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읽기에 관해>
1. 매일 성경 읽기는 그리스도인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일용할 양식입니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성경 읽기를 기도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권장합니다. 말씀을 읽으면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더 깊은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게 됩니다.
2. 성경 읽기에서 기도는 시작이자 끝입니다. 성경을 읽는 것은 소설이나 역사책, 또는 과학서적을 읽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을 때 성령께서 우리 마음과 생각을 열어 그분의 말씀 속에 휘감기도록 기도하며 시작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일정 분량 성경을 읽었다면, 이 말씀이 우리 삶에 열매를 맺어 더욱 거룩하고 신실한 사람이 되도록 도와달라는 기도로 끝나야 합니다.
3. 성경을 읽을 때 다양한 번역을 비교하며 읽는 것은 유익합니다.
4. 성경은 단순히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도서관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성경은 수세기에 걸쳐 다양한 사람이 기록한 여러 권의 문서를 선별한 모음집입니다. 여기엔 왕실의 역사, 예언, 시, 새로 시작한 교회 공동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보내진 도전적인 편지, 예수님의 설교와 신자들의 열정적인 삶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고 있는 책의 장르를 알면 작가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듯이, 지금 읽고 있는 성경 장르가 무엇인지 알면 말씀을 좀 더 깊게 묵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으로 성경 읽기가 완성된다고 단언하지 마십시오. 때로 성경의 말씀은 장르를 넘어섭니다. 한 단어, 한 문장, 때로는 단어와 단어 사이, 구절과 구절 사이 여백을 통해서도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고 흔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합니다.
5. 성경은 하나님께서 부르신 사람들과 하나님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역사 교과서, 과학 서적, 정치 선언문으로 읽지 마십시오. 어떤 이는 성경을 두고 '모든 질문의 해답을 적어 놓은 궁극의 답안지'라고 설명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더 유연하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서 성경을 도서관이라고 설명했듯이, 사람은 도서관에 들어가 답을 찾기도 하고 헤매기도 합니다. 성경을 읽다가 길을 잃었다고 해서 시간을 허비한 건 아닙니다. 그런 경험은 진리를 알아가는 훌륭한 자산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도서관 같은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진리를 가르쳐 주십니다.
6. 성경의 문맥을 살피며 읽으십시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책이 아닙니다. 성경은 사람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사람의 정신을 정지시킨 다음 기계처럼 받아 적게 만든 책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사람에게 주신 마음의 흐름을 사용하여 당신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그 때문에 어떤 구절을 읽더라도 그 구절 전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피는 일은 본문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7. 오래된 것은 새로운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구약과 신약은 서로를 밝혀줍니다. 우리가 구약성서를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비추어 읽을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구약과 신약은 서로 떨어진 책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우주적인 계획이며 연속적인 섭리라고 고백합니다.
8. 성경을 혼자 읽지 마십시오. 혼자 읽더라도 그 생각을 서로 나누길 바랍니다. 자신의 묵상만 최고라고 우기지 말고 겸손하게 다른 이의 묵상에도 경청하십시오. 교회의 신자들은 성경을 함께 읽고 묵상을 나눕니다. 이로써 우리는 단독자로 머물지 않고 공동체가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이 말씀을 삶에서 실천하는 충실한 사람들에게 합류합니다. 우리는 모든 신자의 거룩함과 지혜의 풍성함이라는 혜택을 얻기 위해 교회 전통 내에서 성경을 읽습니다.
9. 성경은 먼 나라에서 살다 오래전에 죽은 사람들에게만 전달된 소식이 아닙니다. 성경의 말씀은 각자 독특한 상황에 있는 오늘 우리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본문이 말하는 내용과 과거 신자들이 그 의미를 어떻게 이해했을지 물어야 합니다. 이러한 질문과 답에 비추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물어야 합니다. ‘지금 읽고 묵상한 이 말씀으로 하나님은 나에게 무엇을 이야기 하시는가?’
10. 읽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성경이 단지 한 페이지의 문장, 종이 위의 단어로만 남아 있다면 우리의 일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 말씀을 묵상하고 삶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말씀이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할 수 있습니다(히브리서 4:12).
11. 성경 읽기를 시작했다면, 기도로 시작합시다. 정해진 분량을 읽을 때 문맥을 살피며 읽읍시다. 홀로 읽는다면 시간을 정합시다. 이른 아침, 점심 식사 후, 또는 잠자리에 들기 전도 좋습니다. 습관이 되도록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읽은 묵상을 교우들과 나누길 바랍니다. 교우들과 자신의 묵상을 나눌 땐, 서로의 기도 제목을 나누며 중보하십시오. 우리의 성경 읽기가 함께 걷는 하나님 나라의 길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