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1]
저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ISBN
9788937462788 (8937462788)
쪽수
193쪽
최초 발행일
1952년 9월 8일
수상
1953년 퓰리처상
장르
중편소설, 고전
출판사
찰스 스크리브너즈 선스
시리즈
1958년 영화 '노인과 바다'
1990년 영화 '노인과 바다'
1999년 애니메이션 '노인과 바다'
20세기 미국 문학을 개척한 작품으로, 호사가들은 더 나아가 세계 현대문학계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1952년 라이프지에 발표되자마자 이틀만에 500만부 이상이 팔려나갔고 인기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출간 전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1952년에 저술한 마지막 작품인 노인과 바다의 성공은 이후 헤밍웨이에게 1953년 퓰리쳐상[3]을 안겼고, 195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하는데도 영향을 끼쳤다.[4] 문학적으로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의 군더더기 없는 명료하고 사실주의적 문장을 통한 객관적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섬세한 시적인 표현이 탁월하다고 평가받는다.
쿠바 아바나 인근의 헤밍웨이 박물관(Museo Memorial Ernest Hemingway)은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살면서 '노인과 바다' 작품을 쓴 곳이다. 저택 내부는 헤밍웨이가 머무르던 당시의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으며 노인과 바다 책이 있는 저택 내부의 방, 해밍웨이가 사용하던 타자기, 9,000여권의 서적들이 보관되어 있어 노인과 바다를 읽은 사람들에게 있어 좋은 관광장소가 되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인 꼬히마르 역시 한적한 어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작중에 나오는 바다낚시 관련 용어들과 대서양의 온갖 생소한 물고기 이름들 때문에 번역하기가 만만찮은 작품이다. 예컨대, 대부분의 한국의 노인과 바다 번역자들이 '돌고래 고기'라는 오역을 한다. 원문에도 분명 dolphin이라고 적혀 있기는 하지만 이는 돌고래가 아니라 만새기(dolphinfish)다. 이 때문에 삽화가 들어간 책에선 아예 돌고래를 집어넣기까지 한다.
영어권 사람들도 헷갈려서 요즘은 하와이어를 차용해서 마히마히(mahi-mahi)라고 할 때가 많은 듯. 생태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기에 어류에 대한 이해 따윈 상관 없고 작중에서 스페인어로 dorado라 부르는 것이 결정적 단서다. 무엇보다 작중에서 쇠돌고래(porpoise)가 따로 나온다.
이 소설은 쿠바의 어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스페인어나 스페인식 영어 발음이 자주 튀어나와 현장감을 높여주지만, 아무래도 한국은 물론 각국의 번역본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고스란히 번역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아시아 밖에서는 생선회를 꺼린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 노인네는 각종 생선을 날것으로 잘 먹는다.[6] 물론 먹을 것도 없고 조리기구도 없는 바다 위를 표류하는 중이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그런 것치고는 각종 날생선의 맛을 잘 알고 있다. 날치는 맛이 괜찮다느니 만새기는 너무 달아서 맛이 없어 구역질이 난다느니… 실제로 만새기를 먹어본 사람의 의견에 따르면, 살이 단단해서 요리하긴 좋은데 그다지 맛이 없어서, 양념과 소스를 듬뿍 곁들여야 먹을 만해진다고 한다. 유럽과 북미에서도 오래 전부터 조개나 굴 등을 날로 먹곤 했고, 생선 역시 주로 선원들 사이에서 조리할 시간과 공간이 마땅치 않을 때 날로 먹던 것이 식문화로 정착한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생선살을 날것이나 아주 살짝 익혀서 올리브유와 레몬이나 라임의 즙 등을 뿌려 먹는 방식으로 먹는 지역이 있고, 작품의 무대인 카리브해 지역엔 회뜬 생선에 감귤류, 식초, 향신료를 넣고 무침해서 먹는 세비체가 있다. # 이런 사실은 구미(歐美)권 사람들 중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영양학적으로는 완벽한 식단이니 소설처럼 충분히 버틸수는 있겠다.
이 소설의 명구절로 "But man is not made for defeat," he said.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그래도 사람은 패배하기 위해 창조된 게 아니다."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괴될 순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다.") 라는 노인의 대사가 있다. 민음사 판에서는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로, 문학동네 판에서는 "사람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 박살이 나서 죽을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를 당하진 않아."로, 열린책들 판에서는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야.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 거야."로 번역되었다. 어느 번역이 나은지는 각자가 판단할 몫.[7]
후지타 카즈히로작 《꼭두각시 서커스》와 《월광조례》에서 위의 '그래도 사람은 패배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구절이 인용되는데, 작가의 작품 철학인 인간 찬가가 어디서 유래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지식인들》이라는 책에서는 청장년기 헤밍웨이의 작품들과 비교하면 질이 낮다고 깐다.
쿠바 아바나에서 지금도 영업 중인, 헤밍웨이가 자주 가던 단골 술집, 플로리디따(Floridita)에서는 "노인과 바다"라는 요리를 팔고 있다. 체험기 신선한 날 해산물에 과일을 곁들인 요리이며 가격은 19달러라고 한다.
야구(MLB)에 대한 언급이 많다. 존 맥그로[8] 등이 나오고, 특히 조 디마지오에 대한 언급은 소설 도입부부터 끝까지 나타난다.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노인은 디마지오를 떠올린다.[9] 사실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의 틀이 야구의 득점과 관련성이 크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집을 떠나서, 온갖 개고생 끝에 비록 뼈다귀뿐이지만 물고기와 함께 결국 집에 돌아오는 노인. 집(홈)을 떠나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어코 집(홈)에 들어와야만 1점을 올리는 야구 선수. 그러고 보면, 굳이 야구의 시작점을 '홈'이라고 하고, 판을 '홈플레이트'라고 부르고, 그 모양을 집모양인 5각형으로 만들어 놓는 이유도 이해가 될 법하다.
결말부에 집으로 돌아와서, 창가에 있는 침대에 팔을 벌리고 누운 노인의 모습은 십자가에 박힌 예수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노인의 생선을 공격하는 상어 떼는 두 종류인데 첫번째로 공격하는 상어는 '덴투소'(Dientusos), 2번째는 '갈라노'(Galanos)로 나온다. 덴투소는 청상아리, 갈라노는 장완흉상어. 노인이 두 상어에 대해 가지는 인식도 다른데 '덴투소'에 대해선 비록 물리쳐야 할 적이지만 아름답고 당당하며 영리한 물고기라며 칭찬하는 반면, '갈라노'에겐 천박하고 탐욕스러운 물고기라고 비난한다. 그 외에 막상어라는 녀석이 등장하기도 했다. 무슨 종인지는 불명..
작품의 모티브가 된 그레고리오 푸엔테의 실제 모습. 그는 104살까지 살다가 2002년 세상을 떠났다.[10] 헤밍웨이보다 2살 연상이지만 61살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헤밍웨이보다 훨씬 장수했다. 그의 회고록에 의하면, 정확히는 53일 동안 아무것도 못 잡다가, 물고기를 큼직한 놈으로 6마리를 잡아서 오던 길에 상어들을 만나 모두 잃고 돌아온 이야기를 간단하게 말해준 것뿐이었다고 한다. 그걸 듣던 헤밍웨이가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돈 같은 건 상관없다"고 하며, "지금 식사와 술만 사주면 허락하겠다"고 하여 그렇게 식사와 술을 대접받고 허락했다. 그런데, 이 소설이 대박을 치면서 유명해지자, 헤밍웨이가 나중에 찾아와서 자신의 성의라면서 2만 달러를 억지로 주었다고 한다. 1950년대 기준으로 미국인 일반 노동자의 7년치 급여, 자동차 12대, 혹은 번듯한 집 2채에 해당되는 거금이었으며 쿠바 물가로 치자면 더더욱 엄청난 거금이었다.[11] 푸엔테가 질색하면서 돌려주려고 했지만 헤밍웨이가 "이 돈은 성의다. 나는 그 몇십배를 벌었기에 푼돈 같은 것이니, 이제 당신 마음대로 하라."고 내뺐다고 한다. 이러니 돈을 버릴 수도 없고 해서 푸엔테는 그 돈으로 새로운 배도 사고 꽤나 알차게 썼는데, 세월이 지나 헤밍웨이가 죽은 소식에 무척 슬픈 마음이 들어 그 돈으로 산 배에 타서 멍하니 바다를 보며 헤밍웨이를 생각하고 기렸다고 한다. 살아 생전에 헤밍웨이가 이 사람이 겪은 일이 이 소설 모티브가 되었다고 밝히고 널리 알려서인지, "소설을 보고 감명받아 찾아온 사람이 많아 귀찮았다"고 할 정도로 푸엔테도 유명세를 떨쳤다. 100세 생일 때도 미국 및 여러 외신기자들이 찾아와 취재했을 정도였으며 위 사진도 100살 때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로 찍은 것.
작품에서 노인의 외형은 아주 자세하게 묘사하지는 않는다. 작품에서 "노인은 젊은 시절에는 항구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흑인과 하루종일 팔씨름 대결을 할 정도로 장사였다"는 회상이 나오며, "노인이 된 뒤에도 여전히 억센 뱃사람의 모습이 남아 있다"고 묘사한다. 며칠 동안 생선과 힘싸움이 가능하고, 그 뒤에도 다소 피곤해할 뿐 몸이 멀쩡한 것을 보면 노인은 매우 건강한 체질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영화 등의 2차 창작물에서는 나이로 인해 체구는 왜소해졌지만 오랜 어부 생활을 해서 여전히 다부진 체형으로 묘사한다. 실제 모델인 푸엔테도 몸은 작아도 오랫동안 어부를 하면서 몸이 꽤 튼튼했다. 그리고 만 104살, 한국 나이로 치자면 106살이라는 장수를 누렸다.
여담으로 부산광역시를 노인과 바다라 칭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통계청에 의하면 # 부산광역시가 고령 인구 비율이 20.7%로 경상북도,강원도 다음으로 고령 인구 비율이 많다. 그나마 강원도는 혁신도시인 원주시나 경춘선이 다니는 춘천시가 있고, 경상북도도 대구 인근인 칠곡군이나 공업도시인 포항시,구미시가 있어서[12] 고령 인구 증가를 막을 지역이라도 있지, 부산광역시는 그렇지도 않다.
동원참치에서는 이 소설을 패러디한 광고를 90년대에 내보낸 적이 있다. 바다를 표류하다 상어 떼에 포위당한 어부가, 동원참치를 한 캔 먹고 역으로 상어 떼를 몰살시켜버리는 내용. 마지막에 잡은 상어들의 꼬리를 묶어 배꼬리에 달고, 남은 상어 떼를 향해 모터보트 급의 속력으로 쫓아가며 "참치 먹고~ 으쌰! 동원참치!" CM이 뜨는 게 코믹하고도 인상적이다. 해당영상 2분
롯데리아에서 이 소설을 패러디한 게살버거 CF를 방영했다. 힘겹게 청새치 대신 대게를 낚은 노인이 피곤하지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오며, '늬(너희)들이 게맛을 알아?' 라는 대사를 하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사실은 애드립이었다. 원래는 게맛에 대하여 칭송하는 상투적인 말이었는데, 이 애드립을 듣고 감독이 저걸 내보내기로 했다. 저 대사가 엉뚱하면서도 매우 코믹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한때 컬트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모델이었던 중견배우 신구 씨가 디시인사이드의 필수요소로 등극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이 광고를 또 패러디해서, 대게를 오징어로 바꾼 오징어버거 재출시 광고를 냈다.
쿠키런의 소금맛 쿠키는 노인과 바다의 노인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1] 아래 도서 정보는 민음사가 출판한 것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2] 참고로 2013년 전에 공표된 저작물이기 때문에 공표 후로 50년이 지나 우리나라 기준으로 저작권 제약이 없는 상태다.
[3]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 문학, 음악상이며 미국 작가라면 수상하기를 꿈꿔 바라마지 않는 문학 작가에게 있어 최고의 영예
[4] 물론 헤밍웨이는 이전에 저술한 무기여 잘있거라,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로 인해 문학계에서 주목받아은 탁월한 소설가이기도 했다.
[5] 아래 번역들을 평가함에 있어 참고하면 좋을 사항들을 짧게 싣는다. 본문의 스키프(skiff)는 뱃머리가 뾰족하고 선미가 네모지며 바닥이 평평한 1인승 조각배로, 돛이나 노를 이용해 앞으로 나간다. 미국에서는 오늘날까지 스키프형 배를 레저용 바다낚시 용도로 자주 사용한다. Gulf Stream은 멕시코 만류를 이르는 영어 명칭이다. 아래 문장에서 동사 go는 시간을 나타내는 목적어와 함께 쓰였는데, 이 경우 '(금연이나 단식 등)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텨낸다'는 의미로 쓰인다. 84일은 10을 넘어가는 꽤 큰 숫자임에도 헤밍웨이는 아라비아 숫자로 쓰지 않고 굳이 풀어서 썼는데, 이를 살릴지 그냥 둘지에 대해서도 번역자에 따라 선택한 전략이 다르다.
[6] 서양이라는 말로 외국을 뭉뚱그려서 생각하니 이런 오류가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비슷한 경우로 흔히 서양에서는 오징어나 문어를 잘 안먹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중해 문화권에선 잘만 먹는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노인은 남미(南美)권,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중미(中美)권 사람이다. 북미나 북유럽 사람들이 한국을 태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동양이니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한다면? 적어도 북미, 남미, 북유럽, 남유럽 정도는 나누자. 어차피 인간은 독이 있는 놈이든, 질긴 놈이든, 썩은 놈이든 어떻게든 요리해 먹어보려고 하는 종족이라 주변에 많고 먹을 만하다 싶은 건 다 어떻게든 먹는다
[7] 작중에서 산티아고가 이 말을 한 맥락은, (망망대해를 헤매고 마지막에는 청새치와 싸우면서) 자기 몸이 망가졌을지언정 정신은 끝끝내 지지 않았음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영어에서 destroy라는 동사는 '어떤 대상이 제 기능을 잃을 만큼 손상을 입힌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또한 저 문장에서 man이라는 단어는 '인간'으로 많이 해석되지만, '남자'로 해석해도 말이 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8] John J. McGraw를 스페인어 식으로 존 호타 맥그로로 발음한다.
[9] 작중 묘사가 거의 신격화 수준이다.
[10] 1897년에 태어났으니, 3세기를 살았다는 말이 된다.
[11] 출처 모음, Occupational Wage Survey, Detroit, Michigan, Dec. 1951, US Department of Labor.
[12] 실제로 칠곡군은 17.2%, 포항시는 19.0%, 구미시는 10.6%다.
[13] 그나마 제동을 걸 수 있는 곳이 가덕도신공항이 들어가고 녹산공단이 있는 강서구 정도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