것처럼 하고는 말하기를, 「저는 그 자가 君과 사이가 좋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에, 군을 위하여 그를 죽였습니다.」라고 하였다. 이 때문에 제양군은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그에게 상을 내렸다.
一曰. 濟陽君有少庶子者, 不見知, 欲入愛於君者, 齊使老儒掘藥於馬棃之山, 濟陽少庶子欲以爲功, 入見於君曰:「齊使老儒掘藥於馬棃之山, 名掘藥也, 實間君之國, 君殺之, 是將以濟陽君扺罪於齊矣. 臣請刺之.」 君曰:「可.」 於是明日得之城陰而刺之, 濟陽君還益親之.
일왈. 제양군유소서자자, 불견지, 욕입애어군자, 제사로유굴약어마리지산, 제양소서자욕이위공, 입견어군왈:「제사로유굴약어마리지산, 명굴약야, 실간군지국, 군살지, 시장이제양군지죄어제의. 신청자지.」 군왈:「가.」 어시명일득지성음이자지, 제양군환익친지.
[解釋] 일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濟陽君의 젊은 侍從 중에, 평소에 신임을 받지 못하여, 濟陽君의 총애에 들기를 바라는 자가 있었다. 그때 齊나라가 늙은 선비를 馬棃山에 보내어 약초를 캐어오게 하자, 제양군의 젊은 시종이 공을 세우고자 하여, 들어가 제양군을 뵙고 말하기를, 「제나라가 늙은 선비를 마리산에 보내어 약초를 캐어오게 하였는데, 명분은 약초를 캔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군의 封國을 엿보려는 것입니다. 군께서 그를 죽이지 않으시면, 이 사람이 장차 군을 제나라에서 죄를 받게 할 것이니, 제가 그를 찔러 죽이겠습니다.」고 하니, 제양군이 말하기를, 「좋다.」라고 하였다. 이에 이튿날 그 시종이 城의 북쪽에서 그를 찾아 찔러 죽이니, 제양군은 그제야 그 시종을 친근히 대하였다.
33.
說四
陳需, 魏王之臣也, 善於荊王, 而令荊攻魏, 荊攻魏, 陳需因請爲魏王行解之, 因以荊勢相魏.
설사
진수, 위왕지신야, 선어형왕, 이령형공위, 형공위, 진수인청위위왕행해지, 인이형세상위.
[解釋] 해설 네 번째, 陳需는 魏王의 신하였지만, 楚王과도 사이가 좋아서, 楚나라가 魏나라를 공격하게 하였다. 초나라가 위나라를 공격하니, 진수는 그 기회를 이용하여 위왕에게 자신이 초나라에 가서 국난을 해소하겠다고 요청하여, 그 때문에 초나라의 세력을 이용함으로써 위나라의 相國이 되었다.
34.
韓昭侯之時, 黍種常貴甚, 昭侯令人覆廩, 廩吏果竊黍種而糶之甚多.
한소후지시, 서종상귀심, 소후령인복름, 늠리과절서종이조지심다.
[解釋] 韓나라 昭侯 때에, 기장의 씨앗 값이 항상 매우 비싸게 치솟자, 昭侯가 사람을 시켜 곡식창고를 조사하게 했더니, 창고를 관리하는 관리가 과연 기장 씨앗을 훔쳐내어 팔아먹은 양이 매우 많았다.
35.
昭奚恤之用荊也, 有燒倉廥𥥤者, 而不知其人, 昭奚恤令吏執販茅者而問之, 果燒也.
소해휼지용형야, 유소창괴교자, 이부지기인, 소해휼령리집판모자이문지, 과소야.
[解釋] 昭奚恤이 楚나라에 重用되어 다스릴 때, 곡식창고와 여물창고와 광에 불을 지른 자가 있었으나, 불을 지른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였다. 소해휼이 관리를 시켜 띠[茅]를 파는 사람을 체포하여 심문하게 하였더니 과연 그가 불을 지른 것이었다.
36.
昭僖侯之時, 宰人上食而羹中有生肝焉. 昭侯召宰人之次而誚之曰:「若①何爲置生肝寡人羹中?」 宰人頓首服死罪曰:「竊欲去尙宰人也.」
소희후지시, 재인상식이갱중유생간언. 소후소재인지차이초지왈:「약①하위치생간과인갱중?」 재인돈수복사죄왈:「절욕거상재인야.」
[解釋] 昭僖侯 때에 요리사가 밥상을 올렸는데 국 속에 날간이 들어 있었다. 昭侯가 요리사의 조수를 불러서 말하기를, 「너는 어찌하여 寡人의 국속에 날간[生肝]을 넣어두었느냐?」고 꾸짖었다. 요리사 조수는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며 죽을죄를 지었음을 자복하면서 말하기를, 「몰래 尙宰人을 제거하려고 한 짓입니다.」고 하였다.
[註解] ①若 : 汝와 같다. 2인칭.
一曰. 僖侯浴, 湯中有礫, 僖侯曰:「尙浴免則有當代者乎?」 左右對曰:「有.」 僖侯曰:「召而來.」 譙之曰:「何爲置礫湯中?」 對曰:「尙浴免, 則臣得代之, 是以置礫湯中.」
[解釋] 일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僖侯가 목욕을 하려고 했는데, 데운 목욕물 안에 자갈이 들어 있었다. 희후가 말하기를, 「목욕 일을 주관하는 관리[尙浴]를 면직시키면 대신 시킬 마땅한 사람이 있는가?」라고 물으니, 측근이 말하기를, 「있습니다.」고 하였다. 희후가 말하기를, 「그를 불러오라.」고 하였다. 그가 불려오자 말하기를, 「어째서 데운 목욕물 안에 자갈을 넣어두었느냐?」고 하며 꾸짖었다. 그가 대답하기를, 「목욕 일을 주관하는 관리가 면직되면, 제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이런 까닭에 데운 목욕물 안에 자갈을 넣어두었습니다.」고 대답하였다.
37.
文公之時, 宰臣上炙而髮繞之. 文公召宰人而譙之曰:「女欲寡人之哽邪? 奚爲以髮繞炙.」 宰人頓首再拜請曰:「臣有死罪三. 援礪砥刀, 利猶干將也, 切肉, 肉斷而髮不斷, 臣之罪一也. 援木而貫臠而不見髮, 臣之罪二也. 奉熾爐, 炭火盡赤紅, 炙熟而髮不焦, 臣之罪三也. 堂下得微有疾臣者乎?」 公曰:「善.」 乃召其堂下而譙之, 果然, 乃誅之.
문공지시, 재신상자이발요지. 문공소재인이초지왈:「여욕과인지경야? 해위이발요자.」 재인돈수재배청왈:「신유사죄삼. 원려지도, 이유간장야, 절육, 육단이발부단, 신지죄일야. 원목이관련이불견발, 신지죄이야. 봉치로, 탄화진적홍, 자숙이발불초, 신지죄삼야. 당하득미유질신자호?」 공왈:「선.」 내소기당하이초지, 과연, 내주지.
[解釋] 晉나라 文公 때에, 요리사가 불고기를 올렸는데 불고기에 머리카락이 감겨 있었다. 文公이 요리사를 불러 꾸짖기를, 「너는 寡人의 목을 메이게 하려고 한 것이냐? 어찌하여 머리카락을 불고기에 감기게 하였느냐?」고 하였다. 요리사는 머리를 땅에 닿도록 두 번 절하고 罪를 청하면서 말하기를, 「臣은 죽을죄가 세 가지 있습니다. 숫돌을 잡고 칼을 갈아서 날카롭기가 마치 干將과 같아 고기를 썰 적에 고기는 잘렸으나 머리카락은 잘리지 않았으니 이것이 신의 첫 번째 죄이고, 나무 꼬치를 가지고 고깃점을 꿰면서도, 머리카락을 보지 못했으니 이것이 신의 두 번째 죄이며, 고기 굽는 화로를 가져와서 숯불이 모두 발갛게 타오르자, 고깃점은 구워 익었으나 머리카락은 태우지 못하였으니, 신의 세 번째 죄입니다. 殿堂 아래의 侍從 중에 혹 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라고 하였다. 文公이 말하기를, 「좋다.」라고 하고는, 곧 전당 아래의 시종을 불러서 힐문하니, 과연 요리사가 말한 것과 같기에, 곧 그를 처벌하였다.
一曰. 晉平公觴客, 少庶子進炙而髮繞之, 平公趣殺炮人, 毋有反令, 炮人呼天曰:「嗟乎! 臣有三罪, 死而不自知乎?」 平公曰:「何謂也?」 對曰:「臣刀之利, 風靡骨斷而髮不斷, 是臣之一死也, 桑炭炙之, 肉紅白而髮不焦, 是臣之二死也, 炙熟又重睫而視之, 髮繞炙而目不見, 是臣之三死也. 意者堂下其有翳憎臣者乎? 殺臣不亦蚤乎?」
일왈. 진평공상객, 소서자진자이발요지, 평공취살포인, 무유반령, 포인호천왈:「차호! 신유삼죄, 사이부자지호?」 평공왈:「하위야?」 대왈:「신도지리, 풍미골단이발부단, 시신지일사야, 상탄자지, 육홍백이발불초, 시신지이사야, 자숙우중첩이시지, 발요자이목불견, 시신지삼사야. 의자당하기유예증신자호? 살신불역조호?」
[解釋] 일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晉나라 平公이 손님을 초청하여 술을 마실 적에 젊은 侍從이 불고기를 올렸는데 불고기에 머리카락이 감겨 있으니, 평공이 요리사를 빨리 죽이라고 재촉하면서 명령을 위반하지 말라고 하였다. 요리사가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으며 말하기를, 「아! 臣에게 세 가지 죄가 있으나 죽으면서도 제 자신은 분명히 알지 못하겠습니다.」고 하였다. 平公이 말하기를,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요리사가 대답하기를, 「신의 날카로운 칼은, 칼바람을 따라 뼈는 잘랐으나 머리카락은 자르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신의 첫 번째 죽을죄이고, 화력이 강한 뽕나무 숯불로 고기를 구워, 붉은 살은 붉게 흰 살 희게 잘 구워졌으나 머리카락은 태우지 못했으니, 이것이 신의 두 번째 죽을죄이며, 불고기가 익은 뒤에 또 속눈썹이 겹치게 눈을 가늘게 뜨고서 주시하였건만 머리카락이 불고기를 감고 있는데도, 제 눈에는 보이지 않았으니 이것이 신의 세 번째 죽을죄입니다. 생각하건대 전당 아래의 시종 중에 몰래 신을 미워하는 자가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신을 죽이는 것이 너무 이르지 않습니까?」라고 하였다.
38.
穰侯相秦而齊強, 穰侯欲立秦爲帝而齊不聽, 因請立齊爲東帝而不能成也.
양후상진이제강, 양후욕립진위제이제불청, 인청립제위동제이불능성야.
[解釋] 穰侯가 秦나라의 相國이 되었을 때 齊나라가 強盛하였다. 양후가 秦王을 帝로 세우고자 하였으나 제나라가 따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齊王을 세워 東帝로 삼자고 요청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였다.
39.
說五
晉獻公之時, 驪姬貴, 擬於后妻, 而欲以其子奚齊代太子申生, 因患申生於君而殺之, 遂立奚齊爲太子.
설오
진헌공지시, 여희귀, 의어후처, 이욕이기자해제대태자신생, 인환신생어군이살지, 수립해제위태자.
[解釋] 해설 다섯 번째, 晉나라 獻公 때, 驪姬가 존귀해져서 임금의 본처에 필적할 정도였는데 자신의 아들 奚齊로 太子 申生을 대신하여 세우려고 하였다. 이 때문에 헌공에게 신생을 비방하여 죽이고, 마침내 奚齊를 세워 태자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