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楚語 上(초어 상)
01
[大義] 교육의 여러 방법(교과서와 환경 조성의 구체적인 영향력). |
申叔時論傅太子之道
신숙시론부태자지도
申叔時가 태자의 교육 방법에 대해 논하다.
莊王, 使士亹傅大子葴, 辭曰:「臣不材, 無能益焉.」 王曰:「賴子之善, 善之也.」 對曰:「夫善, 在大子. 大子欲善, 善人將至, 若不欲善, 善則不用. 故堯有丹朱, 舜有商均, 啓有五觀, 湯有大甲, 文王有管蔡, 是五王者, 皆有元德也, 而有姦子, 夫豈不欲其善? 不能故也. 若民煩, 可敎訓, 蠻夷戎翟, 其不賓也久矣, 中國所不能用也. 王卒使傅之.
장왕, 사사미부태자침, 사왈:「신부재, 무능익언.」 왕왈:「뢰자지선, 선지야.」 대왈:「부선, 재태자. 태자욕선, 선인장지, 약불욕선, 선즉불용. 고요유단주, 순유상균, 계유오관, 탕유태갑, 문왕유관채, 시오왕자, 개유원덕야, 이유간자, 부기불욕기선? 불능고야. 약민번, 가교훈, 만이융적, 기불빈야구의, 중국소불능용야. 왕졸사부지.
[解釋] 楚나라 莊王이 士亹를 태자 葴의 스승[傅]으로 삼아 가르치게 하자, 거절하며 말하였다. 「신은 재주가 없어 태자에게 보탬이 될 것이 없습니다.」 왕이 말하기를, 「그대의 훌륭함을 힘입어 태자를 훌륭하게 만들고자 함이오.」라고 하였다. 대답하였다. 「훌륭함은 태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태자가 훌륭하고자 하면 훌륭한 사람이 이르러 오고, 만약 훌륭하게 되고자 하지 않으면 훌륭한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堯임금에게는 丹朱가 있었고, 舜임금에게는 商均이 있었으며, 啓임금에게는 五觀이 있었고, 湯임금에게는 太甲이 있었고, 文王에게는 管叔과 蔡叔이 있었습니다. 이 다섯 분의 왕은 모두 큰 덕을 가졌었으나 간악한 자식들을 두었습니다. 어찌 아들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겠습니까? 능히 그렇게 하지 못하여서입니다. 백성들의 소란스러움 같은 것들은 교훈으로 다스릴 수 있으면서도, 蠻夷戎翟이 중국에 심복해 오지 않은 것이 오래된 것은 중국이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아들이도록 하지 못하여서입니다.」 왕이 끝내 태자의 스승을 삼았다.
問於申叔時, 叔時曰:「敎之≪春秋≫, 而爲之聳善而抑惡焉, 以戒勸其心, 敎之世, 而爲之昭明德而廢幽昏焉, 以休懼其動, 敎之詩, 而爲之道廣顯德, 以耀明其志, 敎之禮, 使知上下之則, 敎之樂, 以疏其穢而鎭其浮, 敎之令, 使訪物官, 敎之語, 使明其德而知先王之務用明德於民也, 敎之故志, 使知廢興者而戒懼焉, 敎之訓典, 使知族類行比義焉.
문어신숙시, 숙시왈:「교지≪춘추≫, 이위지용선이억악언, 이계권기심, 교지세, 이위지소명덕이폐유혼언, 이휴구기동, 교지시, 이위지도광현덕, 이요명기지, 교지례, 사지상하지칙, 교지악, 이소기예이진기부, 교지령, 사방물관, 교지어, 사명기덕이지선왕지무용명덕어민야, 교지고지, 사지폐흥자이계구언, 교지훈전, 사지족류행비의언.
[解釋] 士亹가 申叔時에게 태자를 가르칠 방도를 묻자, 申叔時가 대답하였다. 「≪春秋≫를 가르쳐 良善을 북돋우고 邪惡을 억제하여 그에게 마음을 경계시키거나 권면하도록 하고, 先王 대대의 행적을 가르쳐 그에게 明德을 밝히고 어두움을 걷어내 자신의 행동에 두려움을 느끼도록 하고, 詩를 가르쳐 훌륭한 덕을 가졌던 분들을 넓게 알려 자신의 뜻이 환하여지도록 하고, 禮를 가르쳐서 君上과 신하의 법칙을 알게 하고, 음악을 가르쳐서 자신의 더러운 마음을 씻어 내고 경솔한 마음이 진중해지도록 하고, 법령을 가르쳐서 각 직책을 맡은 관원들이 하는 일을 생각해 보게 하고, 훌륭한 말을 가르쳐서 자신의 덕을 밝히고 先王이 백성들에게 덕을 밝히기 위해 힘쓴 것을 알도록 하고, 옛 역사책을 가르쳐서 나라를 망하게 하고 흥하게 한 자들을 알아 경계하고 두려움을 느끼도록 하고, 訓典을 가르쳐서 친족의 멀고 가까움을 알게 하고, 행동이 의리를 따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若是而不從, 動而不悛, 則文詠物以行之, 求賢良以翼之, 悛而不攝, 則身勤之, 多訓典刑以納之, 務愼惇篤以固之, 攝而不徹, 則明施舍以道之忠, 明久長以道之信, 明度量以道之義, 明等級以道之禮, 明恭儉以道之孝, 明敬戒以道之事, 明慈愛以道之仁, 明昭利以道之文, 明除害以道之武, 明精意以道之罰, 明正德以道之賞, 明齊肅以耀之臨, 若是而不濟, 不可爲也.
약시이부종, 동이부전, 즉문영물이행지, 구현량이익지, 전이불섭, 즉신근지, 다훈전형이납지, 무신돈독이고지, 섭이불철, 즉명시사이도지충, 명구장이도지신, 명도량이도지의, 명등급이도지례, 명공검이도지효, 명경계이도지사, 명자애이도지인, 명소리이도지문, 명제해이도지무, 명정의이도지벌, 명정덕이도지상, 명제숙이요지림. 약시이부제, 불가위야.
[解釋] 이와 같이 교육하였는데도 따르지 않고서, 그대로 행동하며 고치려 하지 않으면, 문학의 사물 풍자로써 행동을 유발시키면서, 賢良한 사람을 구하여 輔佐시키고, 고치기는 하였으나 결심이 굳지 못하거든, 스승들이 더욱 애써서 많은 전형들을 가르쳐 그것을 받아들이게 하면서, 돈독함에 힘쓰고 삼가도록 하여 그 마음을 굳혀 주고, 굳혀졌으나 사리에 분명하지 못하거든, 베풀어야 할 일들과 용서해 주어야 할 일들을 밝혀서 忠恕의 도리를 일러 주고, 오래 멀리 가는 도리를 밝혀서 신실의 필요성을 일러 주고, 헤아려야 하는 도리를 밝혀서 의로워야 함을 일러 주고, 귀천의 등급을 밝혀서 예의 등급을 일러 주고, 공손하고 겸손한 도리를 밝혀서 그것이 孝道의 길임을 일러 주고, 공경하고 경계하는 도리를 밝혀서 일 처리의 길을 일러 주고, 자애의 도리를 밝혀서 어진 도리의 길을 일러 주고, 무엇이 이익 되는 일인지를 밝혀서 文德의 길을 일러 주고, 해악이 되는 것들을 제거하는 도리를 밝혀서 武功의 길을 일러 주고, 정밀하게 생각하는 도리를 밝혀서 형벌을 판결하는 일을 일러 주고, 자신의 덕을 바르게 가져야 하는 도리를 밝혀서 賞을 내리는 길을 일러 주고, 한결같고 엄숙해야 하는 도리를 밝혀서 일에 임하는 길을 밝혀 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같이 하였는데도 효험이 없으면, 그런 사람에게는 스승 노릇을 할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且夫誦詩以輔相之, 威儀以先後之, 體貌以左右之, 明行以宣翼之, 制節義以動行之, 恭敬以臨監之, 勤勉以勸之, 孝順以納之, 忠信以發之, 德音以揚之, 敎備而不從者, 非人也, 其可興乎? 夫子踐位則退, 自退則敬, 不則赧.」
차부송시이보상지, 위의이선후지, 체모이좌우지, 명행이선익지, 제절의이동행지, 공경이림감지, 근면이권지, 효순이납지, 충신이발지, 덕음이양지, 교비이부종자, 비인야, 기가흥호? 부자천위즉퇴, 자퇴즉경, 불즉난.」
[解釋] 또 한편으로 詩를 외워 주어 교육의 보조수단으로 삼고, 위엄과 태도가 바른 사람에게 태자를 앞뒤에서 보좌하게 하고, 바른 태도나 격식으로 태자를 좌우에서 거들어 주고, 분명한 행동으로 태자를 두루 보좌해 주고, 예절과 의리를 제정하여 그것을 태자에게 행동하게 하고, 공손하고 공경함으로써 백성들에게 임하여 살피게 하고, 부지런하고 근면함으로써 권면하고, 효도와 순리를 받아들이게 하고, 忠恕와 신실한 도리를 깨우치도록 하고, 덕스러운 말로써 고양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이 갖추어졌는데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한 사람을 성취시킬 수 있겠습니까? 太子가 군주의 자리에 나아가거든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물러나시면 恭敬을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걱정 속에 지내실 것입니다.」
02
[大義] 시호를 論定할 때 한 사람의 평생 선악 행위 중 善을 평가 기준의 우선으로 삼는다. |
子囊議恭王之諡
자낭의공왕지시
子囊이 恭王의 諡號를 논하다.
恭王有疾, 召大夫曰:「不穀不德, 失先君之業, 覆楚國之師, 不穀之辠也. 若得保其首領以沒, 唯是春秋所以從先君者, 請爲靈若厲.」 大夫許諾.
공왕유질, 소대부왈:「불곡부덕, 실선군지업, 복초국지사, 불곡지죄야. 약득보기수령이몰, 유시춘추소이종선군자, 청위령약려.」 대부허낙.
[解釋] 楚恭王이 병이 위독해지자 大夫들을 불러 말하기를, 「내가 德이 없어 선군의 霸業을 잃었고, 초나라의 군대를 패하게 하였으니, 이것은 나의 죄이오, 만일 목을 잘 보존해서 죽을 수 있다면, 오직 봄가을의 제사 때에 先君들을 따라 제삿밥을 얻어먹는 일 뿐이니, 청컨대 시호는 靈자나 厲자로 정하도록 하시오.」라고 하니, 대부들이 허락하였다.
王卒, 及葬子囊, 議諡. 大夫曰:「君王有命矣.」 子囊曰:「不可, 夫事君者, 先其善, 不從其過. 赫赫楚國, 而君臨之, 撫征南海, 訓及諸夏, 其寵大矣. 有是寵也, 而知其過, 可不謂恭乎? 若先君善, 則請爲恭.」 大夫從之.
왕졸, 급장자낭, 의시. 대부왈:「군왕유명의.」 자낭왈:「불가, 부사군자, 선기선, 부종기과. 혁혁초국, 이군림지, 무정남해, 훈급제하, 기총대의. 유시총야, 이지기과, 가불위공호? 약선군선, 즉청위공.」 대부종지.
[解釋] 왕이 죽고 장례 날짜에 미쳐서 子囊이 시호를 의논하도록 하자, 대부들이 말하기를, 「군왕께서 명령이 있으셨습니다.」라고 하니, 자낭이 말하기를, 「옳지 않습니다. 무릇 군주를 받드는 자들은 그 훌륭한 것을 앞세워 받들어야 하고, 잘못한 일을 따라서 결정하여서는 안 됩니다. 혁혁한 초나라를 임금께서 다스리시면서 저 南海까지를 어루만져 정벌하였고, 가르침이 중국까지 미쳤으니, 그 영화로움이 큽니다. 이러한 영화로움을 두고서도 자신의 잘못을 아셨으니, 恭자의 시호를 칭할 만하지 않겠습니까? 만일 군주의 훌륭한 점을 앞세우기로 한다면 恭자로 정하기를 청원합니다.」고 하니, 대부들이 그대로 따랐다.
03
[大義] 아버지의 遺言을 거절하고 典禮를 따른 결단. |
屈建祭父不薦芰
굴건제부불천기
屈建이 아버지의 제사에 마름을 올리지 않았다.
屈到嗜芰, 有疾, 召其宗老而屬之曰:「祭我, 必以芰.」 及祥, 宗老將薦芰, 屈建命去之, 宗老曰:「夫子屬之.」 子木曰:「不然. 夫子承楚國之政, 其法, 刑在民心, 而藏在王府, 上之可以比先王, 下之可以訓後世, 雖微楚國. 諸侯莫不譽.
굴도기기, 유질, 소기종로이속지왈:「제아, 필이기.」 급상, 종로장천기, 굴건명거지, 종로왈:「부자속지.」 자목왈:「불연. 부자승초국지정, 기법, 형재민심, 이장재왕부, 상지가이비선왕, 하지가이훈후세, 수미초국. 제후막불예.
[解釋] 屈到가 마름을 좋아하였다. 병이 위중해지자 宗中 사람 중에 家臣으로 있던 사람[宗老]을 불러 부탁하기를, 「나를 제사 지낼 때는, 반드시 마름을 올리도록 하라.」고 하였다. 小祥 제사 때에 미쳐서 종로가 마름을 올리려고 하자, 屈建이 철거하도록 명령하였다. 종로가 말하기를, 「夫子께서 부탁하신 것입니다.」고 하니, 子木이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夫子께서 초나라의 정치를 받들어 다스리시면서 그 형법이 백성들의 마음에 심어져 있고, 또 왕실의 문서 창고에도 갈무리되어 있습니다. 위로는 선왕의 훌륭한 덕과 비교될 수 있고, 아래로는 후세에 교훈이 될 수 있어, 초나라뿐만 아니라 제후국들에서도 기리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其祭典, 有之, 曰國君, 有牛享, 大夫有羊饋, 士有豚犬之奠, 庶人有魚灸之薦, 籩豆、脯醢, 則上下共之, 不羞珍異, 不陳庶侈, 夫子不以其私, 欲干國之典.」 遂不用.
기제전, 유지, 왈국군, 유우향, 대부유양궤, 사유돈견지전, 서인유어구지천, 변두、포해, 즉상하공지, 불수진이, 부진서치, 부자불이기사, 욕간국지전.」 수불용.
[解釋] 그 제사에 관한 法典에 이르기를, '나라의 군주는 소를 제사에 올리고, 대부는 羊을 올리고, 士는 돼지와 개를 제사 음식으로 차리며, 庶人들은 구운 생선을 올리고, 마른 음식을 올리는 대나무 제기[籩]와 진음식을 올리는 나무 제기[豆]며 脯와 醢는 상하가 함께 사용한다고 하여, 진기하거나 기이한 음식은 올리지 않고, 여러 가지 음식을 늘어놓지도 않습니다. 夫子께서 사사로운 욕심으로 나라에서 제정한 법들을 범하고자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라 하고, 마침내 마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04
[大義] 인재 관리의 잘못으로 국가가 겪는 뼈아픈 재난의 실례들. |
楚聲子論楚材晉用
초성자론초재진용
楚나라 聲子가 楚나라의 人材를 晉나라가 등용해 쓰고 있음을 논하다.
湫擧娶於申公子牟, 子牟有辠而亡, 康王, 以湫擧爲遣之. 湫擧奔鄭, 將遂奔晉, 蔡聲子將如晉, 遇之於鄭郊, 饗之以璧侑, 曰:「子尙良食! 二先子其皆相子, 尙能事晉君, 以爲諸侯主.」 辭曰:「非所願也. 若得歸骨於楚, 死且不朽.」
추거취어신공자모, 자모유죄이망, 강왕, 이추거위견지. 추거분정, 장수분진, 채성자장여진, 우지어정교, 향지이벽유, 왈:「자상량식! 이선자기개상자, 상능사진군, 이위제후주.」 사왈:「비소원야. 약득귀골어초, 사차불후.」
[解釋] 湫擧가 申公子牟의 딸에게 장가를 들었다. 子牟가 죄를 짓고 달아나자, 楚나라 康王은 초거가 그를 빼돌렸다고 생각하였다. 초거가 정나라로 달아났다가 마침내 晉나라로 도망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蔡聲子가 晉나라로 가려다가 정나라의 郊外에서 초거와 조우하였다. 음식을 대접하고 玉璧을 선물하면서 말하기를, 「당신은 건강히 밥을 잘 먹도록 하시오! 돌아가신 우리 두 어버이들이 모두 그대를 도와줄 것이니, 능히 진나라의 군주를 잘 섬겨서 제후들의 盟主가 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니, 거절해 말하기를,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만일 이 한 몸의 뼈가 초나라에 돌아가 묻힐 수 있다면, 죽는다 하여도 그 임금의 은혜가 썩지 않고 남을 것입니다.」고 하였다.
聲子曰:「子尙良食. 吾歸子. 湫擧降三拜, 納其乘馬, 聲子受之. 還見令尹子木, 子木, 與之語曰:「子雖兄弟於晉, 然蔡吾甥也, 二國孰賢?」 對曰:「晉卿, 不若楚, 其大夫則賢, 其大夫皆卿才也. 若杞梓、皮革焉, 楚實遺之, 雖楚有材, 不能用也.」
성자왈:「자상량식. 오귀자. 추거강삼배, 납기승마, 성자수지. 환견령윤자목, 자목, 여지어왈:「자수형제어진, 연채오생야, 이국숙현?」 대왈:「진경, 불약초, 기대부즉현, 기대부개경재야. 약기재、피혁언, 초실유지, 수초유재, 불능용야.」
[解釋] 聲子가 말하기를, 「당신께서 밥을 잘 먹고 견디고 있으면 내가 당신을 귀국시킬 것입니다.」고 하니, 湫擧가 밥을 먹던 자리에서 내려와서 세 번 절하고, 자신의 말 네 마리를 선물하자, 성자가 이를 받았다. 성자가 다시 초나라로 가 令尹子木을 만났다. 자목이 말을 나누다가, 「그대가 비록 진나라와는 형제 사이이나, 蔡나라는 우리의 외손자 나라이기도 하오. 두 나라 중에 어느 나라가 낫던가요?」고 하니, 대답하기를, 「진나라의 卿은 초나라만 못합니다. 그러나 그 대부들은 현명하니, 그 대부들은 卿감에 해당하는 인재들입니다. 마치 杞나무나 가래나무, 무소나 코뿔소의 가죽들을 초나라가 실상 그 나라에 보내 주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초나라는 그 같은 인재를 갖추고서도, 능히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고 하였다.
子木曰:「彼有公族甥、舅, 若之何其遺之材也?」 對曰:「昔令尹子元之難, 或譖王孫啓於成王, 王弗是. 王孫啓奔晉, 晉人, 用之, 及城濮之役, 晉將遁矣, 王孫啓與於軍事. 謂先軫曰, '是師也. 唯子玉欲之, 與王心違. 故唯東宮與西廣實來, 諸侯之從者, 畔者半矣, 若敖氏離矣. 楚師必敗, 何故去之?' 先軫從之, 大敗楚師, 則王孫啓之爲也.
자목왈:「피유공족생、구, 약지하기유지재야?」 대왈:「석령윤자원지난, 혹참왕손계어성왕, 왕불시. 왕손계분진, 진인, 용지, 급성복지역, 진장둔의, 왕손계여어군사. 위선진왈, '시사야. 유자옥욕지, 여왕심위. 고유동궁여서광실래, 제후지종자, 반자반의, 약오씨리의. 초사필패, 하고거지?' 선진종지, 대패초사, 즉왕손계지위야.
[解釋] 자목이 말하기를, 「진나라에도 公族이 있고, 인척들이 있을 것입니다. 어찌해서 우리가 보내 준 인재들이라고 하십니까?」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옛날 令尹子元의 난리에 어떤 사람이 成王에게 王孫啓가 연루되어 있다고 참소하였으나, 성왕이 이를 밝혀 다스리지 않아, 왕손 계가 晉나라로 달아났습니다. 진나라가 그를 등용하였는데 城濮의 전쟁 때 진나라가 장차 도망하려 하자, 왕손 계가 군사 일에 참여해 있다가, 中軍 장수인 先軫에게 일러 말하기를, '이번 초나라 군사는, 오직 子玉의 욕심에서 벌어진 것으로, 왕의 마음과는 맞지 않은 전쟁입니다. 그래서 東宮軍과 西廣軍이 집단으로 따라왔고, 제후로서 참여해 따라온 자들은, 마음이 떠난 자가 반수입니다. 子玉과는 한 집안인 若敖氏조차도 전쟁에서 마음이 떠나 있습니다. 초나라 군대를 반드시 깨뜨릴 수 있는데, 무슨 일로 도망가려 하십니까?'라고 하자, 先軫이 그 말을 따라 초나라 군대를 크게 깨뜨렸습니다. 이는 잘못해서 초나라로 가게 한 王孫啓에 의해 일어난 것입니다.
昔莊王, 方弱, 申公子儀父爲師, 王子燮爲傅, 使師崇、子孔, 帥師以伐舒, 燮及儀父施二帥而分其室, 師還至, 則以王如廬, 廬戢黎殺二子, 而復王. 或譖析公臣於王, 王, 弗是. 析公, 奔晉.
석장왕, 방약, 신공자의보위사, 왕자섭위부, 사사숭、자공, 솔사이벌서, 섭급의부시이수이분기실, 사환지, 즉이왕여려, 려집려살이자, 이복왕. 혹참석공신어왕, 왕, 불시. 석공, 분진.
[解釋] 옛날 楚나라 莊王이 아직 20살이 안 되었을 때에 申公子儀父를 師로 삼고, 王子燮을 傅로 삼았습니다. 그리고서 師崇과 子孔에게 군대를 거느리고 舒族을 정벌하게 하였는데, 섭과 의보가 두 장수에게 죄를 씌우고서는 그들의 집안 살림을 양분해 가졌습니다. 전쟁에 나갔던 군대가 바로 발길을 돌려 돌아와서는, 왕을 모시고서 廬 땅으로 갔는데, 廬 땅의 대부 戢黎가 섭과 의보 두 사람을 죽이고, 왕을 서울로 복귀시켰습니다. 이때 어떤 사람이 왕에게 析公臣을 참소하였는데, 왕이 이를 밝혀 다스리지 않아, 析公이 晉나라로 달아났습니다.
晉人用之, 實讒敗楚, 使不規東夏, 則析公之爲也. 昔雝子之父兄, 譖雝子於恭王, 王弗是. 雝子奔晉, 晉人用之.
진인용지, 실참패초, 사불규동하, 즉석공지위야. 석옹자지부형, 참옹자어공왕, 왕불시. 옹자분진, 진인용지.
[解釋] 진나라가 그를 등용하였더니, 참소로 초나라를 패하게 만들어, 중국의 동쪽을 영향력 아래 두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은 석공에 의해 저질러진 일입니다. 옛날 雝子의 집안 부형들이 楚나라 恭王에게 옹자를 참소하였는데, 왕이 이를 밝혀 다스리지 않아, 옹자가 晉나라로 도망가자, 진나라가 그를 등용하였습니다.
及鄢之役, 晉將遁矣, 雝子與於軍事, 謂欒書曰, '楚師可料也. 在中軍王族而已, 若易中下, 楚必歆之, 若合而函吾中, 吾上下必敗其左右, 則三萃以攻其王族, 必大敗之.' 欒書從之, 大敗楚師, 王親面傷, 則雝子之爲也.
급언지역, 진장둔의, 옹자여어군사, 위란서왈, '초사가료야. 재중군왕족이이, 약역중하, 초필흠지, 약합이함오중, 오상하필패기좌우, 즉삼췌이공기왕족, 필대패지.' 란서종지, 대패초사, 왕친면상, 즉옹자지위야.
[解釋] 鄢陵 땅의 전투에 미쳐서 진나라가 도망가려 하자, 옹자가 군대의 일에 참여하여 있다가 欒書에게 일러 말하기를, '초나라의 군대 배치는 헤아릴 수가 있습니다. 中軍만이 王族의 정예군사들입니다. 만일 우리의 中軍과 중군의 양 날개를 이루는 부대를 바꿔 배치하면 초나라 군대는 반드시 우리의 중군을 공격하고자 들 것입니다. 전쟁이 붙어 우리의 중군 속으로 그들이 들어온다면, 우리의 상、하군은 반드시 초나라의 左軍과 右軍을 이길 것입니다. 그런 뒤에 新軍、上軍、下軍을 집합시켜 초나라의 왕족으로 편성된 군대를 공격하면 반드시 대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고 하자, 欒書가 이 말을 따라 초나라 군사를 대패시켰고, 恭王은 눈을 잃는 상처까지 입었습니다. 이는 雝子에 의해서 행하여진 일입니다.
昔陳公子夏, 爲御叔取於鄭穆公, 生子南, 子南之母亂陳而亡之, 使子南戮於諸侯. 莊王, 旣以夏氏之室, 賜申公巫臣, 則又畀之子反, 卒於襄老, 襄老獲於邲. 二子爭之, 未有成.
석진공자하, 위어숙취어정목공, 생자남, 자남지모란진이망지, 사자남륙어제후. 장왕, 기이하씨지실, 사신공무신, 즉우비지자반, 졸어양로, 양로획어필. 이자쟁지, 미유성.
[解釋] 옛날 陳나라 公子夏가 아들 御叔을 위해서 鄭나라 穆公의 딸에게 장가들게 하여 子南이란 아들을 낳았습니다. 자남의 어머니가 陳나라를 어지럽혀서 망하게 하자, 자남까지도 제후들에게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楚나라 莊王이 얼마 후에 夏氏의 부인을 데려다가, 申公巫臣에게 주려다가 다시 子反에게 주려 하였고, 끝내는 襄老에게 주었습니다. 양로가 邲 땅의 전쟁에서 죽자, 巫臣과 子反 두 사람이 夏姬[夏氏 부인]를 두고 다투어 결말이 나지 않았습니다.
恭王使巫臣聘於齊, 以夏姬行, 遂奔晉. 晉人用之, 實通吳、晉, 使其子狐庸爲行人於吳, 而敎之射御, 道之伐楚, 至於今爲患, 則申公巫臣之爲也.
공왕사무신빙어제, 이하희행, 수분진. 진인용지, 실통오、진, 사기자호용위행인어오, 이교지사어, 도지벌초, 지어금위환, 즉신공무신지위야.
[解釋] 楚나라 恭王이 무신을 시켜 齊나라를 聘問하게 하자 무신이 하희를 데리고 떠나 晉나라로 도망쳤습니다. 진나라가 무신을 등용하여 오나라와의 국교를 트게 하였고, 그의 아들 狐庸을 吳나라의 行人이 되게 하였으며, 오나라 사람들에게 활쏘기와 말 타기를 가르쳐서 초나라를 치도록 인도하니, 지금까지 환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申公巫臣에 의하여 행하여진 일들입니다.
今湫擧取於王子牟, 子牟得辠而亡, 執政弗是, 謂湫擧曰, '女實遣之.' 彼懼而奔鄭, 緬然引領南望曰, '庶幾赦吾辠.' 又弗圖也. 乃遂奔晉, 晉人又用之矣, 彼若謀楚, 其亦必有豐敗也哉.」
금추거취어왕자모, 자모득죄이망, 집정불시, 위추거왈, '여실견지.' 피구이분정, 면연인령남망왈, '서기사오죄.' 우불도야. 내수분진, 진인우용지의, 피약모초, 기역필유풍패야재.」
[解釋] 지금 湫擧가 王子牟의 딸에게 장가를 들었는데, 자모가 초나라에 죄를 짓고 도망가자, 집정대신이 이를 조사하여 밝히려 들지 아니하고 湫擧에게 일러 말하기를, '네가 실상 빼내어 보낸 것이다.'라고 하여, 초거가 두려워서 鄭나라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나 멀리 목을 길게 빼고서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아마도 나의 죄를 사면하여 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나라가 생각을 잘못하여, 마침내 진나라로 달아나게 되고, 진나라가 또다시 그를 등용하여, 저 사람이 만약 초나라를 도모하게 된다면, 그 역시 반드시 초나라를 대패하게 할 것입니다.」
子木愀然曰:「夫子何如? 召之. 其來乎?」 對曰:「亡人得生, 又何不來爲?」 子木曰:「不來, 則若之何?」 對曰:「夫子不居矣, 春秋相事, 以還軫於諸侯, 若資東陽之盜, 使殺之, 其可乎? 不然, 不來矣.」
자목초연왈:「부자하여? 소지. 기래호?」 대왈:「망인득생, 우하불래위?」 자목왈:「불래, 즉약지하?」 대왈:「부자불거의, 춘추상사, 이환진어제후, 약자동양지도, 사살지, 기가호? 불연, 불래의.」
[解釋] 子木이 근심스런 얼굴로 말하기를, 「夫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부르면 오겠습니까?」라고 하니, 蔡聲子가 대답하였다. 「도망간 사람이 살길을 얻었는데, 또한 어찌 오지 않겠습니까?.」 자목이 말하기를,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소?」라고 하니, 대답하였다. 「부자께서 편히 앉아 있지 못하시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내 서로서로 사신 다니는 일로 제후국가에 수레를 바삐 몰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東陽의 도적들에게 뇌물을 주어 그를 죽이게 하는 것도 괜찮은 일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지 않을 것입니다.」
子木曰:「不可. 我爲楚卿, 而賂盜以賊一夫於晉, 非義也, 子爲我召之. 吾倍其室.」 乃使湫鳴召其父, 而復之.
자목왈:「불가. 아위초경, 이뢰도이적일부어진, 비의야, 자위아소지. 오배기실.」 내사추명소기부, 이복지.
[解釋] 자목이 말하기를, 「안 될 일입니다. 내가 초나라의 正卿으로서 도적들에게 뇌물을 주어 한 사람을 해치우도록 하는 것은 의롭지 못한 일입니다. 당신은 나를 위해서 불러오도록 하십시오. 내가 그 家産을 배로 늘려 줄 것입니다.」 이에 湫鳴을 시켜서 그 아버지를 불러오게 하여 벼슬과 재산을 회복시켜 주었다.
05
[大義] 국가가 벌이는 토목공사의 정당한 근거와 정당한 근거를 잃은 것들에 대한 위험성. |
伍擧論臺美而楚殆
오거론대미이초태
伍擧가 臺가 아름다워 楚나라가 위험해질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다.
靈王, 爲章華之臺, 與伍擧升焉, 曰:「臺美夫!」 對曰:「臣聞國君, 服寵以爲美, 安民以爲樂, 聽德以爲聰, 致遠以爲明. 不聞其以土木之崇高、彤鏤爲美, 而以金石匏竹之昌大、囂庶爲樂, 不聞其以觀大、視侈、淫色以爲明, 而以察淸濁爲聰也.
영왕, 위장화지대, 여오거승언, 왈:「대미부!」 대왈:「신문국군, 복총이위미, 안민이위락, 청덕이위총, 치원이위명. 불문기이토목지숭고、동루위미, 이이금석포죽지창대、효서위락, 불문기이관대、시치、음색이위명, 이이찰청탁위총야.
[解釋] 楚나라 靈王이 章華臺를 지어 놓고 伍擧와 함께 그곳에 올라 말하기를, 「臺가 참 아름답구나!」라고 하자, 오거가 대답하였다. 「신은 나라의 군주는 천자의 영화로운 표창을 받는 것으로, 아름다움을 삼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 덕 있는 말을 듣는 것으로 귀 밝음을 삼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것으로 지혜의 밝음을 삼는다고 들었습니다. 토목공사의 높고 큼과 아름다운 단청이나 조각들을 아름다움으로 삼고, 鐘이며 경쇠[磬]며 笙이며 管樂器의 성대하고, 호화롭고 가짓수가 많은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으며, 큰 건축물을 관람하고 사치스럽게 꾸며진 것을 눈요기하고 聲色에 빠져 있는 것으로, 지혜의 밝음을 삼고 음악의 고음과 저음을 잘 살피는 것으로 귀 밝음을 삼는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先君莊王, 爲匏居之臺, 高不過望國氛, 大不過容宴豆, 木不妨守備, 用不煩官府, 民不廢時務, 官不易朝常. 問誰宴焉, 則宋公、鄭伯, 問誰相禮, 則華元、駟騑, 問誰贊事, 則陳侯、蔡侯、許男、頓子, 其大夫侍之.
선군장왕, 위포거지대, 고불과망국분, 대불과용연두, 목불방수비, 용불번관부, 민불폐시무, 관불역조상. 문수연언, 즉송공、정백, 문수상례, 즉화원、사비, 문수찬사, 즉진후、채후、허남、돈자, 기대부시지.
[解釋] 先君莊王께서는 匏居臺를 지었는데, 그 높이가 국가의 요사스러운 祲氣를 살필 수 있는 데 불과하였고, 크기는 잔칫상의 음식을 차려 놓는 그릇을 벌려 놓을 수 있는 데에 불과하였고, 그곳에 들어가는 목재는 성곽 수비에 쓰이는 목재에 해가 되지 않았고, 財用은 정부의 재정에서 지출되지 않았고, 백성들은 농사철의 농사일을 망치지 않았고, 관원들은 조정의 일정한 직무를 흐트러뜨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연회에 참석하였느냐고 묻는다면, 宋公과 鄭伯이었고, 누가 잔치의 禮를 안내하였느냐고 묻는다면, 華元과 駟騑였고, 누가 잔치 일을 도왔느냐고 묻는다면, 陳侯와 蔡侯와 許男과 頓子였고, 또 각기 그들의 대부들이 시중하였습니다.
先君, 是以除亂克敵, 而無惡於諸侯. 今君爲此臺也, 國民罷焉, 財用盡焉, 年穀敗焉, 百官煩焉, 擧國留之, 數年乃成. 願得諸侯與始升焉.
선군, 시이제란극적, 이무오어제후. 금군위차대야, 국민피언, 재용진언, 년곡패언, 백관번언, 거국류지, 수년내성. 원득제후여시승언.
[解釋] 先君께서 이렇게 하였던 까닭에 환란을 제거하고 적국을 이겨 내면서도 제후들에게 미움을 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임금님께서는 이 臺를 지으면서 국가와 백성이 피폐해졌고, 국가의 재용이 모두 고갈되었고, 백성들은 해마다 동원되느라 농사를 실패하였고, 百官들은 징발에 시달렸습니다. 온 나라의 백성이 그 일에 매달려 여러 해 만에 완성되었습니다.
諸侯皆距, 無有至者. 而後使太宰啓疆, 請於魯侯, 懼之以蜀之役, 而僅得以來, 使富都那豎, 贊焉, 而使長鬣之士, 相焉, 臣不知其美也.
제후개거, 무유지자. 이후사태재계강, 청어로후, 구지이촉지역, 이근득이래, 사부도나수, 찬언, 이사장렵지사, 상언, 신부지기미야.
[解釋] 제후들과 낙성식을 치르고서 함께 대에 오르기를 원하였으나, 모두 거절하고 이른 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일을 겪고 나서야 太宰啓疆을 시켜서, 魯나라 군주를 초청하면서, 옛날 蜀 땅의 전투로 그를 위협하였습니다. 마지못해 이르자 용모가 풍후하고 느긋하고 아름다운 아직 스무 살도 채 안 된 소년들을 시켜 잔치를 돕게 하고, 수염이 길게 아름다운 사람을 시켜서 잔치의 예절을 안내하게 하였습니다. 신은 그러한 것들이 아름다운 일인 줄 알지 못하겠습니다.
夫美也者, 上下、外內、小大、遠邇, 皆無害焉. 故曰美. 若於目觀則美, 縮於財用則匱, 是聚民利, 以自封而瘠民也, 胡美之爲?
부미야자, 상하、외내、소대、원이, 개무해언. 고왈미. 약어목관즉미, 축어재용즉궤, 시취민리, 이자봉이척민야, 호미지위?
[解釋] 저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관원의 고위직과 하위직, 또 지방과 중앙, 크고 작은 나라들과, 멀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해가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름답다 할 수 있습니다. 만일 눈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우나 나라의 재용에서 취하여 쓰게 되면 국가의 재정이 고갈됩니다. 이는 백성에게 이익 되는 것들을 긁어모아서 스스로를 살찌우고 백성들을 궁핍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찌 아름다울 수 있겠습니까?
夫君國者, 將民之與處, 民實瘠矣, 君安得肥? 且夫私欲弘侈, 則德義鮮少, 德義不行, 則邇者騷離, 而遠者距違.
부군국자, 장민지여처, 민실척의, 군안득비? 차부사욕홍치, 즉덕의선소, 덕의불행, 즉이자소리, 이원자거위.
[解釋] 대저 백성의 임금이 된 자는, 응당 백성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백성이 진실로 궁핍하여지면, 임금이 어떻게 홀로 부유할 수 있겠습니까? 또 사사로운 욕심이 너무 크면, 德과 義理를 생각하는 마음이 적어지고, 덕과 의리가 나라에 행해지지 아니하면, 國內에 있는 사람들은 걱정하다 마음이 떠나고, 國外에 있는 나라들은 거절하고 어기려 듭니다.
天子之貴也, 唯其以公侯爲官正, 而以伯子男爲師旅, 其有美名也, 唯其施令德於遠近, 而小大安之也. 若斂民利以成其私欲, 使民蒿焉忘其安樂, 而有遠心, 其爲惡也甚矣, 安用目觀?
천자지귀야, 유기이공후위관정, 이이백자남위사려, 기유미명야, 유기시령덕어원근, 이소대안지야. 약렴민리이성기사욕, 사민호언망기안락, 이유원심, 기위악야심의, 안용목관?
[解釋] 천자가 귀한 것은 公과 侯가 각기 관아들의 우두머리로 있고, 또 伯、子、男의 제후가 군대를 책임지고 거느리고 있어서이며, 그 천자에게 아름다운 명성이 있는 것은 오직 그 훌륭한 덕을 멀고 가까운 데에 베풀어서 크고 작은 나라들이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백성에게 이익 되는 것을 긁어모아 사욕을 채움으로써 백성들로 하여금 재정이 고갈되어 안락을 잃고, 멀리 떠나고자 하는 마음을 두게 한다면, 그 해악됨은 매우 심한 것이 될 것입니다. 어찌 눈으로 관광을 즐기는 것을 취할 일이겠습니까?
故先王之爲臺榭也, 榭不過講軍實, 臺不過望氛祥. 故榭度於大卒之居, 臺度於臨觀之高.
고선왕지위대사야, 사불과강군실, 대불과망분상. 고사도어대졸지거, 대도어림관지고.
[解釋] 그러므로 선왕들이 臺나 榭를 지을 적에는, 榭는 군대가 講武할 정도의 크기를 넘지 아니하였고, 臺는 국가의 妖氣나 상서로운 기운을 살피는 데에 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므로 榭는 국왕 휘하의 군사들이 수용될 수 있는 정도를 헤아려서 만들었고, 臺는 군대를 내려다 볼 수 있고 멀리 관찰할 수 있는 정도의 높이를 헤아려서 만들었습니다.
其所不奪穡地, 其爲不匱財用, 其事不煩官業, 其日不廢時務. 瘠磽之地, 於是乎爲之, 城守之木, 於是乎用之, 官寮之暇, 於是乎臨之, 四時之隙, 於是乎成之.
기소불탈색지, 기위불궤재용, 기사불번관업, 기일불폐시무. 척교지지, 어시호위지, 성수지목, 어시호용지, 관료지가, 어시호림지, 사시지극, 어시호성지.
[解釋] 그것을 세우는 곳은 농사짓는 땅을 빼앗지 아니하였고, 지으면서는 국가의 재용을 고갈시키지 아니하였고,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관원들의 일상 업무를 번거롭게 하지 아니하였고, 농사철의 농사일에 방해되지 않게 하였습니다. 또한 메마른 땅에 그 터를 마련하였고, 성을 수비하는 데 쓰고 남은 나무를 사용하였고, 관료들의 여가를 이용하여 감독하게 하였고, 사계절의 틈나는 시간에 경영하도록 하였습니다.
故≪周詩≫曰, '經始靈臺, 經之營之, 庶民攻之. 不日成之. 經始勿亟, 庶民子來. 王在靈囿, 麀鹿攸伏.' 夫爲臺榭, 將以敎民利也, 不知其以匱之也. 若君, 謂此臺美而爲之正, 楚其殆矣.」
고≪주시≫왈, '경시령대, 경지영지, 서민공지. 불일성지. 경시물극, 서민자래. 왕재령유, 우록유복.' 부위대사, 장이교민리야, 부지기이궤지야. 약군, 위차대미이위지정, 초기태의.」
[解釋] 그러므로 ≪周詩≫에, '靈臺를 설계하여 터 잡아 시작하네! 땅을 재고 일을 진행하니, 백성들이 나서 주어 하루도 다 되지 않아 낙성되었도다. 일을 서두르지 말라 하였건만 어버이 일에 나선 듯 백성들 몰려드네! 왕께서 靈臺에 계시니 암사슴이 새끼를 품고 있도다.'라고 하였습니다. 저 臺와 榭를 짓는 것은 장차 백성들을 이롭게 하자는 것에서입니다. 그 백성들의 재정을 고갈시킨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만약 임금께서 이 臺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옳은 일이라 생각하신다면 초나라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