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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세대가 풍족한 생활을 위해 핵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동의 여부조차 물을 수 없는 수많은 미래 세대에게 측정할 수 없는 위험을 떠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일인가? -안자이 이쿠로 |
방사능과 탄소연대측정법
인구 변화를 나타내는 수학적 모델은 방사성 원소가 붕괴되는 현상을 파악하는 데도 사용됩니다. 방사성 원소는 그 질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이 일정한데 이것을 반감기라고 하죠. 반감기는 방사성 원소마다 그 기간이 다릅니다. 세슘(Cs)은 30년, 플루토늄(Pu-239)은 약 2만 년, 요오드(I-129)는 1600만 년 그리고 우라늄(U-238)은 44억 년 등이죠.
즉 에너지는 질량에 빛의 속도의 제곱의 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질량이 감소하면서 방사선도 함께 나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은 핵분열을 강제로 시켜 에너지를 얻는 데 성공했고 이를 이용해 핵무기인 원자탄을 만들어 일본에 두 번이나 투하했습니다. 실험이 아닌 실전에서 원자탄의 효과를 알고 싶었겠죠.
그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가공할만한 것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지옥을 만들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 핵분열은 평화적 목적으로 전기 발전에 사용하게 됩니다. 이른바 원자력발전 또는 원자력발전이라고 하죠. 1954년 소련이 발전용 원자로를 처음 개발하면서 오늘날 여러 나라가 원자력발전소를 다수 갖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방사선은 의료에서 치료의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또한 고고학에서도 매우 오래된 물건의 연대를 알아내는데도 응용이 됩니다.
예를 들어 보죠. 이집트의 한 피라미드를 발굴해 보니 오래된 관이 나왔고 그 안에 미이라가 발견되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이 관의 주인이 누구인가 밝히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 묻혔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여기에 쓰이는 과학적인 방법이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입니다. 1947년 미국의 월러드 리비가 개발했죠. 탄소의 동위원소는 C12, C13과 C14인데, 이중 카본-14인 C14는 방사능으로 시간이 지나면 질소로 변합니다. 모든 유기체는 이 3가지 유형을 항상 일정한 비율로 유지하다 죽으면 C14만 붕괴되는 성질을 이용해 언제 것인지 추정합니다. 정밀한 실험을 통해서 과학자들이 이 관에서 방사선 동위원소 카본-14가 63%가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하죠. 카본-14는 반감기가 5730년으로 시간이 지나면 질소로 바뀝니다. 이 단순한 정보로 과학자들은 이 관이 언제 묻혔는지 이 방정식을 이용하여 추정할 수 있습니다.
관이 묻힐 당시의 카본-14의 양을 1이라 하고 현재 남아 있는 양이 63%임을 이용하여 방정식의 해를 구하면 약 3819년 전에 이 관이 묻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차가 좀 있겠지만 이를 고려하여 역사의 기록을 분석하면 이 관에 묻힌 시신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겠죠. 좀 더 자세한 것은 <수학 더 알아보기> (9)를 참고하세요.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발전?
이 장의 내용은 마이클 셀런버거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서 인용했습니다. 좀 더 관심이 있으면 참고하여 서로의 장단점을 비교하기 바랍니다. 그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 사고의 진압과정 중 사망한 소방관은 오직 28명으로 2018년 한 해 미국에서 사망한 소방관은 84명이었고, 2001년 9·11테러 수습 과정에서 사망한 소방관 343명에 비하면 적은 수라고 합니다. 또한 “체르노빌 사고의 여파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암 발생률이 치솟았다.”라는 주장은 거짓으로 해당 지역주민들은 자연방사능보다 미세하게 높은 수준의 방사능에 노출되어 약간 높아졌을 뿐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자연방사능에는 인류가 적응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에 의해 방출되는 인공방사능은 인체에 새로운 것이라서 인체에 저항성이 없다고 봅니다.
원자력발전으로 인한 사망 발생 건수도 다른 사고에 비하면 매우 적어 그만큼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연간 27만 명이 걷다가 죽고, 135만 명이 운전하다 죽으며, 230만 명이 일하다가 죽으며, 420만명은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나 원자력발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합해 100명을 겨우 넘을 정도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원자력발전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대기오염으로 죽는 것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200만 명이 넘는 목숨을 오히려 구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원자력발전은 청정에너지라는 거죠.
원자력발전은 최소의 연료로 최악의 사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배출된 미세 물질의 양은 매우 적으나, 화석연료와 바이오매스로 인한 미세 물질은 2016년에 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또한 가장 문제가 되는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중 방사능폐기물은 저장고에 보관하므로 그 어떤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중 가장 안전하답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그로 인해 사람이 죽거나 다친 일이 단 한 건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죠. 아울러 배출량도 매우 적어 단일한 공간에 보관이 가능하고 설령 사용후핵연료가 다소 노출된다 한들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고 낙관합니다. 시멘트로 봉인된 강철 저장 용기는 그 무엇으로도 타격을 줄 수 없다고 하네요.
201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과 태양광·풍력에 엇비슷한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결과를 보면 원자력발전이 두 배나 많은 전기를 생산한 것으로 보아 원자력발전은 가장 저렴한 전력 생산 방식이며 장기적으로 사용 가능하여 자연 보호의 희망이라고 주장합니다.
원자력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데 오히려 재생에너지가 자연을 더 파괴한다고 합니다. 태양광 패널의 경우 생산하는 전력은 점차 약해지며 수명은 20~25년 정도이기에, 그로 인해 발생하는 패널 쓰레기는 재활용이 불가할 정도로 유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원자력발전에 비해 시멘트, 유리. 콘크리트, 강철 등 자원을 16배 소비하며 300배 많은 폐기물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태양광의 패널은 재활용이 가능해지고 이것에서 방사능은 나오지 않죠.
풍력발전소의 경우 가스발전소에 비해 450배에 달하는 땅이 필요하고, 새의 생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며, 특히 덩치가 크고 재생산이 느린 새들을 위험에 충분히 빠트린다는 거죠. 바람길을 막고 있어 풍력은 새뿐 아니라 곤충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에는 두 가지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날씨와 계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간헐적인 에너지라 그것을 뒷받침해 줄 같은 용량의 발전 설비를 세워야 하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더 많은 토지와 송전선, 발전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대적으로 발전시설이 들어서면 에너지를 저장할 대규모 시설이 없어 초과 생산되는 전기가 전력망에 흘러 들어갈 수 있는 문제도 생긴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원자력발전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원자력발전은 치명적인 반환경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미국은 맨해튼 계획을 수립하고 핵무기 개발을 시작하여 1945년 초여름에 핵무기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플루토늄을 원료로 하는 원자탄 두 개(Gadget, Fat Man)와 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원자탄 한 개(Little Boy)를 만들었습니다. 7월에 가젯을 트리니티 핵실험에 사용했고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탄 꼬마(Little Boy)를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그리고 뚱보(Fat Man)를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했습니다. 그 피해는 상상한 것 그 이상이었습니다. 전 세계는 알게 되었습니다. 핵무기는 인류뿐 아니라 지구 자체의 파멸을 가져올 수 있는 인간이 만든 유일한 무기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는 정치적인 이유로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핵무기를 더욱더 많이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그리고 중국이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이 다섯 나라를 핵보유국(Nuclear-weapon State)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1967년 이후에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그리고 북한은 갖고는 있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상한 현상이 생깁니다.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핵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핵분열(Nuclear Fission)이고 다른 하나는 핵융합(Nuclear Fusion)입니다. 핵분열은 핵물질이 중성자 하나를 흡수해 두 개의 핵분열 물질로 쪼개지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연쇄반응을 일으켜 원자탄을 만들고, 핵융합은 고온과 고압에서 두 개의 불안정 원소를 충돌시켜 하나의 안정적인 원자핵으로 만드는 것으로 수소탄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핵무기(Nuclear Weapon)와 핵발전(Nuclear Power Generation)은 같은 원료를 사용하며 같은 원리로 작동하지만 핵의 분열과 융합 원리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데에 그 차이가 있습니다. 핵무기는 연쇄반응의 속도를 크게 높여 순간적으로 방출된 엄청난 에너지를 살상과 파괴에 이용하는 반면, 원자력발전은 급속한 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조절하여 일정하고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얻는 거죠. 핵이 분열할 때 발생하는 열로 뜨거워진 연료봉 주위에 물을 흐르게 하여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터빈을 구동해 발전합니다. 발전을 위한 연쇄반응을 낮추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열을 식히는 냉각제와 제어장치입니다. 이것이 고장 나면 폭발할 위험이 커지죠. 핵폭탄은 단기간에 많은 인명을 살상하지만 원자력발전 사고는 장기적으로 방사선에 오염됩니다.
우선 용어부터 살펴볼까요. 핵의 분열을 이용해 발전하는 발전소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원자력발전소라고 합니다. 그러나 원래 영어의 명칭은 ‘Nuclear Power Plant’로 핵발전소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라 하지 못하고 원자력발전소라고 하는 것은 핵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이미 인정한 셈이죠. 마찬가지로 원자로가 아니고 핵반응로라고 해야 맞습니다. 원래 영어 명칭이 ‘Nuclear Reactor’이거든요. 하지만 여기에선 우리나라의 공식 용어를 존중하여 핵발전소와 핵반응로를 원자력발전소와 원자로라고 하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중 100개만 터져도 핵겨울이 도래해 인류는 멸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가 터져도 같은 효과를 냅니다. 100만 키로와트급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매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천 개 정도의 방사선을 생성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한다는 것은 현재의 발전을 위하여 미래의 죽음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원자력발전은 결코 청정에너지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우라늄을 채굴하는 과정과 핵연료 1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자료조차 없습니다. 석탄같은 발전연료는 채굴해서 바로 태우면 되나 원자력발전에 사용하는 핵연료는 가공과정과 채굴과정에서 그 1그램이 아무리 열량을 많이 낸다고 해도 투자되는 비용이 매우 들죠. 또한 터빈을 통과한 수증기를 식히고 또한 핵연료봉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식히기 위해 매일매일 발생하는 막대한 온배수(또는 어류에 엄청난 피해를 주어 온폐수라고도 함)를 바다와 강으로 흘려보내 강이나 바닷물의 온도를 상승시켜 국지적 열대성저기압을 일으키고, 바닷물에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까지 대기 중으로 방출하게 하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의 상승은 이처럼 나비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어 유사시 원자력발전소는 군사 공격의 핵심 목표가 됩니다.
원자력발전을 하면 반드시 핵폐기물이 나옵니다. 다른 일반적인 폐기물과 달리 핵폐기물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질로 반감기가 수만 년에 이르며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핵폐기물과 방사선이 묻혀있는 기구나 장갑, 옷 등 저준위 핵폐기물이 있습니다. 저준위 핵폐기물은 그나마 운영하고 있는 경주 방폐장에 영구히 저장하고 있으나, 경주 방폐장도 암반이 균열되고 지하수에 의한 침수로 방사선에 오염되고 확산되는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원자로에서 꺼낸 사용후핵연료는 매우 뜨거워 찬물로 최소 10년 이상 식힌 후 10만~100만 년 동안 고준위핵폐기장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의 반감기가 2만 년이 넘기 때문이죠. 현재 전 세계 나라 중 오직 핀란드만이 고준위핵폐기장을 천연 암반 지역에 500~1000미터의 굴을 파고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 외 어느 나라도 아직은 고준위핵폐기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고준위 핵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는 생산된 발전소의 지하 수조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여러 원자력발전소의 수조는 이미 포화상태에 놓여있으나 폐기물은 계속 늘어나 이를 저장할 곳은 점점 줄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방사성 폐기물을 완벽하게 처리할 방법이나 기술 그리고 장소가 현재 없다는 것이죠. 원자력발전소는 언젠가 영원히 없어지겠지만 핵폐기물은 깊게 땅을 파고 묻어 영원히 보관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자력발전소는 화장실 없는 고급 아파트라고 하죠. 살고 있는 아파트는 엄청 좋고 넓은 아파트인데 화장실이 막혀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배설을 중지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배설물로 아파트를 가득 메울 뿐입니다. 앞서 잘 살고 간 사람은 좋겠지만 뒤이어 살고 있는 사람은 앞 사람이 버린 배설물까지 안고 살아야 합니다. 이 배설물은 태양광 패널과 달리 방사능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현세대는 원자력발전으로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한 다음 세대는 깊게 감추어 둔 그 쓰레기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거죠.
특히 만에 하나 원자로가 사고로 터지면 이로 인한 자연환경의 훼손은 거의 회복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대를 이어 방사능의 폐해를 맞게 됩니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은 결코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원이 아니죠. 원자력발전은 발전소 관련 시설과 거대한 송전탑 건설로 인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며 주변 지역민들의 희생이 따르는 등 현 세대의 풍요로움을 위해 다음 세대의 환경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매우 비윤리적인 일로 원자력발전은 치명적인 반환경적인 에너지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의 핵사고와 사고 확률
원자력발전은 매우 안전하다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합니다. 거의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그들도 사고가 날 확률이 0%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고는 날 수 있지만 그 확률이 무시할 정도로 작다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인류가 원자력발전으로 누리는 이익에 비하면 사고의 피해는 터무니없이 작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현재 전 세계에서 31개 나라가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원자력발전소와 관련된 사고 중 대형사고만 세 번 일어났습니다.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사고, 1986년 당시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 그리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이죠. 스리마일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한 개, 체르노빌도 한 개 그리고 후쿠시마는 네 개에서 사고가 나 모두 6기의 원자로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비록 핵사고가 세계 3위의 원자력발전 나라인 프랑스를 건너뛰었지만 거의 원자력발전소가 많은 순서로 사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외진 곳에 있어 그나마 피해가 작았지만 체르노빌은 4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후쿠시마도 그 피해가 현재 진행형입니다. 사고가 난 원자로는 아직도 해체하지 못하고 계속 방사선을 유출하고 있습니다.
스리마일도 인재였고 체르노빌도 기술자들이 원자로를 시험 가동하면서 안전절차를 위반해 일어난 인재였습니다. 체르노빌의 경우 방사선의 방출량은 히로시마 원폭의 400배에 이르죠. 사고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사망했다고 소련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인원은 오직 남자 30명과 여자 1명뿐이나, 러시아 알렉세이 야브로코프 박사는 98만 명 가까이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오염 지역의 범위가 너무 넓어 벨라루스 국토의 23%, 우크라이나 국토 7% 등 남한의 1.5배 정도 지역이 오염되었고, 발전소 주변 약 32km 이내는 심하게 오염되었죠. 사고가 난 원자로는 시멘트 돔으로 덮었으나 방사선이 유출되어 2016년에 수명이 100년이나 되는 강철 돔으로 다시 덮었습니다. 2018년에 30킬로미터 이내의 지역에 출입을 금지하였고 가까운 100여 개 마을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손해비용은 미국 추산 약 23조 원, 일본 추산 16조~256조 원으로 그 비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죠.1) 또한 체르노빌 핵사고는 소련 연방이 해체되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후쿠시마의 경우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후 밀려온 쓰나미가 발전소를 덮치는 바람에 비상발전기가 침수되어 가동이 되지 않아 핵연료봉의 열을 식히지 못해 폭발한 자연재해입니다. 그 이전에 지진으로 이미 파이프라인이 많이 손상되었고요. 반경 20킬로미터 이내에 사는 주민들이 피난을 가야 했고 손해비용은 일본이 추산한 것으로 500~700조원에 이르나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침추물이 저장 용량을 넘어서자 일본 정부는 주변 국가에 심각한 영양을 줄 수 있는 해양투기를 하겠다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되는데 원자력발전에 우호적인 국제원자력기구가 인정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총량규제를 하던가 아니면 전혀 내어 보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인간이 만든 것치고 100% 완전한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즉 과학과 기술은 어떤 경우라도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이죠. 있을 법한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고, 있을 수 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날 확률이 그렇게 작다고 하는 비행기의 경우 만일 사고가 나면 최악의 경우 타고 있는 모든 승객의 죽음과 비행기 충돌로 인한 지역적인 피해일 뿐입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는 비행기 사고에 비길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복구하기 어려운 생태계의 파괴뿐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생물에 대한 그 피해가 대를 이어 발생하기 때문이죠. 사고 확률도 홍보하듯이 그렇게 작은 것이 아닙니다. 2013년 기준으로 전 세계 444개 원자로 중 6개에서 사고 났으니 매우 높은 셈이죠. 따라서 원자력발전은 안전한 방식이 아니라 여러 발전 방식 중에서 가장 위험한 발전 방식입니다.
또한 방사선을 쪼여서 안전할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선도 암 발생 확률을 증가시키거든요. 독일 정부의 한 연구에서 “5세 이하 어린이가 소아백혈병이 발병하는 위험성은 거주지와 원자력발전소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증가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일부에서 말하는 방사선 허용 기준치는 신뢰할 수 있는 의학적 연구 결과가 아니라고 합니다. 방사선 에너지가 세포 에너지보다 더 커서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선도 세포를 통과하면 상처를 냅니다. 공기 중의 연간 피폭선량한도 1mSv는 안전수치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사회적 타협의 산물이지 의학적으로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미량의 방사선이라도 체내에서 계속 축적되어 문제를 일으키게 마련이죠. 또한 방사선 대량 유출에 따른 생태계 파괴는 복구 불가능할뿐더러, 우리 몸도 외부 피폭보다는 내부 피폭에 따른 방사성 물질 축적이 더 끔찍합니다. 당장 위험한 것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심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핵 관련 기구들은 핵산업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안전이나 환경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방사선이 위험하긴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홍보할 뿐입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보듯이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원자력발전소의 해체는 현재 거의 불가능이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후핵연료는 죽음의 재나 마찬가지입니다. 30만 년 이상 방사선과 열을 방출하는 핵분열이 멈추더라도 핵종들이 반감기를 맞아 발생하는 높은 붕괴열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인류는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도 기술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명이 다 한 고리 1호기를 폐쇄하기로 했지만 아직 완전한 해체와 격리 기술을 갖추지 못해 완전히 해체될 때까지 엄청 오랜 기간이 걸립니다.
원자로의 사고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원자력발전을 원하는 자들은 있을 수 있는 일은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단지 주장일 뿐이죠. 마치 인간의 작품을 완전한 신의 작품처럼 미화를 합니다. 백번 양보해서 일단 우발적인 핵사고가 없다고 가정하죠. 그러한들 자연재해와 인재는 어떻게 피할 것인가요? 원자력발전소는 지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에 특히 취약합니다. 지구에서 앞으로 일어날 지진과 홍수 또는 쓰나미 등을 완벽하게 알아낼 방법은 없습니다. 후쿠시마도 쓰나미를 대비해 방벽을 했으나 이를 넘어섰죠. 우리나라도 2016년 경주에서 진도 5.8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으며 기상청의 자료에 의하면 1904년까지 진도 8~9 규모의 지진이 15회나 발생했고 이중 10회나 경주 부근에서 일어났다고 합니다. 2014년 8월에는 폭우로 인해 고리 원자력발전소가 침수되어 가동이 1달이나 중단되었고요.2)
인재는 또 어떠한가요? 대표적인 인재가 체르노빌 사고입니다. 하지만 이는 실수에 의한 것이고 외부에서 공격을 당하게 되면 원자력발전소가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비행기가 추락할 확률이 작다고 의도적으로 무시해 비행기 테러에 대비한 설계가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만일 전쟁 등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공격하면 원자로가 파괴될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미국은 핵시설을 군사공격의 제1의 목표로 삼아오고 있지 않던가요. 1981년에는 이스라엘이, 그리고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은 이라크의 핵시설을 파괴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항공기 추돌에 대한 대비를 2015년부터 한다고 했으나. 최근에 조건부 승인이 난 신울진 1호기는 그 전에 허가가 났다고 적용을 하지 않았습니다. 원자력발전소는 잠재적인 자폭 핵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테러의 경우 내부에서 협조를 한다면 원자로의 노심 파괴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원자로의 수명은 또 어떤가요? 인간이 만든 모든 기계는 수명이 있습니다.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의 실제 평균 수명은 25.8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계적 수명이 이미 끝났음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연장해서 사용하고 있을 뿐이죠. 지금은 진단과 관리기술이 발달하여 안전성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이유로 수명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하여 운영하기도 합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을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먹다 배탈이 날 수 있죠. 음식은 그 한 사람의 문제이지만 수명이 지난 원자력발전소를 사용하다 잘못되면 수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칩니다.
원자로의 사고 확률을 알아보죠. 원자력발전소를 소련 오브닌스크에 처음으로 세운 1954년 이후로 매년 원자로의 수를 모두 더한 수를 ‘로년’이라고 합니다. 2013년 기준으로 12000로년이죠. 이중 6개에서 큰 사고가 났으니 2000로년에 1개 꼴로 큰 핵사고가 난 것입니다.
전 세계의 원자로 430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사고 확률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3)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24기의 원자로를 갖고 있으며 지진 6.5에 버틸 수 있게 설계하였다고 합니다. 다음 그림은 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면 예상되는 대피 소요시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반경 30킬로미터 이내에 380만 명 가량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원자력발전소가 도시에 가장 밀집한 나라로, 만일 한국에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사고가 나면 약 2492조 원의 피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부산 고리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반경 30킬로미터 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380만 명 정도 후쿠시마보다 25배나 많아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게 됩니다. 아마도 나라의 존립이 위태롭게 될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의 원자력발전소 대부분이 중국의 동해 즉 우리의 서해 쪽에 있다는 것입니다. 2019년 당시 47기나 운영 중이며 11기를 더 건설하고 있는데 1/4 이상이 중국의 동부해안, 즉 우리의 서해안과 마주하고 있죠. 중국 정부의 폐쇄성으로 중국 내 원자력발전소의 여러 사고에 대하여 우리는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만일 이중 우리 서해안과 가까운 곳에서 하나라도 사고가 나면 편서풍의 영향으로 방사선 낙진이 바로 한반도로 몰려올 것은 뻔한 사실입니다. 이처럼 중국의 원자력발전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잠재적인 요소가 됩니다. 중국에서 핵사고가 나면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존립할 수 있을까요? 국내의 원자력발전소보다 중국 내 원자력발전소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이유로 일본도 한국의 원자력발전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은 원자력발전소에 관하여는 항상 서로 협조해야 합니다.
원자력발전은 사양산업
원자력발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당장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사고로 인한 미래의 사회적 비용을 발전 단가에 산정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다른 발전에 비해 단가가 가장 저렴하니까요. 게다가 친환경이란 이미지도 보탤 수 있습니다. 당장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가지 않으니까요.
경제적 이익만 얻으려고 그 위험하다는 원자력발전소를 지을까요? 원자력발전을 하고 남은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주재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자력발전소는 ‘평화를 표방한 군사시설’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플루토늄은 많이 갖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기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습니다. 전쟁이 나면 모든 발전소가 목표가 되겠지만 그중에서도 원자력발전소는 폭격 1순위가 되겠죠.
원자력발전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신화 같은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원자력발전소는 절대 사고가 나지 않는 안전한 것이며, 그래서 경제성에 있어서 다른 발전소보다 월등히 좋다”는 것입니다. 즉 매우 안전하며 발전단가가 가장 작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이 주장에는 말 그대로 ‘사고가 나지 않으면’이란 가정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신화일 뿐이며 그저 믿어달라는 것이죠. 원자력발전은 종교가 아닙니다. 믿음의 대상이 아니란 말이죠.
각종 통계를 보면 원자력발전은 이미 사양산업에 들어섰습니다. 원자력발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도 마냥 생산되는 것이 아닙니다. 40년 안에 고갈된다고 합니다. 원자력발전은 그동안 사고로 인해 위험에 대한 안전 규제가 계속 강화되어 이로 인한 유지 및 보수비용이 감당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 단가가 저렴하다는 것은 진짜 저렴해서 저렴한 것이 아니고, 핵연료에 세금이 없고 사고로 인한 비용 등을 고의로 산정하지 않아 나온 결과이죠.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적 요소와 같은 사회적 비용을 포함하면 발전 단가는 엄청 올라갑니다. 그러나 태양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비용은 기술의 발달에 의하여 점차 저렴해져 2020년 중후반부터 역전되고 있습니다.
다음 그래프는 전 세계 원자력 생산과 설비 용량을 그래프 화한 것입니다. 원자력의 비중이 계속 떨어지고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의 용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원자력발전은 이미 사양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사고 이후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지 않으며, 독일은 2023년 이후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정지하는 탈핵국가를 선언했습니다. 일본 역시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모든 원자력발전소의 공급을 백지화하였죠. 원자력발전의 비중은 1996년 17.3%을 정점으로 2017년 10.3%로 떨어졌고, 가동 중인 원자로는 2002년 총 438기에서 현재 413기로 떨어졌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원자력발전은 이미 재생에너지보다 뒤처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국제사회에서는 ‘RE100’이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100% 모두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한다고 선언하는 것이죠. 이 흐름에 따라가지 않으면 수출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수출 주도형인 우리나라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온실가스의 감축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경제활동을 추구하는 ‘택소노미(Taxonomy, 녹색분류체계)’에서 유럽은 원자력발전도 신재생에너지로 포함했으나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 처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원자력발전은 이미 사양산업이 되었고 재생에너지는 계속해서 유망한 산업이 될 것입니다.
기댓값으로 본 사회적 비용
기댓값이란 어떤 일이 나올 확률에 그것이 나오면 얻는 가격을 곱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주사위 던지기 놀이에서 주사위를 한번 던졌을 때 1이 나올 확률은 1/6이죠. 왜냐하면 서로 다른 6개 중 하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만일 1이 나오면 내가 6만 원을 받고 다른 수가 나오면 그 돈을 잃는다고 하죠. 그러면 주사위를 한 번 던질 때 내가 기대할 수 있는 값인 기댓값은 6만 원에 1/6을 곱한 1만 원이 됩니다. 따라서 판돈을 2만 원 내고 이 게임을 하면 손해이고, 1만원이면 그냥 즐겨볼 만하고, 5천 원이면 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동전 던지기라면 앞면이나 뒷면이 나올 확률은 똑같이 1/2입니다. 그러므로 앞면이 나오면 10만 원을 받는다고 했을 때 그 기댓값은 5만 원이 되죠. 그러므로 판돈 7만 원을 내고 게임을 하면 잃을 가능성이 많고 3만원을 내고 하면 딸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상금 10억 원인 1등을 뽑을 확률이 100만 분의 1인 복권의 기댓값은 1000원이다. 따라서 복권이 5천 원이면 안 사는 것이 좋고 500원이면 사는 것이 이익일 수 있겠죠.
이 기댓값은 사회적 비용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비용이란 환경파괴에 의해 일어나는 사회적인 손실을 비용 개념으로 나타낸 것으로 ‘사적 기업가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곤란한 모든 유해한 결과나 손실’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사고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사기업인 도쿄전력에 현실적으로 모두 책임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결국 그 손실은 세금으로 메꾸어야 하죠. 그래서 이러한 비용을 사전에 산정해 그 비용을 단가에 넣는 것입니다. 이처럼 석탄, 석유, 핵, 재생 에너지 등 각 발전원의 경제성을 비교하기 위해 현재 발전원가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외부 비용을 반영한 지표를 균등화발전비용(Levelized Cost Of Energy)이라고 합니다. 현재 국제 공인 계산 방식인 이 비용으로 단가를 산정하면 원자력발전은 당연히 단가가 올라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그 비용을 단가에 산정하지 않으면 결국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모든 국민이 그 불이익을 책임져야 하는 불공정성이 대두되죠. 환경파괴와 같은 사회적 비용이 점차 커져 가는 것을 간과하여 오직 높은 성장률만 내세운다면 비극적인 환경파괴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상품의 가격에 그 비용을 넣어야 겉으로만 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거죠.
사회적 비용에는 수명이 다 된 노후 원자력발전소를 해체할 때 드는 막대한 폐로 비용도 포함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안전비용과 폐로비용을 발전 단가에 산정하지 않아 결정된 저렴한 전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만일에 생기는 막대한 손해비용을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한 후대에게 떠넘기게 되는 매우 비윤리적인 일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오스트리아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원자력발전소를 완공하고도 안전 문제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발전단가의 세부 항목을 알기 어렵다고 합니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에서 각 발전원별 단가의 자세한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자력발전 단가의 대부분은 설계수명 연한인 40년간 연평균 80%로 가동을 한 뒤 폐로한다는 가정 아래 외부비용과 같은 사회적 비용을 제외하거나 축소합니다. 요즘은 수명을 60년에 맞추고 있지요. 그래서 원자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의 단가가 가장 싸게 나오게 인위적으로 만드는 거죠.
원자력발전은 전형적인 소탐대실
여기 친환경 회사가 있습니다. 가칭 ‘녹색 광산&산림 개발 주식회사’라고 하죠. 출자금 10억 원으로 시작했으나 지난 30년간 사회의 기여도가 3조 원이나 되고 법에 명시된 모든 친환경 조치를 한 후 폐업하였습니다. 폐업까지 출자금에 대한 순이익 600억이나 됩니다.
이상으로 보면 매우 성공적인 투자이고 바람직한 기업 모델이라고 하겠죠.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폐업 후 언제부턴가 침출수와 유독가스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주변의 냇가, 강, 지하수는 모두 오염되어 논밭과 산림 모두가 황폐화되었습니다. 물의 오염과 가스 중독 등으로 암이 발생하여 많은 주민들이 사망하거나 질환을 앓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병들은 대를 이어 발생하는 유전병이 되었습니다. 결국 주민 대다수는 이주할 수밖에 없게 되었죠. 이로 인한 손해비용이 4조 원이나 되지만 그 비용은 해가 지날수록 더욱 증가합니다. 이래도 이 회사를 설립한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요?
가까이 보면 운영 당시 고용인들과 그 주변인 그리고 사회에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였습니다. 폐업까지 투자가 및 주주의 이익도 매우 컸죠. 그러나 피해 발생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그 비용을 상품의 단가에 포함하지 못했습니다. 폐업 후 예상하지 못한 환경 훼손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혀 결과적으로
기업운영으로 창출된 이득 < 환경 파괴로 인한 피해비용
이 되었습니다, ‘녹색 탄광&산림 개발 주식회사’ 설립과 운영은 사회의 이익에 부합한가요?
앞서 방사선에 관련된 수학적 모델에서 보았듯이 원자력발전을 하기 위해 우리가 일부러 만들어낸 방사선은 저절로 줄어드는 데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절대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계속하여 사람들을 포함한 동식물을 죽이고 지구 전체의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그로 인한 피해액은 기댓값에서 보듯이 아무리 사고 날 확률이 작더라도 피해 자체가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 크기 때문에 기대되는 피해는 우리가 원자력발전으로 얻은 이익을 상회합니다.
원자력발전소가 아무리 확률이 낮은 사건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고는 하나 발생 확률 자체의 신뢰성이 점차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의 데이터로 예측하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죠. 지구온난화로 가뭄이 더 많이 발생하여 산불이 자주 발생할 뿐 아니라 폭우도 더 자주 발생해 홍수가 나고 이는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로 물가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에 큰 영향을 미쳐 방사선 물질이 더 확산될 수 있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원자력발전소는 잠재적인 테러에 노출되었습니다. 기존의 대부분 원자력발전소는 대형 여객기의 충돌에 안전하지 않습니다. 특히 노후된 발전소에서 테러가 발생하면 매우 위험하죠. 테러리스트들은 드론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심각한 기후변화에 따른 외부 위험이나 테러로 인해 증가하는 내외의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원자력발전소를 영구 정지하는 것뿐입니다.
핵 관련자들은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은 충분히 기술적으로 제어할 수 있고 에너지 보급에 있어서 원자력발전 이외에 대안이 없어 원자력발전을 찬성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기술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일단 핵사고가 나면 수습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원자력발전소는 영구정지를 해도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저장조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 저장조가 내진 설계도 되어 있지 않아 폭격을 당하면 핵폭발이 일어납니다.
원자력발전은 매우 반환경적이고 소수의 이익과 다수의 고통을 강요하는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이죠. 또한 사회적 비용을 추가하면 원자력발전은 실질적으로 발전 단가가 가장 비싼 발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세계 제1위의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한 나라입니다. 만에 하나 사고가 난다면 국가의 존폐 위기가 옵니다. 우리나라와 어깨를 겨루는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그리고 타이완은 이미 탈핵을 결정한 나라들입니다. 탈원전은 세계의 흐름에 맞는 옳은 방향이고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탈원전으로 인한 발전의 부족한 분은 수력, 바이오매스, 지열,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태양광과 풍력에 의한 발전 단가가 떨어져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용량이 계속 올라가고 있음을 아래 표로 알 수 있습니다.5)
탈원전으로 인한 편익은 탈원전으로 인해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건설하고 유지하는 비용보다 훨씬 큽니다. 재생에너지는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닌 여러 지역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며, 아울러 원료를 수입할 필요 없는 순수한 국산 에너지이고 온실가스 배출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력의 손실을 줄이고 스스로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절약 없이 무작정 소비만 하다가는 유한한 이 지구 생태계는 절단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원자력발전은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솔찬(저자)의 생각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 정부가 한 일은 고작 수명이 한참 지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원자력발전소의 연장을 안정성과 경제성을 이유로 불허하여 영구정지한 것뿐이고 2085년까지 현재의 원자력발전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탈원전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탈원전’이라는 단어 하나 잘못 사용하여 온갖 정치적인 구설수에 휘말리고 국책사업을 진행하던 담당 산업부장관은 기소까지 당할 뻔했습니다.
원자력발전소는 일단 발전하면 발전량을 줄일 수 없어 남는 전력을 이용하여 물을 저수지로 퍼 올리고 필요하면 그 물을 이용해 발전하는 양수발전소를 설치해야 합니다. 또한 남는 전력을 소모하기 위해 심야에 전력을 저렴하게 판매해 수도 없이 많은 가로등을 설치하게 하여 전기를 소모하게 하지만 지자체의 부담은 가중되고, 발암물질과 같은 야간노동을 권장하게 되죠.
이와 같은 원자력발전소를 유지하기 위해서 앞서 말한 여러 가지 이유를 만들어 또한 국민을 세뇌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발전사업자가 무한책임을 지는 법으로만 바꾸면 어느 민간업체도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려 들지 않을 것입니다. 핵연료에 세금만 부과해도 천연가스나 화력발전소보다도 단가가 높아지고 사고만 나도 파산하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보증하지 않는 한 어느 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 보험도 정부가 보증하던가요?
마이클 셀런버거의 주장처럼 원자력발전이 유용하고 원자력발전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면 원자력발전을 해야겠죠. 그러나 재생에너지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원자력발전을 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그것만 아니라 사고위험 또한 통제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특히 고준위방사능폐기물을 처리할 시설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원자력발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뜨거워진 냉각수를 배출하며 발생하는 열로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유엔에서 정한 지속가능한 기술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순환되어야 하는데 원자력발전으로 발생하는 방사선을 먹고사는 생명체는 지구 상에 없기 때문이죠. 미래에도 핵과 인류는 함께 공존할 수는 없습니다. 안자이 이쿠로 박사는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현 세대가 풍족한 생활을 위해 핵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동의 여부조차 물을 수 없는 수많은 미래 세대에게 측정할 수 없는 위험을 떠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일인가?”6) 원자력발전을 아편에 비유하면? 너무 과할까요?
이렇게 환경을 파괴하며 이익을 창출하는 일이 벌어지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환경파괴로 인해 이익을 보는 집단과 피해를 보는 집단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익을 보는 시기와 피해를 보는 시기가 큰 시차를 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환경파괴로 인한 이익 창출은 조작 수사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조작하여 죄인을 만든 것이 밝혀져 나중에 재심에서 무죄가 나온다고 한들 정작 조작한 검사나 수사 관계자의 죄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을테니까요. 이에 대한 보상은 가해자가 획득한 재산이 아닌 세금에서 할테니 말이죠.
찬핵론자들은 대부분 정부(또는 공기업)의 예산으로 국민을 세뇌시킬 정도로 충분히 홍보를 합니다. 나라를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자신들의 이익집단을 위해서일까요? 한편 탈핵론자들은 거의 다 자비로 어렵게 운동을 합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일까요? 찬핵론자나 탈핵론자나 둘 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같다고 인정하더라도 선택은 소비자의 몫 아닌가요? 전기를 총괄하는 한수원에서는 공기관으로써 원자력발전을 홍보하는 만큼 탈핵도 함께 홍보하여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것입니다.
<주석>
1) 김해창, 『원자력발전의 사회적 비용』 37쪽
2) 위 책
3) 김윤정, 조성진, “추가안전대책비용, 사고위험대응비용의 외부비용을 반영한 원전비용 추정 연구”
4) 김익중, 『한국탈핵』, 2019
5) 한국환경연구원, 『대한민국 탄소중립 2050』
6) 장욱식, 『핵과 인간』, 2018
출처: 도서 "오지랖 넓은 수학의 여행"(이규봉 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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