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大義] 獻公이 驪姬의 꼬임에 넘어가 太子申生을 폐하려는 과정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신하들의 각기 다른 세 가지 견해와 申生의 자기 안전보다 君父의 취지를 따르려는 충성과 효도. |
獻公將黜太子申生而立奚齊
헌공장출태자신생이립해제
獻公이 太子申生을 내치고 奚齊를 세우려 하다
驪姬生奚齊, 其娣生卓子. 公將黜大子申生, 而立奚齊. 里克、丕鄭、荀息相見, 里克曰:「夫史蘇之言, 將及矣, 其若之何?」 荀息曰:「吾聞事君者, 竭力以役事, 不聞違命. 君立臣從, 何貳之有?」
여희생해제, 기제생탁자. 공장출대자신생, 이립해제. 이극、비정、순식상견, 이극왈:「부사소지언, 장급의, 기약지하?」 순식왈:「오문사군자, 갈력이역사, 불문위명. 군립신종, 하이지유?」
[解釋] 驪姬가 奚齊를 낳고 驪姬의 여동생이 卓子를 낳았다. 獻公이 태자 申生을 태자 자리에서 내쫓고 해제를 세우려 하였다. 里克과 丕鄭과 荀息이 서로 함께 만나게 되었는데, 이극이 말하기를, 「史蘇가 하였던 말이 장차 닥칠 것 같으니, 어떻게 해야 하겠소?」라고 하니, 순식이 말하였다. 「나는 임금을 섬기는 자는, 힘을 다하여 임금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들었지, 명령을 어긴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소. 임금이 태자를 세우시면 신하로서는 따라야 합니다. 어찌 두 마음을 가질 수 있겠소?」
丕鄭曰:「吾聞事君者, 從其義, 不阿其惑也. 惑則誤民, 民誤失德, 是棄民也. 民之有君, 以治義也, 義以生利, 利以豐民, 若之何其民之與處而棄之也? 必立大子.」
비정왈:「오문사군자, 종기의, 불아기혹야. 혹즉오민, 민오실덕, 시기민야. 민지유군, 이치의야, 의이생리, 이이풍민, 약지하기민지여처이기지야? 필립대자.」
[解釋] 丕鄭이 말하였다. 「나는 들으니 임금을 섬기는 자, 그 의로운 일은 따르고, 그 의혹스러운 일은 따르지 않는다 하였소. 임금이 의혹에 빠져 있으면, 백성을 그르치게 되니, 백성이 그릇되어 덕을 잃게 하는 것은, 백성을 버리는 일입니다. 백성이 임금을 두려는 이유는, 정치를 의롭게 해달라는 뜻에서입니다. 의로워야 이익이 생기고, 이익이 생겨야 백성이 풍요로워집니다. 어떻게 저들 백성과 함께 살면서 저들을 저버리겠소? 나는 반드시 태자를 세우겠소.」
里克曰:「我不佞, 雖不識義, 亦不阿惑, 吾其靜也.」 三大夫乃別. 烝於武公, 公稱疾不與, 使奚齊涖事.」
이극왈:「아불녕, 수불식의, 역불아혹, 오기정야.」 삼대부내별. 증어무공, 공칭질불여, 사해제리사.」
[解釋] 이극이 말하기를, 「나는 재주가 없어, 비록 의로운 것은 모르나, 또한 의혹스러운 일도 따르지는 않을 것이오. 나는 잠자코 있으렵니다.」라 하고, 세 大夫가 헤어졌다. 武公의 사당에, 겨울 제사를 지내면서 獻公이 병을 핑계로 참여하지 않고, 해제를 시켜서 제사를 주재하게 하였다.」
猛足言於大子曰:「伯氏不出, 奚齊在廟, 子盍圖乎?」 大子曰:「吾聞之羊舌大夫, 曰, '事君以敬, 事父以孝.' 受命不遷爲敬, 敬順所安爲孝. 棄命, 不敬, 作令, 不孝, 又何圖焉?
맹족언어태자왈:「백씨불출, 해제재묘, 자합도호?」 태자왈:「오문지양설대부, 왈, '사군이경, 사부이효.' 수명불천위경, 경순소안위효. 기명, 불경, 작령, 불효, 우하도언?
[解釋] 猛足이 태자에게 말하기를, 「伯氏인 태자를 내보내지 않고, 해제가 사당에서 제사를 주재하고 있습니다. 태자께서는 어찌 안전 책을 도모하지 않으십니까?」고 하니, 태자가 말하였다. 「내가 羊舌大夫한테 들으니 그의 말이, '임금은 恭敬으로 섬기고, 아버지는 효도로 섬겨야 한다.'고 하였다. 명령을 받아 변심하지 않는 것이 恭敬이요, 아버지께서 편안해 하시는 바를 공경하고 순종하는 것이 효도이다. 명령을 버림은 不敬이요, 명령을 멋대로 만들어내는 것은 不孝이다. 또 내가 무슨 도모를 하겠느냐?
且夫閒父之愛而嘉其况, 有不忠焉, 廢人以自成, 有不貞焉. 孝、敬、忠、貞, 君父之所安也? 棄安而圖, 遠於孝矣, 吾其止也.」
차부간부지애이가기황, 유불충언, 폐인이자성, 유부정언. 효、경、충、정, 군부지소안야? 기안이도, 원어효의, 오기지야.」
[解釋] 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간시키면서 아버지가 내리시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누리는 것은 不忠이며, 남을 폐출시키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것은 양심의 올곧지 않음이다. 孝、敬、忠、貞은 아버지께서 훌륭하게 여기시는 바이다. 아버지께서 훌륭하게 여기시는 것을 버리고 스스로의 길을 도모하는 것은 효도에서 멀어지는 일이다. 나는 나를 위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05
[大義] 翟柤가 晉나라의 공격을 부른 顚末과, 한 老大夫의 목숨을 아끼지 않은 전투 정신. |
獻公伐翟柤
헌공벌적사
獻公이 翟柤를 치다.
獻公田, 見翟柤之氛, 歸寢不寐. 郤叔虎朝. 公語之, 對曰:「牀笫之不安邪? 抑驪姬之不存側邪?」 公辭焉.
헌공전, 견적사지분, 귀침불매. 극숙호조. 공어지, 대왈:「상자지불안야? 억려희지부존측야?」 공사언.
[解釋] 獻公이 사냥하다가 翟柤의 하늘에 뜬 구름의 요사한 기운을 보고서, 돌아와서는 잠자리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郤叔虎가 朝會하자, 잠을 자지 못한 것을 말하였다. 그가 대답하기를, 「잠자리가 불편해서였습니까? 아니면 驪姬가 곁에 있지 않아서였습니까?」라고 하니, 獻公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出語士蔿曰:「今夕, 君寢不寐, 必爲翟柤也. 夫翟柤之君, 好專利而不忌, 其臣競謟以求媚, 其進者壅塞, 其退者距違, 其上貪以忍, 其下偸以幸, 有縱君而無諫臣, 有冒上而無忠下.
출어사위왈:「금석, 군침불매, 필위적사야. 부적사지군, 호전리이불기, 기신경도이구미, 기진자옹색, 기퇴자거위, 기상탐이인, 기하투이행, 유종군이무간신, 유모상이무충하.
[解釋] 극숙호가 조정에서 물러나와 士蔿에게 말하였다. 「오늘 밤에 임금께서 잠을 못 주무셨다고 하니, 반드시 翟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저 적사의 임금은, 이익을 독점하기를 좋아하면서도 꺼리는 기색이 없고, 그 신하들은 아첨 경쟁으로 총애를 구하여, 벼슬에 나아가 있는 자들은 군주의 耳目을 차단하고, 벼슬에서 물러난 자들은 임금과 거리를 두고 회피하고 있습니다. 임금은 탐욕스러워 차마 못할 짓을 저지르고 신하는 구차하게 요행만을 노리고 있습니다. 방종한 임금만 있고 諫言하는 신하가 없으며, 탐욕스러운 임금만 있고 충성하는 신하는 없습니다.
君臣上下, 各厭其私, 以縱其回, 民各有心, 而無所據依, 以是處國, 不亦難乎? 君若伐之, 可克也. 吾不言, 子必言之.」
군신상하, 각염기사, 이종기회, 민각유심, 이무소거의, 이시처국, 불역난호? 군약벌지, 가극야. 오불언, 자필언지.」
[解釋] 군신 상하가, 각각 그 사사로움만을 충족시키고자, 사악한 짓을 멋대로 저지르고, 백성들은 각기 딴마음을 가지고서 기대어 의지할 곳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라를 다스린다면 또한 어렵지 않겠습니까? 임금님께서 만약 翟柤를 치신다면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말씀드리지 않았으니, 당신이 반드시 말씀드리십시오.」
士蔿以告, 公說, 乃伐翟柤. 郤叔虎將乘城, 其徒曰:「棄政而役, 非其任也, 郤叔虎曰:「旣無老謀, 而又無壯事, 何以事君?」 被羽先升, 遂克之.
사위이고, 공열, 내벌적사. 극숙호장승성, 기도왈:「기정이역, 비기임야, 극숙호왈:「기무로모, 이우무장사, 하이사군?」 피우선승, 수극지.
[解釋] 士蔿가 郤叔虎의 말을 아뢰자, 獻公이 기뻐하여, 이내 적사를 정벌하였다. 극숙호가 城에 오르려 하자 그 부하들이 말하였다. 「지휘해야 할 직책을 버려두고 전쟁에 앞장서려 하는 것은 당신의 책무가 아닙니다.」 극숙호가 말하기를, 「이미 노련한 계책도 없고, 또 장한 군공도 없다면 무엇으로 임금을 섬기겠는가?」라 하고, 깃발을 등에 지고 앞장서 올라가 드디어 승리하였다.
06
[大義] 優施와 驪姬가 태자 申生을 제거하기 위한 계책 수립에서 태자의 유약한 성격을 이용하려는 간사함과 악독함. |
優施敎驪姬遠太子
우시교려희원태자
優施가 驪姬에게 태자를 멀리 쫓아 보내도록 敎唆하다.
公之優曰施, 通於驪姬. 驪姬問焉曰:「吾欲作大事, 而難三公子之徒, 如何?」 對曰:「蚤處之, 使知其極. 夫人知有極, 鮮有慢心, 雖其慢, 乃易殘也.」
공지우왈시, 통어려희. 려희문언왈:「오욕작대사, 이난삼공자지도, 여하?」 대왈:「조처지, 사지기극. 부인지유극, 선유만심, 수기만, 내이잔야.」
[解釋] 獻公의 광대에 施[優施]라는 자가 있어, 驪姬와 간통하였다. 驪姬가 묻기를, 「내가 큰일을 벌이고자 하는데 세 公子의 무리가 아무래도 어렵다. 어떻게 해야겠느냐?」고 하니, 優施가 대답하였다. 「빨리 그들의 지위를 확정 시켜서 스스로 자신이 정점의 지위에 이르러 있음을 알게 하십시오. 사람이 정점에 있음을 알면 더 이상 부질없는 욕심을 갖는 자가 적고, 비록 부질없는 욕심을 갖는다 하여도, 손쉽게 해치울 수 있습니다.」
驪姬曰:「吾欲爲難, 安始而可?」 優施曰:「必於申生. 其爲人也. 小心精潔, 而大志重, 又不忍人. 精潔, 易辱, 重, 僨可疾, 不忍人, 必自忍也, 辱之近行.」
여희왈:「오욕위난, 안시이가?」 우시왈:「필어신생. 기위인야. 소심정결, 이대지중, 우불인인. 정결, 이욕, 중, 분가질, 불인인, 필자인야, 욕지근행.」
[解釋] 驪姬가 말하기를, 「내가 난을 꾸민다면, 누구부터 손을 쓰는 것이 좋겠느냐?」고 하니, 우시가 말하였다. 「반드시 申生부터 하십시오. 그의 사람됨이 小心하고 精潔하며, 그리고 나이가 제일 맏이어서 생각이 自重自愛합니다. 또 남에게 차마 못할 짓을 못합니다. 사람이 정결하면 욕보이기 쉽고, 자중자애하면 손쉽게 쓰러뜨릴 수 있으며, 남에게 차마 못할 짓을 못하면, 반드시 자신에게는 차마 못할 짓을 합니다. 하찮은 일로 그를 욕보이도록 하십시오.」
驪姬曰:「重, 無乃難遷乎?」 優施曰:「知辱, 可辱, 可辱, 遷重. 若不知辱, 亦必不知固秉常矣. 今子內固而外寵, 且善不莫不信, 若外單善而內辱之, 無不遷矣. 且吾聞之, 甚精, 必愚, 精而易辱, 愚不知避難, 雖欲無遷, 其得之乎?」 是故, 先施讒於申生.
여희왈:「중, 무내난천호?」 우시왈:「지욕, 가욕, 가욕, 천중. 약부지욕, 역필부지고병상의. 금자내고이외총, 차선불막불신, 약외단선이내욕지, 무불천의. 차오문지, 심정, 필우, 정이이욕, 우부지피난, 수욕무천, 기득지호?」 시고, 선시참어신생.
[解釋] 驪姬가 말하기를, 「자중자애 한다면, 생각이 바뀌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니, 우시가 말하였다. 「욕됨을 알아야 욕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욕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자중자애 하던 마음은 변할 것입니다. 만약 욕됨을 모른다면, 또한 반드시 일정의 원칙을 굳게 지켜야 한다는 것도 모릅니다. 지금 당신은 안으로는 임금의 사랑이 굳고 밖으로는 임금의 총애가 넘쳐나고 있으며, 또 좋고 나쁜 것을 떠나 믿어주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태자를 겉으로는 착한 뜻을 다해 대하면서 안으로 욕스러움을 안겨 준다면, 태자의 생각은 모두 바뀔 것입니다. 또 내가 듣건대, 매우 純精한 사람은, 반드시 우직하다 하였습니다. 순정한 사람은 쉽게 욕되게 할 수 있고, 우직스러운 사람은 환난을 피할 줄 모릅니다. 비록 마음을 바꾸지 않으려 해도, 그렇게 되겠습니까?」 이런 연유로 해서 참소가 먼저 申生에게 이르게 되었다.
驪姬賂二五, 使言於公曰:「夫曲沃, 君之宗也, 蒲與二屈, 君之疆也, 不可以無主. 宗邑無主, 則民不威, 疆埸無主, 則啓戎心, 戎之生心, 民慢其政, 國之患也. 若使大子, 主曲沃, 而二公子, 主蒲與屈, 乃可以威民而懼戎, 且旌君伐.」
여희뢰이오, 사언어공왈:「부곡옥, 군지종야, 포여이굴, 군지강야, 不可以無主. 종읍무주, 즉민불위, 강역무주, 즉계융심, 융지생심, 민만기정, 국지환야. 약사태자, 주곡옥, 이이공자, 주포여굴, 내가이위민이구융, 차정군벌.」
[解釋] 驪姬가 五자 이름을 가진 두 명의 대부 梁五와 東關五에게 뇌물을 주어, 獻公에게 말하도록 하였다. 「무릇 曲沃은, 임금의 종묘가 모셔진 고을이고, 蒲와 두 곳의 屈 땅은, 임금님 疆域의 국경입니다. 강력한 관리자가 없어서는 안 됩니다. 종묘가 모셔진 고을에 강력한 관리자가 없으면, 백성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강역의 국경에 강력한 관리자가 없으면, 戎狄의 야심이 열리게 됩니다. 융적이 야심을 발동시키고, 백성들이 국가의 정책을 무시하는 것은, 국가의 환란이 됩니다. 만일 태자에게 곡옥을 관리하게 하고, 두 公子로 하여금, 蒲와 屈 땅을 관리하게 하면, 이에 백성을 두렵게 하고 오랑캐를 두려움에 떨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임금의 공적도 빛날 것입니다.」
使俱曰:「翟之廣莫, 於晉爲都, 晉之啓土, 不亦宜乎?」 公說, 乃城曲沃, 大子處焉, 又城蒲, 公子重耳處焉, 又城二屈, 公子夷吾處焉. 驪姬旣遠大子, 乃生之言, 大子由是得辠.
사구왈:「적지광막, 어진위도, 진지계토, 불역의호?」 공열, 내성곡옥, 태자처언, 우성포, 공자중이처언, 우성이굴, 공자이오처언. 여희기원태자, 내생지언, 태자유시득辠.
[解釋] 또 驪姬가 두 사람에게 함께 말하도록 하였다. 「戎狄의 광활한 지역을 晉나라의 영토로 삼을 수 있으니, 진나라가 영토를 개척하는 것이, 또한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獻公이 기뻐하여, 이에 곡옥에 성을 쌓아서, 태자에게 주재하게 하고, 또 포에 성을 쌓아서, 公子重耳에게 주재하게 하고, 또 두 곳의 굴 땅에 성을 쌓아서, 公子夷吾에게 주재하게 하였다. 驪姬가 태자를 멀리 내보내고서는, 이내 참언을 지어내니, 태자가 이로 인해 죄를 얻었다.
07
[大義] 태자에게 下軍의 지휘를 맡긴 獻公의 잘못과, 下軍의 지휘가 갖는 위험성을 듣고서도 떠나지 못하는 태자의 忠君孝父 사상. |
獻公作二軍以伐霍
헌공작이군이벌곽
獻公이 二軍을 편성하여 霍나라를 정벌하다.
十六年, 公作二軍, 公將上軍, 大子申生將下軍以伐霍. 師未出, 士蔿言於諸大夫曰:「夫大子, 君之貳也, 恭以俟嗣. 何官之有? 今君, 分之土而官之, 是左之也. 吾將諫以觀之.」
십륙년, 공작이군, 공장상군, 태자신생장하군이벌곽. 사미출, 사위언어제대부왈:「부태자, 군지이야, 공이사사. 하관지유? 금군, 분지토이관지, 시좌지야. 오장간이관지.」
[解釋] 16년에 獻公이 二軍을 편성하여 公이 上軍을 지휘하고, 태자 申生에게 下軍을 지휘하게 하여 霍나라를 정벌하였다. 군대가 아직 출동하지 않았을 때, 士蔿가 여러 대부에게 말하였다. 「무릇 태자는 임금의 2인자이니, 공손히 계승을 기다려야 합니다. 무슨 관직을 필요로 함이 있겠습니까? 지금 임금께서 영토를 나누어 주고 관직에 임명하신 것은, 이는 度外視하여 내치시는 것입니다. 내가 장차 諫하여 뜻을 살펴보겠습니다.」
乃言於公曰:「夫大子, 君之貳也, 而帥下軍, 無乃不可乎? 公曰:「下軍, 上軍之貳也. 寡人在上, 申生在下, 不亦可乎?」
내언어공왈:「부태자, 군지이야, 이솔하군, 무내불가호? 공왈:「하군, 상군지이야. 과인재상, 신생재하, 불역가호?」
[解釋] 이에 獻公에게 말하였다. 「무릇 태자는 임금의 2인자입니다. 그런데 下軍을 거느리게 하시니, 불가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獻公이 말하기를, 「하군은 상군을 보좌하는 군대이다. 寡人이 上軍을 지휘하고, 申生이 하군을 지휘하는 것이, 또한 옳지 않느냐?」고 하였다.
士蔿對曰:「下, 不可以貳上.」 公曰:「何故?」 對曰:「貳若體焉, 上下左右以相心目, 用而不倦, 身之利也. 上貳代擧, 下貳代履, 周旋變動以役心目. 故能治事, 以制百物.
사위대왈:「하, 불가이이상.」 공왈:「하고?」 대왈:「이약체언, 상하좌우이상심목, 용이불권, 신지리야. 상이대거, 하이대리, 주선변동이역심목. 고능치사, 이제백물.
[解釋] 사위가 대답하였다. 「下는 上을 보좌할 수 없습니다.」 獻公이 말하기를, 「무슨 까닭이냐?」고 하니, 대답하였다. 「보좌한다는 것은 팔 다리와 같습니다. 상하좌우에서 마음과 눈이 하고자 하는 것을 보조하여, 손은 손끼리 발은 발끼리 서로 도와야 피로하지 않으니, 이것이 신체의 원활함입니다. 위의 손은 손을 도와서 번갈아가며 일을 하고, 아래의 발은 발을 도와서 번갈아가며 걷는 일을 하여, 이리저리 변화하고 움직여 마음과 눈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되므로, 능히 일을 처리하고 모든 사물을 운용합니다.
若下攝上, 與上攝下, 周旋不變, 以違心目. 其反爲物用也, 何事能治? 故古之爲軍也, 軍有左右, 闕從補之, 成而不知. 是以寡敗.
약하섭상, 여상섭하, 주선불변, 이위심목. 기반위물용야, 하사능치? 고고지위군야, 군유좌우, 궐종보지, 성이부지. 시이과패.
[解釋] 만일 아래 발이 위의 손의 일을 攝行하고, 위의 손이 발의 일을 섭행하게 된다면, 이리저리 변화가 자유롭지 못하여, 마음과 눈이 하고자 하는 것과 어긋나면서, 도리어 외부 사물에 부림을 당하게 되니, 무슨 일을 능히 처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옛날 군대를 편성할 때에는, 군대에 左軍과 右軍을 두어 한쪽 부대에 부족함이 발생하는 대로 한쪽 부대에서 보충시켜 陣勢가 그대로 유지되게 하였으니, 적군은 그들에게 부족함이 발생한 사실도 알아채지 못하였습니다. 이리하여 패배하는 일이 적었습니다.
若以下貳上, 闕而不變, 敗弗能補也. 變非聲章, 弗能移也, 聲章過數, 則有釁, 有釁則敵入, 敵入而凶, 救敗不暇, 誰能退敵? 敵之如志, 國之憂也. 可以陵小, 難以征大, 君其圖之.」
약이하이상, 궐이불변, 패불능보야. 변비성장, 불능이야, 성장과수, 즉유흔, 유흔즉적입, 적입이흉, 구패불가, 수능퇴적? 적지여지, 국지우야. 가이릉소, 난이정대, 군기도지.」
[解釋] 만일 하군으로 상군을 보좌하게 하면, 부족함이 발생하여도 제때에 변환 배치를 하지 못해서, 패배하는 것을 보면서도 보충시키지 못합니다. 군대의 변환 배치에는 징소리와 북소리와 깃발이 아니면, 능히 이동시킬 수 없습니다. 징소리와 북소리와 깃발의 정해진 법도에 과오가 발생하면 틈이 생기고, 틈이 생겨나면, 적군이 그 틈을 비집고 침입하고, 적군이 침입하여 우리 군대가 두려움에 빠지게 되면, 패배를 만회하기에도 겨를이 없는데, 누가 능히 적을 물리칠 수 있겠습니까? 적이 하고자 하는 대로 되는 것은 국가의 근심입니다. 하군으로 상군을 보좌하게 하는 것을 가지고는 작은 나라를 침략할 수는 있어도, 큰 나라를 정벌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임금님께서는 잘 생각하십시오!」
公曰:「寡人有子而制焉, 非子之憂也.」 對曰:「夫大子國之棟也. 棟成乃制之, 不亦危乎?」 公曰:「輕其所任, 雖危何害?」
공왈:「과인유자이제언, 비자지우야.」 대왈:「부태자국지동야. 동성내제지, 불역위호?」 공왈:「경기소임, 수위하해?」
[解釋] 獻公이 말하기를, 「과인에게 아들이 있어서 내가 다듬어 쓰는 것이니, 그대가 근심할 일이 아니다.」고 하니, 대답하였다. 「무릇 태자는 나라의 들보입니다. 들보로 만들어져 있는데, 다른 것으로 쓰려고 다듬으시니 또한 위험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獻公이 말하기를, 「그의 임무를 가볍게 해 주면, 비록 위태로울지라도 어찌 해가 되겠느냐?」고 하였다.
士蔿出語人曰:「大子不得立矣. 改其制而不患其難, 輕其任而不憂其危, 君有異心. 又焉得立? 行之克也, 將以害之, 若其不克, 其因以辠之. 雖克與不, 無所避辠, 與其勤而不入, 不如逃之. 君得其欲, 大子遠死, 且有令名, 爲吳太伯, 不亦可乎?」
사위출어인왈:「태자부득립의. 개기제이불환기난, 경기임이불우기위, 군유이심. 우언득립? 행지극야, 장이해지, 약기불극, 기인이辠지. 수극여불, 무소피辠, 여기근이불입, 불여도지. 군득기욕, 태자원사, 차유령명, 위오태백, 불역가호?」
[解釋] 士蔿가 나와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태자께서는 군주의 지위에 서지 못할 것이다. 태자가 가지고 있던 기왕의 법제를 바꾸면서도 그에 의하여 빚어질 환란을 근심하지 아니하고, 그 임무를 가볍게 만들면서도 그에 의하여 나타날 위태로움을 근심하지 않고 있으니 임금께서 다른 마음이 있는 것이니, 어떻게 군주의 자리에 설 수 있겠느냐? 出征하여 이긴다 하여도 장차 해칠 것이고, 만일 이기지 못하면 그로 인하여 죄를 내릴 것이다. 이기거나 지거나 죄를 피할 수 없으니, 그 애쓰고서 임금 뜻에 들지 못하기보다는 도망치는 것만 못할 것이다. 임금은 하고자 하는 바를 얻은 것이 되고, 태자는 죽음으로부터 멀어질 것이며,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명예를 갖게 되어서, 吳泰伯이 될 것이니, 또한 옳은 일이 아니겠느냐?」
大子聞之, 曰:「子輿之爲我謀, 忠矣, 然吾聞之, 爲人子者, 患不從, 不患無名, 爲人臣者, 患不勤, 不患無祿. 今我不才而得勤與從, 又何求焉, 焉能及吳大伯乎?」 大子遂行, 克霍而反, 讒言彌興.
태자문지, 왈:「자여지위아모, 충의, 연오문지, 위인자자, 환부종, 불환무명, 위인신자, 환불근, 불환무록. 금아부재이득근여종, 우하구언, 언능급오대백호?」 태자수행, 극곽이반, 참언미흥.
[解釋] 태자가 이 말을 듣고 말하기를, 「子輿의 나를 위한 계책은 충성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내가 듣건대, 아들 된 입장에서는 아버지 명령을 따르지 못하는 것을 근심해야 하고, 명예가 없는 것을 근심하지 않으며, 신하가 된 자는 애쓰지 못하는 것을 근심해야 하고, 녹봉이 없음은 근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지금 내가 재주가 없는 사람으로 애쓰고 따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또 무엇을 구하겠으며 어찌 능히 吳泰伯에 미칠 수 있겠느냐?」라 하고서, 태자가 마침내 전쟁터로 나아가 霍나라를 이기고 돌아오자 참소하는 말이 더욱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