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조재형]

영화 "미스트" 개봉 당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인디아나 존스 4탄의 각본을 쓰느라 몇 년을 보냈다. 완성된 각본을 스필버그는 무척 맘에 들어했는데, 조지 루카스가 퇴짜를 놓고 말았다. 몇 년 동안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이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다시는 남이 연출하는 영화의 각본을 쓰지 않겠다고. 나는 이제 내가 연출할 영화의 각본만을 쓸 것이다. 다시는 내 에너지를 남을 위해 낭비하고 싶지 않다."

여러 명의 각본가를 거친 끝에 데이비드 코엡이 각본을 완성시킨 인디아나 존스 4탄: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신비로운 크리스탈 해골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디아나 존스 "가족"과 소련군의 한 판 승부가 정말 흥겹게 펼쳐지더라구요.

많은 이들의 지적대로 좀 늘어진다 싶은 장면도 있고 좀 썰렁한 유머가 나오는 장면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봐와서 그런지 전체적으로는 모험 활극의 재미를 흠뻑 만끽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3탄 직후 곧바로 촬영에 들어갔다고 해도 믿을 만큼 4탄은 화면 전체에서 1980년대 인디아나 시리즈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영화 맨 처음에 사막의 외진 도로에서 군용 차량과 양아치 차량이 스피드 배틀을 벌이는 순간부터 그 화면 속으로, 그 음향 속으로, 인디아나 존스의 세계 속으로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가게 되더라구요.

영화 초반에 나오는 실험장 마을의 기괴한 분위기도 정말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그 위기의 순간에 허둥대면서도 정확한 타이밍에 탈출하는 인디아나 존스 아저씨 정말 멋져요.
그 탈출 장면을 보고 있으려니, 아 내가 정말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결말 장면이 좀 튄다는 의견들도 있던데, 원래 이 시리즈에 나오는 보물들이 그냥 일반 물건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보물이었기에 그런 식의 결말로 가는 게 저는 그냥 자연스럽더라구요.

영화 끝나고 극장을 나서면서 찐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재미있는 영화로 돌아와줘서 고마워~~

다음 날이 되니까 어제 본 인디아나 존스 4탄의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랄 수 있는 정글 속 자동차 추격전이 문득 생각나더라구요.

관객의 흥을 돋구는 그 장면에서 제일 재밌고 멋진 부분을 연기하는 것은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가 아니라 샤이어 라보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줄타기를 하는 것도, 자동차 두 대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칼싸움을 하는 것도 샤이어 라보프.

예전 같았으면 그 자리엔 당연히 해리슨 포드가 버티고 서서 멋진 활극을 펼쳤을 텐데, 이제는 체력적으로 우월한 젊은 후배한테 그 자리를 물려줘야 하다니.

인디아나 존스 3탄에서 숀 코너리가 했던 역할을 이제는 해리슨 포드가 맡았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ㅜ_ㅜ

그래도 혹시 기회가 된다면 인디아나 존스 5탄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꼭 개봉일에 극장 가서 볼 것임!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프랭크 다라본트가 썼던 각본도 공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어떤 내용일 지 무척 궁금해요;;;

아, 그리고 미이라 시리즈의 스티븐 소머즈 감독이 "요즘 애들은 인디아나 존스 잘 몰라, 미이라 시리즈가 더 익숙하지, 그러니까 인디아나 존스 4탄이랑 맞붙어도 미이라 3탄이 이길 자신 있어"라는 취지의 말을 어떤 인터뷰에서 했더라구요.

소머즈 감독, 미이라 3탄이 어떻게 될 지 내 두고 보겠어. -_-;;;

사실 인디아나 존스 4탄에서 소련군 장교을 연기한 케이트 블랑쉐 얘기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군요.

사실 그녀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해리슨 포드는 보이지도 않았다는... 어쩔 수 없이 나의 눈길은 케이트 블랑쉐에게로... 아아... 제복 입은 모습 너무 잘 어울려...

케이트 블랑쉐의 매력적인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극장표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스필버그 감독님~~ 케이트 블랑쉐가 연기한 이리나 스팔코를 주인공으로 해서 영화 한 편 만들어 주세요~~

그럼 꼭 극장에서 열 번 볼께요!

[캔디]

나두 인디 시리즈를 좋아해서 개봉하자마자 봤지...역시 잼있어...그리고 미이라 만든 감독은 뭘 믿고 그런 말을...-_-;;; 내공과 포스가 절대 못미치는 분이..허허...인디 시리즈 좋아하는 사람은 더 잼나게 영화를 볼 수 있지...ㅎㅎ

[dyingcat]

저도 프랭크 다라본트의 각본이 어떤 내용이었을지 궁금해요 ... 적어도 데이비드 코엡 버전보다는 나았을것 같은데 말이죠 ... 씨리즈 전편들은 물론 6,70년대 B급 모험영화들에 대한 오마쥬 씬들이 많이 보이던데 이런 장면들이 요즘 관객들의 입맛에는 안 맞았는지 안 좋은 소리도 많이 나오더라구요 .... 갠적으로는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전편들에 비해 유머가 좀 부족한게 아쉬웠어요 ...

[미경]

아잉.. 아직도 못보고 있는...ㅠㅠ

[사다꼬삼촌]

오늘 보고 왔는데 전 요즘엔 [미이라]시리즈가 더 나아 보이더라는... ^^ [인디아나 존스]는 어렸을 때 1,2편을 볼때 느꼈던 재미를 지금 찾기엔 좀 힘든 것 같아요. ㅠㅠ

[xenesis]

지금 막 보고 왔는데...윤주 남친과 동감이에요..;ㅁ;...........잔재미라고 하면 군창고에서 탈출 씬에서 성궤가 오랜만에 보였다는 것과...옥스박사(였나..? 이름은 잘 못외워서..;ㅁ;)가 같혀있던 병실에 적힌 글들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그 곳엔 한글도 있다는 사실!!(다만 글씨가 조선시대 한글 같았던 기억ㅇ...;ㅁ;...이름을 못외우는게 아니고 기억력이.....ㅋ)

[진사국무쌍]

음... 한글이 아니라 일본이 주장하는 신대문자같은 느낌이 나던뎅... 일본애들은 한글도 자기네 신대문자를 훔쳐갔다고 주장하고 있슴다. 예전엔 문고리 문자라고 폄하드니만... 뭐 역사적인 시비를 걸자는 건 아닙니다. 한글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부분들이 제 눈에 띄어서 말이죠. 저도 케이트 블랑셰는 굳~

[그린티]

저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다시 본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아쉬움이 남긴 하더라구요.

[coolshin]

ㅎㅎ 원래 이런 서구편향적인 모험물 한동안 멀리했지만,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인디애나존스 시리즈를 안 볼수는.. 내일 보려구요. 전 ^^ hello_sid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