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사모 식구들이 온단다.
거기까지 설마... 했는데, 정말 온단다.
아직 울타리도 없는 집에 창고도 짓기 전이라
마당에 가득 남은 자재들이며 온갖 잡동사니 살림들,
가구도 들이지 못한 집안은 더욱 어수선하기만 한데....
돌아와야 할 일요일까지 대충이라도 정리를 끝내기 위해,
또 그 먼 곳까지 올 사람들 앉을 자리라도 만들기 위해,
정말 열라 치웠다.
충주까지 가서 잡동사니들을 사들이고 매어 달고,
음성까지 가서 값싼 가구를 고르고 들이고,
있는 것들을 대충 잇대어 주방을 꾸미고
이불보를 찢어 가리고.......
정리는 정말 자신 없다는 엄마를 위해
찾아 쓰기 좋게 종류별로 구석구석 수납을 하니
토요일 저녁, 집안은 얼추 정리가 됐다.
부랴 부랴 시내에 나가서 대충 장을 보고,
마당의 가마솥 얹은 화덕을 빼서 쓸까도 했었지만,
어차피 두고두고 필요하지 싶어서,
커다란 바비큐 통도 급하게 준비를 해 놓았다.
그리고 씻었다. 나흘 만에...
2.
일요일 아침에 온다던 사람들이 토요일 밤에 오게 될 것 같단다.
정우님이 울 애들이랑 예지랑 픽업해서 조개를 사가지고 토요일에 온다 했는데,
하긴, 그 소식을 들은 어페어네가 가만 있을 리 없다. 눈치를 차린 것이다.
아 그래, 대충 끼어 잘 데는 있단 말이지?
바로 거기에 커비 오빠도 딸려 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농담이고,
사실은 일요일 아침에 밀리는 길을 내려오느니,
소풍 삼아, 근처에 숙소를 정해서 잘 생각들을 하는 모양이다.
“그럴 거 뭐 있어. 하룬데, 불편하더라도 그냥 여기서 다 끼어 자면 되지.”
아버지도 기다리시는 눈치다.
“이불이 없잖아.”
“이불이 왜 없어. 저기 많아.”
엄마도 거든다.
“이모, 누가 온다고? 몇 명이 온다고?”
이런 저런 인연으로 기저귀 찰 때부터 엄마 아버지와 살고 있는
앙탈공주 딸, 이제 내년이면 학교를 가는 서연이가 더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이야기가 그렇게 된 것이다.
3.
차가 들어오는 일이 드문 동네에 헤트라이트 불빛이 비친다.
행사 많은 주말의 일을 끝내고 회사에서 바로 달려온 해피님.
그리고 뒤 이어 정우님의 자동차가 도착한다.
처음 이렇게 엄마 떨어져 지낸 우리 애들과
예지, 현인, 예지맘, 정우님.
그리고 예지맘 집에서 다 쓸어온 것 같은 이불 보따리에
커다란 상자 가득 온갖 종류의 어패류들이
이사모 전용(?) 그 자동차 안에서 꾸역꾸역 쏟아져 나오는데,
“올 사람들은 올 사람들이고, 먼저 시작하지?”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해피님과 먼저 주무셔야 하는 아버지,
군침 흘리며 조개만 바라보는 아이들을 위해,
(아니 사실은 예지맘과 내가 더 참을 수 없어서.)
소라를 삶는다, 숯불을 피운다, 조개탕을 끓인다. 초고추장을 만든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 사이 발갛게 타오르는 불판에서 입을 탁탁 벌리며 익어가는 조개들,
남자들의 주거니 받거니 오가는 술 잔 사이의 정겨운 이야기 소리,
마당과 마루를 오가며 뛰어 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
4.
해피님이 가지고 온 독한 중국술이 바닥 날 무렵 도착한
에어패스, 어페어, 커비, 경훈, 경빈, 건우, 신영.
언제 봐도 반가운 그들이지만, 이 먼 곳,
그리고 이 집에서 보니 그 반가움은 더욱 크다.
“웬수들, 진짜 왔네!”
그 자동차에서도 역시 잠들어 있던 아이들이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끝도 없이, 참 많이도 내린다.... (ㅎㅎㅎ)
거실에 짐을 들이고 꺼져가는 숯불을 살리고,
조개도 굽고 고기도 굽고,
양푼에 물 담아 올려놓고 조개 던져 넣고 라면도 ..넣어 불려(?) 먹고,
(여기에다 남은 초고추장을 커비 오빠가 다 쓸어 넣어버렸다믄?
애들이 다 일렀그등. 그래서 또 만들었잖아~!)
이 시점에서 우리는,
유치원 행사에 지치고 새벽 예배라도 봐야 해서,
아침에 출발하는 상아님이랑 카풀해서 온다는 바이올렛을 안 놀려 줄 수가 없다.
어찌 어찌 하다 보니 이렇게,
오기로 한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빠져버린 팀이 되게 되었으니.
5.
이사모의 기동력은 정말 끝내준다.
나는 그냥,
지금 다 모여 있다고,
내일 아침이면 조개가 남지 않게 될 것 같다고,
바이에게, 단 그 두 마디만 했을 뿐이다.
절대로 오라는 소리도 하지 않았고,
설마 그 시간에 일산에서 거기까지, 그리고 광명에서 거기까지.......
밤길을....... 진짜로 설마, 달려 올 줄 몰랐다.
그런 법이 어딨냐고 징징 우는 바이와의 통화를 끝내고 채 5분도 되지 않아
바로 상아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뭐하는 짓들이야? 운영진도 없이, 뭐 벌써 시작해???
다 강퇴 시켜버린다아~~!!!!”
비상연락망 역시도 정말 끝내준다. 그새 이른 모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랄라룰루 우리끼리 신나게 먹고 놀고 있는데,
상아님에게 또 전화가 왔다.
“왜 안 자고 전화야? 킥킥킥~”
우리는 또 놀려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상아님은 거두절미, 딱 두 마디만 하고 전화를 끊는다.
“우리 지금 광명에서 출발해. 2시 30분 전에 도착 할 거니까, 남겨 놧~!!!!!!”
그리고 왔다. 진짜로 왔다. 2시 30분도 전에.
참고로 괴산은 한반도 남부(남한)의 거의 정중앙에 위치한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 일산은 남한의 서북쪽의 제일 끝이다.
처음 알았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좁은 곳인지도,
그렇게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인지도............... --;;
6.
거의 쓰러져가는 바이와 기절해 있는 범석이,
아주 활기에 넘치는 상아님과
너무나도 의젓하게 잘 자란 상아님의 큰 옵션 훈이,
잘 생기기는 어쩜 이리도 잘 생겼는지.
(이 녀석을 처음 본 게 아마, 여덟 살 때 쯤이지?)
그리고 서연이의 망가진 컴퓨터를 고쳐주기 위해 바이네서 들고 왔다는
역시 망가진 컴퓨터 본체와 아직 쓸 만한 엘시디 모니터.
(이것들은 담날 아침, 상아님의 손에 의해 새 조립 컴퓨터로 탈바꿈한다.)
3차로 불이 피워지고, 조개가 구워지고, 고기가 구워지고,
사발 가득 담긴 밥이 나가고, 찌개 냄비가 나가고,
김치보시기가 나가고, 초고추장이 만들어지고, 컵라면에 물이 부어지고.....
하하 호호 깔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언제나처럼,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서글프게, 때로는 화안~하게
밤이 깊어가는지, 새벽이 밝아오는지도 모르게 웃고 울고 떠든다.
누군가에 대한, 무언가에 대한 심문이 시작되고,
본인은 빠져나가려 하지만 빠져나갈 수 없다.
부러움과 야유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고백, 아니 자랑들.... 쳇.
7.
살아보라 그래.
해피님의 입버릇이다. 어페어도 나도 따라하는 말이다.
커플들에게도 나름 아픔이 있다. 아니, 많다.
그래도 우리는 그 말을 하며 낄낄거린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들,
세상 속에서 평범한 가정을 가진 다른 사람들은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 깊이까지는 공유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세상 속에서는 말해도 이해 받을 수 없고,
또 세상 앞에서는 드러내 말하고 싶지도 않은 것들,
그러나 이 이사모에서는 그런 것들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송곳으로 가슴을 후벼 파는 듯,
고통 없이는 절대로 얘기할 수 없는 것들이
이 이사모에서는 얼마든지 농담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무엇이 된다.
너도 아프고, 나도 아프고, 너도 겪었고, 나도 겪었고,
너도 슬프고, 나도 슬프고, 너도 안됐고, 나도 안됐고....
아, 하면 그 안에 들은 어, 까지도 다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같이 눈물 글썽이고, 같이 웃어댈 수 있는.
나만 겪은 것이 아닌 것은, 다 같이 겪은 것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게 되는 건가.
농담처럼 가볍게 웃고 떠들며 아픔이 아픔이 아니게 되는 것처럼,
커플들에게도 조금은 다른 종류의 힘듦이 있고, 또 그런 것들이 공유된다.
그래도 나는 “3년만 살아보라 그래.”
라고 말하는데 해피님은 “석 달만 살아보라 그래!!” 라고 말한다.
(그런다고 다음 생에 내가 다른 남자 만나서 살 것 같아? 꿈 깨셔.
오빠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내가 그 학교 앞에서 지키고 있을 거야.
설마 오빠 여덟 살 때까지 내가 안 태어나 있기야 하겠어?.........쳇.
혹시... 그때는 내가 아홉 살 연상?......... ㅎㅎㅎ)
그런데,
그 말을 하며 젤 크게 웃었던 어페어,
그 녀석 역시도 하나 둘씩 쓰러져 잠들기 시작한 마루의 한 가운데에서,
제 남편 에어패스님 곁에서 꼭 붙어서 잔다.
패스님은 입까지 벌리고 정신없이 자는데,
어페어는 그 팔을 끌어다가 베개 삼아 베고
겨드랑이 사이에 꼬옥 파고들어서 잔다.
얼기설기 서로 엉켜 방패막이처럼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잠들어 있는 네 명의 아이들.
누군가의 싯귀처럼 “그러니까, 살아.”라는 말과 함께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내 가슴까지 푸근하고 따뜻하게 포옥 감싸져 온다.
그래도 이 시점에서 한 마디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다.
“모임에서의 지나친 애정 행각 그거, 강퇴 사유 맞지?”
“그럼, 당근이지. 내일 둘 다 강퇴 시켜버리라고 건의 올릴 거얌."
예지맘이 제일 씩씩거리며 제일 큰소리로 동의했다는 말 역시도,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다.
8.
정우님이 아프다.
오기 전부터 몸살이 났다는데, 또 너무 무리를 했나보다.
약을 찾아 먹이고 전기장판까지 틀어 주었는데도,
새벽녘 깜빡 자고 일어나더니,
불편한 잠자리와 또 하루를 길 위에서 보낼 일들이 조금은 막막한 모양이다.
먼저 올라가서 쉬기로 한다.
일찍 또 출근을 해야 하는 해피님이 일어나고,
걱정스레 정우님을 배웅하고,
또 언제나 아무리 먼 곳이라도 모두들을 보겠다고 달려오는,
그리고 이렇게 잠깐 보고, 잠깐 눈 붙이고 다시 식구들,
우리 가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또 자기 자신의 목표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벽길을 달려가야 하는 해피님을 아릿한 마음으로 배웅하는데...... 저 앞산 쪽이 푸릇하다.
마을을 둘러싼 산등성이 저 너머는 아직 어둠인데,
저 앞의 들판과 그 건너 앞산의 완만한 능선이 푸릇푸릇
그 자태를 드러낸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시나브로 밝아져 오는 그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본다.
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맑은 자연의 정기를 흠뻑 마신다.
그러니까 살아, 그러니까 살아.
알 수 없는 그 말이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그리고,
행복하니?..... 라는 물음. 혼자서 슬그머니 미소 짓는다.
응.... 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아주 많이... 라고 소리 내어 말해본다.
언제나 가슴 가득 멍울만 한 짐을 지고 올라오던 그 길이
오늘은 이들이 있어,
그렇게 쓸쓸하지만도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문득.........
9.
역시나 아침에 제일 일찍 깨어나 그 큰 목소리로
여기 저기 아직 잠에 취해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상아아저씨.
상아아저씨는 절대로 깨우지 않는다. 그냥 말을 걸 뿐이다.
어쩜 저리도 잠도 없는지. 누가(?) 데리고 갈 지 참 고생문이 훠언~한다.
돼지고기 듬뿍 넣은 김치찌게를 보글보글 끓이고
계란 풀어 찌고 김을 잘라 아침을 먹었다.
상아아저씨는 두 대의 고장난 컴퓨터를 한 대의 컴퓨터로 조립하느라고 바쁘고,
이제 아장 아장 걸어다니는 세 살짜리 현인이, 신영이부터
이제는 회원인지 옵션인지 구별도 안 되는 아라, 예림까지 아이들은
나뭇가지 하나씩을 꺽어 들고 산으로 들로 뚝방으로 줄줄이 몰려서 다니고,
주방에서 거실에서 마당에서 또 언제나처럼 끝도 없는 수다가 이어지고,
잠이 모자라는 사람들은 잠깐씩 아무 구석에서나 눈을 붙이고,
어딘가를 들렀다 가야 한다는 한 팀이 떠나고, 또 남은 사람들끼리는
마당에 다시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막걸리를 사 나르고.........
주방의 낡은 가스렌지를 보더니 공모들이 시작됐다.
뭐 필요한 것 없냐고 해서, 그냥 와, 라고 했는데,
오기 전에 저들끼리 다 이야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것들이 나를 얼마나 코를 끼게 할라고, 그런다고 내가 잠수를 못 탈 줄 알아?”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도 신경도 안 쓴다.
저들끼리의 공모에 바쁘다.
울 집 같았으면 극구 말렸을 것이다. 그런데 더 이상 말리지 못했다.
표정 관리가 안 되어 돌아섰다가 그냥 눈시울만 조금,
붉혔을 뿐이다.
10.
뉘엿뉘엿 해가 지기 전에 짙은 가을색들을 눈에 넣어두기 위해
서둘러 짐을 싸고 아이들을 챙겨 출발한다.
아직 울타리도 없는 집 마당에 서서 배웅하는 아버지, 엄마, 서연이에게
오래 오래 손을 흔든다.
작은 들판 저 너머 동산을 등진 마을 끝에 서 있는
낯설어야 하지만 왠지 전혀 낯설지 않은 그 집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금방 다시 올게. 정말이야, 금방 다시 와........’
앞 서거니 뒷 서거니, 완연한 가을의 산길을 돌고 돌아
저녁을 먹기 위해 음성 휴게소에 도착하니 이미 짙은 어둠이다.
이제 슬슬 차도 밀리기 시작하고.
유달리 큰 손이다. 어디서 무얼 해도, 먹는 것이 딸려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사모 식구들만 만나면 항상 모자란다.
휴게소에서 음식을 시킨다고 시켰는데도 모자란다. 그만큼
많이 먹는다는 얘기다.
평소에는 잘 먹지 못하고,
억지로 먹은 것도 다시 게워내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해서
이거 거식증 초기증상 아냐? 하며 걱정하던 나도
이들만 만나면 먹어댄다. 엄청나게 먹어대고 소화는 또 어찌 이리도 잘 되는지,
없어서 못 먹을 지경이다.
그 중에서도 달댕이 모녀.
돈까스에 라면에 충무 김밥에, 그러고도 또 나오는 길에,
“소시지 먹을 사라암~~!!” 하고 외치는 예지맘.
휴게소 입구에 길 위에서 헤어져야 하는 두 팀이 두 줄로 마주보고 섰다.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반가웠습니다”
“즐거웠어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한꺼번에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또 한바탕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온다.
11.
이사모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내 인생 자체를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우렁각시처럼 은둔생활 아닌 은둔 생활을 하던 우리 모녀에게
처음 나가 본 이사모, 그리고 뽀리모는 정말 별천지였다.
세상 속에서 , “이혼했어요. 아이랑 둘이 살아요.” 라고 애써 당당하게 말했을 때,
오히려 저쪽에서 당황해 하던, 그리고 시선을 외면하던 그 표정들,
그래서 당당하게 말해 놓고도 후회하게 만들었던 그 표정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표정들을 만났다.
이렇게 가슴 한 구석에 꽁꽁 묻어두었던 아픔들은
나 혼자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얼마든지 이야기를 막 쏟아낼 수 있었고,
얼마든지 크게 소리 내어 웃을 수 있었다.
벌써 10년 하고도 더 먼, 저쪽의 일이다.
가입한지 석 달 만에 해피님과 예림이를 만나 새로운 인생,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밖에는 표현 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열렸고,
또 그때까지의 나와는 전혀 다른 내가 되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변해가는 내 모습이 낯설고 안타까워서 울었지만
지금은 지금의 이런 내 모습이 나는 너무 좋다.
(물론, 해피님은 예전의 그 비후를 그리워하며, 땅을 치고 후회를 하고 있지만... ㅎㅎㅎ)
처음에 정말 힘든 고비들, 그 순간 순간 마다에는
이사모의 언니들과 오빠들이 있었다.
부모와도 이야기 할 수 없는, 형제와도 이야기 할 수 없는,
친구와도 이야기 할 수 없는, 아주 많은 것들을 받았다. 그들에게서...
그리고 내가 받은 무언가를
지금 어딘가에서 혼자 쓸쓸해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주고 싶었다. 그냥 말해주고,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받고만 있다,
라는 생각들을 참 많이 하게 된 시간들이다.
누가 누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냥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이사모 식구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첫댓글 괴산에서 일산까지 약 180킬로 나오더라.마음먹으면 멀지 않은 거리. 신나게 밟으면 약 1시간 반정도. 바쁘더라도 아버님 자주 찾아뵈렴. 덕분에 나도 몇 년만에 조개라는걸 먹어 봤다.^^* 갈 곳이 있다는것 그것 또한 삶의 의미아닐까 싶다.끝까지 있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씀도 전하마.
몸은 좀 괜찮아? 조개는 정말 맛있었다요. 그런 번개 자주 해도 돼~... ㅎㅎ
엽셔! 국가가 정해준 법은 지키고 살라규! 정우.. 너무 고마워 아픈데두..그 늦은 시간에 조개들 손질해주고..먹게 해주어서 ..
그러는 당신은 끝까지 있었던가? 화악~ 다 불어버릴랑... ㅋㅋ
비후얌..고창 선운사 단풍 좋더라.. 너 생각도 좀 했다..운대녕의 소설 생각하면서.. 더 불기전에..잘보여야하니깐...바이님,,이해를 해줘잉..
운대녕 아니다, 윤대녕이다.
좁은 차에서 고생들 했겠다. 다들 무사히 좋은추억안고 왔다니 다행이고....조개가 많아 남을줄 알았더니,,부족했던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다음 기회에 또 좋은날잡아 더 많은 사람들끼리 모였으면 바램이다.년말안에 한번 또 이런 기회가 오겠지...뭐
가시는것도 보지 못하고 죄송해요.^^덕분에 해산물 참 많이 먹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조개구이 이런거 별루거든요. 흠흠. 근데요. 그날은 정말 짱이었어요.너무너무 맛났어요.ㅎㅎ
드뎌 올라왔군 이것저것 뒤져보느라 얼마나 꽁지 빠지게 들락거렸는디~~
아, 쓰고 보니까 넘 길다........ 역대 젤 긴 후기가 되지 싶은데, 미안타. 길게 써서. 나도 감 떨어졌나보다. 도대체 압축이 안돼, 압축이........ --;;...(넘쳐나는 감정에.. 그래도 반도 못 쓴 거라는 거~ 두렵지?..ㅋㅋ)
감 떨어진 것 확실하네...군데 군데..오타에..빼먹고 쓰고,,성질만 는거지... 생각은 저만치인데..손꾸락은 안되니 빼먹을 수밖에..올리는 사이 남도가 나도로 바뀐네..
아씨, 몰라. 대충 읽어. 이 긴 걸 드문 드문 그냥 읽지, 꼼꼼히 다 읽고 있냐~!!
그 표정들과는 너무나도 표정들을 만났다. -- 좀 뭔가 허전하지? 수정해라...그래도 50대후반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여작가가 될 분이~~
아씨, 문맥 얘긴가 하고 문맥을 다시 잡았다가, 이제야 발견....... --;;............ 암튼, 웬수당. 빨간 펜 들고 내 <속독>도 잘 보고 있는 게지?....ㅎㅎㅎ
문맥?? 난, 수맥은 알어/// 속독 보기는 하고 있지..그런데..요즘 ..알잖아~~
구비구비 산길 돌아 가을이 지는 고향같은 곳에서 좋은 추억거리 만들고 오신 님들이 부럽기도 하네요^^
"부럽기도~"가 아니고, "부럽기만~" 이지?... 남의 결혼식 가서 즐겁게 놀다 왔어?..응, 염장 맞아... ㅋㅋ```.... 다들 오빠 많이 보고 싶어했다요~
즐건 1박2일을 늑대를 빼고,,,엄청 잘 놀았내...언제고 ...갑아줄껴....토욜일 같았음.....끼는건디,,,ㅎㅎㅎㅎ
아쉽죠?..ㅋㅋ... 우리 꽃 피는 봄이 오면 다시 함 가자고요~
언제였더라.. 이틀을 꼬박 앓고 기운 없어 화장실도 못가고 죽은 듯이 누워있을 때 아라, 예림이 전화해서 "이모, 아빠가 범석이 보고싶대." 한마디에 아픈 것도 잊고 박차고 일어나서 씻고 바로 고척동으로 달려갔던 바이.^^* 사람사는 냄새 가득한 언니 집, 삐걱거리는 계단.. 그리고 엄마(^^*).. 언니가 차려준 밥 먹고 다시 살아나서 새벽까지 언니랑 수다 떨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어둡고 썰렁한 거실에 들어섰을 때 가슴속까지 찬바람이 이는 그 외로움이라니.. 언니, 나 다시 들어오길 잘했지?ㅋㅋㅋ 아침에 읽어서 다행이얌. 밤에 읽었음 또 질질 짤 뻔했잖어.ㅎㅎㅎ 언니, 사랑해~~ !
이제 그 외로움 없어진거 같지 않니? 바이야.^^ 너뿐만 아니라 모든 여기 사람들 외로움이 다 싹 없어졌음 좋겠다.^^
썰렁한 거실...다시는 그럴 일 없을거야. 없게 만들어야지..항상 사랑이란 군불과 행복이란 온기로 온방 가득 채워 놓을께..그리고 창과 문은 모두 다 문풍지 발라야지...찬바람 못 들어오는...애정이 넘치는 집을 만들어야지이~~.
이젠 울 일도 점점 줄어드네? 의도적 노력이든, 우연한 시간차든...... ㅎㅎㅎ
아직도 마음한구석을 굳게 닫아버리고 사는 사람....바로 내가 아닌가 싶어. 겉으로 아닌척 하고 활기차게 웃고 떠드는 속에 과연 이자리에 끼여있는 네가 정말 나 맞나 싶을정도로 편한척을 하고 살아야 하는 삶도 있는데.~~~~~~~아침 저녁으로 슬프고 괴롭고 속상하고 기쁘고 즐거울때 좀 더 다가가길 노력했다면 어쩜 좀더 빨리 내 마음을 편하게 놓고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는 시간,사람들,,,~~~~^^그냥 있잖아. 부르면 가고 싶은마음...그거 알지?? 언니.????이번에도 그랬던거 같아. 앞뒤 안가리고 무작정 그냥 가면 아무 이유없이 반겨줄 사람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달렸던 시간인거 같아. 덕분에 좋은 경치에서
하룻밤을 즐겼고 시간에 쫓겨다니면서 각박한 세상을 보던 눈도 넓은 시야를 볼수 있어서 좋았고..^^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냈거든. 감사. 고맙고....
네 마음은 언제나 열려 있었어. 다만, 혼자서 겪어야 하는 시간과 또 함께 잊을 수 있는 시간의 주기적 반복일 뿐이었던 거지. 삶은 언제나 그런 반복 속에서 흘러가는 것 아니겠어?..우리 언제나 서로를 잊고 있었던 적은 없었잖아. 그치?... 그 시간들을 살아낸 네가 너무 예쁘고 자랑스러워. 또 지금을 살고 있는 너... 3년 뒤에 다시 얘기하장~... ㅎㅎㅎㅎ
부럽당....다음엔 하늘이 두쪽이나도 갈께요..무조건...^^
'하늘' 은 내 핸폰에 저장되어 있는 해피님 이름인데.... ㅎㅎ... 자기 이름이 이렇게 저장된 것도 모르고, 자기가 예전에 보낸 "여보, 보고 싶어, 사랑해~"라고 보낸 문자 역시도 기억하지 못하고, 어느날 심각하게, ...."하늘이 누구냐!"라고 했던 적도 있는 해피님... ㅋㅋㅋ....(이런 것도 부럽죵?..ㅋㅋ)
그럼 해피가 두쪽나야...목장갑님 뵙는겨??
역쉬 작가다운 글솜씨..앚우 좋아요....아주 현장이 생생 하구먼....언제나 처럼 함께 했으면....늘....죽~~~~욱
되련님 오셨슈? 식사는 하셨슈? 형은 새벽같이 대전에 강의 내려갔슈~.... 아, 애들은 핵교 갔응께 이따 지녁밥 먹을 때나 오쥬~... 아, 근디 큰아주버님이 또 술병이 나셨대유, 아주 지글지글해 죽겼슈~.............. 이 버전인 게지?....ㅋㅋㅋ