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원효스님(元曉스님)
元曉는 新羅 眞平王 三十九年(六一七年)押梁국(慶北慶山)불지촌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佛道를 배우기 시작하여 마침내 佛敎敎理에 正統하고 깨달은 바를 그대로 실천하여
一代의 碩學으로서 그 名聲을 世界에 떨쳤다. 그리고 그는 民族의 先覺者로서 謙虛하게
民族統一의 理念과 實踐力을 길러 준 民族이 횃불이 되었다.
어릴 때의 이름을 誓幢이라 했고, 俗性은 薛씨이며 귀족 문벌의 出身이었다. 그는 出家하여
자기 집을 절로 만들었고, 여러 곳으로 다니며 眞理를 探求하였다.
그는 당시 未曾有의 盛大를 맞았던 唐으로 留學의 길을 떠났다. 중도에서 해가 저물어 오래된
무덤 사이에서 잠을 잤다. 자다가 목이 말라 물을 찾으니. 어떤 그릇에 물이 있기에 그 물을
마시고 해갈되어 편안히 잠을 잤다. 아침에 깨어 본즉 밤에 먹은 물그릇이 해골박이였다.
구토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문득 깨달아, 마음이 일어나면 온갖 법이 일어나고 마음이
없어지면 온갖 법이 사라지는도다
하고 (心生則種種法生 心滅則種種法滅 惑觸髏不二)하고 부처님이 말씀하신 三界가 唯心이요
萬法이 唯識이라고 하신 것이 어찌 나를 속였으리요!하며, 留學을 抛棄하고 本國에 돌아와서
많은 經論에 疎(소=註譯)를 붙이고 많은 著書을 남기었다.
원효스님이 다룬 經典과 疏와 宗要로서는
華嚴經, 涅槃經, 法華經, 楞伽經, 維摩經, 金光明經, 般若經, 無랴義經, 金剛三昧經, 勝鬗經,
不增不減經, 解深密經, 無量壽經 阿彌陀經, 彌勒上生經, 梵網經, 菩薩瓔珞本業經등이 있으며,
또한 論으로서는 大乘起信論, 成唯識論, 瑜伽論, 因明論, 攝大乘論, 中辯論, 掌珍論, 中觀論,
廣白論, 成實論, 寶性論, 阿毘曇論 等에 註釋을 붙였으며,
調伏我心論, 安身事心論, 求道譬喩論, 十門和爭論, 遊心安樂道, 發心修行章, 六情懺懷法 等
萬世不朽의 著書를 많이 남겼다.
九十九部 二百四十여권에 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總 三百六十여권 또는 千권에 가깝다는
傳說도 있어서, 현재 밝혀져 있는 數字보다도 古今獨步의 大 著述이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二十九部 二十三卷이 傳해오고 있는대, 그 中 十門和爭論은 元曉의 中心思想을 알 수 있는 代表的 著書로 알려지고 있다. 불교사상 몇 백권의 저술을 남긴 大論師나 大 學者는
몇몇분 있었지만 元曉大師의 경우와 같이 대, 소, 승(大小乘)三藏을 통털어 華嚴,法華, 涅槃 三論, 法相 淨土, 律, 成實, 阿毘曇論 등 각부 각종의 要領과 骨髓를 추려 엮은 宗要, 料簡 등을 撰述하였다는 것은 世界佛敎敎學史上 오직 원효 보살님 한 분 뿐이었음을 우리는 看過해서는 안된다.
그는 神文王 六年에 70歲로 일생을 마칠 때까지 著述과 說法을 그야말로 超人的 精力으로
繼續하였던 것이다.
夫諸佛諸佛이 莊嚴寂滅宮은 (부제불제불이 장엄적멸궁은)
무릇 모든 부처님이 번뇌 망상의 한 티끌도 없는 적멸궁을 장엄하심은,
於多劫海에 捨欲苦行이요 (어다겁해에 사욕고행이요)
겁고해에 욕심 여의고 인욕고행하심이요,
衆生衆生이 輪廻火宅門은 (중생중생이 윤회화택문은)
많고 많은 중생이 삼계화택을 헤어나지 못하고 윤회함은,
於無量世에 貪慾不捨니라 (어무량세에 탐욕불사니라)
한량없는 세월동안 탐욕을 여의지 못함일세.
無防天堂에 小往至者는 三毒煩惱로 爲自家財요
(무방천당에 소왕지자는 삼독번뇌로 위자가재요)
막지 않는 저 천당에 왕생하는 이가 적은 것은
많은 중생이 탐진치심 삼독으로 재물삼은 까닭이고,
無誘惡道에 多往入者는 四蛇五欲으로 爲妄心寶니라
(무유악도에 다왕입자는 사사오욕으로 위망심보니라)
유혹하는 이 없는 저 악도에 태어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네 독사와 오욕으로(四大:地水火風, 五慾:財慾,色慾,食慾,名譽慾,睡眠慾)
마음 보배 삼음일세.
人誰不欲歸山修道요마는 而爲不進은 愛欲所纏이니라
(인수불욕귀산수도리요마는 이위부진은 애욕소전이니라)
누군들 산에 들어가 도 닦고자 하지 않으리요만
그리하지 못함은 애욕에 얽힌 때문이다.
然而不歸山藪修心이나 隨自身力하야 不捨善行이어다
(연이불귀산수수심이나 수자신력하야 불사선행이어다)
그러나 산 속에 들어가 마음 닦지 못할지라도
자신의 힘이 닿는 데로, 선행공덕 지어보세.
自樂을 能捨면 信敬如聖이요 難行하면 能行 尊重如佛이니라
(자락을 능사면 신경여성이요 난행을 능행하면 존중여불이니라)
세간 쾌락을 능히 버린다면 마치 성인인듯 신뢰와 공경을 받고
일 능히 하면 부처님처럼 존중받게 된다.
慳貪於物은 是魔眷屬이요 (간탐어물은 시마권속이요)
재물간탐 하는 사람 곧 마귀권속이요,
慈悲布施는 是法王子니라 (자비보시는 시법왕자니라)
자비보시 하는 사람 부처님의 아들이라.
高嶽峩巖은 智人所居요 碧松深谷은 行者所捿니라
(고악아암은 지인소거요 벽송심곡은 행자소서니라)
높은 산 바위 솟은 곳은 지혜로운 이 살 곳이요
푸른 솔 깊은 계곡은 수행자들이 깃들 곳이라.
飢飱木果하여 慰其飢腸하고 渴飮流水하여 息其渴情이니라
(기손목과하여 위기기장하고 갈음유수하여 식기갈정이니라)
나무열매 풀뿌리로 주린 창자 위로하고
흐르는 물 맑은 샘이 마른 목을 적셔주네.
喫甘愛養하여도 此身은 定壞요 (끽감애양하여도 차신은 정괴요)
맛있는 음식 먹여 애지중지 길러보아도 이 몸은 끝내 무너질 것이며
着柔守護해도 命必有終이니라 (착유수호해도 명필유종이니라)
부드럽고 좋은 옷 입혀 지키고 보호해도
이 목숨 반드시 끝나고 마는 것.
助響巖穴도 爲念佛堂하고 哀鳴鴨鳥로 爲歡心友이니라
(조향암혈도 위염불당하고 애명압조로 위환심우니라)
메아리 울리는 바위동굴로 염불법당 도량삼고
슬피 우는 기러기 울음으로 마음 기쁜 벗을 삼아
拜膝이 如氷이라도 無戀火心하고 (배슬이 여빙이라도 무련화심하고)
예불 참선에 무릎이 얼더라도 불기운 그리워하지 않고,
餓腸이 如切이라도 無求食念이라 (아장이 여절이라도 무구식념이라)
주린 배 창자가 끊어지는 듯해도 먹거리 찾을 생각 내지 말지니
忽至百年이어늘 云何不學하며 (홀지백년이어늘 운하불학하며)
눈 깜짝할 새에 백년세월 가는 데 어찌 배우지 않을 것이며
一生이 幾何인데 不修放逸일고 (일생이 기하인데 불수방일일고)
일생이 얼마나 되기에 닦지 않고 방일하겠는가.
離心中愛를 是名沙門이요 不戀世俗을 是名出家니라
(이심중애를 시명사문이요 불연세속을 시명출가니라)
모든 애착 여윈 이를 사문이라 이름하고
세속 그리운 마음 여의어야 출가했다 할 것이니
行者羅網은 狗被像皮요 (행자라망은 구피상피요)
개 몸에다 범의 가죽 행자 애욕 이 아니며
道人戀懷는 蝟入鼠宮이니라 (도인련회는 위입서궁이니라)
쥐 집에 든 고슴도치 도인 연정 이 아닌가.
雖有才智나 居邑家者는 諸이 是人에 生悲憂心하고
(수유재지나 거읍가자는 제불이 시인에 생비우심하고)
비록 재능과 슬기 있어도 속가에 사는 이
제불께서 그들을 슬퍼하고 보살님이 걱정하나,
說無道行이나 住山室者는 衆聖이 是人에 生歡喜心하니라
(설무도행이나 주산실자는 중성이 시인에 생환희심하니라)
어리석고 도를 닦지 않더라도 깊은 산에 사는 이는
뭇 성현이 그들에게 환희심을 내느니라.
雖有才學이나 無戒行者는 如寶所導而不起行이요
(수유재학이나 무계행자는 여보소도이불기행이요)
비록 재능과 배운것이 많다 해도 계와 행이 없는 이는
마치 보배 가득 쌓인 곳으로 이끌어도 따르지 않음과 같고
雖有勤行이나 無智慧者는 欲往東方而向西行이니라
(수유근행이나 무지혜자는 욕왕동방이향서행이니라)
비록 부지런히 닦기는 하지만 지혜가 없는 이는
서쪽 길을 동쪽인줄 잘못알고 나아가는 나그네요,
有智人의 所行은 蒸米作飯이요 (유지인의 소행은 증미작반이요)
지혜로운 이 닦는 것은 쌀을 쪄서 밥을 짓는 것이요
無智人의 所行은 蒸沙作飯이니라 (무지인의 소행은 증사작반이니라)
슬기 없는 이의 닦음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짓는 격이다
共知喫食而慰飢腸하되 不知學法而改癡心이니라
(공지끽식이위기장하되 부지학법이개치심이니라)
굶주리면 먹을 줄은 사람마다 하면서도
불법을 배워 어리석은 마음 고칠 줄 모르니
行智具備는 如車二輪이요 自利利他는 如鳥兩翼이니라
(행지구비는 여차이륜이요 자리이타는 여조양익이니라)
행과 지혜 두 가지는 수레바퀴가 둘과 같음이고
자리이타 닦는 것은 새의 날개 양쪽 같네.
得粥祝願하되 不解其意 亦不檀越 應羞恥乎
(득죽축원하되 불해기의면 역부단월에 응수치호며)
죽을 시주 받고 축원해주더라도 그 참뜻을 모른다면
단월시주 그 정성에 어찌 부끄럽지 않을 것이며,
得食唱唄하되 不達其趣면 (득식창패하되 부달기취면)
공양 올려 염불하나 깊은 이지 못 깨치면
亦不賢聖에 應慙愧乎아 (역불현성에 응참괴호아)
많은 보살님 성현 앞에 죄스럽지 아니할까?
人惡尾蟲이 不辨淨穢이듯 聖憎沙門이 不辨淨穢니라
(인오미충이 불변정예이듯 성증사문이 불변정예니라)
버러지가 더럽다고 사람들이 미워하듯
계행 없는 사문행자 성현들이 싫어하네.
棄世間喧하고 乘空天上은 戒爲善梯니
(기세간훤하고 승공천상은 계위선제니)
세간의 소란을 버리고 저 진리의 세계로 오르는 데는
계지키는 청정수행 가장 좋은 사다리가 되니
(그러므로 계행을 깨뜨리고 남의 복밭이 된다는 것은,귀의 받는 대상이 된다함은)
是故로 破戒코 爲他福田은 如折翼鳥가 負龜翔空이라
(시고로 파계코 위타복전은 여절익조가 부구상공이라 )
날개 부러진 새가 거북을 등에 업고 하늘을 날지 못하듯이
파계하여 타락한 이 남을 구제 할 수 없네
自罪를 未脫하면 他罪를 不贖이라
然이나 豈無戒行하고 受他供給이리오
(자죄를 미탈하면 타죄를 불속이라 연이나 기무계행하고 수타공급이리오)
나의 죄도 못 벗고서 남의 죄를 어찌하며
지계 수행 못 하는 이 공양시주 어찌 받나?
無行空身은 養無利益이요 無常浮命은 愛惜不保니라
(무행공신은 양무이익이요 무상부명은 애석불보니라)
수행없는 이 헛된 몸 길러봤자 이익 될 게 없고,
거품인 듯 덧없는 이 목숨 사랑하고 아껴 보았자 보전치 못하리니,
望龍象德하야 能忍長苦하고 期獅子座하야 永背欲樂이니라
(망용상덕하야 능인장고하고 기사자좌하야 영배욕락이니라)
성현의 덕 바라거든 난행고행 길이 참고
부처님의 열반자리 기약하려거든 영원토록 오욕 쾌락 저버리세.
行者心淨하면 諸天이 共讚하고 (행자심정하면 제천이 공찬하고)
수행자의 마음자리 청정하면 모든 천신이 찬탄하고,
道人이 戀色하면 善神이 捨離니라 (도인이 연색하면 선신이 사리하나니라)
도 닦는 이 탐색하면 여러 선신들이 버리고 떠나느니라.
四大가 忽散이라 不保久住니 今日夕矣라 頗行朝哉인저
(사대가 홀산이라 불보구주니 금일석의라 파행조재인저)
사대육신은 홀연히 흩어져 오래도록 보전치 못하나니 어느덧
금생도 저녁나절(황혼)이라 모름지기 아침(내생)이 닥쳐오는구나.
世樂이 後苦어늘 何貪着哉며 一忍이 長樂이러늘 何不修哉리요
(세락이 후고어늘 하탐착재며 일인이 장락이어늘 하불수재리오)
속세의 즐거움엔 나중에 고통이 따르거늘 어찌 탐착할 것이며
한번(욕망을) 참는데 오래도록 즐거움 있거늘 어찌 닦지 않으리오
道人貪은 是行者羞恥요 出家富는 是君子所笑라
(도인탐은 시행자수치요 출가부는 시군자소소라)
도 닦는 이의 탐심은 수행자의 큰 수치요
출가자의 부는 저 (세속)군자들의 웃음거리니라.
遮言이 不盡어늘 貪着不已하며 (차언이 부진어늘 탐착불이하며)
변명할 말은 끝이 없어도 탐하고 집착하기를 그치지 않으며
(이런 저런 구실을 달아)
第二無盡어늘 不斷愛着하며 (제이무진어늘 부단애착하며)
요다음 요다음 하고 (수행을) 미루기는
끝이 없어도 끝내는 애착을 끊지 않네.
此事無限어늘 世事不捨하며 彼謀無際어늘 絶心不起로다
(차사무한어늘 세사불사하며 피모무제어늘 절심불기로다)
이 같은 일 한이 없거늘 세속 일 버리지 못하고
하고 많은 세상 잔꾀 끊을 생각 못하누나.
今日不盡어늘 造惡日多하며 明日不盡어늘 作善日少하며
(금일부진어늘 조악일다하며 명일부진어늘 작선일소하며)
오늘하루 오늘하루 나쁜짓은 많이 해도
내일내일 미루면서 착한일은 얼마없네
今年不盡어늘 無限煩惱하며 來年無盡어늘 不進菩提로다
(금년부진어늘 무한번뇌하며 내년무진어늘 부진보리로다)
금년일년 또일년을 번뇌속에 한량없고
내년으로 밀고밀어 보리정진 못하누나.
時時移移하여 速經日夜며 日日移移하여 速經月晦며
(시시이이하여 속경일야며 일일이이하여 속경월회며)
찰라찰라 시간시간 낮과 밤이 잠깐 흘러
하루하루 번개처럼 보름 한달 훌쩍 가니,
月月移移하여 忽來年至며 年年移移하여 暫到死門하나니
(월월이이하여 홀내년지며 년년이이하여 잠도사문하나니)
한달 한달 쉬지 않고 훌연 일년 지나가서
한해두해 거듭하여 문둑 죽음 닥쳐오네.
破車不修요 老人不修라 臥生懈怠하고 坐起亂識이니라
(파거불수요 노인불수라 와생해태하고 좌기난식이니라)
깨진 수레 굴러갈까 늙은 몸이 닦을 건가
누워서 게으름, 앉아 혼미 망상만이 어지럽네,
幾生이관대 不修하고 虛過日夜하며 幾活空身어어늘 一生不修오
(기생이관대 불수하고 허과일야하며 기활공신이어늘 일생불수오)
얼마나 살겠기에 낮과 밤을 헛 보내며, 살날이 몇이기에 일생을 닦지않나
身必有終하리니 後身은 何乎아 莫速急乎며 速莫急乎랴
(신필유종하리니 후신은 하호아 막속급호며 속막급호랴.)
헛된 이름 죽은 뒤에(이 생에 닦지 않은 이 몸) 다음 생을 어이하나
생각하면 급하구나 생각 할수록 급하구나.
發心修行章 終
발심수행장 끝
3. 자경문 (自警文) 野雲스님
야운(野雲, ?~?)[1340?]은 고려 말의 고승이다. 야운(野雲)은 고려 말의 선승(禪僧)으로 휘가
각우(覺牛)이고, 속명이 우(玗)이며, 호가 몽암도인(夢岩道人) 또는 야운(野雲)이다.
행적이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野雲은 王師를 지낸 나옹 혜근(懶翁慧勤, 1320∼1376, 57세)
스님의 시자로 오랫동안 있다가 혜근이 입적한 뒤 중국으로 들어가 불법을 구했다고 한다.
당시 권근 등과 교류가 있었다. 저서에 야운자경서가 있다.
함허 득통 禪師가 (涵虛得通, 1376∼1438, 63세) 野雲에게 보낸 다음과 같은 詩가 있다.
<江月軒前江月白 野雲堂上野雲閑 雲光月色交揮處 一室涵許休自安>
(江月軒은 (懶翁의 自號)
**나옹 혜근(懶翁慧勤)스님의 출가는 20세 때이다. 이웃집 친구의 돌연한 죽음을 통해서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마련한다. 나옹 스님은 공덕산 묘적암으로 출가한다. 처음 대면에서 요연(了然)
스님이 나옹 스님에게 주인공(主人公)을 물었다. "여기 온 자는 무슨 물건인고?" "말하고 듣고 하는 자가 왔습니다만, 알지 못합니다.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고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수행해야 하겠습니까?"나옹 스님은 십 년 참선한 수좌와 같은 당찬 말로 대답하였다.
출가 당시부터 대인의 기질을 보여주는 좋은 예. 스승 요연 스님은 심정을 솔직하게 토로한다.
"나 역시 너처럼 알지 못해. 딴 스승을 찾아가 묻거라." 선지식 참배 다니기를 한동안 하다가
양주 회암사에 이르러서는 4년 간 두문불출하고 피나는 정진을 하였다. 여기서 깨달음이 있었다. 이때가 스님의 나이 25세 때의 일이다. 북경에 갔을 때였다.
인도에서 온 선지식 지공(指空, ?∼1363)을 친견한다. 이 일이 나옹 스님에게는 일생일대 큰
인연의 시기이다. 심인(心印)에 계합한 바가 있었다. 남쪽으로 가서는 평산 처림(平山處林)
스님의 문하에 들어가 법의(法衣)와 불자(拂子)를 전해 받고 확고한 입지가 선다. 귀국하였다가
재차 북경에 갔을 때였다. 지공 스님으로부터 법의와 불자를 전해 받는다. 우리가 대작 불사를
시작 할 때에 증명법사단(證明法師檀)에, 지공·나옹·무학 삼대화상을 모신다.
나옹 스님의 스승과 제자 등 나옹 스님의 삼대인데 이만큼 나옹 스님의 법력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송광사 조석 예불문에서도 삼대 화상을 모시고 예를 올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이다.
主人公아 聽我言하라 (주인공아 청아언하라)
주인공아 내말 들어라.
幾人이 得道空門裏어늘 汝何長輪苦趣中가
(기인이 득도공문리어늘 여하장륜고취중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서 깨달음 얻었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아직 까지 삼계의 고통 바다에서 헤매고 있는가?
汝自無始已來로 至于今生히 背覺合塵하고
(여자무시이래로 지우금생히 배각합진하고)
그대가 그 비롯함이 없는 옛적부터 금생에 이르도록
깨침의 길(참된성품)을 등지고,
墮落愚痴하여 恒造衆惡而入三途之苦輪하며
(타락우치하여 항조중악이입삼도지고륜하며)
속진에 묻혀서 어리석은 길에 굴러 떨어져 언제나 온갖
악업을 지어 삼악도의 괴로운 굴레에 빠져 들었으며
不修諸善而沈四生之業海로다 (불수제선이침사생지업해로다)
두루 선행을 닦지 않아서 사생(四生)의 업바다(業海)에 빠져 있구나.
[四生은 胎生,卵生,濕生,化生을 말한다. 四生의 生起原因은 情, 想 合 離의 네 가지다.
胎生은 情이니(結愛曰情)愛慾이 얽힌 果報이며, 卵生은 想이니(亂思曰想)알로 나는 鳥類인데,
어지러운 생각으로 얽힌 果報며, 濕生은 合이니(氣附曰合), 濕한 기운에 붙어서 나는 모기,
귀뚜라미,나비 등의 類이며, 化生은 離이니(形遞曰離=捨比生彼) 의탁한 데 없이 홀연히
생겨나는 천상, 지옥, 귀신의 類를 말한다.]
(초발심자경문,탄허스님강의,선문출판사,146쪽)
身隨六賊故로 或墮惡趣則極辛極苦하고
(신수육적고로 혹타악취즉극신극고하고)
몸이 여섯가지 도적을 따르는 까닭으로
악취에 떨어진 즉 고통이 극심하고
心背一乘故로 或生人道則佛前佛後로다
(심배일승고로 혹생인도즉불전불후로다)
마음이 일승(一乘-大乘)을 등진 까닭으로 혹 사람의 몸을 받았어도
부처님 나시기 전이거나 부처님 가지 뒤가 되었구나!
今亦幸得人身이나 正是佛後末世니 嗚乎痛哉라
(금역행득인신이나 정시불후말세니 오호통재라)*六賊(六塵,六境-色聲香味觸法)
금생에 또다시 다행스럽게도 사람의 몸 받았으나
부처님 가신 뒤의 말법세상이니 슬프고 애닯도다!
是誰過歟아 雖然이나 汝能反省하여 割愛出家하여
(시수과여아 수연이나 여능반성하여 할애출가며)
이것이 누구의 허물이겠는가? (사연은) 비록 그러하나
이제라도 그대가 능히 반성하여 애욕을 베어버리고 출가하여
受持應器하고 着大法服하여 履出塵之經路하고
(수지응기하고 착대법복하여 리출진지경로하고)
바루(應量器)와 가사를 받아 가지고 (바른 법을 받아 지니고자)
티끌세상을 벗어나는 지름길을 밟아
學無漏之妙法하면 如龍得水요 似虎靠山이라
(학무루지묘법하면 여용득수요 사호고산이라)
번뇌에 물듦이 없는 무루의 묘법을 배우면
마치 용이 물을 얻은 듯 호랑이가 산중에 있는 것과 같으니
其殊妙之理하고 不可勝言이니라 (기수묘지리는 불가승언이니라)
그 수승하고 오묘한 이치는 말로써 다할 수 없느니라.
人有古今이언정 法無遐邇하며 人有愚智나 道無成衰나니
(인유고금이언정 법무하이하며 인유우지나 도무성쇠나니)
사람엔 옛사람과 지금 사람이 있을지언정 법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사람엔 어리석고 슬기로움이 있을지언정 도에는 성하고 쇠함이 없나니
雖在佛時나 不順佛敎則何益이며 (수재불시나 불순불교즉하익이며)
비록 부처님 재세시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으며
縱値末世나 奉行佛敎則何傷이리오 (종치말세나 봉행불교즉하상이리오)
비록 말법시대를 만났다하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한다면 어찌 해로움이 있으리오
故로 世尊이 云하사되 我如良醫라 知病設藥하니
(고로 세존이 운하사되 아여양의라 지병설약하니)
고로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좋은 의사와 같아서 병을 알아 약을 주노니
服與不服은 非醫咎也며 又如善導하여 導人善道하나
(복여불복은 비의구야며 우여선도하여 도인선도하나)
먹고 안 먹고는 의사의 허물이 아니며 (나는)
또한 좋은 길잡이와 같아서 길을 잘 인도하되,
聞而不行은 非導過也라 自利利人이 法皆具足하니
(문이불행은 비도과야라 자리이인이 법개구족하니)
듣고도 가지 않는 것은 길잡이의 허물이 아닌 것이라
제게도 이롭고 남에게도 이로운 것이 법에 다 갖추어져 있나니
若我久住라도 更無所益이라 自今而後로 我諸佛子가
(약아구주라도 갱무소익이라 자금이후로 아제불자가)
만약 내가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다 해도 다시 더
이로운 바가 없을 것이라 지금으로부터 나의 여러 제자들이
展轉行之則如來法身은 常住而不滅也라시니
(전전행지즉여래법신은 상주이불멸야라시니)
이법을 계속 이어서 행하면 부처님의 법신이
언제나 있어서 없어지지 않으라 고 하시었다.
若知如是理則但恨自不修道언정 何患乎末世也야오
(약지여시리즉단한자불수도언정 하환호말세야오)
만약 (여래의 법신은 상주불멸인 줄로) 이같이 진리를 알면
다만 제 스스로 닦지 아니함을 뉘우칠지언정
어찌 말세에 태어난 것을 근심하리오.
伏望하노니 汝順興決烈之志하며 開特達之懷하고
(복망하노니 여순흥결렬지지하며 개특달지회하고)
엎드려 바라노니 그대는 모름지기 결연하고 맹렬한 뜻을
일으키며 궁극의 이치를 깨우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盡捨諸緣하고 除去顚倒하며 眞實爲生死大事하여
(진사제연하고 제거전도하며 진실위생사대사하여)
모든 세속 인연을 말끔히 여의고 (그림자같은 경계에 끄달리는)
뒤집힌 소견을 버리어 참으로 나고 죽는 큰일(일생일대사 깨우침)을 위해
於祖師 公案上에 宜善參究하여 以大悟로 爲則하고
切莫自輕而退屈이어다
(어조사 공안상에 의선참구하여 이대오로 위칙하고 절막자경이퇴굴이어다)
조사들의 가르침(공안)을 따라 마땅히 잘 참구하여 대오 견성을 철칙으로 삼아
부디 제 자신을 업수히 여겨서 물러서는 일이 없도록 할지어다.
惟斯末運에 去聖時遙하여 魔强法弱하고
(유사말운에 거성시요하여 마강법약하고)
이런 말법시대에 성현이 가신지 아득하여 마군은 강성하고 정법은 약해져
人多邪侈하여 成人者少요 敗人者多며 (인다사치하여 성인자소요 패인자다며)
사람마다 삿되고 호사스럽나니 남을 바르게 이끄는 이는 적고
남을 잘못되게 하는 이가 많으며
智慧者寡요 愚痴者衆하여 自不修道하고 亦惱他人하나니
(지혜자과요 우치자중하여 자불수도하고 역뇌타인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적고 어리석은 무리가 많으니라. 그리하여
제 스스로 도를 닦지도 않으며 또한 다른 이들까지 괴롭히나니
凡有障道之緣은 言之不盡이라 恐汝錯路故로
(범유장도지연은 언지부진이라 공여착로고로)
무릇 수행에 장애되는 인연은 말로 다 할 수 없느니라.
그대도 빗나갈까 두려운 까닭에
我以管見으로 撰成十門하여 令汝警策하니
(아이관견으로 찬성십문하여 영여경책하니)
내 좁은 소견으로써 열 가지 문을 가려 지어서
그대로 하여금 경책을 삼게 하노니
汝須信持하여 無一可違하길 至禱至禱하노라
(여수신지하여 무일가위하길 지도지도하노라)
그대는 모름지기 믿고 간직하여,
한 가지도 어긋남이 없기를 간절히 빌고 비노라.
頌曰, 愚心不學增橋慢이요 痴意無修長我人이로다
(송왈, 우심불학증교만이요 치의무수장아인이로다)
게송으로 말하리라 어리석은 마음에 배우지 아니하면
교만한 마음만 늘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닦지 아니하면
아상(내로다, 너로다 하는 상)만 늘게 되네.
空腹高心如餓虎요 無知放逸似顚猿이로다
(공복고심여아호요 무지방일사전원이로다)
주린 배에 높은 마음(닦은 것도 없으면서 뽐내기만 하는 모습은)
마치 주린 범과 같고 아는 것도 없으면서 게으름은
마치 거꾸로 매달린 원숭이 꼴이로다.
邪言魔語肯受聽하고 聖敎賢章故不聞이로다
(사언마어긍수청하고 성교현장고불문이로다)
삿된 소리 마구니 말은 즐겨 귀담아 들어도,
성현의 가르침엔 귀 기울이지 않는도다.
善道無因誰汝度리오 長淪惡趣苦纏身이니라
(선도무인수여도리오 장륜악취고전신이니라)
바른 길에 인연 없음이니 누가 그대를 제도하리오.
육도(六道)에 잠겨 오래도록 고통에 얽매인 몸 될 뿐이네.
其一은 軟衣美食을 切莫受用하라 (기일은 연의미식을 절막수용하라)
첫째, 부드러운 옷과 맛있는 음식을 받아 쓰지 말라.
自從耕種에 至于口身히 非徒人牛의 功力多重이라
(자종경종에 지우구신히 비도인우의 공력다중이라)
밭 갈고 씨 뿌리는 일로부터 먹는 것 입는 것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소의 공력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亦乃傍生의 損害無窮커늘 勞彼功而利我라도 尙不然也인데
(역내방생의 손해무궁커늘 로피공이리아라도 상불연야인테)
또한 이때에 뭇 벌레들이 죽고 상한 것이 한량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수고한 공으로 내가 이로운 것도 오히려 못할 일인데
況殺他命而活己를 奚可忍乎오
(황살타명이활기를 해가인호오)
하물며 다른 목숨을 끊어 이 몸을 살리는 게 어찌 차마 할 것인가?
農夫도 每有飢寒之苦하고 織女도 連無遮身之衣인데
(농부도 매유기한지고하고 직녀도 연무차신지의인데)
농부도 항상 헐벗고 굶주리는 고통 속에 지내고
베 짜는 여인들도 늘 몸을 가릴만한 옷이 없는데
況我長遊手하니 飢寒을 何厭心이랴 (황아장유수하니 기한을 하염심이랴)
하물며 나는 오래 일하지 아니하니,
주리고 추운 것을 어찌 싫다 할 수 있으랴.
軟衣美食은 當恩重而損道며 (연의미식은 당은중이손도며)
부드러운 옷과 맛있는 음식은 그 은혜만 지중하고 도에 손해가 되지만
破衲蔬食은 必施輕而積陰이라 (파납소식은 필시경이적음이라)
떨어진 옷과 나물밥은 시주의 은혜를 가볍게 하여 반드시 음덕이 쌓이리니
今生에 未明心하면 滴水도 也難消니라
(금생에 미명심하면 적수도 야란소니라)
금생에 이 마음 밝히지 못하면
물 한 방울조차 능히 소화시키기 어려우니라.
頌曰, 菜根木果慰飢腸하고 松落草衣遮色身이오
(송왈, 채근목과위기장하고 송락초의차색신이오)
게송으로 말하노라 풀뿌리 나무 열매로 주린 창자 달래고
솔가지 풀 옷으로 몸을 가리네
野鶴靑雲爲伴侶하고 高岑幽谷度殘年이어다
(야학청운위반례하고 고잠유곡도잔년이어다)
노니는 학과 푸른 구름 벗 삼아 높은 산 그윽한 골에서 살아가리라.
其二는 自財를 不悋하고 他物을 莫求어다
(기이는 자재를 불린하고 타물을 막구어다)
둘째, 자기의 재물을 아끼지 말고 남의 물건을 탐내지 말지니라.
三途苦上에 貪業이 在初요 六度門中에 行檀가 居首니라
(삼도고상에 탐업이 재초요 육도문중에 행단이 거수니라)
삼악도의 고통 중에는 탐심이 으뜸에 있고
육바라밀의 문중에는 보시가 첫머리에 놓이느니라.
慳貪은 能防善道요 慈施는 必禦惡徑이니라
(간탐은 능방선도요 자시는 필어악경이니라)
아끼고 탐내는 것은 능히 선도를 막고
자비로 보시함은 반드시 악도를 방비하느니라.
如有貧人이 來求乞어든 雖在窮乏이라도 無悋惜하라
(여유빈인이 내구걸이어든 수재궁핍이라도 무린석하라)
만일 가난한 이가 와서 구걸하거든
비록 넉넉하지 못하더라도 인색하지 말지니라.
來物一物來 去亦空手去 (내물일물래요 거역공수거라)
올 적에 한 물건도 없이 오고 갈 적에 또한 빈손으로 가는지라
自財 無戀志 他物 有何心(자재도 무연지어든 타물에 유하심이리요)
자기의 재물도 생각이 없거늘 남의 물건에 무슨 마음이 있으리요?
萬船將不去 唯有業隨身(만선장불거요 유유업수신이라)
이몸이 죽으면 만 가지를 가지고도 가져가지 못하고
오직 업만 가져 가느니라.
三日修心 千載寶 百年貪物 一朝塵
(삼일수심은천재보요 백년탐물은 일조진이니라)
사흘 동안 닦은 마음 천년 가는 보배요
백 년 동안 탐낸 물건 하루 아침 티끌이 되느니라.
頌曰, 三途苦本 因何起 只是多生 貪愛情
(송왈삼도고본 인하기오 지시다생 탐애정이로다)
송하여 이르되 삼악도에 받는 고통 무슨 탓인가?
오랜 세월 탐내고 사랑한 정 탓일세.
我佛衣盂 生理足 如何蓄積 長無明
(아불의우 생이족커늘 여하축적 장무명고)
부처님의 가사 발우로 이대로 살만 한데
어째서 쌓고 모아 무명만을 기르나.
其三, 口無多言은 身不輕動이어다(기삼은 구무다언하고 신불경동이어다)
셋째, 입으로 많은 말을 하지 말고 몸은 가벼이 움직이지 말지니라.
身不輕動則息亂成定이요 口無多言則轉愚成慧니라
(신불경동칙식란성정이요 구무다언칙전우성혜니라)
몸을 가벼이 움직이지 않으면 산란함을 쉬어 선정을 이루고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을 돌려 지혜를 이루니라.
實相은 離言이요 眞理는 非動이라(실상은 이언이요 진리는 비동이라)
진실한 바탕은 말을 여의었고, 참된 이치는 움직이지 않느니라.
口是禍門이니 必加嚴守하고 身乃災本이니 不應輕動이니라
(구시화문이니 필가엄수하고 신내재본이니 불응경동이니라)
입은 이 재화의 문이니 반드시 신중하게 지켜 감을 더하고
몸은 재앙의 근본이니 응당 가벼이 움직이지 말지니라.
數飛之鳥는 忽有羅網之殃이요 輕步之獸는 非無傷箭之禍니라
(수비지조는 홀유라망지앙이요 경보지수는 비무상전지화니라)
자주 나르는 새는 홀연히 그물에 걸리는 위험이 높고
가벼이 날뛰는 짐승은 화살에 맞을 재앙이 없지 않느니라.
故로 世尊이 住雪山하시되 六年을 坐不動하시고
(고로 세존이 주설산하시되 육년을 좌부동하시고)
그러므로 세존이 설산에 머무르시되 6년 동안을 앉아 움직이지 않으셨고
達摩―少林하사 九歲를 默無言하니시
後來參禪者는 何不依古踪이리요
(달마―소림하사 구세를 묵무언하시니 후래참선자는 하불의고종이리요)
달마대사가 소림굴에 지내시되 아홉 해를 침묵해 말이 없으셨으니
후세에 참선하는 이가 어찌 이 일을 거울삼지 않겠는가?
頌曰 身心把定 元無動 默坐茅菴 絶往來
(송왈 신심파정 원무동하고 묵좌모암 절왕래어다)
송하여 이르되 몸과 마음이 정에 들어 동하지 말고
토굴 암자 홀로 앉아 오가지 말라
寂寂寥寥요 無一事하니 但看心佛을 自歸依어다
(적적요요 무일사하니 단간심불 자귀의어다)
잠잠하고 고요하여 한 일도 없으니 마음부처 찾아내어 귀의할진저.
其四는 但親善友하고 莫結邪朋하하 (기사는 단친선우하고 막결사붕하라)
넷째, 착한 벗은 가까이 하고 삿된 벗은 멀리 하라.
鳥之將息에 必擇其林이요 人之求學에 乃選師友니
(조지장식에 필택기림이요 인지구학에 내선사우니)
새도 쉬고자 하면 반드시 숲을 가리며
진리를 배움에는 스승과 벗을 선택할 것이나
擇林木卽其止也安하고 選師友卽其學也高니라
(택림목즉기지야안하고 선사우즉기학야고니라)
좋은 숲을 가리면 머물기 편안하고
스승과 벗을 잘 만나면 그 학문이 높아지느니라
故로 丞事善友를 如父母하고 (고로 승사선우를 여부모하고)
그러므로 착한 벗 섬기기를 부모 같이 하고
遠離惡友를 似寃家니라 (원리악우를 사원가니라)
악한 벗은 원수같이 멀리 하여야 하느니라
鶴無烏朋之計이니 鵬豈烏友之謀리오
(학무오붕지계이니 붕기추우지모리오)
학은 까마귀와 벗하려 하지 않나니
대붕이 어찌 뱁새와 벗하기를 도모하리오.
松裏之葛은 直聳千尋이요 茅中之木은 未免三尺이니
(송리지갈은 직용천심이요 모중지목은 미면삼척이니)
소나무 숲의 칡은 하늘 높이 곧게 솟아 자라고
억새풀 숲 가운데 자라는 나무는 석자를 넘겨 자라기 어렵나니,
無良小輩는 頻頻脫하고 得意高流는 數數親이어가
(무량소배는 빈빈탈하고 득의고류는 삭삭친이어다)
어질지 못한 소인배는 언제나 멀리 여의어야 하며
높은 뜻고 고상한 사람들과는 항상 가까이 친해야 하느니라.
頌曰, 住止經行須善友하여 身心決擇去型塵이어다
(송왈, 주지경행수선우하여 신심결택거형진이어다)
게송으로 말하노라 *祖關=祖師關,조사의 지위에 들어가는 문 곧 話頭가 그것이다.
행주좌와 어느 때나 선지식과 함께 하고,
몸과 마음 결택하여 가시덤불(애욕,집착)베어 버리라,
型塵掃盡痛前路하면 寸步不離透祖關
(형진소진통전로하면 촌보불리투조관이니라)
그리하여 밝은 앞 길 활짝 트이면(번뇌 망상 몰락 놓아 한 생각조차 쉬면)
한 발짝도 아니 떼고 조사공안 통하리.
其五는 除三更外에 不許睡眠이어다(기오는 제삼경외에 불허수면이어다)
다섯째, 삼경(저녁9시~새벽3시)이 아니면 잠자지 말라.
曠劫障道는 睡魔莫大니 (광겁장도는 수마막대니)
아득한 옛 부터 도를 가로막는 것은 수마(잠,수면)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二六時中에 惺惺起疑而不昧하며 (이륙시중에 성성기의이불매하며)
12시 중(현재24시간)에 어느 때나 또렷한 맑은 정신으로
의심을 일으켜 참구하고 흐리지 말며
四威儀內에 密密廻光而自看하라 (사위의내에 밀밀회광이자간하라)
행주좌와 중에 항상 자세히 광명을 돌이켜 스스로 마음을 살펴보라.
一生空過면 萬劫追恨이니 (일생공과면 만겁추한이니)
한 평생 헛되이 보내면 만겁을 두고 한이 따를 것이니
無常刹那라 乃日日而警怖요 (무상찰나라 내일일이경포요)
덧없는 세월은 찰나와 같으니 날이면 날마다(세월 흘러감을)
놀랍고 두려우며
人命須臾라 實時時而不保니라 (인명수유라 실시시이불보니라)
사람의 목숨 잠깐 사이이니 실로 시시각각 보존됐다 할 수 없느니라.
若未透祖關인대 如何安睡眠이리오 (약미투조관인대 여하안수면이리오)
만약 조사 관문을 뚫지 못하였다면 어찌 편안히 잠만 잘 수 있으리요.
頌曰, 송왈, 게송으로 말하노라
睡蛇雲龍心月暗(수사운용심월암하니)독사같은 졸음 구름 마음 달 흐려
行人到此盡迷程(행인도차진미정이로다)도 닦는 이 여기 와서 길을 몰라라.
箇中拈起吹毛利(개중염기취모리하면)그 속에서 비수검 빼어 들면
雲自無形月自明(운자무형월자명하리라)
달빛 한번 빛나는 때 구름흔적 없어라.
*吹毛利는 칼이름(劒名)인데 칼날 위에 머리카락을 놓으면 두 조각으로 쪼개진다고 해서
銳利한 칼날을 吹毛利라고 한다. 여기서는 銳利한 智慧에 비유하였다.
(초발심자경문,탄허스님강의,선문출판사,169쪽)
其六은 切莫妄自尊大하고 輕慢他人이어다
(기육 절막망자존대하고 경만타인이어다)
여섯째, 나를 높이고 남을 업수이 여기지 말라.
修仁得仁은 謙讓이 爲本이요 (수인득인은 겸양이 위본이요)
좋은 행실 닦는데는 겸손과 양보(사양)가 근본이 되고
親友和友는 敬信이 爲宗이라 (친우화우는 경신이 위종이라)
벗(도반)과 사귀는 데는 공경과 믿음이 으뜸이 된다.
四相山이 漸高면 三途海益深하리니 (사상산이 점고면 삼도해익심하나니)
네 가지 상(四相山,我,人,中生,壽者)이 높아질수록
삼악도 고해는 더욱 깊어지나니
外現威儀는 如尊貴나 內無所得은 似朽舟라
(외현위의는 여존귀나 내무소득은 사후주라)
밖으로 나타난 위의는 존귀해 보이나
안은 텅 비어서(이몸은) 마치 낡은 배와 다를 바 없느니라.
官益大者는 心益小하고 道益高者는 意益卑니라
(관익대자는 심익소하고 도익고자는 의익비니라)
벼슬이 높으면 높을수록 마음을 낮게 가지고,
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뜻은 더욱 겸손하라 하지 않았는가?
人我山崩處에 無爲道自成하나니 (인아산붕처에 무위도자성하나니)
나다, 너다 둘로 보는 상(人我山)이 없어지는 곳에
위없는 도(道)가 저절로 이뤄지나니,
凡有下心者는 萬福自歸依니라 (범유하심자는 만복자귀의니라)
무릇 겸손한 이에게는 만복이 저절로 돌아오느니라
頌曰, 송왈, 게송으로 말하노라.
憍慢塵中藏般若요 我人山上長無明이요
(교만진중장반야요 아인산상장무명이오)
교만한 마음(교만이라는 티끌)속에 반야지혜 묻혀 버리고
무명은 아상위에 자라만 가서.
輕他不學躘踵老하면 病臥辛吟限不窮이니라
(경타불학용종로하면 병와신음한불궁이니라)
제 잘난체 남을 없수이 여겨 배우지 않고 늙어진 뒤에
병들어 신음 속에 한탄이 끝이 없네.
其七은 見財色이어든 必須正念對之어다
(기칠 견재색이어든 필수정념대지어다)
일곱째, 재물과 여자를 대하거든 반드시 바른 생각으로 대하라.
害身之機는 無過女色이요 喪道之本은 莫及財貨니라
(해신지기는 무과여색이요 상도지본은 막급재화니라)
몸을 해치는데는 여색보다 더한 것이 없고
도를 그르치는 근본은 재물이 으뜸이 된다.
是故로 佛垂戒律하사 嚴禁財色하사대 (시고로 불수계율하사 엄금재색하사대)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계율을 마련하시어 재물과 색을 엄격히 금하셨으니,
眼覩女色이어든 如見虎蛇하고 (안도여색이어든 여견호사하고)
‘여자를 보거든 마치 호랑이나 독사를 만난 것같이 하고
身臨金玉이어든 等視木石하라 (신임금옥이어든 등시목석하라)
재물을 대하거든 나무나 돌과 같이 보라’고 하셨느니라.
雖居暗室이나 如對大賓하고 隱現同時하며 內外莫異이어다
(수거암실이나 여대대빈하고 은현동시하며 내외막이어다)
비록 어두운 방에 홀로 있어도 큰 손님 대한듯이 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두운 방에 있어도 귀한 손님 마주 대한듯 위의지키고)
남이 볼 때나 안볼 때나 한결같이 하여 안과 밖을 구별하지 말라.
心淨則善神이 必護하고 戀色則諸天이 不容하나니
(심정즉선신이 필호하고 련색즉제천이 불용하나니)
마음이 청정하면 신장이 반드시 보호하고 여색을 생각하면
하늘이 용납치 않으리라.(※ 선신과 제천은 제불보살 또는 자성불의 의미임)
神必護則이면 雖難處而無難이요 (신필호즉 수난처이무난이요)
선신이 보호하면 비록 어려운 처지라도
어려움이 없어지고,(마음이 여여함을 의미함)
天不容則이면 乃安方而不安이니라 (천불용즉 내안방이불안이니라)
하늘이 용납치 않으면 편안한 곳에 있어도
편안하지 않게 되느니라.
頌曰, 송왈, 게송으로 말하노라.
利欲閻王引獄鎖요 淨行陀佛接蓮臺니아
(이욕염왕인옥쇄요 정행타불접연대니라)
탐욕은 염라왕의 지옥문이고, 마음 청정하면 아미타불 연화대로 영접하리
鎖拘入獄苦千種이요 船上生蓮樂萬般이니라
(쇄구입옥고천종이요 선상생연락만반이니라)
쇠고랑 차고 지옥에 들면 괴로움이 천 가지요
배(바라밀)에 올라 연화대로 나아가면 즐거움의 극락세계로다.
其八, 莫交世俗하야 令他憎嫉이어다 (기팔, 막교세속하야 령타증질이어다)
여덟째 세속 사람을 사귀어 미움 받지 말라.
籬心中愛曰沙門이오 不戀世俗曰出家니라
(리심중애왈사문이오 불련세속왈출가니라)
마음 속 집착애욕이 없어야 사문이라 하고
세속 인연 그리워하지 않아야 출가라 하느니라.
旣能割愛揮人世이니 復何白衣로 結黨遊오
(기능할애휘인세이니 부하백의로 결당유리오)
이미 사랑을 끊고 세상을 등졌거늘
어찌 세속 사람들과 어울려 놀겠는가?
愛戀世俗은 爲饕餮이니 饕餮은 由來로 非道心이니라
(애련세속은 위도철이니 도철은 유래로 비도심이니라)
세속을 심히 그리워하고 못 잊어하면 도철이라 하느니라.
도철은 본래부터 도(道)닦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人情濃厚면 道心疎니 冷却人情永不顧니라
(인정농후면 도심소니 냉각인정영불고니라)
사람 사는 인정이 짙으면 도심은 성글어지니
인정을 냉정하게 하여 영영 돌아보지 말라.
若欲不負出家志댄 須向名山窮妙旨하되
(약욕불부출가지인댄 수향명산궁묘지하되)
만약 출가한 본래 마음을 버리지 않으려면 모름지기
명산을 찾아가서(고요한 자리를 잡아서) 묘한 이치를 탐구하라.
一衣一鉢로 絶人情하면 飢飽에 無心道自高니라
(일의일발로 절인정하면 기포에 무심도자고니라)
가사, 발우 이 한 벌로 인정을 끊고 주리고 배부른 생각 없으면
(먹거리 걱정에 걸리지 않으면) 도만 스스로 높아지리라.
頌曰, 송왈,게송으로 말하노라
爲他爲己雖微善이나 皆是輪廻生死因이라
(위타위기수미선이나 개시윤회생사인이라)
나와 남 위하는 일 착하다 해도 이것이 생사윤회의 원인이어라,
願入松風蘿月下하여 長觀無漏祖師禪이어다
(원입송풍라월하하여 장관무루조사선이어다)
원컨대 솔바람 칡넝쿨 달빛 아래서 조사의 최상 참선 오직 닦으라.
其九, 勿說他人過失하라 (기구, 물설타인과실하라)
아홉째,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雖聞善惡이나 心無動念이니 (수문선악이나 심무동념이니)
비록 칭찬하고 헐뜯는 말을 듣더라도 마음이 흔들리지 말라
無德而被讚은 實吾慙愧요 (무덕이피찬은 실오참괴요)
덕이 없는데 칭찬 받음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有咎而蒙毁는 誠我欣然이니라 (유구이몽훼는 성아흔연이니라)
허물이 있어 시비를 듣는 것은 참으로 기뻐 할 일이라.
欣然則知過必改요 慙愧則進道無怠니라
(흔연즉 지과필개요 참괴즉진도무태니라)
기뻐하면 잘못을 반드시 고치게 되고
부끄러워하면 도 닦는데 채찍질이 될 것이다.
勿說他人過하라 終歸必損身이니라 (물설타인과하라 종귀필손신이니라)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필경 내 몸에 해로우니라.
若聞害人言커든 如毁父母聲하라 (약문해인언커든 여훼부모성하라)
만약 남을 해롭게 하는 말을 듣거든
마치 나의 부모를 비방하는 말과 같이 들어라.
今朝에 雖說他人過나 異日에 回頭論我咎니
(금조에 수설타인과나 이일에 회두논아구니)
오늘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한 것이
다른 날 도리어 나의 허물을 말한 것으로 되느니라.
雖然이나 凡所有相이 皆是虛妄이니(수연이나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이니)
그뿐 아니라 모든 존재(存在,相)는 다 허망한 것이니
譏毁讚譽에 何憂何喜리요 (기훼찬예에 하우하희리요)
헐뜯고 칭찬하는데 근심하거나 기뻐할 것이 무엇이랴.
頌曰, 송왈,게송으로 말하노라
終朝亂說人長短타가 竟夜昏沈樂睡眠이로다
(종조란설인장단타가 경야혼침락수면이로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 남의 잘 잘못 시비하다가
밤새도록 흐릿하여 잠이나 즐기누나.
如此出家徒受施라 必於三界出頭難하리라
(여차출가도수시라 필어삼계출두난하리라)
이 같은 출가라면 헛되이 은혜나 축내는 것이라
참으로 삼계 윤회 벗어나기 어려우니라.
其十 居衆中하여 心常平等하라 (기십, 거중중하여 심상평등하라)
열번째, 대중 가운데 머물러도 마음은 항상 평등(평상심)하게 가지라.
割愛辭親은 法界平等이니 若有親疎면 心不平等이라
(할애사친은 법계평등이니 약유친소면 심불평등이라)
사랑 버리고 어버이 떠난 것은 법계가 평등한 연고인데,
(법계가 본래 평등함을 아는 실천인데) 만약 친밀하고
소원함(성김)이 있다면 마음으로 평등치 못한 것이라.
雖復出家나 何德之有오 (수부출가나 하덕지유리오)
그렇다면 출가하여 무슨 덕이 있겠는가?
心中에 若無憎愛之取捨면 身上에 那有苦樂之盛衰리오
(심중에 약무증애지취사면 신상에 나유고락지성쇠리오)
마음 가운데 만약 미워하고 사랑하는 분별을 버리면
몸에 어찌 괴로움과 즐거움의 성하고 쇠함이 있으리오.
平等性中에 無彼此하고 大圓鏡上에 絶親疎니라
(평등성중에 무피차하고 대원경상에 절친소니라)
평등한 성품 가운데는 이것저것이 없고(너와 나가 따로 없고)
큰 거울 위에는 친소가 끊어졌느니라.
(뚜렷이 밝은 마음자리엔 너,나의 차별 없어 둘 아니게 평등하고 여여하나니)
三途出沒은 憎愛所纏이요 六道昇降은 親疎業縛이니라
(삼도출몰은 증애소전이요 육도승강은 친소업박이니라)
삼악도를 드나드는 것은 미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고
육도에 오르 내리는 것은 친하고 성긴 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契心平等하면 本無取捨니 若無取捨면 生死何有리요
(계심평등하면 본무취사니 약무취사면 생사하유리요)
마음이 평등한 자리에 부합하면 본래 취하고 버릴 것이 없나니
만약 취하고 버림이 없다면 생사가 어찌 있으리요.
頌曰, 송왈, 게송으로 말하노라
欲成無上菩提道인댄 也要常懷平等心이어다
(욕성무상보리도인댄 야요상회평등심이어다)
위 없는 보리도 이룩하려면, 언제나 평등심을 굳게 가져라.
若有親疎憎愛計면 道加遠兮業加深하리라
(약유친소증애계면 도가원혜업가심하리라)
만약 사랑하고 미워하는 친소를 두면
도(道)는 더욱 멀어 지고, 업은 더욱 깊으리라.
主人公아 汝値人道함이 當如盲龜遇木이어늘
(주인공아 여치인도함이 당여맹구우목이어늘)
주인공아, 그대가 사람 몸 받은 것
응당 저 눈먼 거북이 나무토막 만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인데,
一生幾何인대 不修懈怠오 (일생기하인대 불수해태오)
한 생이 얼마나 된다고, 닦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가.
人生難得이요 佛法難逢이라 (인생난득이요 불법난봉이라)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불법 만나기 어려운데
此生 失却이면 萬劫 難遇니 須持十門之戒法하여
(차생실각이면 만겁 난우니 수지십문지계법하여)
이번 생 놓치면(불법과 사람 몸), 만겁이 지나도록
(다시) 만나기 어려우니 마땅히 이 열 가지 계법 잘 지녀서
日新勤修而不退하고 速成正覺하여 還度衆生하라
(일신근수이불퇴하고 속성정각하여 환도중생하라)
날마다 부지런히 닦아 물러나지 말고
속히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모든 중생을 제도하도록 하라.
我之本願은 非謂汝獨出生死大海라 (아지본원은 비위여독출생사대해라)
나의 본래 서원은「네 홀로 생사대해를 뛰어난 것을(깨달음)」
말함이 아니고,
亦乃普爲衆生也니 何以故오 (역내보위중생야니 하이고오)
(깨달아) 널리 중생을 제도하고자 함에 있나니 왜냐하면
汝自無始以來로 至于今生히 恒値四生하야
(여자무시이래 지우금생히 항치사생하야)
그대가 끝없는 옛적부터 이생(今生)에 이르기 까지 네 가지로 생명을 받아
數數往還에 皆依父母而出沒也일세 (삭삭왕환에 개의부모이출몰야일새)
나고 죽고 할 때에 다 부모를 의지하여 생겨났으므로
故로 曠劫父母 無量無邊하니 (고로 광겁부모 무량무변하니)
지극히 오랜 세월에 부모 되었던 이가 한량없이 많았으니
由是觀之컨대 六道衆生이 無非是汝여 多生父母라
(유시관지컨대 육도중생이 무비시여 다생부모라)
이렇게 보면 육도 중생이 너의 여러 생 동안의
부모 아닌 이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니라
如是等類가 咸沒惡趣하여 日夜에 受大苦惱하나니
(여시등류 함몰악취하여 일야에 수대고뇌하나니)
이와 같은 중생들이 모두 악취에 떨어져서
밤낮으로 무수한 고통을 받고 있으니
若不拯濟면 何時出離리오 (약부증제면 하시출리리요)
만일 네가 제도하지 않는다면 어느 때에 벗어나겠는가.
嗚呼哀哉라 痛纏心腑로다 (오호애재라 통전심부로다)
아아, 슬프고 애닯도다. 가슴 아프고 애간장 타는 구나.
千萬望汝하노니 早早發明大智하여 具足神痛之力하고
(천만망여하노니 조조발명대지하여 구족신통지력하고)
천만번을 그대에게 바라노니
어서 빨리 큰 지혜 일으키고 밝혀서 신통변화의 위력과
自在方便之權하여 速爲洪濤之智楫하여
(자재방편지권하여 속위홍도지지집하여)
자재한 방편의 힘을 갖추고
속히 만경창파 거친 파도에 지혜의 돛대가 되어
廣度欲岸之迷倫이어다 (광도욕안지미륜이어다)
탐욕의 언덕에서 미혹에 잠긴 중생들을 널리 제도 할 지어다.
君不見가 從上諸佛諸祖가 盡是昔日에 同我凡夫니라
(군불견가 종상제불제조 진시석일에 동아범부니라)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위로는 제불조사들이 옛날에는 다 나와 똑같은 범부였도다.
彼旣丈夫라 汝亦爾이니 但不爲也언정 非不能也니라
(피기장부라 여역이니 단불위야언정 비불능야니라)
제불조사 저들이 이미 장부라면 그대 또한 장부려니
다만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할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니라.
古曰道不遠人이라 人自遠矣하여 (고왈도불원인이라 인자원의라하여)
옛 말씀에「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멀리하는 것」이라했다.
又云我欲仁이면 斯仁 至矣라시니 誠哉라 是言也여
(우운아욕인이면 사인 지의라시니 성재라 시언야여)
또 말하기를「내가 어질고자 하면(도를 닦고자하면)
그 어짐(도)이 스스로 따라온다」하였으니 정말 옳은 말이라 하겠다.
若能信心不退則면 誰不見性成佛이리요
(약능신심불퇴즉면 수불견성성불이리요)
만약 믿음이 굳어 물러서지 아니한다면 누군들 견성 성불하지 못하리오.
我今에 證明三寶하옵고 一一戒汝하노니
(아금에 증명삼보하옵고 일일계여하노니)
내가 이제 삼보전에 증명하고 하나하나 그대에게 경계하노니,
知非故犯則니 生陷地獄하리니 可不愼歟며 可不愼歟아
(지비고범즉 생함지옥하리니 가불신여며 가불신여아)
잘못된 줄 알면서 고의적으로 범한다면
산채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 이 어찌 삼가하고 삼가하지 않겠는가.
頌曰, 송왈, 게송으로 말하노라.
玉兎昇沈催老像 金烏出沒促年光
(옥토승침최로상이요 금오출몰촉년광이로다)
옥토끼 오르내려(달이 뜨고 지고 하는 모습 세월의 흐름을 말함)
늙음을 독촉하고 금까마귀 드나들며(해 뜨고 지는 것)
세월을 재촉하네.
求名求利如朝露 或若或榮似夕烟
(구명구리여조로요 혹약혹영사석연이로다)
명예와 재물을 구함은 아침 이슬같고
괴로움과 영화는 저녁 안개(연기)로다.
勸汝慇懃修善道 速成佛果濟迷倫
(권여은근수선도하노니 속성불과제미륜이리요)
그대에게 은근히 도 닦기를 권하노니
어서 빨리 부처되어 미혹중생 제도하라.
今生若不從斯語 後生當然恨萬端
(금생약부종사어하면 후생당연한만단하리라)
금생에 이 말을 따르지 않으면
오는 생에 반드시 온갖 한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