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道應訓(도응훈)
01
太淸問於無窮曰:「子知道乎?」 無窮曰:「吾弗知也.」 又問於無爲曰:「子知道乎?」 無爲曰:「吾知道.」 「子之知道, 亦有數乎?」 無爲曰:「吾知道有數.」
태청문어무궁왈:「자지도호?」 무궁왈:「오불지야.」 우문어무위왈:「자지도호?」 무위왈:「오지도.」 「자지지도, 역유수호?」 무위왈:「오지도유수.」
[解釋] 太淸이 無窮을 찾아가서 말하기를, 「그대는 道라고 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하니, 무궁이 대답하기를, 「나는 알지 못하네.」라고 하였다. 이번에는 無爲에게 묻기를, 「그대는 道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고 하자, 무위가 대답하기를, 「나는 道를 알고 있다네.」고 하였다. 「그대가 도를 알게 된 데에는, 역시 비결이 있는가?」고 하니, 무위가 대답하기를, 「내가 도를 아는 데는 비결이 있지.」라고 하였다.
曰:「其數奈何?」 無爲曰:「吾知道之, 可以弱, 可以强, 可以柔, 可以剛, 可以陰, 可以陽, 可以窈, 可以明, 可以包裹天地, 可以應待無方. 此吾所以知道之數也.」
왈:「기수내하?」 무위왈:「오지도지, 가이약, 가이강, 가이유, 가이강, 가이음, 가이양, 가이요, 가이명, 가이포과천지, 가이응대무방. 차오소이지도지수야.」
[解釋] 태청이 말하기를, 「그 비결이란 무엇인가?」고 하니, 무위가 대답하기를, 「나는 道를 이렇게 알게 되었지. 약할 수도 있고, 강할 수도 있으며, 부드러울 수도 있고, 굳셀 수도 있으며, 陰이 될 수도 있고, 陽이 될 수도 있으며, 어둡기도 하고, 밝기도 하며, 천지도 포용하고, 어느 방향으로도 응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이것이 내가 도를 알게 된 비결이라네.」고 하였다.
太淸又問於無始曰:「鄕者吾問道於無窮曰, '吾弗知之.' 又問於無爲, 無爲曰, '吾知道'. 曰, '子之知道, 亦有數乎?' 無爲曰, '吾知道有數'. 曰, '其數奈何?'
태청우문어무시왈:「향자오문도어무궁왈, '오불지지.' 우문어무위, 무위왈, '오지도'. 왈, '자지지도, 역유수호?' 무위왈, '오지도유수'. 왈, '기수내하?'
[解釋] 태청은 또 無始에게 묻기를, 「아까 내가 無窮에게 도를 물었을 때에는 대답하기를, '나는 道를 알지 못한다.'고 대답하였다. 다음으로 무위에게 물었더니, 무위가 말하기를, '나는 道를 알고 있다.'고 하였는데, 내가 다시 묻기를, '그대는 道를 아는데, 비결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무위가 대답하기를, '나는 道를 아는 비결이 있다.'고 하였다. 내가 묻기를,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하니,
無爲曰, '吾知道之, 可以弱, 可以强, 可以柔, 可以剛, 可以陰, 可以陽, 可以窈, 可以明, 可以包裹天地, 可以應待無方. 此吾所以知道之數也.' 若是則無爲知, 與無窮之弗知, 孰是孰非?」
무위왈, '오지도지, 가이약, 가이강, 가이유, 가이강, 가이음, 가이양, 가이요, 가이명, 가이포과천지, 가이응대무방. 차오소이지도지수야.' 약시즉무위지, 여무궁지불지, 숙시숙비?」
[解釋] 무위가 대답하기를, '나는 道를 이렇게 알게 되었지. 약할 수도 있고, 강할 수도 있으며, 부드러울 수도 있고, 굳셀 수도 있으며, 陰이 될 수도 있고, 陽이 될 수도 있으며, 어둡기도 하고, 밝기도 하며, 천지도 포용하고, 어느 방향으로도 응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이것이 내가 도를 알게 된 비결이라네.'고 대답하였소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위가 알고 있다고 한 대답과, 무궁이 모른다고 한 대답 중에,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리는 것이오?」고 하자,
無始曰:「弗知之深, 而知之淺, 弗知內, 而知之外, 弗知精, 而知之粗.」 太淸仰而嘆曰:「然則不知乃知邪? 知乃不知邪?」 「孰知知之爲弗知, 弗知爲知邪?」
무시왈:「불지지심, 이지지천, 불지내, 이지지외, 불지정, 이지지조.」 태청앙이탄왈:「연즉부지내지야? 지내부지야?」 「숙지지지위불지, 불지위지야?」
[解釋] 無始가 말하기를, 「모른다고 대답한 것은 깊이 깨달은 바가 있는 것이고, 안다고 대답한 것은 천박한 것이지. 모른다고 한 것은 眞髓에 달한 것이고, 안다고 한 것은 皮相을 말한 것이며, 모른다고 한 것은 본질을 파악한 것이요, 안다고 한 것은 末節이라네.」고 하였다. 태청은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면서 말하기를, 「그렇다고 한다면 모른다고 한 대답은 실은 알고 있는 것인가? 안다는 대답은 실은 모른다는 것인가?」라고 하니, 「도대체 어느 누가 안다는 것은 실은 모르는 것이고, 모른다는 것은 실로 아는 것이라고 함을 깨달을 수 있단 말이오?」
無爲曰:「道不可聞, 聞而非也, 道不可見, 見而非也, 道不可言, 言而非也, 孰知形之不形者乎?」
무위왈:「도불가문, 문이비야, 도불가견, 견이비야, 도불가언, 언이비야, 숙지형지불형자호?」
[解釋] 이에 무시가 말하였다. 「본디 道는 귀로 들을 수 없는 것, 들을 수 있는 것은 道가 아니며, 道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보이는 것은 道가 아니지. 道는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것, 말할 수 있는 것은 道가 아니네. 대체 어느 누가 形을 形으로 만든 자에게는, 形이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는가?」
故老子曰①:「天下皆知善之爲善, 斯不善也. 故知者不言, 言者不知也.」
고로자왈①:「천하개지선지위선, 사불선야. 고지자불언, 언자부지야.」
[解釋] 그러므로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천하의 사람은 모두 '나야말로 善이 善임을 안다.'고 하는데, 이러한 善은 진짜 선이 아니다. 그러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실로 모르는 것이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제2장, 제56장에 나오는 문장.
02
白公問於孔子曰:「人可以微言?」 孔子不應. 白公曰:「若以石投水中何如?」 曰:「吳越之善沒者, 能取之矣.」
백공문어공자왈:「인가이미언?」 공자불응. 백공왈:「약이석투수중하여?」 왈:「오월지선몰자, 능취지의.」
[解釋] 白公勝이 孔子에게, 「사람은 微言을 서로 할 수 있는 것일까요?」라고 물었으나, 공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백공승은 또 물었다. 「만약 돌을 물속에 집어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吳나라나 越나라에 있는 潛水의 명수라면, 물속에서 능히 그 돌을 찾아 가지고 나오겠지요.」
曰:「若以水投水何如?」 孔子曰:「菑澠之水合, 易牙嘗而知之.」 白公曰:「然則人固不可與微言乎?」
왈:「약이수투수하여?」 공자왈:「치민지수합, 역아상이지지.」 백공왈:「연즉인고불가여미언호?」
[解釋] 백공승이 다시 말하였다. 「만약 물을 물속에 쏟아 부으면 어떻게 될까요?」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菑水와 澠水가 합류를 해도, 易牙는 이를 맛보아 구별했소이다.」 백공승은 또 이렇게 물었다. 「그렇다면 사람은 원래 微言을 주고받을 수 없는 것일까요?」
孔子曰:「何謂不可? 誰知言之謂者乎? 夫知言之謂者, 不以言言也. 爭魚者濡, 逐獸者趍, 非樂之者也, 故至言去言, 至爲無爲, 夫淺知之所爭者末矣.」 白公不得也, 故死於浴室.
공자왈:「하위불가? 수지언지위자호? 부지언지위자, 불이언언야. 쟁어자유, 축수자추, 비락지자야, 고지언거언, 지위무위, 부천지지소쟁자말의.」 백공부득야, 고사어욕실.
[解釋]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찌 없다고 이르겠습니까? 무엇을 知言[말의 본질]이라고 이르는 것입니까? 대저 말의 본질을 아는 자는, 말을 아니 하는 법입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젖지 않으면 안 되고, 짐승을 잡으려면 달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젖거나 달리는 것은 즐기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至言이라는 말에서 떠나는 것이며, 至爲란 행위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본디 얕은 지혜로 다투는 것은 지엽의 말절에 지나지 않습니다.」 백공승은 공자가 하는 말의 眞意를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그 결과 浴室에서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故老子曰①:「言有宗, 事有君. 夫唯無知. 是以不吾知也.」 白公之謂也.
고로자왈①:「언유종, 사유군. 부유무지. 시이불오지야.」 백공지위야.
[解釋] 그러기에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말에는 宗[大本]이 있으며, 사물에는 君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말은 바로 백공승을 가리켜 한 말이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제70장에 나오는 문장.
03
惠子爲惠王爲國法. 已成而示諸先生, 先生皆善之, 奏之惠王. 惠王甚說之, 以示翟煎曰:「善.」 惠王曰:「善可行乎?」 翟煎曰:「不可.」
혜자위혜왕위국법. 이성이시제선생, 선생개선지, 주지혜왕. 혜왕심열지, 이시적전왈:「선.」 혜왕왈:「선가행호?」 적전왈:「불가.」
[解釋] 惠子[惠施]가 衛나라 惠王을 위해 나라의 법률을 만들었다. 이윽고 완성된 다음 그것을 여러 장로들에게 보여 주었는데, 장로들은 모두 좋다고 하였으므로, 이것을 혜왕에게 올렸다. 혜왕은 크게 기뻐하며, 翟煎에게 보였는데, 적전 역시 말하기를, 「좋습니다.」고 하였다. 그래서 혜왕은 이렇게 말하였다. 「좋다면 시행을 해도 되겠는가?」 그러자 적전이 말하였다. 「그것은 안 됩니다.」
惠王曰:「善而不可行, 何也?」 翟煎對曰:「今夫擧大木者, 前呼邪許, 後亦應之. 此擧重勸力之歌也. 豈無鄭衛激楚之音哉? 然而不用者, 不若此其宜也. 治國有禮, 不在文辯.」
혜왕왈:「선이불가행, 하야?」 적전대왈:「금부거대목자, 전호야호, 후역응지. 차거중권력지가야. 기무정위격초지음재? 연이불용자, 불약차기의야. 치국유례, 부재문변.」
[解釋] 혜왕이 물었다. 「잘 되었다고 하면서 시행하지 말라는 것은, 무슨 뜻이오?」 적전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제 큰 나무를 들어 올리는 자들은 앞에서 영차를 외치면, 뒤에 있는 자는 그 소리에 호응을 합니다. 이것은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때, 필요한 힘을 발휘시키기 위해서 지르는 격려의 노래입니다. 어찌 鄭나라와 衛나라라고 楚나라를 격동시키는 음악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그들이 그런 곡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근본은 禮에 있는 것이지, 文辭라든가 辯說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故老子曰①:「法令滋彰, 盜賊多有.」 此之謂也.
고노자왈①:「법령자창, 도적다유.」 차지위야.
[解釋] 그러기에 老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법령이 정비되면 될수록, 도적의 수는 많아진다.」 실로 이 일을 두고 한 말인 것이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57장에 나오는 문장.
04
田騈以道術說齊王. 王應之曰:「寡人所有齊國也. 道術難以除患. 願聞國之政.」
전병이도술설제왕. 왕응지왈:「과인소유제국야. 도술난이제환. 원문국지정.」
[解釋] 田騈이 道術을 齊王에게 설명하였다. 제왕은 그에 대하여 이렇게 응답하였다. 「과인이 지배하는 곳은 제나라이오. 도술에 의해서는 한 나라의 우환을 제거할 수가 없소. 바라건대 나라를 다스리는 術을 들려주시오.」
田騈對曰:「臣之言無政. 而可以爲政. 譬之若林木無材, 而可以爲材. 願王察其所謂, 而自取齊國之政焉己. 雖無除其患害, 天地之間, 六合之內, 可陶冶而變化也. 齊國之政, 何足問哉?」
전병대왈:「신지언무정. 이가이위정. 비지약림목무재, 이가이위재. 원왕찰기소위, 이자취제국지정언기. 수무제기환해, 천지지간, 육합지내, 가도야이변화야. 제국지정, 하족문재?」
[解釋] 전변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신의 말에는 政事의 斷片도 없사옵니다. 그러나 이것에 의해서 정사를 펼 수는 있습니다. 비유하건대 그것은 마치 삼림에 재목이 나있는 것은 아니지만, 삼림의 나무에서 재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신의 말을 가납하시어, 제나라의 정치를 스스로의 뜻을 따라 마음껏 집행하옵소서. 비록 근심과 해로움을 제거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천지의 사이에 있는, 육합의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자연히 다스려지게 되고 변화될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 때 제나라 한 나라의 정치쯤은, 어찌 문제가 된다고 여기겠습니까?」
此老聃之所謂① : 「無狀之狀, 無物之象者也.」 若王之所問者齊也, 田騈所稱者材也. 材不及林, 林不及雨, 雨不及陰陽, 陰陽不及和, 和不及道.
차로담지소위① : 「무상지상, 무물지상자야.」 약왕지소문자제야, 전병소칭자재야. 재불급림, 임불급우, 우불급음양, 음양불급화, 화불급도.
[解釋] 그러기에 老聃은 이렇게 말하였던 것이다. 「無狀의 狀과, 無物의 象이다.」 왕의 질문은 제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이었는데, 전변은 그것을 재목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던 것이다. 실로 재목은 숲에 미치지 못하고, 숲은 비에 미치지 못하며, 비는 陰陽에 미치지 못하며, 음양은 和에 미치지 못하며, 화는 道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註解] ①老聃之所謂 : 老聃은 老子의 이름. 老子道德經 14장에 나오는 문장.
05
白公勝得荊國, 不能以府庫分人, 七日, 石乞乙入曰:「不義得之, 又不能布施, 患必至矣. 不能予人, 不若焚之, 毋令人害我.」 白公弗聽也.
백공승득형국, 불능이부고분인, 칠일, 석걸을입왈:「불의득지, 우불능포시, 환필지의. 불능여인, 불약분지, 무령인해아.」 백공불청야.
[解釋] 白公勝은 楚나라를 빼앗은 다음, 府庫의 재물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지도 않은 채, 7일이 지나자, 石乞이 알현하고 말하였다. 「不義에 의해 이것을 얻으셨고, 더구나 이것을 남에게 시혜를 베풀지 않으신다면, 우환이 반드시 이르게 될 것입니다. 만일 남에게 베푸시기가 싫으시면, 차라리 이것을 태워 버려서, 남으로부터 해를 입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러나 백공승은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았다.
九日葉公入, 乃發大府之貨, 以予衆, 出高庫之兵, 以賦民, 因而攻之. 十有九日, 而擒白公.
구일섭공입, 내발대부지화, 이여중, 출고고지병, 이부민, 인이공지. 십유구일, 이금백공.
[解釋] 9일 째에 葉公이 침입하여, 나라의 큰 창고를 공개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무기고의 무기를 방출하여, 백성들에게 분배한 다음, 그 氣勢를 몰아 진격하였다. 19일 째에는, 마침내 백공승을 사로잡아 죽였다.
夫國非其有也, 而欲有之, 可謂至貪也. 不能爲人, 又無以自爲, 可謂至愚矣. 譬白公之嗇也, 何以異於梟之愛其子也?
부국비기유야, 이욕유지, 가위지탐야. 불능위인, 우무이자위, 가위지우의. 비백공지색야, 하이이어효지애기자야?
[解釋] 무릇 자기의 나라가 아니었던 나라를, 소유하고자 하는 것은, 탐욕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더구나 자신의 계획에 활용할 수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가히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다. 백공의 인색함을 비유한다면, 그 어미 올빼미가 그 새끼를 사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故老子曰①:「持而盈之, 不如其已. 揣而銳之, 不可長保也.」
고노자왈①:「지이영지, 불여기이. 췌이예지, 불가장보야.」
[解釋] 그러므로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손에 그릇을 들고 이것에 물을 붓는 것보다, 적당할 때 그만두는 편이 낫다. 칼을 갈아서 날카롭게 해두어도, 그것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가 없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8장에 나오는 문장.
06
趙簡子以襄子爲後, 董閼于曰:「無卹賤, 今以爲後何也?」 簡子曰:「是爲人也, 能爲社稷忍羞.」 異日知伯與襄子飮, 而批襄子之首. 大夫請殺之.
조간자이양자위후, 동알우왈:「무술천, 금이위후하야?」 간자왈:「시위인야, 능위사직인수.」 이일지백여양자음, 이비양자지수. 대부청살지.
[解釋] 趙簡子가 襄子를 후사로 정했을 때, 董閼于가 말하기를, 「無卹은 미천한 출신인데, 이제 후사로 정하심은 어찌 된 일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조간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襄子는, 사직을 위해 부끄러움을 참아낼 수 있는 사나이다.」 그 후 知伯이 양자와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지백이 양자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지백의 무례함을 보고 분노한 대부들이 지백을 죽이라고 청하였다.
襄子曰:「先君之立我也曰, '能爲社稷忍羞. 豈曰能刺人哉?'」 處十月, 知伯圍襄子於晉陽.
襄子䟽隊而擊之, 大敗知伯, 破其首, 以爲飮器.
양자왈:「선군지립아야왈, '능위사직인수. 기왈능척인재?'」 처십월, 지백위양자어진양.
양자소대이격지, 대패지백, 파기수, 이위음기.
[解釋] 양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先君[趙簡子]께서는 나를 후사로 세우실 때, 말씀하시기를, '나라의 사직을 위해 부끄러움을 참을 수 있으리라고 하셨습니다. 어찌 능히 사람을 찌른다고 이르겠습니까?'」 10개월 정도가 흐르자, 지백은 양자를 晉陽에서 포위하였다. 그러나 양자는 군대를 나누어 이를 쳐서, 지백을 대패시키고, 지백의 머리를 베어다가, 술잔으로 만들어 마셨다.
故老子曰①:「知其雄, 守其雌, 其爲天下谿.」
고노자왈①:「지기웅, 수기자, 기위천하계.」
[解釋] 그러기에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 雄을 알면서, 또한 그 雌를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될 것이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28장에 나오는 문장.
07
齧缺問道於被衣, 被衣曰:「正女形, 壺女視, 天和將至. 攝女知, 正女度, 神將來舍. 德將來附, 若美而道將爲女居. 憃乎若新生之犢, 而無求其故, 言未卒.」
설결문도어피의, 피의왈:「정녀형, 호녀시, 천화장지. 섭녀지, 정녀도, 신장래사. 덕장래부, 약미이도장위녀거. 창호약신생지독, 이무구기고, 언미졸.」
[解釋] 齧缺이 被衣에게 道를 묻자, 피의가 대답하였다. 「그대의 形을 바르게 하고, 그대의 視를 專一케 하면, 하늘의 和는 반드시 그대의 몸에 갖추어지게 될 것이오. 그대의 知를 단속하고, 그대의 道를 평정케 하면, 神明은 반드시 와서 머물게 될 것이오. 그러면 德은, 美質로서 그대를 충실케 하고 道는 그대를 크게 싸안을 것이외다. 그대는 갓 태어난 송아지처럼 멍청하고, 아는 것도 없고 욕심도 없이 행동하고, 속된 일을 추구하는 짓 따위를 해서는 안 되오.」
齧缺繼以讐夷. 被衣行歌而去曰:「形若槁骸, 心如死灰, 直實不知, 以故自持, 墨墨恢恢, 無心可與謀. 彼何人哉?」
설결계이수夷. 피의행가이거왈:「형약고해, 심여사회, 직실부지, 이고자지, 묵묵회회, 무심가여모. 피하인재?」
[解釋] 피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설결은 차츰 눈이 몽롱해졌다. 피의는 다음과 같이 노래를 부르며 떠나갔다. 「신체는 마른 해골 같이, 마음은 차갑게 식은 재와 같이, 참된 知를 진실 되게 하고, 成見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어둡고 어리석음과 같이 悠揚에 쫓기지 않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눌 틈새조차도 없다. 대체 그 사나이는 어떤 인물일까?」
故老子曰①:「明白四達, 能無以知乎?」
고노자왈①:「명백사달, 능무이지호?」
[解釋] 그래서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명백한 智는 四隅를 비추지만, 그 빛을 감추어 愚昧한 것처럼 있어야 한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10장에 나오는 문장.
08
趙襄子使攻翟而勝之, 取尤人終人. 使者來謁之, 襄子方將食, 而有憂色. 左右曰:「一朝而兩城下, 此人之所喜也. 今君有憂色, 何也?」
조양자사공적이승지, 취우인종인. 사자래알지, 양자방장식, 이유우색. 좌우왈:「일조이양성하, 차인지소희야. 금군유우색, 하야?」
[解釋] 趙襄子는 翟나라를 쳐서 이기고, 尤人과 終人을 빼앗았다. 使者가 돌아와서 이 사실을 보고하자, 양자는 때마침 식사를 하려다가, 그 말을 듣고 근심 짓는 눈치였다. 그래서 측근자가 말하였다. 「하루아침에 두 邑을 항복받은 것은, 보통 사람이라면 기뻐할 일입니다. 지금 주군께서는 침통한 표정을 짓고 계시니, 무엇 때문입니까?」
襄子曰:「江河之大也, 不過三日, 飄風暴雨, 日中不須臾. 今趙氏之德行無所積, 今一朝兩城下, 亡其及我乎?」 孔子聞之曰:「趙氏其昌乎.」
양자왈:「강하지대야, 불과삼일, 표풍폭우, 일중불수유. 금조씨지덕행무소적, 금일조양성하, 망기급아호?」 공자문지왈:「조씨기창호.」
[解釋] 조양자가 말하였다. 「江河의 물은 범람한다고 해도, 3일에 지나지 않고, 질풍과 폭우도, 하루 온종일 계속되지 않는 법이오. 이제 趙氏는 아무런 덕행도 쌓은 것이 없건만, 하루아침에 두 읍을 항복받은 것은, 틀림없이 멸망할 조짐이 아니겠는가?」 공자는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조씨는 번영할 것이다.」
夫憂所以爲昌也, 而喜所以爲亡也. 勝非其難者也. 賢主以此持勝, 故其福及後世. 齊楚吳越, 皆嘗勝矣. 然而卒取亡焉, 不通乎持勝也.
부우소이위창야, 이희소이위망야. 승비기난자야. 현주이차지승, 고기복급후세. 제초오월, 개상승의. 연이졸취망언, 불통호지승야. 유유도지주능지승. 이강위약.
[解釋] 무릇 근심하는 것은 번영을 가져다주는 요인이 되며, 기뻐하는 것은 멸망을 가져다주는 원인이 된다. 이기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승리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곤란한 일이다. 현명한 군주는 이처럼 승리를 유지해 나갔기에, 그러므로 그 복덕이 후세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齊、楚、吳、越은, 모두 지난 날 이긴 적이 있었다. 그러나 끝내 멸망당하고 만 것은, 승리를 유지해 나가는 비결을 몰랐기 때문이다.
唯有道之主能持勝. 以强爲弱. 孔子勁拘國門之關, 而不肯以力聞, 墨子爲守攻公輸般服, 而不肯以兵知. 善持勝者,
유유도지주능지승. 이강위약. 공자경구국문지관, 이불긍이력문, 묵자위수공공수반복, 이불긍이병지. 선지승자,
[解釋] 단지 道있는 한 군주만이 승리를 유지해 나가는 법이다. 공자는 성문의 장군목을 뽑아낼 정도의 센 힘을 지니고 있었지만, 壯士라는 평판이 들린 적이 없었고, 묵자는 공격해 오는 公輸般을 막고 굴복시켰지만, 兵術家로 알려진 일이 없었다. 승리를 유지해 나가는 데 뛰어난 사람은, 强속에 弱을 드러내는 법이다.
故老子曰①:「道沖而用之, 又弗盈也.」
고노자왈①:「도충이용지, 우불영야.」
[解釋] 그러므로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道는 텅 비어 있고 그 쓰임은, 또 언제 가득 찰는지 알 수가 없고 무한이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4장에 나오는 문장.
09
惠盎見宋康王. 蹀足謦欬, 疾言曰:「寡人所說者勇有力也. 不說爲仁義者也, 客將何以敎寡人?」 惠盎對曰:「臣有道於此. 人雖勇刺之不入, 雖巧有力擊之不中. 大王獨無意邪?」
혜앙현송강왕. 접족경해, 질언왈:「과인소열자용유력야. 불열위인의자야, 객장하이교과인?」 혜앙대왈:「신유도어차. 인수용척지불입, 수교유력격지부중. 대왕독무의야?」
[解釋] 惠盎이 宋나라 康王을 알현하였다. 강왕은 발을 구르고 헛기침을 하며, 몰아세우듯 말을 하였다. 「과인이 좋아하는 것은 용맹하고 힘이 센 사람이야. 仁義 따위를 지껄이는 자는 질색이지. 그대는 장차 과인에게 무슨 유세를 하려는 것인가?」 혜앙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신에게는 한 가지 道가 있습니다. 어떤 武勇을 지닌 용사가 사람을 찌른다하여도 그 칼이 들어가지 않고, 아무리 강력한 용사가 치더라도 맞지 않게 하는 묘술이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관심이 없으십니까?」
宋王曰:「善. 此寡人之所欲聞也.」 惠盎曰:「夫刺之而不入, 擊之而不中, 此猶辱也. 臣有道於此. 使人雖有勇弗敢刺, 雖有力不敢擊, 夫不敢刺不敢擊. 非無其意也. 臣有道於此. 使人本無其意也. 夫無其意, 未有愛利之心也. 臣有道於此. 使天下丈夫女子, 莫不歡然. 皆欲愛利之心. 此其賢於勇有力也, 四累之上也. 大王獨無意邪?」
송왕왈:「선. 차과인지소욕문야.」 혜앙왈:「부척지이불입, 격지이부중, 차유욕야. 신유도어차. 사인수유용불감척, 수유력불감격, 부불감척불감격. 비무기의야. 신유도어차. 사인본무기의야. 부무기의, 미유애리지심야. 신유도어차. 사천하장부여자, 막불환연. 개욕애리지심. 차기현어용유력야, 사루지상야. 대왕독무의야?」
[解釋] 송왕이 말하였다. 「좋소. 그것이야말로 과인이 듣고 싶어 하던 바이오.」 혜앙은 이렇게 말하였다. 「무릇 찔러도 들어가지 않고 쳐도 맞지 않게 하는 것 정도라면, 이것은 욕된 것으로 아직 下術일 뿐입니다. 신에게는 또 한 가지의 道가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용맹한 사람이더라도 찌르기를 주저하고, 아무리 강력한 용사가 공격을 하더라도, 감히 공격하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묘술입니다. 그와 같은 일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할 의지가 없게 하는 것입니다. 신에게는 또 한 가지의 道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할 의지가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무릇 그 의지를 없애게 하더라도, 그뿐이며 아직 남을 사랑하고 이롭게 해주려는 마음은 생기지 아니하나이다. 신에게는 또 한 가지의 道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장부와 여자들에게, 기뻐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기꺼이 모두가 남을 사랑하고 이롭게 해주기를 원하게 만드는 묘술입니다. 이 방법이야 말로 강력한 것보다도 현명한 策術이며, 4단계 중에서 최상의 것이옵니다. 대왕께서는 이 道에 관심이 없으십니까?」
宋王曰:「此寡人所欲得也.」 惠盎對曰:「孔墨是已. 孔丘墨翟, 無地而爲君, 無官而爲長. 天下丈夫女子, 莫不延頸擧踵, 而願安利之者. 今大王萬乘之主也. 誠有其志, 則四境之內, 皆得其利矣. 此賢於孔墨也遠矣.」
송왕왈:「차과인소욕득야.」 혜앙대왈:「공묵시이. 공구묵적, 무지이위군, 무관이위장. 천하장부녀자, 막불연경거종, 이원안리지자. 금대왕만승지주야. 성유기지, 즉사경지내, 개득기리의. 차현어공묵야원의.」
[解釋] 송왕이 대답하였다. 「그것이야 말로 과인이 쓰고자 하던 방법이오.」 혜앙은 이렇게 말하였다. 「孔墨의 가르침이 바로 그것이옵니다. 孔丘나 墨翟은, 다스리는 땅이 없었어도 존숭받기는 군주와 같았고, 관직의 지위가 없었지만 귀히 여김 받기는 首長 같았습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남녀가, 목을 길게 뽑고 발돋움을 하여, 이로움에 안전하기를 바라지 않는 자가 없었습니다. 오늘날 대왕께서는 만승의 군주이십니다. 진심으로 이와 같은 道를 쓰시려는 뜻이 있으시다면, 전국토 구석구석에 까지, 모두가 그 이로움으로 은혜를 입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 효과는 공묵보다 더할 것입니다.」
宋王無以應. 惠盎出, 宋王謂左右曰:「辯矣. 客之以說勝寡人也.」
송왕무이응. 혜앙출, 송왕위좌우왈:「변의. 객지이설승과인야.」
[解釋] 송왕은 응답할 틈도 없었다. 혜앙이 나가자, 송왕은 측근들에게 말하였다. 「훌륭한 변설이다. 저 손님은 과인을 설득하였습니다.」
故老子曰①:「勇於不敢則活.」 由此觀之, 大勇反爲不勇耳.
고노자왈①:「용어불감즉활.」 유차관지, 대용반위불용이.
[解釋] 그러므로 노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굳이 해서는 안 될 일에 힘쓰는 자는 몸을 온전히 보존한다.」
이상과 같은 말에서 살펴 보건대, 大勇은 오히려 小勇인 것이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73장에 나오는 문장.
10
昔堯之佐九人, 舜之佐七人, 武王之佐五人. 堯舜武王於九七五者, 不能一事焉. 然而垂拱受成功焉, 善乘人之資也. 故人與驥逐走, 則不勝驥託於車上, 則驥不能勝人.
석요지좌구인, 순지좌칠인, 무왕지좌오인. 요순무왕어구칠오자, 불능일사언. 연이수공수성공언, 선승인지자야. 고인여기축주, 즉불승기탁어거상, 즉기불능승인.
[解釋] 옛날 堯임금의 보좌역은 9명, 舜임금의 보좌역은 7명, 무왕의 보좌역은 5명이었다. 堯、舜、武王은 그 9명、7명、5명에 비하면, 일을 한 가지도 해낼 수 없었다. 그러나 팔짱을 끼고 있으면서도 성공을 거두었던 것은, 훌륭한 자질이 있는 사람들을 얻어서 활용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駿馬와 달리기를 하여 이길 수는 없지만, 수레에 타고 준마에게 수레를 달리게 하면, 준마라고 하더라도 사람에게 이길 도리가 없다.
北方有獸, 其名曰蹶. 鼠前而兎後, 趨則頓, 走則顚. 常爲蛩蛩駏驉, 取甘草以與之. 蹶有患害, 蛩蛩駏驉必負而走. 此以其能, 託其所不能.
북방유수, 기명왈궐. 서전이토후, 추즉돈, 주즉전. 상위공공거허, 취감초이여지. 궐유환해, 공공거허필부이주. 차이기능, 탁기소불능.
[解釋] 북방에 짐승이 있는데, 그 이름을 蹶이라고 한다. 그 궐은 앞다리가 쥐처럼 짧고 뒷다리가 토끼처럼 길기 때문에, 달리려고 하면 넘어지거나, 또 달리려고 하면 자빠져 버린다. 궐은 언제나 蛩蛩駏驉를 위해서, 맛있는 풀을 따다가 준다. 그 대신 궐에게 어려움이 있으면, 공공거허는 반드시 궐을 등에 업고 달린다. 이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남을 돕고, 그 대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부탁하고 의지한다는 것이다.
故老子曰①:「夫代大匠斲者, 希不傷其手.」
고노자왈①:「부대대장착자, 희불상기수.」
[解釋] 그러므로 노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大匠을 대신하여 나무를 깎으면, 손에 상처를 입게 된다.」
[註解] ①老子曰 : 老子道德經 74장에 나오는 문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