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樹⿃已息 [고수조이식] 높은 나무 가지에 새는 이미 쉬고
⼩園花亂⾶ [소원화란비] 작은 동산에 꽃 어지럽게 날리네.
⽇兼春有暮 [일겸춘유모] 날과 봄 둘다 모두 저물어 가는데
誰與我同歸 [수여아동귀] 뉘와 더불어 나 함께 돌아 갈까나.
宿⾬朝來歇 [숙우조래헐] 밤부터 내린비 아침 되니 멎었고
開軒覽物華 [개헌람물화] 휘장 걷고 자연 경치를 바라보네.
雲光棲斷樹 [운광서단수] 구름 빛이 꺾어진 나무에 깃들고
⾵影轉⾼花 [풍경전고화] 바람 그림자 고고한 꽃을 조롱네.
⾼齋晴景美 [고재청경미] 높은 집이 날이 개어서 아름답고
淸氣滿園林 [청기만원림] 맑은 기운이 동산 숲에 가득하네.
倚杖寒⼭暮 [의장한산모] 지팡이 짚고서니 한산은 저물고
關⾨落照深 [관문낙조심] 관문에 저녁 햇빛이 짙게 비치네.
天晴遠峰出 [천청원봉출] 하늘 개니 멀리 산봉우리 나오고
夜久數星流 [야구수성류] 밤 깊으니 수개의 별빛이 흐르네.
多少殘⽣事 [다소잔생사] 남은 여생에 다소의 일이 있으니
能無愧海鷗 [능무괴해구] 바닷가 갈매기가 부끄럽지않겠나.
地幽忘盥櫛 [지유망관즐] 땅 그윽하여 세수와 빗질 잊고
⽬極喜亭臺 [목극희정대] 눈이 즐거움에 달해 정자를 즐기네.
信美諧⼼賞 [신미해심상] 참 아름다움이 마음을 기쁘게 하고
誰憂客鬢催 [수우객빈최] 누구 근심인지 객의 수염만 자라나네.
對酒惜餘景 [대주석여경] 술잔을 대하니 남은 경치가 아깝고
⾼樓烟霧開 [고루연누개] 높은 누각에 연기와 안개가 열리네.
暗花臨⼾落 [암화임호락] 향기로운 꽃 창에 이르러 떨어지고
嬌燕⼊簷回 [교연입첨회] 예쁜 제비는 처마 밑으로 돌아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