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는 9월까지 문화관광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문화관광 정보플라자’를 구축했다. 이번 문화관광 정보플라자 구축은 G20 정상회의, WHO 세계건강도시 국제회의 등 국제행사가 많은 지역인 코엑스 국제회의장 주변, 로데오거리, 갤러리아 백화점 주변, 가로수길 등 8개소에 우선 설치된다. 이를 이용하면 관광객은 터치만으로 볼거리, 먹을거리, 숙박지 등 관광지 안내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관광, 교통정보, 화상 전화 등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또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도 서비스되어 외국 관광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문화관광 정보 플라자>
그리고이번해 추석, 서울역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LED로 제작돼 반짝반짝 빛이 나는 버스 승차대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현대카드가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아트셸터’란 이름의 버스 승차대 12개를 설치하고 서울시에 기부했기 때문이다. 투명한 외벽 내부에는 LED를 장착했고 날이 어두워지면 외벽에서 뉴스나 기상예보 등 다양한 정보와 비디오 아트 등을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변한다 이 공공 디자인은 과학적 이미지가 강한 도시를 표방하면서도 근사한 도시야경을 연출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아트셸터>
또한 서울스퀘어 ‘빌딩 LED 공공디자인건축물’은 서울역의 오래된 역사의 느낌을 현대의 첨단 기술과 오밀조밀 잘 버무려서, 서울시 시민들의 바쁜 일상으로 인한 피로함을 완화시킬 수 있는 건축디자인으로 완성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서울스퀘어 빌딩 LED 공공디자인건축물>
우리는 이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 공공디자인이 단순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편의와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 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사례도 있다.
아래의 사진은 광주시에서 지난해 광주천 교량개선사업으로 36억원을 들여 교량을 정비한 모습이다. 그러나 들인 비용에 반도 못한 냉소적인 반응들이 나왔다. 광주천 다리 조형물은 강의 폭에 비해 터무니없이 커서 도리어 거추장스러운 느낌이 든다는 것. 적은 비용도 아니고 수십억원이 들어간 사업이라면, 적어도 시민들의 의견을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다리나 가로 등은 공공디자인이므로 기능에 충실해야 하고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광주천 다리 조형물은 공공디자인으로서는 빵점이라는 등, 불만이 가득한 의견이 분분했다.
<(왼쪽부터) 학강교, 양림교, 서석교>
<(왼쪽부터) 남광교, 금교>
자, 여러분은 이제 공공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틀을 알았을 것이다. ‘공공디자인’이란 디자인의 주체인 디자이너만을 위함이 아니고 생산의 주체인 업체만을 위함도 아니고 관리의 주체인 담당 공무원만을 위함도 아니라 시민을 위한 디자인인 것이다.
그럼 이러한 공공 디자인이 어떤 면에서 중요한지 살펴보자.
첫 번째로, 공공 디자인은 경제적인 면에서 중요하다. 한 예로, 일본의 카와고에라는 곳이있다. 이곳은 전통문화를 지키며 대표적인 디자인모범도시로 뽑힌다. 1893년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마을 중심부의 대부분이 소실되었었는데, 1965년 이후 관과 민이 화합해서 카와고에시의 재탄생을 만들었다고 한다. 새새하게 손을 본 결과 일본 곳곳에서 방문객이 찾고 있고, 관광객 수도 연간기준 20년 전 220만 명이던 것이 지금은 550만 명에 이르며 경제적인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처럼 도시가 달라지면서 방문객의 수도 많아지고, 방문객이 많아지면서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사회적인 면에서 중요하다 공공디자인은 사회적으로 봤을 때, 시민들의 편의와 비용낭비의 절약 등 긍정적인 결과들을 초래한다. 앞서 말한 서울의 ‘아트셸터’라던가 ‘서울스퀘어빌딩 LED 공공디자인 건축물’은 공공디자인이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편의와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거리의 조성사업에서 간판이 정리되는 것은, 사회적 비용과 낭비를 절약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세 번째, 문화적인 면에서 중요하다. 도시 존재의 이유는 시민이다.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추억의 공공디자인을 만들고, 시민들이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공공디자인을 계획해야 한다.
네 번째, 생태적인 면에서 중요하다. 환경안에서의 디자인. 그것을 공공디자인으로 활용함으로써, 좀 더 쾌적한 환경과 자연 파괴적이 아닌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질 수 있는 공공디자인을 추구해야 한다.
생활이 풍족해지고, 빠른 것 보다는 천천히를 생각하게 되는 요즘, 친환경은 더 대두되고 있고, 공공디자인에서도 친환경 활용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공공 디자인은 우리 사회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선 이런 공공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제대로 되지 않은 절차와 부족한 전문성으로 인해 실패한 사례들이 속속 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디자인 실패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예술의 전당 앞 아트 가로등>
첫 번째로, 위의 사진은 서울 예술의 전당에 있는 가로등이다. 광량도 풍부하고 나름대로 개성 있다고 해줄만한 가로등이지만, 예술의 전당 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서울 관악구 패션문화의 거리>
두 번째로는 서울 관악구가 조성한 '패션문화의 거리'가 있는데, 음식점만 즐비한 특색 없는 거리로 전락해 버렸다. 그러나 구청에서는 10억이나 들여 만든 패션문화의 거리를 기억에서 지워버리라 하고 있다. 구청장의 공약이 아니면 기억에서 잊어버리라는 말이다. 사실상 이러한 사례들 말고도 우리는 일상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놀이터의 놀이기구가 제 기능을 못하고 방치되어 외관상 흉측한 쓰레기가 되어있다 던지, 벤치마다 오물이 발라져 있어 자리 차지만 하는 등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디자인 현황은 선진국에 비해 걸음마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이러한 우리나라 공공디자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앞으로 해야 할 해결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첫 번째로, 도시환경을 정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도시 공공시설들의 법안을 만들어 제제하고 정비해야 한다. 막상 공공디자인을 도입하려 해도 우리나라 도시 정비 사업에는 이미 내재해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도를 가득 메운 전기분전함, 그리고 건물의 주변으로 어지럽게 설치되어 있는 전선들, 불법노점상, 이 밖에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설치물들이 공간을 장악하고 있어 너무 비좁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도시의 배경을 잘 정비한 후에 진정으로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두 번째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시·도 디자인 총괄센터를 개설해야 한다. 공공디자인은 공공의 환경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공유의식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공공디자인의 개선과 발전은 모두가 모여 함께 풀어야 할 공동의 일이며, 공공의 공간, 담론의 공간을 강조하는 것이다. 디자인 총괄센터를 운영하여 공공디자인을 적용시키기 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던가, 시민의 의견 투표함, 인터넷 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그 곳에도 투표나 설문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공공디자인의 현황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 지역 정체성에 부합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 공공디자인은 공공시설물과 거리 전체가 조화를 이루고 그 지역만의 색깔을 읽을 수 있는 디자인을 마련해야 한다. 기능위주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지역의 고유한 문화나 이미지, 역사성 등의 특징을 디자인에 적용하여 지역문화를 표현하는 향토적 유형의 공공디자인이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들은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공디자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하고, 시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튼튼히 쌓은 뒤 그 위에 지역의 정체성을 살려 진정한 도시색이 묻어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