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김민석] 백현병 시즌2 ::: 2화 [BGM]

[리지여덕]

'손끝마디님'

'꾹꾹님'

 EXO - 발자국

" 딴딴딴딴딴딴딴 시작은 달콤하게 평범하게 나에게 끌려...언제나 그랬듯이 먼저 말을 걸어 와 "

" 뭐하냐 "

" 아 말걸지 마 이거 시간 정확해야해 "

" ㅋ.. "

" 모든 가능성 열어둬 워어어워ㅓ "

" 야 정답 "

" 사랑은 뭐다 뭐다 이미 수식어 레드 오션~ "

" 정답 동방신기 주문 "

" 아 좀 방해하지 말라고 "

아니 지금 존나 집중해야하는데 변백현 이 새뀌는 왜 계속 말 시키고 난리여ㅠㅠㅠㅠㅠ

내가 진심으로 짜증내면서 저리가라고 손등으로 휘휘 저어대니까 아주 지 혼자 빡쳐서 개띄꺼운 얼굴로 나 노려보고 있는 거야.

뭔 정답 동방신기 주문이여 주문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누가 정답 맞추라고 했어~!~!!

다시 마음 잡고 노래 부르려는데 옘병...변백현 때문에 어디까지 불렀는지 까먹음...하...

" 아, 니 때문에 시간 놓쳤잖아ㅠㅠㅠㅠㅠ "

" 왜 나 때문인데 "

" 이거 내가 고1때 발견한 건데 존나 꿀팁이란 말이야ㅠㅠㅠㅠㅠ "

" 뭔데 "

" 아니, 수업 시간이 50분이잖아, 근데 동방신기 주문은 3분 30초란 말임? "

" ㅇㅇ "

" 그리고 이걸 개슬로우버전으로 좀 느리게 부르면 딱 5분이란 말임? "

" ㅇㅇ "

" 그럼 이걸 10번 부르면 어떻게 되겠음? "

" 뭘 어떻게 돼. 5분이라니까 10번이면 50분...아, 시발 설마 "

" 그라췌~!!~! 그럼 수업이 끝나는 거야~!!!~!~! "

" ... "

" 이거 점심 시간 전에 써먹으면 아주 꿀팁이야 개유용해~! 혼자 속마음으로 조용히 10번 부르면 수업 시간 딱 끝... "

" ○○아 "

" 응? "

" ...진짜 진심으로 물어보는 건데 인생 왜 살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 정말 진심으로 물어보는 거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순간 백현이가 나 보던 표정이 아주 진짜 세상 그 어떤 것들보다 가장 하찮은 존재를 보는 것만 같더라ㅎㅎ

길거리에 날아다니는 먼지를 봐도 그런 표정으로는 안 보겠어ㅎㅎㅎ

사실 원래대로라면 저런 질문 그냥 무시하고도 남았을 텐데 뭔가 변백현 놀려주고 싶은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

뭐하지, 뭐하지..어떻게 놀려주지...하면서 고민하고 있는데,

아 변백현 빡치게 하는데 효과 직빵인 하나가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지 뭐야ㅎㅎ? 

" 나 한영이 보려고 사는중인데ㅎ "

" ... "

" 한 달 뒤에 콘서트 하는데 그거 가려고ㅎ "

" ... "

" 안 그래도 내일 티켓팅 있...아! 아, 미친 아프다고! "

" 응, 아프라고 때린 거야 "

이 시발ㅠㅠㅠㅠㅠㅠㅠ솔직히 드라마같은 곳에서 보면 되게 장난스럽게 때리지 않음? 아무리 여친이 깝쳐도 (못 이기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프지 않게 딱밤 한번 놓는 것만 봤는데ㅠㅠㅠㅠㅠㅠ

변백현 이 새뀌는 진짜 도경수랑 김종대한테 하는 것처럼 지 손바닥 넓게 펼쳐서 내 이마 정중앙을 떡하고 밀어버리는 거ㅠㅠㅠ

나 무슨 오뚝이처럼 뒤로 꺾였다가 기적처럼 다시 환생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살짝 피해서 다행이지 이거 완전 손바닥 문신 생길 정도겠어ㅠㅠㅠㅠ

아프다고 씩씩거리면서 소리 지르니까 아프라고 때린 거라면서 아무렇지 않게 이어폰 꽂는데 흑흑...존나 이어폰 줄 던져버려..

우리가 중간 고사가 얼마 안 남아서 주요과목 아닌 시간은 대부분이 다 자습이었단 말이야.

선생님은 그냥 우리 자습시키고 앞에서 노트북만 하고 계셨고, 몇몇 정신차린 애들은 죽어라 공부하고 있고, 몇몇 애들은 게임하고 난리치고 있는데 나도 한 10분까지는 존나 열심히 공부가 되긴 됐거든?

볼펜이란 볼펜은 다 꺼내고 형광펜이란 형광펜은 다 꺼내고 엠피에 잔잔한 음악이란 음악은 다 재생목록에 넣어버림 ㅇㅇ

원래 공부할 때 신 나는 댄스 음악은 방해되잖아ㅎ? 그래서 잔잔한 뉴에이지풍 음악만 넣었는데.....

넣었는...데....

분명 넣었는데.......

" 아ㅠㅠㅠㅠㅠ 공부하기 싫어ㅠㅠㅠㅠㅠ "

왜 공부는 더 안 되는 걸까ㅎㅎ...? 공부는 옘병 하다하다 동방신기 주문만 10번 부를 생각하고 있으니ㅠㅠㅠㅠㅠㅠ

수능디데이는 점점 다가오는데 마음만 복잡해지고 공부는 더 안 되는 거야ㅠ...

근데 원래 그거 알아? 괜히 공부 안 되고 그러면 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 다 들고 그런 거.

하...시발 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이지...대학은 갈 수나 있는 걸까...이러다가 재수하면 어떡하지...수시 넣을 수는 있을까..정시를 노려야 하나 싶어서 혼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거든?

그러다 무의식적으로 백현이 쪽으로 고개 돌렸는데 얘가 완전 집중하면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거야.

얘는 이 시끄러운 분위기에 공부가 되나 싶었는데...그래 진짜..ㅇㅇ..솔직히 변백현이 수학 하나는 잘하니까...

" 왜, 수학 물어볼 거 있어? "

" 응? "

" 왜 쳐다 봐, 물어볼 거 있어서 쳐다보는 거 아니야? "

" 아니..그냥 너 공부 잘 되는 거 같아서 "

" 공부 안 돼? "

" 아, 처음에는 잘됐는데 지금 좀 졸ㄹ.. "

" 아, 안 되니까 동방신기 주문을 10번이나 부르고 있겠지ㅋ "

" ? "

" 왜, 존나 유용한 꿀팁이라며ㅋㅋㅋㅋㅋㅋ "

" ... "

" 해봐 한번, 진짜인지 보게 "

" 아, 너 나 무시해? "

내가 도경수한테서나 받았던 치욕감을 변백현한테까지 받다니....진정 인생의 수치다...

 진심으로 하찮게 여겨지는 것 같아서 순간 빡침이 훅하고 올라오는 거야...ㅎ

그래..내가 도경수면 몰라...걔는 말이 안 통할 정도로 개새끼라 말싸움 해봤자 못 이길 거 알고 인정하는데 변백현한테도 이렇게 무시 받을 일이야?

쥐고 있던 샤프 일부러 소리날 정도로 세게 내리치고 나름 정색하면서 소리 질렀거든?

애들 다 시끄럽게 떠들고 있던 상태라 내 목소리가 크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이 듣기에 '아~쟤가 지금 화난 상태구나' 눈치 챌 정도는 충분했단 말이야?

아니 근데 얘가 계속 수학 참고서 쪽만 보던 고개 내 쪽으로 돌리더니 눈 감고 큭큭거리면서 웃는 거...ㅎ

아예 한 손으로 얼굴 반쪽까지 가리면서 자지러지게 웃는데 시발.....존나 세계 최고 천재 개그우먼이 된 것만 같다...

난 웃기려고 한 게 아닌데 얘는 웃어...^^

" 므시 말고 무시 "

" 응? "

" 너 발음 교정 좀 시켜야겠다, 따라해 봐. 므시 말고 무시 "

" 아, 지금 그럴 때냐고 "

" 너가 무시를 자꾸 므시라고 하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무시라고 했거든? "

" 아 시발ㅋㅋㅋㅋㅋㅋ이봐 또 므시라고 하잖아 등신아 "

" 아, 무시 ㅅ발 무시무시무시ㅜ심 니기럴 무시!!!! "

" 므시ㅅ발므시므시므시ㅜ심 니기럴 므시ㅎ? "

" 아, 이 쌔비ㅏㄹ 무시라고! "

시발 내가ㅠㅠㅠㅠㅠㅠㅠㅠ서러워서ㅠㅠㅠㅠㅠㅠ변백현이랑 사귀는 거 못 해먹겠다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원래 말투에 특유 억양이 좀 있거든? 그니까 원래 있는 억양이 아니라 내 고유 억양이 따로 있단 말임.

애들도 카톡방에서 내 말투가지고 장난치고 그럴 정도로 나만의 말투가 있단 말이야...ㅎ

예를 들어 'ㅜ'를 'ㅡ'로 발음한다거나...무시를 므시같은...^^?

근데 그게 진짜 무의식중에 나오는 거라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른다는 게 문제란 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내 기억으로 분명히 난 무시라고 했는데 자꾸 므시라고 했다면서 비웃으니까 개빡치는 거야ㅠㅠㅠㅠㅠㅠ

응? 아니 내가 지금 응? 지금 너한테 발음 교정 수업 받으려고 화낸걸로 보임?

백현이 새끼 수학만 잘하지 사람 마음은 one도 two도 모르네ㅅㅂ?

내가 씩씩거리면서 죽일 기세로 노려보니까 아예 내 쪽으로 몸틀어서 내 어깨를 잡는 거야.

존나 태극기 휘날리며 명장면인줄...뭐 대단한 비밀이라도 전수해주는 줄...

" 야, 따라해 봐 므시 말고 무시 "

" 아, 싫다고 "

" 아, 므시 말고 무시ㅡㅡ "

" ...므시 말고 무시 "

" 아, 니 빠가냐? 므시는 왜 따라하는데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아 따라하라며? "

" 근데 므시는 왜 따라하는데 등신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아니 따라하라며 시발!!! "

" 등신아 무시만 따라하라는 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아니..싸울까 진짜? "

" 싫어, 난 내가 므시하는 사람이랑은 안 싸울 거라 "

" ... "

" 므시당하고 싶지 않으면 무시라고 해봐~ "

ㄹ으ㅡㄹ미르이므...니기 ㅓㅣㄹ아ㅓ..존나 어렸을적 오빠 따라 봤던 레슬링 기술들아 생각나라....

자라나라 생각생각.....자라나라 기술기술...!!

분명 언더테이커가 상대방 목을 잡고 뒤 쪽으로 휘감아서 넘어뜨린 거 같은데...분명 랜디 오턴이 RKO외치면서 상대방 목 감고 앞쪽으로 넘어뜨린 거 같은데...분명...시발...기억해라 기억...

나 분명 져준 거 아니라 잠시 레슬링 기술들 생각하느라 입 닥치고 있던 건데 얘는 내가 말문히 막혔다고 생각했나 봐.

소리없이 입 모양으로 아주 또렷하게 '무시, 무시' 이러고 있는데 그대로 주먹을 콧구멍 정중앙에 꽂아넣어버리고 싶었음 ㅇㅇ..

내가 실어증에 걸린다면 아마 변백현 니 새끼 놀리는 거에 빡쳐서 입을 닫아서일거야....

빡쳐서 무릎에 덮고 있던 담요 머리 위까지 뒤짚어쓰고 엎드려버림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더 빡치는 건 다음에 또 놀림받기 싫어서 혼자 '무시, 무시...시발...무시' 하면서 연습한 나였음ㅠㅠㅠㅠㅠ 진정 가문의 수치야ㅠㅠㅠㅠㅠㅠㅠㅠ

한 5분? 정도 그러고 있었거든...근데 솔직히 좀 더러운 거 아는데 엎드려 있으면 침샘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고 그러지 않아..?

나만 그래? 아 나만 더러워...? ㅎ.....스미마셍...

아니 엎드려서 아무 생각 없이 입 벌리고 있는데 침이 조절이 안 되는 거야ㅎ...

순간 존나 당황해서 재빨리 쓰읎쓰습ㅇ..하고 엎드리고 있던 고개 백현이 쪽으로 돌렸단 말이야?

" ... "

근데 진짜 나 한 번도 안 쳐다보더라..^^? 이러다 카이스트라도 가겠어 변백현ㅎ...? 아주 수학 참고서만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집중하고 있는데 뭔가 그 모습이 멋있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집중되기 시작하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옘병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집중했으면 난 벌써 SKY에 가고도 남았을 거야ㅠ.ㅠ

공부 열심히 하는 남자 존나 멋있더라구요 여러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를 죽어도 안 보길래 괜히 오기가 생겨서 나도 책상 위에 엎드린 채로 죽어라 쳐다봄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까지 안 쳐다보나보자 약간 이런 심보로?

한 10분정도 지났는데도 진짜 한 번도 안 쳐다보더라...흑흑...존나 자존심 상해...

심지어 문제 풀다가 뭔가 안 풀리는 문제가 있는지 '후...' 하면서 자기 앞머리 넘기는데 sexy...존나 섹시....

그 문제 하나에 엄청 신경질났나 봐ㅠㅠㅠㅠㅠㅠ

 인상까지 팍 찌푸리면서 갑자기 의자 뒤에 걸려있던 교복 마이를 빼오더니 자기 머리 위로 덮어쓰는 거 아니겠음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

....응?

" 아, 진짜 방해되게 "

그러더니 나랑 똑같이 책상 위로 엎드리고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거야..ㅎ

나 순간 당황스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눈만 깜빡거리고 있는데 얘가 살짝 입꼬리만 올린 채로 지긋이 나 보고 있는 거...

그때서야 아 얘가 지금 나랑 나랑 마주보고 있구나 깨달음...

막 너무 당황해서 말도 안 나오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이 말만 나오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치고 눈동자 방황하고 있었거든?

그때 얘가 왼쪽 손 하나 올려서 자기 이마 위로 짚더니, 

" 쳐다보고 있으니까 방해 되잖아 "

" ... "

하면서 나른하게 웃는데 시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으ㅡ흐흐그ㅠㅠㅠㅠㅠㅠㅠㅠ

아흐그흐그ㅡ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존나 의사 선생님 살려주세요..변백현이 나 죽이려고 했...

아 아니야..(음중에서도 변백현이 의사였지 시바...) 그럼 안돼...

그럼 구급대원님 살려주세요ㅠㅠㅠㅠㅠ 여기 변백현이 나 죽이려고 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근데 이미 심장은 설레서 뒤질 거 같은데 그걸 그대로 티 내기가 너무 창피한 거 아니겠음ㅠㅠㅠㅠㅠㅠ?

내 마음 진심 이상함ㅠㅠㅠㅠㅠ절대 설렌다는 거 티 내고 싶지 않아ㅠㅠㅠㅠㅠㅠㅠ

" 왜, 공부 해. 너 나 므시하잖아ㅡㅡ "

그래서 괜히 틱틱거리고 뾰로통한 표정으로 말하니까 얘가 또 웃겨죽겠다는 듯 두 눈까지 꼭 감고 어이없다고 웃는 거야.

내가 하고도 너무 틱틱거렸나, 아니 근데 얼굴 빨개진 거 이미 봤을 텐데...ㅎ 하면서 끝까지 안 설렌척 정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기 이마 위에 있던 손 내 쪽으로 뻗더니 내 입술 위로 갖다대는 거야.

엄지 손가락으로 내 아랫입술 살짝 살짝 만지면서 되게 미묘하게 쳐다보는데...아..학교라는 것도 잊고 엎드려서 마주보고 있으니까 심장 터질 거 같은 거 진짜ㅠㅠㅠㅠㅠㅠㅠ

나도 모르게 침이 꿀꺽하고 넘어갔는데 그 소리가 생각보다 꽤 커서 또 눈 피하느라 죽을 맛이었단말임ㅠㅠㅠㅠㅠ

흑흐흐흑 창피해 존나 창피해 뒤질 거 같다ㅠㅠㅠㅠㅠㅠㅠㅠ 혼자 오만상 찌푸리면서 괴로워하고 있는데 이번엔 내 입술 위에 있던 손으로 내 볼을 감싸더니,

" 너 신경 쓰여서 공부할 수가 없어요 "

" ... "

" 무시가 안 되는데 어떡해 "

하면서 몸 부르르 떨면서 졸리다고 뜨고 있던 눈 감는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 온몸에 소름끼쳐서 막 전율 일어남ㅋㅋㅋㅋㅋㅋㅋㅋ 나쁜 의미가 아니라 진심으로 설레서 막 손끝에서부터 전기가 통하는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언제 변백현한테 빡쳤다고 얼굴만 봐도 자꾸 스물스물 입꼬리 올라가는데 내가 생각해도 나 너무 등신같더라ㅠㅠㅠ

이러니까 얘가 나를 등신이라고 부르는 거지ㅠㅠㅠㅠㅠㅠ

자는척 하면서 계속 내 볼 문질문질하고 간지럽히는데 그때서야 화장 지워질까 봐 손 잡고 싶은척 태연하게 잡고 내렸다ㅎ...^^

아 원래 이상과 현실은 다른 거잖아..^^

드라마에서 남주가 여자 볼을 잡고 막 부비부비하거나 장난친다? 그거 드라마에서나 로맨틱한거지 실제는 화장 지워져서 빡치고 화장 묻어서 민망할뿐임...ㅎ

왜 환상 깨뜨리고 난리냐고요?

그럼 어떡하나.....

시발 사실인 걸.........

" 정수정 너 다이소가려면 20번 버스 타는 게 낫지 않아? "

" 아, 나 다이소 들리기 전에 네이쳐도 들리려고 "

" 왜 뭐 살 거 있어? "

" ㅇㅇ 한영이 립밤 "

" 아, 그 이번에 네이쳐에서 애들 이름 걸고 나온 거?ㅋㅋㅋㅋㅋㅋ "

" ㅇㅇ 약간 돈지랄인거 아는데 인스타에서 한영이가 자기도 그거 쓴다고 한 거 보고 안 살 수가 없어서ㅠㅠㅠ "

" 아..나도 살까? "

" ㅇㅇ 너도 나랑 같이.. "

" 사긴 뭘 사 "

" 맞아 사긴 뭘 사 "

" 한영이가 그거 사면 사주는 거 알기라도 하냐? "

" 맞아, 알기라도 하냐? "

" 그래 봤자 한영이는 자기 립밤 안 쓰고 존나 비싼 립밤써요. "

" 비싼 립밤써요 시발 "

" 그거 그냥 팬들 사게 만드려고 수작 부리는 거라니까? " 

" 거라니까? "

" 아, 시발 도경수 개새끼야 니 내 아바타냐? 왜 자꾸 따라하고 지랄이야 "

" 친구야, 따라한다니. 너와 나 오늘따라 생각이 정말 많이 통하는 구나. "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수는 혹시 전생에 웃기지 못해 죽은 귀신이 붙은 거 아닐까ㅠㅠㅠ?

어떻게 저렇게 등신같을 수가 있지ㅠㅠㅠㅠㅠ 심지어 진지하게 정색하면서 따라하는데 변백현 영혼이라도 환생한줄 알았잖아ㅎㅎ

둘 다 계속 립밤 그거 상술이라고 한영이 욕하고 난리치는데 나랑 정수정 우리 둘 다 기분 상해서 리액션도 안 해주고 확 고개 돌려버림..ㅋㅋㅋ

쓸데없는데만 둘이 마음 맞고 난리야ㅠㅠㅠㅠ 우리 한영이가 어때서ㅠㅠㅠ 한영이가 내 고3 생활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데ㅠㅠㅠㅠㅠ

다른 건 다 좋게 받아주면서 한영이 이야기만 나오면 아주 정색하면서 싫어하더라 흑흑...

도경수도 우리 보고 매일 한심하다고 디스하고..흑흑..아니 진짜 몰라서 하는 말 아님?ㅠㅠㅠㅠㅠㅠㅠ

시발ㅠㅠㅠㅠ 팬들 사게하기 위해서 홍보하는 거라니ㅠㅠㅠㅠㅠㅠ우리가 그걸 모를 거 같아ㅠㅠㅠㅠ? 알면서도 속아주는 거야 병신아ㅠㅠㅠㅠㅠㅠ

남자애들한테 백번 설명해봤자 우리 마음 모를 거 뻔하고...ㅎ

아니 원래 백현이랑 나 둘이서만 시내 나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정수정이 자기 다이소 간다고 끼더니, 도경수도 PC방 간다고 자연스럽게 들러붙은 거란 말이야...^^

둘 다 너무 딱 달라붙어서 날파린줄 알았잖아...ㅠ

아니 정수정 개웃긴게 뭐냐면 요즘 도경수 존나 피해다니거든?

이유는 모르겠는데 도경수는 수정이랑 친하다고 느끼는 건지 말도 잘 걸고 장난도 치고 하는데 얘가 등신같이 그걸 재밌게 못 받아줌ㅇㅇ

다시 좋아졌다고 했을 땐 언제고 도경수랑 친해지니까 철벽치는 건 뭔 심리야...?

" 어, 야 버스 버스! "

도경수가 막 소리 지르길래 그 쪽으로 고개 돌리니까 진짜 우리가 타려는 버스가 아직 출발 안 하고 서 있는 거야.

미친 저거 놓치면 진짜 곤란한 게ㅠㅠㅠㅠㅠㅠ 배차간격이 20분이란말임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미친 날씨에 20분씩이나 떨면서 기다릴 수 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다 볼따귀 얼어붙는 것도 잊고 무작정 버스 앞까지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걸 놓치면 20분이다, 20분...미친 20분..! 이 생각만 하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남자애들랑 수정이가 좀 빨라서 버스 잡았는데 시벌 나 혼자였으면 진짜 빼박 놓친 버스였음 저거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날씨도 추워 뒤지겠는데 뛰기까지 하니까 목울대가 진짜 갈라질 것 같은 정도로 엄청 아픈 거야ㅠㅠ

되게 건조한 느낌 알지? ㅇㅇ 딱 그 느낌.

죽을 기세로 헉헉 거리면서 달렸는데 좀 방심하다 보니 아침에 눈 온 거 까먹고 버스 문 앞이 미끄러운 것도 못 보고 다리 올렸거든?

한쪽 다리 올리는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휘청해서 비명 질렀는데 백현이가 그거 보고 나 잡아주려고 재빨리 한쪽 팔 뻗었단 말이야.

그래서 나도 당연히 그 팔 잡으려고 손 내밀고 있었는데....

....

..아니 정신차리고 보니까 뭐 손에 잡히는 게 없는 거 아니겠음?

그제야 뭔가 이상해서 휙하고 고개 뒤로 돌렸는데,

" 야, 다칠 뻔했어 "

" ... "

" 허리 괜찮아? "

" ...아, 어...어..고마워 "

" 뭐해, 안 타? "

" 응? "

" 안 타냐고 "

" 아, 지금 탈 거야.. "

아니 왜ㅠㅠㅠㅠ이게 뭔 일임ㅠㅠㅠㅠ? 정신 차리고 보니까 김민석이 내 양쪽 옆구리 잡고 뒤에서 받치고 있는 거야..

옆에 친구들 있는 거 보니까 아마 집 가려고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던 모양인데..아 아까는 정신 없어서 못 봤나ㅠㅠㅠ

아니..김민석이랑은 그때 그 놀이동산 이후로 제대로 얼굴 한번 못 본 사이잖아.

물론 얘가 솔직히 자기 어장했었다고 말 했고, 나도 슬기때문에 생긴 오해 풀긴 했어도, 그렇다고 사이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ㅎ

그리고 어색한 건 나보다 김민석이랑 변백현 사이가 더 문제였거든..?

예전에는 서로 싫어해도 친한 친구마냥 잘 다니더니 요즘은 김민석 무리랑 아예 따로 다니더라..

그 원인이 나라는 것도 모를 리가 없지ㅠㅠㅠ 딱 봐도 백현이가 나 때문에 김민석 대하기 싫어하는 건데ㅠㅠㅠㅠ

그제야 얘가 내 허리 잡고 있다는 거 깨닫고 나루토에 나오는 닌자마냥 재빨리 떨어지니까 김민석도 민망한지 큼큼거리고 뒤로 물어나더라..

앞에서 기사 아저씨가 얼른 타라고 소리지르시길래 미처 뒤 못 돌아보고 바로 올라타니까 백현이 표정이 되게 안 좋은 거야...ㅎ

알아..누가 좋겠냐고..나 어장했던 앤데..^^

뒤에 둘이 앉을 수 있는 자리 보여서 팔목 잡고 끌어당겼는데 기사 아저씨가 나 교통카드 찍자마자 바로 출발하시는 거야ㅠㅠ

그때문에 중심도 못 잡고 버스 위에서 완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트위스트 춰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경수랑 정수정은 나란히 뒷자리 앉아서 쟤네 보라고 쪼개고 있고...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ㅋㅋㅋ 하루에 한 번이라도 쪽팔릴 일이 없으면 인생이 돌아가지가 않는 걸까...^^

계속 다이아몬드 스텝 밟으면서 개그하고 있는데 백현이가 내 팔목 잡고서 자기 앞에 비어있는 1인용 자리에 앉혀버리는 거야.

앉자마자 드는 생각이 백현이는? 이라서 바로 고개 돌리고 '너는..'하고 물어보는데 질문에 대답은 안 하고 내 앞 뒤 의자 손잡이 잡더니 나를 완전히 가둬버리는 거.

얘가 위에서 나 내려다 보고 있고 나는 고개 들어서 쳐다보고 있는데 중심 못 잡고 흔들리는 거 보니까 너무 신경 쓰이는 거야ㅠㅠㅠ

" 저기 도경수 옆에 자리 있어, 거기 가서 앉아 "

" 됐어, 그냥 가 "

" 아저씨 운전 완전 난폭하게 하시잖아; 보는 사람이 불안하다고 진짜.. "

" 알겠어 "

" ... "

" ... "

" 뒤로 가라니까? "

" 알겠다고 "

이 시발....왜 대답만 하고 가지 않는 거니...너 혹시 내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거니...ㅎ?

계속 뒤로 가라는데도 알겠다고 대답만 하고 내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기사 아저씨 쪽만 바라보고 서 있는 거야..

아저씨가 운전을 너무 과격하게 하셔서 방지턱 지나갈 때마다 손목에 힘줄 팍하고 서는데 미친...왜 이러는 거세요...왜 쓸데없는 오기를 부리는 거세요...

시내 도착하려면 적어도 15분은 더 가야하는데 그때까지 이러고 서 있는 거 보고 있는 내가 피말라 죽을 것 같아서 가방이라도 달라고 손 뻗었거든?

아니 근데 얘가 이번엔 내 말에 아예 대답도 안 하고 앞만 바라보고 있는 거임;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진심...속으로 너무 답답해서 약간 인상 찌푸리고 억지로 가방 끌어내려고 살짝 엉덩이 들었다가 뗐는데도 계속 앞만 보고 있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왜ㅠㅠㅠㅠㅠㅠㅠ

" 야, 가방 나한테 달라니까? "

" ... "

" 변백현 "

" ... "

" 아, 가방 달라고! "

" ... "

" 이게 진짜 사람 열받게 하려고 작... "

" 야 "

" 뭐! "

" 너 김민석이랑 얘기하고 지내? "

" 뭐? "

" 김민석이랑...아니... "

" ... "

" 아.. "

" ... "

" 아, 그새끼가 니 허리를 왜 잡아주는데 "

그제야 내 쪽으로 고개 돌려서 한숨 쉬는데 막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는 거야..

이게 내가 김민석한테 어장당한 거고..나 혼자 착각한 거고, 물론 김민석이 잘못한 게 대부분이지만 마냥 남자친구가 질투해줘서 고맙고 떨리는 게 아니라 진짜 뭔 일 생길까 봐 불안한 느낌ㅠㅠ..

나는 더 이상 김민석이랑 엮이고 싶지 않은데 백현이가 김민석한테 너무 과민 반응을 하니까 내가 어떻게 안심시켜줘야할지 모르겠는 거...

사실 걔도 나 삐끗하는 거 보고 무의식적에 도와준 모양인데 내가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는 건지ㅠㅠㅠㅠ

남자를 많이 사겨봤어야 남자를 다루지...이거 원...남자친구 화난 모습에 위로는 커녕 되려 쫄기까지 하니까..

" 삐졌어? 내가 김민석한테 고맙다고 해서? "

" 뭐? 미쳤냐? "

" 그럼 도와줬는데 고맙다고도 말 안 해? "

" 아니, 그게 아니잖아 "

" 그럼 왜 화난 건데, 정확히 말을 해줘야 알지. 내가 걔랑 말하고 지내는 거 같아서? 야, 나 걔랑 거의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는 거 너도 알잖아 "

" 근데 왜..아. "

" 도와줘서 나도 모르게 고맙다는 말 나온 거라니까? "

" ... "

" 야, 삐졌어? 진짜 그런 거라니까? "

" ... "

" 야ㅋㅋㅋㅋㅋㅋ삐졌어ㅋㅋㅋㅋㅋㅋ? "

" 아 "

" ㅋㅋㅋㅋㅋㅋㅋㅋ삐졌냐고ㅋㅋㅋㅋㅋㅋㅋ "

그래 자고로 원래 사람이 모르는 게 있으면 돌직구 화법으로 물어보라고 했잖아.

변백현이 정확히 왜 화난 건지 몰라서 나름 돌직구식으로 물어보니까 그만 하라고 나 죽일듯이 노려보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화풀린 거 같아서 기분 좋아지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왜 남친이 나한테 빡쳐 보이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할까...대체 나의 심보는 뭘까....^^

내가 계속 옆구리 찌르면서 삐졌냐고 하니까 진심으로 빡쳤었나 봐ㅎ

매고 있던 가방 내 허벅지 위로 던지듯이 내려놓더니, 살짝 허리 숙여서 나한테만 들릴 정도로,

" 니가 들어 "

" ? "

" 나 다리 아파서 뒤로 갈 거야 "

시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앉을거면 가방 지가 가지고 있으면 되지 왜 괜히 쓸데없니 나한테 던지고 난리....ㅎ?

혹시 그런 식으로 날 빡치게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이거 이거~ 완전 5山이야...^^ (도저히 경기도 오산밖에 드립이 생각나지 않는데 경기도 오산하면 여러분들이 다 정색하실까봐 무리수를 뒀습니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제대로 중심도 못 잡는 주제에 뒷자리 가서 앉겠다고 휘청거리면서 가는게 귀여워서 입꼬리 쭉 내리고 웃음 참느라 죽을뻔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와, 진짜 돈지랄 아니냐? 립밤을 3만원어치나 사? 이런다고 한영이가 니 알기나 하냐? "

" 야, 넌 롤에 그렇게 돈을 쳐바르는데 롤 개발자가 니 닉네임 알기나 하냐? "

" 미쳤냐? 하는 사람이 몇 명인데 어떻게 알아 "

" 나도 똑같아 병신아, 알아주는 거 바라고 좋아하는 거 아니거든? "

" 병신아? 정수정 너 지금 병신아라고 했냐? 와, 얘 입 존나 거칠어졌네 "

" 누구 닮아서 "

" 누구 닮아서? "

" 어, 너 닮아서 "

" 뭐 나 닮아서? "

" 응, 너랑 다니다 보니까 말투 옮았잖아 병신아 "

" ...그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경수 정수정이랑 진짜 친하다고 느끼나 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는 행동이 완전 변백현이랑 김종대한테 하는 행동이여~!~!~!

그에 반해 정수정은 마음에도 없는 철벽 치고 있고...ㅎ^^ 아니 왜 지 혼자 좋아할 땐 존나 들이대더만 도경수가 먼저 친한척 말 거니까 저러냐고..

저래놓고 저녁에 나랑 전화하면 왜 그랬을까 하고 개후회하지...ㅎ

수정이 네이쳐에서 한영이 립밤 사고 다이소까지 다 들려서 이제 백현이랑 단둘이 데이트 좀 하나 했거든?

도경수가 어디가냐고 묻길래 아무 의심 없이 우리 룸카페 간다고 했더니 자기도 룸카페 좋아한다고 따라가도 되냐고 달라붙는 거 아니겠어?ㅋㅋ...

아니 우리 경수 장래희망이 날파리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들러붙어ㅋㅋ?

아무 생각 없이 오라고 고개 끄덕여서 일단 오긴 왔는데...매일 둘이서 오던 룸카페에 네 명이서 오니까 직원 언니가 자리도 큰 곳 줬나 봐.

평소에는 구경도 못 했던 신발 벗는 자리로 안내해주는 거야...ㅎ

여기가 2인~3인은 신발 안 벗는 곳이고 4인 이상부터 신발 벗는 곳이거든?

근데 존나 클라스가 달랐음...막 TV도 엄청 크고..심지어 커튼도 골드색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경수가 우리 존나 상속자들 주인공같다고 옆에서 개신나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 수정이도 여기 조명 사진 잘 나오게 생겼다고 카메라 켜서 막 셀카 찍고 난리남ㅎㅎ

" 야, 도경수 거기 방석 좀 줘봐 "

" 방석? 너 쪽에 있잖아 "

" 아, 하나로는 등 아프단 말이야. 줘봐 얼른 "

" 아니 그럼 난 뭐 등 아파 뒤지라는 말임? "

" 아, 뭐래 너 쪽에 두 개 있잖아ㅡㅡ 두 개니까 나 하나 달라고 "

" 그러니까~~~나도 하나면 등 아플 거 아니냐고~~~ "

" ... "

" 주세요, 도경수님 해봐 "

" 아 왜 저래 진짜? "

" 그럼 주세요 경수오빠 해봐ㅋㅋㅋㅋㅋ "

" 존나 싫어 저 새끼 왜 저래 "

너야말로 왜 그래ㅎ..? 아니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도경수가 친하게 장난치니까 왜 자꾸 정색하면서 철벽치고 지랄인데ㅠ

제발 오늘 저녁에 후회하지 말고 받아주라고ㅠ....

정수정 말로는 싫다고 왜 저러냐고 하면서 실제로는 눈도 못 마주치고 나만 바라보고 있는 게 존나 안쓰러웠음...

하..그래..안다..그 자기도 모르게 철벽 나오는 그 마음 알지..

솔직히 도경수한테 상처 받은 게 한 두개가 아니잖아. 뭐 사소한 화장독 장난이나 그런 거 말고 홍지율 사건도 그렇고..그러니까 포기한다고까지 했었던 거고..ㅇㅇ

근데 이제서야 좀 친해지나 싶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자꾸 예전 기억 생각나서 철벽이 나오나 봐.

진짜 이거 왜 그러는지 모르는 사람은 평생 모르는데 아는 사람은 뼈저리게 공감함ㅠㅠㅠㅠㅠ

정색이 내 맘대로 나오는 게 아니에요ㅠㅠㅠㅠㅠㅠ얘가 좋아도 한번 상처 받으면 막 행동도 부자연스러워지고 그래ㅠㅠㅠㅠㅠㅠ

수정이는 자기 얼굴 빨개진 거 감추느라 죽을 맛인데 눈치 없는 날파리새끼는 장난에 물이 올랐는지 앞에서 목도리도마뱀마냥 개깐족거리면서 난리치는 거야...하....

아니 하다하다 무슨 장난까지 치는줄 앎?

" 야, 정수정 니 뒤에 귀신 있다 "

" ㅋ...어 니 팔 옆에도 귀신 붙어있음 "

" ㅇㅇ 니 위에서 귀신이 쳐다보고 있음 "

" 어, 니 밑에서 귀신이 다리 붙잡고 있음 "

" 응, 정수정 귀신이 니 등에 업혀있음 "

" 어, 귀신이 네 옆에서 어깨동무하고 있음 "

" 어 감사 처녀귀신이면 좋겠네 "

" 어 미안 총각귀신임 "

아니..진심으로..보니하니에 전화연결해서 퀴즈 푸는 어린이들도 너희보단 똑똑하겠어...

쪽팔려서 어디가서 친구라고 말할 수가 있어야지ㅠㅠㅠㅠㅠ 말도 안 되는 말 하면서 서로 귀신 있다고 놀리는데 기막혀서 웃음도 안 나 오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무의식적으로 변백현이랑 눈 마주쳤는데 얘가 혼잣말로 '왜 저러고 사냐 진짜...' 이러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난 봤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가 세상에서 제일 띄꺼운 얼굴로 왜 저러고 사냐고 말하는 거 봤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입 뻥끗하면 넌 도경수한테 사망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시킬까 메뉴판 보는척 하면서 혼자 끅끅 거리고 웃음 참고 있는데 ㅅㅂ 갑자기 도경수가 존나 진지한 얼굴로 정수정을 째려보는 거야....ㅎ

왜...ㅎ 생각해보니까 여자한테 말빨 딸린 게 자존심 상해ㅎ...?

근데 얘 표정이 진심 구라 하나도 안 치고 진짜 진지해보였음. 거의 정색에 가까운 무표정?

그 상태로 정수정 노려보고 있으니까...개무서운 거 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들이 말한 귀신 여기 있으시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야, 근데 진짜 거짓말 안 치고 진짜 무서운 얘기해줄까 "

?

진짜 거짓말 안 치고 닌 나한테 강냉이 뽕뽕이로 털리게 해줄까;

아니 한참 혼자 병신같은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도경수 혼자 캠프파이어 분위기를 잡고 지랄인 거야;

주문이나 하고 말하던가ㅠ...

그리고 얘 FEEL이 진짜 무서운 얘기할 거 같아서 황급히 화제 돌리려고 일단 메뉴판 테이블 위로 던졌는데 시벌 얘가 그걸 한 손으로 덥석 낚아채더니 씩 웃는 거 아니겠어...?

존나 닌자 거북 아니..닌자 도경순줄 알았잖아ㅠ....

" 지금 우리가 계속 귀신 얘기하고 장난쳤잖아.... "

" ... "

" ... "

" 근데 그거 알아? "

" ... "

" ... "

" 귀신은 자기 얘기하는 거 좋아해서 자기 얘기 나오면 옆에서 같이 구경하고 있대... "

" 아, 시발 아 하지 말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 구라같아..? "

" 아, 알겠으니까 그만하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 내 말이 구라같니 수정아..? "

" ... "

" 그러니 백현아...? "

" 아, 커피나 시켜ㅡㅡ "

" ○○아... "

" ... "

" 내 말이 구라같니...? "

꼭 장난으로 시작한 귀신 얘기 공포 분위기로 몰고가는 애 한 명씩 있는데 세상에나..그게 내 남친 친구일줄은 상상도 못 했네ㅋ?

원래 겨울 해는 짧아서 5시나 6시만 되도 하늘 엄청 컴컴한 거 알지;

더군다나 우리 룸이 제일 구석에다가 또 제일 서늘한 곳이었는데 가뜩이나 무서운 얘기하니까 온몸에 소름끼치고 존나 오한까지 드는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시발 여러분 존나 무섭지 않아요?ㅠㅠㅠㅠㅠ

귀신이 자기 얘기하는 거 좋아해서 옆에서 구경하고 있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시발...그럼 지금 우리 옆에서 구경하고 있다는 말이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랑 정수정이랑 괜히 무서워서 '아아아아아아~~~' 하면서 고개 젓고 있고, 변백현은 계속 정색하면서 테이블 위에 있던 메뉴판을 자기 다리 밑으로 내려놓는 거야.

근데 변백현 표정보니까 입꼬리 올리고서 지 혼자 재밌다는 듯 웃고 있는데...

...웃고 있,,,

...

...응?

" 워! "

" 아ㅣㅅㅄ비ㅓㅣㅏ ㄹ미친새기 ㅁ씨부ㅟㅁ너!!!!!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응 존나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잇 비ㅏ리 러ㅣㅠㅠㅠㅠㅠㅠㅠ진짜 왜 그러는데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개웃겨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나 존나 진심으로 무섭다고 왜 그러는데 진짜로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아 존나 싫다고 진심 진짜로 싫다고 진짜 개새끼야 진짜 싫다고ㅠㅠㅠㅠㅠㅠ싫어 너무 싫어 ㅈ니짜 진짜 존나 존나 싫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 ㅋㅋ...야 "

" 아 진짜 너무 싫어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하지 말라ㅗ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내가 싫어하는데 일부러 하는데 미친놈아ㅠㅠㅠㅠ아 조난 시ㅣㅀ어 진짜 니 제일 싫다고 내가 무서워하는 거 뻔히 아는데 그런 장ㄴ난을 왜 치는데ㅠㅠㅠㅠㅠㅠㅠ "

" ... "

" 조나난 ㅣ진짜 내가 싫어하는 거 뻔히 알면서 그런 장난을 왜 치는데 진짜 너 장난 아니고 존나 싫다곶 ㅣㄴ심으로 시발놈아 개싫어ㅠㅠㅠㅠ아 내가 진짜 귀신 제일 무서워ㅏㅎ ㅣㅏ하 ...말도 안 나와 시발....아...ㅠㅠㅠㅠㅠㅠㅠㅠ "

  개ㅣㅅ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 그래도 안 들으려고 안간힘 쓰고 있는데 그 순간 변백현이 테이블 밑으로 내 양쪽 발목을 잡고 쑥 끌어당긴 게 아니겠어ㅠㅠㅠㅠㅠㅠㅠ?

가뜩이나 귀신이 다리 붙잡고 있다는 소리 듣고 휑한 기분이었는데 누가 내 발목을 끌어당기니까 진짜 귀신인줄 알고 개놀라서 나도 모르게 발버둥치다가 테이블 위에 무릎 턱하고 부딪혔단 말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솔직히 귀신의 집도 누가 발목 잡을까 봐 무서워서 못 가는 건데 변백현이 장난이랍시고 해놓고 웃기다고 웃는데 너무 빡치고 너무 짜증나는 거야..ㅠㅠㅠㅠㅠ

무릎은 아파 뒤지겠고 긴장 풀려서 나도 모르게 눈물까지 나오는데 진짜 변백현이고 뭐고간에 나오는 게 짜증밖에 없었음.

얼굴 전체 눈물 범벅된 상태로 그런 장난 왜 치냐고 난리치니까 얘가 나보다 더 당황해서 눈만 깜빡깜빡하고있는 거야....하....

아 짜증나...아ㅏ 진짜 너무 짜증난다고....

" ...○○아 "

" ... "

" ○○아, 얼음팩 가져다 줄까...? "

" 아, 됐어 그 정도 아니야.. "

" ... "

" 그만하고 주문이나 해 "

" 야, 아니 내가.. "

" ... "

" 무릎 주물러 줄까? "

하...ㅋㅋㅋㅋㅋㅋㅋㅋ 무릎은 옘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이나 다물어줬으면 참 좋으련만....?

내가 뭐 변백현한테 화내본 적이 있어야지ㅠ...다 장난으로 소리지른 게 다인데 울기까지 했으니까 그냥 되게 놀랐나 봐.

무슨 말을 하긴 하는데 말할 때마다 내 눈치 한번 보고 다시 무릎 바라보고, 내 눈치 한번 보고 무릎 바라보고 계속 그 짓 반복이었음.

  괜찮냐고 손사레 쳤는데도 혼자 안절부절 못하면서 내 무릎 주물주물 해주는데..ㅋㅋㅋㅋㅋㅋ

아니 귀여워서 웃음 나오는 게 아니라 너무 간지러워서 웃음 나와서 죽을 맛인 거ㅠㅠㅠㅠㅠㅠ

내가 그만하라고 무릎 위에 있는 손 치우니까 혼자 눈치보다가 한 1분 뒤에 다시 무릎 주물러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문제는 변백현 이 새뀌가 나한테 엄청 미안했나봐...ㅎ

아이스티 먹다가 그냥 치마 위에 아주 살짝 흘러서 반사적으로 소리 질렀는데 정수정은 제일 먼저 치마 얼룩 걱정하고, 도경수는 제일 먼저 병신소리부터 튀어나오는데....아니 내가 아는 변백현은 벌써 등신 소리 나와야 하거든...?

ㅇㅇ...그래야 해..

그래야 하는데....

" 야, 괜찮아? 휴지, 휴지 더 달라고 할까? 치마 젖었어? 이따가 추우면 어떡하지? 옷 벗어줄까? "

" .... "

" 야, 벨 눌러 봐 벨! 담요 좀 가져다 달라고 하게! "

" ... "

" 어때, 지금 괜찮아? 무슨 일 없어? "

" .... "

" 지금은 어때! 괜찮아? 상태 안전해? "

이 시발.....무슨 일 없냐고....? 있어...그건 바로 니가 아주 병신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

인중에 땀까지 맺혀서 괜찮냐고 난리치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컸냐면...옆 방에서 시끄럽다고 문의전화까지 올 정도였음^^...

직원 언니가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고 해서 변백현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고개 돌렸는데 우리 아무도 안 쳐다보고 다 각자 휴대폰 보는척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서 끝난 게 아님ㅇㅇ.. 휴대폰 배터리가 다 떨어져서 보조 충전기 있는 사람 물어보는데 아무도 없었거든?

그거 듣더니 개크게 소리지르면서 자기가 구해 온다고 존나 해운대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멋지게 커튼 열어젖히고 나가는데....

진짜....존나....

존나 싸대기를 백 방 정도 날려주고 싶었다.......진심으로.....

지는 아까 버스에서 나한테 잘만 성질내고 삐지더만 나는 오늘 딱 한번 성질낸 건데 그게 그렇게 충격이었나봐 ㄹㅇ...

뭐만 했다하면 벌떡 일어나서 '내가 해줄게!' 하고 소리지르는데...진짜 미친놈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나대 진짜ㅠㅠㅠㅠ가만히 좀 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럼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것만 같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의식적으로 신경질이 튀어나온 건데 이제 앞으로는 죽어도 신경질 내지 말자고 다짐했음...ㅎ

화내면 결국 피곤해지면 나라는 걸 알겠더라고...ㅋ....

하ㅋㅋ....

변백현 다루기 쉬워지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걸릴듯...

" 정수정 너 택시? "

" 나 노 택시 "

" 그럼 너 버스? "

" 나 노 버스 "

" ? 노 택시 노 버스? 그럼 대체 무엇임? 정수정 너 비행기? "

" 아 비행깈ㅋㅋㅋㅋㅋㅋ장난하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아빠 이 근처라길래 아빠 차 타고 갈 거야 "

" 아, 아빠 오신대? "

" ㅇㅇ 도경수 너 나랑 반대 방향 아니야? "

" 응? 어...아, 근데 나 오늘 그쪽 방향에 친구 좀 만날 일 있어서..그.. "

" 응? "

" 가는 방법 좀 알려줄... "

" 아, 우리 집 가기 되게 간단한데? 여기서 80번 버스 타고 두 정거장 가면... "

" 아, 잠깐만 "

" 그냥 80번만 타면 간단하다니까? "

" 아, 잠깐만.. "

" 응? "

" 나 그냥 너희 아버님 차 타고 가면 안 돼? "

? 시발 잠깐만요...어디서 데자뷰 느낌이...나 왜 저 장면 본 거 같지...^^?

아니 분명 누구 블로그에서 본 거 같은데...ㅋㅋ...분명 백현병인가 그거 시즌1에서 나온 거 같은데..ㅋㅋㅋ

혹시 그거 따라하시는 중인가 지금ㅎ...? 혹시 응답하라 1988 정봉이 미옥이급으로 패러디 커플이신가ㅎ...?

아 아무리 생각해도 분명 들어본 말 같은데 저거....ㅎ

아니 그래 우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도경수가 저렇게 말했다는 거 아니겠음?

옆에서 휴대폰하고 있던 변백현도 놀라서 쳐다보고, 나도 입 가리고 쳐다보고 있는데 정수정만 당황해서 뭐라 말도 못 하는 거야..ㅋㅋ..

아 병신아 흑흑ㅠㅠㅠㅠ 얼른 알겠다고 해 타라고 해 하라고 그만 철벽치고 하...

" 아니? 우리 아빠가 차에 누구 태워주는 거 싫어하셔서! "

" ... "

" 아...어, 응 미안... "

아니 정수정 멍청이 새끼가 누가 잡는 것도 아닌데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뛰어가는 거야ㅠㅠㅠㅠㅠ

진짜 내가 다 민망해져서 괜히 헛기침하고 도경수 쳐다보니까 얘 표정이 진짜 완전...금방이라도 욕 나올 것 같은 표정?

그니까 정확히 말하면 좀 화난 것 같은 표정으로 나 보는데 막 괜히 내가 다 심장이 떨리는 거ㅋㅋㅋ..

뭔데 얘네 긴장감 쩌냐ㅎ..드라마보는 기분이네ㅎ..^^

" 하..진짜 존나 이해 안 가네. 야, 정수정 진짜 나한테 요즘 뭐 화난 일 있냐? "

" 응? "

" 아니, 예전에는 친하게 대하다가 어느 날부터 이상해지더니 진짜 대놓고 피하잖아 "

" ... "

" 뭐 친하게 말을 걸어보려고 해도 뭐만 하면 정색하고 피하고 눈도 안 마주치는데 안 빡치냐고. 그래서 오늘 집 같이 가면서 얘기라도 해보려고 하는데 또 저러고 가네 "

" ... "

" 아, 어쩌라는 건지 진짜...하... "

" 야, 도경.. "

" 내가 뭐 잘못했냐? "

" 응? 아니? "

" 근데 왜 저러는데? "

미친...날씨도 추워 뒤지겠는데 왜 더 떨리게 저한테 화를 내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

니가 정수정 착각하게 하고 이제와서 친한척 하는데 어느 여자가 전이랑 똑같이 행동해ㅠㅠㅠㅠㅠ 나같아도 불편해 뒤질듯..

계속 씩씩거리면서 자기 머리 헝클이고 한숨 쉬는데 뭔가 도경수 이런 모습 처음 봐서 개무서운 거야...ㅎ

무서워서 뭐라 말도 못하고 변백현이랑 둘이 그냥 수정이 기분이 안 좋은 거라고 위로해주니까 여자들 진짜 이해 안 간다고 화내면서 친구만나러 PC방 간다고 다시 시내 쪽으로 걸어감..

도경수 가고나니까 이제야 백현이랑 둘이 있는데 와 진짜 숨통이 확 트이는 거 같더라ㅠㅠㅠㅠㅠㅠ

뭔가 남자친구랑 둘이 있을 때 나오는 말투나 행동이 친구들 있으면 잘 안 나올 때 있잖아.

나중에 놀림거리나 이야깃거리 될 것 같아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좀 얘기다운 얘기 좀 해보겠구나 싶어서 바로 몸 돌리고 쳐다보니까 얘가 바로 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는 거야.

ㅅㅂ..집 가기 싫은데..ㅠㅠㅠㅠㅠㅠ

아직 시간 더 남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데려다줄게 "

" 아, 아니야 괜찮아! 나 조금만 기다리면... "

"아, 너 내가 데려다 준다할 때 괜찮다는 말 하지 말라했지 "

" ... "

" 어차피 너희 동네 근처에서 김종대 만나기로 해서 상관없어 "

" ... "

" 걸치고 있어, 버스 언제 오는지 보고 올게 "

저렇게 말하곤 버스 몇 분 뒤에 오는지 보고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리라고 자기 혼자 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는 거야.

아, 말투 아까랑 좀 달라진 거 보니까 나 이제 화 다 풀렸다는 거 알았나 봐!

아니 사실은 아까부터 화는 안 났음ㅠㅠㅠㅠ 그냥 쟤 혼자서 오버한 거지ㅠㅠㅠㅠㅠㅠㅠㅠ

옷은 또 교복 마이만 달랑 걸치고 온 주제에 나 추울까 봐 그것마저 건네준 거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약간 울컥하는 거 있지...ㅎ

솔직히 난 이렇게 제대로 된 연애도 처음이고 누가 이렇게 챙겨주는 것도 처음이라 서툴러서 단 한 번도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해본적이 없거든?

특히 오늘 화낸 건 진짜 고의가 아니라 홧김에 나온 건데ㅠㅠㅠㅠㅠㅠㅠ

아까 룸카페에서 눈치 보는 거 생각하니까 되게 미안한 거야ㅠㅠㅠㅠㅠㅠㅠ나 아까 진짜 쌍욕했던 거 생각나고 하....

왜 후회는 저지르고 하는 건데...

얇은 교복 조끼만 입은 채로 '5분 뒤에 온대~' 하고 웃는 모습이 너무 미안한 거야 진짜ㅠㅠㅠㅠㅠㅠㅠ

" 야, 변백현..ㅁ안.. "

 " 응? "

" 아니..아까 성질낸 거.. "

" 뭐래, 바람 소리땜에 안 들려 "

아 시발....ㅋㅋㅋ 누가 봐도 일부러 이러는 거 분명하다...ㅋㅋㅋㅋ

안 들린다고 내 쪽으로 얼굴 가까이 들이밀길래 됐다고 손으로 밀어버리니까 갑자기 내 팔목 잡더니 진짜 안 들렸다고 다시 말해달라는 거야.

하...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

눈 앞에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거 아니겠음ㅎ...?

" 아니..아까 내가 너한테 성질냈잖아...그거 미안해 "

" 아..ㅋㅋㅋ 그게 뭐가 미안해? "

" 그냥 미안해, 순간 욕 했잖아  "

" ... "

" 잘못했어.. "

" 아, 뭐래ㅋㅋㅋㅋㅋㅋ "

 내 쪽으로 숙이고 있던 허리 피더니 자기 혼자 큭큭거리면서 웃는 거야.

내가 갑자기 뜬금포로 사과하니까 자기도 웃겼나 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나도 웃긴데 변백현은 오죽하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냥 신경 쓰여서 사과하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손사레쳤거든?

근데 얘가 내 팔목 잡고 있다고 했잖아.

갑자기 자기 앞 쪽으로 확 끌어당기더니 꽤 가깝게 위에서 내려다보는 거야. 거리가 좀 많이 가깝다보니 난 목 당겨서 죽을뻔함ㅠㅠㅠㅠ

자세 좀 고쳐보려고 엉거주춤하게 어깨 움직이고 있는데 글쎄 변백현 얘가 내 머리 위로 손을 올리더니 살짝 웃는 게 아니겠음?

그제야 다시 정신차리고 쳐다봤는데,

" 잘못했다고할 필요 없어, 원래 사귀는 사이에는 이유 없이 짜증내고 화내고 그냥 받아주는 거야 "

" ... "

" 그걸 내가 안 받아주면 누가 받아줘 "

저렇게 말하면서 어깨 밑으로 조금 흘러 내린 교복 마이를 천천히 다시 올려주는 거..

날씨 엄청 추워서 코까지 빨개져놓고 무슨 날 챙겨준다고 지가ㅠㅠㅠㅠㅠㅠㅠㅠ

" 그러니까 잘못했다고 말할 필요 없어, 응? "

말하는 중간중간에 너무 추워서 그런지 목소리까지 떨리는 거 다 느껴짐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니 감기걸릴 위험까지 감수하고 네 옷을 걸치고 있겠냐고ㅠㅠㅠㅠㅠㅠㅠ

바로 옷 내려서 너 입으라고 건네니까 됐다고 너 걸치라고 하는데 진짜 개썅벤츠아닙니까 진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발 존나 멋있어 개멋있다고 변백현새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억지로 손에 욱여넣는데도 절대 안 받음 진짜. 버스 타면 그때 받겠다고 걸치고 있으라하는데 흐긓흐ㅡ흑....너무 멋있어서 토나올 거 같다고 진심...

" 잘못했으면 싫다는 소리 말고 같이 집 가 "

" 아, 너 추운데 오늘은 그냥..  "

" 아, 너 철벽병 어떻게 고치지 진짜? 응? "

" 무슨 철벽병? "

" 그 집 데려다 준다고 할 때 싫다고하는 그거 말이야. 철벽병이지 뭐야 "

" ..아, 나 그거 이미 고쳤거든? "

" 니가? "

" 고쳤다니까? 예전에는 너랑 말도 못하고 눈도 못 마주치고 그랬... "

" ... "

" ... "

" 뒤질래 진짜? "

" 이게 고친 거냐? "

아니 진짜 존나 놀란 게 뭐냐면..내가 말하고 있는데 얘가 갑자기 훅하고 내 코앞까지 자기 얼굴을 밀착시키는 거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몸 뒤로 쭉 뺐더니 이게 고친 거냐고 제 검지로 내 턱을 살짝 올렸다 내리는 거ㅠㅠㅠㅠㅠㅠ

미친놈아ㅠㅠㅠㅠㅠㅠㅠ 그럼 니 같은 얼굴 가진 새끼가 갑자기 다가오는데 누가 안 놀라고 멀쩡히 눈만 뜨고 있어ㅠㅠㅠㅠㅠㅠㅠㅠ

말이 되는 소리를 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괜히 얼굴 빨개져서 그거 숨기려고 고개 푹 숙이고 숨 고르고 있는데 얘는 내가 아직도 완벽히 예전이랑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나 봐.

'어떻게 사람 성격이 그렇게 빨리 변해' 하면서 웃어주는데 아 뭔가 뒤통수가 되게 얼얼하더라..?

나는 그래도 나름 많이 바뀐 건데 얘는 아직도 내가 멀게 느껴지나? 싶기도 하고..

아니 솔직히 나랑 수정이가 얘네랑 다녀서 말투나 성격도 좀 활동적으로 바귀고 많이 변했구나 싶었는데 변백현한테는 똑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하고 그런 거야.

그래, 여태까지 다 스킨십이던 뭐던 백현이가 먼저 해줬잖아..ㅇㅇ그렇게 느낄만도 함..

추워서 그런 건지 계속 코 훌쩍 거리면서 발 동동 구르고 있는 놈 보고 있자니 괜히 쓸데없는 자신감만 올라가는 거야.

뭔가 내가 먼저 돌진할 수 있는 느낌? 내가 먼저 뽀뽀할 수 있을 것 같고..ㅋㅋㅋ 나 원래 진짜 그런 거 못한단 말야ㅠㅠㅠㅠㅠㅠ

진짜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야' 하고 부르니까 아무 생각 없이 고개 돌리는 애한테 무작정 제자리 뛰기로 입술 박치기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으 시발 몰라 모롸라마ㅗ 존나 했어 하고 말았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단 저지르고 봤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민망해서 고개도 못 들겠는 거ㅋㅋㅋㅋㅋㅋ 아니 변백현이 무슨 말이라도 해주면 좋겠는데 얘도 아무 말도 안 하고 미친듯이 쪼개기만....응? 쪼개기만ㅎ?

"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뽀뽀를 턱에다가 하는뎈ㅋㅋㅋㅋㅋㅋㅋ "

" 응? "

" 왜 기껏 한다는 게 턱에다가 뽀뽀를 하세요 "

" ..나 입술에다가 했는데? "

" 여기 니 립밤 묻어서 미끌미끌해진 거 안 보여? "

" ... "

얘가 내 손 잡고 자기 턱부분 만지게 해줬는데 진짜 딱 턱만 미끌거리더라...^^ 누가 봐도 한달 전 충동구매로 산 내 립밤 맞아요 맞아ㅋ...시발...

ㅁㅊ나 진심 용기내서 한 건데 놀림거리되니까 가뜩이나 쪽팔리는데 도저히 얼굴을 들 수가 없더라...ㅎ

이 시발...그냥 넘어가주던가...그걸 왜 콕 집고 지랄이야 지랄은...ㅠ...

그만하라고 입꼬리 쭉 내리면서 울부짖고 있는데 계속 그 상태로 나 보면서 웃고 있다가 갑자기 개진지한 톤으로 내 이름을 부르는 거야.

또 뭘 어떻게 놀리려나 싶어서 자포자기 심정으로 고개 돌렸는데,

" 야, 나 봐봐 "

그러더니 검지손가락으로 자기 입술 톡톡 두드리면서 잔망스럽게 입꼬리 올리는 거 아니겠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심쿵...존나 잘생겼다 진짜...진심 내 남친인데 잘생겼어....아니 남친이니까 잘생겼지...너무 설레서 병신같은 생각밖에 안 드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별히 키까지 맞춰준다고 생색내면서 내 키에 맞춰 살짝 무릎까지 굽힘ㅋㅋㅋㅋㅋㅋㅋ진짜 존나 짖궃은 새끼 아니야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하라고 손바닥으로 얼굴 미니까 내 말 계속 무시하고 다시 다가와서 자기 입술만 톡톡 두드림..하...ㅎ

뭐 어쩌라고 거기다가 다시 뽀뽀하라고? oh미친 거지....oh

내가 그걸 할 수 있을 거 같음...? 하....

싫다고 다시 한번 더 얼굴 밀었는데 자기 눈 감는다고 말하고 진짜 감아버림ㅠㅠㅠㅠㅠㅠㅠ아니 엄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존나 답답한 거 아는데 이런 거 내가 진짜 진짜 못 한단 말이야ㅠㅠㅠㅠㅠㅠ 심각할 정도로 못해ㅠㅠㅠㅠㅠㅠㅠ

변백현은 앞에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 몇명은 흘깃 거리고 있고, 버스는 오고 있고 난 쫄리고 있고...ㅋ

일단 상황 빨리 정리하기 위해선 딱 한번 더 용기내는 것뿐인데 진짜 존나 고통인거여ㅠㅠㅠㅠㅠㅠ흑흐흐흐흑 창피해서 못 하겠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

일단 변백현 양쪽 볼 잡고 고개 움직이기는 하는데 하...시발 심장 쫄려....시발 ㅣ시발...

" 야, 내가 시발 뭐 괴물이냐? "

" 아...눈 뜨지 말아 봐 "

" 아니 내가 무슨 좀비냐고ㅋㅋㅋㅋㅋㅋ "

얘가 이렇게 장난치는데도 진짜 심장이 너무 뛰어서 기절할 거 같은 거임ㅠㅠㅠㅠㅠㅠ 어느 정도로 떨렸냐면 변백현 볼 잡고 있는 손가락이 덜더더더러 떨려올 정도였음...

진짜 딱 눈 감고 해보자 다짐하고 앞 쪽으로 얼굴 쭉 다가갔거든?

ㅅㅂ근데 그 순간 변백현이 존나 예고 없이 눈을 뜨는 거 아니겠음?

 나 완전 놀라서 바로 가슴팍 파파ㅏㅍ파ㅏㄱ 때리고 떨어졌는데 강제로 내 볼 잡고 끌어당기더니 살짝 입을 맞추는 거야...

ㅠㅠㅠㅠ..아...

 진심 나 병신인가 왜 하라고 멍석을 깔아줘도 못하지...

근데 진짜 다른 애들처럼 자연스럽게 애교 나오고 스킨십 나오고 그럴 수가 없었어..

변백현 말대로 내가 아직도 김민석 트라우마 못 고친 건가 싶어서 슬프기도 했고..

괜히 기분 안 좋아져서 두 손 꼭 마주잡고 엄지로 꼼지락 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백현이가 어깨 동무한 팔 살짝 내 머리 위로 올리더니,

" 아, ○○○ 사람 미치게 하는 거 장난 아니야 "

" ... "

" 심장 터질뻔 했다고 진짜 "

저렇게 말하면서 내 어깨 위에 손 올리고 '버스 왔다 가자~' 하면서 살짝 웃어주는데 진짜..

니 심장 터지기 전에 내가 터져죽겠다고ㅠㅠㅠㅠ...

아니 그냥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어 존나 좋다고 진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매일매일 설레고 매일매일 떨리고 매일매일 심쿵당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애써 아무렇지않은 척 나 먼저 버스 올라타고 변백현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거든?

아니 근데 얘가....ㅎ 존나 얼굴빛이 사색이 되어서 자기 가방을 다 뒤지고 있는 거야....

혹시나 싶었지...정말 혹시나... 싶었는데....^^

" ○○아... "

" ... "

" ㅋㅋ..야 어떡해? "

" ㅎ...? "

" 나 교통카드 잃어버렸나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도 교통카드 없더니 이번에도...ㅎ...^^

어떡하냐면서 울기일보직전으로 나 쳐다보는데 문득 아까 백현이가 했던 말이 떠오르는 거야.

사람이 어떻게 그리 빨리 변하냐고.

그랬던 것처럼 백현이도 어떻게 그 버릇이 변하겠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입꼬리 쭉 내리면서 나 쳐다보는데 그것마저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도 나 그러는 거 알고도 좋아했던 거고, 사귀는 건데 굳이 내가 힘들게 노력해서까지 빨리 바뀌자는 생각은 안 해도 될 것 같더라.

변백현이 나 좋아했던 건 변한 후의 모습이 아니라, 변하기 전에 모습 아니겠어?

올라오지도 못하고 서서 찡찡거리고 있길래 내가 내준다고 두 명이요하니까 또 좋다고 다시 가방 매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땐 어른같고 또 어쩔 땐 보니하니에 나오는 애기들보다 더 어린이같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다 알고서 좋아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변백현이 좋은 거지. 그러니까 날 좋아하는 거지.

늦게 온 주제에 분량이 생각보다 적은 것 같네요ㅠ.ㅠ

저 아무래도 이제 좀 바빠질 거 같아서 연재가 느려도 이해해주세요...어흑....

[슈에리]

분량이 적다구요...?제 눈이 잘못본건가여ㅎㅎㅎㅎㅎㅎㅎㅎㅎ벌써 4화는된줄..

[꼬백]

보는동안 계속 미소지으면봤어여ㅠㅠ설렘사ㅜ

[스파이시코코]

응?분량이 적ㅇ....?
언니 이거의 반만해도 많다고느끼겠어요ㅠㅠㅠ아니에요ㅜㅠㅜ분량부담갖지마세요ㅜㅜ진짜충분히많아요!!!!
언제봐도 사람징짜설레게글쓰는재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짱이야ㅜㅜ

[정훈]

셀렘사...............................................

[경수뀨]

이분량이 적다니요 엄청납니다!!!!

[다이어트는내일부터]

아백현이진따귀여운거같아...아백현이귀여운걸뭐라고표현할방법이없어ㅠㅠㅠㅠㅠ나진짜심각해ㅠㅠㅠㅠㅠ아백현아ㅠㅠㅠㅠ

[소고기즈]

헐ㅠㅠㅠ분량이 적다뇨???..아 심장ㅠㅠㅠㅜㅜㅠ

[훈규]

백현아ㅠㅠㅠㅠㅠ!!!!!왜이렇게 설레니ㅠㅠㅠ너때문에 설레다가 설렘사로 쥬글 것 같아ㅠㅠㅠ크억

[솔로천국 커플지옥]

아 백현이가 여주 화난줄알고 보조배터리 없을때 용사마냥 구하러 가는거 왜이렇게 귀엽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그리고 이상태로 더 분량 많아지면 제 심장 떨려서 터져요ㅠㅠㅠㅠㅠㅠㅠㅠ

[룰루0]

이번편도 분량 폭팔인데여???!!! 와 진심..백현아ㅠㅠㅠ 미쳤다진심ㅠㅠㅠ왤케 설레냐ㅜㅜㅜㅜ

[졸린토끼]

아 진짜 너무 달달해서 진짜ㅠㅠㅠ 여주도 안절부절하면서 그러는거랑 백현이도 직구로 표현하는 면도 있고 막 아 그냥 다 둘다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

[blue cheek]

핵설렘...백현아...진짜 너란남자 갖고싶다..

[정혜린]

아뮈친!!!!!!!!!!후ㅠㅠㅠㅠㅡ너무설레자나여ㅠㅠㅠㅠㅡ아아아악ㅠㅠㅠㅠㅜㅠㅠㅡ

[아그몬]

왘ㄴㅋㅋㄱㅋ 랜디오턴 핵반갑..!ㅏ?
백현이 넘나설레는것 ㅜ

[찰찰넛]

아ㅜㅋㄱㅋㄱ도경수 무서운얘기할때진짜지릴뻔..

[kzhzx]

아ㅠㅠ진짜달달해요ㅠㅠ 여주왜이리귀엽나요ㅠㅠㅠ하

[변백현젤리]

백현아ㅜㅠㅠ진짜 설렌다ㅜㅜㅠㅠㅠㅜㅜ

[몽구몽구몽]

이게분량ㅇ이적다는건말도안되요진짜

[평공]

분량도 쩔고 백현이는 진짜ㅜㅠㅠㅠㅠㅠㅠㅠㅠ핵설래

[이플]

분량이 적다니요?넘치는데여?!?!!진짜 설레요ㅠㅠㅠ♡

[tndms11]

분량 넘쳐요 👍👍👍👍

[간표]

어떠케여 설레서 죽을꺼 같아요..

[O세훈]

?분량이적다고여??????아뇨ㅠㅜㅠㅠㅜ 꿀잼에 ㄷㄷ분량이예여ㅜㅜㅜㅜㅜㅜ♡

[Yeah107]

ㅠㅠㅠㅠㅠㅠㅠ스킨쉽마니마니해ㅜㅜㅜㅜㅜ

[BHSY]

아.....설레..ㅎㅎㅎㅎ

[핑쿠핑쿠]

이게 적다뇨!! 전혀요!! 진짴ㅋㅋㅋㅋ 백현이 귀여워ㅠㅠ

[Yeon]

정주행중인데넘나미친것같아여.....장난꾸러기별로내타입아닌데...큽....머시써....8ㅅ8

[신예]

이게분량이적은건가욥...?

[좋앙]

적지 않아요!전혀 적지않아요!백현이 너무 귀여워요진쨔..설레..후..경수랑 수정이도 빨리 사겼으면 좋겠다..

[유진코코낫]

와 이번꺼 역대급으로 설렜다....진짜ㅜㅜㅜㅜ뽀뽀라니ㅜㅜㅜㅜㅜㅜㅜㅜㅜ

[whfjso]

아대밬...아침부터 기분좋게하는 리덕님의 글이랄까여ㅠㅠㅠㅠ아 진짜 넘나 좋아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