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다섯 나라가 秦나라를 치다.
五國伐秦, 無功而還. 其後, 齊欲伐宋, 而秦禁之. 齊令宋郭之秦, 請合而以伐宋. 秦王許之. 魏王畏齊、秦之合也, 欲講於秦.
오국벌진, 무공이환. 기후, 제욕벌송, 이진금지. 제령송곽지진, 청합이이벌송. 진왕허지. 위왕외제、진지합야, 욕강어진.
[解釋] 다섯 나라(韓、趙、魏、齊、楚)가 秦나라를 쳤지만, 공을 거두지 못하고 귀환하였다. 그 뒤에 제나라는 宋나라를 치고자 하였지만, 진나라가 이를 막았다. 제나라는 宋郭을 진나라에 보내어, 함께 연합하여 송나라를 치자고 제의하니, 秦나라 王(昭王)은 이를 수락하였다. 그러자 魏나라 王이 제나라、진나라의 연합을 두려워하여 진나라와 강화를 맺고자 하였다.
謂魏王曰:「秦王謂宋郭曰, '分宋之城, 服宋之强者, 六國也. 乘宋之敝, 而與王爭得者, 楚、魏也. 請爲王毋禁楚之伐魏也, 而王獨擧宋. 王之伐宋也, 請剛柔而皆用之. 如宋者, 欺之不爲逆者, 殺之不爲讎者也. 王無與之講以取地, 旣已得地矣, 又以力攻之, 期於啗宋而已矣.' 臣聞此言, 而竊爲王悲, 秦必且用此於王矣.
위위왕왈:「진왕위송곽왈, '분송지성, 복송지강자, 육국야. 승송지폐, 이여왕쟁득자, 초、위야. 청위왕무금초지벌위야, 이왕독거송. 왕지벌송야, 청강유이개용지. 여송자, 기지불위역자, 살지불위수자야. 왕무여지강이취지, 기이득지의, 우이력공지, 기어담송이이의.' 신문차언, 이절위왕비, 진필차용차어왕의.
[解釋] 어떤 이가 위나라 왕에게 말하였다. 「진나라 왕이 송곽에게 이렇게 말하였다고 합니다. '송나라 성을 분할하고, 그 강한 송나라 군대를 복종시킨 것은, 여섯 나라 모두의 힘이다. 그런데 송나라가 피폐해진 틈을 타, 제왕과 전공을 다투는 자는 초나라와 위나라이다. 너희 齊나라 王(湣王)을 위해 청하노니, 초나라가 위나라를 치는 것을 금지하지 말고, 너희 왕이 단독으로 송나라를 치라고 하라. 그리고 너희 魏나라 王이 송나라를 칠 때는 强、柔를 모두 쓰도록 청하라. 송나라 같은 경우 이를 속이는 것은, 패역한 행위가 아니며, 송나라 왕을 죽이는 것도 원수 될 일이 아니다. 또 너희 왕이 송나라에게 속아 땅을 취할 욕심으로 강화를 맺는 일이 없도록 하라. 만약 이미 땅을 얻고 강화를 맺은 일이 있다면 그래도 다시 힘써 송나라를 공격하라. 송나라가 함락될 그 날까지 말이다.' 저는 이 말을 듣고, 왕을 심히 불쌍히 여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나라는 이 방법을 틀림없이 왕에게 똑같이 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又必且曰王以求地, 旣已得地, 又且以力攻王. 又必謂王曰使王輕齊, 齊、魏之交已醜, 又且收齊以更索於王. 秦嘗用此於楚矣, 又嘗用此於韓矣, 願王之深計之也. 秦善魏不可知也已.
우필차왈왕이구지, 기이득지, 우차이력공왕. 우필위왕왈사왕경제, 제、위지교이추, 우차수제이경색어왕. 진상용차어초의, 우상용차어한의, 원왕지심계지야. 진선위불가지야이.
[解釋] 즉, 똑같이 왕에게 땅을 달라고 할 것이며, 땅을 얻고 나서도, 다시 힘써 왕을 공격할 것입니다. 그리고는 틀림없이 왕에게 제나라를 가볍게 여기라고 할 것입니다. 제나라와 위나라의 관계가 악화된 것을 확인하면, 그때는 다시 제나라를 자기편으로 거두어들여 놓고, 또 땅을 떼어 달라고 왕께 요구할 것입니다. 진나라는 일찍이 이런 방법을 초나라에 써 먹은 적이 있고, 한나라에게도 똑같이 적용하였습니다. 원컨대 왕께서는 깊이 헤아리시기 바랍니다. 진나라가 위나라를 잘 대해 준다고 해도 뒷일은 알 수 없습니다.
故爲王計, 太上伐秦, 其次賓秦, 其次堅約而佯講, 與國無相離也. 秦、齊合, 國不可爲也已. 王其聽臣也, 必無與講. 秦權重, 魏冉明熟.
고위왕계, 태상벌진, 기차빈진, 기차견약이양강, 여국무상리야. 진、제합, 국불가위야이. 왕기청신야, 필무여강. 진권중, 위염명숙.
[解釋] 그러므로 저는 왕을 위한 계책으로는, 진나라를 치는 것이 上策이요, 그 다음은 진나라를 배척하는 것이며, 그 다음은 맹약을 더욱 공고히 하고 거짓으로 진나라와 강화를 맺은 다음, 동맹국이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진나라가 제나라와 연합한다면, 위나라는 더 이상 어쩔 수 없게 됩니다. 왕께서는 제 말을 들으시고, 절대로 진나라와 강화를 맺지 말도록 하십시오. 진나라의 權勢는 重하고, 진나라 재상 魏冉은 명석하고 똑똑한 자이다.
是故又爲足下傷秦者, 不敢顯也. 天下可令伐秦, 則陰勸而弗敢圖也. 見天下之傷秦也, 則先鬻與國而以自解也. 天下可令賓秦, 則爲劫於與國而不得已者. 天下不可, 則先去, 而以秦爲上交以自重也. 如是人者, 鬻王以爲資者也, 而焉能免國於患?
시고우위족하상진자, 불감현야. 천하가령벌진, 즉음권이불감도야. 견천하지상진야, 즉선육여국이이자해야. 천하가령빈진, 즉위겁어여국이부득이자. 천하불가, 즉선거, 이이진위상교이자중야. 여시인자, 육왕이위자자야, 이언능면국어환?
[解釋] 그렇기 때문에 足下를 위하여 秦나라를 해치는 자가 있거든, 드러내지 말고, 天下에 진나라를 치는데 찬성하는 자가 있어도 몰래 권할 뿐, 감히 도모하지는 말며, 천하에 진나라를 해치는 자가 있는 것을 보거든 먼저 동맹국을 팔아서 禍를 면하고, 천하가 진나라를 배척하자고 하거든, 동맹국의 위협을 받아 부득이하게 하고, 천하가 잘 되지 않거든, 먼저 동맹국을 떠나, 진나라와 上等의 外交를 맺어 自重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는, 모두 대왕을 팔아 자기 잇속을 차리는 자들이니, 어찌 나라의 근심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免國於患者, 必窮三節, 而行其上. 上不可, 則行其中. 中不可, 則行其下. 下不可, 則明不與秦. 而生以殘秦, 使秦皆無百怨百利, 唯已之曾安.
면국어환자, 필궁삼절, 이행기상. 상불가, 즉행기중. 중불가, 즉행기하. 하불가, 즉명불여진. 이생이잔진, 사진개무백원백리, 유이지증안.
[解釋] 나라의 환난을 면하는 길은, 반드시 앞에 든 세 가지 계책을 행하는 것입니다. 上策을 행하고, 상책으로 되지 않으면, 中策을 쓰고, 중책을 행할 수 없으면, 下策을 행하며, 하책을 행할 수 없으면, 秦나라와 結盟할 수 없음을 명백히 밝히고, 살아있는 한 진나라를 괴롭혀서, 진나라로 하여금 그래서 스스로 진나라가 안전을 취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입니다.
令足下鬻之以合於秦, 是免國於患者之計也. 臣何足以當之? 雖然, 願足下之論臣之計也. 燕, 齊讎國也. 秦, 兄弟之交也. 合讎國以伐婚姻, 臣爲之苦矣.
영족하육지이합어진, 시면국어환자지계야. 신하족이당지? 수연, 원족하지론신지계야. 연, 제수국야. 진, 형제지교야. 합수국이벌혼인, 신위지고의.
[解釋] 족하로 하여금 동맹국을 팔아 진나라와 연합하는 것이, 곧 국가의 환난을 면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찌 신이 이것이 정당한 선택이라 말하겠습니까? 비록 그렇다고는 하나, 원컨대 족하께서는 저의 의견을 주제로 토론해 주시기 바랍니다. 燕나라는 齊나라와 원수 사이입니다. 그런데 이 두 나라는 진나라와 형제의 국교를 맺고 있습니다. 원수의 나라와 연합해서 혼인 관계가 있는 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신은 괴로운 일이라 여깁니다.
黃帝戰於涿鹿之野, 而西戎之兵不至. 禹攻三苗, 而東夷之民不起. 以燕伐秦, 黃帝之所難也, 而臣以致燕甲而起齊兵矣.
황제전어탁록지야, 이서융지병부지. 우공삼묘, 이동이지민불기. 이연벌진, 황제지소난야, 이신이치연갑이기제병의.
[解釋] 黃帝가 涿鹿에서 蚩尤와 싸울 때, 西戎의 군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또 禹가 三苗를 공격할 때, 東夷의 백성은 거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연나라로써 제나라가 진나라를 친다면, 황제조차도 어려운 일이라 하겠지만, 저는 연나라 군사와 제나라 군사들에게 참전토록 할 것입니다.
臣又偏事三晉之吏, 奉陽君、孟嘗君、韓呡、周㝡、周、韓餘爲徒從而下之, 恐其伐秦之疑也. 又身自醜於秦, 扮之請焚天下之秦符者, 臣也.
신우편사삼진지리, 봉양군、맹상군、한문、주최、주、한여위도종이하지, 공기벌진지의야. 우신자추어진, 분지청분천하지진부자, 신야.
[解釋] 저는 또 三晉의 관리들을 두루 교류하도록 하겠습니다. 즉, 奉陽君、孟嘗君、韓呡、周㝡(周最)、韓餘爲 등으로, 저는 이들을 받들겠습니다. 그들은 진나라를 친다는 것이 무리는 아닐까 하고 의심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모두 진나라로부터 고통을 받아왔기 때문에 제가 나서서 천하에 진나라로 향하는 사신의 符節을 불살라 버리기를 청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次傳焚符之約者, 臣也. 欲使五國約閉秦關者, 臣也. 奉陽君、韓餘爲旣和矣, 蘇脩、朱嬰旣皆陰在邯鄲, 臣又說齊王而往敗之.
차전분부지약자, 신야. 욕사오국약폐진관자, 신야. 봉양군、한여위기화의, 소수、주영기개음재한단, 신우설제왕이왕패지.
[解釋] 그리고 다음으로 진나라에 부절을 보내어 맹약을 하겠다고 하였던, 각 제후들에게 그 부절을 다 태워 버렸다고 전달할 것입니다. 이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음 다섯 나라가 맹약을 맺고 진나라의 관문을 폐쇄시키고자 합니다. 이것도 제가 하겠습니다. 봉양군과 한여위도 이미 이에 동의하였으며, 蘇脩와 朱嬰은 趙나라 邯鄲에서 몰래 이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 齊王을 설득하여 진나라와의 협약을 파기하도록 하겠습니다.
天下共講, 因使蘇脩游天下之語, 而以齊爲上交, 兵請伐魏, 臣又爭之以死. 而果西因蘇脩重報. 臣非不知秦勸(權)之重也, 然而所以爲之者, 爲足下也.」
천하공강, 인사소수유천하지어, 이이제위상교, 병청벌위, 신우쟁지이사. 이과서인소수중보. 신비부지진권(권)지중야, 연이소이위지자, 위족하야.」
[解釋] 천하가 서로 강화하여, 소수로 하여금 천하에 말을 퍼뜨려, 제나라와 上等의 外交를 맺고 났는데도 군대로 하여금 위나라를 치라고 한다면, 제가 죽음으로 이를 막아 드리겠습니다. 그 결과를 蘇脩는 서쪽 진나라로부터 거듭 보고를 해올 것입니다. 저는 진나라의 권위가 얼마나 큰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러나 제가 이렇게 하는 것은 모두 족하를 위한 것입니다.」
08. 魏나라 의 文子, 田需, 周宵가 서로 사이좋게 지냈다.
魏文子、田需、周宵相善, 欲罪犀首. 犀首患之, 謂魏王曰:「今所患者, 齊也. 嬰子言行於齊王, 王欲得齊, 則胡不召文子而相之? 彼必務以齊事王.」 王曰:「善.」 因召文子而相之. 犀首以倍田需、周宵.
위문자、전수、주소상선, 욕죄서수. 서수환지, 위위왕왈:「금소환자, 제야. 영자언행어제왕, 왕욕득제, 즉호불소문자이상지? 피필무이제사왕.」 왕왈:「선.」 인소문자이상지. 서수이배전수、주소.
[解釋] 위나라 文子(田文)、田需、周宵 세 사람은 사이가 좋았는데, 이들이 犀首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자 하였다. 서수는 두려움을 느껴, 魏나라 王(惠王)에게 말하였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는, 齊나라입니다. 田嬰의 말이 齊나라 王에게 모두 먹혀들고 있습니다. 왕께서 제나라를 우리 편으로 만들려 하면서, 어찌 그의 아들 田文을 불러 相으로 삼지 않습니까? 그는 틀림없이 힘써 제나라로서 왕을 섬기게 될 것입니다.」 위나라 왕이 말하기를, 「옳다.」고 하고는, 전문을 불러 相으로 삼았다. 이에 서수는 전문에게 전수와 주소를 배반하도록 하였다.
09. 魏나라 王이 惠施를 楚나라로 보내다.
魏王令惠施之楚, 令犀首之齊, 鈞二子者, 乘數鈞, 將測交也. [楚王聞之], 施因令人先之楚, 言曰:「魏王令犀首之齊, 惠施之楚, 鈞二子者, 將測交也.」 楚王聞之, 因郊迎惠施.
위왕령혜시지초, 령서수지제, 균이자자, 승수균, 장측교야. [초왕문지], 시인령인선지초, 언왈:「위왕령서수지제, 혜시지초, 균이자자, 장측교야.」 초왕문지, 인교영혜시.
[解釋] 魏나라 王이 楚나라에는 惠施를, 齊나라에는 犀首를 사신으로 보내면서, 두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하였다. 乘車의 숫자도 동등하게 하여, 어느 나라가 자국 사신에게 더 후한 대접을 하는가를 알아보려 하였다. [초나라 왕이 이것을 듣고], 혜시는 먼저 초나라에 사람을 보내어 이렇게 전하도록 하였다. 「우리 위왕이 서수는 제나라에, 혜시는 초나라에 보내면서 두 사람을 동등하게 갖추어 주었습니다. 이는 두 나라와 외교를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楚나라 王(懷王)이 이를 듣고, 교외에까지 나와 혜시를 맞이하였다.
10. 魏나라 惠王이 境內의 무리를 일으키다.
魏惠王起境內衆, 將太子申而攻齊. 客謂公子理之傅曰:「何不令公子泣王太后, 止太子之行? 事成則樹德, 不成則爲王矣. 太子年少, 不習於兵. 田肦(盼)宿將也, 而孫子善用兵. 戰必不勝, 不勝必禽. 公子爭之於王, 王聽公子, 公子必封. 不聽公子, 太子必敗. 敗, 公子必立. 立, 必爲王也.」
위혜왕기경내중, 장태자신이공제. 객위공자리지부왈:「하불령공자읍왕태후, 지태자지행? 사성즉수덕, 불성즉위왕의. 태자년소, 불습어병. 전분(반)숙장야, 이손자선용병. 전필불승, 불승필금. 공자쟁지어왕, 왕청공자, 공자필봉. 불청공자, 태자필패. 패, 공자필립. 입, 필위왕야.」
[解釋] 魏나라 惠王이 나라 안의 군사를 일으켜, 太子 申을 장수로 삼아 齊나라를 공격하였다. 어떤 客이 公子 理의 師傅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공자에게 王太后 앞에서 울면서 太子의 出征을 막도록 시키지 않습니까? 만약 일이 성공하면 德을 심게 될 것이요, 성공하지 못하면 당신의 공자가 왕이 되는 것입니다. 태자는 나이가 어린데다가, 병법도 익히지 못하였는데, 齊나라의 田肦(田盼)은 백전노장이며, 그 나라에는 병법에 능한 孫子까지 있습니다. 싸워봤자 결국 이기지 못할 것이며, 지면 태자는 틀림없이 사로잡히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공자가 왕 앞에서 열심히 다투어, 왕이 공자의 말을 들어주면, 그로 인해 공자는 틀림없이 封을 받을 것이요, 왕이 공자의 말을 듣지 않으면, 태자는 싸움터에 나가 틀림없이 패하고 말 것입니다. 태자가 패하면, 공자가 반드시 태자가 될 것이요, 태자가 되면 마땅히 왕이 되는 것입니다.」
11. 齊나라 魏나라가 馬陵에서 싸우다.
齊、魏戰於馬陵, 齊大勝魏, 殺太子申, 覆十萬之軍. 魏王召惠施而告之曰:「夫齊, 寡人之讎也, 怨之至死不忘. 國雖小, 吾常欲悉起兵而攻之, 何如?」
제、위전어마릉, 제대승위, 살태자신, 복십만지군. 위왕소혜시이고지왈:「부제, 과인지수야, 원지지사불망. 국수소, 오상욕실기병이공지, 하여?」
[解釋] 齊나라와 魏나라가 馬陵에서 싸워, 제나라가 위나라를 크게 이겨, 위나라 태자 申을 죽이고, 10 군사를 깨뜨렸다. 魏나라 王이 惠施를 불러 고하였다. 「무릇 제나라는 과인의 원수요. 그 원한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요. 우리 위나라가 비록 작으나, 나는 항상 온 군대를 다 동원하여 제나라를 공격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소. 어떻게 생각하시오?」
對曰:「不可. 臣聞之, 王者得度, 而霸者知計. 今王所以告臣者, 疏於度而遠於計. 王固先屬怨於趙, 而後與齊戰. 今戰不勝, 國無守戰之備, 王又欲悉起而攻齊, 此非臣之所謂也. 王若欲報齊乎, 則不如因變服折節而朝齊, 楚王必怒矣. 王游人而合其鬪, 則楚必伐齊. 以休楚而伐罷齊, 則必爲楚禽矣. 是王以楚毁齊也.」
대왈:「불가. 신문지, 왕자득도, 이패자지계. 금왕소이고신자, 소어도이원어계. 왕고선속원어조, 이후여제전. 금전불승, 국무수전지비, 왕우욕실기이공제, 차비신지소위야. 왕약욕보제호, 즉불여인변복절절이조제, 초왕필노의. 왕유인이합기투, 즉초필벌제. 이휴초이벌피제, 즉필위초금의. 시왕이초훼제야.」
[解釋] 혜시가 대답하였다. 「안 됩니다. 제가 듣건대, 王者는 法度가 있어야 하며, 霸道에는 計策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왕께서 제게 하신 말씀은 법도에 맞지 않고 계책과도 거리가 멉니다. 왕께서는 실로 원한은 趙나라에 먼저 있었으면서도 뒤에 제나라와 싸움을 벌였습니다. 지금 싸움에 이기지도 못하고 나라는 守戰을 계속해 나갈 방비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왕께서는 또다시 온 백성을 동원하여 제나라에 총공격을 펴려 하시니 이것이야말로 제가 말씀드린 법도와 계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왕께서 만약 제나라에 보복할 뜻이 있으시다면, 變服을 하고 무릎을 꿇고 제나라에 親히 朝會하시느니만 못합니다. 그러면 楚나라 王이 크게 화를 낼 것입니다. 그러면 왕께서는 유세객을 시켜 그 두 나라를 다투게 하는 것입니다. 초나라는 틀림없이 제나라를 공격할 것이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초나라가 막 전쟁을 끝내 지친 제나라를 치게 되면, 제나라는 틀림없이 초나라에게 잡히게 됩니다. 이는 왕께서 초나라로써 제나라를 毁滅시키는 것이 됩니다.」
魏王曰:「善.」 乃使人報於齊, 願臣畜而朝. 田嬰許諾. 張丑曰:「不可. 戰不勝魏, 而得朝禮, 與魏和而下楚, 此可以大勝也. 今戰勝魏, 覆十萬之軍, 而禽太子申. 臣萬乘之魏, 而卑秦、楚, 此其暴於戾定矣. 且楚王之爲人也, 好用兵而甚務名, 終爲齊患者, 必楚也.」
위왕왈:「선.」 내사인보어제, 원신축이조. 전영허낙. 장축왈:「불가. 전불승위, 이득조례, 여위화이하초, 차가이대승야. 금전승위, 복십만지군, 이금태자신. 신만승지위, 이비진、초, 차기폭어려정의. 차초왕지위인야, 호용병이심무명, 종위제환자, 필초야.」
[解釋] 위나라 왕이, 「좋소.」라 말하고는, 이에 제나라에 사람을 보내어 신하로서 朝會하겠다고 전하도록 하였다. 田嬰은 이 말에 허락하였다. 그러자 張丑가 말하였다. 「안 됩니다. 만약 위나라와의 싸움에 우리가 이기지 못하였을 때, 그들의 朝禮를 받았다면, 위나라와 더불어 초나라를 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위나라를 완전히 이겨, 십만 대군을 깨뜨리고, 太子 申까지 사로잡아 萬乘의 위나라를 신하로 굴복시켰으며 秦나라、楚나라까지 고개를 숙이도록 해 놓았습니다. 이는 齊王이 暴戾하기 쉬운 때입니다. 초나라 왕은 그 사람됨이 싸움을 좋아하며 명예에 힘을 써서, 끝내 우리 제나라의 근심거리가 될 자는, 틀림없이 초나라일 것입니다.」
田嬰不聽, 遂內魏王, 而與之並朝齊侯再三. 趙氏醜之. 楚王怒, 自將而伐齊, 趙應之, 大敗齊於徐州.
전영불청, 수내위왕, 이여지병조제후재삼. 조씨추지. 초왕노, 자장이벌제, 조응지, 대패제어서주.
[解釋] 田嬰은 이 말을 듣지 않고, 드디어 위나라 왕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그와 함께 세 번이나, 齊나라 王을 朝見하도록 주선하였다. 이렇게 되자 趙나라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초나라 왕은 화를 내, 스스로 군대를 거느리고 제나라 정벌에 나섰다. 조나라도 이에 응하게 되어 마침내 徐州에서 제나라를 크게 깨뜨렸다.
12. 惠施가 齊나라와 魏나라를 위하여 외교를 맺다.
惠施爲齊、魏交, 令太子鳴爲質於齊. 王欲見之, 朱倉謂王曰:「何不稱病? 臣請說嬰子曰, '魏王之年長矣, 今有疾, 公不如歸太子以德之. 不然, 公子高在楚, 楚將內而立之, 是齊抱空質而行不義也.'」
혜시위제、위교, 영태자명위질어제. 왕욕견지, 주창위왕왈:「하불칭병? 신청설영자왈, '위왕지년장의, 금유질, 공불여귀태자이덕지. 불연, 공자고재초, 초장내이립지, 시제포공질이행불의야.'」
[解釋] 惠施가 齊나라와 魏나라 사이의 국교를 위해, 太子 鳴을 제나라에 인질로 보냈는데, 魏나라 王(惠王)이 그리워하자, 朱倉이 위나라 왕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병이 났다고 핑계하지 않으십니까? 그렇게 하면 제가 제나라에 가서 田嬰에게, '위나라 왕은 이미 연세도 높으시고, 지금 병까지 났습니다. 公께서는 어서 태자를 돌려보내어 위나라 왕에게 덕을 베푸느니만 못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公子 高가 楚나라에 가 있으니, 초나라에서는 그를 보내어 왕으로 삼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제나라는 헛된 인질만 잡고 있으면서 不義를 행하는 것입니다.'고 말하겠습니다.」
13. 田需가 魏나라 王에게 귀한 대접을 받다.
田需貴於魏王, 惠子曰:「子必善左右. 今夫楊, 橫樹之則生, 倒樹之則生, 折而樹之又生. 然使十人樹楊, 一人拔之, 則無生楊矣. 故以十人之衆, 樹易生之物, 然而不勝一人者, 何也? 樹之難而去之易也. 今子雖自樹於王, 而欲去子者衆, 則子必危矣.」
전수귀어위왕, 혜자왈:「자필선좌우. 금부양, 횡수지즉생, 도수지즉생, 절이수지우생. 연사십인수양, 일인발지, 즉무생양의. 고이십인지중, 수이생지물, 연이불승일인자, 하야? 수지난이거지이야. 금자수자수어왕, 이욕거자자중, 즉자필위의.」
[解釋] 田需가 魏나라 王에게 귀한 대접을 받자 惠子가 말하였다. 「그대는 반드시 좌우 신하들을 잘 사귀어 둬야 합니다. 무릇 버드나무는 옆으로 심어도 살고 거꾸로 심어도 살아나며, 꺾어 심어도 다시 살아납니다. 그러나 가령 열 사람을 시켜 버드나무를 심게 하고, 한 사람을 시켜 뒤따라 뽑아 버리게 하면, 그러한 버드나무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열 사람이나 되는 많은 사람이, 그 잘 살아나는 버드나무를 심는데도, 단 한 사람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이겠습니까? 심기는 어렵지만 뽑는 것은 쉽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대가 비록 왕에게 믿음을 심어놓았지만, 그대를 뽑아 버리고자 하는 무리가 더 많으면, 그대는 위태롭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