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周語 中(주어 중)
01
[大義] 작은 분노 때문에 큰 공이 있는 사람을 버리면 안 되며, 婚姻은 內國人을 두고 먼 外人과 하면 禍를 초래한다고 비판하다. |
富辰諫襄王而翟伐鄭國而翟女爲后
부신간양왕이적벌정국이적녀위후
富辰이, 襄王이 翟의 군사를 빌려서 鄭나라를 치고 翟君의 딸을 后로 삼으려는 일을 諫하다.
襄王十三年, 鄭人伐滑, 王使游孫伯, 請滑, 鄭人執之, 王怒將以翟伐鄭. 富辰諫曰:「不可. 古人有言曰, '兄弟讒鬩, 侮人百里', 周文公之詩曰, '兄弟鬩於牆, 外禦其侮'. 若是則鬩乃內侮, 而雖鬩, 不敗親也. 鄭在天子, 兄弟也, 鄭武莊有大勳力於平桓. 我周之東遷, 晉鄭是依, 子穨之亂, 又鄭之由定, 今以小忿棄之, 是以小怨置大德也, 無乃不可乎?
양왕십삼년, 정인벌활, 왕사유손백, 청활, 정인집지, 왕노장이적벌정. 부진간왈:「불가. 고인유언왈, '형제참혁, 모인백리', 주문공지시왈, '형제혁어장, 외어기모'. 약시즉혁내내모, 이수혁, 불패친야. 정재천자, 형제야, 정무장유대훈력어평환. 아주지동천, 진정시의, 자퇴지란, 우정지유정, 금이소분기지, 시이소원치대덕야, 무내불가호?
[解釋] 周나라 襄王 13년에, 鄭나라 군대가 滑나라를 치자, 왕이 大夫游孫伯을 시켜, 滑나라의 사정을 봐주라고 부탁하였다. 鄭君이 游孫伯을 체포하니, 襄王이 노하여 翟의 군대를 빌어서 鄭나라를 치려고 하자, 大夫富辰이 諫하였다. 「옳지 않습니다. 옛사람이 한 말이 있으니, '兄弟간에 서로 헐뜯고 싸우더라도, 百里 밖의 사람이 능멸해 오면 함께 단결하여 막는다.'라 하였고, 周나라 文公의 詩에 이르기를, '兄弟가 한 집 안에서 서로 싸우더라도, 남이 밖에서 능멸해 오면 공동으로 방어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다면 형제가 싸우는 것은, 곧 집 안에서 서로 충돌하는 것일 뿐, 집 안에서 싸우더라도, 親族의 정을 파괴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鄭나라는 天子에 있어, 兄弟의 관계이고, 또 鄭나라의 武公과 莊公은 周나라 王室의 平王과 桓王에게 큰 功이 있습니다. 우리 周나라가 동쪽으로 遷都할 적에, 晉나라와 鄭나라의 힘을 입었고, 子穨의 亂 때에는, 또 鄭나라의 도움으로 평정되었습니다. 지금 작은 분노 때문에 鄭나라를 버린다면, 이는 작은 원한 때문에 큰 恩德을 폐기하는 것이니, 옳지 못한 일 아닙니까?
且夫兄弟之怨, 不徵於它, 徵於它, 利乃外矣. 章怨外利, 不義, 棄親卽翟, 不祥, 以怨報德, 不仁.
차부형제지원, 부징어타, 징어타, 이내외의. 장원외리, 불의, 기친즉적, 불상, 이원보덕, 불인.
[解釋] 兄弟간의 분규에 남을 불러들여 해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니, 남을 불러들여 해결하면 바로 외부 사람이 이익을 얻게 됩니다. 내부의 원한을 밖으로 드러내고, 외부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은, 義롭지 못하고, 親族을 버리고 翟을 가까이하는 것은, 祥瑞롭지 못한 일이며, 원한으로 恩德을 갚는 것은 어질지 못한 행위입니다.
夫義所以生利也, 祥所以事神也, 仁所以保民也, 不義則利不阜, 不祥則福不降, 不仁則民不至. 古之明王, 不失此三德者. 故能光有天下, 而龢寧百姓, 令聞不忘, 王其不可以棄之.」
부의소이생리야, 상소이사신야, 인소이보민야, 불의즉리불부, 불상즉복불강, 불인즉민부지. 고지명왕, 불실차삼덕자. 고능광유천하, 이화녕백성, 영문불망, 왕기불가이기지.」
[解釋] 무릇 道義는 財利를 생산하고, 祥瑞는 神明을 섬기고, 仁愛는 백성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道義를 행하지 않으면 財利가 풍부해지지 않고, 祥瑞롭지 않으면 福이 내리지 않고, 仁愛하지 않으면 백성이 歸附하지 않습니다. 예전의 明哲한 帝王은, 이 세 가지 德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능히 광대한 천하를 소유하고, 백성을 화목하고 편안하게 하여, 훌륭한 명예를 後人들이 잊지 않았으니, 王께서는 이런 德行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王不聽, 十七年, 王降翟師以伐鄭. 王德翟人, 將以其女爲后, 富辰諫曰:「不可. 夫婚姻, 禍福之階也, 由之利內則福, 利外則取禍, 今王外利矣, 其無乃階禍乎?
왕불청, 십칠년, 왕강적사이벌정. 왕덕적인, 장이기녀위후, 부신간왈:「불가. 부혼인, 화복지계야, 유지리내즉복, 이외즉취화, 금왕외리의, 기무내계화호?
[解釋] 王은 諫言을 듣지 않고, 17년에, 翟의 군대를 동원하여 鄭나라를 정벌하였다. 왕이 翟人의 恩德을 감사하게 여겨, 그의 딸을 王后로 삼으려 하자, 富辰이 諫하였다. 「옳지 않습니다. 무릇 혼인은 불행과 행복이 들어오는 계단입니다. 혼인할 적에 자기의 내부를 이롭게 하는 쪽을 따르면 행복해지고, 外人을 이롭게 하는 쪽을 따르면 불행을 초래하게 됩니다. 지금 王께서는 外人을 이롭게 하는 쪽으로 행하시니, 그것은 어쩌면 불행을 초래하는 계단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昔摯疇之國也, 由大任, 杞繒由大姒, 齊許申呂由大姜, 陳由大姬, 是皆能內利親親者也. 昔鄢之亡也, 由仲任, 密須由伯姞, 鄶由叔妘, 耼由鄭姬, 息由陳嬀, 鄧由楚曼, 羅由季姬, 廬由荊嬀, 是皆外利離親者也.」
석지주지국야, 유대임, 기증유대사, 제허신려유대강, 진유대희, 시개능내리친친자야. 석언지망야, 유중임, 밀수유백길, 회유숙운, 담유정희, 식유진규, 등유초만, 나유계희, 여유형규, 시개외리리친자야.」
[解釋] 옛날 摯나라와 疇나라는, 太任 때문에 복을 얻었고, 杞나라와 繒나라는 太姒 때문에 복을 얻었고, 齊나라、許나라、申나라、呂나라는 太姜 때문에 복을 얻었고, 陳나라는 太姬 때문에 복을 얻었습니다. 이는 모두 혼인에서 내부를 이롭게 하고 親해야 할 사람을 親近히 하였기 때문입니다. 옛날 鄢나라가 망한 것은, 仲任 때문이고, 密須가 망한 것은 伯姞 때문이고, 鄶나라가 망한 것은 叔妘 때문이고, 耼나라가 망한 것은 鄭姬 때문이고, 息나라가 망한 것은 陳嬀 때문이고, 鄧나라가 망한 것은 楚曼 때문이며, 羅나라가 망한 것은 季姬 때문이고, 廬나라가 망한 것은 荊嬀 때문이니, 이는 모두 혼인에서 外人을 이롭게 하고 親族들을 돌보지 않은 사례입니다.」
王曰:「利何如而內, 何如而外?」 對曰:「尊貴明賢庸勳長老愛親禮新親舊, 然則民莫不審固其心力以役上令. 官不易方, 而財不匱竭, 求無不至, 動無不濟, 百姓兆民, 夫人奉利而歸諸上, 是利之內也.
왕왈:「이하여이내, 하여이외?」 대왈:「존귀명현용훈장로애친례신친구, 연즉민막불심고기심력이역상령. 관불역방, 이재불궤갈, 구무부지, 동무부제, 백성조민, 부인봉리이귀제상, 시리지내야.
[解釋] 王이 말하기를, 「어떻게 하는 것을 내부가 이롭다 하며, 어떻게 하는 것을 外人이 이롭다 하는 것인가?」라 하니, 대답하였다. 「귀인을 존중하고 어진 이를 顯彰하며, 功이 있는 사람을 등용하고, 노인을 어른으로 공경하며, 親族을 사랑하고, 새로 온 손님을 禮遇하며, 옛 친구를 친근히 해야 합니다. 그러면 백성이 그들의 마음과 힘을 다하고 굳게 단결하여 君上의 명령을 집행하지 않을 자가 없을 것입니다. 관리는 행정하는 방법을 바꾸지 않아서, 財用이 고갈되어 부족해지는 일이 없을 것이며, 위에서 구하는 것은 들어오지 않는 것이 없으며, 하는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어서, 百官과 뭇 백성이 사람마다 이익을 받들어 君上에게 바치지 않는 사람이 없게 되니, 이것은 이로움이 내부에 있다는 것입니다.
若七德離判, 民乃攜貳, 各以利退, 上求不曁, 是其外利也. 夫翟, 無列於王室, 鄭伯, 南也, 王而卑之, 是不尊貴也. 翟, 豺狼之德也, 鄭, 未失周典, 王而蔑之, 是不明賢也. 平桓莊惠, 皆受鄭勞, 王而棄之, 是不庸勳也.
약칠덕리판, 민내휴이, 각이리퇴, 상구불기, 시기외리야. 부적, 무렬어왕실, 정백, 남야, 왕이비지, 시부존귀야. 적, 시랑지덕야, 정, 미실주전, 왕이멸지, 시불명현야. 평환장혜, 개수정로, 왕이기지, 시불용훈야.
[解釋] 만일 일곱 가지의 德에서 분리되면 백성들이 바로 배반하는 두 마음을 가져 각기 자신의 이익을 구하느라 물러가서 君上의 요구에 호응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이로움이 外人에 있다는 것입니다. 무릇 翟은 王室에서 책봉한 벼슬이 없고, 鄭伯은 男服에 해당하는데도, 王께서 卑賤하게 대우하시니, 이는 貴人을 존중하는 것이 아닙니다. 翟은 승냥이와 이리 같은 품성을 가졌지만, 鄭나라는 周나라의 典章을 잃지 않고 준수하였는데 王께서 멸시하시니, 이는 賢人을 顯彰하는 것이 아닙니다. 平王、桓王、莊王、惠王은 모두 鄭나라가 세운 공로를 받았는데, 지금 왕께서 鄭나라를 버리시니, 이는 功이 있는 이를 등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鄭伯捷之齒長矣, 王而弱之, 是不長老也. 翟, 隗姓也. 鄭, 出自宣王, 王而虐之, 是不愛親也. 夫禮, 新不閒舊, 王以翟女, 閒姜任, 非禮, 且棄舊也, 王一擧而棄七德. 臣故曰利外矣.
정백첩지치장의, 왕이약지, 시부장로야. 적, 외성야. 정, 출자선왕, 왕이학지, 시불애친야. 부례, 신불간구, 왕이적녀, 간강임, 비례, 차기구야, 왕일거이기칠덕. 신고왈리외의.
[解釋] 鄭伯捷은 나이가 많은데, 王께서 어린 사람으로 대우하시니, 이는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것입니다. 翟은 隗氏姓이고, 鄭나라는 宣王에서 나온 후예인데, 王께서 학대하시니, 이는 親族을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릇 禮에 의하면, 새사람으로 옛사람을 교체하지 않는 것인데, 王께서 翟君의 딸로 姜씨와 任씨의 자리를 바꾸려 하시니, 禮가 아니요, 또 옛사람을 버리는 것입니다. 王께서 한 번에 일곱 가지 德을 버리셨기 때문에, 臣은 外人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書≫有之曰, '必有忍也, 若能有濟也.' 王不忍小忿而棄鄭, 又登叔隗以階翟, 翟, 封豕豺狼也. 不可厭也.」 王弗聽.
≪서≫유지왈, '필유인야, 약능유제야.' 왕불인소분이기정, 우등숙외이계적, 적, 봉시시랑야. 불가염야.」 왕불청.
[解釋] ≪書經≫에 '반드시 인내함이 있어야 비로소 성공함이 있게 된다.'라 하였습니다. 王께서 작은 분노를 참지 못하여 鄭나라를 버리시고, 또 叔隗를 王后로 올려 翟으로 인한 禍를 부르는 계단을 열려고 하십니다. 翟은 멧돼지나 승냥이와 이리 같아서 만족할 줄을 모릅니다.」 襄王은 그의 諫하는 말을 따르지 않았다.
十八年, 王黜翟后, 翟人來誅, 殺譚伯. 富辰曰:「昔吾驟諫王, 王弗從, 以及此難, 若我不出, 王其以我爲懟乎.」 乃以其屬死之.
십팔년, 왕출적후, 적인래주, 살담백. 부신왈:「석오취간왕, 왕불종, 이급차난, 약아불출, 왕기이아위대호.」 내이기속사지.
[解釋] 18년에 왕이 翟后를 廢黜하자, 翟人이 군대를 이끌고 와서 罪를 묻고 譚伯(周나라 大夫)을 죽였다.
富辰이 말하기를, 「전에 내가 여러 차례 王에게 諫하였으나 王께서 내 말을 따르지 않아 오늘의 이 患難에 이르렀다. 만일 내가 나가 싸우지 않으면 王께서는 내가 王을 원망한다고 여길 것이다.」고 하고는, 곧 그의 무리를 데리고 싸우다가 죽었다.
02
[大義] 晉文公이 襄王을 復位시킨 功을 믿고 天子의 葬禮制度인 隧道를 내려 달라고 요청하자 襄王이 禮法에 의거하여 거절한 내용의 기록이다. |
襄王拒晉文公請隧道
양왕거진문공청수도
襄王이 晉나라 文公의 隧道 요청을 거절하다.
初, 惠后欲立王子帶. 故以其黨啓翟人, 翟人遂入周. 王乃出居於鄭, 晉文公納之. 晉文公旣定襄王於郟, 王勞之以地, 辭, 請隧焉.
초, 혜후욕립왕자대. 고이기당계적인, 적인수입주. 왕내출거어정, 진문공납지. 진문공기정양왕어겹, 왕로지이지, 사, 청수언.
[解釋] 애당초 惠后가 王子帶를 天子로 세우려고 하였다. 그 때문에 그의 패거리로 翟人을 끌어들이게 하니, 翟人이 마침내 周나라에 들어왔고, 襄王은 周나라를 나가 鄭나라에 거주하였는데, 晉文公이 군대를 파견해 왕을 호송하여 復位시켰다. 晉나라 文公이 이미 襄王을 郟에 호송하여 復位시키자, 襄王이 그 공로를 토지로 보상하려 하니 거절하고 隧를 요청하였다.
王弗許, 曰:「昔我先王之有天下也, 規方千里以爲甸服, 以供上帝山川百神之祀, 以備百姓兆民之用, 以待不庭不虞之患, 其餘, 以均分公侯伯子男, 使各有寧宇, 以順及天地, 無逢其災害, 先王豈有賴焉?
왕불허, 왈:「석아선왕지유천하야, 규방천리이위전복, 이공상제산천백신지사, 이비백성조민지용, 이대부정불우지환, 기여, 이균분공후백자남, 사각유녕우, 이순급천지, 무봉기재해, 선왕기유뢰언?
[解釋] 襄王이 허락하지 않으며 말하였다. 「옛날 우리 先王께서 天下를 소유했을 적에 둘레의 거리가 천 리 되는 땅에 경계를 그어 甸服을 만들고 그곳에서 나오는 貢賦로 上帝와 山川과 온갖 神들의 祭祀에 공급하고, 百姓[百官]과 億兆百姓의 財用을 준비하며, 諸侯가 朝貢하지 않는 일과 뜻밖의 患難에 대비하였습니다. 그러고 남은 땅은 公、侯、伯、子、男의 諸侯에게 고르게 나눠주어서 그들에게 각기 편안한 居處가 있게 하고, 天地尊卑의 道理를 순종하여 災害를 만남이 없도록 하였으니, 先王이 어찌 개인적인 이익을 소유했겠습니까?
內官, 不過九御, 外官, 不過九品, 足以供給神祇而已. 豈敢猒縱其耳目心腹, 以亂百度? 亦唯是死生之服物采章, 以臨長百姓而輕重布之, 王何異之有?
내관, 불과구어, 외관, 불과구품, 족이공급신기이이. 기감염종기이목심복, 이란백도? 역유시사생지복물채장, 이림장백성이경중포지, 왕하이지유?
[解釋] 內官은 九御[九嬪]에 넘지 않았고, 外官은 九品에 지나지 않았으니, 天地神明에게 제사를 받들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어찌 감히 방종하여 자기의 聲色과 心腹[좋아하는 것과 즐기는 음식]을 만족하게 하여 각종 制度를 어지럽게 하였겠습니까? 天子는 단지 죽은 뒤와 생전에 쓰는 服飾과 器物의 采色과 文章을 달리함으로써 백성에게 군림하여 尊卑貴賤의 등급을 안배하였으니, 이 밖에 王과 諸侯가 무슨 다른 것이 있겠습니까?
今天降禍災於周室, 余一人, 僅亦守府, 又不佞以勤叔父, 而班先王之大物, 以賞私德, 其叔父實應且憎, 以非余一人, 余一人, 豈敢有愛也?
금천강화재어주실, 여일인, 근역수부, 우불녕이근숙부, 이반선왕지대물, 이상사덕, 기숙부실응차증, 이비여일인, 여일인, 기감유애야?
[解釋] 지금 하늘이 우리 周나라 王室에 재앙을 내려 나 한 사람이 겨우 우리 先王의 창고를 지키고, 또 재주 없는 내가 叔父를 애쓰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先王의 위대한 制度를 頒賜하여 개인의 사사로운 恩德을 갚는다면, 숙부께서는 진실로 이것을 받고도 나를 미워하여 나 한 사람을 그르다고 할 것입니다. 나 한 사람이야, 어찌 감히 이것을 아끼겠습니까?
先民有言曰:「改玉改行.」 叔父若能光裕大德, 更姓改物, 以創制天下, 自顯庸也, 而縮取備物, 以鎭撫百姓, 余一人, 其流辟旅於裔土, 何辭之有與?
선민유언왈:「개옥개행, 숙부약능광유대덕, 경성개물, 이창제천하, 자현용야, 이축취비물, 이진무백성, 여일인, 기류벽려어예토, 하사지유여?
[解釋] 옛사람이 말하기를, 「차는 佩玉이 바뀌면 地位에 맞는 걸음걸이로 고쳐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叔父께서 만일 위대한 德을 빛나게 드러내어 姓을 고쳐 王朝를 바꾸고, 服飾을 고쳐서 천하의 制度를 창조하면 스스로 드러내놓고 天子의 禮物을 쓰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天子의 服物을 취하여 백성을 鎭撫하면 나 한 사람은 변방의 먼 지역으로 유배되어 나그네로 지낼 텐데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若由是姬姓也, 尙將列爲公侯. 以復先王之職, 大物, 其未可改也. 叔父其茂昭明德, 物將自至, 余何敢以私勞, 變前之大章, 以忝天下. 其若先王與百姓何, 何政令之爲也? 若不然, 叔父有地而隧焉, 余安能知之? 文公遂不敢請, 受地而還.
약유시희성야, 상장렬위공후. 이복선왕지직, 대물, 기미가개야. 숙부기무소명덕, 물장자지, 여하감이사로, 변전지대장, 이첨천하. 기약선왕여백성하, 하정령지위야? 약불연, 숙부유지이수언, 여안능지지? 문공수불감청, 수지이환.
[解釋] 만일 그대로 姬姓이 王 노릇을 한다면 叔父는 아직 公侯의 班列이 되어 있을 것이고, 先王이 制定한 諸侯의 직분을 회복해야 하니, 이 위대한 制度를 고칠 수가 없을 것입니다. 叔父께서 밝은 德을 힘써 밝히시면 그런 制度가 장차 저절로 올 것입니다. 내가 감히 나의 개인적인 공로 때문에 先王의 위대한 제도를 변경하여 천하 사람의 욕을 받는다면 先王과 백성에게 어떻게 하며, 어떻게 政令을 집행하겠습니까? 만일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면 叔父께서 소유한 영토가 있으니 스스로 隧道를 한들 내가 어찌 알겠습니까?」 文公이 마침내 더 요청하지 못하고 주는 땅을 받아서 돌아갔다.
03
[大義] 陽邑 사람 倉葛이 德治의 논리로, 晉文公이 강성함을 믿고 약소한 나라를 능멸하는 행위를 꾸짖다. |
陽人不服晉侯
양인불복진후
陽邑 사람이 晉侯에게 복종하지 않다.
王至自鄭, 以陽樊賜晉文公, 陽人不服, 晉侯圍之. 倉葛, 呼曰:「王以晉君. 爲能德. 故勞之以陽樊, 陽樊, 懷我王德. 是以未從於晉. 謂'君其何德之布以懷柔之, 使無有遠志?' 今將大泯其宗祊, 而蔑殺其民人, 宜吾不敢服也.
왕지자정, 이양번사진문공, 양인불복, 진후위지. 창갈, 호왈:「왕이진군. 위능덕. 고로지이양번, 양번, 회아왕덕. 시이미종어진. 위'군기하덕지포이회유지, 사무유원지?' 금장대민기종팽, 이멸살기민인, 의오불감복야.
[解釋] 襄王이 鄭나라로부터 돌아와서, 陽樊 땅을 晉나라 文公에게 주었는데 陽樊 사람들이 복종하지 않자, 晉侯가 군사를 동원하여 포위하였다. 陽樊 사람 倉葛이 큰소리로 말하였다. 「王께서 晉君이 능히 德政을 펼친다고 여겼기 때문에, 陽樊 땅을 晉나라에 賞으로 주어 공로에 보답하였으나, 陽樊은 우리 王의 德을 그리워하므로 晉나라에 복종하지 않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晉文公이 무슨 德을 펴서 우리를 懷柔하여, 마음이 멀리 떠나 離反하고자 하는 뜻이 없도록 하겠는가?'라고 말하고 있는데, 지금 陽樊의 宗廟를 滅하고 백성과 貴族을 죽여 없애려고 하니, 우리들이 복종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夫三軍之所尋, 將蠻夷戎翟之驕逸不虔, 於是乎致武. 此羸者陽也, 未狎君政. 故臣未承命,
君若惠及之, 唯官是徵, 其敢逆命? 何足以辱師? 君之武震, 無乃玩而頓乎?
부삼군지소심, 장만이융적지교일불건, 어시호치무. 차리자양야, 미압군정. 고신미승명,
군약혜급지, 유관시징, 기감역명? 하족이욕사? 군지무진, 무내완이돈호?
[解釋] 무릇 三軍이 가서 토벌하는 것은, 蠻과 夷와 戎과 翟이 교만하고 방종하여 不恭한 짓을 하면 이에 武力을 발동하여 정벌하는 것입니다. 우리 허약한 陽樊은 晉君이 시행하는 政令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命을 받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晉君께서 만일 은혜를 베풀어 陽樊 사람에게 미치게 한다면 단지 晉나라의 관리만 파견하여도 우리를 부를 수 있을 텐데 어찌 감히 명령을 거스를 수 있겠습니까? 어찌 꼭 晉君께 군대를 동원하는 수고로움을 끼쳐 욕되게 하겠습니까? 晉君께서는 武力의 위세를 너무 경솔히 써서 병력을 피폐하게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臣聞之, 曰:「武不可覿, 文不可匿, 覿武, 無烈, 匿文, 不昭.」 陽不承獲甸, 而祗以覿武. 臣是以懼, 不然, 其敢自愛也.
신문지, 왈:「무불가적, 문불가닉, 적무, 무렬, 닉문, 불소.」 양불승획전, 이지이적무. 신시이구, 불연, 기감자애야.
[解釋] 신은 들으니, 「武力은 현란하게 뽐내면 안 되고 文德은 깊이 숨기면 안 되니, 武力을 현란하게 뽐내면 위엄이 없게 되고 文德을 깊이 숨기면 밝게 드러나지 않는다.」라고 하였습니다. 陽樊이 王室의 財用을 담당하는 甸服을 획득하지 못하고, 마침 晉나라의 武力을 뽐내는 일만 당하였습니다. 臣은 이 때문에 두려워하오니, 그렇지 않다면, 어찌 감히 스스로를 아껴 복종하지 않겠습니까?
且夫陽, 豈有裔民哉? 夫亦皆天子之父兄甥舅也, 若之何其虐之也? 晉侯聞之. 曰:「是君子之言也.」 乃出陽民.
차부양, 기유예민재? 부역개천자지부형생구야, 약지하기학지야? 진후문지. 왈:「시군자지언야.」 내출양민.
[解釋] 또 우리 陽樊이, 어찌 裔民이 있겠습니까? 모두 天子와는 父兄과 생질과 외삼촌의 관계인데, 어떻게 그들을 학대한단 말입니까? 晉侯가 이 말을 듣고 말하기를, 「이 말은 君子의 말이다.」라 하고는, 마침내 陽樊 백성을 나다니도록 하였다.
04
[大義] 임금은 尊貴하고 신하는 卑賤하여 政令이 위에서 아래로 시행되므로 君臣간에는 訟事가 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晉나라의 요청을 거절한 내용의 기록이다. |
襄王拒殺衛成公
양왕거살위성공
襄王이 衛成公을 죽이라는 요청을 거절하다.
溫之會, 晉人執衛成公, 歸之於周, 晉侯請殺之, 王曰:「不可. 夫政, 自上下者也, 上作政, 而下行之不逆. 故上下無怨, 今叔父作政而不行, 無乃不可乎? 夫君臣, 無獄, 今元咺雖直, 不可聽也. 君臣皆獄, 父子將獄, 是無上下也, 而叔父聽之, 一逆矣, 又爲臣殺其君, 其安庸刑! 布刑而不庸, 再逆矣. 一合諸侯, 而有再逆政, 余懼其無後也. 不然, 余何私於衛侯?」 晉人, 乃歸衛侯.
온지회, 진인집위성공, 귀지어주, 진후청살지, 왕왈:「불가. 부정, 자상하자야, 상작정, 이하행지불역. 고상하무원, 금숙부작정이불행, 무내불가호? 부군신, 무옥, 금원훤수직, 불가청야. 군신개옥, 부자장옥, 시무상하야, 이숙부청지, 일역의, 우위신살기군, 기안용형! 포형이불용, 재역의. 일합제후, 이유재역정, 여구기무후야. 불연, 여하사어위후?」 진인, 내귀위후.
[解釋] 溫邑에서의 會盟에 晉人이 衛成公을 사로잡아 周나라에 보내고 晉侯가 天子에게 죽이기를 요청하자, 王이 말하였다. 「옳지 않습니다. 무릇 政令은 위에서 아래로 시행되는 것이니, 위에서 政令을 제정하면 아랫사람은 이를 받들어 행하고 어기지 않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임금과 신하 사이에 원망이 없게 되는 것인데, 지금 叔父는 政令을 만들어 順理를 따르지 않으니, 옳지 않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무릇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訟事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니, 지금 元咺의 주장이 바르기는 하나 들어주어서는 안 됩니다. 임금과 신하가 모두 송사를 하게 되면, 父子간에도 장차 訟事를 하게 될 터이니, 이렇게 되면 위와 아래가 없게 됩니다. 그런데 叔父께서 元咺의 衛成公에 대한 소송을 들어주셨으니, 첫 번째 올바른 도리를 거스른 것입니다. 또 신하를 위하여 그의 임금을 죽이면 어찌 옳은 法을 쓴 것이 되겠습니까? 반포한 法이 있는데도 제대로 쓰지 못하였으니, 이는 두 번째 올바른 도리를 거스른 것입니다. 한번 諸侯를 규합하고서 올바른 도리를 거스르는 두 가지 행사를 두었으니, 나는 이후에 다시 諸侯를 규합하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무엇 때문에 衛侯에게 私情을 두겠습니까?」 晉人이 곧 衛侯를 돌려보냈다.
05
[大義] 秦나라 군대가 鄭나라를 습격하려고 周나라를 지나가면서 無禮한 행동을 하자, 王孫滿이 이를 보고는 秦軍이 반드시 敗戰할 것임을 예언하다. |
王孫滿觀秦師
왕손만관진사
王孫滿이 秦나라 군대를 관찰하다.
二十四年, 秦師將襲鄭, 過周北門, 左右皆免冑而下拜, 超乘者三百乘. 王孫滿觀之, 言於王曰:「秦師必有讁.」 王曰:「何故?」 對曰:「師輕而驕, 輕則寡謀, 驕則無禮, 無禮則脫, 寡謀, 自陷. 入險而脫, 能無敗乎? 秦師無讁, 是道廢也.」 是行也, 秦師還, 晉人敗諸殽, 獲其三帥丙術視.
이십사년, 진사장습정, 과주북문, 좌우개면주이하배, 초승자삼백승. 왕손만관지, 언어왕왈:「진사필유적.」 왕왈:「하고?」 대왈:「사경이교, 경즉과모, 교즉무례, 무례즉탈, 과모, 자함. 입험이탈, 능무패호? 진사무적, 시도폐야.」 시행야, 진사환, 진인패저효, 획기삼수병술시.
[解釋] 周나라 襄王 24년(서기전 628년)에 秦나라가 鄭나라를 습격하려고 周나라 王城의 北門을 지날 적에 左右가 투구를 벗고는 수레에서 내려 절을 하고, 위엄 없이 3백 채의 戰車에 뛰어올라 타는 것이었다. 王孫滿[周나라 共王의 玄孫]이 이것을 보고, 襄王에게 말하기를, 「秦나라 군대에는 반드시 災難이 있을 것입니다.」고 하였다. 襄王이 말하기를, 「무슨 까닭으로 실패하는가?」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군사들이 경솔하고 또 교만하니, 경솔하면 계책이 적고 교만하면 예절이 없게 됩니다. 예절이 없으면 軍律이 느슨해지고, 계책이 적으면 스스로 險한 곳에 빠지게 됩니다. 지금 險한 곳에 들어가면서 軍律이 느슨하니, 그러고서도 災難이 없겠습니까? 秦나라 군대에 災難이 없다면 예로부터 전해오는 道理가 폐기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번 습격에서 秦나라 군대가 중도에 돌아오자, 晉나라 군대가 殽山에서 秦나라 군대를 격파하고, 秦나라 장수 白乙丙과 西乞術과 孟明視를 사로잡았다.
06
[大義] 宴饗을 받는 대상 인물에 따라 全烝‧房烝‧殽烝의 세 종류의 犧牲으로 宴饗을 베풀어 주는 예를 논하다. |
定王論不用全烝之故
정왕론불용전증지고
定王이 온전한 犧牲을 쓰지 않는 까닭을 논하다.
晉侯使隨會聘於周, 定王饗之殽烝, 原公相禮, 范子私於原公曰:「吾聞王室之禮, 無毁折, 今此何禮也?」
진후사수회빙어주, 정왕향지효증, 원공상례, 범자사어원공왈:「오문왕실지례, 무훼절, 금차하례야?」
[解釋] 晉나라 景公이 隨會를 시켜 周나라 王室에 聘問하게 하였는데 周나라 定王이 殽烝의 禮를 사용하여 宴饗을 베풀어 주면서 原公을 相禮로 삼아 돕게 하였다. 范子[隨會]가 原公에게 개인적으로 물었다. 「내가 들으니, 王室의 宴饗에 관한 禮는 犧牲을 해체하지 않고 통째로 쓴다는데 지금의 殽烝은 무슨 禮입니까?」
王見其語也, 召原公而問之, 原公以告. 王召士季曰:「子弗聞乎, 禘郊之事, 則有全烝, 王公立飫, 則有房烝, 親戚宴饗, 則有殽烝, 今女非它也. 而叔父使士季, 實來修舊德, 以獎王室, 唯是先王之宴禮, 欲以貽女. 余一人敢設飫禘焉, 忠非親禮, 而干舊職, 以亂前好.
왕견기어야, 소원공이문지, 원공이고. 왕소사계왈:「자불문호, 체교지사, 즉유전증, 왕공립어, 즉유방증, 친척연향, 즉유효증, 금녀비타야. 이숙부사사계, 실래수구덕, 이장왕실, 유시선왕지연례, 욕이이녀. 여일인감설어체언, 충비친례, 이간구직, 이란전호.
[解釋] 定王이 그들이 대화하는 것을 보고 原公을 불러서 물으니 原公이 隨會가 한 말을 定王께 말씀드렸다. 定王이 士季[季는 隨會의 字]를 불러서 말하였다. 「그대는 듣지 못하였는가? 禘祭와 郊祭에는 온전한 몸체를 바치는 全烝을 쓰고, 天子와 諸侯가 서서 잔치할 적에는 반을 갈라서 올리는 房烝을 쓰고, 친척간의 宴饗에는 殽烝을 쓴다. 지금 너는 다른 外人이 아니다. 叔父[同姓諸侯인 景公]가 士季를 王室에 와서 예전의 친한 情誼를 닦도록 하여 王室을 장려하므로, 先王께서 친척에 대하여 정한 宴禮를 너에게 베풀어 주려는 것이다. 나 개인이 감히 서서 잔치하는[飫] 데 쓰는 房烝과 禘祭에 쓰는 全烝을 베풀겠는가? 후하게 대접하는 것이 친척에 대한 禮가 아니고, 先王께서 이룬 직분을 위배하여, 예전의 友好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且唯夫戎翟, 則有體薦, 夫戎翟冒沒輕儳, 貪而不讓, 其血氣不治, 若禽獸焉. 其適來班貢, 不俟馨香嘉味.
차유부융적, 즉유체천, 부융적모몰경참, 탐이불양, 기혈기불치, 약금수언. 기적래반공, 불사형향가미.
[解釋] 또한 戎、翟은 朝會하러 오면 짐승을 반으로 갈라서 준다. 저 戎、翟은 당돌하며 上下尊卑의 분별이 없어서 탐욕을 부려 겸양하지 않으며, 血氣를 억제하지 않으니, 마치 禽獸와 같다. 그들이 貢賦를 바치기 위하여 왕래할 적에, 향기롭고 맛 좋은 음식을 줄 필요가 없다.
故坐諸門外, 而使舌人體委與之, 女今我王室之一二兄弟, 以時相見, 將龢協典禮, 以示民訓則, 無亦擇其柔嘉, 選其馨香, 潔其酒醴, 品其百籩, 修其簠簋, 奉其犧象, 出其尊彝, 陳其鼎俎, 淨其巾羃, 敬其祓除, 體解節折, 而共飮食之?
고좌저문외, 이사설인체위여지, 여금아왕실지일이형제, 이시상견, 장화협전례, 이시민훈칙, 무역택기유가, 선기형향, 결기주례, 품기백변, 수기보궤, 봉기희상, 출기존이, 진기정조, 정기건멱, 경기불제, 체해절절, 이공음식지?
[解釋] 그 때문에 궁전의 문 밖에 앉히고, 통역관을 시켜 짐승을 반으로 가른 음식을 대접하지만, 너는 지금 우리 王室의 가까운 한두 사람의 형제로서, 규정된 시간에 서로 만나고, 和協한 情誼를 가지고 典禮를 행하여, 백성에게 본보기를 보인다. 그런데 부드럽고 좋은 짐승을 가리고 향기로운 음식을 고르며, 술을 정갈하게 마련하고, 온갖 과일을 바구니에 골라 담으며, 黍稷과 稻粱을 준비하고 犧尊과 象尊의 술동이를 받들고 尊、彝의 술잔을 내어놓으며, 솥과 俎를 진열하고 그릇을 덮는 보자기를 정결하게 하고, 공경히 殿閣을 소제하며, 고기의 각을 뜨고 잘게 썰어서, 마시고 먹게 하지 않겠는가?
於是乎, 有折俎加豆, 酬幣宴貨, 以示容合好, 胡有孑然其效戎翟也? 夫王公諸侯之有飫也, 將以講事成章, 建大德, 昭大物也. 故立成禮烝而已, 飫以顯物, 宴以合好.
어시호, 유절조가두, 수폐연화, 이시용합호, 호유혈연기효융적야? 부왕공제후지유어야, 장이강사성장, 건대덕, 소대물야. 고립성례증이이, 어이현물, 연이합호.
[解釋] 그리하여 고기를 베어 俎에 담아 드리고, 豆器에 채소와 肉醬 등을 담아 더 들게 하는 일과 손님에게 보답하는 예물로 束帛을 드리는 禮를 두어, 和合하고 友好하는 容儀를 보인다. 어찌 온전한 통째로 고기를 내어 戎、翟을 대접하는 禮를 본받겠는가? 무릇 天子와 諸侯가 서서 飫禮를 행하는 것은, 軍國의 큰일을 의논하고 정책 법령을 제정하여 큰 功을 세우고, 큰 政令을 밝게 선포하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서서 飫禮의 房烝을 갖출 뿐이다. 飫禮로 장중한 禮를 드러내며 宴禮로 和合한 友好를 표시한다.
故歲飫不倦, 時宴不淫, 月會, 旬脩, 日完不忘, 服物昭庸, 采飾顯明, 文章比象, 周旋序順, 容貌有崇, 威儀有則, 五味實氣, 五色精心, 五聲昭德, 五義紀宜, 飮食可饗, 龢同可觀, 財用可嘉, 則順而德建, 古之善禮者, 將焉用全烝?」
고세어불권, 시연불음, 월회, 순수, 일완불망, 복물소용, 채식현명, 문장비상, 주선서순, 용모유숭, 위의유칙, 오미실기, 오색정심, 오성소덕, 오의기의, 음식가향, 화동가관, 재용가가, 즉순이덕건, 고지선례자, 장언용전증?」
[解釋] 그러므로 해마다 飫禮를 행하여도 싫증내지 않으며 철마다 宴禮를 행하여도 과도한 데에 이르지 않으며 매달의 경비 會計와 열흘 동안의 사무와 매일 하는 일을 잊지 않고 행한다. 복식과 기물로 功을 밝게 드러내며, 채색과 문식으로 밝은 德을 표시하며, 복장에 수놓은 문장으로 物象을 본뜨며, 행동거지를 禮의 차례에 따라 하며, 용모를 존엄하게 하며, 威儀에 법도가 있으며, 五味로 志氣를 충실히 하며, 五色으로 마음을 精潔하게 하며, 五聲으로 아름다운 德을 밝히며, 五義로 알맞은 紀綱을 잡으며, 禮에 맞는 음식은 먹을 만하며, 화목하게 함께 어울리는 情誼는 볼 만하며, 손님에게 주는 禮物은 아름답게 여길 만하여 禮法을 順理대로 행하고 功德을 세우게 된다. 고대의 禮法을 잘 행한 사람은 어찌 全烝을 썼겠느냐?」
武子遂不敢對而退. 歸, 乃講聚三代之典禮, 於是乎, 修執秩以爲晉法.
무자수불감대이퇴. 귀, 내강취삼대지전례, 어시호, 수집질이위진법.
[解釋] 武子[隨會]가 마침내 감히 대답하지 못하고 물러갔다. 귀국하여 夏‧殷‧周三代의 典禮를 모아 講論하고 여기에 의거하여 執秩의 法을 수정해 晉나라의 法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