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현선수에게' 게시판 성격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기 올립니다. 아직 여자농구는 초보이지만 느낀점을 적어봤습니다.
어제 삼성과의 부천 홈경기 직관을 다녀왔습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신지현선수를 알게 되고 술자리에서 이런 저런 농담을 하다 친구랑 신지현 선수를 보러 부천을 가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사실 신지현선수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제대로 본 경기가 두세경기 정도밖에 안되고 믹스나 인터뷰 이런것들을 찾아보는 중이지만 이상하게 관심이 가더라고요~ 암튼 좀처럼 가지 않는 직관을 가게 되었습니다. 농구 카페에 물어 물어 티켓을 구하고 7호선 부천시청역에 내려 이마트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약 8~9년전에 대구동양오리온스 경기를 보러 몇 번 간 이후로 농구장은 처음이었습니다. 타카페의 어떤분 말대로 부천실내체육관은 정말 친관중적이더군요. 상대적으로 사람이 별로 없는 서포터즈들 앉는 자리 반대편에 앉았는데 경기장과 10미터정도 거리더군요.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선수들 목소리도 들릴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가깝고 좋을줄은 몰랐는데 경기 관람하기에는 정말 최적이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치어리더에게 음료수 하나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또 경기 끝나고 버스앞에서 신지현 선수기다려서 얼굴도 가까이서 봤는데.. 얼굴표정이 너무 어두워서 싸인요청도 차마 못했습니다.![엉엉](http://i1.daumcdn.net/mimg/mypeople/sticker/edit/23.png)
가까운 거리에서 경기를 보며 신지현선수에 특히 주목해서 봤습니다.(사실 신지현선수 말고는 하나외환 선수들 이름도 아직 다 못외운다는..) 아직 여자 농구에 대해 잘 모르지만 nba팬으로서, 실제 동아리 농구를 하는 입장에서 느낀 점들을 적어보겠습니다. 내용이 듣기 좋은 이야기들만은 아니지만 애정과 관심의 표현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어떤 글에서는 신지현의 롤이 적은것에 대해 불만이 있으신 분도 있던데 제 개인적으로는 그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신지현이 아직 프로에서 많은 공격롤을 부여받지 못한 것은 그만큼 실력이 부족한 점이 가장 큰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신지현의 툴이 부족하기 때문에 야기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먼저 공격의 측면에서 말해보자면....
공격툴에는 여러 가지 것들이 있죠. 드리블, 슛, 경기 조립 등등.
드리블이 준수하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준수한 정도의 볼핸들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뛰어나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아직 상대 수비를 뚫을만한 능력 혹은 트래픽이 걸리는 상황에서 안전하게 공격을 진행시킬 능력이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몇몇 얼리오펜스 상황이나 하프코트를 넘어가는 과정에서 압박이 들어올때 주볼핸들러임에도 공을 잡아버리고 패스할 곳을 찾는 상황을 몇 번 봤습니다. 또 지공상태에서 상대를 크로스오버 혹은 다른 기술로 수비를 떨어뜨리는 능력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이 부분은 남녀 할것 없이 한국 농구의 고질적 병폐죠. 창의성 없는 드리블과 기본기 부족)
슛 역시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수비를 달고 3점을 안정적으로 넣을 능력이 떨어지고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진 듯합니다. 어제 경기서도 몇 번 3점을 올라가야할 타이밍을 주저하며 놓쳐버린 경우가 있더라고요. 61점 경기나 믹스 영상을 통해 본 신지현 선수는 점프슛이 꽤 좋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퍼스트스텝이 느려 기회를 가지지 못하더군요. 하나외환은 올해를 바라보는게 아니라 내년 내후년을 바라봐야하는 팀입니다. 현재 5위이지만 4위인 삼성과도 실력차, 경기차가 어느정도 있죠. 신지현 선수가 하나외환과 아니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좀 더 그녀를 살릴수 있는 전술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합니다. 그것이 지공시에는 토마스와의 2:2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신지현 선수의 적극성도 필요하겠죠. 되든 안되든 점프슛도 올라가고 픽엔롤 혹은 픽엔팝도 시도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경기조립. 제가 생각하기에 이 능력이 신지현선수에게 공격 툴 가운데 가장 부족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신지현 선수의 포지션은 포인트 가드입니다. 포가는 볼을 운반해와 자리를 잡게하고 드리블 혹은 패스로 공격을 조율,조립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하프코터 넘어와서는 바로 볼을 넘겨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쉽게 말해 볼 운반만 하는 것이었죠. 지공상태에서 수비의 빈틈을 노려 공격을 창출하는 능력이 뛰어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국 여자 농구 자체가 1번에게 그리 많은 역할을 부여하는건 아닌듯합니다만 좀 아쉽더라고요. 돌파를 시도 할때도 상대 수비를 깨지 못하면서 잡아서 다시 외곽으로 죽은 패스가 나오곤 하죠. 그리고 신지현선수의 장점이 속공이라 생각하는데 속공전개과정에서의 패싱능력도 좀 아쉬웠습니다. 2쿼터막판 신지현선수 토마스 백지은선수가 3인 속공을 전개했습니다. 3:2속공 과정에서 신지현선수가 볼을 운반하다가 좀 애매한 타이밍에 토마스에게 롭패스를 합니다. 토마스가 거의 3점라인 바로 앞에서 공을 잡게 되었죠. 토마스는 바로 백지은선수에게 나쁜 패스를 하면서 속공이 실패되었는데요. 스탯상으로는 패스미스를 한 토마스 혹은 좀 어려운 패스를 잡지 못한 백지은 선수의 잘못이지만 공을 운반하고 속공 조립을 해야할 신지현 선수의 첫 패스가 좋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처럼 속공 상황 아웃넘버에서 용병선수에게 롭패스 비슷하게 포물선을 그리는 패스를 하는걸 믹스영상에서도 몇번 봤습니다. 그런데 속공상황에서 롭패스는 정말 받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달리는 속도가 있는 상황에서 패스가 떠버리면 리듬이 이상하게 되는거죠. 토마스가 백지은선수에게 어려운 패스를 한 것도 신지현 선수의 나쁜 패스에서 시작된 거죠.
수비에서도 미스가 많이 났었죠. 2쿼터 후반 모멘텀을 내준 타이밍에 터진 삼성의 박태은선수의 3점슛도 신지현 선수가 스크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오픈을 내준 것이었고 특히 3,4쿼터에이미선 선수에게 엄청나게 당했죠. 지난 삼성전에서도 클러치 타임에 어이없는 스틸을 당하며 완전 멘붕에 빠진 신지현 선수의 얼굴이 기억나는데요, 이미선선수처럼 노련한 선수에게 좀 약한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4쿼터 중반 이후 신지현 선수는 아예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는데 아마 이미선선수에 대한 수비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처럼 한국 여자프로농구를 짊어지고 갈 재능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좀 의문입니다. 그래도 좋은 선수로 발전할 장점은 보였는데요~ 첫번째가 바로 속공메이드 능력인것 같습니다. 삼성전에서 나온 유일한 2득점도 역시나 속공상황에서 나왔죠. 꽤 스킬셋을 갖췄다고 느낀게 속공상황에서 유로스텝 비슷한걸 쓰면서 올라가고(근데 이 스텝이 좀 위험하다고 본게.. 스텝을 지그재그로 크게 밟는게 아니라 앞으로 밟으면서 스텝으로 상대를 돌파한게 아니라 엘보로 상대를 위협하면서 올라가는 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슬램덩크에서 에이스킬러인 남훈이 휘두른 엘보를 피하지 않았던 김수겸같은 상대를 만나면 분명 피를 부르는 플레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해설자 말이 저런 플레이를 고등학교때부터 많이 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좋은 공격기술이긴 하지만 좀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픈코트에서는 쓸만한 볼핸드링과 레이업스킬을 가진듯 합니다. 속공을 많이 시도해야하는데 높이가 낮은 하나외환이라 가드들이 리바운드 참여를 많이 해야해 속공 찬스가 많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대신 스틸에 이은 속공이 좋더라고요. 아직 수비가 좋지는 않지만 패싱라인을 읽어 스틸하는 건 뛰어나 보이더군요. 스틸도 1위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 2:2 혹은 3:2같은 동료를 살리는 상황에서의 속공을 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속공 때 자기가 해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돌파하고 좀 더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하려는 의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또 점프슛인듯 합니다. 신지현 선수 경기를 볼 때마다 참 아쉬운점이 퍼스트스텝이 조금만 빨라서 스크린으로 수비를 떨쳐낼수만 있으면 점프슛 활용도가 높을거 같은데 좀처럼 스크린이나 돌파를 통해 상대 수비를 벗겨내지 못하더라고요. 스크린 문제도 있는듯한데 토마스 선수가 정통 센터가 아니다 보니 이유진선수나 다른 한국인 센터가 스크린을 거는데 그닥 스크린의 질이 좋다는 느낌이 안들더군요. 팀에서 토마스선수와 되든 안되든 투맨게임을 적극 밀어주는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아직 멘탈적으로 강하지 못하다는 점 같습니다.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현재 팬도 가장 많은 선수인데(올스타 팬투표 1위죠
) 아직 팬들의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부담이 큰 듯합니다. 언론, 팬들의 기대가 커 여타 선수에 비해 부담이 배는 될 것입니다. 인터뷰영상에도 농구만 잘하면 된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이런 조바심 때문인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은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실망하는 표정을 전혀 감추지 못하더군요. 소위 멘붕당한 경기를 몇차례 본듯 합니다.경기 내외적으로 강한 멘탈을 유지하는게 필요합니다. 지금이야 2년차 어린 선수라 팬 언론 모두 호의적인데 연차가 지나도 성장세가 보이지 않는다면 분명 차가운 시선으로 바뀔 텐데 이런 점도 잘 극복해야 할듯합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도 아니라 판단되지만 그래서 더 응원해주고 싶고 발전해가는걸 지켜보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제 선수보는 눈이 틀렸다는걸 증명해주세요)
신지현선수의 올스타 선발을 다시한번 축하하고 많이 발전해가길 응원합니다!
첫댓글 한수 배워갑니다. 그리고 이장면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 생각에는 충분히 공간이 있음에도 거기서 어시스트를 왜하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수 배워가다니요~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 짤방은 제 생각에는 무조건 배드디시즌이라고 생각되네요. 무조건 레이업 혹은 플로터를 올렸어야 하는거라 생각되네요. 농구는 확률싸움인데 저정도라면 골밑슛이 확률이 높은건 당연한거죠. 거기다 앞선 수비가 높이있는 용병도 아니었고요. 혹 3점으로 패스가 나가더라도 (비어있지만)반대쪽 코너로 오픈선수가 있었다면 패스가 갔어야죠. 신지현선수의 골밑돌파에 이은 레이업 자신감 부족이 드러난이 짤방이 아닌가 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몸에 좋은 약은 쓰다죠?? 쓴소리도 가끔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부 일리있는 말이지만 하프코트에서 압박이나 지공상태에서 아이솔레이션이 가능한 크로스오버같은 기술을 구사하여 득점이나 어시를 한다면 아이버슨이 안부럽겠네요ㅎㅎ 전 개인적으로 우리 신지현선수가 존월 같은 선수가 됬으면 항상 바래봅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네 좀 기대치가 크긴크죠! 그래도 같은팀에 심스만해도 아이솔에 수비를 찢는 능력이 발군이더라고요~ 그정도까진 아니더라도 비슷하게만이라도 해줬음 하는 바램에서 적었봤습니다~^^
예리하게 짚어주셨네요.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제 고졸2년차입니다. 한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서는 아직 많이 아쉽지만 애정을 갖고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네요^^; 신지현선수 이날 경기는 최악이었어요.
할미선 선수만 만나면 주눅드는듯 ㅠ 잠깐의 성장통이기를...
감사합니다 할미선이 이미선이었군요! 경기내내 신지현선수만 쫓아다녔는데 부진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크리스폴 이름 좀 바꾼걸 별명으로갖고있는선수는 누구죠? 할리스폴이었나 뭐이런거였는데
신지현선수는 아직 멀엇습니다..기술은 어느정도 되는데요..체력면에서 아직멀엇습니다.지금 신지현선수가 잘한다..못한다란 논쟁은 무의미합니다..가능성이죠..기술력과 지능력에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가 신지현입니다.
이제 만19세 여성입니다.소녀티를 막 벗어난 선수에게 프로 5년차 이상의 높은 경기력을 발휘하란건 무리입니다..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 응원해줘야 합니다.미래를 위해서 말이지요..아자아자 신지현 화이팅..!!!!
헉 아직 19세인가요??? 어린건알았지만 이렇게 들으니 더 와닿네요~성장판이 무궁하게 열려있으리라 믿어지네요! 저도 응원합니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