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이름이 없다면 우리는 과연 누구인 걸까?"
"보트로 헤엄쳐 돌아가지 않은 것이야말로 내 평생 가장 잘한 일이었다. 한데 그 대신 어디로 가야 좋단 말인가?"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자유를 쟁취하고자 분투한 사람 치고 그에 수반하는 비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노란빛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에스터. 내 인생이긴 하지만 노란빛 한가운데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 때론 느끼는 것 자체가 고역이고 고통이다. 나부터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겠다 작정하고 몇 달째 버텨 오던 중이 아니던가."
"나는 삶의 모든 걸 누리고 싶어. 여자이고 싶고 남자이고 싶고, 친구가 많은 동시에 외로움을 누리고 싶고, 많이 일하고 좋은 책을 쓰고 여행을 하고 즐기며 지내고 싶어……."
"우리의 욕망을 주장하기란 너무나 어렵고, 차라리 그런 욕망들을 조롱하는 게 더 마음 편하기 마련이니까."
"아드리엔 리치는 <가능성의 예술들Arts of the Possible>에서 거짓말의 기예에만 간결하고도 첨예한 한 장을 할애했다. 우리가 거짓을 멈출 때 더 많은 진실이 창조되고 또 가능해진다고 그는 지적한다."
"때로 우리는 소속되기를 바라는 만큼이나 소속되지 않기를 바라기 마련이다…다른 사람이 우리 대신 상상해 온 인물이 되는 건 자유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두려움에 우리 삶을 저당잡히는 일이지. / 상상으로나마 자유롭다고 여기지 못한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여자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기 위해 자기 이름을 지워버린 사회의 서사와 결별할 때, 그가 맹렬한 자기 혐오에, 미칠 것만 같은 고통에, 눈물이 멎지 않는 회한에 빠지리라는 게 사회 통념이다. 이런 것이 여자를 위해 마련된, 그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손에 쥘 수 있는 가부징제의 왕관에 박힌 보석들이다. 눈물지을 순간이 넘치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아무런 가치가 없는 그 보석들에 손을 뻗느니 검고 푸르스름한 어둠을 두 발로 통과해 지나는 편이 낫다."
첫댓글 인생필님 덕분에 올해 100권 읽기 성공할 거 같아요~^^
마지막 문단이 웅장하네요..(눈물 질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