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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人君論其臣也, 不計其大功, 總其略行, 而求其小善, 則失賢之數也. 故人有厚德, 無問其小節, 而有大譽, 無疵其小故.
금인군논기신야, 불계기대공, 총기략행, 이구기소선, 즉실현지수야. 고인유후덕, 무문기소절, 이유대예, 무자기소고.
[解釋] 지금 군주가 신하를 평가할 때, 大功을 고려하는 일도 없고, 큰 행함을 파악하는 일도 없이, 사소한 선행에 따라서 하려 한다면, 賢人을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두터운 덕이 있으면, 사소한 절조는 탐하지 않고, 큰 명예가 있으면, 작은 실수를 책망하지 않는다.
夫牛蹏之涔, 不能生鱣鮪, 而蜂房不容鵠卵. 小形不足以包大體也. 夫人之情, 莫不有所短. 誠其大略是也, 雖有小過, 不足以爲累, 若其大略非也, 雖有閭里之行, 未足大擧. 夫顔涿聚梁父之大盜也, 而爲齊忠臣.
부우제지잠, 불능생전유, 이봉방불용곡난. 소형부족이포대체야. 부인지정, 막불유소단. 성기대략시야, 수유소과, 부족이위누, 약기대략비야, 수유여리지행, 미족대거. 부안탁취양보지대도야, 이위제충신.
[解釋] 대저 소 발자국에 괸 빗물에, 철갑상어나 다랑어 등의 큰 물고기가 살 수 없는 것이고, 벌집에 고니의 큰 알이 들어가는 것은 허용되지 못한다. 이것은 작은 것으로서는 큰 것을 포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무릇 사람의 인정이란, 누구나 단점이 없는 자가 없다. 실로 그 大體가 좋으면, 비록 사소한 과오가 있다고 할지라도, 괘념치 말아야 할 일이며, 반대로 만약 대체적으로 나쁘다고 한다면, 비록 寸里에서 善行이 있다고 할지라도, 중용하지 말아야 한다. 원래 顔涿聚는 梁父의 大盜였었는데, 그렇건만 齊나라의 忠臣이 되었다.
段干木晉國之大駔也, 而爲文侯師. 孟卯妻其嫂, 有五子焉. 然而相魏, 寧其危, 解其患. 景陽淫酒被髮, 御於婦人, 而威服諸侯. 此四人者, 皆有所短, 然而功名不滅者. 其略得也.
단간목진국지대장야, 이위문후사. 맹묘처기수, 유오자언. 연이상위, 영기위, 해기환. 경양음주피발, 어어부인, 이위복제후. 차사인자, 개유소단, 연이공명불멸자. 기약득야.
[解釋] 段干木은 晉나라에서 발이 넓은 거간꾼이었는데, 그렇건만 文侯의 스승이 되었다. 孟卯는 자신의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여, 5명의 자녀까지 낳았다. 그렇건만 魏나라의 재상이 되어, 그 위급함을 구해 내었고, 위나라의 우환을 물리쳤다. 景陽은 술을 탐닉하여 머리를 산발하고, 부인들을 유혹하였지만, 제후들을 위압하여 복종시켰다. 이 네 사람은, 모두가 단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功名이 썩지 않았다. 그것은 道를 터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2
季哀陳仲子, 立節抗行, 不入洿君之朝, 不食亂世之食. 遂餓而死, 不能存亡接絶者何? 小節伸, 而大略屈. 故小謹者無成功, 訾行者不容於衆. 體大者節疏, 蹠距者擧遠.
계애진중자, 입절항행, 불입오군지조, 불식난세지식. 수아이사, 불능존망접절자하? 소절신, 이대략굴. 고소근자무성공, 자행자불용어중. 체대자절소, 척거자거원.
[解釋] 季哀와 陳仲子는, 절조를 지키고 고결하게 행동하여, 더러운 군주를 섬기지 않고, 난세의 祿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 때문에 굶어 죽었고, 국가의 위급존망에 기여하지 못하였는데 그것은 어찌된 일일까? 그것은 하찮은 절조를 지키기는 했지만, 대국적인 道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은 일을 신중히 하는 자는 큰 공을 이루기 어렵고, 孤高함을 내세우는 사람은 衆人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몸이 큰 사람은 관절이 길고, 발이 큰 사람은 보폭이 넓기 마련이다.
自古及今, 五帝三王, 未有能全其行者也. 故≪易≫曰:「小過. 亨利貞.」 言人莫不有過, 而不欲其大也.
자고급금, 오제삼왕, 미유능전기행자야. 고≪역≫왈:「소과. 형이정.」 언인막불유과, 이불욕기대야.
[解釋] 예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五帝三王조차도, 그 행위가 완벽한 사람은 아직까지 없었다. 그러므로 ≪易經≫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작은 과오는 지장이 없다. 貞正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면 된다.」고 한 것은, 사람에게 과오가 없을 수 없지만, 그것이 큰 과오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夫堯舜湯武, 世主之隆也, 齊桓晉文, 五覇之豪英也. 然堯有不慈之名, 舜有卑父之謗, 湯武有放弑之事, 五伯有暴亂之謀. 是故君子不責備於一人.
부요순탕무, 세주지융야, 제환진문, 오패지호영야. 연요유부자지명, 순유비부지방, 탕무유방시지사, 오백유폭난지모. 시고군자불책비어일인.
[解釋] 무릇 堯、舜、湯、武는, 역대 제왕 중에서도 가장 聖德있는 천자이며, 齊나라의 桓公과 晉나라의 文公은, 五覇 중에서도 가장 영매한 군주들이다. 그러나 그 요임금은 자비롭지 못한 아버지로 일컬어 졌고, 순임금은 아버지를 卑下하였다는 비방을 받았으며, 탕왕과 무왕은 군주를 시해한 誹行이 있었고, 五覇에게는 난폭한 음모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한 인물에게서 완벽하기를 구하지 않는 것이다.
方正而不以割, 廉直而不以切, 博通而不以訾, 文武而不以責. 求於人, 則任以人力. 自脩則以道德. 責人以人力易償也, 自脩以道德難爲也. 難爲則行高矣, 易償則求贍矣.
방정이불이할, 염직이불이절, 박통이불이자, 문무이불이책. 구어인, 즉임이인력. 자수즉이도덕. 책인이인력이상야, 자수이도덕난위야. 난위즉행고의, 이상즉구섬의.
[解釋] 품행이방정하다고 하여 상처를 입히지 않고, 청렴하고 직무에 충실하다고 하여 책망하지 않으며, 널리 안다고 하더라도 꾸짖지 아니하고, 문부를 겸비하고 있더라도 강요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 사람에게는 능력에 상응하는 것을 구하고, 그 힘에 맞는 것은 맡겨야 한다. 자기 자신에게는 도덕의 완성을 부과하는 것이다. 남에게 능력에 상응하는 것을 구하게 되면 이루어 내기가 쉽고, 자기 자신에게는 도덕의 완성을 부과하면 그것은 이루기가 어렵다. 이루기 어려운 것을 부과하면 자신의 행위는 고상해 지며, 이루기 쉬운 것이라면 이쪽의 요구도 만족스럽게 된다.
夫夏后氏之璜, 不能無考. 明月之珠, 不能無類. 然而天下寶之者何也? 其小惡不足以妨大美也.
부하후씨지황, 불능무고. 명월지주, 불능무류. 연이천하보지자하야? 기소오부족이방대미야.
[解釋] 원래 夏后氏의 佩玉이라 할지라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美玉같은 明月珠라 해서, 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천하의 사람 모두가 이것을 보물로 치는 것은 왜일까? 사소한 흠집 따위는 도저히 그 大美를 훼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23
今志人之所短, 而忘人之所脩, 而求得其賢於天下則難矣. 夫百里奚之飯牛, 伊尹之負鼎, 太公之鼓刀, 甯戚之商歌, 其美有存焉者矣.
금지인지소단, 이망인지소수, 이구득기현어천하즉난의. 부백리해지반우, 이윤지부정, 태공지고도, 영척지상가, 기미유존언자의.
[解釋] 이제 남의 단점만 들추어내고, 장점에는 눈길도 안주면서, 현인을 천하에서 구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무리인 것이다. 무릇 百里奚가 소를 기르고, 伊尹이 솥을 짊어지고, 太公望이 칼을 두드리고, 甯戚이 商歌를 부르던 때, 이미 그 아름다운 바탕은 갖추어져 있었을 것이다.
衆人見其位之卑賤, 事之洿辱, 而不知其大略, 以爲不肖. 及其爲天子三公, 而立爲諸侯賢相, 乃始信於異衆也.
중인견기위지비천, 사지오욕, 이부지기대략, 이위불초. 급기위천자삼공, 이입위제후현상, 내시신어이중야.
[解釋]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의 지위가 낮고, 하는 일이 더럽다고 하여,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그들의 智略을 알아보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여겼다. 이윽고 천자의 三公이 되고, 諸侯의 賢相이 되자, 그때서야 비로소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믿게 되었던 것이다.
夫發于鼎俎之間, 出于屠酤之肆, 解于累紲之中, 興于牛頷之下, 洗之以湯沐, 祓之以爟火,
立之于本朝之上, 倚之于三公之位, 內不慙於國家, 外不愧於諸侯, 符勢有以內合.
부발우정조지간, 출우도고지사, 해우누설지중, 흥우우함지하, 세지이탕목, 불지이관화,
입지우본조지상, 의지우삼공지위, 내불참어국가, 외불괴어제후, 부세유이내합.
[解釋] 대저 伊尹이 부엌 속에서 몸을 일으키고, 태공망이 술과 고기를 파는 푸줏간에서 발탁되고, 관중이 감옥에서 풀려나고, 영척이 소가 끄는 수레 밑에서 기용되어, 목욕을 하고 몸을 청결케 하여, 爟火로 불결함을 털어 버리고, 조정에 나아가 臨席하여, 三公의 자리에 취임하고, 안으로는 국가에 부끄러움이 없이 하고, 밖으로는 제후들에게 부끄러움이 없었던 것은, 하늘이 내린 符命과 時勢가 그들에게 합치된 때문이다.
故未有功, 而知其賢者, 堯之知舜也, 功成事立, 而知其賢者, 市人之知舜也. 爲是釋度數,
而求之於朝肆草莽之中, 其失人也必多矣. 何則? 能效其求, 而不知其所以取人也.
고미유공, 이지기현자, 요지지순야, 공성사립, 이지기현자, 시인지지순야. 위시석도수,
이구지어조사초망지중, 기실인야필다의. 하즉? 능효기구, 이부지기소이취인야.
[解釋] 그러므로 아직 공이 없을 때, 그 어짊을 안다고 하는 것은, 요임금이 순임금의 어짊을 꿰뚫어 보았던 것을 가리킴이요, 공적이 확립된 다음에, 그 어짊을 안다고 하는 것은, 市井의 사람들이 순임금의 어짊을 알아차리게 된 것을 가리킴이다. 그러한 까닭에 賢人을 변별하는 술수를 버리고, 초야의 풀숲에서 조정에 설 인물을 찾으려고 한다면, 그 방법을 잃은 것이기에 틀림없이 얻지 못할 것은 뻔한 노릇이다. 왜냐하면 열심히 찾고자 하기는 하지만, 사람을 취하는 술수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24
夫物之相類者, 世主之所亂惑也, 嫌疑肖象者, 衆人之所眩耀也. 故狼者類知, 而非知, 愚者類仁, 而非仁, 戇者類勇, 而非勇. 使人之相去也, 若玉之與石, 葵之與莧, 則論人易矣.
부물지상류자, 세주지소난혹야, 혐의초상자, 중인지소현요야. 고낭자유지, 이비지, 우자유인, 이비인, 당자유용, 이비용. 사인지상거야, 약옥지여석, 규지여현, 즉논인이의.
[解釋] 대저 서로 비슷한 것에, 세상의 군주들은 현혹을 당하고, 서로 닮아서 형태가 유사한 것에, 세상의 사람들은 현혹을 당하게 마련이다. 예를 들면 이리와 같이 약은 자는 智者와 같지만, 진짜 지자는 아니고, 어리석은 자는 仁者와 비슷하지만, 진짜 인자는 아니며, 고집쟁이인 자는 勇者와 비슷하지만, 진짜 용감한 자가 아니다. 각각 사람의 차이가 서로 생겨나는 것은, 玉과 石, 그리고 아욱이나 비름과 같다고 한다면, 인물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夫亂人者, 若芎藭之與藁本也, 蛇牀之與糜蕪也. 此皆相似. 故劒工惑劒之似莫邪者, 唯歐冶能名其種, 玉公眩玉之似碧盧者, 唯猗頓不失其情. 闇主亂于姦臣小人之疑, 君子者唯聖人能見微以知明.
부난인자, 약궁궁지여고본야, 사상지여미무야. 차개상사. 고검공혹검지사막야자, 유구야능명기종, 옥공현옥지사벽노자, 유의돈불실기정. 암주난우간신소인지의, 군자자유성인능견미이지명.
[解釋] 대저 그러하건만 그것을 혼란하게 만드는 것은, 마치 芎藭이나 藁本과 같거나, 蛇牀이나 糜蕪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그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刀工들은 莫邪와 비슷한 劍에 현혹당하지만, 다만 歐冶만은 鋼의 품종을 잘 분별하며, 보통 玉工은 碧盧와 비슷한 玉에 현혹당하지만, 다만 猗頓만은 玉의 실정과 품질을 잘못 보는 일이 없다. 어두운 임금은 군자로 가장한 가신이나 소인을 의심하며 속지만, 단지 聖人만은 군자로 가장한 그 미세함을 보아 밝게 살필 수 있다.
故蛇擧首尺, 而脩短可知也, 象見其牙, 而大小可論也. 薛燭庸子, 見若狐甲於劒, 而利鈍識矣, 臾兒易牙, 淄澠之水合者, 嘗一哈水, 而甘苦知矣. 故聖人之論賢也, 見其一行, 而賢不肖分矣.
고사거수척, 이수단가지야, 상견기아, 이대소가론야. 설촉용자, 견약호갑어검, 이이둔식의, 유아이아, 치민지수합자, 상일합수, 이감고지의. 고성인지논현야, 견기일행, 이현불초분의.
[解釋] 예를 들자면 뱀은 그 머리를 한 자만 들면, 그 길고 짧음을 알 수가 있고, 코끼리는 이빨을 보면, 크고 작음을 알 수가 있다. 薛燭과 庸子는, 손톱 정도의 작은 부분만 이리처럼 힐끔 보아도 劍의, 예리하고 무딘 것을 알아내고, 臾兒와 易牙는, 淄水와 澠水의 물이 섞이더라도, 한 모금만 마시고도, 그 맛의 달고 씀을 분별하였다. 聖人이 사람을 감별하는 경우에도, 한 가지 행위만 보더라도, 현명하고 어리석음의 차별을 알아냈던 것이다.
25
孔子辭廩邱, 終不盜刀鉤, 許由讓天子, 終不利封侯. 故未嘗灼, 而不敢握火者, 見其有所燒也. 未嘗傷, 而不敢握刃者, 見其有所害也.
공자사름구, 종부도도구, 허유양천자, 종불리봉후. 고미상작, 이불감악화자, 견기유소소야. 미상상, 이불감악인자, 견기유소해야.
[解釋] 孔子는 廩邱의 땅을 사양하고, 평생 동안 권세를 잡으려 들지 않았으며, 許由는 천자의 자리를 사양하고, 평생 동안 제후에 봉해지려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火傷을 입었던 일이 아직 없었더라도, 감히 불을 잡으려고 하지 않는 것은, 불이 물건을 태운다는 것을 보아서 알기 때문이다. 일찍이 칼에 베인 일이 아직 없었더라도, 감히 칼날을 잡으려고 하지 않는 것은, 그 칼이 물건을 해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由此觀之, 見者可以論未發也, 而觀小節, 足以知大體矣. 故論人之道, 貴則觀其所擧, 富則觀其所施, 窮則觀其所不受, 賤則觀其所不爲, 貧則觀其所不取.
유차관지, 견자가이론미발야, 이관소절, 족이지대체의. 고론인지도, 귀즉관기소거, 부즉관기소시, 궁즉관기소불수, 천즉관기소불위, 빈즉관기소불취.
[解釋] 이러한 점에서 말미암아 살펴 보건대, 이처럼 생각해 보면 알지 못하였던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을 논할 수가 있고, 하나의 작은 부분을 보면, 전체를 알 수 있는 것은 족한 일이다. 그러므로 인물 평가의 비결은, 귀인인 경우에는 어떤 인물을 천거하는 지를 관찰하고, 부자인 경우에는 어떤 사람에게 베푸는지를 관찰하며, 곤궁한 자인 경우에는 어떤 것을 받지 않는 가에 착안하여 살피고, 비천한 사람인 경우에는 행하지 않는 점에 착안하여 살피며, 가난한 사람인 경우에는 받지 않는 접에 착안하여 살피는 것이다.
視其更難, 以知其勇, 動以喜樂, 以觀其守. 委以財貨, 以論其仁, 振以恐懼, 以知其節. 則人情俑矣.
시기갱난, 이지기용, 동이희락, 이관기수. 위이재화, 이론기인, 진이공구, 이지기절. 즉인정용의.
[解釋] 또한 곤란한 일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그 용기의 정도를 알 수가 있으며, 쾌락으로 유혹해 보아서, 그 의지의 견고한 정도를 알 수가 있다. 또한 재물을 맡기어, 그 인자한 정도를 평가하고, 공포 속에 빠뜨려서 두렵게 하여, 그 절조의 정도를 알아 볼 수가 있다. 이렇게 해야만 사람의 구석구석까지 알아볼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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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之善賞者, 費少而勸衆, 善罰者, 刑省而姦禁, 善予者, 用約而爲德, 善取者, 入多而無怨. 趙襄子圍於晉陽. 罷圍而賞有功者五人, 高赫爲賞首. 左右曰:「晉陽之難, 赫無大功, 今爲賞首何也?」
고지선상자, 비소이권중, 선벌자, 형생이간금, 선여자, 용약이위덕, 선취자, 입다이무원. 조양자위어진양. 파위이상유공자오인, 고혁위상수. 좌우왈:「진양지난, 혁무대공, 금위상수하야?」
[解釋] 옛날 賞을 잘 쓰는 사람은, 적은 비용으로 여러 사람들을 장려하였고, 형벌을 잘 쓰는 사람은, 형벌을 줄이면서도 간사함을 금하였으며, 베풀기를 잘 하는 사람은, 재물을 조금 쓰고도 덕을 베풀었고, 취하기를 잘 하는 사람은, 많이 거두어도 원망을 사는 일이 없었다. 趙襄子는 晉陽 땅에서 포위를 당하였다. 포위를 푼 다음에 공적이 있던 자 5인을 포상하였는데, 高赫을 筆頭로 삼았다. 그러자 좌우에서 말하였다. 「晉陽의 난에서, 고혁은 대단한 공로도 없었는데, 이제 그를 필두로 포상하시는 것은 어찌된 일입니까?」
襄子曰:「晉陽圍, 寡人社稷危, 國家殆. 群臣無不有驕侮之心, 唯赫不失君臣之禮. 故賞一人, 而天下爲忠之臣者, 莫不終忠於其君. 此賞少而勸善者衆也.
양자왈:「진양위, 과인사직위, 국가태. 군신무불유교모지심, 유혁불실군신지례. 고상일인, 이천하위충지신자, 막부종충어기군. 차상소이권선자중야.
[解釋] 그러자 조양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진양에서 포위당하였을 때, 과인의 사직과, 국가는 위태로움에 빠져 있었소. 그래서 群臣들이 과인을 모멸하였는데, 다만 그 중에서 고혁만이 君臣의 예를 잃지 않았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한 사람만을 포상한 결과, 천하의 신하는 모두 충성스러워 졌으며 신하된 자들은, 군주에게 평생을 마치도록 충성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이것이야 말로 상을 조금 주고도 뭇사람을 장려하였던 실례이다.
齊威王設大鼎於庭中, 而數無鹽令曰:「子之譽日聞吾耳, 察子之事, 田野蕪, 倉廩虛, 囹圄實. 子以姦事我者也!」 乃烹之.
제위왕설대정어정중, 이수무염령왈:「자지예일문오이, 찰자지사, 전야무, 창름허, 영어실. 자이간사아자야!」 내팽지.
[解釋] 齊나라 威王은 큰 가마솥을 궁중에 걸어놓고, 無鹽의 수령을 문책하여 말하였다. 「그대에 대한 칭찬은 나날이 과인의 귀에도 들어오는데, 그대가 한 일을 조사해 보니, 田野는 황폐해 졌고, 곡식의 창고는 텅텅 비었으며, 감옥은 가득 차있다는 것이야. 그대는 간사한 짓을 하면서 과인을 섬기려는 것이렸다!」 그리고는 즉시 솥에 삶아 죽이고 말았다.
齊以此三十二歲, 道路不拾遺. 此刑省而姦禁者也. 秦穆公出遊而車敗, 右服失, 馬野人得之. 穆公追而及之岐山之陽, 野人方屠而食之.
제이차삼십이세, 도로불습유. 차형성이간금자야. 진목공출유이거패, 우복실, 마야인득지. 목공추이급지기산지양, 야인방도이식지.
[解釋] 제나라는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는 32년 동안에, 거리에 떨어진 물건조차 주어가는 자가 없었다. 이것이야 말로 형벌을 적게 하고 악행을 금지시킨 실례이다. 秦나라 穆公은 멀리 出遊를 나갔다가 수레가 망가져서, 오른 쪽 말이 달아났는데, 野人들이 이 말을 잡았다. 목공이 말을 타고 달려 岐山 기슭의 남쪽에까지 와 보니, 공교롭게도 야인들이 말을 잡아서 먹는 중이었다.
穆公曰:「夫食駿馬之肉, 而不還飮酒者傷人. 吾恐其傷汝等!」 徧飮而去之. 處一年, 與晉惠公爲韓之戰.
목공왈:「부식준마지육, 이불환음주자상인. 오공기상여등!」 편음이거지. 처일년, 여진혜공위한지전.
[解釋] 그것을 본 목공은 이렇게 말하였다. 「駿馬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몸이 상하는 법이다. 과인은 그대들이 병에 걸리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 되는구나!」 그리고는 그들에게 술을 충분히 마시게 한 다음에 돌아갔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 목공은 晉나라 惠公과 韓原에서 싸우게 되었다.
晉師圍穆公之車, 梁由靡扣穆公之駿獲之. 食馬肉者三百餘人, 皆出死, 爲穆公戰於車下. 遂克晉, 虜惠公以歸. 此用約而爲德者也.
진사위목공지거, 양유미구목공지준획지. 식마육자삼백여인, 개출사, 위목공전어거하. 수극진, 로혜공이귀. 차용약이위덕자야.
[解釋] 진나라 군대는 목공이 탄 수레를 포위하였고, 梁由靡는 목공이 탄 수레의 말을 잡아끌며 당장에라도 사로잡으려고 하였다. 이때 목공의 말고기를 먹었던 야인 3백 여 명이 나타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목공을 위해서 수래 밑에서 싸웠다. 마침내 진나라를 격파하고, 혜공을 사로잡아 돌아올 수가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재물을 적게 쓰고도 덕을 베푼 실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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齊桓公將欲征伐, 甲兵不足. 令重罪者出犀甲一戟, 有輕罪者, 贖以金分, 訟而不勝者, 出一束箭. 百姓皆說, 乃矯箭爲矢, 鑄金而爲刃. 以伐不義, 而征無道, 遂覇天下. 此入多而無怨者也.
제환공장욕정벌, 갑병부족. 영중죄자출서갑일극, 유경죄자, 속이금분, 송이불승자, 출일속전. 백성개열, 내교전위시, 주금이위인. 이벌불의, 이정무도, 수패천하. 차입다이무원자야.
[解釋] 齊나라 桓公은 정벌에 나서려고 하였으나, 병졸과 무기가 매우 부족하였다. 그래서 죄가 무거운 자에게는 물소 가죽으로 만든 투구와 戟을 한 자루씩 공출케 하고, 죄가 가벼운 자에게는, 銅鐵을 바치게 함으로써 죄를 용서해 주었고, 소송에서 이기지 못한 자에게는, 한 다발의 화살을 공출케 하였다. 모든 백성들은 기뻐하며, 곧 화살을 만들고, 동철로 검을 주조하였다. 이렇게 해서 불의한 나라를 정벌하고, 무도한 나라를 정복하여, 마침내 천하의 패자가 되었다. 이것이야 말로 많이 거두어들이고도 원망을 듣지 않은 실례이다.
故聖人因民之所喜而勸善, 因民之所惡而禁姦. 故賞一人, 而天下譽之, 罰一人, 而天下畏之. 故至賞不費, 至刑不濫.
고성인인민지소희이권선, 인민지소오이금간. 고상일인, 이천하예지, 벌일인, 이천하외지. 고지상불비, 지형불람.
[解釋] 그러므로 성인은 백성들이 좋아하는 바를 따라서 선행을 장려하고, 또한 백성들이 싫어하는 바에 따라서 악행을 금지시킨다. 이렇게 해서 한 사람에게만 상을 주어도, 천하는 모두 성인을 찬양하며, 한 사람에게만 벌을 주어도, 천하는 모두가 성인을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가장 최상의 賞은 금품을 들이지 않는 것이며, 가장 최상의 刑罰은 刑을 남발하지 않는 것이다.
孔子誅少正卯, 而魯國之邪塞, 子産誅鄧析, 而鄭之姦禁. 以近諭遠, 以小知大也, 故聖人守約而治廣者, 此之謂也.
공자주소정묘, 이노국지사색, 자산주등석, 이정지간금. 이근유원, 이소지대야, 고성인수약이치광자, 차지위야.
[解釋] 孔子는 少正卯를 죽임으로써, 魯나라의 악행을 그림자까지 없애었으며, 子産은 鄧析을 죽임으로써, 鄭나라의 악행을 금하였다. 신변의 가까운 곳으로 부터 먼 곳을 통찰하고, 작은 일로부터 큰일을 미루어 아는 것인데, 그러므로 성인은 요점을 지키는 것만으로 광대한 곳을 다스린다고 함은, 이상과 같은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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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下莫易於爲善, 而莫難於爲不善也. 所謂爲善者, 靜而無爲也, 所謂爲不善者, 躁而多欲也. 適情辭餘, 無所誘慕, 循性保眞, 無變於己. 故曰, 爲善易, 越城郭, 踰險塞, 姦符節, 盜管金簒弑矯誣, 非人之性也.
천하막이어위선, 이막난어위불선야. 소위위선자, 정이무위야, 소위위불선자, 조이다욕야. 적정사여, 무소유모, 순성보진, 무변어기. 고왈, 위선이, 월성곽, 유험새, 간부절, 도관금찬시교무, 비인지성야.
[解釋] 天下에 善을 행하는 것만큼 쉬운 것이 없고, 不善을 행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이른바 선을 행한다고 하는 것은, 조용하게 無爲로 하는 것이며, 이른바 不善을 행한다고 하는 것은, 초조하게 욕심을 많이 부리는 것이다. 情에 맞는 것을 수용하고 나머지 일을 버리면, 외물에 유혹을 당하는 일이 없고, 본성인 채로 행동하며 내재하고 있는 참된 것을 보유하고 있으면, 자신의 본성을 바꿀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선을 행하는 것은 용이한 것이다. 성벽을 뛰어 넘고, 견고한 요새를 건너뛰며, 割符를 훔치고 자물쇠와 봉인을 훔치며, 나아가서는 簒奪을 하고 弑逆을 하며, 矯詐를 하고 誣告를 하는 것은, 사람으로서의 본성이 아닌 것이다.
故曰, 爲不善難. 今人所以犯囹圄之罪, 而陷於刑戮之患者, 由嗜慾無厭, 不循度量之故也. 何以知其然? 天下縣官法曰, '發墓者誅, 竊盜者刑.' 此執政之所司也.
고왈:「위불선난. 금인소이범령어지죄, 이함어형륙지환자, 유기욕무염, 불순도량지고야. 하이지기연? 천하현관법왈, '발묘자주, 절도자형.' 차집정지소사야.
[解釋] 그러므로 말하기를, 그러한 까닭에 불선을 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이 감옥에 갇히게 되는 죄를 범하고, 처형의 슬픔에 빠지게 되는 근심에 쌓이게 되는 것은,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에 물리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세상의 법률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인 것이다. 어떻게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일까? 천하에 숨김이 없이 드러낸 公法에서는 말하기를, '묘를 파헤치는 자는 死罪에 처하고, 절도를 일삼는 자는 형벌을 가한다.'고 한다. 이상은 담당자인 유사가 집행을 하는 것이다.
夫法令者綱其姦邪, 勒率隨其蹤跡. 無愚夫憃婦, 皆知爲姦之無脫也. 犯禁之不得免也. 然而不材子不勝其欲, 蒙死亡之罪, 而被刑戮之羞. 然而立秋之後, 司寇之徒, 繼踵於門, 而死市之人, 血流於路. 何則? 惑於財利之得, 而蔽於死亡之患也.
부법령자강기간사, 늑솔수기종적. 무우부창부, 개지위간지무탈야. 범금지부득면야. 연이부재자불승기욕, 몽사망지죄, 이피형륙지수. 연이입추지후, 사구지도, 계종어문, 이사시지인, 혈류어로. 하즉? 혹어재이지득, 이폐어사망지환야.
[解釋] 본디 법령이라고 하는 것은 간사한 자들을 법망 속에 모으는 것인데, 獄吏는 수하를 거느리고 그들의 흔적을 추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어리석은 사내나 멍청한 아녀자라도, 모두 다 악행을 저지르고는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금령을 범하면 면죄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성이 나쁜 자는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여, 어리석어서 죽을죄에 빠지게 되고, 刑戮의 수치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立秋 후가 되면, 사법관의 무리들이, 차례로 성문을 나오게 되면, 저잣거리에서 처형을 당하여, 죽은 자의 피가 거리에 흘러넘친다. 어찌하여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財利의 욕심에 눈이 어두워, 죽음의 근심에 생각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夫今陳卒設兵, 兩軍相當, 將施令曰, '斬首者拜爵, 而屈撓者要斬.' 然而隊階之卒, 皆不能前遂斬首之功, 而後被要斬之罪. 是去恐死, 而就必死也. 故利害之反, 禍福之接, 不可不審也.
부금진졸설병, 양군상당, 장시령왈, '참수자배작, 이굴요자요참.' 연이대계지졸, 개불능전수참수지공, 이후피요참지죄. 시거공사, 이취필사야. 고이해지반, 화복지접, 불가불심야.
[解釋] 예를 들어 병사들이 배치되고 武具가 모두 갖추어 지고, 양군이 대치하고 있을 때, 장군이 명령을 내리어 말하기를, '적군의 목을 베는 자에게는 爵을 주고, 적군에게 굴복하는 자는 要斬의 형벌에 처한다.'라고 하였건만, 그렇기는 하지만 부대의 병사들은, 모두 전진해서 목을 베는 공로를 세울 수가 없는 것이고, 후퇴를 하여 요참의 형벌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자. 이것은 죽음의 공포에서 도망치고자 한 것이, 오히려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향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利害라는 表裏를 이루고, 禍福이라는 것이 서로 인접해 있다는 것을, 살펴서 알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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