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신병원 "49호"의 실태
북한 정신병원 49호의 실태
탈북 의사와 북한 의료현장에 정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 서울대 의대 등의 조사에서 북한의 정신과 의료 실태가 드러났다.
"49호 예방원" "49호 휴양소" "49호 예방과". 북한에 있는 정신과 병원의 호칭은 모두 "49호"로 표시된다.
북한에는 이런 의료기관이 도 시군 등 각 구역에 적어도 1개는 존재한다. 1965년 발효된 "정신질환에 관한 내각 결정 49호"에 따라 설치된 것이다.
북한의 정신과 병원은 감금을 목적으로 한 건물이 대부분이다. 시설은 주로 주거와 담장으로 구성되며 외부와 연결되는 곳은 거의 1곳밖에 없다. 입구는 철제문으로 만들어졌으며 출입을 통제하는 경비원용 거주구획이 갖춰져 있다. 모든 창문은 쇠창살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중, 삼중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병원 대부분은 시가지에서 떨어진 산간부나 구릉지대 등에 위치한다.
서울대 의대는 북한에서 10년 이상 의사로 일한 탈북자 3명에 대해 현지 의료실태를 청취 조사했다. 이 대학이 내놓은 "탈북 의사가 보는 북한 정신의학 현황" 등에 따르면 "49호" 호칭이 붙는 정신과 병원은 각 지역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 의료를 전담하는 병원은 '예방원'으로 불리며 입원할 때 가족의 뜻이 아닌 의사의 판단이 우선시 된다. 입원 환자는 중증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 의사 최정훈 씨는 함경북도 49호 예방원에서 4년간 근무했다. 그곳에는 수십 명이 의사로 근무했으며 500여 개의 입원 침대와 회복 치료를 위한 병실 등이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에 따르면 진료와 검사는 주로 이 예방원에서 하고 있다. 이곳에는 '기본병동'과 별도로 '회복기치료과'라는 진료과가 설치돼 있고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회복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일반 주민은 거의 없고 당직자, 보위부 요원, 군참모부, 사법검찰 직원 등 독재체제의 핵심 업무에 종사하는 엘리트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는 담당 보위원이 상주하며 감시하고 통제한다.
최씨는 "보통 정신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기관을 '예방원'이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예방원'과 '보양소'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원에서 치료가 어렵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일정 기간 치료 후 이번에는 군 단위 보양소로 보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방원과 보양소에서는 하루 약 4시간 동안 환자를 노동시키는 "노동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탈북 의사들의 논문 등에 따르면 각 지역의 "49호 보양소"는 치료가 어려운 정신질환 환자를 관리한다는 입장을 이용해서 환자를 농업에 강제로 종사시키고 노동 착취하는 경우가 많다. 최 씨는 보양소는 환각 망상 등 중증 정신장애인을 사실상 감금하는 시설이었다고 설명했다.
예방원이나 보양소가 아닌 지방에 있는 일반 종합병원에도 환자를 격리하기 위한 병실이 갖춰져 있다. 종합병원에는 정신과를 담당하는 의사가 상근하고 있으며 내과의사가 정신과 의사를 겸무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정신질환 환자를 장기 감금하는 일이 일상화되어 있다.
한편 정신과 의료에는 많은 의약품이 필요하지만 북한의 의료환경은 열악하고 의약품 부족도 심각하다. 환자 상당수는 정신질환 외에도 합병증 등을 병발하는 경우가 많아 처방약이 압도적으로 부족하다.
이 대학과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정신과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은 제한적이다. 대표적으로 디아제팜(diazepam) 하이미날(hyminal) 아미나진(aminazin) 등 수면작용이 있는 약품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슐린 쇼크 치료, 전기 자극 치료 등 원시적인 치료법도 사용되고 있다.
최씨에 따르면 항우울제 계열 의약품은 거의 없으며 디아제팜 등은 정신과 이외의 다른 진료과에서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진정제가 공급되지 않았던 시기에는 대마초를 대용하기도 하고 중증 환자에게는 약물 효능을 높이기 위해 환자를 강제로 묶기도 한다.
쇼크 요법 등 부작용으로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 종류가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에 같은 약을 장기 투여한 결과 약물 중독에 걸리는 환자가 전체의 약 30% 이상을 차지했다. 환자는 정신질환 외에도 심장, 폐, 장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49호 병원에서 한 번이라도 진료나 치료를 받은 사람은 가족을 포함해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당직자나 정부기관 등 엘리트층이 근무하는 직장에는 근무할 수 없게 된다. 북한 의대 졸업생들도 49호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정신과 병원은 평양 시 "49호"가 아니라 평안북도 신의주에 설치된 병원으로 알려졌다. 신의주 "49호"는 정신과 병원 중에서 중앙기관의 역할을 하면서 이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의사들이 모여 있다.
북한에서는 환자에게 뚜렷한 정신질환 증상 등이 나타나지 않는 한 정신과 영역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반사회적 인물이나 반동적 정치사상을 가진 인물은 정신질환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반동분자들은 북한 당국의 처벌이나 체포 대상이기 때문에 굳이 49호 감금의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북한 정신병원 "49호"의 실태|작성자 세상만사
https://blog.naver.com/otbpd/222228753486
스트레스, 북한엔 없는 단어?
대한민국 통일부 ・ 2023. 8. 4. 16:00
안녕하세요. 유니콘 15기의 임기를 마치고 명예기자단으로 돌아온 박규안입니다. 명예기자단으로서 첫 기사를 쓰기까지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진로, 인간관계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요.
제 또래 주변 친구들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의 대화는 늘 이 주제이죠. “요즘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아서 정신병 생길 거 같아(웃음).”라는 한 친구의 말에 저는 웃픈 대답을 했습니다.(웃프다: 표면적으로는 웃기지만 실제로 처한 상황이나 처지가 좋지 못해 슬프다는 말)
힘들게 사는 거야 어딜 가나 똑같지 않겠어?
이내 제 머릿속은 문득 어딜 가나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긴다면, 북한은 어떨지 궁금해졌습니다. 친구가 말한 정신병이라는 단어는 북한에서 정신병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궁금해졌고, 우리와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고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인지 호기심이 가득 생겼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저와 같은 궁금증이 생기실 거로 생각하는데요. 이번 기사를 통해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북한 정신 건강의 현주소
2023년 5월 31일 국정원이 북한 내부의 안타까운 상황을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해 아사자는 물론 자살자가 작년에 비해 40%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로 심각한 식량난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죠. 국정원은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70여만 톤인데, 4월에 19만 톤이 들어왔다.”라며 “식량 사정이 악화해 북한의 옥수수 가격이 작년 1분기 대비 약 60%, 쌀 가격은 30% 가까이 올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 책임 간부들을 질책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자유아시아방송, RFA)
북한도 이러한 내부 사정을 알고 있지만, 사회 및 제도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난 5월 책임간부들에게 ‘자살을 방지하라’는 김정은 총비서의 비준지시가 비공개로 하달된 부분을 보더라도 알 수 있죠.
자살은 엄연한 사회적 도전이며 국가에 대한 반역이라는 점에서 책임간부들에게 연대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강조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소식통
북한의 정신 건강은 이데올로기와 사상으로 요약됩니다. 북한에서 정신 건강은 이데올로기와 사상의 주입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주체사상’과 ‘영도자 수호정신’을 의미하는 사상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 남한에 와서 처음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이현승 씨(사진=NKNEWS)
북한이탈주민 이현승 씨에 따르면 “마음과 정신이 병들고 썩은 사람은 사상적으로 느슨한 사람이며, 결과적으로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를 지킬 수 없는 사람이다”라며 북한 내에 정신 질환 환자에 대한 인식을 나타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에선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신 질환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해결을 할 수가 없기에 술과 담배와 같은 해로운 것들에 의존하거나 옳지 못한 방법으로 저마다 해소한다고 이 씨는 전합니다.
▲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에 의존하는 북한 주민(사진=NKNEWS)
▲ 반면 중·상급 간부들에겐 열려 있는 휴양지(사진=함경북도 있는 해변, Eric Lafforgue)
▼ 북한의 정신 병원, ‘49호 병원’
북한의 이러한 실정에도 불구하고 정신 병원은 존재합니다. 바로 ‘49호 병원’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본래 병원의 존재 역할과는 상반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 청진시 부령구역 사하리에 있는 정신 병원을 언급하며 북한의 정신 병원 실태를 이야기했습니다.
49호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 대부분이 마약사범이거나 범법자들로,
돈 많은 마약중독자들이 북한 사법당국에 적발되면 교화소(교도소)에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의사들에게 뇌물을 주고 정신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 자유아시아방송(RFA)의 함경북도 소식통
그러니까 정말 치료가 필요한 정신 질환자는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범법자들의 도피처로 쓰이는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북한의 정신병원 삽화(자료=자유아시아방송, RFA)
전문가들은 정신 건강의학과를 따로 ‘49호’라고 번호를 매겨 붙이는 것 자체가 정신 질환에 대한 북한의 강한 편견을 시사한다고 말하는데요.
북한의 일반 주민들도 49호라고 하면 심한 환각, 망상, 또는 부적절한 언행 등을 보이는 환자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앞서 말했듯 정신 질환이 병이 아닌 사상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 정신 장애나 질환은 내과 질환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 통일을 위한 정신 건강 의제
정신 건강을 다루는 남과 북의 상이한 모습을 고려할 때, 통일에 있어 해당 영역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 이후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라 남북 주민의 심리적 변화 양상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서울대학교 정신 건강의학과 김석주 교수는 통일 이전부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합니다. 특히 교육과 홍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데요. 김석주 교수는 정신 건강 전문가들에게 교육을 통한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인식 증진, 북한·통일 전문가에겐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정신 건강의학과 통일 의식의 상호관계를 확인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며, 북한의 정신 건강을 둘러싼 열악한 환경과 주민의 정신 건강이 보장받지 못하는 인권 침해의 현장을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 다양한 표정 (사진=셔터스톡)
사람은 모두 살아가면서 저마다의 고생을 경험하고 때론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이는 어쩌면 고생이 있었기 때문에 노력에 대한 결과를 더욱 만끽할 수 있는, 삶을 다채롭게 하는 데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겠지요.
그러나 서론에서 언급했듯, 친구의 말이 웃프게 다가왔던 이유는 그 다채로움이 우리와 같이 정신 건강을 지키기 어려운 북한의 혹독한 상황에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루빨리 정부의 노력과 북한의 결단,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인해 북한 주민의 정신 건강은 물론, 그들의 안정적인 삶의 질을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49호 병원’…두 母子의 비극적 결말은…
[북한 비화] 정신병원 해체 시 무연고자들 비밀리에 '83호관리소' 이송…생체실험 대상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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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6 8:44 오전
김정일 집권 시기 (2009년 9월) 건재한 함경북도 ’49호 병원’ /사진=구굴 어스 캡처
북한 내에는 이른바 ‘49호 병원’이라고 명명되는 정신병원이 전역에 설립돼 있다.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은 모두 이곳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지 4년째가 되던 지난 2016년, 함경북도 무산군 육동골 안의 49호 병원이 하루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했다. 과연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때는 2016년 8월 말. 보안기관의 책임일꾼들로부터 올려진 비준제의서를 살펴보던 김 위원장은 한 서류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그 서류에는 ’최근 전국에 설치된 49호 병원에서 ‘공급미‘가 부족해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이런 문제는 인민보안성과 보건성이 알아서 당적 원칙에 맞게 잘 처리하라, 이런 문제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한다면 ‘국록’(國祿)을 타는 전문 일꾼들이 왜 필요하겠는가”라고 질책했다.
집권 초기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불철주야하던 김 위원장은 곧 있을 5차 핵실험(2016년 9월 9일) 준비로 살펴볼 문서들과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상태였다.
2015년에도 건재 했던 함경북도 무산군 ’49호 병원’ 모습 / 사진=구굴 어스 캡처
국가 사업을 돌보기에 바쁜 김 위원장으로부터 꾸중을 들은 인민보안성과 보건성에서는 머리를 짜내 최고지도자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뒷말이 나오지 않을 대안을 생각해냈다.
그것은 함경북도의 무산군의 49호 병원을 즉각 폐쇄하고 환자들을 다른 지역의 49호 병원에 나누어 이송시키는 것이었다. 정신질환자들을 위해 전략물자인 군량미를 풀어달라고 제기할 수 없었을 뿐더러 그렇다고 이들을 가만히 굶어 죽게 내버려 둘 수도 없었던 보안성과 보건성으로서는 나름 최선의 방책을 세운 것이다.
이후 함경북도 보건부문과 보안국 관계부서 담당자들은 중앙 부처의 지시 하에 그해 11월 중순 사흘에 걸쳐 한밤 중에 보안국 죄인호송 트럭을 동원해 환자들을 각기 정해진 타지방 49호 병원으로 실어보냈다.
보안서에서는 앞서 환자 가족들에게 이송 계획과 지역을 알려주었는데, 멀리 타지방으로 보내지 않고 싶어하던 일부 가족들은 자가치료를 하겠다면서 환자를 퇴원시기도 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이송 후 행방이 묘연해진 3명의 환자로 인해 조용히 지나가지 않았다. 문제의 발단은 병원에서 일러준 이송 지역으로 아들을 면회하러 갔던 한 어머니로부터 시작됐다.
2016년 해체 후 함경북도 무산군 ’49호 병원’ 모습 / 사진=구굴 어스 캡처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 전역에 든 극심한 기근으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오누이를 키워온 이 여성은 하루아침에 중국으로 딸이 팔려가면서 오로지 아들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하나밖에 남지 않은 아들마저 군에 입대했다 영양실조에 의한 급성시신경염 진단으로 감정제대(의가사제대)돼 복무 기간을 2년도 채 못채우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 여성은 제대한 아들의 병 치료를 위해 약값을 마련하려 집을 팔고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갔지만, 불행하게도 아들의 건강이 갑자기 악화하면서 집안 내력으로 얻은 정신병까지 닥쳐와 별 수 없이 49호 병원에 아들을 입원시켰다.
아픈 외아들을 정신병원에 맡긴 이 여성은 이후에도 여기저기를 떠돌면서 근근히 동냥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어려운 형편에 아들 면회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7년의 세월을 보내던 중 어느날 갑자기 친척을 통해 중국에 간 딸이 700위안을 보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딸이 보낸 돈을 받자마자 이 여성이 달려간 곳은 바로 아들이 입원해있던 함경북도 무산군의 49호 병원이었다. 이곳은 이미 해체된 지 오래였지만, 이 여성은 그제야 이 사실을 알아차렸고, 그길로 군에 연줄을 놓아 아들이 평안남도 양덕군의 49호 병원에 이송된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보니 그곳에서도 아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7년 사이 이 여성의 아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함경북도 무산군 49호 병원 해체 당시 환자들의 병력서를 정리해 호송인계를 준비 중이던 병원 측에서는 도(道) 보안국 일꾼으로부터 ‘무연고자 중 되도록 젊은 사람으로 3명을 준비시켜 놓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후에 밝혀진 일이지만, 이렇게 별도로 분리된 이들은 비밀리에 도 보안국 예심과 구류장에 3일간 구금됐다가 족쇄가 채워져 어디론가 실려갔다.
해체 후 2020년 2월 현재 함경북도 무산군 ’49호 병원’ 모습 ./ 사진=구굴 어스 캡처
그곳은 바로 공민권이 즉시에 박탈돼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고 각종 생체실험에 처해지는 83호관리소였다고 한다.
무연고자로 치부돼 83호관리소로 끌려간 아들 김 군은 제정신으로 잠깐 돌아왔을 때 이상함을 느끼고 이곳을 탈출해 평양시 사동구역을 돌아다니다 주민 신고로 즉시 구역 보안서 구류장에 감금됐다. 그러면서 83호관리소에서 탈출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보안서 내 근무자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알려졌고, 이 사실은 주민사회 내부에도 소문으로 퍼졌다.
이후 김 군은 83호관리소에 재수용됐는데, 이때껏 그의 행방을 찾지 못한 김 군의 어머니는 사라진 아들을 찾아 산으로 바다로 발길이 닿는 곳이면 모두 돌아다니다 결국 실종되고 말았다.
김 위원장이 정신병원 환자들의 사정을 외면하면서 국력 강화를 명목으로 5차 핵실험 준비에 골몰하고 있을 때, 북한의 어느 한 가정에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벌어진 것이었다.
[세계최초의 생환자 證言]「북한의 아우슈비츠」 14호 관리소의 內幕 : 월간조선 (chosun.com)
49호 병원 이야기는 아니지만 수용소에 관련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