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이야기 제2편-바다로간 붕어낚시꾼
그동안 10여년 사이에 낚시업도 많은 발전이 있었어
어느 날인가 나주 다도댐으로 낚시를 갔는디
물위에 반딧불이 같은 불빛이 반짝이고 있는기라
엄청 신기 하더라
자세히 보니 이게 바로 새로 나온 자체발광 케미컬라이트 라는 신기한 것인디.
케미컬라이트의 등장으로 간드레 불이 차츰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고
밤낚시를 “케미꺽는다” 라는 말로 표현하게 되었지
밤낚시에서 3대가 기본이던 것이 5대를 펴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상이 온기라
이때부터 붕어들이 더 많이 혼나기 시작 한거여..
첨대도 반카본 재질의 낚시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무겁고 두꺼웠던 글라스대는 슬슬 자취를 감추고 그래도 지금의 카본에 비하면 반카본도 무거운 편인지라 30대 이상의 긴대에는 오봉이나 3봉이라는 채비를 달아서 손으로 원줄을 잡고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휙 던지곤 했었지
지금 오봉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소리가 뭔 소리인줄 모르면
‘나는 참 젊구나 생각하면 맞아’
봉돌 무게도 무게지만 떡밥을 크게 달아서 던져놓으니 찌 부력이 맞을리는 만무했지
그래도 붕어들은 오봉 봉돌이 달린 찌도 찌가 작아서 아쉬울 만큼 쭉쭉 올려 주곤 했어.
오봉 봉돌에 떡밥을 달고 바늘 한 개는 살짝 빼서 지렁이를 달아 던져놓으면 월척급 붕어나 잉어가 입질을 하여 초릿대가 물속으로 쳐박히고 잠시 한눈이라도 팔면 낚시대를 끌고 가버리기도 했어 그때는 월척만 잡아도 낚시가계 출조 회원들의 축하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곤 했었지(월척이 귀했는지? 월척을 못 잡았는지는 몰라도 암튼 지금과는 달리 잘 안 잡힌 것은 사실이야)
결혼 후에는 차도 장만해서 주말만 되면 저수지와 강을 찾아서 스스로 길을 떠나곤 했는데 마나님은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낚시 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진 않았어 결혼 후에 두번인가 따라 오더니 그 후론 낚시하는데 따라오진 않았어.
![](https://t1.daumcdn.net/cfile/cafe/99F9714E5ED83BBD22)
그렇게 낚시를 즐기던 30대 중반 어느 가을날 어쩌다 친구를 따라서 영광 어느 섬으로 일반 민물 릴대를 들고 찌발이 낚시를 갔는디...
감생이 손맛에 넋이 나가 버렸어..
민물 붕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기라
바다 괴기들의 손맛에 비하면 붕어 손맛은 손맛도 아닌기라 감성돔 입질 랜딩시 어찌나 힘을 쓰는지 릴이 잘 안 감기는 상황을 경험 하게 된거야.
그동안 내가 뭐 한거여?
붕어낚시는 낚시도 아니여?
꼬질꼬질하게 꾸정물 질질 흘리면서 큰 손맛도 없는 붕어를 뭐 하러 잡으러 다녔는지 몰겠네.!
지난날에 대한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오더라구요
당장에 저질렀지 1호대와 0.8호대 각 한 대씩 - 바다 낚시대는 카본이 보편화 되어 있었어
그리고 뜰채, 가방, 릴 두 개(그때는 일제 릴이 좋았어, 다이와 와 시마노꺼)
바다낚시 장비가 사실은 몇 개 안되는데 사는데 돈은 많이 든 것 같더라고 민물첨대는 5만원 넘은 것은 본적이 없는데 바다낚시대는 전부 10만원 이상 100만원 인기라..헐....
지금은 민물대도 비싼 것이 많지만 원줄 목줄이 중요한 줄도 모르는 시절 일때인데
바다낚시 원줄은 2.5호 또는 3호 카본으로 3~5만원 한 것 같고 목줄은 1호 1.5호로 15,000원 정도 한 것 같아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5천원짜리 원줄 목줄도 있지만 큰놈 물으면 끊어질까봐서 사용은 안했어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먼저 바다에 입문하신 고향 선배님과 한조가 되어 갯바위 신발에 구명조끼를 입고 새벽에 배에 올라 어두컴컴한 갯바위에 내려 겨울에는 얼어붙은 손을 호호 불고 여름에는 모기들과 한판 승부를 하면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는 시커먼 바다낚시꾼이 되어 갔던 거야..
붕어낚시꾼들을 비웃으며 주말은 물론이거니와 주중에도 한번씩 땡땡이를 치고 갯바위에 올라 물위에 둥둥 떠가다 스물스물 빨려 들어가는 찌맛에 오금을 절이기도 했지
손맛도 손맛이지만 스물거리다 시야에서 사라지는 찌맛 또한 쥑이는 기랴...
그리고 잡아온 자연산 괴기로 회를 떠먹는 그 맛....캬~~~~~
자연산 맛 들면 동네 횟집에서 양식회는 못 먹어...
저녁에 집에 누워 잠들려고 하면 찌가 물위에 둥둥 떠다니다가 스물스물~~~쑤~~~~욱~~~
빨려 들어가는데 이처럼 환상적인 그림은 없는거라 .....
오르가즘 느끼며 헛챔질을 하다가 잠이 깨곤 했지..
낚시가게 보이면 들어가서 괜히 구멍찌와 수중봉돌을 사면서 행복해 하기도 했어
영광의 송이도 안마도를 비롯 소완도, 노화도, 보길도, 덕우도, 황제도, 매물도, 청산도, 거문도, 손죽도, 평도, 초도. 금호도 등등....서남일대의 크고 작은 섬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다녔네...
바다낚시 조행기를 글로 썼다면 정말 베스트셀러 조행기가 되고도 남았을꺼여,,
그만큼 추억이 많았다는 거지
그동안 찌발이만 했것는가?
루어 농어낚시도 하고
벵에돔 잡은다고 여서도도 가고
돌돔 잡는다고 나도 먹기 힘든 성개 소라 사들고 갯바위에 앉아서 뜨거운 햇살 받으며 원투 낚시로 돌돔을 유혹해 보기도 했제
가거도에서는 10박 11일간 루어농어 낚시와 찌발이 감성돔낚시를 해보기도 하고 황제도 같은 곳은 2박 3일은 기본으로 다녔고
그때 노래미나 우럭이 잡히면 잡어라고 살려주곤 했는디 지금 횟집가니 노래미가 자연산이라고 우럭이나 광어보다 비싸데.. 허허허...이거....참
바다낚시라고 무조건 가면 감성돔을 잡느냐?
그건 아니여
10번 출조 하면 한번은 5마리 넘게 잡는 날이 있고
한두번은 한두마리가 전부며 감성돔을 만날 확률은 30% 정도인디
이놈의 낚시란 것이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크기에
또다시 가게 되고
돌아오는 길은 역시나 함시롱
꽝만 치고 다니면 다음 출조에 지장이 많으니 수협공판장에서 많이 사들고 가기도 했어
이렇게 바다낚시를 10여년간 하는디
갯바위 낚시는 다리에 힘 빠지면 위험한기라
가거도 칼바위 같은 곳은 꾼의 몸을 밧줄로 묶어놓고 낚시를 하는 곳이여...
나이를 먹어가고 다리에 힘 빠지기 시작 하니까
어느날 부턴가 그놈의 감생이가 뭐라고 목숨 걸고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기라.
그러다보니 출조 가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데...g..
제 3편 다시 돌아온 붕어꾼 기대 하시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