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王者必立牧, 方二人, 使窺遠牧眾也. 遠方之民有飢寒而不得衣食、有獄訟而不平其冤, 失賢而不擧者、入告乎天子, 天子於其君之朝也, 揖而進之, 曰:「噫! 朕之政教有不得爾者邪? 何如乃有飢寒而不得衣食,有獄訟而不平其冤、失賢而不擧.」
왕자필립목, 방이인, 사규원목중야. 원방지민유기한이부득의식、유옥송이불평기원, 실현이불거자、입고호천자, 천자어기군지조야, 읍이진지, 왈:「희! 짐지정교유부득이자야? 하여내유기한이부득의식,유옥송이불평기원、실현이불거.」
[解釋] 왕이 된 자는 필히 목자를 세우되, 한 것에 두 사람을 두어, 먼 곳의 백성을 잘 살피고 다스리게 하였다. 그리하여 먼 곳의 백성들이 배고픔과 추위에 떨면서 의식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거나, 송사에 있어 억울한 일이 공평하게 처리되지 못하거나, 어진 이를 놓치고 등용해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면, 이를 천자에게 보고한다. 그러면 천자는 그 나라의 군주를 조정으로 오게 하여, 읍을 하고 나아가 말하기를, 「아! 짐의 다스림과 가르침이 그 곳에 까지 미치지 못한단 말인가? 어찌하여 그 곳의 백성들이 배고픔과 추위에 떨면서 의식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거나, 송사에 있어 억울한 일이 공평하게 처리되지 못하거나, 어진 이를 놓치고 등용해 쓰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가?」라고 하였다.
然後其君退, 而與其卿大夫謀之. 遠方之民聞之, 皆曰:「誠天子也! 夫我居之僻, 見我之近也;我居之幽, 見我之明也. 可欺乎哉?」 故牧者所以開四目、通四聰也.
연후기군퇴, 이여기경대부모지. 원방지민문지, 개왈:「성천자야! 부아거지벽, 견아지근야;아거지유, 견아지명야. 가기호재?」 고목자소이개사목、통사총야.
[解釋] 그런 다음에 그 군주를 물러나게 하고, 여러 경대부들과 대책을 논의하였다. 변방의 백성들이 이를 듣고 모두가 말하기를, 「진실로 천자로다! 무릇 우리는 이렇게 편벽된 곳에 살고 있는데도, 우리를 가까이 있는 사람처럼 보살펴 주시고, 우리가 이렇게 깊은 곳에 살고 있는데도, 우리를 환하게 알고 계시도다. 그러니 우리가 가히 무엇을 속일 수 있으리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목자란 세상 곳곳을 똑바로 보는 눈이요, 세상 곳곳을 밝게 듣는 귀이어야 하는 것이다.
≪詩≫曰:「邦國若否, 仲山甫明之.」① 此之謂也.
≪시≫왈:「방국약부, 중산보명지.」① 차지위야.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나라가 잘되는지 그릇되는지를, 중산보가 밝힌다네.」라고 한 것은, 이를 일러 한 말이다.
[註解] ①大雅 第三 蕩之什 烝民에 보인다.
18.
楚莊王伐鄭, 鄭伯肉袒, 左把茅旌, 右執鸞刀① 進, 言於莊王曰:「寡人無良邊陲之臣, 以干大褐, 使大國之君沛焉, 遠辱至此.」 莊王曰:「君子不令臣交易爲言, 是以使寡人得見君之玉面也, 而微至乎此.」
초장왕벌정, 정백육단, 좌파모정, 우집란도① 진, 언어장왕왈:「과인무량변수지신, 이간대갈, 사대국지군패언, 원욕지차.」 장왕왈:「군자불령신교역위언, 시이사과인득견군지옥면야, 이미지호차.」
[解釋] 초나라 장왕이 정나라를 정벌하려 하자, 백이라는 자가 옷을 벗고, 왼 손에는 깃발을, 오른 손에는 난도를 잡고 나와, 장왕에게 말하기를, 「저는 어질지 못한 변방의 신하로서, 큰 옷을 입으신 임금님께 죄를 지었습니다. 그리하여 대국의 임금으로 하여금 화를 내시게 하여, 이 먼 곳까지 욕되게 달려오시도록 하였습니다.」고 하자, 장왕이 말하기를, 「그대의 옳지 못한 신하가 내게 와서 말하기를, 나로 하여금 직접 와서 그대를 얼굴을 뵙도록 하기에 국경을 조금 너머 왔던 것입니다.」고 하였다.
[註解] ①鸞刀 : 항복을 의미하는 칼.
莊王受節, 左右麾楚軍, 退舍七里. 將軍子重進諫曰:「夫南郢之與鄭, 相去數千里, 大夫死者數人, 廝役者數百人, 今克而弗有, 無乃失民臣之力乎?」 莊王曰:「吾聞, 古者杅不穿, 皮不蠹, 不出於四方, 以是君子之重禮而賤財也, 要其人, 不要其土, 人告以從而不舍,不祥也. 吾以不祥立於天下, 災及吾身, 何取之有?」
장왕수절, 좌우휘초군, 퇴사칠리. 장군자중진간왈:「부남영지여정, 상거수천리, 대부사자수인, 시역자수백인, 금극이불유, 무내실민신지력호?」 장왕왈:「오문, 고자우불천, 피부두, 불출어사방, 이시군자지중례이천재야, 요기인, 불요기토, 인고이종이불사,불상야. 오이불상립어천하, 재급오신, 하취지유?」
[解釋] 장왕은 정백이 주는 부절을 받고, 좌우에 명하여 초나라 군대를, 칠 리 정도 물러서도록 하였다. 그러자 장군인 자중이 나서서 간하기를, 「무릇 남쪽의 우리 서울인 영과 이곳 정나라까지는, 그 거리가 수천 리나 떨어져 있고, 이번 전쟁을 위해 죽은 대부가 여러 명에 이르며, 천한 일에 노역을 당한 사람은 수백 명이나 됩니다. 그런데 지금 다 이기고서도 이 나라를 차지하지 않으니, 이는 백성과 신하의 힘을 너무 허비하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하자, 장왕이 말하기를, 「내가 듣건대, 옛날에는 사발 하나 깨지 않고, 가죽은 좀이 쏠지 않도록, 아껴 쓰되 재물을 위하여 국토를 넓히려 사방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하오. 이런 까닭으로 군자가 중하게 여기는 것은 禮이고, 천하게 여기는 것은 재물이었던 것입니다. 사람을 내 편으로 얻었으면 되는 것이지, 그 땅이 어찌 중요하겠소? 사람이 나를 따르겠다고 말하는데 그를 놓아주지 않는 것은, 상서롭지 않은 것이요, 상서롭지 못한 짓을 하면서 세상에 우뚝 서려고 한다면, 틀림없이 재앙이 나에게 미칠 터인데, 그 때는 무엇을 취할 게 있겠소?」라고 하였다.
既、晉之救鄭者至, 曰:「請戰.」 莊王許之. 將軍子重進諫曰:「晉、強國也, 道近兵銳, 楚師奄罷, 君其勿許.」 莊王曰:「不可. 強者、我避之, 弱者、我威之, 是寡人無以立乎天下也.」
기、진지구정자지, 왈:「청전.」 장왕허지. 장군자중진간왈:「진、강국야, 도근병예, 초사엄파, 군기물허.」 장왕왈:「불가. 강자、아피지, 약자、아위지, 시과인무이립호천하야.」
[解釋] 얼마가 지나자, 진나라가 정나라를 구하겠다고 달려와서는 말하기를, 「한번 싸워봅시다.」고 하니, 장왕이 싸울 것을 허락하자, 장군인 자중이 다시 나와 간하기를, 「진나라는 강국입니다. 이곳에서 거리도 가깝고, 군사도 날카롭습니다. 그리고 우리 초나라 병사들은 지쳐 있습니다. 임금님께서는 이 싸움을 허락해서는 안 됩니다.」고 하자, 장왕이 말하기를, 「아니 되오. 강자라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피하고, 약자라고 해서, 우리가 위협을 가한다고 한다면 과인에게 세상에 우뚝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오.」라고 하였다.
乃遂還師, 以逆晉寇. 莊王援桴而鼓之, 晉師大敗, 士卒奔者爭舟, 而指可掬也. 莊王曰:「噫! 吾兩君不相好, 百姓何罪?」 乃退楚師, 以佚晉寇.
내수환사, 이역진구. 장왕원부이고지, 진사대패, 사졸분자쟁주, 이지가국야. 장왕왈:「희! 오량군불상호, 백성하죄?」 내퇴초사, 이일진구.
[解釋] 이에 드디어 군대를 돌려, 진나라 군대를 맞아 싸웠다. 장왕이 북채를 잡고 독려하자, 진나라 군대는 크게 패하여, 모든 병사가 서로 다투어 배에 올라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러나 배에 먼저 오른 자가 뒤에 오르는 자의 손가락을 잘라 끊어진 손가락이 한 줌이나 되었다. 장왕이 말하기를, 「아! 우리 두 임금이 서로 사이가 안 좋으면 그만이지, 그 백성들에게 무슨 되가 있겠는가?」라 하고는, 초나라 군사를 후퇴시켜, 진나라 군대가 편히 도망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
≪詩≫曰:「柔亦不茹, 剛亦不吐.」①
≪시≫왈:「유역불여, 강역불토.」①
≪詩經≫에 이르기를, 「부드러워도 삼키지 아니하며, 강하여도 뱉어내지 아니하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大雅 第三 蕩之什 烝民에 보인다.
19.
君子崇人之德, 揚人之美, 非道諛也;正言直行,指人之過, 非毀疵也;詘柔順從, 剛強猛毅, 與物周流, 道德不外.
군자숭인지덕, 양인지미, 비도유야;정언직행,지인지과, 비훼자야;굴유순종, 강강맹의, 여물주류, 도덕불외.
[解釋] 군자는 남의 덕을 숭상하고, 남의 아름다움을 드러내 주되, 아첨의 말로 하지는 않는다. 또 바른 말과 곧은 행동으로, 남의 과실을 지적하되, 그 허물로 남을 헐뜯지는 않는다. 연약한 자에게는 자신을 굽혀 복종하고, 강한 자에게는 강한 의지로 맞서며, 만물의 흐름을 따라가되, 도와 덕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詩≫曰:「柔亦不茹, 剛亦不吐;不侮矜寡, 不畏強禦.」①
≪시≫왈:「유역불여, 강역불토;불모환과, 불외강어.」①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부드러워도 삼키지 아니하며, 강하여도 뱉어내지 아니하여, 홀아비와 과부를 업신여기지 아니하며, 강포한 자를 두려워하지 아니한다네.」라고 하였다.
[註解] ①大雅 第三 蕩之什 烝民에 보인다.
20.
衛靈公晝寢而起, 志氣益衰, 使人馳召勇士公孫悁, 道遭行人卜商, 卜商曰:「何驅之疾也?」 對曰:「公晝寢而起, 使我召勇士公孫悁.」 子夏曰:「微悁而勇若悁者、可乎?」 御者曰:「可.」 子夏曰:「載我而反.」
위령공주침이기, 지기익쇠, 사인치소용사공손연, 도조행인복상, 복상왈:「하구지질야?」 대왈:「공주침이기, 사아소용사공손연.」 자하왈:「미연이용약연자、가호?」 어자왈:「가.」 자하왈:「재아이반.」
[解釋] 위나라 영공이 낮잠을 자고 일어나, 뜻과 기백이 아주 쇠하자, 사람을 시켜 말을 몰고 달려가 용사인 공손연을 불러 오게 하였다. 그런데 사자가 길에서 행인인 복상을 만났다. 복상이 묻기를, 「어디를 가는데 이리 급히 말을 모는 것이요?」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임금께서 낮잠을 주무시고 일어나셔서, 나로 하여금 용사인 공손연을 데리고 오라고 시켰소이다.」고 하였다. 자하가 말하기를, 「공손연이 아니더라도 용맹하기가 공손연만한 인물이면. 되겠소?」라고 하니, 사자가 말하기를, 「그렇소.」라고 하자, 자하가 말하기를, 「그럼 나를 싣고 임금에게 되돌아가시오.」라고 하였다.
至, 君曰:「使子召勇士, 何爲召儒?」 使者曰:「行人曰, '微悁而勇若悁者、可乎?' 臣曰, '可.' 卽載與來.」 君曰:「諾. 延先生上, 趣召公孫悁.」 至, 入門杖劍疾呼曰:「商下, 我存若頭?」 子夏顧咄之, 曰:「咄! 內劍, 吾將與若言勇.」
지, 군왈:「사자소용사, 하위소유?」 사자왈:「행인왈, '미연이용약연자、가호?' 신왈, '가.' 즉재여래.」 군왈:「낙. 연선생상, 취소공손연.」 지, 입문장검질호왈:「상하, 아존약두?」 자하고돌지, 왈:「돌! 내검, 오장여약언용.」
[解釋] 임금에게 도착하자, 임금이 말하기를, 「그대에게 용사를 불러오라고 하였지, 어찌 이런 儒者를 불러오라 하였소?」라고 하자, 사자가 말하기를, 「가는 길에 이 행인이 말하기를, '공손연이 아니더라도 용맹하기가 공손연만한 인물이면 되겠소?'라고 하기에, 제가 '그렇다.'고 말하고, 바로 수레에 태워 온 것입니다.」고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좋다. 그 선생을 이리 모셔 올리고, 그대는 어서 가서 공손연을 데리고 오너라.」고 하였다. 얼마 후 공손연이 도착하여 문에 이르러 칼을 빼어 잡고는 소리치기를, 「복상은 내려오라! 내 그대의 머리를 그냥 둘 것 같으냐?」고 하자, 자하가 그를 돌아보고 꾸짖으며 소리치기를, 「어이! 칼을 거두어라. 내 장차 너에게 용기가 무엇인지 말해 주겠다.」고 하였다.
於是、君令內劍而上. 子夏曰:「來、吾嘗與子從君而西, 見趙簡子, 簡子披髮杖矛而見我君, 我從十三行之後, 趨而進曰, '諸侯相見, 不宜不朝服, 不朝服, 行人卜商將以頸血濺君之服矣.' 使反朝服, 而見吾君, 子耶? 我耶?」 悁曰:「子也.」
어시、군령내검이상. 자하왈:「래、오상여자종군이서, 견조간자, 간자피발장모이견아군, 아종십삼행지후, 추이진왈, '제후상견, 불의부조복, 부조복, 행인복상장이경혈천군지복의.' 사반조복, 이견오군, 자야? 아야?」 연왈:「자야.」
[解釋] 이에, 임금이 공손연에게 칼을 거두고 위로 올라오라고 명하였다. 자하가 말하기를, 「자! 내가 일찍이 그대와 함께 임금님을 모시고 서쪽으로 가서, 조간자를 만났을 때, 조간자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긴 창을 잡고 우리 임금님을 대하였소. 나는 열세 번째 줄 뒤에 섰다가, 쫓아 나가서는 말하였소. '제후들이 서로 만날 때는, 조복을 입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지금 그대께서 조복을 입지 않는다면, 행인인 이 복상이 목의 피를 그대의 옷에 뿌릴 것입니다.' 그러자 그는 돌아가 조복을 입고 나와, 우리 임금님을 뵙도록 하였습니다. 그것이 그대가 한 일이오? 아니면 내가 한 일이오?」라고 하자, 공손연이 말하기를, 「그대가 한 일이지요.」라고 하였다.
子夏曰:「子之勇不若我一矣. 又與子從君而東至阿, 遭齊君重靷而坐, 吾君單靷而坐, 我從十三行之後, 趨而進曰, '禮、諸侯相見,不宜相臨.' 以庶揄其一靷而去之者、子耶? 我耶?」 悁曰:「子也.」
자하왈:「자지용불약아일의. 우여자종군이동지아, 조제군중인이좌, 오군단인이좌, 아종십삼행지후, 추이진왈, '예、제후상견,불의상림.' 이서유기일인이거지자、자야? 아야?」 연왈:「자야.」
[解釋] 자하가 말하기를, 「그대의 용기가 나만 못한 것이 이 하나요. 또한 그대와 함께 임금님을 모시고 동쪽으로 阿 땅에 이르렀을 때, 제나라 임금은 수레에 두 개의 가죽 띠를 잡고 앉았었고, 우리 임금님은 하나의 가죽 띠를 잡고 앉아 있었소. 그때 내가 열세 번째 줄 뒤에 섰다가, 쫓아나가서는 말하기를, '禮에 있어서는 제후들이 서로 만날 때는, 그 서열로 마주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가죽 띠를 떼어내어 없애 버렸소. 이것이 그대가 한 일이오. 내가 한 일이요?」라고 하자, 공손연이 말하기를, 「그대가 한 일이지요.」라고 하였다.
子夏曰:「子之勇不若我二矣. 又與子從君於囿中, 於是兩寇肩逐我君, 拔矛下格而還. 子耶? 我耶?」 悁曰:「子也.」
자하왈:「자지용불약아이의. 우여자종군어유중, 어시량구견축아군, 발모하격이환. 자야? 아야?」 연왈:「자야.」
[解釋] 자하가 말하기를, 「그대의 용기가 나만 못한 것이 이 두 번째요. 또한 그대와 함께 임금님을 모시고 사냥터에 나갔을 때, 두 마리의 맹수가 임금님에게 달려들자, 창을 꺼내 이를 물리치고 안전하게 돌아온 일이 있었소. 이 일 역시 그대가 한 일이오? 아니면 내가 한 일이오?」라고 하자, 공손연이 말하기를, 「그대가 한 일이지요.」라고 하였다.
子夏曰:「子之勇不若我三矣. 所貴爲士者、上攝萬乘, 下不敢敖乎匹夫; 立節矜, 而敵不侵擾;內禁殘害, 而君不危殆;是士之所長, 君子之所致貴也. 若夫以長掩短, 以眾暴寡, 凌轢無罪之民, 而成威於閭巷之間者、是士之甚毒, 而君子之所致惡也, 眾之所誅鋤也. ≪詩≫曰, '人而無儀, 不死何爲?'① 夫何以論勇於人主之前哉!」 於是靈公避席抑手曰:「寡人雖不敏, 請從先生之勇.」
자하왈:「자지용불약아삼의. 소귀위사자、상섭만승, 하불감오호필부; 입절긍, 이적불침요;내금잔해, 이군불위태;시사지소장, 군자지소치귀야. 약부이장엄단, 이중포과, 능력무죄지민, 이성위어려항지간자、시사지심독, 이군자지소치오야, 중지소주서야. ≪시≫왈, '인이무의, 불사하위?'① 부하이론용어인주지전재!」 어시령공피석억수왈:「과인수불민, 청종선생지용.」
[解釋] 자하가 말하기를, 「그대의 용기가 나만 못한 것이 이 세 번째요. 선비가 귀하다고 여겨지는 까닭은 위로는 만개의 수레를 가진 천자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아래로는 필부라 할지라도 감히 오만하게 굴지 못하기 때문이오. 밖으로는 행동을 바로 세워, 적이 감히 쳐들어와 혼란스럽게 하지 못하게 하고, 안으로는 잔혹한 해를 금하여, 임금이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선비가 해낼 수 있는 장점이며 군자들이 귀하게 여기는 바요. 무릇 자신의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엄폐하거나, 많은 무리를 갖고 적은 무리에게 포악하게 굴며, 죄 없는 백성을 짓밟아 마을에 위협을 부리는 일이 있다면, 이는 선비가 아주 못된 짓으로 여기고, 군자들이 아주 혐오하는 바로써, 여러 사람들이 나서서 없애 버려야 하는 것들입니다. ≪詩經≫에 이르기를, '사람이면서 위의가 없는 이는, 죽지 않고 무엇 하랴?'고 하였으니, 어찌 임금님 앞에서 그대가 용기를 논할 수 있겠소?」라고 하니, 영공이 자리를 고쳐 앉으며 자하의 손을 잡고 말하기를, 「내 비록 영민하지는 못하지만 청컨대 선생의 용기를 쫓겠소이다.」고 하였다.
[註解] ①國風 第四 鄘風 相鼠에 보인다.
≪詩≫曰:「不侮矜寡, 不畏強禦.」① 卜先生也.
≪시≫왈:「불모환과, 불외강어.」① 복선생야.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홀아비와 과부를 업신여기지 아니하며, 강포한 자를 두려워하지 아니한다네.」라고 한 것은, 바로 복선생을 두고 하는 말이다.
[註解] ①大雅 第三 蕩之什 烝民에 보인다.
21.
孔子行, 簡子將殺陽虎, 孔子似之, 帶甲以圍孔子舍, 子路慍怒, 奮戟將下, 孔子止之, 曰:「由. 何仁義之寡裕也? 夫≪詩≫≪書≫之不習, 禮樂之不講, 是丘之罪也. 若吾非陽虎, 而以我爲陽虎, 則非丘之罪也, 命也夫! 由歌, 予和若.」 子路歌, 孔子和之, 三終而圍罷.
공자행, 간자장살양호, 공자사지, 대갑이위공자사, 자로온노, 분극장하, 공자지지, 왈:「유. 하인의지과유야? 부≪시≫≪서≫지불습, 예악지불강, 시구지죄야. 약오비양호, 이이아위양호, 즉비구지죄야, 명야부! 유가, 여화약.」 자로가, 공자화지, 삼종이위파.
[解釋] 孔子가 匡 땅을 지날 때, 간자가 마침 양호를 죽이려고 하였었는데, 孔子가 양호와 닮아, 군대를 보내어 孔子가 머물러 있는 집을 포위해 버렸다. 자로가 화를 내며, 창을 들고 나가서 맞서려고 하자, 孔子가 이를 말리며 말하기를, 「유야! 어찌 仁義가 그리도 모자라느냐? 무릇 ≪詩經≫과 ≪書經≫을 충분히 익히지 못하였고, 禮樂을 충분히 외우지 못한 것이, 나의 죄라면 죄다. 그러나 내가 양호가 아닌데, 나를 양호인 줄로 아는 것은, 나의 죄가 아니다. 그것은 운명일 뿐이다. 유야 노래를 불러라. 그러면 내가 너의 노래에 화답하리라.」고 하였다. 자로가 노래를 부르자, 공자가 이에 화답하였고, 세 곡이 끝나자 포위를 풀고 가버렸다.
≪詩≫曰:「來游來歌.」① 以陳盛德之和而無爲也.
≪시≫왈:「내유래가.」① 이진성덕지화이무위야.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놀며 와서 노래하네.」라고 한 것은, 성덕이 있는 자와 화합을 베풀면 무엇을 하려고 하는 마음이 없어도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註解] ①大雅 第二 生民之什 卷阿에 보인다.
22.
≪詩≫曰:「愷悌君子, 民之父母.」① 君子爲民父母何如? 曰:「君子者、貌恭而行肆, 身儉而施博, 故不肖者不能逮也. 殖盡於己, 而區略於人, 故可盡身而事也. 篤愛而不奪, 厚施而不伐;見人有善, 欣然樂之;見人不善, 惕然掩之;有其過而兼包之;授衣以最, 授食以多;法下易由, 事寡易爲;是以中立而爲人父母也. 築城而居之, 別田而養之, 立學以教之, 使人知親尊,親尊故爲父服斬縗三年, 爲君亦服斬縗三年, 爲民父母之謂也.」
≪시≫왈:「개제군자, 민지부모.」① 군자위민부모하여? 왈:「군자자、모공이행사, 신검이시박, 고불초자불능체야. 식진어기, 이구략어인, 고가진신이사야. 독애이불탈, 후시이불벌;견인유선, 흔연락지;견인불선, 척연엄지;유기과이겸포지;수의이최, 수식이다;법하이유, 사과이위;시이중립이위인부모야. 축성이거지, 별전이양지, 립학이교지, 사인지친존,친존고위부복참최삼년, 위군역복참최삼년, 위민부모지위야.」
[解釋] ≪詩經≫에 이르기를, 「화평하고 단아한 우리 님, 백성들의 부모가 된다네.」라고 하였다. 군자가 백성의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말하기를, 「군자라는 것은, 모습이 공손하고 행실은 곧으며, 스스로는 검소하고 널리 베푼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는 이렇게 할 수가 없다. 자신에게 쌓인 재물은, 남을 위하여 쓰기 때문에, 사람들이 몸을 다해 그를 모시게 되는 것이다. 또 사랑을 돈독히 하고 남의 것을 빼앗지 않으며, 후하게 베풀지만 이를 자랑하지 아니한다. 남이 훌륭한 일을 한 것을 보면, 흔쾌히 그것을 즐거워하고, 남의 잘못된 일을 보면, 이를 불쌍히 여겨 덮어 준다. 그리고 그 잘못이 있더라도 이를 감싸서 포개주며, 남에게 옷을 벗어주는 것을 높이 여기고, 음식을 나누어 주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아랫사람에게는 법을 쉽게 따를 수 있도록 해 주며, 일을 적게 하고 또한 쉽게 해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런 까닭으로 그 가운데에 서서 백성의 부모가 되는 것이다. 성을 쌓아 그 안에 살게 하고, 밭을 나누어 스스로 먹고 살게 하며, 학교를 세워 가르쳐,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친하고 존중하게 만든다. 친함과 존중함을 알게 되니 어버이가 돌아가셨을 때 삼 년 동안 상복을 입는 것이고, 임금이 돌아가셨을 때도 또한 삼 년 동안 상복을 입는 것은, 백성들의 부모가 되기 때문임을 말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註解] ①大雅 第二 生民之什 泂酌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