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함안스포츠파크에서 ‘2013 대교 눈높이 고등리그’ 경남 권역의 마지막 다섯 경기가 펼쳐졌다. 전날 경기에서 경남정보고가 첫 권역 우승을 확정지었고 왕중왕전에 진출할 네 팀도 이미 가려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창원기계공고, 거제고, 김해생명과학고의 순위 쟁탈전이 남아있었기에 긴장감은 계속되었다.
뜨거웠던 ‘4강’ 순위 쟁탈전 : 경남정보고, 거제고, 창원기계공고, 김해생명과학고 첫 경기에 나선 창원기계공고는 하위권에 쳐져있는 창녕고만 잡으면 2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창원기계공고가 어렵지 않게 승리를 챙길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경기 양상은 뜻밖이었다. 전반 종료직전에 창녕고 곽은일이 선제골을 넣더니 후반전에는 이동규가 추가골까지 기록했다. 그대로 자존심을 구길 수 없었던 창원기계공고는 뒤늦게 저력을 발휘했다. 후반 34분, 김지호가 추격골을 넣은데 이어 추가시간에 김특현이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다음 경기는 김해생명과학고와 거제고의 왕중왕전 진출 팀간 대결이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분위기였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김해생명과학고. 전반 17분, 배재광이 뛰어난 개인기로 골문을 열었고 몇 분 뒤에는 페널티킥까지 만들어냈다. 이른 시간에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대타로 나선 키커가 실축하고 말았다. 이후 거제고의 기세가 살아나며 권규태의 연속골이 터졌다. 후반 들어서 구홍희의 득점으로 김해생명과학고가 따라붙는 듯 하더니 거제고 최승재가 마무리 골을 작렬시켰다. 결국 거제고가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 뒤를 창원기계공고와 김해생명과학고가 뒤따랐다. 한편, 경남정보고는 경남보건고를 3-1로 제압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 경기는 신원균(경남정보고/12골)과 손대화(경남보건고/11골)의 득점왕 경쟁이 또 다른 볼거리였다. 아쉽게도 발목 부상을 당한 신원균은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었다. 반면, 손대화는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신원균의 득점수를 따라잡았고 공동 득점왕에 함께 오를 수 있었다. |
아쉽고 또 아쉬운 ‘4중’ : 통영고, 경남보건고, 남해해성고, 마산공고 지난해 권역 준우승에 빛나는 통영고는 올 시즌 예측불허의 시간을 보냈다. 선두 다툼이 한창이던 시점에 우승을 노리던 거제고를 주춤하게 만들더니 하위 팀에게는 연달아 완패를 당하기도 했다. 리그 최종전에서 만난 철성고는 분명 약체였다. 그럼에도 결과는 2-2 무승부. 통영고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최낙현과 김석한이 득점포를 가동시켰지만 주포인 송준영의 부재가 크게 느껴졌다. 경남보건고는 손대화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앞세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팀이다. 개막전에서 거제고를 꺾더니 3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결국 왕중왕전 진출과 득점왕 배출에 모두 실패하면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시즌이 되었다. 남해해성고는 고등리그 첫해에 왕중왕전을 경험한 이후 줄곧 하위권에 머물러왔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순위가 상승했을 뿐 두드러진 변화는 없었다. 희망적인 점은 후반기의 경기력이다. 전반기에는 2승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막판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했다. 15일 경기에서도 마산공고를 펠레스코어로 누르며 내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반면, 앞선 시즌에 왕중왕전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고 왔기에 마산공고의 하향세는 더욱 눈에 띄었다. ‘4강’ 중 경남정보고와 라이벌인 창원기계공고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거제고와 김해생명과학고에는 유난히 약한 모습이었다. 중위권 팀간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 못했다. 특히, 남해해성고에 패하며 서로 순위가 뒤바뀐 최종전은 더욱 아쉬움이 남을 대목이다. |
‘2약’도 내년은 희망적 : 창녕고, 철성고 올 시즌 고등리그에 데뷔한 창녕고. 결과는 하위권으로 마쳤지만 과정은 눈여겨볼만하다. 4승 4무 10패. 꼴찌를 면했을뿐더러 지고만 있지 않았다. 김해생명과학고나 마산공고, 통영고 같은 강팀을 상대로 승수를 쌓았다. 리그 마지막 2연전에서는 거제고, 창원기계공고와 차례대로 비기며 상위권 순위를 들었다 놓았으니. 창녕고는 분명 다음 시즌 돌풍을 일으킬 ‘루키’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철성고는 시즌 중반에 감독이 교체되는 등 내부적인 문제에 시달렸다. 3개월 전 새롭게 박경규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이 겨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시간도 부족했고 얇은 선수층도 힘겨웠다. 통영고 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송인오의 원래 포지션이 골키퍼일 정도로 교체 선수가 부족했다. 내년에는 부상에서 복귀하는 선수들과 신입들이 대거 합류할 예정이라고 하니 철성고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보자.
글=윤거일(KFA리그신문) 사진=강일혁(KFA리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